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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뷰] 일망타진 이너뷰 -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2003.2.27.금요일
딴지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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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갑자기 다른 화제로.


총 : 낙태나 뇌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 : 저는 뇌사는 좀 더 폭넓게 인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구요, 낙태는 이게 가치 충돌의 문젠데요, 낙태의 권리를 누구에게 부여하느냐는 철학적인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산모에게 그 엄마한테 낙태의 권리가 있느냐, 아니면 그것이 엄마에게, 산모에게 권리가 없고 아이에게 있는 것이냐, 그 시각의 차이거든요.


저는 그건 찬반론 모두 일리가 있다고 봐요. 이건 양시론의 입장에 설 수 밖에 없는데 그 양시론의 입장에서 허용되는 낙태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하느냐, 낙태가 옳은 일은 아니라는 게 명백하기 때문에 그것을 줄여나가기 위해서 어떤 정책적 수단을 쓰느냐의 문제가 오히려 중요하지 낙태가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 자체는 답이 없는 문제라고 봐요.


총 : 그래도 결과는, 결국 낙태를 허용하느냐, 마느냐죠.
유 : 그것은 다 실존적인 결단이죠. 산모의 입장에서 보게 되면은. 아이의 입장에서 보게 되면 선택권이 없는 문제잖아요, 그러니까 두 당사자가 관련이 돼 있는 건데 한 쪽은 인격적 주체고 이쪽은 아직 인격이 없는 생명적 상태에 있는 건데 이 생명에 대한 권리를 전적으로 생명을 배태한 여성에게 줄 것이냐.. 완전히 줘야 한다면 낙태에 관한 모든 규제는 없애야 하죠.


그러나 그 권리가 완전히 산모에게 귀속되지 아니하다고 본다면 낙태에 관한 규제는 필요하죠. 그러니까 어디까지 규제하느냐가 남는 거죠. 모든 나라들이 그 문제 땜에 한쪽의 극단적인 입장이 전적으로 산모에게 있다, 반대편 한쪽의 극단적인 입장이 산모에게는 권리가 없다, 이렇게 보는 거 아닙니까. 그니까 그 중간 어디에.. 나라마다 시대마다.. 경계선이 쳐져요 이게.


옛날에는 기술적 조건 때문에 그 경계선이 산모에게 사실상 낙태의 권리가 없는 쪽에 있었고, 인체를 다루는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제어를 하지 않으면 이 경계선이 거의 전적으로 산모에게 귀착되는 쪽으로 오게 돼있잖아요. 한동안 우리 의사는 이런 쪽에 있었죠. 이것이 너무 심한 상태로 가있기 때문에 조금 더 이쪽으로 밀어내자는 쪽에서 규제가 들어오는 거거든요, 제가 볼 때 이건 양 극단 다 옳을 수가 없어요. 우리가 어느 선까지 규제를 두어서 그 절충을 시도할 것이냐, 그런 문제만 판단하면..


총 : 그래서.. 그러니까 몇 개월까지 허용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유 : 몇 개월까지는 기술적인 문제라고 봐요 저는. 어떻게 보면 그건 철학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철학적인 문제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총 : 결국은 그 모든 철학이 실질적 정책으로 드러나게 하는 게 정치인인데 그러면..


유 : 전 그런 전문적인 판단은 없어요. 그러니까 첫 번째는 산모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고, 두 번째는 대개 우리가 미물을 다룰 때 사람의 배아가 아니더라도 이런 문제죠, 우리가 개에 대해서는 굉장히 심퍼티를 느끼죠. 우리말로 모라구 그러나? 동정심, 동질감, 어떤 교감 이런 게 있죠. 왜 돼지에 대해서는 안될까요? 개에 대해서는 동정심과 많은 친화감을 느끼면서 돼지에 대해서는 안될까요?


총 : 먹는 거니까.
유 : 개두 먹을 수 있잖아요?
총 : 존재 목적을 다르게 이해를 하겠죠.


유 : 저는 이 차이가 교감의 정도에 좌우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떤 객체와 나 사이에 어느 정도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냐, 커뮤니케이션이 빈약하면 빈약할수록 동정심을 덜 느끼고, 그것이 커뮤니케이션의 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더 많은 동정심을 느끼게 돼 있다구요. 그니까 지능이 높은 동물일수록 인간과의 친화성이 높아요, 교감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총 : 돼지도 지능은 높습니다, 그렇게만 따지자면. (웃음)


유 : 사람이 얼마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그 동물에 대해서 느끼는 공감의 폭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게 태아에 관해서도 비슷한 거예요. 이것이 아주 배아상태에 있거나 예컨데 우리가 낙태 반대 캠페인 중에 보면은 양수검사를 하려고 주사바늘을 넣으면 태아가 몸을 움직이는 그런 장면을.. 마음이 무지무지 아프죠, 왜냐면 그 아이가 외적인 작용에 반응한다는 자체가 그것을 보는 사람과 사이의 일정한 커뮤니케이션과 교감의 틀을 열어주는 거거든요.


그런 문제이기 때문에.. 한 쪽으로는 그 뱃속에 있는 생명의 상태가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추상적으로 생각할 때 교감 가능한 상태로 볼 수 있느냐, 이런 문제와 관련이 되어 있으니까.. 넓게 보면 조기에, 임신 초기에만 허용을 하고 두 달이나 석 달이 지나면 못하게 한다던가.. 근데 뒤로 오면 올수록 아이와 교감할 수 있는 폭도 커지고 산모의 몸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단 말이죠, 모체에 미치는 영향도.


그 흐름의 어디에선가 경계를 그어야겠죠. 이건 굉장히 전문적인 판단을 요하는 거라 봐요. 저는 낙태규제에는 전반적으로 찬성을 해요. 규제는 있어야 해요. 근데 그 규제를 어떤 방식으로 설정할 것이냐..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의 수준으로는 정밀하게 말하기는 좀 어려워요.



총 : 그러니까 낙태가 절대로 안 된다는 건 아니시군요?
유 : 네.
총 : 안전하게 혹은 적절한 판단을 해서. 절대 안 된다는 아니고.
유 : 네네. 근데 사람에 따라서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도 많죠.
총 : 낙태를 허용하자는 쪽의 입장도 사실은 무조건 엄마한테 권한이 있으니 언제라도 허용해야한다 이렇게 말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사실은.
유 : 네네.



논리적으론 아귀가 맞으나, 너무 장황하다. 이 대목에서 갑자기 그가 시사평론가였었다는 사실이 환기됐다.


총 : 요즘 인터넷 실명제 얘기 하지 하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유 : 넌센스죠. 난 경제학도니까 항상 효용과 비용 사이의 관계를 생각을 하거든요.
총 : 넌센스다?


유 : 네. 나중에 국회 속기록을 확인해 볼 수도 있는데 (이때 전화 옴)왜 급한 일인가?
보좌관 : 네. 김한길 의원.
유 : 응. 죄송합니다. (전화)
총 : 효용과 비용 사이의 관계.. 까지 했습니다.


유 : 네. 그 관계가 어떤 도덕적 잣대 이전에, 위법 논란 이전에, 어떤 정책의 사회적 효용과 사회적 비용 사이를 비교해보고 비용이 효용을 천문학적 규모로 능가할 경우에 그건 안 하는게 맞죠. 이거는 사이트마다 프로그램 설치비용이 천 만원, 이 천만 원 드는 거니까.. 그럼 얼마나 많은 사이트들이 그걸 설치해야 하는냐, 안 하면 인제 과태료 천 만원 물어야 하는데.


그 다음에 인제 설치할 뿐만 아니라 신용정보 회사가 공짜로 해주나요 그걸, 일인당 10원정도 받는다고 하더라구. 실명존재 여부를 확인하는데. 그러면 모 만 명이 들어가는 사이트 같으면 돈 천 만원 들어가잖아요, 그럼 전체적인 사회적 비용이 얼마에요, 근데 그걸로 불법 선거운동, 비방 이런 거 잡겠다는 건데 그거 하겠다고 작심하고 대드는 놈들이 미쳤다고.. 자기 기록을 남기고 합니까.. 피씨방 가서 주민등록증 생성기 해가지고 가짜 번호 가지고 자기 이름 아닌 걸로 적당히 하지.


그러니까 실효는 거의 없고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들기 때문에 이게 기본적으로 멍청한 짓이라는 거죠. 두 번째는 그 사이트들이 전부 선거 관련 글들만 따로 구분 지은 게 아니잖아요, 예컨데 한겨레 신문사만 하더라도 익명으로 글 쓸 수 있는 게 일부 있죠?


한겨레 : 그럼요.


유 : 댓글 달기나 이런 것들. 그걸 다 막아야 된다는 얘긴데 스스로 익명게시판과 실명게시판을 구분해가지고 다 운영하고 있는데 그걸 그렇게 한다는 거 자체가 우수운 거고 그런 거죠. 처음에는 전자서명인증, 인증된 전자서명을 첨부하자는 주장까지 하는데 키보드 한 번도 안쳐본 사람들이 그거 하자고 주장하는 거예요.


