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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독,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라고 하면 흔히 영화감독을 떠올릴 것이다. 제임스 카메론, 박찬욱, 봉준호와 같은. 만약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히딩크 감독부터, 박항서, 김인식, 김경문 등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중 필자가 얘기하려는 감독은 스포츠도, 영화도 아닌 '게임'의 감독이다. 정확하게는 '게임 제작자'로서의 감독. 

 

게임을 종합예술로 평가한다면, 게임 제작의 총 책임자도 당연히 ‘감독’이다. 게임 제작자를 ‘감독’이라고 부르는 것엔 왠지 어색함이 따른다. 게임이 영화에 비해 스토리나 연출, 예술성 등 ‘작품’으로서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게임계에서 누구에게나, 항상 ‘감독’으로 불리는 인물이 있다. 바로 '코지마 히데오'다. (이하 '코지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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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스트랜딩의 골드행 마스터를 가리키며 웃는 코지마 감독

참고로 저 손가락질은 전매특허다.

 

<둠>의 존 카멕이나 <소닉>의 나카 유지, <슈퍼 마리오>의 미야모토 시게루, <드래곤 퀘스트>의 호리이 유지, <파이널 판타지>의 사카구치 히로노부 등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제작자는 많이 있지만, 그들에게 ‘감독’을 붙이기엔 왠지 어색하다.

 

그에 반해 코지마 히데오에겐 '감독'이라는 호칭이 잘 어울린다. 만약 ’‘감독’이라는 호칭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 제작자를 1명만 말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주저없이 코지마 감독을 꼽을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코지마 감독을 ‘감독’이게 하는 것일까?

 

아마 그가 작품을 통해 담아내는 스토리와 메시지, 그리고 그것을 게임으로 표현해내는 연출력에 있을 것이다. 영화매니아인 코지마 감독은 자신이 제작하는 게임에서도 영화 같은 연출을 즐겨 사용한다.

 

단순한 액션게임이나 슈팅게임, 그리고 턴제 RPG게임이 대부분이었던 80년대, 코지마 감독은 <메탈기어>를 내놓는다. 그는 스텔스 게임(액션 게임의 한 종류로 플레이어가 잠입, 암살 등의 업무를 주로 하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전쟁과 그 뒤에 숨겨진 음모, 배신 등 영화 같은 스토리를 보여준다. 그 외에도 MSX(개인 컴퓨터의 한 종류)용으로 개발한 <스내쳐>, PC엔진의 <폴리스너츠> 등을 통해 '영화 같은' 게임을 보여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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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메탈기어>와 <스내쳐>

80년대부터 영화적인 연출을 게임에 접목시켰다

 

30년 지난 지금에선 별 거 아닌 CG화면이지만 발매 당시엔 최고의 기술과 연출력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꼭 해봐야 할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데스 스트랜딩>의 리뷰를 하는데 왜 장황하게 코지마 감독과 그의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가 하면, 코지마 감독과 그의 철학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는지, 또 얼마나 취향에 맞는지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2. 종말로 향해가는 세상에서의 택배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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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스트랜딩>은 2016년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세계 최대의 종합 게임 전시회)에서 티저영상을 통해 처음 공개되었다. 이후 발매되기 전까지 몇 개의 트레일러 영상과 인터뷰 등이 추가로 공개되었다.

 

게이머들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졌지만, 기대치에 비례해 "도대체 이건 뭐 하는 게임이냐?"라는 궁금증도 높아져 갔다. 코지마 감독이 어떤 게임인지, 어떤 장르인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레일러 영상에서 볼 수 있었던 건 주인공이 무언가 다양한 짐을 등에 메고 들판을 걸어다니거나, 적을 피해 숨어다니는 모습 뿐이라, 영상을 본 게이머들은 농담처럼 ‘택배 배송 게임’, ‘쿠팡맨 게임’이라고 불렀다. 

