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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6.월요일


펜더


 


5. See you on the beach!!


 


일단 영화 시작하면서 늙은 라이언이 묘지 앞에서 흐느끼는 거 생략하자. 미국 만만세는 이제 그만이다. 일단 라이언이 회상 들어가면서 첫 장면이 바로 상륙용 주정에 올라타 있는 밀러대위와 그 똘마니들 보이기 시작한다. 원래 5월에 진격하기로 했던 이 상륙작전을 6월로 연기 시킨 게 바로 이 상륙주정 때문이었다. 공격을 하긴 해야겠는데, 상륙용 주정의 수량이 부족해서 한 달을 연기 시킨 것이다.


당시 영국은 선박 제조로 사용하려던 철의 1/4을 상륙주정 생산용으로 돌리면서까지 납기를 마쳤다(결과적으론 밀러대위와 그 일행들이 총알받이가 될 수 있도록 혁혁한 공을 세운 거지만)


 


여기서 밀러대위 갑자기 말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오바이트 하는 부하들 사이로 호바스 상사는 뭉쳐있지 마라, 뭉쳐 있음 다 죽는다면서 실전에서의 경험을 말해주고, 밀러 대위는 흩어져서 달려라 하면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몇 개 볼 수 없는 명대사를 치기 시작한다.


 






- 해변에서 보자!! (See you on the beach!!)


 


보긴 개뿔이...상륙용 주정의 문이 열면서, 누군가가 외친다.


 


- 기관총을 조심해!!


 


그 말과 동시에 장난 하듯 픽픽 쓰러지는 밀러 대위의 부하들, 불 뿜는 MG 42 앞에서 너무도 무력한 모습, 밀러는 대원들을 상륙용 주정 옆으로 던지고, 이어지는 장면은 참혹 그자체였다. 카민스키가 쉰들러리스트 때부터 보여주었던 [다큐멘터리 "틱"]하게 찍어낸 장면들이 다시 이어진다. 한 가지 여기서 이해하기가 쬐끔 힘들었던 게, 쉰들러리스트를 흑백필름으로 찍은 이유가 [잔인해서]였다고 하는데, 라이언도 만만치 않은데 왜 칼러로 했는지, 좀 이해하기가 그렇다.


 


여하튼 팔이 짤려 나간 병사가 자기 팔을 찾아 들고, 내장이 터진 병사, 화염방사기가 터져서 불타 죽는 병사, 별별 방법으로 다 죽는 그들을 지켜보며 밀러대위 살짝 맛이 갔다가 다시 되돌아온다. 아직 톰슨 기관총을 감쌌던 비닐 포장을 뜯지도 않은 우리의 톰 아저씨!! 결국 애들을 데리고 해안가 야트막한 둔덕까지 달려가는데, 그 길이 또 피바다의 길이었다.


 


실제로 오마하 비치란 데가 상륙작전 하기엔 쬐끔 애로점이 많은 동네였다. 오마하 비치라고 연합군 애들이 멋대로 명명한 이 황량한 해변가는 비에르빌 쉬르메르와 콜빌 쉬르메르란 두 읍 사이에 펼쳐진 약 6.5킬로미터 정도 되는 해안가였는데, 해안 안쪽 끝은 30미터의 높은 벼랑이 막고 있고, 썰물 시에는 270미터나 되는 개펄이 드러나는 곳 이었다. 이게 무슨 문제냐고?


 


- 이 탁 트인 해변가를 총알 맞아가며 뛰어가라고?


 


그렇다. 여기가 좀 탁 트였다. 이 허허벌판을 달려가 몸을 숨길 수 있는 야트막한 둔덕까지 달려가다 피떡이 되는 장면이 영화 전반에 걸쳐 자세히 묘사되지 않았던가? 한마디로 [피로 떡칠한 해변] 되겠다. 여기에 더해서 이 오마하 비치가 최악의 해변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으니, 우리 롬멜 장군 아저씨가 칼레의 방비는 뛰어난데, 노르망디 쪽의 방비는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말하면서, 노르망디 쪽의 방비에 공을 들였단 점! 여기에 더해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때마침 오마하 비치 근처에서 훈련 중이던 독일 352사단이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도 악재였다. 상륙작전 하는 미군을 보자, 훈련하던 독일군들이 바로 투입되어 미군 애들을 도륙 내기 시작한 것이다(훈련은 실전처럼이 된 것이다).


 




정말 재수 없었던 1사단 애들 되겠다. 바로 옆에 붙어 있던 유타 해안으로 들어간 4사단 애들은 101공수사단 애들과 82공수 사단의 지원에 힘입어 06시 30분에 상륙하고 나서 한 3시간 싸웠나? 교두보 확보하고 가뿐하게 손 털고 일어섰고, 1시간 정도 늦게 골드와 쥬노, 소오드로 상륙했던 영국군 애들 역시 별 탈 없이 잘 상륙 한 걸 보면, 1사단 애들이 얼마나 재수가 없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초반 25분의 주인공은 톰 행크스도, 바른생활 저격수의 표본을 보여준 베리 페퍼도, 밀러 대위의 엄마를 거들먹거리던 호바스 상사의 톰 시즈모어도 아니었다. 바로 MG 42 였다. 미군 애들을 도륙 내던 [히틀러의 전기톱]!