나는 원희룡 의원이 그걸 들고 나온 게 이해가 안되던데. 멍청한 짓이죠. 그래서 내 불복종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명히 예고 했고, 비용과 효용 사이를 비교해 볼 때 터무늬 없어서 안 하는 것이 좋다는 글을 쓰고. 자율적으로 하도록 선언적 규정만 하자고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도무지 대화가 안돼요.



또 점프.


총 : 일부일처제에 불만이 없으십니까?
유 : 예, 별 불만 없어요.
총 : 하하하.
유 : 그럼 내 입에서 다른 대답 나오길 기다렸어요.(웃음)


총 : 아 이거 재미가 없습니다. 자꾸 정치적으로만 발언을 하니까. 일주일에 섹스를 몇 번 하십니까?
유 : 그건 프라이버시라 얘기 못 하겠는데요. (웃음)


총 : 하하. 한국 포르노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십시오.
유 : 한국에 포르노 산업이 있어요?
총 : 없죠. 불법적으로 외국에 서버를 두는 거 밖에 없는데. 한국에 포르노 산업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있어야 한다고 믿을 꺼 거 같아서. 혹시 없어야 한다면 왜 없어야 하는지.



유 : 그런데야 말로 전자서명 인증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나 그렇게 봐요. 그러면 성인만 확실히 볼 수 있잖아요.
총 : 전자서명인증제를 두고 허용해야 한다?
유 : 허용한다면 허용할 수 있지도 않겠느냐.


총 : 근데 이게 저절로 되는 게 아니고 말입니다, 제가 사회평론이나 개인이었다면 이런 질문을 해서 그 정도 답이면 충분한데 이제 정치인으로써 입법도 가능한 위치에 있고.
유 : 누가 입법 청원을 하면 검토해 볼게요.
총 : 스스로 하시는 건 아니고.
유 : 본인들이 한다고 해야 해주는 거지 모. 요청하는 데가 없는데 그걸 왜 해줘요.


총 : 스스로 하면? 그거보다 중요한 일이 더 많기 때문에?
유 : 그건 아니고 누군가가 필요한 사람이 얘기를 해야 시작이 되는 거지.
총 :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으세요? 아이 이거 비겁한데.


유 : 해주는 게 맞죠, 나는 그 통제장치를 완벽하게 하고 그걸 열어주는 게 맞다고 봐요. 극장도 그렇고. 극장도 이른바 제한상영관인가요, 그런 거 해서 도시 한 구석에 그런 거 보고 싶은 사람들 있으면 볼 수 있게 그렇게 해주는 게, 그렇다고 해서 남한테 피해주는 건 아니잖아요.


총 : 포르노 좋아하십니까? 즐겨보신다거나, 콜렉션을 가지고 있거나?
유 : 그런 거는 없고, 어.. 별로 구하는 방법을 몰라요.
총 : 인터넷을 많이 하실텐데. 인터넷이 보고죠, 보고.


유 : 보곤데 그거 인제 결제하고 그래야 되잖아요. 근데 딴지일보에서 알아가지고 나중에 포르노 사이트에 회원 등록 돼 있는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하자는 이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겨레 : 그럼 표를 얻기에 더 유리한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일동 : 하하하하
유 : 아무 표나 다 얻으려는 건 아니니까.
총 : 그거 좋아하는 표가 어때서요?
유 : 고거 해줬다고 표 찍어주는 건, 중요도가 떨어지는 짓이라고 봐요.
총 : 정치인이 되시더니 정치적인 발언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유 : 그건 어쩔 수가 없어요. 의제 외 발언을 삼가라는 강력한 지시가 내려와 있기 때문에.



지난 인터뷰 후 욕 정말 많이 먹었나 부다.


총 : 쓰리 썸은 해 보셨나요?
유 : 응?
총 : 쓰리 썸.
유 : 쓰리 썸이 모예요?
총 : 셋이 하는 거.
유 : 음하하하.


총 : 해보고 싶다, 안 해봤는데 기회가 오면 할 수 있다.
유 : 그건.. 남자들은 대개 상상도 해보고 그러지 않아요? 소설 책 같은 거 보면 영상은 아니지만..


총 : 남자들 일반말고 유시민 의원은 어떠신지. 음하하하
유 : 저도 남자 중의 하나니까 그런 판타지라는 건 다 있잖아요 누구나.
총 : 개인적으로 섹슈얼 판타지는 몹니까?
유 : 상상은 온갖 것을 하지요, 사람들은 다. 10대 때부터.
총 : 무슨 색깔 좋아하니 정도의 질문으로 당신의 섹슈얼 판타지는 몹니까, 라고 물으면
유 :.....


총 : 하하. 지금 함 생각해보세요.
유 : 생각 안 나는데. 의제외 발언은 삼가할 랍니다. 음. 보니까 누구냐, 저 한화갑 대표하고 홍준표 우리 검사한테는 그런 거 안 물어본 거 같은데.. 음.. 섹슈얼 판타지는 나만의 것이기 때문에 밝힐 수가 없다.


총 : 으아! 진짜 재미없다. (웃음)
유 : 내가 모 인터뷰어 기쁘게 해 줄려고 인터뷰를 해요.
총 : 아이, 이 정도는 밝혀줘야지. 한화갑 의원님 첫경험은 열여섯 살 때라 하더만. 백마 이야기도 하고. 한화갑 의원님보다도 더 보수적으로 나오시네. 안됩니다, 이거. 총각 딱지는 언제 뗐습니까? 


유 : 나 그거 몇 살 때 했는지 세어 봐야 알 어.
총 : 에이..
유 : 우리 나이로 하면 스물다섯 살쯤 된 것 같다..
총 : 진짜 늦다, 이거는.


유 : 더 이상은 말 안 할래.
총 : 음하하. 선수하고 하신 건 아니고?
유 : 그것도 말 안할래. 하하하.
총 : 사랑의 결실?
일동 : 으하하하


유 : 더 이상의 심층 심문을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총 : 섹슈얼판타지는?


유 : 지금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의제외 발언은 좀 삼가야 해.
총 : 이거 의젭니다. 유시민이 누군지 알아야 뽑죠. 이거 의제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건데. 그럼, 누가 가장 섹시합니까, 연예인 중에?


유 :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이런 거는 있는데. 옛날에는 배종옥씨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연기자로서.
총 : 연기자말고 여자로.


유 : 내가 실제 본적도 없으니까 여자로서는 알 수가 없고, 화면으로만 봤으니까. 그게 언제더라 <왕룽일가>인가 그 때 배종옥씨가 딸로 나왔을 꺼에요, 아마. 그 때 참 괜찮더라고. 그 배역도 그렇고. 근데 요즘 나이가 들면서 배종옥씨가 좀 안 이뻐지더라고. 지금은 배역이 이혼녀쟎아요. 보통. 그러고 요새 누구냐 요즘 유명한 연예인이 이영애예요? 그 <대장금> 말고.


총 : 김영애.
유 : 아, 김영애. <모래시계>의 엄마 역으로 나온. 와 나는 그 무렵에 <모래시계>의 1편, 2편 앞에만 나왔잖아요, (작은 목소리로) 죽이데요, 아...


총 : 양복은 특별한 브랜드 있으십니까?
유 : 여러 가지 있죠.
총 : 선호하는 브랜드는?
유 : 없어요. 그냥 제가 입는 게 작년에 산 것들인데 선거할 때, 근데 이게 모지..(자신의 양복을 바라보며) 이거는 콤비고 바쏘, 우리 부인이 바쏘 옷이 괜챦다고 하더라고. 두어 벌 있기는 한데.


총 : 구두는 있으신가요?
유 : 구두는 이거 캐주얼.
총 : 브랜드는 특별히
유 : 나는 그런 거 없어요. 난 옷, 구두 브랜드를 잘 몰라요.
총 : 브랜드에 대한 인지는 없다?
유 : 네.


총 : 여자가 어떤 속옷을 입었을 때 섹시해 보이십니까, 색깔로나, 형태로나?
유 : 속옷에는 별 흥미가 없는데, 난 오히려 겉옷에 흥미가 있어요.
총 : 아니 까만 브래지어여야지 섹시하다든가, 망사 스타킹이어야지 섹시하다든가, 그런 거 없어요? 있는데 말씀을 안 하시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


유 : 나는 가죽옷.
총 : 가죽옷?
유 : 응, 또 분석할려구 그러지?
총 : 흐흐흐
유 : 아니 그냥 거리에서 다닐 때보면 가죽옷이 멋있는 것 같아.
총 : SM적 가죽옷?
유 : 얇은 소재의 가죽 쟈켓 같은 거 있잖아요, 그게 괜찮아 보이더라고.


총 : 혹시 남의 물건 훔쳐 보신 적 있어요?
유 : 네, 어릴 때.
총 : 몰?
유 : 동네 구멍가게에서 계산하지 않고 사탕을.
총 : 그게 두고두고 걸린다든가
유 : 그게 들키지는 않았는데 한 번 그래 보고는 안 했어.
총 : 그게 마지막입니까?
유 : 네, 그게 초등학교 1,2학년 때였던 거 같애.


총 : 첫 자위는 언제 하셨어요?
유 : 엥?
총 : 첫 자위, 하하하
유 : 첫 모?
총 : 자위.
유 : 그것도 좀 늦은 편인데..
총 : 하하하


유 : 그게 언제냐 하면 중학교 때 3학년인가보다. 늦나? 빠르나?
총 : 조금 늦은 편이긴 하지만 평균에선 그렇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은데요. 그 때의 충격을 좀 묘사 해주시죠?