 

시간이 흘러 2019년 11월 8일이 되었고, 드디어 <데스 스트랜딩>이 정식으로 발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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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 택배 배송게임 아니냐며 ‘농담’을 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진짜로 택배를 배송하는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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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 나온 게임은 A에서 B까지 화물을 배송하는 게임이었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겨났다.

 

‘왜 배달을 해야 하는가?’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데스 스트랜딩>의 세계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3. 산산히 조각난 세상, 택배가 세상을 구한다

 

제목인 <데스 스트랜딩>은 '인류 멸망의 계기가 된 의문의 현상'을 뜻한다. 정확히 어떤 하나의 사건을 의미한다기보다 '어느 시기부터 발생한 다양한 현상'을 묶어서 지칭하고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여러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에반게리온>의 ‘세컨드 임팩트’와 비슷하다)

 

<데스 스트랜딩>의 세상엔 괴현상이 나타나는데,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사람이 죽은 직후 시체가 검게 변하면서 녹아버리는 ‘네크로화’, 시체의 네크로화로 인해 태어나는 그림자 괴물 ‘BT’, 마지막으로 비에 맞으면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타임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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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가 검게 변하면서 녹아버리는 '네크로화'

이렇게 되기 전에 태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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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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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폴'에 맞아 급속도로 늙어버리는 사람

 

'타임폴'을 맞으면 사람이나 생물은 늙거나 죽어버리고, 건물이나 구조물들은 빠르게 부식된다. 도로나 건물도 침식되어 소실되므로 흙과 바위 같은 자연물만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외부에서 생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하벙커와 같은 소규모 도시 혹은 시설에서 혼자 또는 몇 명이서 작은 그룹을 만들어 삶을 이어나간다. 외부와의 연결이 끊어져 타인들과 단절된 상태로, 조각조각 흩어져버린 채 그저 죽음만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 사이에서 물건을 운송하는 것이 주인공과 같은 ‘포터’다. 따라서 ‘포터’는 단순히 물건을 가져다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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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데드>의 데릴로 유명한 노먼 리더스가 주인공 '샘'을 맡았다

 

주인공인 '샘 포터 브리지스'는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귀환자’로, 전설의 배달부로 불린다. 샘은 미국을 동에서 서로 횡단하며 네트워크를 완성시킬 것을 부탁받는다. 단순한 배달을 넘어서 인류의 멸망을 막고 세계 전체를 재건시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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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횡단하며 모든 도시를 하나로 잇는다

선긋기를 완성하는 것이 데스 스트랜딩의 최종 목표다

 

 

 

4. 무너져가는 세상, 의도된 불편함

 

'세상을 재건하라'는 것은 바꿔서 말하면 '게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의 세상은 꿈도 희망도 없다'는 뜻이 된다. 설정 상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느끼기에도 많은 불편함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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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은 물론이고 양팔과 허리에까지 짐을 메고 다녀야 한다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가 그리워지는 순간

 

샘이 운반해야 하는 화물 뿐만 아니라 회복약과 같은 소모품이라든지 무기나 보조아이템이 전부 짐이 된다. 다른 게임처럼 아이템 칸에 이름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샘이 직접 짊어지고 다닌다. 한 번에 들 수 있는 무게도 한정될 뿐더러, 너무 무겁거나 부피가 큰 화물을 들고 다닐 경우 제대로 걷지도 못하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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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약이나 무기도 모두 ‘짐’이 된다

무작정 이것저것 다 들고 다닐 수 없다

 

