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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뷰] 일망타진 이너뷰 -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2004.2.23 월요일
딴지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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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그럼, 다음 주제로. 지금, 공당의 그것도 다수 공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이신데, 말하자면은 한나라당이 어디로 가야 된다고 하는 작전을 짜는 분인데... 한나라당 지금 굉장히 위깁니다. 창당 이래 최대 위기인 것 같고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서 졌을 때보다 더 위기인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인데.. 지금 어떤 전략과 기획으로 이 위기를 돌파하실 건지..


홍 : 작년부터 저희들이 당의 방향을 갖고 있는 것은... 기본적인 것은 그렇습니다. 아까 내가 이야기를 했 듯, 해방 이후 50여 년의 한국정치사에서 보수진영의 가장 큰 약점은 부패였고,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또 그런데다 타성에 젖어 있었고. 근데 진보진영의 가장 약점은 친북문제였는데, 진보진영의 소위 열린우리당이나, 노무현 정권의 이 친북문제는 사실상, 지금 국민들이 별로 의식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엷어진다 이겁니다. 시대정신이 바뀌어간다 말입니다.


그러면 한나라당의 소위 부패문제, 보수진영의 부패문제, 한나라당 전체가 앓고 있는 보수진영의 부패문제. 이거 만이 지금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근데 이걸 어떻게 돌파를 할 것이냐. 그래서 작년 10월부터 저희들이 내놓은 게 정치개혁안입니다. 열린우리당에서 떠들지만 정치개혁안을 선도한 것은 한나라당입니다. 지구당 폐지, 중앙당 축소. 그리고 정치자금 제도의 혁신적인 개혁, 공천제도 개혁. 이게, 한나라당이 지난 그 10월 이후에 주도를 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치개혁을 주도해오던 한나라당이 대선자금, 차떼기정당, 이래 계속 얻어맞으면서 그 주도권을 잡지 못하게, 선점이 돼 버렸어요. 그게 첫째였고, 정치개혁하자. 두 번째, 정당개혁하자. 세 번째, 당 개혁하자. 네 번째 하는 게 지금, 공천개혁하자. 금년 2월말까지 하는 게 저희들이, 공천개혁입니다. 인적쇄신입니다. 인적쇄신인데, 부패로부터의 탈출, 절연하는 공천을 하자. 부패혐의가 있고 구세력의 의미가 있는 사람은 공천으로부터 가능한 한 배제하자. 그러나 현실적인 선거도 감안해야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모습을 만들자. 그것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소위, 공천개혁입니다. 개혁공천입니다.


이 모습은 2월 말 돼야 모습이 드러날 겁니다. 지금까지는 평면적이고 수평적인 공천으로 그쳤지만, 다음주부터 하는 공천은 파괴적이고, 소위 부패와의 단절되는 공천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겁니다. 그렇게 해가지고... 금년 3월 초순경에는 제2창당대회를 열어가지고, 한나라당 전체를 뼈대부터 새로 바꾸고, 인적 구성도 바꾸고. 그 다음에 부패문제에 관한 한, 대선자금 문제, 각종 부패사건에 대해서 한나라당이 가진 재산은 전부 다 내놓고. 원점에서 재출발하는 겁니다.



총 : 최병렬 대표와 싱크가 돼 있는 내용이죠?
홍 : 그렇습니다.


총 : 말씀대로 하자면, 공천으로 돌파가 가능하다... 라고 요약을 할 수...
홍 : 1차적으로. 처음에 정치개혁안을 우리가 제안해서... 지구당 폐지. 그건 한나라당이 제일 먼저 제안했습니다. 돈 먹는 하마 지구당 폐지, 그 다음에 후원회 축소. 소위 국가에서 나오는 법인세 0.1프로 가지고, 곳곳에 그 의석수 비율로 배분해서, 국가에서 세금으로 정당운영을 하면서 모든 감사를 선관위서 다 받고. 그렇게 하자. 이거 한나라당 안입니다.


총 : 키워드는 공천입니까?
홍 : 그때는 정치개혁. 지금의 키워드는 공천입니다.
총 : 어쨌든 현시점에서의 위기는 공천으로 돌파가 가능하다?
홍 : 그렇죠.


