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7.6.월
하지만 그런 내 동생도 촌지를 받는다. 아마도 내 동생의 양식, 그리고 교사로서의 얌심은 촌지를 주면 받되 강요는 하지 않고, 촌지 안한다고 차별은 안한다는 게 그 한계인듯 하다. 이만한 교사도 별로 없는지 과거의 학부모들(걔중에는 스승의 날 선물로 집에서 담은 장아찌를 보낸 이도 있다)이 계속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상담을 하는 걸로 봐서 촌지 문제가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다. 소풍, 스승의 날, 어린이 날 그리고 명절이 되면 얼마씩 거줘 교감과 교장에게 상납하고 그걸 거부하는 교사는 그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한다(마치 촌지 안주는 학부모를 교사가 가르치는 그 방식 그대로). 천만에, 촌지의 고리는 끝이 없다. 교장 교감은 교육감 내지는 장학사들에게 봉투를 돌린다. 교감은 교장이 되기 위해, 교장은 무슨 연구학교다 시범학교다를 따내기 위해, 그리고 교육부로 들어가기 위해 돈을 뿌린다. 왜냐? 죽으라 비비고 올라가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윗선으로 올라갈수록 그들은 붕투의 생리, 촌지의 고리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결코 이 촌지문제에 적극적이지 않는 것은 학부모의 봉투에서 나온 그 돈 그리고 갈때 교감과 교장 역시 오만원, 장학사 10만원. 왜냐면 방학동안 일직 대신해 주는 교사들 밥사줘야 하기 때문에 교감이 당당히 요구해서 5만원 줬고, 그러자 교장이 어른부터 인사 안한다고 또 당당히 화를 내서 5만원 주고, 그리고 연수가는데 필요한 무슨 서류떼러 교욱청에 갔더니 장학사가 또 인사 좀 안하느냐고 해서 10만원. 그리고 다녀와서 선물... 이 정도는 약과인데 내 동생은 시험 쳐서 성적으로 뽑혀간 거여서 돈이 적게 든 거란다. 순전히 인사빨로 연수 한번 다녀오려면(해외연수 다녀오면 가산점이 있는 모양이다) 집에서 교욱청까지 돈을 깐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니 촌지교사 문제를 교육부에 아무리 진정해봐야 뭐가 되겠는가. 교욱부 장관이 아무리 촌지 근절하려고 해도, 한두명 뽑아내도 안되는 게 촌지다. 첫째,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만원 이상 선물 현금을 처벌한다는 법률 통과. 둘째, 학교에서 기타 잡부금을 일체 안걷는 것(학부모가 돈 들고 학교 올 일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학부모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촌지를 주는 마음에는, 소극적으로 그저 남들처럼... 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내 아이를 다른 애들보다 좀 더... 라는 마음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것은 타인의 관심과 애정을 돈으로 사는 행위가 아닐까? 광희 초등학교의 경우, 1학년 5반의 모든 학부코들, 학부모들의 악착같은 마음, 특별히 내 아이를 좀 더 봐줬으면... 이라는 얄팍한 바램없이 촌지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제발, 내 아이 잘되기 바라는 그 마음이 재호같은 아이를 만들수도 있다는 걸 학부모들은 잊지말자. 학부모들이 이런 다짐을 않는다면 광희 사건의 주인공을 처벌해서 뭣하나. 제2의 전정인, 제3의 전정인이 또 나올텐데...
- 아이디 psysh 쓰며 하이텔 거주하는 한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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