유 : 그 땐 몬지 몰랐지 첨에. 그런 신체적인 현상이 일어났을 때.
총 : 충격을 받거나 모..
유 : 충격은 아니고 인제 그게 몬지를 잘 몰랐어요, 첨에. 그러고 나서 친구들한테 물어봤던 거 같애. 얘기하는 와중에 또래끼리 그런 얘기들을 하니까 그 전에는 그냥 흘려 듣고 그렇게 했는데
총 : 그거 듣고 집에 가서 해보는 거지.
유 : 그렇지.


총 : 그 실험결과 느꼈던 충격 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죄책감이라든가?
유 : 있었지 첨에는. 첨에는 그게 어떤 건지를 잘 모르니까 나쁜 짓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막 들고.
총 : 주당 횟수는 어떻게 됩니까? 하하하..
유 : 특별히 저거 한 건 아니고.. 안 세어봤는데..


총 : 으하하. 계속 비겁한 답변을 하시는데요, 대충 일주일에 한 번 했다든가 아니면 그 시절에는 하루에 두 번씩은 했다든가 모 이런 게 있지 않습니까?
유 : 중학교 때는 그렇게 자주 그랬던 거 같지는 않고, 아마 내 기억엔 고2 이 무렵이 가장 왕성했던 거 같애.
총 : 스트레스가 많아서?
유 : 몰라, 스트레스랑 관계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총 : 그 왕성했던 때를 기준으로 하자면?
유 : 그렇게 자주 하고 그러지 않았어요, 나는.
총 : 일주일에 한 번?
유 : 일주일에 한 번 그 정도는 했을 거야 아마.


총 : 저축은 하십니까?
유 : 저축이요, 저축을 거의 해 본적이 없죠.
총 : 생활비는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그럼?
유 : 세비의 일부를 집에 주죠.
총 : 그걸로는 부족하지 않나요?
유 : 부족하죠.
총 : 그럼 어떻게 하죠?
유 : 약간은 인세 수입이 있고 집사람도 시간강의 나가고 이렇게 해가지고 조금 벌고.


총 : 아직은 모 적금이다 보험이다..
유 : 그거를 들 수가 없는 게 지금 집이 아파트 담보대출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총 : 담보대출은 왜 받으셨어요?
유 : 집 사느라고. 내가 집이 1억 5천짜린가를 받아내면서 9천만 원을 담보대출을 받았었어요.
총 : 얼마나 갚으셨어요?


유 : 아직 못 갚았죠, 3년이 아직 안 지났으니까. 안 갚아도 3년 지나면 20년 분할을 해 주니까 이자만 내면 되는 거지. 월세 사는 거하고 비슷한 거지.
총 : 이자 연체는 안 하셨어요?
유 : 이자 연체는 안 했죠.


총 : 생활비는 한 달에 얼마나 씁니까?
유 : 요새는 내가 잘 모르겠고 집에 없고 그래 가지고. 지난 해 내가 프리랜서로 있을 때 보면 크게 크게 들어가는 게 있어요, 대출이자, 관리비, 그리고 어머니 좀 드리는 거, 그 담에 보험료 그런 것들이 덩치 큰 것들이 꽤 있더라고. 삼사백 사이 어딘가 썼지 않나, 아니 생활비라고 말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는데 지출이 한 400백 정도 됐지 않았나 싶은데. 그 전에 내가 백분토론 진행자 할 때...


총 : 그 때 백분토론은 얼마였죠, 출연료가?
유 : 그건 영업 비밀인데.. 600만원 정도 받았던 것 같아요 한 달에.
총 : 한달에?
유 : 네.
총 : 생각보다 적네요.
유 : 응?
총 : 생각보다 많다고 할 수도 적다고 할 수도 있네요.
유 : 나는 급이 좀 낮았으니까.


총 : 그나마 그 때가 경제적으로 가장 풍요할 때였군요?
유 : 그때가 제일 좋았어요. 왜냐하면 그 수익만 있는 게 아니라 가끔씩 비정치적인 글쓰기로 생기는 수입도 있고 때론 강연이나 이런 수입도 좀 있고. 그래서 백분토론 할 때가 제일 괜찮았죠, 한 1년 반.


총 : 원조교제는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유 : 원조교제는 일반적 시각에 동의해요, 저는. 미성년자들이기 때문에 그거는 어른들끼리 하는 거하고는 다르죠.


총 : 음.. 자유주의자로 스스로를 정의하시는데.. 물론 그것도 여러 층위가 있고 자유주의자가 원조교제를 찬성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유 : 그러니까 성인들 사이의 매매춘은요, 그것은 나는 유럽식 해법이 옳다고 보는데, 그냥 성인들끼리 매매춘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가가 별로 개입을 안 해도 된다고 봐요. 근데 매매춘이 기업화 하는 거 있죠,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매매춘 행위를 통해서 영업적 이득을 취득하는 거.. 이게 우리나라로 보면은 알선..


한겨레 : 장소제공?
유 : 그런 거죠. 근데 장소 제공 이런 거는 여관주인, 엄한 여관주인들이 걸리기도 한다고 하는데 여하튼 매춘을 비즈니스로 하는 것, 그거에 대해서 저는 규제 정도가 아니라 처벌을 해야 한다고 보죠.


총 : 자영업자는 괜찮으나?
유 : 단독으로 하는 자영업은 그 사회적 비용과 그런 관계를 볼 때 그거를 실제로 단속하기도 어렵고 단속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도 크고.
총 : 그러니까 성인이 성적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자영업을 하는 거에 대해서는 모라 할 수가 없다?


유 : 네. 합법화 하지는 않더라도 눈 감아줘도 되지 않나, 그렇게 보는 거죠.
총 : 그런데.. 포주가 소위 비즈니스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 : 그건 엄하게 처벌해야지요. 지금 우리가 하는 것보다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보고.


총 : 현실을 기반으로 해서 사안을 본다면 실질적으로는 자영업자와 업주의 경계가, 비즈니스의 경계가 모호하지 않습니까.
유 : 안 모호해요.
총 : 만약에 혼자 하다가, 중간에 중계하는 친구와 하면 그게 자영업인지 비즈니스인지 구분하기도 힘들고..
유 : 그래도 알죠, 그건.
총 : 하여튼 장사로 해서는 안 된다?


유 : 네. 왜냐하면 그걸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것도 저는 실존적인 결정이라고 보는데 그러니까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불가피하게 선택한 측면이 강해요, 그게. 그 당사자 입장에서 보면은. 그런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상 막을 수가 없잖아요. 우리가 요새 인터넷 채팅이나 이런 걸 통해서 만나가지고, 그렇다고 컴퓨터 통신망을 다 검색해서 감시할 수도 없잖아요. 그게 기술적으로 점차 통제하기가 어려운 조건으로 가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는 나는 그것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실효성이 없다고 보는 거예요, 그 단속하느라고 그렇게 하는 건. 그러나 기업 조직형으로 하는 것은 얼마든지 적발할 수 있고 단속할 수 있고 그렇게 되는 거죠.


총 :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성적인 자기결정권을 가진 성인이 그런 결정을 하는 것에 대해 국가가 막는 것에 대해서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고.. 그게 국가가..
유 : 굳이 막을 필요가, 그러니까 막는데 따르는 사회적인 비용과 그 효과 그런 것들을 감안해 볼 때 비효율적이다 이렇게 보는 거죠.


총 : 기업의 경우에는 안 되는 이유가 모죠? 개인 자격이었을 때는 되는데 기업화 됐을 때 안 되는 이유는?
유 : 왜냐하면 개인이 피해자가 되는 측면이 있어요, 마약 사범도 마찬가진데..
총 : 사회적 선택권이 좁아진 개인..?


유 : 그럼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물론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여성들이, 남자도 마찬가지겠지만 매매춘에 종사하기로 했을 때는 그게 그 사람의 개인적인 성향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주관적으로 볼 때의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하는 거거든요.


총 : 즐겁게 하면요?
유 : 그런 경우도 인정해 조야죠. 그거를 좋으냐 안 좋으냐 물어서 규제할 수는 없잖아요. 일반적인 행위로 볼 때 규제라는 것은 일반적인 행위에 대해서 규제를 할꺼냐 말꺼냐 하는 거기 때문에 내가 볼 때는 그런 점을 인정해 줘야지요. 근데 기업적으로 하는 것은 영리 목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곤궁한 처지를 이용하는 거잖아요, 전 그건 도덕적으로도 나쁘고.
총 : 이용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 된다?
유 : 네.


총 : 만약에 그 여성이 자발적으로 그 직업을 선택했다고 한다면?
유 : 선택해도 안 된다고 봐야죠. 그러니까 일반적인 행위로 볼 때 다른 사람의 매매춘 행위를 조직함으로써 영업적 이득을 취한 행위를 규제하고자 하는 거 아닙니까.


총 : 문제는 자발성이 없고 그 여성들이 자의가 전혀 없이 불가피한,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해 그 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때에는 그게 말이 되는데 만약에 순전히 자기가 좋아서 한다면.. 룸싸롱에서.. 요즘은 점점 더 좋아서 한다고 하던데..