여러 독자제위들 기억에서도 지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미군 애들은 8발 클립으로 반자동으로 쏴 제끼는 M1 개런드 소총과 그나마 좀 화력이 되는 BAR 기관총으로 엄호를 하는 상황에서 MG42는 람보가 들고 다니던 M60기관총 마냥 미친 듯이 내 갈기니 어디 상대가 되겠는가??(당시 MG42를 경험한 미군들이 이 '특별한 기관총'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게 된다. 덕분에 미군 사령부는 병사들에게 MG42는 별거 아니라고 열심히 설득하지만, 씨알이 먹히지 않았고, 결국 MG42는 별거 아니다란 영화까지 제작해 돌리게 된다. 당시 이 영화의 내용이 압권이었는데, 'MG42는 발사속도가 빨라서 무서워 보이지만, 실제로 별거 아니다. 빠르다고 잘맞는 거 아니잖냐? 알아서 잘 피하면 된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병사들? 당연히 '조까'라고 사령부를 비웃었다)


 


우리 바른 생활 저격수인 잭슨 아저씨가 십자가에 입 맞춘 다음에 MG 사수의 머리통에 정통으로 한방 먹여 주자, 분노한 미군 애들 그 시체에 되고 미친 듯이 총을 쏴 제끼는 장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장면 되겠다.


 





바로 요장면. 40초부터 나온다. 다시봐도 명 스나이퍼 잭슨이다.


 


자, 그럼 이 기관총이란 게 그 정도로 대단한 물건이었을까? 대답은 YES이다. 이 녀석은 기관총의 역사에서 GPMG(General Purpose Machine Gun : 다용도 기관총)란 개념을 만들어낸 녀석으로 기록되어지고 있고, 놀랍게도 아직까지도 굴러다니고 있는 녀석이다. 원래 기관총이란게 1차 세계 대전을 주름 잡은 병기였었는데, 이것의 운용이 좀 버거웠다. 무게만 40킬로가 넘어갔고, 운용하는데 5,6명이 달라붙어야 했거든...


 


물론 중기관총이 좋은 점도 많았다. 구경도 컸기에 위력도 좋았고, 거기에 더해서 수냉식 냉각장치가 붙어서 지속 사격도 용이했구 말이다. 문제는 너무 무거워서 보병들이 돌격 할 때는 따로 경기관총이란 걸 들고 가야 했거든...근데 히틀러가 재군비 선언을 하면서 이 녀석을 들고 나온 것이다. 바로 MG42의 아빠인 MG34를 말이다. 이 녀석이 나온 배경을 보면, 일단은 베르사이유 조약 덕분에 중기관총 생산이 금지 되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만든 기관총이라 하지만, 그 어쩔수 없다는 것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내게 된다.


 


영화에서 보면, 미군 기관총 사수들은 LMG 30 기관총을 들고 달려가다가 삼각대 놓고, 노리쇠 당기구 하면서 별별 쌩쑈를 다하면서 기관총을 쏘는데, MG 42는 그딴 군더더기 하나 없이 잘도 쏜다. 왜? 이 녀석은 사수와 부사수 두 명으로 운용하게끔 되어 있고, 혼자서도 잘 쏘게 만든 넘이었다. 거기다가 삼각대에 얹어서 쏠 수도 있고, 총 앞에 달려 있는 양각대 벌려서 경기관총처럼 쏠 수도 있는 물건이거든...실제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1개 분대 12명의 화력은 분대에 배치된 2정의 MG 34나 MG 42가 다 맡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시 연합군들이 아직까지 경기관총과 중기관총의 개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독일 애들은 분대단위로 다용도 기관총을 배치했었고, 이걸로 분대 전투를 끌고 나갔던 것이었다. 실제로,


 


- 독일군 1개 분대는 2정의 MG를 운용하기 위해 존재한다!!


 


란 말이 전혀 낯설지 않게 들린 것은 분대 전투의 핵심이 바로 이 MG로 집중 된 상황에서 나머지 분대원들은 2천발의 MG용 탄약을 운반 해주는 역할에 충실 했다.


MG42는 GPMG의 새로운 지평을 연 MG34의 기계적 신뢰성과 생산성을 위해 개조한 것으로 독일군 기관총의 주력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걸작이었다.


 



MG 42의 위력 (푸파파파파파파!!!)



