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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대통령과 기생충

2004.2.27.금요일
딴지 도서관

 




 
 

단언컨대, 이 의사 양반보다 더 웃기고 드라마틱하며 창의적인데다 스릴까지 넘치게 이 각별한 무척추동물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지구상에는 없다. <딴지일보>에 건강 동화라는 듣도 보도 못한 분야를 창안해, 탐정이 되어 풀어 가는 그 해학적 내러티브는 가히 천재적이다.

 

이 책으로 기생충탐정소설이라는 기상천회하며 교훈적이기까지 한 장르가 개척되어, 또 이 책으로 그 장르적 완성도가 바로 정점에 도달했다고 해도 누가 뭐랄 사람 있으랴. 그 이외 이런 이야기를 이런 방식으로 이렇게까지 재미있게 전개해낼 수 있는 자 아무도 없음이니.

 

2백여 년 전 파블로 선생의 곤충기 이후, 최고의 엽기생물문학 되겠다.

 

- 딴지총수

 

위에 본지 총수가 써놓은 글을 읽으셨는가? 저거 구라 아니다. 본지에 건강동화라는 제목으로 절찬리 앵콜 연재했던 화제의 소설. 바로 그 소설이 <대통령과 기생충>이라는 타이틀로 드뎌 출판된 것이다.

 

건강동화가 뭔지 모르시겠다굽쇼? 그럼 여길 잠깐 누질르시라. 요기.

 

기생충을 이용하여 지구의 평화와 인간의 안녕을 위협하는 악의 세력들. 그 악의 세력들을 초전박살내고자 세계 곳곳을 누비는 기생충 탐정 마태수(본지에서는 마태우스 - 마침내 태어난 우리의 스타라는 쌍팔년도틱한 이름이었으나 책에서는 마태수로 바뀌었다). 대통령부터 세계적 골프스타까지 낑궈넣어서 촌철살인으로 펼쳐가는 작가의 단단한 해학적 문장에 읽는 이의 배꼽은 가출하고, 그 사이사이마다 잊지 않고 녹여내는 사회를 향한 작가의 살아있는 시선에 독자의 눈시울은 아련히 젖어드고 만다. 쿨쩍...

 

<소설 마태우스>를 시작으로 <닳지않는 칫솔>, <기생충의 변명> 등 한국 의학계는 물론 일반 대중에게 감격의 밀물을 와락 끼얹었던 초베스트셀러 작가 마태우스님이 심혈을 기울여 발간한 신간 <대통령과 기생충>. 이 책은 그 동안 그가 보여주었던 내공의 집합체이며, 집필 활동의 총결산인 동시에, 장판디자인하면서 방구석에서 고민 때리던 나날의 총아임과 동시에, 아무도 생각 안하는 것을 기필코 생각해내고 마는 놀라운 상상력의 모듬회로써, 앞으로 그가 보여줄 문학 세계가 얼마나 드라마틱하고 훌륭한 것인지 짐작하게 할... 쪼메 거창하지만 아무튼 그런 거다.

 

인문서적이나 만화를 곁들인 책 등등에 빠져 한동안 소설 읽기를 멀리했던 이들에게 권하노니, 소설 읽는 재미를 다시 찾고 싶으면서 지적욕구 또한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이 책을 구입하라! 당신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종()을 의식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본 책은 유명 인터넷 서점에서 다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지 온라인 기자 출신인 마태우스님의 친필 사인이 앞장에 빠빠빵 박혀 있는 책은 본지에서밖에 구할 수 없다. 글타. 본지에서 구입하는 <대통령과 기생충>에는 마태우스님이 백원짜리 모나미 흑 볼펜으로 빠방한 친필사인을 직접 써주신다. 어절씨구리.

 

안타깝게도 본지는, 21세기 문제적 소설 <대통령과 기생충>을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 왜냐면 첨에는 팔 생각이 없었거덩. 암튼, 그래서 책 다 나가기 전에 후딱 주문하시라.

