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고발] 도박을 끊자 - 사기도박 때려잡자!!

2004.3.9.화요일
딴지 편집부

 




 
 

지난 기사 : [고발] 도박을 끊자 - 하우스를 알려주마

 

지난 기사에 보내준 많은 호응에 감사드린다. 오늘은 그 두번째 시간이다.

 

본인이 이 글을 쓰게된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도 도박은 운과 약간의 실력이라고 굳게 믿는 어리석은 도박매니아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 순진한 생각일 수 있다. 왜냐면 사기도박이란 것이 엄연히 존재하니깐.

 

사기도박 앞에서 운과 실력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도박에 빠져들어갈수록 사기도박에 대한 유혹은 만만치 않아진다. 결국 운과 실력이라는 룰로 진행되어져야 하는 도박은 남을 속고 속이는 사기로 귀결되어진다. 여기까지 가면 운과 실력은 더 이상 끼어들 자리가 없다. 사기꾼과 사기꾼이 마주 앉아 서로의 코를 베기 위해 눈을 번뜩이는 정글. 그것만이 남을 뿐이다. 글타. 이번 기사에서는 사기도박에 대해 디벼주겠다.

 

사기도박에 대한 내용도 허영만의 <타짜>에 자주 소개되었다. 근데 사실 허영만의 <타짜>는 도박을 너무 낭만적으로 묘사한 대목이 적지 않다. 특히 마지막 회였던 <벨제붑의 노래>에서는 도박을 통해 복수를 성공시키고 부와 명예까지 얻어낸다. 물론, 픽션이니만큼 그런 재미가 끼어줘야겠지만 예전 작품인 <48+1>만큼 절절한 비애와 각성이 없다. 도박이 성공을 위한 도구가 되어준다면야 얼마나 좋을까마는 논픽션의 현실에서 그것은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일과 똑같은 거다.

 

암튼 다들 아는 내용도 있겠지만, 이번 회에서는 본인이 근 3년을 하우스에 있으면서 익힌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실제로 배우고 체험한 것들을 중심으로 풀어나가 보겠다. 사기 도박을 당하지 않으려면 사기를 알아야 한다. 하다못해 쇼 호스트들도 빤쓰 팔려면 자기들도 입어본다 하지 않는가?

 

자, 그럼 본격적으로 사기도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왜 우리는 사기도박을 당하게 될까? 이유는 간단하다. 사기도박이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기도박의 종류를 알아보자. 물론, 사기도박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지만 여기서는 가장 흔히들 쓰는 내용만을 서술했다.
 

 

 짱구 배팅

 

사기 도박이랄 것까지는 없지만 이것도 엄연한 사기다. 말 그대로 짜고 치는 거다. 본격적으로 도박을 시작한 지 일년이상 되는 도박꾼이라면 상대방 패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할 수 있는 실력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세븐 오디로 예를 들어보자.

 

나를 A, 같은 편을 B 짱구, 짱구배팅 당할 사람을 C라고 표현하자. A와 B는 C카드를 A투패어나 영어로 읽었다. 그렇다면 C 이 넘을 어떻게 죽이느냐?

 

A가 배팅을 한다. C가 레이스를 할 수도 있겠지만 콜을 한다. 그럼 B가 재차 레이스. 다시 A가 재차 래이스. 보통의 경우라면 C는 카드를 꺽게 되는 상황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마귀(도박의 프로게임머라고 생각해주면 편하겠다)라면 패를 읽고 잡겠지만 우리는 마귀가 아니기 때문에 보통은 카드를 덮게 된다. 

자꾸 양쪽에서 짱구를 친다고 생각이들면 양쪽 선수들에게 카드를 까봐달라고 애길한다(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양쪽이 형편없는 카드가 나오거나 도저히 뻥카를 칠 수 없는 상황의 카드라면 (보통 뻥카를 치더라도 이단 삼단으로 쉽게 치지는 못한다) 이의를 제기해라

벗뜨 이것은 승률의 확률만을 높이는 것 뿐이지 필승 사기 게임은 아니다. 역으로 C가 강패를 들었을 경우 (예를 들면 보이지 않는 풀하우스이거나 히든에 뜬 플러쉬 정도) A와 B는 복구하지 못할 위험에 빠질수도 있다. 또한 이 방법은 어느 정도 고수 반열에 오른 사람에게는 통하지도 않고, 오히려 쌍수를 들며 반길 수도 있다.
 