이 녀석이 얼마나 뛰어 났냐면, 2차 대전이 끝난 후 서독 육군에서 이 녀석을 그대로 채용 하였는데, 그 당시 나토 제1표준탄이었던 7.62미리 탄으로 발사 할 수 있게 구경만 변경해서 MG 1이란 이름으로 다시 사용하였고, 이 MG 1을 약간 더 손 봐서 MG 3란 이름으로 아직까지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MG 3란 녀석은 이후 덴마크, 스페인,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등에서 채용해 사용하고 있고, 미국도 2차 대전 후에 이 녀석을 들고 가 기계적 구조를 그대로 채용해 오늘날 람보 아저씨가 들고 다녔던 M60이란 녀석을 만들어냈다.


M60과 MG 42의 차이점이라면, 분당 1,200발의 놀라운 발사 속도 덕분에 탄환 소모가 많은 걸 개량한다고, 발사속도를 절반으로 떨어뜨린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지만, 나머지 기계적 구조는 똑같다 볼 수 있겠다.


 


원래 미군 애들은 전장에서의 MG42의 엄청난 위력과 그 기괴한 발사음 덕분에 병사들이 느끼는 공포감에 주목하여, 이 MG42를 카피해 배치하려고 했으나, 미터 단위를 쓰는 독일측과 인치 단위를 쓰는 미국 측의 도량현 차이를 인식 하지 못하고 제작 하였다가 실패한 에피소드가 있을 만큼, 이 MG가 보여준 위력은 2차 대전 내내 미군을 악몽으로 몰고 갔었다. 사족이지만,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프로듀스 한 인랑을 보면, 특기대 애들이 MG 42를 들고 나오는데, 오시이 감독은 이 MG 42의 발사음을 그대로 녹음해 발사장면 때 쓰려 했는데, 실제 발사음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M60 발사음과 같은 평범한(?) 발사음이 아니라 마대자루를 찢는 듯 한 기괴한 소리였기에 결국 실제 발사음을 사용하는 걸 포기하였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MG42의 발사음은 기괴하였다. 이런 기괴한 발사음 덕분에 연합군 병사들은 이 MG 42를 [히틀러의 전기톱]이라 부르며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미국이 2차 대전 당시 MG42를 카피하려다 실패했던 건, 데드카피를 의뢰받은 제작사의 '태업'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시 미군은 MG42를 개량해 미군용 제식탄인 .30-06탄을 쏠 수 있을 정도로만 만들면 '대박'을 칠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생각으로 미군용 MG42를 만들라는 프로젝트를 '새기노우' 社에 맡기게 되는데, 문제는 이 새기노우 사가 당시 미군의 주력 기관총이라 할 수 있는 M1919를 생산하던 회사라는 것이다. 미군 측에서는 아무래도 기관총 만드는 애들이니까 잘 만들겠거니 하고 맡긴 것이지만, 의뢰를 받은 새기노우로서는 머리가 복잡해 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 개량형 MG42를 자신들이 만들어 낸다면, 자신들의 주력상품인 M1919이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결국 새기노우는 미군용 MG42를 발로 만들게 되었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MG42 데드카피 계획은 그렇게 흐지부지 사라지게 된다...역시 사람의 밥줄은 무서운 것이다)


 


자자 각설하자, 이 MG 덕분에 개죽음 당하고 있는 찰나에 밀러 대위 옆으로 해안가의 전차와 상륙주정 방어용 방책들을 제거하겠다며 공병 한넘이 나타난다.


 


- 여기를 날려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전차가 지나갈 수 있게 길을 뚫어야 합니다!!


 


앞전에 말한 전차대의 동행이었다. 자, 문제는 밀러 대위의 말이었다.


 


- 전차는 이미 가라앉았어!!


 


그렇다 원래, 전차대는 1사단 보병들을 지원해야 했었으나, 그 시간에 이 녀석들 노르망디 앞 바다에 가라앉고 있었다. 이유? 원래 계획은 상륙 지원함이 해안에서 13킬로미터 이내까지 접근해서 거기서 상륙주정을 출발시키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날따라 파도가 거셌고, 거기에 더해 독일군의 예상치 못한 거센 대포질(!!)에 화들짝 놀란 이 상륙 지원함이 해안에서 19킬로미터 떨어진 지점까지 뒤로 물러나서 상륙 주정을 보냈던 것이었다. 덕분에 탱크들은 가다가 다 가라앉아 버렸고, 탱크의 지원 없이 달려갔단 1사단 애들은 개박살이 났던 것이다.


 


어쨌든 밀러 대위 부하들을 사지로 몰아넣으며 원래의 임무를 달성하려고 한다. 밀러대위의 임무? 음...원래 제2레인져 대대의 임무는 해안에 짱박혀 있는 독일군 포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실제 그것 때문에 벙커로 이리저리 달려갔던 것이고...


 


여하튼 우리 잭슨 아저씨의 멋진 원샷 원킬 덕분에 밀러대위 일행은 어렵사리 오마하 비치를 점령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호바스 상사 아저씨는 아프리카와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의 흙까지 퍼 담으면서 백전노장임을 과시하고 앉아 있고...해안에서 보자던 우리 밀러대위의 소박한(?) 다짐은 그렇게 무산 되었다. 당시 제2레인저 대대의 총병력 225명중 상륙작전을 마친 뒤 밀러대위의 말처럼 해안에서 볼 수 있었던 녀석은 90명뿐이었다.


