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세계 최고의 표절 작곡자가 마상원이라고? 2004.3.7.일요일
그런데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가 기억의 파편으로 방치하고 있는 만화주제가 업계에도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3대 가수가 있다. 자신이 부른 주제가들로만 24시간 1,000곡 라이브 공연을 성공시켜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전설의 큰형님(アニキ)! 미즈키 이치로(대표곡: 마징가Z, 가면라이더, 캡틴 하록), 30년이 넘게 일본 만화주제가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호리에 미쯔코(대표곡: 캔디캔디, 볼테스V, 개구리 왕눈이), 무대 위의 존재감만으로 관객을 전율시키는 만화주제가의 대왕 사사키 이사오(대표곡: 야마토, 은하철도 999, 겟타 로봇). 이미 1970년대 초반부터 일본 만화주제가의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고 이후 30년 간 그 어떤 대중가요들보다 일반인들의 귓가에 친숙한 가사와 멜로디를 전달해 온 이들의 위상은, 일본 내 어떤 연예인 못지 않은 명성을 누리며 세대를 초월해 21세기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즉, 만화주제가에 대한 의미 부여는 이처럼 원조 가수들이 뿜어내는 정열과 이들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장단을 맞춰 줄 때 고유의 영역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언제나처럼 아쉬운 부분은 똑같은 피사체를 바라봄에 있어서 삐딱한 각도의 색안경 렌즈를 끼고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 때문인데, 왜 일본에서 단순한 멜로디로 만화주제가를 만들면, "역시 만화주제가는 이래야 돼! 바로 이 맛이야!!" 하며 함께 흥겨워하다가도 왜 한국에서 단순한 멜로디로 만화주제가를 만들면, "역시 한국 만화주제가는 유치해. 이러니까 애들이나 보지" 하는 편견이 발동 하냐는 것이다. 물론 위에 말한 이 정의는 상당한 예외 조항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특별히 반론을 해오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일본에서도 1980년대 이후에는 만화주제가의 서구화가 촉진되어 기존의 동요 가락에서 대중적인 유행가로 확장되었고 한국에서도 최근 만화주제가들의 수준이 대중 가요화를 지향하고 있는 추세이니까 말이다. 때문에 한국 만화주제가들의 현재의 모습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맡겨 두기로 한다는 전제 하에, 왜 그렇다면 과거의 한국산 만화주제가들이 그토록 천대를 받아 왔는지에 대한 문제를 짚어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2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미즈키 이치로나 사사키 이사오, 호리에 미쯔코 등과 같은 대형 만화주제가 가수가 없었기 때문인가!?"(혹은 기구치 슌스케, 와타나베 츄메이, 고바야시 아세 등과 같은 뛰어난 만화주제가 작곡자가 없었기 때문인가!?) "결국 우리 귓가에 남아 있는 한국의 만화주제가들이 대부분 일본 표절곡이 아니던가?!" 라는 물음으로 한국 만화주제가들에 대한 선입견을 대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여기서 선입견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한국의 만화주제가들이 뒤집어쓰고 있는 오명들 중 상당수는 실제로는 국내 관객들의 선입견에 의해서 와전된 부분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예전에 <sbs 독점 TV 연예>라는 프로에 신해철씨가 나와서 한국 대중 음악의 일본 음악 표절 시비와 관련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2명의 표절 음악인이 있다. 한 명은 음악인으로서 어떠한 공감대를 형성해 특정곡의 이미지 카피를 해오는 음악인이 있는 반면, 한 명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 곡의 멜로디를 훔쳐다가 똑같이 악보를 베끼는 놈들이 있다. 물론 우리는 이 2명을 모두 표절 작곡자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이 2명을 분류할 수 있는 기준도 사회적 인식도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2명에게 똑같은 죄명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왠지 부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어쩌면 이것은 단순히 표절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궤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혹 계실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신해철씨의 얘기에서처럼 최소한 이 2명을 분류해서 약간은 다르게 평가해 볼 수 있는 사회적 인식만큼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김청기 감독을 표절의 대명사인 양 몰아세우는 분들의 존재를 인터넷 게시판 상에서 주기적(특히 언론에 관련 기사가 나올 때)으로 발견하게 된다. 물론 필자 역시도 과거 김청기 감독의 표절 흔적을 공책으로 가리고 지우개로 지울 생각은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김청기 감독의 표절 사례에 대해서는 그토록 독립투사 같은 적극성을 보이시는 분들께서 정작 김현웅(달려라 마징가 X), 문무(우주의 흑기사), 이규홍(독수리 5형제), 이성우(비디오 레인져 007) 등과 같은 완벽하게 악보를 베낀 감독들에 대해서는 뇌물이라도 먹은 법관처럼 관용적인지 답답할 때가 많다. 김청기 감독이 일부 메카닉 디자인이나 설정을 일본 작품에서 따다가 쓴 것에 대해서 질책을 가하는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 당연히 해볼 수 있는 어필이겠지만, 정말로 관객의 권리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위에 거론한 악보를 통째로 베낀 감독들부터 역사적 심판을 해 두는 게 순서가 아니었던가? 즉, 이렇게 오리지널 표절 작가들을 방치해 둔 상태로 그나마 표절과 모방의 경계를 오르내리며 나름대로 창작을 해보려 했던 인물들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있으니, 정작 이 사람 죽여 놓고 나면 살아남는 것은 누구인가? 악보 베낀 놈 만 시치미 딱 떼고 잘 먹고 잘 살게 되는 게 아닌가...?!
