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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Nation

 

/일간의 기술격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새삼스레 기술에 대한 이야기와 연구소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필자가 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들에 대한 밑밥 정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지독한 자본주의적 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연구소 업무환경은 새로운 정권의 등장으로 변하는 보였습니다. 52시간 유예와 관련된 노동친화적 정책들이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베가 나타나서 방해하는 느낌이랄까그러다보니, 아베에 대한 적개심으로 인해 슬그머니 52시간 유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있구요 52시간 유예가 고작 일본과의 크지도 않은 기술격차를 줄이는 데 유일한 잣대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신경써야할 국가가 일본밖에 없을까요? 혁신 기술의 성지라고 하는 미국은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요? 스타트업 성지라고 하는 이스라엘은요? 그리고 전세계적인 교류의 흐름을 도외시하고 모든 것을 자체 기술로 생산해서 판매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과연 현실적일까요?

 

지금 우리에게 52시간 유예의 이야기는 고작 2 ~ 3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안이고, 우리가 그동안 엔지니어를 갈아넣는다고 이야기했던 그런 방법입니다. 게다가 이거시우리나라 회사들이 제일 잘하는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방법으로는 응용기술이나 원천기술에 대한 기술 개발 방법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길고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흔히들, 기술이란 것이 지식에 기반해서 만들어진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이야기했던 기술이란 것이 매우 수준높은 지식을 가진, 학력 빵빵한 연구자가 하얀 가운을 입고, 연구소에서 몇 차례 폭발도 하면서 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흔히들 생각하기 때문이지요그런데 위에도 언급하였듯이 연구소의 활동은 시행착오(Trial & Error) 업무의 연속입니다시행착오란 단어가 주는 부정적 느낌 때문에 폄하되어 있긴 하지만, 연구소의 업무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들입니다 시행착오의 단계를 줄이는 것이 실제 연구소내 생산성에 대단히 많은 역할을 하는데요 단계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경험입니다.

 

소위 우리가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우리가 꼰대짓이라고 이야기했던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류의 상사 이야기들이 암묵지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같은 기술기획을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암묵지를 어떻게든 형식지(型式智, Explisit Knowledge) 만들어서 뒤따라오는 사람도 쉽게 따라올 있는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었지요앞서 이야기하였던, BMT 주요 카테고리 중 가장 중요한 몇몇 카테고리들은 아마도 선임 엔지니어의 암묵지가 형식지화 되었다고 생각되니까요. 그리고, 이런 형식지가 많을수록 아마도 회사의 연구소는 우수한 연구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으로 이런 형식지를 많이 만든다는 것이 기술개발의 지름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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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차별이 기술개발의 걸림돌

 

기술이란 것이 지식과 연관성이 깊어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경험과 많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 이야기한 암묵지와 비슷하죠. 그런데, 지금의 연구소 체계는 학력중심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 지식 위주로 평가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중소기업의 고졸 엔지니어들은 제대로 엔지니어로서 평가를 받기 힘든 구조입니다.

 

단적인 예를 한번 들어보면, 현업 연구소 엔지니어가 다양한 계측기로 테스트를 했음에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현장의 고졸 엔지니어가 약간의 시간을 달라고 하더니, 해결한 사례가 자주 발생합니다이걸 단순하게 고졸 엔지니어가 연구소 엔지니어보다 뛰어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시행착오의 영역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암묵지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이며, 과정 모두 기술개발에 필요한 부분이라는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연구소 체계는 상위 앞단의 시행착오 영역에 대해서만, 그리고 일정 정도의 학력(전문대졸이상과 일정 정도의 경험치(2)만을 연구원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2 ~4 정도의 현장 경험을 가진 고졸 현장 사원도 연구원으로 인정받아야만 한다는 걸 역설적으로 이야기해주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극단적인 예이기도 하지만, 연구소에서 아무리 제품 양산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도, 라인 현장의 엔지니어들이 없으면 실 제품이 효율적으로 양산되는 데에는 한계가 명백하다는 이야기겠지요

 

IT 이야기를 들어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오히려, 대졸 사원이나 고졸 사원이나 같은 개발언어를 가지고 개발을 하는데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대졸 사원이 코딩한 결과물은 고졸 사원이 코딩한 것보다 빠르고 버그없이 돌아간다는 보장이 있나요?