 



 



영화사상 가장 잔인했던 25분은 그렇게 끝나가려는 찰나...관객들은 S. 라이언이라 적혀 있는 배낭을 메고 죽은 한 병사와 그 주변에 널려 있는 물고기 들을 보게 된다. 이야기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나 보다.


 


마샬 장군이 링컨 대통령 편지를 들먹이며 제임스 프랜시스 라이언을 구해 오라며 개폼 잡으며 이야기가 요상하게 흘러나가는데, 실제로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느낌이 팍팍 들기 시작한다. 마샬 장군인데...안 그래? 맞다 이 영화 실존했던 일을 그대로 들고 왔다. 이름만 좀 바뀌어서 말이다. 오마하에서 죽은 숀 라이언이니, 유타에서 죽은 피터 라이언, 뉴기니에서 죽은 다니엘 라이언은...영화상으로 가공의 인물이었다. 원래 실화에서는 닐랜드(Niland)형제들이었다. 한 가지 영화상과 다른 점이라면, 뉴기니에서 죽은 걸로 되어 있던 형은 포로로 잡혀서 일본군에게 끌려갔다가 종전이 되면서 고향으로 되돌아 왔다는 것 하나만 다르다. 결국 4형제 중 2명이 죽고, 2명이 돌아왔던 것이다.


 


어쨌든, 공은 다시 밀러대위에게 향했다. 지들은 죽을 고비 넘겨 가면서 오마하 비치에서 개죽음을 당했건만, 후속 부대 애들이 샌드위치 쳐 먹으면서 면도 하는 꼬라지 보며 약간 인상 구겨진 우리 밀러대위, 그러나 군인은 군인, 대대장에게 경례 붙이면서 전과 보고를 한다. 여기서 우리 밀러대위 [88미리 포]를 강조하면서 이 녀석 때문에 힘들다고 계속 말한다. 음...그냥 대포면 대포 때문에 힘들었다고 하면 될 것을 유독 이 88미리 란걸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렇다. 이 88미리 포가 그 정도로 유명한 포였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멤피스 벨> 이야기 하면서 찐하게 이야기 해 드리겠지만, 잠깐 맛배기로 이 88미리 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 녀석은 FLAK 88이라는 이름에서 나오듯이 고사포란 녀석이다. 고사포...말 그대로 하늘을 날아 댕기는 넘들을 때려잡으려고 만든 녀석인데, 그 시작은 1차 세계 대전 때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발달하는 항공기들을 잡겠다고, 이 녀석을 개발하였는데, 독일 애들이 1차 대전에서 지면서 흐지부지 하다 결국 1932년 이 녀석의 프로트타입이 나오게 된다.


 



FLAK 88


 


이 녀석은 2차 대전 기간 동안 활약한 포 중에서 가장 유명한 녀석으로, 시드니 셀던의 소설인 <가시나무새>에서도 그 이름을 살짜쿵 들이미는 유명한 녀석이다. 이 녀석이 유명하게 된 계기는 바로 롬멜 장군 덕분이었다. 원래 이 녀석이 대공 사격용으로도 괜찮았지만, 대지상 공격용에도 놀라운 실력을 발휘 한다는 건 알았지만 실전에서 쓰고 자시고 할 무언가가 없었다. 워낙 순식간에 독일 전차군단이 짓밟아 버리니...그러다가 프랑스 침공을 할 때였다. 당시 7전차사단을 지휘하며 아라스 근교로 향하던 롬멜 앞에 지금까지 독일 전차가 상대하지 못했던 강적이 등장한 것이다. 바로 마틸다MK1의 등장이었다. 당시 독일군 전차란 게 달고 있던 포라는 게 3.7센치 포, 잘하면 7.5센치 유탄포 정도의 화력이었고, 대전차포라고 해봤자, 37미리 구경이나, 50미리 급이 주종이었던 터라 강력한 장갑을 둘러친(40년 기준이다. 그 이후론 이런 건 강력한 장갑 축에도 못 끼게 된다) 마틸다의 반격은 독일군을 궁지로 몰고 갔고, 당시 롬멜이 가지고 있던 대전차 포의 포탄들은 마틸다의 차체에 노크나 하는 수준이었다. 결국 롬멜은 88미리 고사포를 끌고 와 이 녀석을 박살 내 버렸다. 그때 이후로 롬멜은 이 녀석을 즐겨 사용하게 되는데, 특히 아프리카 전선으로 부임 하였을 때에는 탁 트인 사막의 넓은 시야가 88미리포의 운용을 위해선 최상의 조건이라면서 이 녀석을 활용해 영국군 전차를 손쉽게 때려 부셨다. 결국 영국군 포로들은 [비행기 잡는 대포를 가지고 전차를 잡는 건 반칙이다!!]이러면서 항변하였지만, 전쟁에 반칙이 어디 있겠는가? 동부전선에서도 독일군의 앞길을 막던 KV-1이나, T-34등을 상대로 이 녀석의 활약은 대단하였고, 이후 독일군의 괴물 전차였던 6호전차 시리즈나 다른 대전차 차령에 이 녀석의 개량형이 실릴 정도로 요긴하게 쓰였던 존재였다. 독일군에게 요긴한 만큼 연합군 애들에겐 치명적인 무기였었다.