앞서의 이야기와 연관지어 마상원씨 이야기를 필연적으로 꺼내야 할 듯 싶다. 역시 온라인상에서 주기적으로 회자되는 마상원 논쟁을 지켜 볼 때마다 단지 피고인만 교체된 김청기 공판을 보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마상원씨의 음악성에 대한 평가야 얼마든지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들 수도 있고 또 안들 수도 있는 것이지만, 문제는 왜 마상원 논쟁의 포인트가 그가 만든 모든 창작곡들이 일본 원곡의 표절곡으로 단정지어지느냐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국내에 발매된 만화주제가 모음 형태의 음반들에 그가 <마징가Z>의 작곡자로 기명되어 있기 때문인 듯 싶은데, 이에 대해서는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아래 사진을 한번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시기 바란다. 작곡자 마상원 옆에 주제가 가사를 작사한 인물이 누구라고 적혀 있는가? 설마 그분이 누구신지 모른다고 발뺌하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바로 <푸른 하늘 은하수(반달)>를 비롯하여 주옥같은 동요들의 노랫말을 쓰셨고 새싹회를 창립해 소파 방정환 선생님만큼이나 이 나라의 아동문화를 선도해 오셨던 윤석중 선생의 존함이 자랑스럽게도(?) 일본 표절(아니, 표절의 범위를 넘어서 그대로 복사한 번안곡)곡인 <마징가Z>의 작사가로 명기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상원씨가 표절 작곡가라면, 윤석중 선생은 표절 작사가라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대체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할까? 결과적으로 마상원씨도 윤석중 선생도, 그동안 국내 창작 만화영화 제작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싸구려 외국 작품으로 초저녁 시간대의 채널을 적당히 메꾸어 왔던 비양심적인 국내 방송사들의 명의 조작극에 의한 피해자들인 셈이다. 개국 초기 때부터 국내 방송사들은 일본제 만화영화의 국적을 은폐하여 국내에 위장 방영시키는 과정에서 일본 원곡을 그대로 번안한 뒤,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작사, 작곡자 명단에 올려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주제가를 만든 사람들의 실존성이 의심을 받기 시작하자 적당히 관련 업종에 있는 사람들의 명의를 도용하기 시작했고 유감스럽게도 그 첫 번째 희생양이 윤석중 작사, 마상원 작곡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윤석중 선생과 달리 마상원씨는 이후에 직접 자신의 이름을 걸어 놓고 표절이 아닌 창작 만화주제가를 작곡해 왔는데, 이후 만들어낸 자신의 모든 창작물들이 표절품인 양 오역되어 구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자신과 일절 무관한 <마징가Z>의 작곡가로 어떤 몰지각한 음반사(방송사와 공모)에서 명의를 도용해 이것이 와전된 원인이 가장 크지만, 만일 실제로 마상원씨가 몇몇 표절 곡의 배후에 있었다손 치더라도 이 문제 역시 위의 김청기 감독 관련 사안과 마찬가지 관점에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대중가요 표절 사례를 적발해 내는 모임들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어떤 노래가 어느 나라의 어떤 가수가 부른 몇 번째 앨범 몇 번째 수록곡의 몇 소절을 표절했으며 그 외에 음악적 형식이나 악기의 배열까지도 정확히 찝어 낸 뒤에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 곡은 표절곡이다라고 판결을 내리는 모습을 적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에 반해, 만화주제가들의 경우는 단순히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 속의 음계만을 적당히 때려 맞춰서 한국에서 괜찮은 만화주제가가 나왔을 때마다 "그거.. 