 

 마킹카드

 

이 또한 만화 <타짜>를 통해 많이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본인도 이 카드를 한 벌 가지고 있다. (일반인들은 구하지 못하고 한 벌당 5만원선이다)

 

보통 하우스에서는 일제 windmill이라는 카드를 쓴다. 한 벌에 만원 정도 하는데 이 카드는 뒷면 무늬가 다른 4종류가 있다. 하나는 삼각형 무늬고, 또 하나는 잠자리 무늬. 나머지 두 가지 무늬는 머라 설명이 어렵고 알 필요도 없다. 왜냐고? 마킹카드는 보통 이 잠자리와 삼각형 두가지를 자주 쓰기 때문이다.

 

마킹을 구별 하는 방법은 세로에는 숫자표시를, 가로는 무늬 표시를 한다. (참고로 세븐오디용, 바둑이용이 따로 제작된다) 보통은 한번에 봐서 잘 모르고 이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마킹의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보통 흑태라는 방법과 백태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흑태는 말 그대로 주위 그림보다 좀 더 어둡게 색칠해 놓는 방법이다. 백태는 반대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다음 카드가 어떤 것인줄 알 수 있는 만큼 그 효과는 상상이상이다.




 
 

전격 대공개! 마킹 카드

 




 
 

마킹 카드의 앞면과 뒷면이다. 마킹은 뒷면에 되어 있는데 이 카드의 경우 흑태의 방법으로 마킹되어 있다. 마킹은 카드 뒷면 가장자리에 있는 삼각형에 하는데 세로줄에는 숫자, 가로줄에는 무늬를 마킹한다.

 

따라서 위 그림의 1번 동글뱅이가 숫자를 마킹한 삼각형이고, 2번 동글뱅이가 무늬를 마킹한 삼각형이다. 가만히 보면 주위의 삼각형들보다 약간 어둡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편집자 주 : 마킹 카드를 스캔했으나 컴터상으로는 거의 식별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약간의 뽀샵 조작 첨가)

 

마킹 카드의 뒷면 세로줄 여섯 번째 삼각형이 다른 삼각형보다 약간 어두우므로 숫자는 6, 가로줄의 세 번째 삼각형이 다른 삼각형보다 약간 더 어두우므로 무늬는 다이아몬드다. 무늬의 순서는 첫째 삼각형이 어두우면 스페이드, 둘째는 클로바, 셋째는 다이아, 넷째는 하트 순이다. 처음에는 식별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조금만 연습하면 금새 익숙해진다.

 

그렇다면 이 마킹카드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마킹카드는 알려고 맘먹기전에는 알아차리기 힘들다. 보통 사기 게임은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 노메이드 상황에서 무리하게 콜을 따고 히든에 띄었다던지 평범한 카드로 뻥카를 자주 잡아낸다던지 하면 본인 판단하에 한번쯤은 마킹 카드를 의심해 보아도 좋겠다.

 

만약 마킹카드라 판단이 되었다면 바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그럴 상황이 되지 못한다면 카드를 바꾸기를 희망하라. 어차피 마킹 카드는 가격이 비싸고 보통 몇벌 밖에 준비되지 않기 때문에 서너차례 카드를 교체하면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이것도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준비되어져있는 카드를 패 돌리기 전에 교체하여 모두 강패를 들게 하여 한방에 올인시켜 버리는 아주 잔인한 방법이다. 참고로 본인도 여러번 당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준비된 카드를 배열순서로 조합하여 순서대로 섞는다. 그리고 원래 카드와 교체하여 패를 돌리면 그것으로 끝이다. 예를 들자면 미리 카드 한 벌을 준비하여, 저 넘에게는 에이스 풀하우스, 이 넘에게는 퀸 풀하우스, 또 딴 넘에게는 플러쉬, 그리고 나에게는 포카드가 돌아오게끔 조합을 해놓고는 사용하고 있던 카드와 통째로 바꿔치기한 후 패를 돌리면 되는 거다. 그러면 각자의 손에는 강패가 들어갈 테고, 그러니 무지막지하게 레이스를 할 테고, 판돈은 천정부지로 오를 테고, 결국은 최고 강패인 포카드를 가진 내가 돈을 따게 되는 것이다.

