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지만, 윤춘장을 필두로 하는 검찰의 칼춤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청와대까지 압수수색하는가 하면, 검경수사권 조정에 앞장섰던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에게도 칼날을 들이밀려 하고 있다.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냐고 굳이 묻고 싶지도 않다. 대한민국 검사들은 다 요모냥일까? 한국 검사 중엔 '존경'을 받을 검사는 없을까? 

 

아니, 우리에게도 존경할만 한 '진짜' 검사가 있었다.

 

 

 

1. ‘두 말 필요 없는’ 이준 열사

 

때는 구한말로 올라간다. 우리에겐 친숙한 헤이그 특사인 이준 열사다. 이준 열사는 원래 검사였다. 

 

 

1859년 1월 21일 함경남도 북청군 속후면 용전리 발영동에서 이병관과 청주 이씨 사이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때 이름은 이성재(李性在)였으나 젊은 시절 이준(李儁)으로 개명하고 호는 일성(一醒)이라 하였다.

 

3살 때 부모를 잃고 조부와 작은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한학을 배웠다. 12살 때 북청 향시에 응해 합격했지만 나이가 워낙 어려 합격하고도 급제하지 못했다. 이를 부당하다 생각한 이준은 북청 남문루에 올라가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 사실이 북청 마을에 널리 퍼지자 주만복이라는 사람이 이준의 할아버지에게 자기 딸과 이준을 혼인시킬 것을 제안한다. 

 

12세에 장가를 든 이준은 장인으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전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학문에 매진했지만, 자라면서 세상에 눈을 떴다. 보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리라 결심한 그는 17세에 집에 편지 한 장 남겨놓고 무작정 서울로 떠난다.

 

갑오개혁 이듬해인 1895년, 이준은 우리나라 법관양성소의 1회 졸업생이 되었다. 구한말 조정이 육성한 최초의 근대 법관인 것이다. 1896년에 한성재판소 검사 시보로 법률가의 삶을 시작했지만 첫 검사 시보 생활은 한 달 만에 끝났다. 그의 강직한 성품이 부패한 관리들을 두고 넘어가지 못했다. 사사건건 마찰을 빚다가 급기야는 모함을 받아 관직을 삭탈당한다. 타락한 대관을 탄핵하는 바람에 출사한 지 33일 만에 면관되었다.

 

검사를 그만둔 1902년에는 민영환의 비밀 결사인 개혁당에 가담했고, 1904년에는 공진회 회장을 지냈다. 공진회 활동으로 유배생활을 한 뒤, 1905년 국민교육회 회장에 취임하였다. 보광학교, 오성학교를 설립하여 교육 계몽 운동에 힘썼고, 조선독립협회 평의장도 맡았다.

 

이후 대한보안회를 조직하여 일제의 황무지 불하 취소 운동을 전개하던 중 신변의 위협을 받아 일본으로 망명한다. 고종의 아관파천(1896년) 때였다.

 

일본으로 망명해 2년 간 와세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1906년 귀국한 뒤 대한제국 최고의 사법기관인 평리원 검사로 재임용되었다. 헤이그 특사로 떠나기 1년 전이다. 이준은 법률의 기강을 바로잡고 대관 중신들의 뇌물수수는 물론 난신적자(나라를 어지럽히는 신하와 부모를 해치는 자식)를 잡을 좋은 기회가 생겼다며 기뻐했다고 한다.

 

평리원

 

이준이 평리원 검사로 있을 때 몇 가지 일화가 있다. 임관 초기에 다른 법관들이 손을 댈 엄두를 내지 못하던 권세가 풍양 조씨와 남양 홍씨 사이의 산송(분묘 및 분묘 주변의 산지를 대상으로 하는 소송)을 엄정하게 처리했고, 이를 계기로 고종의 신임을 얻는다.

 

1906년 황족인 예양도정 이재규의 형사피고 사건을 재판하기 위해서 특별법원이 설치되었다. 정3품 벼슬에 오른 고종황제의 인척 이재규는 한홍석, 일본인 등과 작당하여 경기도 가평군 소재 전답의 문권과 증권을 위조해 자기 소유로 만들었다. 황족의 지위를 이용해서 토지를 빼앗은 것이다. 1906년 5월 가평군에 사는 한병교가 이재규 등을 고소했고, 특별법원이 꾸려졌다. 이준은 특별검사로 임명되었다. 이재규에게 10년의 징역을 구형했지만, 고종의 명으로 유배형으로 감형되었다.