일본 거 그대로 베낀 거야. 내가 옛날에 들어 봤어. 똑같데~"라는 식으로 누명(물론 그 중에는 실제 표절곡도 있지만)을 씌우는 모습이 신해철씨가 말한 2명의 경우처럼 왠지 모르게 차이를 느끼게 하지 않는가. 물론 표절곡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한국 만화주제가, 위에 말한 표절 3인방에 의해서 일본 거 상당히 많이 표절해 먹었다. 문제는 위에 잠시 예를 들은 대중가요 표절 모니터 요원들과 같은 정밀한 감시 활동을 만화주제가의 경우는 거의 해오지 못했다는 것이고 "이것이 모두 한국 노래였다"고 속고 살아 온 것도 문제겠지만 오히려 최근에는 "이것이 모두 일본 표절곡이었다"고 싸잡아 매도당하는 과정에서 정작 꽤 잘 만들어진 한국산 만화주제가들마저 그 가치가 실추되어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앞의 글에서는 일본 만화주제가의 표절에 대한 심판의 화살 방향을 마상원이라는 한 개인이 아니라 방송이라는 커다란 무책임 집단으로 바꾸어 향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역설해 보았다. 그러나 <마징가Z> 하나만 가지고는 다소 증거 불충분이라는 인상을 전달해 드릴 소지가 있음을 감안하고 이번에는 마상원과 관련된 또 하나의 표절 의혹 <은하철도 999>에 대해서 진실을 밝혀내도록 하겠다. <은하철도 999>가 한창 MBC TV를 통해 방영이 되고 있었던 당시(1981~1982년) 시중에는 <은하철도 999>의 인기를 대변이라도 하듯 999의 주제가가 들어 있는 많은 레코드 테이프들이 유통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테이프들은 TV 만화 주제가 모음 형식의 옴니버스 타입 음반들 이었는데, MBC에서 <은하철도 999>가 다소 아리송한(원작 자체가 좀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종영이 되어 버린 직후 바로 문제의 음반이 나오게 된다. 현대음반에서 발매한 드라마 타입 3부작 <은하철도 999>의 음반이 나왔던 것이다. 이 음반은 999의 극장판인 <안녕! 은하철도 999>를 축소 번역한 것인데 MBC 방영 당시의 성우들을 대부분 그대로 섭외하여 녹음함으로써 실제감을 높혔다. 그런데 이 음반의 자켓을 보면은 주제가 작사 / 작곡: 김관현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당시 시중에 유통되던 만화주제가 음반 제작사들 중 엉뚱한 3류 가수를 사서 재녹음을 하는 것이 아닌, 오리지널 방송 방영분 그대로 음반을 발매하던 오아시스 레코드에서 나온 만화주제가 모음 음반 중 <은하철도 999>가 들어있는 음반 자켓의 999 작곡자는 마상원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이 의혹과 분쟁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의 김관현으로 표기되어 있는 999의 노래와 마상원으로 표기되어 있는 999의 노래는 원천적으로 틀린 별개의 노래라는 것이다. ♪.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라는 서두로 시작되는 은하철도 999의 메인타이틀 곡이 바로 김관현이란 이름으로 되어 있는 노래인데, 이 곡은 하시모토 쥰 작사 / 히라오 마사키 작곡의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 주제가 가수 사사키 이사오가 불렀던 일본 원곡의 <은하철도 999> 주제가와 가사는 물론 음조 까지도 반 이상이 똑 같은 확실 명료한 표절곡 이다. 더구나 한 가지 더 창피한 건 <마징가 Z>의 윤석중님 명의 도용(?) 수법이 <은하철도 999>에서도 만행 되어진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역시 현대 음반에서 드라마판 <은하철도 999> 음반과는 별도로 발매한 TV 만화 노래 총집합 음반의 자켓을 보면은, 999의 주제가가 A면 머릿곡으로 들어 있는데 여기에서는 또 한번 참으로 어이없게도 작곡가 자리에 금수레라는 유명한 성악인의 이름을 도용해 먹고 있다. 