유 : 근데 좋아서 한다는 증거가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아프리온하게 선험적으로 이것은 수학적으로 말하면 정리가 아니고 공리예요, 논증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말하는 거거든요. 저는 그건 그렇게 봐야 한다고 봐요, 물론 사람에 따라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논증할 필요 없이 누구도 사회적 조건, 생존의 조건에 의해서 강요되지 않는 한 매매춘에 종사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것은 선험적인 참명제로 인정하고 시작하자는 거예요.


총 : 근데 그러면 안되죠. 왜냐하면 만약 그게 논리의 문제이기만 하면 모르겠지만 이건 실제 존재하는, 살아 움직이는 사람의 문제고..


유 : 그러니까 인간은 이기적 존재다, 라고 이윤추구를 인정해 줄 때 꼭 이기적인 존재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사람이. 이타적인 사람도 얼마든지 있어요. 그러나 선험적으로 논리를 구축 할 때 상당부분 가치판단의 문제이긴 한데 그렇게 인정하고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총 : 하여튼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신다?
유 : 그건 왜 그러냐 하면 나는 동유럽의 경우를 보면 여성들이 집단적으로 매매춘으로 나서지 않은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가 하나밖에 없어요.


총 : 어디죠?
유 : 동독.
총 : 그건 왜..


유 : 서독의 사회보장 제도가 그대로 이식이 됐거든. 그러니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집단적인 매매춘이, 개별적인 사례들은 있지만, 폴란드나 체코나 이런 데처럼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는 거죠. 다른 동유럽 국가들은 전부다 매춘 관광 지역이 됐거든요, 프라하, 부다페스트, 거의 모든 다운타운이.


총 : 그러니까 그게 생존의 문제일 경우, 개인적인 문제일 경우에는 우리가 눈 감아 줘야 하고
유 : 그러니까 모든 매매춘은 사회적으로 강요된 것이다, 그렇게 보는 거예요. 제가 말한, 사회적 조건에서 관계되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직업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험적인 명제..


총 : 그건 사람들의 성적 자발성을 너무 보수적으로 본 게 아닐까요?
유 : 성적 자발성이란 자기가 마음이 내켜서 어떤 남자하고 사귄다 이런 거지..
총 : 그러니까 좋아서 하고 돈까지 벌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을까요?
유 : 그러니까 그게 제3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은 굳이 국가에서 규제의 그물을 칠 필요가 없다 이거예요.





 


이쯤에서 다시 정치 이야기로 돌아왔다.


총 : 최근에 보니까 청문회 때 씨름도 한 번 해 보시고
유 : 씨름은 아니고 그냥...
총 : 바디첵. 하하..
유 : 그냥 그렇게 있었죠.



총 : 정치를 직접 해 보시니까 직접 하기 전까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나 계산과 다르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까?


유 : 그런 건 없어요. 왜냐면 제가 정치 평론을 하면서 국회를 많이 들여다 봤기 때문에 정확히 예상했던 일들이 나한테 발생하는 거지 이럴 줄 몰랐다 이런 거는 없어요. 그러니까 정치현장이 어떻게 돼있는줄 모르고 뛰어든 사람들이 이럴 줄 몰랐다고 얘기 하는 거지 그거는 자기가 멍청한단 얘기예요. 그게 어떤 덴지도 모르고 뛰어들었다는 얘기 아닙니까. 업계의 상황과 시장 조사를 정확히 한 후에 해야죠.


총 : 정치를 처음부터 하려고 한 건 아니었지 않나요?
유 : 아니 정치에 뛰어들 시점에서는 했죠.
총 : 제가 말하는 거는 시사평론가 시절에는.
유 : 아, 그건 아니었죠.
총 : 그건 아니었지만은


유 : 내가 개혁당을 창당하자고 제안했을 때부터는 그 시점부터는 시장조사를 한 거지요. 이게 되나, 안되나 비즈니스가.
총 : 결정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될 거라고 생각을 하셨어요?
유 : 기존의 공급되는 상품이 인기가 시원치 않다, 그게 신상품이 나올 수 있는 기본조건이잖아요.


총 : 질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다고 생각을 하신 거예요?
유 : 그게 처음부터 엄청나게 큰 마켓 쉐어를 가지기는 어렵지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마켓 세그먼트, 그러니까 특화된 정치적 욕구..


총 : 그렇다면은 이 시장에서의 목표는 어디 있습니까?
유 : 저는 시장을 바꾸는 게 목표죠.
총 : 시장 자체를 바꾼다?
유 : 예, 시장 자체를 바꾸는 거. 공급자 위주의 시장에서 수요자 위주의 시장으로. 그러니까 공급자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수요자가 왕노릇 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바꾸는 거죠.


총 : 그러니까 시장의 유통질서 자체를 바꾸는 거지, 시장을 지배하거나 독점한다거나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그건 아니라는 거죠?
유 : 네네, 그럴 생각은 전혀 없죠.


총 : 그러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추상적인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해서 어떤게 어떻게 될 때 내가 내 목표를 달성했으니까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나올 실 겁니까?


유 : 내가 목표로 삼은 것은 당권을 당원에게 주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거예요. 그게 소비자주권이 통용되는 시장인데요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치시장은 과점시장이었고 그 담에 이 과점시장이 그냥 과점시장이 아니라 지역적으로 분할돼있는 과점시장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이 구조를 깨는 게 목표고, 깨고나면 그거는 수요자의 욕구를 존중하지 않는 공급자는 살아남기 어려운 국면으로 가게 됩니다.


총 : 그걸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제 뭔가 됐구나 싶은 구체적인 현상이나 결과나 모가 있어야 될 거 아닙니까 손에 쥐어지는. 이걸 몰로 보시는 거죠?


유 : 지금 이미 인제 난 개혁당이라는 작은 정당을 만들어서 일종의 모델하우스를 구축을 해 봤고 그 다음엔 M&A를 한 거죠. 열린우리당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민주당 속에 있던 기업, 민주당이라는 그룹 속에 있던 몇 개의 기업이 있었죠, 비유를 하자면. 그 중에 아주 큰 블록하고 그 담에 개혁당이라는 아주 작은 사이즈의 정당하고 M&A를 했는데 세력은 저쪽이 확실히 크죠, 압도적으로 크죠. 그렇지만 이 새로운 정당, 새로운 기업의 시스템은 개혁당 쪽에 더 작은 것에 근접해 있어요. 이게 성공적인 M&A입니다, 원래. 시장에서 일어난 M&A중에.


그래서 지금은 우리가 국민경선하고 있고 그리고 정당지도부를 전부 당원들이 뽑고 있고 이제 시작됐고 앞으로 한 4년 간에 걸쳐서 이 작업이 진행될 거라 보죠. 이 과정을 통해서 그런 방식으로 해서 양질의 정치인, 국회의원, 양질의 정책, 양질의 정치행태 이런 것들을 보여주지 않는, 이런 것들을 체현하지 못하는 정당은 시장에서 지지율이 계속 내려갈 것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고 그렇게 해서 노선의 보수성과 진보성을 막론하고 간에 모든 정당들이 노선의 차이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조직 구성의 원리와 운영의 원리에서는 동일한 헌법적 원리를 지키도록 강제하는 것. 거까지 가면 전 정치인으로서 성공했다고 보죠. 저 혼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총 : 이게 참 추상적으로 다가오는데 왜냐면 구체적인 현상으로..
유 : 구체적인 현상으로 말하면 열린우리당이 국회의원 후보 공천작업을 상향식 공천작업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 당이 전국 16개 시도 모두에서 최소한 1석 이상의 의석을 얻고 국회에서 다수당이 되고 차기 집권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 정당의 장점이 바로 당권을 당원에게, 주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그런 방식으로 성공했을 경우에.. 노선이 훨씬 더 보수적이거나 훨씬 다른 쪽도 이와 같은 경로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총 : 선도 모델로? 그 모델로 성공하고 있으니?
유 : 네. 기존의 공급자들이 그 위기를 느끼게 되고..
총 : 그렇게 해서 차기의 재집권까지가 정치적 목표인가요?


유 : 제가 이번에 당선되면 그 다음 4년까지 그게 다 이루어져요. 2006년의 지방선거, 2007년의 12월의 대통령 선거 넉 달 후에 2008년 4월의 다시 18대 국회의원 선거, 세 번의 중요한 선거가 있고 이 세 번의 중요한 선거를 통해서 열린우리당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앞으로 그 모습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되고 그것이 운영되는 그 4년 동안 해내기만 한다면 저는...


다음 당이 못하면 계속 집권하는 거고 다른 당들이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잘해서 바꾸어 나간다면 다른 정당이 집권할 수가 있는데 어느 쪽이 집권하든 별로 관계가 없다는 거예요. 그 차이가 별로 크지 않는 선거로 가게 된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좋은 거죠.