 

은사령(사면)안의 작성을 둘러싸고 법부의 간부와 평리원 검사 이준이 정면으로 충돌한 적이 있었다. 1906년 10월 황태자의 재혼 가례를 맞이하여 고종황제가 은사령을 내렸고, 평리원 검사 이준은 평리원 소관 죄인 중에서 은사 대상자를 작성했다. 법부가 형사국장과 문서과장을 통해 참고명단을 전했는데 이준은 '은사 대상자 명단 작성은 검사의 고유권한임'을 강조하면서 법부안을 거절했다. 

 

뿐만 아니라 을사오적을 처단하려다 체포되어 복역중이던 나인영, 오기호를 사면자 명단에 포함시켰을 뿐 아니라, 정치범들도 명단의 첫머리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법부의 직속상관인 형사국장 김낙헌이 이준의 안이 아닌 다른 중죄인을 명단을 고종황제에게 보고했다. 이준은 시정하라고 요청했지만 당연히 거절당했다.

 

이준은 1907년 2월 법부형사국장 김낙헌을 고소했다. 법부도 평리원에 '하관이 상관을 고소한 죄로 이준을 체포하여 심판하라'는 통첩을 보냈다. 검사 이준은 항명죄로 구속되어 법정에 섰는데, 체포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자강회, 서북흥학회, 국민교육회 등을 비롯한 수많은 군중이 몰려와 석방을 요구했다. 이준은 3일 만에 다시 보석의 형식으로 석방되었다.

 

석방 후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법부 문서과장 이종협, 평리원 수반검사 이건호를 피고로 평리원에 다시 고소했다. 고소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부 문서과장 이종협은 그 직권이 단지 소송을 접수하는 것에 그치고 검사의 직권이 없는데도 범과를 논죄하라고 하며, 통첩하여 월권을 범하였고, 또한 상관의 명령을 받지도 않고 임의로 통첩한 것이니 법을 왜곡하여 사사로이 평리원 검사에게 촉탁한 것이다.

 

이건호는 이러한 사문서를 받아 본부에 보고하지 않고 함부로 동료를 체포하였으니, 응당 보고를 하지 않고 법을 왜곡하여 촉탁을 받은 것에 해당한다.”

 

'이준이 을사늑약 반대운동을 한 자들을 석방시키려고 하다가 체포되었다'는 것은 외교상으로도 중대한 문제였다. 법부는 통감부에 평리원의 경비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평리원은 이준을 체포한 이유를 이렇게 적었다.

 

“평리원 검사 이준이라는 자가 가례에 관련한 특사 인원 중에서 합일협약에 반대한 범죄인의 특사를 아울러 시행할 것을 주장하고, 그 의론이 법부대신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분격하여 동 대신을 칙명위반이라고 참방하고 법부대신을 고소했다.”

 

3월 2일 재판에서 이준은 "하관이 상관을 기소하는 법률이 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형법대전의 관련 조항을 보여주며 항변했다. 그러나 평리원은 이준에게 "하관이 상관을 고소하고, 문서과장 이종협이 공문을 파괴한 것도 상사의 지시를 어겨 격례가 아니므로, 이준의 행위는 월권"이라고 판결, 태형 100대에 처했다. 이준은 불복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구금되었다.

 

고종황제는 이준의 형을 태형 70대로 감하라는 칙명을 내렸다. 태형 100대는 면관이었다. 고종은 이준의 면관을 막기 위해 칙명을 내렸고, 이준은 벌금을 받고 석방된 3월 13일, 평리원 검사로서 출근했다.

 

3월 16일, 이준은 의정부 참정대신 박제순에게 '법부대신과 평리원 재판장 이하 관리와 법관들을 모두 면직하고 벌해달라'고 청원했다. 청원서에는 ‘검사는 국가의 대표가 되어 형법상 독립의 권한을 가지며 공소 제기의 권한을 가진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근대적 법률관과 법치에 근거한 민주적 검찰제도에 대한 신념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법부대신 이하영은 고종황제의 감형으로 이준이 검사직을 유지하는 게 못마땅했다. 재판에 관여한 평리원 판사들에게 ‘상관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마음대로 처결했다’는 이유로 견책 처분을 내렸다. 이준에게는 ‘법관의 체모를 손상시켰다’며 면관을 요청하는 주본을 고종에게 올렸다.

 

결국 이준은 면관되었지만, 이 사건으로 ‘강직한 검사’로 각인되었다.

 

이후 이준은 고종황제의 밀명을 받아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된다. 

 

 

이준은 완고한 법치주의자였다. 당대 사람들은 그를 ‘호법신(護法神)’이라고 불렀다.

 

 

 

2. 고무신 검사 최대교

 

최대교 검사의 아호는 ‘화강(華剛)’, ‘강화(江華)에 본관을 둔 강직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는 ‘바오로 김홍섭, 가인 김병로’와 함께 ‘법조삼성’으로 유명하다.