즉, 김관현 작사 / 금수레 작곡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표절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는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표절 때마다 꼭 이런 식으로 유명인의 명의를 임의로 도용해 먹는 추태를 연속적으로 자행해 오다니... 자,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남아 있게 되는데 그럼 과연 오아시스에서 발매된 음반의 999 작곡자로는 왜 마상원씨가 표기되어 있느냐 하는 것일 것이다. 그에 대한 해답은 아주 간단하다. 다음의 노랫말로 답을 대신해 보겠다. ♪. 외로운 기적 소리에 눈물마저 메마르고 <박순웅 작사 / 마상원 작곡 / 김국환 노래 눈물 실은 은하철도>
작사/작곡/ 노래 파트에 각기 실존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확실하게 명기 되어 있으며 <눈물 실은 은하철도>라는 독립적인 노래 제목까지도 가지고 있는 바로 이 노래가 마상원씨가 손수 작곡한 100% 창작곡이다. 이 같은 사실은 1980년대 중반 청취자의 신청 엽서를 받아 만화 주제가를 틀어 주던, 거의 유일했던 라디오 프로그램 88 꿈나무(KBS 제2 라디오 밤 9시부터 약 50분간 방송)>의 예를 보더라도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를 신청했을 경우 항상 <눈물 실은 은하철도>만을 내보냈던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즉, 당초 예정에는 마상원씨가 작곡한 <눈물 실은 은하철도>를 메인타이틀 곡으로 할 계획 이었으나, 오프닝 송으로는 너무 분위기가 침울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신나고 경쾌한 리듬의 일본 원판 <은하철도 999>의 주제곡을 약간 편곡하여 오프닝 송으로 내보내게 되었던 것인데, 막상 그러고 보니 제법 멜로디가 괜찮았던 마상원씨의 999 노래가 사장되는 것이 아까웠던 것이다. 덕분에 <은하철도 999>는 수입 만화영화들 중 유례에 없이 삽입곡이 첨가되어 방영되었던 것이다(단, 이정선씨가 거의 즉흥곡 수준의 삽입곡을 불러 댔던 <스포츠 소년 빌리>는 제외). 때문에 MBC 방영 당시의 오프닝 타이틀의 주제가 작곡자 이름이나 일부 만화 노래 음반에서 999의 작곡자 이름으로 마상원씨가 나와 있는 것은, 바로 <눈물 실은 은하철도>를 작곡했다는 것이지 일본 표절곡 <은하철도 999>를 작곡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은하철도 999>의 인기가 작품이나 주제가 모두 다반사적으로 상승하자 <은하철도 999>의 상업적 이용 가치를 알게 된 김관현씨는 현대 음반을 통해 <은하철도 999>의 드라마 음반 제작 기획을 세우게 되었고, 이때 마상원씨의 <눈물 실은 은하철도>는 교묘하게 녹음 과정에서 빼 버리고 김관현이라는 자신의 명의로 일본 표절판 <은하철도 999>의 주제곡을 넣어서 발매했던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이 음반은 일반 가요나 팝송 음반에 버금갈 정도로 대단한 판매량(22만장)을 기록했고 이로 인해 김관현씨는 막대한 이윤을 챙긴 것으로 예전에 스포츠 신문 회고록에서 가수 김국환씨가 밝힌바 있다. 이렇게 되고 나니 마상원씨의 쪽에선 무척 화가 날 수밖에. 자신이 애써 작곡한 주제가는 삽입곡으로 밀어 버리고, 거기다가 독립 음반을 발매하면서 엄연히 본 방송에도 들어가 있던 자신의 곡만 고스란히 빼버렸으니 마상원씨가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은 아주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아니 그보다는 이런 것이 그저 불만 정도 선에서 매듭지어 질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만화 주제가들도 한국 음반 협회가 인준하는 법적인 소유권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만화주제가들도 엄연한 대중음악의 한 갈래로써 자리를 잡아 갈 적에 좀 더 수준 있고 아름다운 만화주제가들이 우리 귓가에 머무르리라 기대해 본다.