<데스 스트랜딩>의 재미 요소 중 하나가 '화물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다. 지도를 통해 출발지점부터 목표지점까지 가는 길에 어떤 도구가 필요할 지 예측하고, 화물의 운반을 위해 어떤 운송수단을 사용할 것인지 결정한다. 또 화물을 제외한 아이템의 숫자를 최대한 줄여서 가볍고 빠르게 이동할 것인지, 아니면 많은 아이템을 가지고 천천히 이동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세계의 인공적인 구조물들은 타임폴로 인해 침식되어 없어진 상태다. 당연히 도로 사정은 좋지 않다.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가야 하는 것은 물론, 높은 산이나 깎아지른 절벽을 지나야 한다. 10m 정도 폭의 하천도 심각한 장애물이 되는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직선거리로는 짧지만 높은 산을 넘어가야 하는 코스'와 '평지길이긴 하지만 멀리 돌아서 가야하는 코스'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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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초반에는 이런 하천만 봐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게임 중반에 접어들면 오토바이나 차와 같은 탈 것이 나오지만, 조금만 달려도 배터리가 방전될 뿐만 아니라 비를 몇 번 맞아도 고장난다. '아차' 하는 순간에 어딘가의 계곡에 처박히거나, 바위틈에 끼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일도 많다.

 

게다가 오픈월드 게임임에도 <데스 스트랜딩>에는 빠른 이동(워프)이 거의 없다. 일부 장소에 한해 '프래자일 점프'라고 하는 빠른 이동이 가능하긴 하지만, 화물은 들고가지 못한다(최소한의 장비만 가지고 갈 수 있다). 빠른 이동을 통해서 화물을 배달하는 꼼수는 쓸 수 없다는 것이다(그게 가능했다면 애시당초 포터들이 목숨 걸고 택배를 배송할 일도 없겠지만). 화물 이동이 주가 되는 게임이므로, 빠른 이동은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여러 가지 ‘불편함’은 작품이 의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무너져가는 세상에서 느낄 불편함을 플레이어가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제작자가 장치를 설치한 것이다. 이 점은 작년에 발매되었던 <레드 데드 리뎀션2>가 서부에 사는 듯한 감각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갖은 불편함을 준 것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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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리2>가 서부생활을 체감케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던졌던 것처럼,

<데스 스트랜딩>은 무너져가는 세상을 체감하게 하기 위해 불편함을 던진다.

 

 

 

5. 쿠팡맨에서 건설 노동자로

 

<데스 스트랜딩>은 기본적으로 오픈월드 게임이다. 그것도 상당히 넓은 맵을 가지고 있는. 그럼에도 몇몇 배송센터와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지하벙커를 제외하면 건물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거의 없다. 도로 사정도 열악하고,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운행하려고 해도 주유소나 충전소가 없다. 강이나 하천을 이어주는 다리도 없고, 산을 넘어가기 위해 필요한 사다리나 로프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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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길을 지나며 배송하라니 때려치우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좀 더 빠르고 편리한 배송을 위해서 구조물이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직접 만들면 된다. 사다리나 로프는 아이템처럼 들고 다니면서 직접 설치하면 되고, 웬만한 구조물은 프린트 할 수 있다. 그렇다. 기초부터 하나씩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프린트(print)'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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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3D로 프린트하는 세상

좋은 세상이다...

 

멸망으로 향해가긴 하지만 '데스 스트랜딩'이라는 괴현상이 일어나기 전에는 최고의 기술문명을 가지고 있었다. 전파가 닿는 곳이라면 3D프린터로 프린트하듯 구조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충전소도, 다리도, 심지어 도로도.

 

이런 구조물은 나 혼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어딘가에 있을 다른 플레이어들의 세상에서도 나타난다. 반대로 다른 누군가가 만든 구조물들도 나의 세상에 나타난다. 플레이어들이 랜덤하게 만들어진 그룹으로 묶여 맵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부분이 <데스 스트랜딩>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만든 다리는 다른 플레이어가 강을 건너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다른 누군가가 설치해둔 사다리는 내가 산을 오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혼자서 도로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다고 하면 수 십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데, 여러 플레이어들이 십시일반 모이면 훨씬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도로는 또 다른 플레이어의 세상에 나타난다.