총 : 그러면 다음 총선까지 그게 이루어지면 국회의원을 관두시는 건가요?
유 : 결과야 모르겠지만 글쎄여.. 그 때 가서 제가 또 다른 과제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모 정치에 인생을 바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총 : 스스로 강한 권력욕이 있다든가
유 : 아니, 제가 지금 국회의원을 하고 있잖아요.
총 : 국회의원이야..
유 : 경기도 지부장도 하고 있잖아요.
총 : 제 말은 소위 언젠가 대권에 출마한다든가 그러실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유 : 그건 제로죠.
총 : 그건 제로다?
유 : 네. 지금 시점에서는 그렇게 말 할 수 있어요.


총 : 그러면 소명의식입니까? 역사적인 역할, 자기 역할을 그렇게 규정한 겁니까.
유 : 소명의식은 그건 너무 거창한 표현이고 그냥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상식이라고 봐요. 우리가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정당은 모름지기 최소한 이러해야 한다,는 기준이 거기서 도출되는 것이고, 그 기준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정당들이 계속해서 권력을 누르고 있다는 것이 참을 수 없는 것이고.


총 :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건데, 굳이 자신이 나서서 그걸 해내고 있는 건 그런 건 소명의식인데...
유 : 그러니까..


총 : 할 줄 아는 게 그 거밖에 없어서가 아니라면.
유 : 대개 사람들이 프리라이더가 되고 싶죠. 누군가가 해주면 편하게 자기도 거기 얹혀서 같이 가고 싶죠. 근데 누군가는 해야 되니까. 근데 성질이 급한 내가 하게 된 거죠.


총 : 여기서 갑자기 겸손하시네. 하하..
유 : 그런 거예요, 성질이 급하니까 하게 된 거예요.
총 : 할 줄 아는 게 이거 밖에 없어서 그건 아니잖아요?
유 : 그렇죠, 네.
총 : 그럼 선택을 하신 거고. 그 선택은 권력욕 때문은 아닌 거고.


유 : 그렇게 말하기는 곤란하고 그렇게 되면 모 다른 사람은 권력욕 땜에 한 게 되는 거니까. 주관적으로는요 다 봉사하고 희생이고 그런 거죠. 근데 남들이 보기에 그 사람이 하는 행위나 선택이나 이런 것들이 권력욕으로 보일 수도 있고 봉사정신으로 보일 수도 있고 그 경계선은 매우 모호합니다.


총 : 스스로는?
유 : 스스로는 제가 못 참아서 하는 거니까.. 이것도 이기적인 행위죠.
총 : 못 봐줘서 한다?
유 : 네, 도저히 눈 뜨고 못 봐주겠으니까. 그런데 제 혼자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모.


총 : M&A를 했다고 하는데 개혁당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말들이 많지 않습니까. M&A가 아니라 사실은 당적을 바꾼 거지 당원 전체를 끌고 간 것은 아니고..
유 : 양적으로 보면 거의 다 왔죠. 한 100명 남았으니까.
총 : 그런데 저희가 이해가 안 가는 게 개혁당원 전원이 신당에 참여한다는 상임위 안건이 통과 된 걸로 아는데..
유 : 통과됐죠.
총 : 통과됐는데 근데 왜 해산을 결정하셨죠?


유 : 참여하는 방식으로 어떻게 참여할꺼냐.. 할 때 당 대 당 통합의 방식과 그 다음에 해산 후 개별 입당의 방식이 있었던 거죠. 당 대 당 통합 방식은 상호간의 합의가 있어야 돼요. 그러면 그 당시 통합신당 쪽에서 그 쪽의 그 전당대회에서 당 대 당 통합을 결의하고 우리 쪽 전당대회를 열어서 당 대 당 통합을 합의하고 그렇게 해서 양쪽의 그게 돼야 하는데 그거는 만장일치 방식이잖아요, 저 쪽의 합의를 강제할 힘이 우리한테 없어요. 그 쪽이 원하지도 않고. 그러니까 합치기는 합쳐야 하는데 합의가 안되니까 우리가 희생하는 방법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온 거죠. 아주 심플한 겁니다 이거는.


총 : 일부 당원들은 소속당을 바꾸기 위해서 자기들이 동의하지 않는데 불법적으로 자기가 소집한 당을 해산시켰다..
유 : 해산이 안됐죠. 법적으로는.
총 : 법적으로는 해산시킬 그 권한이 상임위에 없다,라고..


유 : 그러니까 전당대회를 열어야 해산이 가능한데 정치적인 의결은 했지만 법률적인 요건은 충족을 못 시켰죠. 그건 왜냐하면 충족시키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우리가요, 당헌을 등록할 때 오프라인에서의 당해산까지 온라인 투표를 통해서 가능하도록 당헌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못할 이유가 없다. 근데 이 당헌을 안 받아주는 거예요. 그 온라인 당원대회의 법적 효력을 인정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현행 정당법상.


그러니까 실제 우리가 운영한 당은 있고 선관위에 등록한 당이 있는 거예요. 거기는 전당대회에서 하도록 돼있단 말이에요. 전국당원대회에서 오프라인으로. 근데 개혁당은 원래부터가 오프라인 전국당원대회를 열 수 없는 정당이에요. 그러니까 해산 결의를 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정치적인 의사 결정만 밟아놓고 개별 탈당을 한 거예요. 나중에 2중 당적 문제가 안 나오게 하기 위해서. 해산 의결을 해 놓고 탈당을 하고 열린 우리당에 개별합류를 했는데 선관위에서 이 해산절차가 자기들에게 등록돼있는 당과 맞지 않기 때문에 흠결이 있다 이렇게 통제를 한 거죠.


총 : 일종의 정치적 큰 실험을 했고 초기에는 성공적인 모델이었는데 해산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좀 있었고..
유 : 잡음이 있었죠.


총 : 어떻게 보면 3/4만 성공했다.. 잡음을 완전히 해소하거나 당원 모두를 끌고 가지는 못했다.. 공격적으로 욕을 먹기도 하고..
유 : 욕하면 욕 먹어야죠, 어떻게 합니까.


총 : 여기서 내가 계산을 잘 못 했다거나 예상하지 못했거나 정치적으로 그래서 배운 바가 있다거나 그런 거는 없나요? 개혁적인 국민신당을 만들고 해산하는 과정에서 꼭 애초에 계획한 대로만 되는 건 아니었을텐데.


유 : 아니요, 우리가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었죠. 개혁당을 처음 만들 때부터 몇 가지의 가상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었죠. 그거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였어요. 근데 첨에 만들 때 노무현 후보가 민주당에서 쫓겨난다면 또는 민주당의 강건파가 당 해산을 결의하고 국민통합하고 합쳐가지고 정몽준 쪽으로 가 버린다면 그럼 노무현 혼자 남을 거 아닙니까. 그럼 민주당이기 때문에 또는 민주당임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도 있었단 말이에요.


민주당이기 때문에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고민할 거고 민주당임에도 불구하고 지지했던 사람은 더 화가 날 거 아닙니까. 그럼 정치적 욕구를 조직적이어야 할 정치적 욕구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게 되는데 그 욕구를 조직적으로 표출 시킬 수 있는 정당이 없죠, 그 상황이 되면, 그러니까 A시나리오가 그건데 그 경우에 대비해서 그 걸 받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 놔야 하기 때문에 이미 사회적 세력으로 존재하고 있는 쪽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써의 개혁당을 만든 거죠, 첨에. 그러고 시나리오 B가 노후보가 견뎌내서 민주당 후보로 본선까지 간다면 그러면 우린 정책연합후보로 일방적으로 지지하고 선거운동을 한다, 그게 시나리오 B였죠. 그게 A, B중에 B로 간 거예요.


총 : 제 기억으로는 창당 초기에는 최소한 총선 4월까지는 개혁신당을 유지한다, 가 시나리오였던 거 같은데..
유 : 아니죠.
총 :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유 : 아니요. 그렇게 말 안 했구요. 그 다음에, 그 다음 단계로 뭐가 왔냐면 대선에서 이기고 나서 대통령이 집권을 했는데 진짜 지지하는 정당은 개혁당이고, 그 다음에 말하자면 친노, 반노가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그 세력이 민주당 아닙니까? 민주당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른 거예요. 개혁당의 진로라는 거는... 우리는 민주당을 깨는 방식의 새로운 정당창당을 주장을 했고, 민주당은 그걸 거부하면서 시간을 끌었고.. 우리가, 그 다음에 온 시나리오 A, B는 뭐냐면...


시나리오 A는 민주당이 완전한 환골탈태도 못하고, 그 다음에 적당히 민주당내 여러 파벌이 절충해서 큰 틀에서 과거 지역정당의 틀을 유지하면서 4월 총선으로 가는  경우. 이게 시나리오 A입니다. 그럼 우리는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무관하게 그냥 개혁당으로 간다. 총선으로. 그 다음에 시나리오 B는 민주당이 분당은 안됐지만, 큰 틀에서 지역당을 벗어나는 정도의 합리적인 정당으로 탈바꿈하는 경우. 이 경우는 참여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민주당에 입당할 수도 있는 거예요. C는 뭐냐면, 민주당이 분당하는 경우. 그런 경우는 범개혁세력의 결합에 의한 신당. 이게 A, B, C였단 말예요.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보고 있었고, 지금 C로 귀착이 된 거예요. 좀 늦었지만, 그 C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는 거예요.