여기까지 읽고도 마상원씨의 실존성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서,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그의 몽타주를 떠올려 드려 보겠다. 아마 1980년 이전 태생들은 많이들 기억하실 거라 생각되는데, 예전에 MBC의 인기 오락프로 중에 <유쾌한 스튜디오>라는 프로가 있었다. 바로 이 프로그램(진행: 이택림, 김도연 등) 오프닝 멘트 중에 사회자가 "마상원과 그의 악단을 소개합니다"하면 척 하고 등장하는 코주부 아저씨를 기억들 하실 거다. 바로 그때 그분이 지금 필자가 입이 아프게 얘기하고 있는, 마상원씨의 본 모습인 것이다. 이름만 걸어 놓고 악보를 똑같이 베껴 음반 장사를 해 온 가공의 표절 작곡자가 아닌, 실제 악단의 지휘를 맡아 <유쾌한 스튜디오>급의 당시 문화방송 간판 오락 프로의 진행을 매끄럽게 이끌 정도의 센스를 지닌 음악인이라는 사실이다. 단순히 연주만 잘한 것이 아니라 그의 음악 세계가 나름대로 베여있는, 그냥 잊혀지기 아까운 곡들도 꽤 많이 만들어 냈음을 색안경 잠시만 벗고 들어 보면 알 수 있는데, 앞서 결백을 입증한 <은하철도 999>의 창작 삽입가 <눈물 실은 은하철도>는 일본인들이 듣고 감동 먹을 정도의 멜로디 구현력을 보여주며, 특히 우자키 류도(최근에도 NHK 20세기 일본의 노래등과 같은 대형 무대에 출연하는 일본 대중 음악계의 히트곡 제조기)가 만들었던 TV판 <1000년 여왕>의 완성도를 아득히 초월해 버린 MBC판 <1000년 여왕>의 주제가는 동시대의 만화주제가 수준(일본 포함)에서는 거의 만들어질 수 없었던 대작이었다. <태양 소년 에스테반> 역시 마상원씨의 숨겨진 걸작이다. 몇 년 전에 NHK BS에서 다시 방영을 해주어서 원곡과 좋은 비교가 되었겠지만, 이 곡 역시 원곡의 느낌을 초과해 보여주고 있다. 특히 MBC 방영 당시 마지막 회에서 에스테반 일행이 황금 콘돌을 타고 떠나는 대목에서 삽입된 어레인지 버젼은 후렴구에서 본래 ♬. 동서남북 힘차게 달려가자 태양 소년 에스테반이었던 것이 동쪽 서쪽 남쪽 북쪽. 힘차게 달려가자 에스테반아안으로 변주되어 색다른 잔상을 남겨 놓기도 했다(역시 김국환 & 민경옥 듀엣의 화음이 환상적인 앙승블을!!). 마상원씨는 알프스 물도 엄청 많이 만들었는데, 이중에서 특히 아름다운 곡들이 많았다. ♬. 하늘에 뭉게구름 흘러갑니다. 풀밭에 이슬이 반짝입니다. 구름은 천사들의 나래인가요. 이슬은 천사들의 눈물인가요로 시작되는 <알프스의 소녀 안네트>는 노랫말이 너무 고왔고 그 아름다운 노랫말을 마상원씨의 멜로디는 포근하게 이끌었다. 남궁옥분씨가 불렀던 <목장 소녀 캐트리> 역시 아름다운 노랫말과 애절한 선율은 장장 2절에 걸쳐 이어졌고, 특히 남궁옥분씨와 마상원씨의 2번째 합작곡이었던 <세렌디 피티> 역시 개인적으로 참 즐겨 불렀던 노래였다. ♬. 아름아운 시온섬. 그속에서 살리라. 랄랄라 정다운 친구. 랄랄라 코나와 세렌디피티.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소공녀 세라>. 마지막회의 감동이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배가되었던 것은 마지막회를 위해 특별 녹음되었던 이선희씨 버전 <소공녀 세라>가 심금을 적셔 주었기 때문이다. ♬. 내 작은 가슴에. 피어난 꽃한송이. 이름은 없지만. 너무너무 아름다워. 내 맑은 두 눈에. 이슬이 맺힐 때. 작은 꽃 활짝 웃으며. 나에 가슴 지켜주네 <소공녀 세라>는 일본 원판과 한국판 주제가의 우위를 논하기가 상당히 힘든 막상막하의 곡 중 하나이다. 시모나리 사토코와 이선희씨의 열창이 특히 그렇고 마상원씨의 멜로디와 유현아씨가 쓴 우리말 가사가 원판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마상원씨는 국내 만화주제가 작곡자로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악단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제가 음반 발매 시에도 적지 않은 차별성을 보여 주었다. 특히 현대 음반 만화주제가 모음 앨범에서는 자신이 작곡한 곡은 아니지만, <그랜다이저>의 주제가를 자신의 악단 멤버들을 총동원해 연주 실황을 수록해 주었고(비록 국내 실정상 오케스트라 분위기 까지는 끌어 올리지 못했지만, 만화주제가를 이처럼 다양한 악기들을 동원해 연주 실황으로 녹음된 음반은 생전 처음 접해 보는 것이었다.), 국내 TBC 방영분이 표절곡이었던 <서부소년 차돌이>의 경우는, 새롭게 창작곡으로 만들어서 자신이 직접 부르기도 했다(의외로 들을 만~). 물론 위에 열거한 곡들에 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 기준과 취향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은 또 다른 음악적 평가를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그게 당연한 것이다! 즉, 마상원씨의 음악성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야 얼마든지 토론이 되어도 좋고 논쟁이 되어도 좋지만, 제발 명백한 창작곡을 만들어 놓은 작곡자에게 표절 작곡자라는 오명만큼은 더 이상 뒤집어씌우지 않았으면 한다. 덧붙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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