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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멘탈 길잡이, 행복 전도사, 척수맨입니다. 잠깐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의지력이 필요한 상황을 줄인다. (스킬을 아껴 쓴다) - 기본 원칙. 지력 회복

 

2. 의지력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마나 리젠을 늘린다)

 

3. 의지력을 키운다. (마나통을 늘린다)

 

4. 의지력을 조금만 써도 되게끔 훈련한다. - 습관화, 환경 변화 (마나 코스트를 줄인다)

 

지난 글에서는 습관을 만드는데 생기는 마찰에 저항하는 것보다 마찰 자체를 줄이는 게 더 좋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번엔 다이어트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물은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군대에서 실제로 목격한 상황입니다.

 

 김병장: 야 박일병, 오늘 점심 메뉴 뭐냐?

 

 박일병: 잘 못들었습니다?

 

여기까진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하지만 이때 김병장님께서 박일병에게 허를 찌르는 말을 합니다.

 

 김병장: 아냐. 너 제대로 들었어.

 

 박일병: ??

 

분명 잘 못들었다고 했는데 말이죠.

 

 박일병: 아, 오늘 점심 말씀이십니까?

 

 김병장: 그래, 인마.

 

우린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아는데 모른 척 할 때가 정말 많습니다. 나도 모르게 말이죠.

 

세상엔 수없이 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있습니다. 무슨 식단, 무슨 운동, 디톡스, 어느 연예인이 했다는 다이어트, 유산소 어쩌구 등등.. 사람들은 왜 이런 걸 수없이 연구할까요? 살 빼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걸까요?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어요. 살 빼는 방법 말이죠. 다만 모른 척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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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아는, 살 빼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덜 먹고 많이 움직여라.' 정말 간단하죠. 근데 이렇게 간단한 걸 우린 왜 못하는 걸까요?

 

마셜 골드스미스, 마크 라이터는 저서 <트리거>에서 우리가 간단한 행동을 못 하는 이유를 알려줍니다. ‘간단하다와 쉽다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라구요.

 

 

다이어트의 어려움과 자아 고갈 이론

 

앞서 자아 고갈 이론을 설명하며 우리의 의지력과 포도당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어찌 보면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게 ‘절제’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절제와 포도당은 밀접한 관련을 갖습니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 다이어트를 하려면 먹지 않기 위해 의지력이 필요하다.

 

-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의지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포도당이 필요하다(먹어야 한다).

 

어쩌라는 거죠?

 

세상에는 생리학적, 생물학적, 생화학적, 만파식적, 케빈듀란트이적 등의 원리들을 동원한 수많은 다이어트 이론이 있습니다. 물론 똑똑한 사람들이 한 이야기니까 다 맞을 겁니다. 하지만 이 이론들의 문제는, 우리의 의지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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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 몸에 안 좋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흡연자들도 잘 알고 있죠. 헌데 금연 정책은 대부분 흡연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어필합니다. 효과가 있을까요?

 

저는 어느 날 중독 문제에 관심이 생겨, 금연에 관한 책인 <담배 끊을 용기>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 전지석 선생님은 금연 정책들 대부분이 비흡연자에 의해 고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위험한 걸 몰라서 담배를 피는 게 아닌데 말이죠.

 

 

절제력과 다이어트의 아이러니한 관계

 

다시 절제력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자기절제력이 좋은 사람들에게는 공통 특징이 있습니다.

 

자기 절제를 잘 하는 사람은 대체로 콘돔을 사용하고, 흡연이나 군것질 혹은 지나친 음주 같은 습관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건강한 습관을 정착시키는 데는 의지력이 필요하며-의지력 강한 사람이 이러한 습관을 잘 지키는 이유이기도 하다-일단 습관이 자리 잡으면, 그 다음부터는 특히 어떤 부분에서 삶이 순조롭게 흘러갈 수 있다.

 

앞서 연재에서 말씀드린 내용인데요, 여기에 언급되지 않은 게 하나 있습니다. 자기절제는 학업, 직장에서의 성취와 매우 관계가 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체중 관리와는 큰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고 여겨지는 사람 중 다수가 과체중입니다(앞서 설명드린 '오프라 패러독스'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유독 이 둘의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자아고갈이론에서는 이를 간단하게 설명 가능합니다. 절제력의 주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포도당이기 때문입니다.