총 : 그니깐 뭐, 우발적이나 내부갈등이나 급변하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다 뒤집은 게 아니고 시나리오 안에 들어 있었다?


유 : 그럼요. 그건 예측 가능한 몇 개의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그 각각의 경우에 대해서 한 거예요. 그리고 그걸 이미 다 우리가 4.24 재보선 끝나고 나서 우리가 A경우라면, B경우라면 우리가 어떻게 한다는 걸 입장표명을 다 했고.



노무현 이야기로 마지막 점프.


총 : 그럼 마지막으로.. 최근 일년간은 오로지 그 목적만으로 싸워오신 걸로 보일 만큼 노무현 대통령을 위한 유시민만으로 활동을 하셨는데..


유 : 그건 한 측면이죠. 제가 실제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은 열린우리당 창당하는 과정에서 정말 이 당이 우리가 지향하는 참여민주주의형 정당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총 : 유의원은 사실 열우당 안에서도 주류 세력이라고는 할 수 없죠?
유 : 없죠.


총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의 힘은 큰데, 유시민 스스로를 위해서 뭔가 목소리를 내고 활동을 할 계획은 없으세요? 아직도 사람들이 안 보이는 쪽에서는 열우당을 만드는 거고, 보이는 쪽에서 노무현을 옹호하는 거인데..


유 : 노무현을 보이는 데서 옹호하는 거는 일종의 부차적 과제인데요, 제가 하는...
총 : 주과제로 보이거든요. 사람들한테는...


유 : 그거는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게 미디어에서 그게 보이니깐 그러는 거고. 그건 누가 잘 하면 제가 안 나가요. 제가 매번 그랬지만, 재신임 토론 했을 때도 방송사에서 섭외를 했지만, 그 당시 통합신당 쪽.. 그 쪽에서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돌다 돌다 나한테 온 것이고.. 그런 토론이 많아요.


에.. 그렇기 때문에 나가서 한 쪽에서 극단적으로 몰아치기 때문에 거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저도 반대쪽 익스트림 포지션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해서 붙는 것에 판단은 국민들이 하는 거고.. 그 과정에서 제가 망가지니까 걱정하는 사람은 많죠. 난들 그걸 왜 몰라요? 노무현 대통령이 모든 걸 잘 합니까? 그 양반이 신이에요? 아니잖아요. 오류도 많고 많고, 실수도 하고.. 그러잖아요. 덜컥수도 놓고...


총 : 자신의 비용보다 더 중요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 거잖습니까. 자신이 지불해야 될 비용보다 그렇게 해서 얻게 될 댓가가..


유 : 그렇죠. 총체적으로.. 그니깐 비용은 내가 부담하고, 효용은 당으로 가거나, 정부로, 대통령으로 가야한단 말이죠.


총 : 어떤 것도 공짜는 아니고, 지불해야 될 비용이 있는데, 그 때문에 개인 유시민이 타격 입는 비용은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유 : 어떡해요, 그러면. 배역이 그렇게 주어져 있는데...
총 : 누가 준 건 아니잖습니까?
유 : 누가 준 건 아니지만, 흐름이 그렇게 되는 걸요.


총 : 그러니까 그걸 자신의 뭐 흔히 말하는 팔자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거창하게 말하면 소명이지만..
유 : 팔자죠, 팔자.. 나는 팔자라고 보는데.. 제가 아까 그랬잖아요.


총 :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거냐,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거냐...
유 : 아주 주체적으로 깊이 고민해가지고 결단한.. 결단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결정한 것은 그때 1학년.. 학과 선택할 때가 제일 컸고 그 뒤는 그 정도의 고민을 한 적이 없어요.


총 : 당연하게.. 내가 할 일이라고...
유 : 당연한 건 아니고.. 이렇게 이렇게 고민해 보는데 안 할 수도 없고, 썩 내키진 않지만... 남들이 누가 해줬으면 좋겠는데.. 적절하게 안 해주니깐 그럼 할 수 없이 나라도 하지.


총 : 그럴 때 갈등은 뭔가요? 예를 들어 노무현을 졸라게.. 딴 사람들이 보면 미쳤나 싶게 옹호하는데 그럴 때, 그 순간에 나서서 옹호를 할 때야 반박의 논리밖에 안 보이고 서로 논리 싸움 하는 거지만.. 사실은 이제 끝나고 텔레비전으로 자신이 한 거 보거나 혹은 남들이 그거에 대해서 말하는 거를 들을 때는 그 안에서 자기가 어떻게 상처 받는지도 보이는 거 아닙니까?
유 : 그럼요. 보이죠.



자기도 안다. 자기 망가지는 거.


총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는데, 그게 이제 팔자라고 생각하고 가신다고 그랬는데, 그럴 때 일어나는 갈등은 뭐죠? 갈등이 일어나긴 일어납니까?
유 : 아니요? 별로 없어요.
총 : 자기가 망가지는 것에 대한 갈등이 왜 없죠?


유 : 제 인생 전체가 망가지는 게 아니쟎아요? 인생의 한 시기에 약간의 데미지를 입는 거지. 제가 뭐 평생을 노무현을 위해서 바치는 사람도 아니고 그 양반이 내 인생을 책임져 주는 사람도 아니고.. 우연히 역사의 물 구비에서 마주쳐 가지고 한 시기를 같이 가는 그런 관계에 불과하잖아요. 그 이 시기는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어차피 끝날 문제고.. 제가 무슨 퇴임하고 사저에 돌아가셨는데, 제가 아침 저녁으로 출입하고 할 사람도 아니잖아요...


총 : 다른 사람은 장세동 같은 꼬봉으로 생각하는데...
유 : 생각하라고 그러죠, 뭐. 별로 신경 안 써요.
총 : 소위 내가 할 일이라서 하신다는 거 아닙니까?


유 : 그렇죠. 뭐.. 할 일이니 하는 거죠. 여러 가지 하는 일 중에 하나죠. 가끔 TV 토론 나가거나, 글을 쓰거나 그런 걸 통해서 노무현을 그렇게 욕하는데 그렇지 않은 측면도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거에 불과한 거죠. 그게 무슨, 내가 아침저녁 그 양반의 문의인사를 올리는 사람도 아니고..


총 : 조금의 갈등도 없나요? 제가 궁금한 부분은 뭐냐면... 썩 맘에 들지 않게 망가지는 부분도 있단 말입니다...
유 : 있죠..
총 : 그럴 때 개인적 갈등은..
유 : 그러니깐 이미지라는 게 그 전에 시사평론하고 그 말하자면 글쟁이 이미지에서 정치인 이미지로 가는 건데요.


총 : 정치인도, 사실 노무현을 그렇게까지 변호해주는 사람은 유일하단 말이죠. 왜냐면 노무현이 실제 잘못한 것도 있으니깐. 그런데 그 잘못한 것을 마치 못 보는 사람처럼, 보겠지만 못 보는 사람처럼 비춰져서 입게 되는 손해, 타격..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내가 그때 그거 알고는 있었는데 그때 시사평론가가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AS 하느라고 그랬거든.. 하고 다 설명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유 : 없죠. 할 수 없죠. 그걸 어떻게 해요? 유 아무개가 뭐 그 전에 그런 정치적인 공격에서 자유롭던 시사 평론가에서 좀 망가진 정치인으로 갔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문제생길 거 있습니까?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기를 해요? 그냥 내 문제죠.


총 : 물론 그렇다고 대한민국 어떻게 안 되는데.. 유시민은 어떻게 될 수 있죠.. 개인의 갈등은 없냐는 거죠.


유 : 에.. 그런 건 뭐.. 이렇게 하는 것이 참.. 나한테 무조건 나쁘기만 하다고 그렇기만 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 자기 몫이고.. 다른 사람이 없으니깐.. 내가 그냥 하는 거죠.
총 :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상관없다.


유 : 뭐 그렇게 극단적으로 노무현을 옹호했다고 생각도 안 해요.
총 : 사람들 그렇게 생각해요. 존나게 옹호한다.. 저 사람이 미쳤나? 하하.. 그런데 유의원 스스로는.. 노무현이 좀 억울하게 당하는 측면이 있어서 내가 아니면 누가 변호해 주나.. 정도로.. 나와서 변호해 주신 거다?


유 : 그니깐 뭐... 대통령이 금년 총선 끝나서 정치환경, 국회환경도 좋아지고, 언론환경도 좋아지고 그러면 좀 잘못을 해도 지금까지처럼 도두라지진 않겠죠. 그러면 그만한 상황일 때는, 대통령이 잘 나갈 때는 옹호해주는 사람이 많다구요. 그럴 때는 나는 빠지면 되잖아요. 그래서 별로 관계 없어요. 일시적으로 이 시기에 그게 집중되는 거지. 선거 앞두고...


총 : 그게 왜 하필 굳이 유시민의 할 일입니까.
유 : 아니, 이승연이 당하는 거에 대해서는 지나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노무현도 마찬가지 아니에요?
총 : 그런 맥락이다?



다시 이승연과 연결고리.


유 : 잘못하는 것도 있지만, 잘못하는 것에 비해서 부당하게 공격을 너무 많이 당하고 모욕 당하고 그러니깐 화가 나잖아요. 옆에서 보기에..
총 : 이승연이 욕먹어 마땅한 이상으로 당하는 거에 대해서는 화는 안 나잖아요.