 

어떤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의 학력보다 기술의 시장성이나 전망 같은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기술개발의 범위도 훨씬 넓어지고, 효과적인 기술개발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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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은 필요악

 

야근이 없어져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면, 연구소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그런 소리를 합니다 모르고 하는 소리, 연구소 업무의 또다른 중심은 연속성인데 그걸 퇴근이란 걸로 막으면 제대로 연구는 언제 하란 소리냐... 저도 인정합니다어떤 테스트 업무는 연구원이 찰싹 달라 붙어서 8시간 10시간 동안 해야 하는 테스트 업무도 있습니다하지만 대부분의 업무는 계측기기나 실험 장비가 자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저런 업무도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8시간 보다 많이 해야 하는 업무가 있다면, 야근을 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 시간이 52시간을 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제가 이야기하는 포인트입니다앞서, 이야기한 PLM 시스템(제품 수명 주기 관리 - Product Lifecycle Management) 경우에는 그런 것들을 애초에 고려하지 않고 설계를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특정 인력의 근무시간이 8시간을 넘어가면 인력의 야근 수당을 철저하게 계산해서 지불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프로젝트 전체 비용이란 것이 제대로 산정이 되니까요.

 

여태까지 PLM시스템에서 5 것을 2 해도 되는 걸로 보이는 건, 실제 투입되는 프로젝트 비용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요. 쉽게 말해 5,000만원 투입되어야 하는 프로젝트를 시스템에서는 아니, 연구소에서는 2,000만원에 제작하는 걸로 알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연구소에서 근무할 , 프로젝트 유급휴가제도를 도입하려고 추진한 적이 있었습니다프로젝트 하나 진행할 때마다 특정 인력은 하루 밤새는 건 기본이고, 3일 동안 회사에서 근무하는 보고, 해당 인력의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1 정도(2 ~ 3일이 아니고 정말 하루) 쉬게 해주려고 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친구 한 명 적용해보고 뒤부터는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친구도 1 제대로 풀로 쉬었느냐 그것도 아니고, 오전에 쉬고 오후에 다시 출근했습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그럴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지만, 당시 분위기를 글로 전하지 못해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아무튼, 야근은 필요악이지만, 야근을 하게 되면 수당이나 비용을 철저히 계산해서, 그러지 않아도 자본주의에 충실한 회사에서 야근을 시키면 손해가 난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논리는 정규직/비정규직 문제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정규직에게는 고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많이 주어야 한다는 논리가 적용되어야 정규직이 늘어나고, 정규직도 제대로 살아갈 있는 구조가 됩니다실제, 유럽쪽은 그렇게 운영이 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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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

 

기술 개발이란 것을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업무로 생각한다면 정말 경기도 오산입니다. 지금 개발하는 기술이 어떤 기술이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어떻고, 어떤 근접기술이 있으며, 다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 것이다 등등의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마치, 우리가 경영전략에서 보아왔던 주변환경에 따른 위협과 기회 요인, 강점과 약점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죠앞서 이야기한 TRM(기술로드맵 - Technical Roadmap)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있는 툴이죠이런 것들에 대한 학문이 MOT(Management of Technology) 명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연구소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학습 탐구 의지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적어도 연구소장 정도는 그러려니(꼰대니까) 하지만, 팀장급은 이런 교육들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2000년도 들어 한국 기업들의 특징 한 가지로, 공대를 나온 엔지니어가 CEO가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단순 IT업종뿐만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많이 발생하였고, 지금도 매우 많이 있습니다해당 기업이 단순히 기술기업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기술경영이라고 하는 학문 영역과 일반 경영이란 학문 영역이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지요. 마치, 필자가 공대를 나와 MBA 석사를 가지고 있지만, 기술 기획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있는 것과 상당히 유사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소의 책임자 급은 이런 기술 경영 학문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무자들은 고스란히 잦은 야근을 경험하게 됩니다. 기술 기획을 하던 현업에서 보면, 연구소장의 단순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CEO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해결이 가능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증거를 찾기 위해 연구원들이 밤새는 경우가 그런 경우라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www.koira.co.kr)에서는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고, 이런 부분의 필요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연구소 현업을 떠나 관리직이 되면 자연스럽게 그에 맞는 학습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그런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같습니다. 이런 배움은 시대적 변화를 간접 체험하는 결과를 낳고, 그런 시대적 변화가 연구소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테니 말이죠. 