총 : 공천을 잘 하면 사람들이 가지는, 개개인이 가지는 개혁성이라든가 이미지가 합쳐져서 한나라당이 그동안 쌓아왔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느 정도 덮어주고?
홍 : 네. 당명개정을 포함해서 한나라당을 거듭 바꾸는 겁니다.
총 : 여기서 이 위기를 일단 돌파한 다음에?
홍 : 네.


총 : 그러면, 이 공천으로 소위... 총선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홍 : 총선은, 저는 그렇습니다. 1당은... 저희 당이 한나라당이 1당이 될 겁니다.
총 : 많이 줄어드는 1당이 될까요, 아니면...
홍 : 조금 줄어들 겁니다.


총 : 어느 지역에서 주로 약세를 점치시는지...
홍 : 영남지역에 일부 잠식이 되고... 오히려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는 약진할 수가 있습니다.
총 : 수도권에서는 약진한다... 이게, 흔히 말하는 소장파하고는 갭이 있는 인식 아닙니까?
홍 : 그렇습니다.
총 : 소장파에서는 지도부가 물러가라.. 요구가 있는데, 그 사람들은 그럼 뭘 잘못 읽고 있는 거죠?


홍 : 소장파라고 소위 하는 사람들의 정치행태를 보면... 나는 그 사람들의 정치행태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소장파의 실체가 뭡니까, 한나라당 소장파의 실체가. 나는 그거,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봅니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소장파라는 이름 하에... 나는 국회 상임위에서 등수 안에 드는 소장파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국회 상임위에서 열심히 국회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지역구에 가서 열심히 활동하는 의원도 아니고. 몇몇 사람이 몰려다니면서 소위, 그 촐싹대는 이벤트 정치에 몰두하는 그런 형태의 정치는, 옳지 않습니다.


총 : 신경 쓸 거 없다. 시끄러울 뿐이지?
홍 : 네. 지금 60일을 놔두고 지도부 물러가라고 하는 것은, 당을 해체하자 그러는 겁니다.



실제 상황은 소위 소장파는 몇몇에 불과했는지는 몰라도, 한나라 체제는 그 몇몇 소장파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 났다. 그가 그렇게 힘들게 폭로해가며 이루려고 하는 정치적 목표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총 : 총선 후에도 최병렬 체제로 가야 할까요?
홍 : 그렇지 않습니다.
총 : 아, 바뀔 것이다. 총선 후의 체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홍 : 총선 후의 체제는, 총선의 성과에 따라서 달라지리라고 봅니다.
총 : 물론 그렇겠지만.


홍 : 총선에 이긴다면 최병렬 체제가 성공한 것이고, 총선에 진다면, 체제가 바뀌어야 합니다.
총 : 이기면 그대로 가고?
홍 : 이기면 당분간 가야 되겠죠.
총 : 진다면... 어떻게 바뀔까요?
홍 : 대폭 바뀌겠죠.


총 : 이긴다면, 그.. 의원님의 역할은 어떻게 바뀔 것 같으세요? 지금으로는 전략기획위원장인데...
홍 : 전략기획위원장이라 하는 거는, 원래 당직에 없는 당직입니다.
총 : 비공식적인 거.


홍 : 비공식 당직입니다. 특별위원회 성격을 가진. 당이 위기에 왔기 때문에, 당 전체의 의견을 갖다가 취합할 수 있는 자리. 취합하는 자리, 그런 자리가 전략기획위원장인데.. 그 자리는 나는, 언제라도 내놓을 용의가 있습니다. 내가 정치 시작하면서, 자리를 탐한 일이 없습니다.


총 : 이기고 나면 어떻게 될까요?
홍 : 이기고 나면...
총 : 이겼다 졌다의 기준이 애매모호하긴 하지만, 이겼다라고 말해지는 상황이면...
홍 : 총선에 이겼다면, 최병렬 대표체제가 당분간 지속이 되겠죠.


총 : 의원님은?
홍 : 저의 역할은, 이제.. 특무상사 역할은 벗어나는 거죠.
총 : 그러니까 비정규가 아니라 정규 포지션으로 가시겠다는...
홍 : 그렇습니다.
총 : 예를 들면?
홍 : ...
총 : 예를 들면 어떤...
홍 : ...


