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편파보도? 유신시대? 쯧쯧... 2004.3.15.월요일
특히 홍사덕은 최근 TV의 편파방송은 TV 역사상 일찌기 없었던 극단적 모습을 보였는데, 유신시대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언론의 불공정한 편파 보도를 강력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단다. 사실 좃선 등 일부 극우 언론을 제외하면 방송과 인터넷 등 대부분의 매체가 국회의 탄핵질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는 건 사실이다. 쿠데타 수괴들 입장에서는 자기네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불안한 거야 당연하고, 고로 언론의 중립과 공정을 요구하게 되는 것도 인간적으로는 이해가 된다. 글고 여기에 혹하는 국민들도 일부 있는 듯 하다. 그럼 현재 상황이 정말 그런 것일까.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 그랬던 것처럼, 권력과 작당한 언론들, 그리고 옛날 자유총연맹처럼 목소리 큰 사이코 어용 노빠들이 서로 뭉쳐서 여론을 일방적으로 호도하고 국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일까. 글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런 폭거에 부당하게 당하고 있는 민주 투사 집단인 것일까. 독재: 특정한 개인·단체·당파·계급 등이, 국가나 혹은 어떤 분야에서권력을 차지하고 모든 일을 단독으로 지배·처리하는 일 민주: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 편파: (생각이나 처사 따위가) 한편으로 치우쳐 공평하지 못 함 어용: 권력에 아첨하고 자주성이 없는 사람이나 단체·작품 따위를 경멸하여 이르는 말.
그럼 이제부터 위의 정의들을 사용해서 현재 상황과 이들의 주장이 일치하는지 종합 정리할란다. 쿠데타 수괴들은 자신들의 대통령 탄핵을 일종의 민주적 거사로 주장하고 있으며, 또 실제로도 그렇게 믿는 듯 하다. 이걸 전제로 해야 편파 보도니 유신이니 하는 소리가 나올 수 있다. 근데 웃긴 건, 민주적 거사를 이룰려면 그 전제로 몰아낼 대상인 독재 정권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는 사실이다. 허나 노무현 정권은 각종 실수는 있었을 망정 최소한 국민을 탄압하는 의미에서의 독재 정권은 아니다. 그렇기는커녕 지난 1년 가까이 여소야대 정국과 기득권 층의 강한 반발로 인해 통치 자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통치를 제대로 못하는데 어떻게 독재를 하냐. 그리고 지금 상황을 보면 오히려 위의 독재 정의에 가장 가깝게 부합되는 존재는 다름 아닌 쿠데타 주체 자신들이다. 근데도 놀랍게도 이걸 모르고 있는 것은 여기서 생각 얕은 이넘들이 열라 혼란에 빠져 스스로조차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독재는 대통령과 행정부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독재는 누가 되었던 실제적인 권력을 가진 자들이 독점적, 비상식적, 불/탈법적, 비민주적으로 나라를 통치하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바꾸려고 할때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울나라는 하도 오랫동안 대통령과 그 주변에 의한 독재가 자행된 나머지, 대통령을 반대하거나 야당이기만 하면 무조건 반독재 투쟁을 하는 걸로 착각하고 있다. 지난 오십년 동안 민주와 반민주는 항상 정권과 반정권, 대통령과 반대통령의 구도였으니 말이다. 이 사람들은 하도 오랫동안 울궈 먹어서 이 이상 생각을 몬하거나,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기 위해 이용해 먹고 있는거다. 그러나 민주/반민주는 그가 어떤 직함을 가졌나갸 아니라 국민의 뜻을 존중하느냐 아니냐에 의해 좌우되는 문제일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다 우리가 뽑은 사람들이고 민의의 실질적, 상징적 대변자라는 측면에서는 원칙적으로 동격이다. 그런만큼 그 중 한쪽이 세력을 업고 다른 한쪽을 명분없이 무리하게 제거하려 하면 쿠데타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건 국민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 짓인 만큼 반민주가 된다. 대통령에 찬성하고 반대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거란 말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 타임즈나 기타 외국 언론을 보면 탄핵이 민주화의 한 증거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말 그런 국민이 있다면 제발 정신 차리라고 말하고 싶다. 대통령을 상대로 탄핵까지 하게 됐으니 이게 어디냐... 싶겠지만 지금 상황은 과거 대통령에게 있던 권력을 공백을 틈타 다른 쪽에서 차지하려는 짓거리에 불과하다. 힘있는 넘 이름만 바뀌고 똑같은 게 무슨 민주화냐. 탄핵 = 민주화 논리는 박정희 전두환 등 진짜 독재자들을 상대로 국민적 염원을 입은 탄핵이 이뤄졌을때만 의미가 있는 거다. 바보야. 한편, 만약 노무현이 최근 무용론, 망국론의 대상이 되었던 국회를 이 기회에 무력화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거나 비상조치를 발의하는 등 살초를 뒀다면 이 역시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을 것이다. 계엄 선포 역시 졸라 비상식적이긴 하지만 탄핵이나 마찬가지로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국회 동의도 필요없다. 민주주의를 믿는다면 어느 쪽도 절대 이런 방법을 써서는 안되는 거다. 이 와중에 유신때와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독재 권력의 희생자처럼 표현하는 건 어불설성을 넘어 적반하장이다. 홍사덕 총무, 바보냐 아님 미친 거냐.