 

해외의 RND 문화에 대해서도 언제 한번 이야기를 하겠지만, 우선은 이런 이야기만 간단하게 해보았습니다.  세 가지는 그동안 한국기업 연구소가 갖고 있는 구조적 한계와 업무적 편향성에 대한 관점이지만, 실제 부분 이외에 다양한 문제들이 현업에 존재합니다. 어느 분이 댓글에서 지적해주셨지만, 개발 Process PLM 시스템의 준수 여부까지, 이런 개발 Process PLM 없는 중소규모 회사들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등 정말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을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의 가장 근간에 있는 부분을 마지막으로 한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기업간 중소기업간 상생이란 단어가 한동안 유행했던 적이 있었지요. 일본이나 독일은 작고 강한 중소기업이 산업 인프라를 받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는데, 한국은 일방적인 착취(?) 구조에 있다는 것은 그리 특별한 사항이 아닙니다. 이런 이야기들의 근간에 대해서 대기업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한 가지만 언급하자면, 지금의 / 기술격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시점에서도 대기업이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이야기에 그리 신뢰를 보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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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안에는 애국적 마음을 갖고 있는 실무자도 있겠지만 대기업의 DNA에는 자본주의적 시각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가격 입찰해서 싼 거 구매하겠다', '일본 제품을 다른 나라 제품과 한국 제품을 비교해서 가격 싼 걸 구매하겠다' 라는 DNA 정확히 박혀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해야 담당실무자는 높은 인사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할 겁니다그렇게 해야 회사에 도움이 테니 말입니다. 여태 그렇게 살아왔는데, 하루 아침에 바뀌는 걸 기대하기는 힘들겠죠.  

 

정말 그렇다면, 대기업의 RND 비용에 대한 국가적 세제혜택은 없어져야 합니다. 지금은 성남 시장으로 재직중이신 은수미 의원께서 국회의원시절 국정조사하면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이 RND 비용으로 인한 세제 혜택으로 받는 비용이 10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연구인력에 대한 세제 혜택, 구입하는 연구장비에 대한 세제혜택, RND 비용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실제로 일정규모 이상의 연구소가 있음으로 인해 받는 세제 혜택은 많습니다.

 

제가 연구소내 비용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비용을 연구개발비용으로 하자 말자에 대한 논의가 재무팀에서 일상적으로 있을 정도이니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혜택이기도 하죠. 그런데,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 국가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대기업에게 지들에게 필요한 연구소 비용을 얼마 썼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게 말이 되나요?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대기업에게 주는 RND비용의 세금 감면 정책을 폐기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세원을 중소기업의 RND 지원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합니다.

 

이미 삼성이나 LG, SK 같은 대기업은 자신들의 향후 앞날이 기술 개발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 그런 세금 감면정책이 없어도 투자해야만 합니다. 자신들의 앞날에 대해서 투자해야하는 RND 비용에 대해서 정부가 지원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고, 그런 지원들은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매우 부족할 기술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시행한 정책입니다. 이제 대기업은 스스로 RND 자금을 지출하고, 제대로 걷힌 세금은 중소기업의 RND 지원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같지 않은 JAHAN 사람의 한 마디에 욱해서 시작한 글쓰기가 3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떠올린 기업의 논리적 끈을 잡고 따라가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그만큼 할 말이 많은 것도 있겠지만, 연구소의 연구 문화가 기술개발에 미치는 영향부터 시작해서 필자가 그동안 줄기차게(?) 천착했던 바람직한 회사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이런 이야기들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스타워즈 덕후, 농구 덕후, 애플 덕후.. 라고 생각만하고, 실제로는 잘 모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