 

누군가가 만든 다리를 내가 이용하면서, 내가 만든 도로를 누군가가 이용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좋아요’를 보낸다. 여기서 얻는 즐거움은 플레이어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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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하면 좋아요

 

 

 

6. 점을 이어서 선으로, 선을 이어서 면으로

 

코지마 감독이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연결’에서 답을 찾고 싶다. 작품 내의 모든 것을 ‘연결’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임폴로 인해서 침식되어가는 도시, 지하로 숨어버린 사람들

 

이 세상에서 사람들의 생활공간은 지하도시 또는 벙커에 한정되고, 각각의 생활공간은 점처럼 따로따로 떨어져있다. 이 점을 연결하여 선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플레이어의 역할이다.

 

주인공 샘은 점처럼 흩어진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서 선으로 만들고, 선을 또 이어가면서 하나의 면을 만든다. 그것이 바로 <데스 스트랜딩>이 추구하는 목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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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스트랜딩>의 주제를 하나로 표현하면 이렇게 된다.

 

<데스 스트랜딩>의 놀라운 점은 이 과정이 스토리 뿐 아니라 플레이 감각에도 그대로 담겨져 있다는 점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게이머는 점과 같은 형태로 플레이하지만, 각각의 플레이가 얇은 선으로 연결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다른 플레이어를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이 남긴 아이템과 구조물, 도로를 통해서 도움을 받고, 나 역시 이름 모를 플레이어를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둔다. 각각의 플레이가 선으로, 면으로 연결되어 커다란 네트워크 세상을 완성하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온라인 상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분명 어딘가엔 그들이 존재하고 서로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7. 최종 평가

 

<데스 스트랜딩>이 올해 나온 대작 게임들 중 가장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게임이 아닐까 한다. 이는 게임 발매 전에 나온 해외 리뷰어들의 평가에서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게임'이라고 극찬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단조롭고 답답한 게임플레이'라고 혹평한다. 컷 신이 너무 길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고, 전투가 재미없다고 실망하는 유저도 있다.

 

필자에게 있어 <데스 스트랜딩>은 올해 최고의 게임이다. 지금까지 다른 게임이 주지 못했던 감동을 주고, 게임 내에 심어둔 많은 상징과 이야기들은 몇 번이고 곱씹어보며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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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간중간 등장하는 긴 컷 신들

코지마 감독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다

 

처음엔 단조로울지 몰라도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또 컷 신은 스토리 전달을 위해 적당한 만큼 들어가있다. 전투의 재미는 코지마 감독의 전작인 <메탈기어 솔리드5>에 비해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액션 어드벤쳐 게임의 수준에서는 결코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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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초반에는 무기가 없어 주먹으로 싸우지만,

후반에 다양한 무기가 등장해 전투의 재미가 살아난다

 

가볍게 즐기고 싶은 게이머라면 스토리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도 있고, 깊이 있게 파고 들고 싶은 게이머라면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모든 문서를 천천히 읽어가며 NPC 한 명, 한 명의 삶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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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되는 세계관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면,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모든 메일과 데이터를 읽어보자

 

멸망을 향해가는 인류와 멸망을 막고 세상을 재건하는 주인공이라는 뻔한 스토리지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참신하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하나 하나가 흥미로울 뿐 아니라 빅뱅부터 공룡의 멸종, 반물질에 대한 개념까지 그럴듯하게 만들어둔 설정도 스토리의 설득력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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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거의 없는 세계인 만큼, 자연환경에 표현력이 최고 수준이다

 

자연환경을 멋지게 표현한 그래픽은 흠잡을 데가 없다. 느긋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경음악도 절묘한 타이밍에 귀를 호강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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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스트랜딩>을 기다려온 몇 년의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의 다음 작품이 나올 때까지 앞으로 또 다시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 코지마 감독은 역시 ‘감독’이라는 호칭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 제작자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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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겜덕비상>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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