 


어쨌든 밀러 대위가 88미리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하는데, 대대장은 밀러에게 다음 임무를 준다. 밀러 명령을 받더니 부대원들에게 향한다. 호바스 상사에게 병사를 뽑으라고 말하더니 영화에서 [스필버그]역할을 하는 업햄을 데리러 간다.


 


여기서 잠시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구조팀(?) 애들의 면면을 보면, 기억에 남는 녀석은 밀러대위, 호바스 상사, 잭슨 일병, 레이븐 일병, 업햄 상병 정도인데...이 녀석들 가만히 면면을 보면 나름대로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 녀석들이다.



아드리안 카파조 - 빈 디젤


 


일단 영화상에서 제일 먼저 죽는 구조팀 원인 카파조란 녀석...바로 빈 디젤이 맡은 녀석인데, [스파이의 신개념]이라며 홍보 빵빵하게 때리던 트리플 엑스란 영화 기억하시나? 온몸에 문신 덕지덕지 그려 넣고는 X-게임 페스티벌로 만든 그 영화의 쥔공이 5년 전에는 영화 초반에 죽어버리는 역할로 나오다니...


호바스 상사의 역할을 맡은 톰 시즈모어 역시 이 영화 이후로 줄창 전쟁 영화만 나오면서 [전쟁영화 전문 배우]로 자리 잡은 모습이 보인다. 라이언 이후에 진주만, 블랙호크 다운 등등에서 나오는 모습 보면...히트에서 로버트 드니로와 은행 터는 모습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영화상에서 보면 산만한 덩치에 쪼만한 M1 카빈 소총 들고 엉기적거리며 뛰어 다니는 모습이 좀 귀여운 구석도 있지만, 덩치에 맞게 좀 큰 총을 들고 다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은 언제쯤 이루어질 런지...


 



저격수 잭슨 - 베리페퍼


 


영화상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녀석은 골든 워즈베리상에 빛나는 배틀 필드에 출현해 쥐를 좋아하는 남자로 등장한(?) 베리 페퍼...솔직히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병사 중 가장 강한 인상을 보여준 놈이었다.


 


뻑 하면 톰 행크스에게 개기던 레이븐이나, 비굴하게 숨어 다니기 바쁜 업햄, 까불다가 총 맞은 카파조 보다는 바른 생활 저격병답게 지휘관 말 잘 따르고, 성실하게 하나님 믿으면서 총질 하는 이 녀석에게 강한 인상들을 받았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본 필자는 이 녀석을 볼 때 마다 유승준...아니 스티브 유의 얼굴이 교차되곤 했었다. 왠지 닮았다는 느낌 안드나 들?? 여하튼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 신에 대한 경배를 하며, 하나 둘 독일군을 저격하는 모습은 영화 전반을 걸쳐 백미 중의 백미였다. 비록 전차포에 맞아 장렬히 산화했지만, 그 중 가장 인상에 남는 씬 이었다. 잭슨 일병과 함께 관객들에게 [공적 제 1호]로 매도되었던 업햄 상병...스필버그는 업햄이 바로 자신의 모습이라면서 수줍은 고백을 하는데, 실제 전투에서 자신의 목숨이 오가는 상황이라면, 아마도 모든 인간이 업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그래도 마지막에 한명은 죽이잖아??


 



가자 얘들아.


 


뭐 어쨌든 밀러대위는 팀을 구성해 우리 불쌍한 라이언 일병을 구하러 가는 장도에 오르려는데, 음...여기서 잠깐...카메라가 왜 갑자기 오마하 해변에 비친 수많은 배들은 무엇이던가 말인가?? 굳이 이 장면을 보여준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음...그건 바로 멀베리(Mulberry)의 등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훗날 롬멜의 참모장이었던 쉬파이델(speidel)의 표현처럼,


 


- 결정적으로 중요한 공헌


 


을 한 놈이었다. 이 녀석은 그럼 뭐하는 놈이냐고? 간단히 표현하자면,"조립식 인조부두" 정도가 되는 놈이다. 음 이게 그렇게 대단한 건가? 음 엄청나게 대단한 물건이다.