 

 

최대교의 이름 앞에는 ‘검찰의 양심’, ‘대쪽같은 검사’, ‘누룽지 검사장’, ‘고무신 검사장’, ‘최(崔)고집’, ‘한국의 피에트로(이탈리아의 추상같고 깨끗한 검사)’라는 별칭이 붙는다. 그만큼 청렴강직한 검사였다. 

 

1901년 1월 21일 전북 익산군 삼기면에서 농사를 짓던 강화 최씨 현중과 경주 최씨 사이에서 3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8살 때 경성제일고보(현 경기고)에 입학하여, 1923년에 졸업하고 1929년에 일본 호세이 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32년 일본 고등문관시험 사법과에 합격, 평양지검 검사국 시보를 거쳐 1934년 검사대리가 되었다. 이후 진주지청과 부산지방법원에서 함흥, 광주지청을 거쳐 정읍지청장을 지내면서 광복을 맞았다. 화강의 청렴강직한 성격으로 정읍지청장 때 김장철에 이웃집에서 건네주는 항아리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최대교는 18년의 검찰생활 동안 자의로 사표를 세 번 던졌다. 엄정해야 할 검찰권과 정의가 위협을 받을 때마다 사표를 던지는 것으로 검사의 신념을 지키려고 했다.

 

그가 초대 서울지검 검사장으로 재직하던 1949년, 정인보 감찰위원장으로부터 한 장의 고발장이 날라들었다. 이승만의 총애를 받았던 임영신 상공부 장관이 1948년 12월 경북 안동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상공부 직할 적산 메리야스 공장 관리인으로부터 270만 환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다음해 3월엔 조선전업을 비롯한 산하단체로부터 '이승만 대통령의 생일 기념품 마련'이라는 명목으로 현금 595만환을 거둬들였다고 했다.

 

최대교는 즉각 수사에 착수하였다. 임영신 상공부장관을 수양딸로 여겼던 이승만 대통령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을 통해 수사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현직 장관이 뇌물을 받았다고 하면 미국이 원조를 중단할 것이니 ‘국가의 장래’를 위해 수사를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최대교는 ‘뇌물 받은 장관을 처벌하지 않으면 오히려 미국이 원조를 끊을 것’이라며 기소강행 의지를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법무부장관이 정식 공문을 통해 장관과 도지사, 판사, 검사 등에 대한 범죄를 기소할 때는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기소유예 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최 검사장은 검찰총장을 경유하면서까지 '즉시' 회신을 보냈다. ‘형사소송법상 기소, 불기소 결정은 검사의 전속권한이며 법무부장관이 검사의 구체적 사건에 관여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답변이었다. 그리고 현직장관 임영신을 불러 직접 10시간 넘게 조사한 뒤 배임 및 배임교사, 수뢰 등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특별재판부를 구성해 관련 피고인 대부분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임영신에 대해서만 무죄였다. 최 검사장은 사표를 던졌다.

 

 

같은 해 6월 김구 선생 암살사건이 벌어졌다. 암살범은 현역군인 안두희였다. 이승만 정권은 이 사건을 김구 선생이 당수로 있던 한독당 내분으로 몰아갔다.

 

경무대는 검찰총장이 서울지방법원장에게 한독당원 7명에 대한 영장신청을 직접하도록 명했다. 최 검사장의 성품을 아는 이승만이 "그에게는 일체 알리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를 이웃 관사에 살던 법원장으로부터 우연히 들은 최 검사장은 또 사표를 써서 검찰총장을 찾았다.

 

일제치하에서도 사표를 던졌다. 부산지검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총독부의 압력이 있을 때 사표를 던졌다. 

 

일본인 순사가 조선인 절도 피의자를 때려죽인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했다. 총독부 경무국은 법무국을 통해 담당검사인 그에게 기소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해왔다. 그는 굴하지 않았고, 일본인 순사에 대한 기소장과 자신의 사표를 동시에 검사정(지금의 검사장)에 올리고 출근하지 않았다.

 

결국 그 순사는 재판에 회부되었다. 최 검사는 일본인 순사를 조사하기 위해 미리 경찰서에 가서 입회서기에게 빵 두 개를 사두라고 했다. 경찰서장이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그를 기다렸지만 빵 2개로 요기를 하며 조사를 마쳤다고 한다.

 

최대교는 자신 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인척에게도 엄격했다. 1962년 제15회 고등고시 형사소송법 담당 고시위원으로 임명 받았지만, 내각 사무처장 앞으로 '고시위원 사직서'를 보냈다. 큰 아들이 사법과에 응시했다는 이유였다. 정읍지청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엔 시골에서 씨암탉을 들고 관사를 찾아온 동생을 "속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뇌물인 줄 알 테니 앞으로는 빈손으로 오라"며 나무라기도 했다.