 

아차... 글고 아래는 본 책의 저자이신 마태우스님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책을 출판한 직후 조선일보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었나 보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조선일보에 한 번 소개되면 책이 얼마나 많이 나가더냐. 근데 마태우스님은 고걸 거절하셨단다. 구체적인 사연은 직접 들으시라. 감동이다.




 
 

소원성취, 그리고...

 

- 마태우스

 

내 소원이었다. 그런 일이 생기면 너무 좋아 펄펄 뛸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그런 일이 생기고, 내가 꿈꿔오던대로 대응을 했는데, 기분은 생각했던 것만큼 좋지 않다. 큰 범죄를 저지른 듯 가슴이 뛰고, 미안한 마음이다.

 

오늘 아침,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조선일보 기자가 책과 관련하여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그때부터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하구 많은 신문들 중 왜 하필 조선일보람? 조선일보의 지대한 영향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극우냉전 이데올로기를 설파하고, 숱한 왜곡과 거짓말을 하는 그 신문에 대한 안티운동에 난 오래 전에 서명한 뒤였다. "한번만 해주시면 안될까요?"라는 출판사의 부탁을 난 겨우 뿌리쳤다.

 

"그건..제 영혼을 파는 일이거든요."

 

사실이 그랬다. 내 홈피에 조선일보에 대해 써놓은 욕이 얼만데 그 신문과 인터뷰를 한담?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한 문부식을 내가 얼마나 씹었었는데? 무엇보다 홈피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날 어찌 볼 것인가를 생각하면, 인터뷰란 도무지 말이 안됐다.

 

몇시간 후, 조선일보 기자가 드디어 전화를 했다. 인터뷰 때문에 좀 만나잔다.

 

"도와주시려는 건데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한데요, 제가 사정상 인터뷰를 할 수가 없거든요"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진짜로 미안했다. 저 기자가 나쁜 건 아닌데 하는 맘 때문에.

 

기자가 묻는다. "조선일보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겁니까?"

 

아따 그사람, 눈치도 빠르네.

 

"네, 제가 안티조선이라서요"

 

기자는 알았다고 전화를 끊었고, 그때부터 내 가슴은 계속 두근거리고 있다.

 

미안하긴 하다. 기자한테도, 그리고 일등신문에 실려 책을 좀 팔고픈 출판사에도. 하지만 내가 인터뷰에 응했다면 겪어야 했을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거절은 백번 잘한 일이다. 책이 좀 안팔리면 어떤가. 내 영혼의 값어치가 그깟 책 몇십, 몇백권과 맞바꿀 성질은 아닐터다. 그래, 신문에 안실리더라도 내가 다 사면 되지 않는가? 보라, 내 책이 알라딘 문학베스트 9위다! 이문열이 새로 낸 <산들메> 어쩌고를 제꼈다^^. 조선일보야, 난 너희 도움 필요없고, 그냥 내 힘으로 할께. 니들 덕분에 오늘 나 소원성취했다.
 

 
 


인터뷰를 거절한 직후 기차에서 쓴 글입니다. 글을 옮기면서 생각해 보니, 제가 거절할 수 있었던 건 책이 안팔려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보면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동인문학상에 대한 황석영의 거부와 공선옥의 거부는 분명 다른 차원의 거부일 것입니다.

 

아쉬운 것은, 어떤 작가가 조선일보를 거부했을 때 사람들이 취하는 태도입니다. 성석제가 동인문학상을 탔을 때, 그에 대한 비판 글들이 여럿 올랐었죠. 하지만 성석제처럼 책을 써서 먹고사는 사람에게 작가적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조선일보 거부를 강요하는 게 합당한 일일까요? 그런 강요가 가능하려면 공선옥처럼 어려운 처지에도 조선일보를 거부한 작가의 책을 조금이라도 팔아 줘야 할텐데 그런 건 없고 그저 "니 잘했다"라는 말 뿐이더군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대급부도 없는데 조선일보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만 해도 그 달콤한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던데, 전업작가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떠오르는 생각을 두서없이 써 봤습니다

 


아싸!!! 책 사러 가기

 

 

 
딴지 도서관 책돌이
(editors@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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