 


원래 이 아이디어는 1차 세계 대전 중 해군장관이었던 처칠이 플랑드르 침공계획 때에 생각해 낸 것으로, 낡은 배를 가라앉혀 방파제를 만들고, 콘크리트 상자와 기둥을 가라앉혀 부두를 만든 상태에서 철제교량으로 육지와 이어지는 통로를 연결해 인조부두를 만든다는 아이디어였다. 그럼 왜 이런 걸 만들어야 했을까? 일단 지난 디에프 작전 때 부두를 노렸던 이유부터 생각해 봐야 하는데, 일단 상륙을 한다 하여도, 교두보를 확보하고, 병력을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확실한 [항구]가 필요했다. 그러나 디에프에서의 교훈처럼 항구는 이미 독일군 애들이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는 상황. 오버로드 작전을 입안한 모건 중장이 계산 한 바로는 D+14일 내로 셀부르 항을 공격 확보 한다 쳐도, 이 셀부르 항을 그냥 고스란히 넘겨 줄 독일군도 아닐뿐더러, 당장 항구 여기저기에 깔려 있을 기뢰의 제거와 독일군의 사보타주를 예상하면 항의 제대로 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선 최저 2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실제로 연합군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나서 독일 내륙으로 진공할 때까지 [제대로 된 항구]를 얻기 위해 필사 적으로 공격을 했었다. 자,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 항구를 점령 할 수 없다면, 항구를 가져가면 된다.


 


란 아이디어 되겠다. 실제로 이 멀베리 항은 두개가 건설되었는데. 그 중 하나인 멀베리A는 폭풍우로 파괴되었지만, 나머지 하나는 꿋꿋이 버텨 하루 6천 톤의 물자를 소화해 내며 연합군에게 확실한 승기를 안겨 주었다.


 


6. 고전을 철저히 따라간 라이언 일병 구하기...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플롯을 보면, 느끼는 것이 옛날 옛적 6, 70년대 의욕적으로 “찍혀져” 나왔던 전쟁 영화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구성이란 느낌이 강하다. 어떤 아픔이나 큰 시련을 겪은 주인공이 어떤 임무나 사건에 봉착 그걸 헤쳐 나가다 보면, 꼭 독일군의 강력한 저항과 마주 접하게 되고, 소수의 병력과 빈약한 화기로 [결사 항전]의 결의를 다지며 공격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주인공과 그 일행은 영웅적인 행동으로 이 전투에서 승리하게 되고...뭐 대충 그런 식으로 전개되는 것을 보면, 고전 영화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구성이다.


 


단지 이 영화가 다른 전쟁영화라 다른 특별한 점이라면, 정말 사실적인 전장묘사...그 중에서 전사자 모습에 대한 사실적 묘사와 함께 돈을 때려 부운만큼 티가 팍팍 나는 전투 장면의 볼거리들 일 것이다. 뭐 이렇게 말하니까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상당히 허접한 영화처럼 느껴지는데, 뭐 그래도 장점이 단점보다 많은 영화이니까...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경우는 어찌 보면, 헐리우드 상업 영화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치룬 스필버그가 제대로 마음먹고 찍은 전쟁영화답게, 흥행 포인트와 상업 영화의 기본에 충실하였다. 초반 5분을 잡았고, 마지막 사건 종결 부분에서 화끈한 볼거리를 보여주었다. 결정적으로 밀러 대위가 매딕이 죽은 다음에 혼자 눈물 흘리는 장면과 웨이드가 독일군 포로를 살려 보낸 장면에서 보여준 밀러 대위의 대사와 행동들은 헐리우드 영화의 전형인 제2극적 전환점의 기본을 보여준 장면이 되는 것 이였다.


 


어쨌든, 이야기의 중반에 이르러서 스필버그는 톰 행크스가 분한 밀러 대위란 캐릭터를 통해서 설명하기 난해한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작가주의 작품이란 소리를 듣고 싶은 건지, 아니면 뭔가 있어 보임직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지 경계가 모호하지만, 어쨌든 톰 행크스를 통해 [전쟁]에 대한 나름의 고찰을 시작한다.


 


카파조가 죽고 난 다음, 라이언과 이름이 비슷한 얼빵한 라이언을 찾게 되는 밀러 일행.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된다. 이때 밀러는 호바스에게 카파조의 죽음에 관해서 이렇게 말한다.


 


- 내 부하 한명이 죽음으로써...10명, 아니 100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밀러는 라이언이란 녀석이 좀 더 쓸모 있는 인간이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훗날 편리한 수도꼭지 같은걸 개발해내 사람들에게 기여하길 바란다는 밀러 대위의 소박한(?) 바람을 뒤로 한 체 이들은 다시 그 유명한(?) 초원으로의 행군을 하게 된다. 이 장면 한때 어지간한 영화 소개 프로에서 한 번씩 찝적이던 장면 되겠다. 분명 죽은 걸로 되어 있는 카파조...그렇다면 남아있는 사람은 7명이어야 하는데, 이때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수는 모두 8명....유령의 장난 이었단 말인가??


 


어쨌든 밀러와 일행들은 물어물어(?) 라이언이 있는 곳으로 향하다가 결국 매복하고 있던 독일군의 MG42를 발견하게 되고, 여기서 바른생활 장교인 밀러, 바른생활 장교답게 이 기관총 진지를 공격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나머지 부대원들 밀러대위를 만류하지만, 오히려 역정을 내는 우리 바른생활 장교...그리고 히틀러의 전기톱으로 열씌미 달려가는 그들...