 

그는 40년 넘게 28평짜리 낡은 한옥에서 살았다. 정부수립 후 검사장 봉급은 1만 7000환. 쌀 한 가마니도 사기 힘든 액수였다. 때문에 그의 아내 최기효 여사를 비롯 가족들은 봉투를 만들어내다 팔기도 했고, 서울고등학교에 다니던 큰 아들은 수업료를 제때 내지 못해 수업시간에 집으로 쫓겨 오기도 했다.

 

최 검사장은 도시락 대신 누룽지를 갖고 출근해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남몰래 점심을 때웠다. 이것을 들켜 '누룽지 검사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6.25 전쟁으로 인한 부산 피난 시절 때는 오른쪽, 왼쪽 고무신을 바꿔 신기도 했다. 4.19 학생혁명 이후 서울고검장에 복귀하고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은 나라에서 관용차를 탈 수 없다”며 아현동 집에서 서소문 검찰청까지 걸어서 출근했다.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로부터 혁명감찰부장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 서울고검장 일은 계속했지만 1963년 박정희가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오르자 검찰을 떠났다.

 

 

 

3. ‘인혁당 기소 지시 거부’ 이용훈 부장검사

 

1964년, 박정희 정권이 벌인 북풍공작사건인 '1차 인혁당 사건'이 발생했다.

 

중앙정보부는 “북괴의 지령을 받고 국가 변란을 기도한 대규모 지하조직인 ‘인혁당’을 적발했다”고 발표하였다. 한일회담을 반대하는 학생 데모도 인혁당 관련자들이 북괴의 지령에 따라 배후조종한 것으로 몰았다. 그들에게 씌워진 혐의는 어마어마한 간첩혐의로, 지하조직 관련자 57명 중 41명을 구속하고 16명은 수배중이라고 했다.

 

그해 8월 이 사건이 서울지검 공안부로 송치되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이용훈 부장검사를 비롯 김병리, 장원찬, 최대현 등은 증거불충분으로 기소할 수 없다고 버텼다. 검찰 상부와 중정에서는 '기소하라'고 온갖 압력을 가했다. 

 

법무부 차관이 “빨갱이 사건에 증거 운운할 수 있나? 정보부에서 받아낸 자백을 검사들은 왜 못 받아내는가?”라며 다그치기도 했고, ‘기소를 하든지 옷 벗고 나가든지 택하라’고 어르기도 했다. ‘기소를 못하면 공소장이라도 작성해달라’고 애걸복걸했지만 검사들은 사표로 답했다.

 

이용훈 부장검사와 여운상 차장검사는 사표 수리 형식으로 면직됐다.

 

 

 

4. 과거사 재심 무죄 구형 ‘임은정’

 

임은정 검사는 영화 <도가니>의 실제 공판을 담당하면서 세간의 이름을 알렸다. 

 

2013년 진보당 간사였던 윤길중 목사의 재심 사건을 맡아 상부의 ‘백지구형’ 지시를 어기고 ‘무죄구형’을 했다가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박근혜 정권, 과거사 사건에 대해서 정권의 눈치를 보던 시절이었다. 임은정 검사는 징계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에서 2017년 승소했다.

 

임 검사가 무죄구형을 할 당시 아버지는 암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임 검사가 '무죄구형'을 각오했을 때 자신의 신변이 무사하지 않을 거란 걸 예상했을 것이다. 이 사건으로 임은정은 검찰 내부에서 '조직을 흔드는 사람'으로 낙인찍혔고, 온갖 압력에 시달렸다. 2015년엔 7년마다 실시하는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눈엣가시 찍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었다. 결론적으로 임 검사는 퇴직은 면했지만, 어렵게 가진 아이를 유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수년 간 조직에서는 자신을 향한 동료, 선후배들의 ‘흰 눈’이 끊이지 않았지만, 쓴소리, 입 바른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서지현 검사의 편에 섰고, 강원랜드 채용비리 건을 수사하면서 상부로부터 외압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한 안미현 검사의 동료가 되었다.

 

2019년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 검사의 활약상은 이미 유명하다.

 

임 검사는 귀족검사의 비위행위에 대해 묵인하지 않았다. 국민을 위한 검찰, 괴물이 아닌 검찰, 사랑 받는 검찰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심정으로 지금도 안에서 열심히 바깥을 향해 문을 열어 젖히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

 

 

 

■ 참고자료

- (사)일성이준열사기념사업회, “이준 열사, 그 멀고 외로운 여정”, 도서출판 한비미디어, 2010

- 이양지, “[이준 열사 순국 100주년] 헤이그 특사 ‘이준 열사 병사설’은 가짜다”, 민족21, 2007

- 한국민족대백과사전, 이준열사기념관

- 다수의 언론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