 

비트박스에 북치기와 박치기가 있다면 다이어트에는 식습관과 운동이 있습니다. 여기서 운동은 자기절제와의 관련성이 높습니다. 즉 자기절제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운동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점이 체중감량으로 직결되진 않습니다. 왜냐? 아시다시피 체중 감량에는 운동보다 식습관이 더 중요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식습관을 갑작스럽게 변화시키면? 앞서 말씀드린 오프라 윈프리처럼 한 두번 정도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지만 결국 우리 몸은 급격하게 변화된 식습관에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애초에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은 닝겐들의 유전자는 기근에 대처하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먹는다면 우리 몸은 현재의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젠장 이렇게 쓸데없는 곳에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게 우리 몸입니다.

 

결국, 돌고 돌아 당연한 이야기로 왔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해선 급격하게 체중을 줄이지 않고 점진적 지속적인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현실적인 목표 설정

 

우선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목표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높은 것도 문제입니다.

 

이런 실험이 있습니다. 영국의 마권회사 윌리엄 힐 에이전시는 체중 감소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게 내기를 제안합니다.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 건 돈의 50배를 받는 내기입니다. 얼마나 감량해야 되나? 그건 본인이 정하라고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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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습니까 휴먼? 돈도 벌고 살도 빼게 해준다고?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내기에 80%가 실패했답니다. 이건 그만큼 사람들이 본인들을 과대평가하고 목표를 높게 잡았다는 거죠. 비현실적인 목표를 잡으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될까요? '아무렴 어때 효과'가 나타납니다.

 

'아무렴 어때 효과'의 학술적인 명칭은 역규제적 섭식 경향(counterregulatory eating)입니다만, '아무렴 어때 효과'가 이해하기가 쉬우니까 이 용어를 씁시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보통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하루 섭취량의 기준을 어느 정도 정해놓습니다. 이걸 잘 지킨다면 문제가 없습니다만, 사람인 이상 예상치 못한 이유로 이를 초과해서 먹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때 우리의 마음은 ‘아무렴 어때, 오늘은 즐기자!’로 가기가 쉽습니다. 인베때 킬 따이고 레드 뺏기니까 당당하게 상대 타워로 돌진하는 우리 정글처럼 말이죠.

 

 

먹기의 천재였던 우리

 

어린아이는 자라서 성인이 됩니다. 아이의 능력 대부분 역시 점점 성장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성장하면서 퇴화되는 능력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공룡에 대한 지식이고 두 번째는 ‘제때 먹기’입니다.

 

인간은 음식을 적당한 양만 섭취할 수 있도록 선천적인 재능을 타고났다고 합니다. 믿기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생각해보니 애기들은 배고플 때 웁니다. 배부르면 그만 먹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입학하고, 공룡에 대한 지식을 잃음과 동시에 이 놀라운 능력 또한 잃게 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공룡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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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식습관에 관한 연구가 진행됩니다. 1960년대에 이뤄진 실험을 소개하겠습니다. 한 실험실에서 피실험자들은 책상에 놓여진 스낵을 먹으면서 설문지를 작성합니다. 이 시리즈를 쭉 읽어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당연하게도 이 설문지는 실험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피실험자들이 설문지 작성에 몰두하는 와중에 연구자들은 벽에 걸린 시계를 조작해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이때 비만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이 먹었습니다. 시계를 보고 저녁 시간이 다가왔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비만인 사람들은 배고파서 (내적 신호) 먹는 게 아니라 먹을 시간이 되니까 (외적 신호) 배고프다고 착각한다는 겁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피실험자들에게 땅콩을 먹게 하는데 일부는 껍질을 깐 채로 주고 다른 일부는 껍질을 안 깐 땅콩을 줍니다. 보통 체중의 사람들은 땅콩 껍질의 유무와 관계없이 비슷한 양을 먹었습니다. 반면 과체중인 사람들은 껍질 깐 땅콩을 줬을 때 더 많은 땅콩을 먹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과체중인 사람들이 껍질 깐 땅콩에서 식욕에 관한 신호를 더 많이 느꼈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이런 연구들을 보면서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요? 처음엔 과체중인 사람들은 내적신호 보다는 외적신호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흐른 후 연구자들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했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오히려 반대라는 겁니다.