유 : 그런데 이승연은 나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사람이고.. 노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좀 아니까..
총 : 이승연이 욕먹어 마땅한 정도 이상으로 당하는 게 자기 책임이면, 노대통령도 욕먹는 게 당연하고 정도 이상으로 욕 먹는 것도 자기 책임이어야지..


유 : 때로는 욕먹을 필요가 없는 일까지도 욕을 하잖아요. 그래서 사회적 균형이라는 것은 약간은 익스트림 포지션이라는 논리와 부딪히면서 생기는 거지, 내가 무슨 정치하는 놈이, 무슨 손석춘 씨나 이런 사람처럼 시시비비 가려갖고 대통령 이건 잘 하고 있습니다, 이건 고치세요, 이런 얘기할 거면 내가 뭐 하러 정치를 해요? 왜 포지션을 혼동하냐는 거예요?


총 : 근데 이승연이 좀 억울해도 화약 전체를 감당해야 하는 책임이 있듯, 그 비난 전체는 노무현의 몫 아닌가요?


유 : 아니, 노무현 혼자서 집권했어요? 아까 AS 얘기했는데...
총 : 기획사 욕먹는 것처럼 같이 나가서 변호해주거나 욕먹거나 해야 된다?


유 : 그렇지. 돌 맞을 때는 같이 맞아야지. 그럼 누구라도 하나 맞아주는 사람이 있어야지. 아니, 그게 내가 무슨 돌쇠 라서 그러는 게 아니고.. 우리 사람 사는 이치가 그러지 않아요? 나는 그렇다고 보는데..


총 : 노무현 기획사의 기획이사기 때문에 내가 나서서 돌을 맞는다...
유 : 그런 면이 있죠. 책임이 있으니까...


총 : 그럼 사람들이 노대통령한테 과잉으로 욕하는 것도 이해하시겠네요. 이승연한테 과잉으로 욕하는 걸 이해 하시 듯...
유 : 그럴 수 있죠. 그럴 수 있는데 그럴 수 있다고 해가지고 그게 다 옳다는 건 아니니까..


총 : 저는 그래서 이승연을 옹호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노무현에 대해 그렇게 옹호하고 있으니까.


유 : 저한테 인제 걱정해주는 분들이 여럿 있어요. 최근 몇 개월 동안  재신임 정국 이후에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서 저를 아는 분들이 안타깝다고 얘기를 많이 하죠. 망가져가는 것 같다고, 지금 총수님 말하듯.. 근데 그게 내 역할이 이제 바뀌었다구요. 저는 지금 시사평론가가 아니고 정치인이거든. 그니깐 시사평론가 유 아무개를 딱 놓고, 그리고 지금 국회의원 해먹고 있는 유 아무개를 딱 놓고 비교를 하니깐 과거에 없던 부분도 생겨나고 과거에 있던 부분도 없어지고 과거와 모양이 다른 부분도 생기고 그러니까 저를 아끼는 분 중에는 그렇게 조언해주는 분도 많은데요. 제가 그 심정을 다 알죠. 전들 욕 디지게 먹고 있는 대통령을 옹호하러 나가는 일이 즐겁겠어요?


총 : 그걸 제 몫이라고 판단하고, 제 몫이라고 판단하신 이상 자기 역할에 충실하신 건데.. 노무현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느냐, 좋아하지 않느냐와 상관없이 그게 사실 전두환이었어도 그렇게 몰리는 상황에서 그 정도로 나서서 변호한다면 매력적인 인물 맞는데... 하하... 근데 아까 이승연의 선의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승연을 그나마 변호하네 마네 한 것도 다 그 선의를 인정한 다는 전제가 있는 건데..


노대통령 같은 양반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일이고.. 노무현이 실제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노무현을 변호하자면 적어도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최소한 역사적 선의여야 하는 전제가 있어야 그것도 의미가 있는데.. 노대통령의 역할이 지금 역사적으로 갖는 의미가 뭡니까?


유 : 나는 노대통령이 하려는 개혁은 정상화 개혁이라고 봅니다. 저는 그게 무슨 새로운 이념, 새로운 가치,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내는 게 아니고.. 우리 헌법에 당연히 그리 되도록 되어 있는 상태로 그렇지 못한 현실을 바꾸는 거... 이것이 바로 노무현 개혁이라고.. 정상화의 과정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요. 왜 노무현 보고 자꾸 진보적이지 않고 보수적으로 노냐 이런 비난도 있고 좌익이니, 친북이니, 반체제니 하는 말도 있지만 다 틀린 말이에요.


구체적인 정책면에서 비효율적인 경우도 있고,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고 절차를 어기는 경우도 있고, 뭐 부안사태라든가 이런 경우도 있죠. 있지만 그런 시행착오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이 혹은 열린우리당이 지향하는 바, 그 정향성은 어디냐면 헌법적 상태예요. 저는 그렇게 보는 거예요.


총 : 사람들에겐 유시민 의원이 극단적으로 보인단 말입니다. 실제로 극단적 일만큼 변호도 하구요. 그 비용 중에 스스로 명예를 깍아 먹거나..
유 : 저는 명예가 별로 없는 사람이에요.


총 : 있다고 치고.. 그렇게 스스로 감당해야 될 비용말고, 자신의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열린우리당에 표를 깍아 먹는다거나, 오히려 온건한 잠재적 지지자 층을 등돌리게 한다거나.. 그런 효과에 대해 비난한다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유 : 그런 면이 있죠. 그러나 이게요.. 예컨데 단일화를 예로 듭시다. 어떤 분들은 나를 비판하기를 단일화 죽어도 반대 해놓고, 노무현이 단일화를 결정하고 나니깐 또 단일후보 만들려고 하고...


총 : 오로지 노무현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아니냐?
유 : 예, 그런 얘기예요. 근데 그게 논리적으로는 맞는 지적이죠. 특히, 이른바 진보진영 이쪽에서 그런 주장을 많이 하는데 그거는 평론가의 시각이라고요. 실제로는 정당을 만들어 선거운동에 끼어 들어와 있는 입장인데 선거운동은 대통령 후보가 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하는 게 아니고.. 그럼 예컨데 단일화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그건 지도자의 결정이어야 해요. 추종자들이 못 살게 굴고 요구하고 혈서 쓰고 이래 갖고 마지못해 지도자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고, 후보 스스로가 국면을 판단해서 자기 결단으로 하는 것이 옳다는 거예요, 나는.


그니깐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은 죽어도 단일화 반대, 노무현 떨어져도 노무현으로 고, 이렇게 하는 것이고, 그 지도자가 판단해서 전략적으로 볼 때 지금 타이밍이다 해서 결정하면, 아이 씨 내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그래, 하고 욕해놓고는 또 단일후보 만들러 가는 거예요. 그게 나는 정상적이라고 보는 거예요. 그게...


총 : 근데 그게 논리의 기본 베이스인데 이때까지 쭉 주권이 국민한테 있고, 당권이 당원한테 있다는 기본 논지의 맥락에서 바라보자면, 그건 소위 리더의 결정을 지나치게 절대화하는 건데..


유 : 아니아니.. 후보 단일화는 전술의 문제예요. 전술전략의 문제인데, 지도자가 당원과 추종자들에게 물어보고 하는 게 아니라구요. 이런 문제는 스스로 결단하는 거예요. 그것이 지지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않을지, 이것이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해 가지고 결정하는 거라구요. 그 결정권한은 지도자한테 있는 거라구요. 저는 그렇게 봐요.


총 : 논리적으로는 충돌할 수 있는데..
유 : 예. 논리적으로 보면 안 맞아요. 앞뒤가. 근데 실제 정치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보면 역할분담을 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총 : 필드에 뛰는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유 : 예.



총 : 그니깐... 그 당권이 당원한테 가야 한다는 얘기가 굉장히 맞는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가 뭐냐면.. 지금 현실정치에서는 지도자의 단독 결정권한 역할을 인정한 거고, 당권을 당원에게라고 얘기할 때는 논리적으로 구성된 선언이란 말이죠. 그런 갭이 있죠..


유 : 그렇죠. 구체적인 상황에서는 늘 충돌하죠. 그게.. 늘 충돌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그거는 선험적인 해법은 없는 거예요.


총 : 그렇다면 유시민 의원은, 노무현이 아닌 다른 지도자에게도, 사실 개인적으로 노무현을 봐주시는 부분이 있단 말입니다. 그 사람의 선의를 개인적으로 알고 이해해주시는 부분이 있는데...
유 : 결정적인 불신의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총 : 그렇죠.


유 : 그니깐 이인제씨 같은 경우는 결정적인 불신의 사유를 갖고 있었다고 보고.. 그 사람이.. 그니깐 지금 우리가 정동영 의장을 예로 듭시다. 우리당 경선 과정에서 제가 공개지지 선언을 했어요. 일등을 하고 있는 후보에 대한 공개지지 선언을.. 그럼 사람들이 볼 때는 아, 저 놈이 이제 정의장한테 줄을 서나 보다. 제가 두 표를 찍는데 나는 한 표는 정동영에게 주고, 한 표는 신기남에게 주겠다. 이유는 이렇다. 신기남 2등 만들자..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거에 대해서 당원들이 나는 생각이 달라요. 뭐... 나도 당신하고 생각이 똑같에요, 한 사람은 맞는데 한 사람은 다르군요. 나는 누구를 지지해요..


