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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분] 공휴일을 또 줄이겠다고?

2004.4.22.목요일
딴지 편집부



우선 4월 22일자 동아일보 기사부터 살펴보고 넘어가자.






"줄이긴 줄여야 하는 데 어느 공휴일을 없애야 하나…."
정부는 행정기관의 주5일 근무제가 전면 실시되는 내년 7월부터 휴일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의 공휴일 수를 줄이기로 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행정자치부는 최근 인사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경일 및 공휴일 조정기획단을 구성해 폐지할 공휴일에 대한 구체적인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국경일 등 공휴일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로 규정된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등 4대 국경일에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식목일, 어린이날 등 공휴일을 합쳐 모두 15일이다.

조정기획단 단장인 김국현(
金國鉉) 행자부 인사국장은 "아직 공휴일 수를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일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할 때 현재보다 2, 3일 정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휴일 축소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국경일은 물론이고 다른 공휴일에도 관련 단체들의 이해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단체에서, 성탄절과 석가탄신일은 각 종교계에서 공휴일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관련 단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됐던 식목일마저 공교롭게도 천도교의 창도(
創道)일과 겹쳐 천도교에서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정기획단은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친 뒤 올해 말까지 폐지할 공휴일을 선정하기로 했다.

웃기고 있네...


우선 행자부가 내년 7월에 실시될 전면적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는데 있어 그 순서가 틀렸음부터 지적하고자 한다.


애초에 주5일 근무제가 논의될때부터 튀어나온 말은 "경제적 여파가 크므로 대규모 사업장부터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순차적으로 공무원과 중.소기업으로 확대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국내 굴지의(?) 노조단체와 협상한 결과다. 정말 x만한 회사 다니는 사람이 보기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가입할 수 있고 노조를 결성할 수 있다는것 자체가 부러울 수 밖에 없다. x만한 사업장의 근로자들, 전국 임금근로자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막말로 부르주아 노동자라고 하지 않던가?


행자부나 정부는 왜 민주노총, 한국노총을 기준으로 그들이 대한민국 노동자의 평균치라고 판단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노동자를 계층으로 분리하자면 분명 그들은 상위계층의 노동자다. 노동자 관련 법에 대해 가장 먼저 혜택을 누리고 해당 사업장들은 확실한 보장을 받는다. 왜? 안그러면 파업하니까... 









달력의 빨간 색이 보기 싫을 때도 간혹 있다.


현재 대한민국 노동자 중에서 주5일 근무제를 하는 사업장이 많을까? 아니면 주6일, 주7일을 full로 근무하는 사업장이 많을까? 주5일 근무제로 인한 손실을 법정공휴일 축소로 메꾸겠다면, 당연한 논리로 주5일 근무를 하지 않는 사업장의 근로자들이 법정공휴일이 줄어들어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해 보상을 하여야 할 것이다. 아닌가?


주5일 근무에 해당 하지 않는 노동자들에겐 무엇을 해줄 것인가? 우리는 주6일 근무도 하고 법정 공휴일도 줄어든 채로 노동을 하란 말인가? 뭐 이런 개떡같은 경우가 있나?

노동자 혜택에 관련된 모든 법률혜택을 가장 먼저 누리는 양대 노총을 기준으로 모든 노동자를 평가한다면 그것은 평균율을 잘못 계산한 것이다.


상위계층의 노동자를 표본으로 한 데이터를 가지고 모든 노동자의 수준을 가늠 한다면 그 이하 수준의 노동자들에겐 세월이 갈수록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에는 대규모 사업장의 혜택을 누리는 노동자가 있고, 중소기업 수준의 혜택을 누리는 노동자가 있고, 말 그대로 사장 한명, 직원 한명이 일할 만큼 작은 회사의 노동자도 있다.

그렇다면 그 평균은 명백하다. 중.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를 기준으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그 순서도 틀렸다. 왜 대기업부터, 대규모 사업장 부터 이러한 노동자 관련 법률을 먼저 시행하는가? 이 법안의 적용 대상자의 순서에 따라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은 큰 차별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양대 노총은 대외적으로 전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내면에는 자신의 노조에 가입된 사업장을 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게 현실이다. 부모가 이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을 사랑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내자식을 가장 아낄 수밖에 없는 이유와 같다.


노동자 관련 법안의 시행순서는 "소규모 사업장부터 실시하여 만족할 수준이 되면 대규모 사업장으로 확대하는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소규모 사업장의 진행 수준이 늦춰질 경우 대규모 사업장은 정부나 기업측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노동운동을 할 수 있다. 이는 지속적인 사회이슈로 관심을 받을 수 있으며 중.소규모 사업장의 법적용 속도를 가속화 할 수 있다.









이들이 평균치의 한국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대규모 사업장부터 실시 할 경우 회사측에 대응할 능력이 없는 코딱지 만한 기업의 노동자들은 그냥 회사에서 시키는대로 지내야 한다. 늘 대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들을 부러워 하면서... 주말에 가족과 놀러가는 옆집 노동자 가족을 보면서 나는 회사로 출근하는 경우가 생겨버리는 거다.


저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는 지금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고용보험과 직장의료보험(건강보험)을 자기 돈으로 내는 근로자가 얼마나 많은가? 알바 단 한명이라도 있으면 의무 가입해야 할 사업주들이 실행된 지 수년이 지난 것조차도 아직도 지키질 않고 있는데, 일할 시간을 줄여야 하는 주5일 근무가 내년 7월에 시행될거라 생각하나?


대규모 사업장을 우선으로 실시하는 저런 법안은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중.소규모 사업장에선 지켜질 수 없다.


주5일 근무로 인한 법정공휴일 축소... 노블레스 노동자들은 이것마저도 싫다며 또 거센 반발을 할 것이다. 주5일 근무도 하고 법정공휴일도 지금대로 모두 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주5일 근무제도 꿈이거니와, 법정공휴일 마저 줄어들어 버리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부러움과 소외감을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노동단체에게 묻고 싶다. 재벌과 노동자의 차별없는 세상을 외치면서 노동자와 노동자 간의 차별없는 세상도 그만큼 외치는지.

당신도 노동자고 나도 노동자다. 그런데 왜 당신은 먼저 혜택을 보고 나는 나중에 혜택을 봐야 하는지 묻고 싶다. 왜 당신은 주5일 근무하는데 나는 왜 주6일 근무에 공휴일도 줄어들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이게 평등한 것인가?


대한민국 정부에도 묻고 싶다. 주5일 근무로 인한 손실을 법정공휴일을 줄여서 조금이나마 메꾸겠다면, 주6일 근무하면서 법정공휴일마저 줄어드는 노동자들에겐 어떠한 보상을 할 것인가? 양대노총의 노동자들이 정녕 대한민국 노동자의 평균치라고 생각하는가?

 
별걸 다 갖고 차별받는 상황이 참으로 x같은
Kevin(rok707@hananet.net)
 



142so_031.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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