총 : 갑자기 말씀을 안 하십니까(웃음). 예를 들면?
홍 : 어느 자리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구요.


총 : 선호하시거나, 기대되거나, 혹은 뭐 싫지만 그렇게 하라고 하거나 뭐 그런...
홍 :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이기면, 저도 3선입니다. 3선이라면 이제, 국가경영을 꿈 꿀 수가 있습니다.


총 : 국가경영이라고 하시면.. 최소한 대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홍 : 나는 당 대표하고 당내 경선은 내 수 차례 봐왔기 때문에 관심이 없습니다.
총 : 아.. 그럼 차후 대선에 관심이 있으신 겁니까?
홍 : 그거는... 선배들이 많기 때문에. 이야기할 단계가 아닙니다.


총 : 물론 그건 선거 후에 이야기겠지만.
홍 : 만약 선거 후에 3선이 되면, 나도 국가 경영하는 공부를 하고 그런 노력을 할겁니다.


총 : 국가경영에 관심이 있으시군요.. 국가경영이라고 하면 뭐, 대선 아니겠습니까? 그거 말고 뭐, 총선 세 번 하셨고... 그럼 언제요? (웃음)
홍 : 그것은 지금 뭐, 이야기할...


총 : 만약 긍정적으로 잘 풀려나갔다고 생각할 때는, 다음  대선 때를...
홍 : 총선이 지나고 나면, 한나라당이 이기든 지든 간에 총선이 지나고 나면 한나라당에 소위 노무현 정권 이후에 국가경영을 담당할, 그런 그룹들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총 : 그렇겠죠.


홍 : 그 그룹들 중에서, 소위 재선의원 그룹 중에서 국가경영을 담당하겠다는, 그런 그룹이 나올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선배들 중에서, 여전히 내가 국가경영을 꿈꿔본다는 그런 그룹들이 또 하나 있을 것이고, 또 하나가 지금 손학규, 이명박 그 두 사람이 국가경영을 꿈꾸고 있고, 한나라당에서 십 여명이 차기주자로 경쟁을 하는 체재가 되어야겠고.. 그렇게 되어야만 한나라당이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이나 국민들의 의혹으로부터 벗어납니다. 한나라당이 희망을 줘야 합니다. 근데 그 희망을 주는 세력들이 지금 재선그룹에서 3선이 되는 사람 중에서 희망을 주는 사람이 나올 수가 있고 그 다음에 선배들 중에서 한두 사람이 계속해야겠다는 사람이 나올 수 있고..


총 : 차기주자라는 게, 노무현 케이스는 굉장히 특별한 케이스고, 대부분은 최소한의 그룹 혹은 지지자, 계보라는 게 나쁜 뉘앙스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계보.. 등의 합쳐진 노력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혼자 힘으로 하기 힘드니까..
홍 : 그렇습니다.


총 : 지금 같이 차기 주자의 큰 뜻에 동참할 의원들이나 또는 작전을 짜는 사람들이나 있습니까?
홍 : 그것은 지금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건 말씀 드리기 어렵고 한나라당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가장 문제가 차기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한나라당의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총 : 그러면 그 CD건도 사실 그 큰 범위에서 보자면 그게 출발점이었습니까?
홍 : 그렇지 않습니다. 아까 이야기한 CD건은 노무현 정부가 정말 아마추어리즘으로 불안하고 그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게 어렵다, 그래서 소위 대안 체제를 바라보며 시작했던 것이 CD건이고..


총 : 정리하자면, 지금은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뤘다면 그 이후, 차기주자의 한 사람으로 국가경영에 뜻이 있다?


홍 : 그런 뜻이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한나라당의 희망이 됩니다. 지금 한나라당에는 희망이 없어요. 차기 주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희망이 없습니다. 이명박, 손학규 씨가 유력한 차기 주자입니다. 근데 그 사람들이 지방자치단체장 자격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정치활동에 제한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정치활동에 제한에 풀리는 것이 2006년도입니다. 그 때까지는 한나라당의 차기 주자를 갖다가 경쟁구도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만들어주고 자유스러운 경쟁 속에서 한나라당도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줘야 해. 그래 주는 역할을 소위 마라톤으로 치면요, 페이스 메이커라는 게 있습니다. 완주는 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완주 할 때까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 총선에서 내가 3선이 되면 자리매김 할 수도 있다는 얘기죠.