이런 리플이 쭈욱 달린단 말이에요. 나는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는데 왜 그렇게 했냐면, 1등 하는 후보에게 왜 표를 더 주자고 했느냐? 제 전략적 판단은 똑같은 행위를 두고 해석하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는 건데, 열린우리당은 굉장히 다채로운 흐름이 결집해서 만들어진 정당이고, 그래서 당의 기강이 약해요, 초기에. 이른바 집단지도체제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당의 중심이 불확실하고.. 근데 이런 상황이라는 것은 총선이라는 굉장히 결정적인 국면을 앞두고 조직이 좋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이 시기에는 내부적으로 굉장히 강력한 정통성을 가진 리더가 있어야만 이 국면을 넘어갈 수 있다고 본 것이고 그래서 2등과 표차를 많이 낸 1등으로 의장을 세워야 된다. 그래서 공개지지 선언했는데, 그렇게 한 사람은 국회의원 중에 제가 유일합니다. 공개지지 선언한 사람은. 이 행위를 두고 어떤 사람은 강세인 후보에게 줄을 섰다고 말할 수도 있고, 그 다음에 어떤 사람은 말하자면 다른 주자들을 약하시키기 위한 술수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해석은 여러 가지로 갈 수 있습니다.


근데 저는 그 얘기를 하면서 그 이유를 명확히 밝혔거든요. 결국은 그렇게 선거결과가, 뭐 제가 그렇게 해서 된 것은 아니지만, 났고 지금 정동영 의장 중심으로 당이 뭉쳐 있어요. 기강이 섰습니다. 어느 정도는.. 당의 장의 말씀에 무게를 가지고, 누구도 당의장의 권위에 도전하지 않아요, 지금.. 일단 총선 끝날 때까지는 이렇게 갑니다. 근데 이거를 논리적으로 보면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해요. 근데 그걸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일일이 이거는 이거 때문이고, 저거는 저거 때문이고... 말하지 않아요. 그냥 가는 거지.


이거는 저의 정치행위란 말이에요. 해석의 여지는 모두에게 열어 놓는 거죠. 욕먹어도 할 수 없는 거고, 그거는. 그니깐 오로지 노무현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인격에 의해 내가 감화 받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카리스마에 내가 종속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국면에서 필요하다면 정동영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고, 신기남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총 : 그렇지만 노대통령에게는 각별하다고 보입니다.
유 : 앞으로도 다른 사람이 그보다 더 각별해질 수도 있죠.
총 : 지금까지는 그만큼 각별한 사람은 없는 거죠?
유 : 그렇죠. 정치 이제 1년 반인데.. 1년반 사이에 그런 사람이 많이 생겼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총 : 지금 거의 시간이 다 돼서.. 단답형으로 20자평을 해주십쇼. 노무현. 시사평론가였던만큼 카피 좀 뽑아주십쇼.
유 : 호랑이 등에 올라탄 사람.


총 : 김근태.
유 :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분.


총 : 많이 하는 분? 하하하하하... 정동영.
유 : 에너지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 정치인.


총 : 하하하하.. 이부영입니다, 그 다음은...
유 : .....
총 : 통과? 통과도 받습니다.
유 : 이부영은, 장점과 단점이 똑같이 많은 사람... 정치인, 아니 사람이라고 하자, 사람. 장점과 단점이 똑같이 많은 사람.


총 : 이회창.
유 : 입지선정을 잘못한 분.
한겨레 : 분이네요.
유 : 그래도 그 분은 한 시대의 지도자니까 분으로 인정해야지.


총 : 홍준표.
유 : 홍준표.... 홍준표 씨는...
총 : 미리 말씀 드리지만 정형근도 있고, 이재오도 있고, 김문수도 있고, 권영길도 있고, 추미애도 있고, 박근혜도 있습니다.


유 : 홍준표 씨는 삶의 여백이... 삶의 여백이 뭔지를 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정치인.
한겨레 : ....정치인이네요?
유 : 지금은 정치인이니까.


총 : 하하하.. 정형근.
유 : 머리가 무지하게 좋지만 심보가 나쁜 사람. 아니, 이렇게... 머리가 무지하게 좋지만 가치관이 삐뚤어진 사람.
한겨레 : 사람이네요.
유 : 정치인으로 안 보니까.


총 : 이재오.
유 : 이재오 씨? 가치관을 상실한 정치인.


총 : 김문수.
유 : 김문수는 과거와는 다른 사람.


총 : 권영길은요...? 이제... 조금만 가면 됩니다.
유 : 매력이 좀 더 있으면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는 분.
한겨레 : 할 수 있는 분?
유 : 정치인으로 하죠. 뭐... 개인적 매력이 있다면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정치인.. 있었을 정치인. 이미 좀 지났으니까.


총 : 추미애는요?
유 :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 있어야 할 정치인.


총 : 여기서 정치인으로 분류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친분관계가 약한 사람들인가요? 아니면은 개인적으로.....
유 : 뭐,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그냥... 나오는 대로...


총 : 박근혜.
유 : 늘 볼 때마다 사람을 안쓰럽게 만드는 정치인.
한겨레 : 만드는 여자가 아니구?
총 : 하하하.
한겨레 : 만드는 여인...
유 : 여인이라고 그러면 화낼 꺼야.
한겨레 :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정치인으로 합니까?
유 : 여인이라고 합시다. 여인이라고 하면 좀 그렇고, 여성.


총 : 청산되야 할 인물은....
유 : 청산되야 할 인물은 없구요, 각자는 각자의 존재가치를 지니니까... 사람은 청산할 수 없죠. 역할을 바꿔야 할 정치인 정도로... 이렇게... 낚시를 가야 될 정치인.
총 : 그 말이나 그 말이나... 하하하...


유 : 낚시를 가면 좋을 정치인.
총 : 두 사람만 해주십쇼.
유 : 유명한 정치인 중에 꼽는다면, 최병렬 대표 경우도 자기 소임이 종식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고 저는 보는데요. 민주당에도 한 분을 찍어야 되지 않겠어요?


총 : 한화갑도 해주십쇼.
유 : 한화갑 씨는 중용은 있으되, 중심은 없는 정치인. 중용은 있으되, 자기 중심이 없는 정치인.


인터뷰는 여기서 끝이 났다.





 


"안 무식한데 왜 무식하게 말해요"


회사 디자이너가 유시민에 대해 묻자 읊은 첫 마디다. 그렇다. 언제나 정작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태도다. 그의 과잉이 온건한 잠재적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것까지 막고 있다는 지적은 그런 맥락에서 충분히 옳다. 그도 그걸 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역할이 팔자라고 하며 내키진 않지만 자기라도 해야 한다고, 인생 한 시기에 약간 데미지 입는 건데, 이 국면에서 필요하니 하는 거라고 답한다. 이념 같은 추상적 논리체계가 아니라 사람처럼 불완전한 존재에 대한 확신범 노릇을 대중 앞에서 그렇게까지 감수해 낸다는 건 봉건적 주군관계의 소산이 아닌 다음에야 실로 대단한 실존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걸, 그리고 거기엔 노무현을 위한 유시민은 있어도 유시민을 위한 유시민은 없다는 걸 그 스스로도 모르는 바 결코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을지언정 그의 진정성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아니라지만, 그는 사실 돌쇠 맞다. 어린 시절 삐져서 벽장에 들어가면 울다 지쳐 잠이 드는 한이 있더라도 누가 꺼내줄 때까지 절대 나오지 않았다는 그는, 수학에 소질 없어 수학책 3권을 통째로 암기해 대학에 진학하고 유신체제에서 출세의 길을 갈 수 없다고 법대를 포기하며 운동에 뛰어든 뒤 한 번도 갈등이 없었다는 그는, 수감과 수배를 포함해 5년을 기다린 연인에게 혹시 나하고 결혼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냐는 국내 프로포즈 사상 가장 무뚝뚝한 협잡으로 결혼한 그는, 대권에 나설 확률 제로라며 이렇게 피곤한 정치에 왜 뛰어들었냐는 질문에 성질이 급해 못 봐주겠으니까라고 답하는 그는, 돌쇠 진짜 맞다.

내가 현재 어디에 와 있고 내 역할은 무엇인지 자신을 객관화하여 스스로를 역사 속에서 통시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놀랍도록 자연스러워 그에 따른 전술 전략을 자신의 이익보다 먼저 따져 내는 것이 거의 비인간적인 수준에 도달한 그는 당대의 돌쇠다.

이쯤에서, 정치인 유시민이 가진 한계와 오판을 이야기하며 이런저런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토 몇 개는 달아줘야 나도 적당히 안전해지겠다만, 그런 포인트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러는 건 치사해서 못하겠다. 논리의 갑옷을 입고 자신의 지성으로 타고난 돌쇠 기질을 은폐하며 온몸을 불사르는 이 지적 장세동을, 난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다. 내 배를 째시라. 꾸벅.





 
- 일망타진 이너뷰 위원장
딴지총수(chongsu@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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