 

탄을 막는 방법은 솔직히 어렵다. 하지만 탄을 막는데 그나마 도움이 되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카드 온도가 틀리다. 계속 사람들 손을 타던 카드는 사람 체온이 묻어있어 따뜻하지만, 탄은 보통 만져오던 카드가 아니라 새로 교체된 카드이다 보니 사용했던 카드보다는 차갑다. 그러나 이 방법만으로는 탄을 막을 수는 없다. 보통 도박은 8시간을 기준으로 하는데 탄이라고 느껴서 발견하기 전에는 카드온도에 신경 쓰는 사람도 없으며, 보통은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게임개시 후 5~6시간 뒤에 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간혹 시작한 지 10분만에 터트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100만원을 몇시간 하다가 다 잃는 경우에는 게임을 그만둘 수도 있으나 시작한 지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올인된 경우에는 거의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게임에 임하기 때문이다.
 

둘째, 탄을 쏠 때에는 항상 고맙게도 준비자세를 취해준다. 수표를 만원짜리로 바꿔 달라던지 재떨이를 떨어뜨린다던지 커피를 달라던지 주위 시선을 끄는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그래야 몰래 카드를 바꿔치기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탄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 

 

그럼 어떨 때가 탄이냐? 첨에도 말했다시피 상황을 보는 것이다. 배팅초구에 무리한 베팅이 왔다갔다 한다던지 거짓말처럼 일찍 매이드가 만들어졌다던지 (나말고도 여러사람들이) 하면 한번쯤 의심해보고 판단하여야 한다.

 
탄이라는것을 알았어도 탄이라고 하자를 걸기가 쉽지 않은 것이 보통 카드를  교체 하면서 숨기게 되는데 그걸 찾지 못한다면 법률 용어로 무고죄에 해당되어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100% 탄이라고 확신하고 카드 교체하는 것까지 보았다면 그자리에서 바로 이의를 제기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죽어 버려라. 매판 탄을 쓸 수는 없다. 고작 하루에 몇 번만 사용할 뿐이다. 이미 탄이라는 것을 눈치챘다면 더 이상 게임을 할 이유없이 무슨 핑계를 대든 그만두어야 한다.
 

판돈의 몇배를 따고 있어도 한번에 무너뜨릴수 있는 것이 탄이기 때문이다.
 

 

 밑장 빼기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기도박 기술이다. 초보자도 연습하면 가능하다. 맨 밑장에 에이스나 본인이 원하는 카드를 두고 돌리면서 빼내는 수법이다. 요즘은 거의 쓰지 않으나 초보자들에게는 먹힌다.

 

이것을 막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보통 초보자들은 패를 돌리면 자기패를 색시 궁둥이 만지듯 한 장씩 확인한다. 이런 버릇은 가장 나쁜 버릇이다. 도박판에서 패를 확인할 때는 항상 딜러가 카드를 다 돌리고 난 후 해야 한다. 딜러가 카드를 한 장씩 돌릴 때마다 수시로 확인하다 보면 그 사이 딜러는 밑장을 빼버린다. 딜러가 카드를 다 돌리고 난 후 자기 카드를 확인하는 것. 이게 밑장빼기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컴퓨터 구라

 

허영만 <타짜> 4부에 소개 되었던 내용이다. 본인은 이 만화가 나오기 전에 이미 컴퓨터구라를 경험했다.

 

형광등이나 탁자에 카메라를 설치한 후 (카드는 특수 카드를 사용한다) 귀에 초소형 리모콘을 장착하고 앉아 있으면, 밖에 대기하던 사람이 카메라를 통해 상대방 카드를 보고 불러준다. 상대방 카드를 다 알고 있는데 질 수가 있겠는가. 100전 100승이다.

 

그때 당시 본인은 그 장비를 대여하였는데 하루 빌리는데 300만원. 본인은 구라 게임에 참가하진 않았지만 나중에 발각이 되자 난리가 났었다.