 


그 짧은 전투에서 매딕인 웨이드는 죽게 된다. 의사인 엄마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간에 구멍이 뚫린 웨이드는 그렇게 죽었다. 그리고 대원들의 불만이 폭발하게 되는데...살아남은 독일군 병사에 대한 처결 문제로 결국 쌓인 불만들은 폭발하게 된다. 8명이 1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달려간다는 이 비합리적(?)인 작전에 대한 불만, 그리고 밀러대위가 웨이드를 죽인 독일군을 인도적(?) 차원에서 방면한 점 등을 따지게 되는데 불똥은 호바스에게까지 튄다. 이때 밀러는 자신을 두고 한 내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겪고 느낀 이 전쟁을 고향에 가 아내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분위기를 다잡아 버린다. 그리고 이들은 라이언을 찾아 길을 나서게 되고...천신만고 끝에 찾은 라이언은 왜 자신만 돌아가야 하는지, 여기 남아있는 병사들은 왜 집에 가면 안 되는지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전형적인 미국 영웅 만들기다. 거기에 동감한 호바스는 밀러 대위를 부추긴다.


 


- 같이 싸우고 같이 돌아갑시다.


 


독일군으로부터 다리를 사수해야 하는 101 공수부대와 밀러대위의 레인저 부대 연합팀들은 고전 전쟁 영화의 그것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얼마 되지 않는 무기를 쥐어짜 내어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는 이들...마지막 전투에 앞서 에디뜨 삐아프의 노래를 들으며 한껏 분위기를 돋우는 이들.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티이거 전차의 굉음. 여기서 우리는 좀 신기한 오토바이(?)를 보게 된다. 독일군을 유인하기 위해 BAR을 꼬나 든 레이븐이 타고 간 무한궤도 달린 오토바이! 그렇다 바로 케텐크라트(Kettenkrad)라 불리는 녀석이다.


 




원래 이 녀석은 공수 부대용으로 만든 놈인데, 소형경량인 주제에 야지주행능력과 450Kg이나 되는 견인 능력을 보여서 독일 육군에서도 가져 다 쓴 놈 되겠다.


 


주로 탄약 수송이나 견인포 운반에 쓰였던 녀석인데, 그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매니아들 사이에선 꽤 알려진 놈이다. 우리나라에선 드래곤볼로 유명한 토리야마 아키라의 케리커쳐 모음집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다.


 


어쨌든 이 녀석이 몰고 온 녀석 중에서 밀러 대위가 [타이거 전차]라 말한 독일군 6호 전차 티이거가 나타난다. 영화상에서 등장한 티이거 전차는 실제 티이거가 아니라 T-34를 개조한 녀석인데도, 제법 티이거 흉내를 잘 냈다. 어쨌든, 밀러 대위 티이거 전차란 소리를 듣게 되자 별로 그렇게 좋은 표정을 짓지 못한다. 지축을 울리며 다가오는 티이거 전차의 위력은 영화상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실제 연합군 애들은 영미군은 말할 것도 없이 소련군 애들도 이 티이거 전차에 대한 공포가 대단했었다.


 




당시 기준으론 전면 장갑 100미리, 측면 장갑 80미리에 88미리 고사포를 단 이 녀석은 주력병기란 느낌 보다는 일종의 심리병기 적 효과가 더 컸던 녀석이다.


무적 전차, 신무기 같은걸 좋아하던 히틀러가 어떤 전차라도 일격에 격파할 수 있는 화력에 적의 포격에도 끄떡없는 방어력을 지닌 전차를 끊임없이 갈구 하면서 티이거와 같은 중전차와 마우스 같은 초중전차를 개발하는데 열을 올렸는데, 이 녀석은 그런 히틀러의 생각을 처음으로 실현한 녀석이다.


 


1944년 8월까지 겨우(?) 1,354대가 생산 되었지만, 이 녀석에 대한 공포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미하일 비트만 같은 탱크 에이스가 이 녀석을 타고 빌레르 보카쥬에서 거의 단독으로 영국군 기갑 연대를 쓸어버린 일화나 동부 전선에서 보여준 활약 등으로 이 녀석은 거의 [사신]과도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덕분에 소련군은 T-34의 주포로도 티이거를 잡을 수 있다며 열띤 홍보를 벌이며 떨어진 소련군의 사기를 진작시키려고 홍보용 사진을 뿌려 될 정도였다. 그나마 소련군은 사정이 좀 낫은 편인 게, 수년간 단련된 전차전의 노하우와 함께 [꽤 쓸만한 전차를 만들 능력]이 있었기에 이 녀석과 맞서 싸울 수 있었으나, 서부전선의 영미군은 이야기가 달랐다. 티이거를 잡을 수 있었던 전차래봤자, 잘해봐야 영국군의 셔먼 파이어플라이 정도가 다였기에, 일단 티이거가 나타났다 하면 공중지원을 요청해야 할 판이었다. 이것도 티이거Ⅱ가 나오면서 사태가 더 심각해져서 당시 영미군이 가진 지상군 화력으론 이 녀석을 잡을 수 없었단 결론이 나고, 연합군 사령부는 티이거Ⅱ를 발견하고 도망치는 병력이나 전차병들에 대한 적전도망죄를 안 묻기로 발표하게 된다. 즉, 티이거Ⅱ를 발견하면 일단 도망가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독일 애들이 전차 하나는 잘 만든다...그때나 지금이나 말이다).


