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9.목요일
신짱
안녕하세요 신짱입니다. 오랫만에 기사로 찾아뵙는 것 같습니다.
딴지가 개편 후 야심차게 내놓은 서비스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shoot!입니다. 이미 취지, 배경, 사용법등에 대한 설명은 사이트 곳곳에 있으니 더이상의 설명은 불필요할 듯 합니다. 다만 은하계 최초의 서비스다 보니 아직은 모든 게 생소한데요.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는 참여가 저조합니다. 변화에는 언제나 두려움이 따르지요.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보고자 필독님과 저 둘이서 슛 투어를 떠나보기로 했습니다. 사무실이 있는 명동에서 용인 에버랜드까지 가보고 그 실황을 슛으로 중계하는 이벤트입니다. 실생활에서 슛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 가능한지 테스트해 보는 것이 이번 슛 투어의 목적입니다.
먼저, 출사표 보시죠.
사옥 앞, 출발 풍경입니다.
슛영상에도 나오지만, 이날 날씨가 엄청 추웠습니다. 뭐 제 재수가 그렇지요. 필독님은 남자 둘이 손 붙잡고 에버랜드를 가야 하는 현실에 격분했지만, 저는 덤덤했습니다. 외딴 곳에서 비에 젖은 몸으로 하염 없이 떨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주 잡을 수 있는 손의 존재가 얼마가 절실한 지 뼈저리게 동감할 수 있겠지요.
물론 그래도 한가닥 남는 분노야 어쩔 수 없지만요.
예상대로 황량한 에버랜드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자유이용권을 끊어주니까 필독님이 아이처럼 좋아합니다.
기왕이면 솜사탕까지 사줄 걸 그랬습니다.
평일 대낮에 살을 에는 날씨, 당연히 사람이 있을 리 없습니다. 일단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이구요. 지금이야 시베리아 벌판에서 귤을 까먹고 있으래도 둘이 함께라면 마냥 좋을 것 같이 히히덕 거리지만, 조만간 이년 저년 이 새끼 저 새끼 이 키 180도 안되는 루저새퀴야 닥쳐라 내가 낸 모텔비나 뱉어라 온갖 저주의 욕설을 퍼부으며, 필경 이땅에 정의가 아직 살아있고 역사는 정방향으로 진보하고 있음을 증명해줄 몇몇 닭살 커플들만이 황량한 평일 대낮의 놀이공원을 지키고 있을 따름입니다.
첫번째 놀이기구로 바이킹을 골랐습니다. 탑승인원은 저와 필독님 둘입니다. 저희 둘을 위해 안전요원 한분과 아나운서(?) 한분이 열심히 안전수칙을 일러주고 신나는 음악도 틀어주었습니다. 심지어 그 추운 날씨에 화려한 율동까지 보여주시더군요. 다행히 마이크로 욕은 안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맨 뒷자리, 필독님은 가운데 자리에 탑승했습니다. 맨 뒷자리는 바이킹의 물리법칙상 운동에너지에서 위치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장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자리지요. 모 CF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가족사진에 아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이유던가요. 외모에 자신이 없어서도 아니고, 사진 찍히는 게 싫어서도 아니고 오직 가족들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기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아빠... 뭐 그렇다구요. 참고로 필독님은 키 180이 넘는 위너입니다.
추운 날씨에 바이킹까지 타고 나니 내 몸이 내 몸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린 이제 시작했을 뿐입니다. 원래 매를 맞을 때보다 매를 맞기 위해 기다릴 때가 더 공포스런 법이지요.
그리고 그 공포는 바로 현실이 됩니다.
이제 오늘 일정의 하이라이트가 남았습니다. 원래 놀이공원의 꽃은 롤러코스터이지요. 에버랜드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롤러코스터가 있습니다. T-익스프레스라는 것인데요. 설명서에 나와있길 경사각이 77도로 세계최대랍니다. 여느때 같으면 좋다고 탔겠지만, 꽁꽁 얼어붙은 몸에 물세례까지 받은 처지라 솔직히 공포스럽기까지 하더군요.
우리가 해병대는 아니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 밖에...
실제 타 본 경험은 역대 어느 놀이기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넘사벽, 그 자체였습니다. 경사각이 77도나 되다보니 하강할 때 거의 레일이 보이지 않더군요. 막 타고 나온 후의 소감 한번 보시죠.
이로써 짧고 굵은 놀이기구 체험을 마쳤습니다. 이외에도 4D 체험관이라고 좌석이 움직이는 3D 입체영화도 봤습니다만 은하계 최초의 모바일 브로드캐스팅 서비스 shoot! 조차도 아직 3D, 4D는 지원하지 않기에 촬영은 포기했습니다. 물론 필독님과 손을 꼭 붙잡고 관람했지요.
돌아가는 리프트 위에서 마지막 슛을 날립니다.
제 목소리가 잘 안들리는데요. 그때 제가 한 말은 이렇습니다.
"다음에는 차라리 저희 둘이서 삽 두자루 들고 산에 올라가서 삽질을 하겠습니다."
돈도 안들고 땀도 나고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필독님과 저 둘이서 진행한 슛투어 보고는 여기서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P.S
제가 농담 한마디 안 섞고 깍듯하게 존대말로 기사 쓰는 속뜻을 여러분들은 알아 주시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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