 
그 당시 구라를 쳤던 멤버들은 어리석게도 5원패어로 80만 콜, 텐원으로 100만 콜, 이런 식으로 상대방이 뻥카라고 생각이 들어도 죽을 수밖에 없었던 카드를 죽지 않고 자꾸 콜을 해서 잡아내니까, 자꾸 당했던 호구들도 이상하다는 느낌이들어 전문가를 불러 판단을 내리기로 한 것이다. 전파 탐지기로 감지가 되어 나중에 덜미가 잡혀 버렸다. 결론적으로 이 기술을 초보자들은 막을 수가 없다. 방법이 있다면 오로지 전파탐지기를 갖고 있거나 도박을 하지 않는 수 뿐.
 
 

 궁극의 기술 스테키

 

본인 역시 이 기술을 전수받을 뻔 했었다. 위에 서술한 사기 방법들은 짱구배팅이나 밑장 빼기를 제외하고는 죄다 증거가 남게 된다. 하지만 스테키는 증거가 없다. 아니라고 우기면 끝인 것이다. 본인의 도박 스승이 스테키를 나에게 처음으로 보여주었던 그때를 잊지 못한다. 나에게는 킹타이틀을 주고 자기는 아투를 가지고 있다가 히든에서 에이스를 꽂아넣는 무시무시한 기술이었던 것이다.

 

이 기술의 이론은 나도 아직 배우질 못했다. 그래서 구체적인 것은 언급해줄 수 없다. 그러나 아주 막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스테키의 단점은 셔플할 때 소리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평소 셔플할 때, 그러니까 스테키를 시도할 때와 아닌 때가)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그걸 감지해 낸다는 것은 그 또한 고수가 아니고서는 힘들다. 두번째는 죽는 것, 이것 뿐이다. 따라서 스테키를 사용하는 고수를 만났다면 이미 그날의 승패는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아쉽게도 대부분은 자신이 스테키에 당했다는 것조차 모를 테고, 결국 운이 없었다고 변명하며 다음 판을 도모하는 망상에 빠질 테지만 말이다.
 

 
 


부끄러운 과거지만 본인은 스승과 함께 구라 게임을 뛴 적이 있다. 카드빚에 쪼들려서 살인하거나 범죄를 저지른 인간이나 나나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물반 고기반이라고 해야하나. 그날 정확하게 500정도 승리했다. 이야, 대단하다고? 이것만 알고 있으면 평생 돈걱정은 안하겠다고?

 

이제 결론을 내려주겠다. 본인을 보라. 도박빚과 카드빚을 비롯 현재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수많은 연체고지서와 많은 빚친구들 뿐. 동창들과 그리고 젊은 날의 시간은 까맣게 사라져버렸다.

 

도박꾼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하다. 그들은 항상 쫓기듯이 살며 언제나 사기 행각을 벌이면서 가슴 졸이며 산다. 도박꾼들의 공통점은 나이에 비해 죄다 늙어보인다는 것인데 도박꾼들의 생활을 보면 쉽게 납득이 갈 거다. 오후에 기상 (집도 거의 없고 여관생활을 전전 긍긍한다) 저녁이 되면 이리저리 도박장을 찾는다. 도박이 끝나면 다시 잔다. 미래도 계획도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부담감에 하루하루 갑갑하기만 하다.

 

도박에 환상을 갖고 있는 독자들이 행여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기에 당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패가 안떠서 졌다느니 운이 없다느니 생각말아라. 본인이 사기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니까 사기인 거다. 부디 환상을 깨길 바란다.  

 

그리고 이 시간에도 도박에 열중하고들 있는 구라꾼과 호구들에게 고한다. 도박이야 말로 백해무익이다. 건전한 도박이란 없다. 오늘은 땄을지언정 내일은 더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기보다는 맘편하게 안정되게 살아가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늪... 도박은 늪이다. 들어갈수록 빠져나오기 힘든 늪인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잊지말자. 언제든 자신이 굳게 결심만 하면 다시 헤쳐나올 수 있는 것 또한 늪이라는 사실을.

 

 

 
딴지 도박근절위원장
준봉스 (ryu2557@lycos.co.kr)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