...그럼, 대체 왜 언론들은 이렇게 욕 얻어먹어가면서 편파보도 를 하고 있을까? 위의 정의에서 보듯 편파는 한편으로 치우쳐 공정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때 공정하지 못함을 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가지 전제를 필요로 하는데, 그것은 평가/보도의 대상이 되는 양 진영이 서로 나름대로의 충분한 설득력과 상식과 원칙에 기반한 명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여럿 죽인 살인자의 주장과 명분을 충분히 다뤄주지 않는다고 언론이 그 공정성을 의심받지는 않는다. 그런 건 애당초 피고 편에 서게 되어 있는 변호사의 몫일 뿐이다. 따라서 지금 (공정해야 할) 언론이 한쪽 편을 들고 있는 것은 별달리 대단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반대쪽이 명백히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틀린 것을 틀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편파보도가 아니라 진실에 대해 공정해야 하는 언론의 신성한 의무다. 그리고 현재 언론은 노무현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원칙과 국민의 뜻이라는 민주 사회의 기본적 진실을 대변하고 있는 것 뿐이다. 멀 복잡하게 생각하냐덜. 또, 힘도 없던 대통령이 탄핵으로 인해 통치권마저 압수당한 상태에서 과거처럼 대통령을 편드는 어용 언론이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개도 웃을 노릇이다. 어용 집단은 대통령에 아첨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권력에 아첨하는 넘들이기 때문이다. 굳이 지금 언론이 누군가에게 아부하고 있다면 그건 다름아닌 탄핵을 반대하는 다수 국민일 뿐이다.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따라서 국민은 언제나 가장 강력하고 절대적인 실제 권력이 되어야 하므로 이에 아부하는 어용 집단이라면 당근 무죄다.
...민주 사회라는 거, 그렇게 쉽게 오는 게 아니다. 근대 민주주의 발상지이자 주석이 지금 머물고 있는 영국도 전반적인 민주 사회의 달성을 위해서 수백년의 세월이 걸렸다. 지난 십여년간 민선 대통령들이 집권하면서 그 권한이 점점 약해지고, 결국 노무현에 이르러서는 사회의 기득권 주류 출신이 아닌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대통령 부분만을 민주화한 게 지금 우리 수준인 거다. 이때 다소간의 혼란이나 삐걱거림이 있을 수 있지만 이거야말로 사회 전체가 진짜 민주화 된 나라로 가기 위해 우리가 치뤄야 할 댓가다. 힘들더라도 별 수 없다. 그리고 힘있는 놈들이 이런 빈 틈을 치고 들어와 다시 세상을 과거로 되돌릴려는 짓거리를 우리는 바로 쿠데타라고 하는 것이다. 4.19 이후, 고작 1년 동안의 혼선을 참지 못하고 총칼로 정권을 접수한 사람이 있었다. 쿠데타 주체들아. 제발, 최소한 당신네들이 이 양반하고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만이라도 좀 알아주라. 쿠데타의 격에 맞게, 민주화니 편파니 하는 말도 안되는 소리만이라도 집어치워 주라. 홍사덕 총무. 노무현이 유신정권이 아니라 댁들이 유신시대로 돌아갈려는 넘들이란 말이다. 그때와 차이가 있다면 국민들이 이제 유신이 뭐였는지 안다는 것, 그리고 더 이상 그런 헛소리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는 거다. 언론이 진짜 권력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고로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지 깨우쳐 간다는 거다. 홍총무야. 4.15 총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깨지고 나면 그때도 이런 투표 결과는 유신시대보다 더하다며 민주 투사인양 얼굴을 붉힐 테냐. 절망적인 것은 니들 짓거리 보면 정말 그럴 것도 같다는 사실이다. 쯧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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