 

과체중인 사람들이 내적 신호를 무시하는 건 맞습니다만, 그게 과체중의 원인이 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은 과체중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다이어트는 먹는 것에 관한 규칙을 세우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규칙에 의존하도록 만듭니다. 즉, 내적 신호(배고픔)를 무시하고 외적 신호(음식 섭취 계획)에 따라 먹게 합니다.

 

평소에 많이 먹던 사람이 갑자기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평소보다 덜 먹습니다. 당연히 배고픈 시간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를 억지로 무시해야 합니다. 즉, 내적 신호를 무시하게 됩니다.

 

그런데 음식 섭취의 시작 신호와 중단 신호는 밀접한 관련을 갖습니다. 결국 언제 먹기 시작하고 언제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호 체계가 전체적으로 무너지고 맙니다. 처음에 세운 규칙을 쭉 유지한다면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이를 항상 지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왜냐? 규칙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자제력을 소모해야 합니다. 하지만 배고픈 시간이 늘어나면 우리 몸에 포도당이 부족해집니다. 결국 우리의 자제력 또한 떨어집니다. 결국 규칙을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집니다. 무너진 신호체계 상태에서 음식을 먹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렴 어때 효과’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그럼 어쩌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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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을 ‘유예’하기

 

오늘 실험이 많이 등장하네요. 니콜 미드와 버네사 패트릭은 음식 사진에 대한 정신적 반응 실험을 진행합니다. 피실험자들에게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디저트를 상상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이들을 세 집단으로 나눕니다.

 

첫 번째 집단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를 마음껏 먹는 상상을 하게 합니다. 두 번째 집단은 디저트를 절대로 먹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처럼 상상하게 합니다. 세 번째 집단은 지금은 그 디저트를 먹지 않겠지만 나중에는 맘껏 먹어도 된다고 상상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초코케이크 그림을 보여준 후 얼마나 괴로움을 느끼는지 테스트합니다.

 

연구자들은 절대 먹지 않겠다고 한 집단, 즉 두번째 집단이 가장 덜 괴로워할 거라고 추측했습니다만, 그 반대의 결론이 나왔습니다. 절대 먹지 않겠다고 생각한 사람들보다 ‘나중에 마음껏 먹자.’고 생각한 사람들이 덜 괴로워했습니다. 디저트를 거부하는데 의지력이 필요하지만 ‘절대 안 돼.’ 라고 말하는 것보다 ‘나중에’라고 말하는 게 훨씬 부담이 적다는 것이죠.

 

달콤한 음식이나 탄수화물은 특히나 절제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수차례 설명했으니 생략! 하지만 이에 대한 갈망이 너무나도 강력하다면? ‘안 돼! 절대 먹으면 안 돼!’ 라고 생각하는 건 자살행위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톰 소여의 모험’에서 “어떤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그 일을 꼭 하고야 말겠다고 다짐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은 절대 안 됩니다. 대신 그 음식을 굳이 원한다면 나중에라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음식을 먹습니다. 지금 중요한 건 에너지를 소모했기 때문에 우리 몸이 단 음식을 갈구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걸 거부하고 버티는 것은 또 다른 ‘아무렴 어때 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달콤한 음식들이 가득하다면 이를 거부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 자체를 피하는 게 우선입니다. 사실 다이어트 자체를 피하는 게 좋습니다. 달콤한 음식들이 엄청나게 땡긴다? 그런 상황에선 포도당을 적정량 섭취해주고(다른 음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그렇게) 장기적인 전략으로 자기 절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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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빵이 중요하다

 

오디세우스가 돛대에 자신의 몸을 묶었던 것처럼 초장에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다면 좋을 겁니다. 위공장문합술(gastric bypass surgery)이란 게 있습니다. 위의 크기를 줄여 음식 섭취를 물리적으로 줄이는 법입니다. 근데 이건 너무 극단적이잖아요. 조금 더 온건한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우선 위험이 되는 음식의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느 사무실에서 수행한 한 실험에서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사탕을 책상 서랍으로 넣기만 했음에도 소비율의 3분의 1이 줄었답니다. 다른 방법으로 밤에 야식을 먹지 않기 위해 저녁 먹고 바로 양치질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너무 하찮은 거 아닌가요? 소소한 거 아닌가요? 아니요, 욕심부리지 맙시다. 소소한 변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해나가는 방법이 더 현명합니다.