 


이런 공포병기를 상대로 밀러 대위는 양말을 들고 싸우라며 양말을 내밀고, 101공수사단과 라이언을 데리러 왔던 애들 양말을 들고 잘 싸운다. 어쨌든 최후의 최후까지 싸우는 이들...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데, 역시 업햄은 비겁한 놈이란 게 다시 한 번 증명되는 가운데, 라이언을 데리러 왔던 8명중 남아 있던 6명도 하나 둘 죽어간다. 멜리쉬가 칼에 찔려 죽고, 잭슨이 화끈하게 전차포를 타고 날아간 사이에 호바스는 괜찮다고 말하면서 죽었고, 마지막으로 밀러 대위마저 티이거 전차 앞에서 45구경 권총을 쏘며 죽어간다.


 


마지막 순간 밀러는 라이언에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한다...성당에서 자신이 말했던 라이언이란 인간에 대한 바람을 말이다.


 



 


- 나는 네가 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기를 바란다....


 


스필버그는 마지막 순간 한때 심하게 망해먹었던 태양의 제국을 떠올렸는지, 무스탕 전투기를 날려 올린다. 이번엔 캐딜락이 아니라 천사로서 내려왔다는 것이 다르지만 말이다.


 


7. 마치며...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찬찬히 뜯어보면, 이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에 대해 약간의 회의를 느끼게 된다. 영화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성조기의 물결이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어차피 미국 영화이니 그 점은 넘어가야 할 부분이고, 톰 행크스가 손을 떨며, 고향에 돌아간 뒤의 일을 걱정하며, 전쟁에 대해 어찌 설명해야 하는지를 괴로워하는 부분이 과연 이 영화가 무얼 말하려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더욱 부채질 한다.


 


솔직히 이 영화의 성격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한다면, 나로선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영화를 반전 영화로 보기엔 뭔가 2% 정도 부족한 느낌이 들고, 오마하 비치에 대한 상륙전에서 피떡이 된 1사단 병력들의 모습을 [리얼리즘]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상업적인 색채가 강하게 느껴진다. 뭔가 의미를 주려는 듯 한 어설픈 휴머니즘 냄새 역시 구성 자체가 가진 상업적 코드 덕분에 유치하단 느낌이 든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아카데미 작품상을 경쟁작인 <세익스피어 인 러브>에게 넘겨져야 했었는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가지고 반전이니 휴머니즘 영화니 말하면서 평하는 평론가들의 말장난에는 별로 상관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 영화는 정확히 말해 흥행영화에 있어선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스필버그가 작심을 하고 만든 [헐리우드 판 전쟁영화]이지 그 어떤 의미를 두기엔 무리가 가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영화적으로 나쁜 영화냐면 그건 아니라고 말겠다. 이 영화의 미덕...그러니까 그 누구도 실현하지 못했던 정말 사실적인 오마하 비치의 상륙작전 모습을 그려냈고, 고전적인 전쟁영화의 답습으로 옛 추억을 회상하게 만들었단 점 등은 나름대로 의미를 둘 만한 시도였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스티븐 스필버그가 두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것 역시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수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영화 외적으로 마음에 걸리는 것 한가지라면, 오마하 비치에서의 미군 사망자 숫자이다. 그날 하루 죽은 미군 병사의 수는 3천 여 명 수준이었다. 미군은 이 엄청난 사망자 숫자에 놀라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물론 충분히 그럴만한 수치였다. 그러나 말이다. 41년 6월서부터 시작된 러시아에서의 전투에서 소련군은 하루 평균 7천 여 명 이상의 사망자 숫자를 45년 5월 달까지 이어갔던 점에 대해선 왜 침묵하는 것일까? 이렇게 말하면 조금 잔인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런 학살극을 겪은 건 겨우 하루였지 않은 가 말이다.


 


영화 전반에 걸쳐 한명을 구하기 위해 여덟 명의 희생되어야 하냐는 질문을 던지는 스필버그이지만, 어찌보면 자신이 들이민 카메라가 역사의 진실을 호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선 어떠한 질문도, 의문도 생각해 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스필버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성조기의 물결을 스크린 가득 펄럭이게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스필버그가 코폴라나 스콜세지를 못 쫓아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음을 이제는 깨달을 때가 됨직해 보이는데 말이다.








참고 자료


 


<도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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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가


펜더(jagdpant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