 

또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이라고 불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위협이 되는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미리 생각해 놓는 겁니다. ‘만약에 ~~라면 ~~의 행동을 취할 것이다.’를 미리 생각해 놓읍시다.

 

파티에서 음식의 유혹을 받을 것 같다? ‘칩 종류가 나온다면 먹지 않겠어. 뷔페라면 채소와 지방 없는 고기만 먹겠어.’ 라고 미리 생각하는 것.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상대 그랩이 빠지면 E, Q, 평 으로 딜 교환을 시도해야지.’ 라는 생각을 미리 하냐 아니냐에 따라 우리 반응이 달라지는 거 느껴 보셨을 겁니다. 조금 더 극단적인 선제적 예방 조치로 주변 사람들을 날씬한 사람들로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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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피투게더에서 모델 송해나씨가 나래바 합숙 때문에 한 달에 8kg가 쪘다가 박나래 씨를 끊고 돌아왔단 이야기를 한 게 좋은 예입니다. 사회적 연결망을 분석하는 연구에서 비만인 사람에겐 날씬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들끼리만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유명한 연예인이 순식간에 몇 kg를 감량했다는 뉴스를 보더라도 그러려니 하지만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 다이어트를 성공하면 자극이 확 오는 것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보고 또 보고

 

많은 다이어트 코치들이 체중계를 멀리하라고 합니다. 근데 이 말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체중계를 멀리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크게 의미 없는 숫자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매일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없구나.’라고 오해합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중요합니다. 연구자들은 ‘수감자들은 왜 살이 찔까?’라는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조사한 결과 의외의 원인을 알아냅니다. 감옥의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수감자들이 뚱뚱해지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코넬 대학교의 브라이언 원싱크는 죄수들이 허리띠가 있는 옷을 입지 않고 몸에 달라 붙는 옷도 입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주장합니다. 상하의 일체형인 헐렁한 죄수복을 입으면 바지가 조인다거나 벨트를 늘려야 한다거나 하는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즉, 자기모니터링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이런 자기 모니터링, 자아 인식력의 중요성은 다른 부분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먹게 되면 자아 인식력이 떨어지게 되고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먹을 때도 음식보다는 분위기에 집중하게 되므로 평소보다 많이 먹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여기에 술까지 마시면? 술에 취한 사람들은 자아 인식이 더더욱 약해지고 모니터링 기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더 먹습니다.

 

앞서 말한 코넬 대학교 브라이언 원싱크팀은 사람들이 먹고 있는 수프 그릇에 몰래 튜브를 연결해서 계속 수프를 채워 넣는 실험을 합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수프를 무한으로 즐깁니다. 심지어 그들이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도 말이죠.

 

우리가 다른데 정신이 팔리면 내적신호보다는 외적 신호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음식이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비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먹은 양을 꾸준히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먹은 음식을 바로바로 치우지 않는 방법같이 말이죠. 술자리에서 소주병을 계속 치웠냐 아니냐에 따라 먹은 술의 양이 달라지는 경험 많이 해보셨을 겁니다.

 

 

생각보다 내용이 길어졌습니다. 지난 번에 언급한 스티븐 키즈의 ‘습관의 재발견’에서도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워낙 이 부분의 수요가 커서 그런지 ‘습관의 재발견 - 다이어트’라는 책이 별도로 있을 정도입니다). 이 책의 내용도 위에서 언급한 것과 큰 틀에선 비슷하기 때문에 따로 정리하진 않았습니다만 의지력의 관점에서 본 다이어트 전략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결론: 다이어트는 힘드니 다이어트 할 일을 만들지 말자.

 

결론2: 포기하면 편해. 포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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