이번 총선과 관련한 그의 구상이다. 3선으로 차기 총선의 페이스메이커가 되고 그 이후 스스로도 차기 주자의 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인터뷰를 한 다음날부터 시작해 이미 최병렬 체제가 붕괴되었으니, 그 구상이 과연 어떤 모양으로 종결될 건지 자못 궁금하다.


총 : 이번에 서청원 석방 발의안은 국민감정하고는 괴리가 참 큰데...
홍 : 그렇습니다.
총 : 그만큼 한나라당이 국민들 일반 정서를 감지하는 게 굉장히 떨어진다..
홍 : 그건 현실을 너무 나이브하게 봐서 그렇습니다.


총 : 이 때 찬성하셨나요, 개인적으로는?
홍 : 그건 비밀투표기 때문에 말하지 않겠습니다.
총 : 투표 결과말고 그러면 발의할 때는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홍 : 발의는 저도 참가한 바 없습니다.


총 : 이게 민주당이 한화갑 의원을 사수하는 걸 보고 동한 게 아닌가요?
홍 : 그 분들의 입장은 민주당이 한화갑 대표를 사수하는 것을 보고, 그 결과를 보고도 국민들이 별로 나쁘게 보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어서 한 거 같습니다.
총 : 그래서 거기까지 갔군요.
홍 : 네.


총 : 이회창 시절에는 중요 당직에 기용되거나 그런 적은 없으시죠?
홍 : 없습니다.
총 : 이회창 후보와는 사이가 안 좋으셨나요?
홍 : 아니요, 사이 좋습니다. 저는 이회창 후보가 되실 때 이 총재가 위기 때마다 저한테 요청을 했습니다. 위기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요청했을 때 나는 저격수, 공격수로 서슴없이 나가서 싸웠습니다.


총 : 그거 한나라당을 위한 겁니까, 이회창을 위한 겁니까?
홍 : 한나라당과 이회창 둘 다를 위해서 뛰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회창의원 저격수, 홍위병 그 담에 돌격대장 다 맡아줬습니다. 당과 조직을 위해서 맡아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일로 인해서 많은 정치적 상처도 입고 또 비난도 많이 받았습니다.


총 : 근데 왜 그러셨습까? 대차대조표 손해 아닙니까?
홍 : 손햅니다. 근데 당의 위기가 있고 조직의 위기가 있고 내가 모시는 사람의 위기가 있을 때 나서 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총 : 검사시절하고 오버랩이 잘 안되서 그러는데 그 때는 조직의 위기와 자신의 명예가 부딪힐 때, 자신의 명예를 선택한 것을 생각해보면 이회창 홍위병이 되느니.. 저는 오버랩이 잘 안됩니다.


홍 : 그렇죠. 나는 공직생활을 통해 지금까지 세가지 주제로 살았습니다. 검사 때는 정의를 위한 열정으로 살아왔습니다. 96년도 신한국당 들어와서 정치판에 들어와서는 당파를 위한 열정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워싱턴 갔다 온 이후로는 가급적이면 조국을 위한 열정으로 살아보고자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파를 위해 사는 게 어느 시점까지 인가.. 아직까지도 그걸 종결을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총 : 그 때는 한나라 당, 당을 위한 열정이었고 그리고 워싱턴을 갔다 오고 난 이후에는 나라를 위한..


홍 : 조국을 위한 열정으로 살아보고자 하는 생각이 짙었는데 지난 그 대선, 2001년 10월 26일인가 그 때 내가 재보궐 선거로 당선 되서 돌아올 때 내 총재한테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젠 저격수 역할을 그만 했으면 한다. 저도 한나라당의 호봉이 높아졌는데 계속 저격수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참 부담시럽습니다, 그랬더니 이회창 총재께서 2002년 12월 18일까지만 좀 해달라, 지금 그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 그 때까지만 당과 나를 위해서 대전선의 최전방에서 투쟁을 좀 해달라..


그 때 전 정치라는 게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도 부담스럽고, 검사를 그만 둔지 내 7년을 넘었는데 맨날 권력의 비리나 파헤치는 것이 저한테는 큰 부담입니다.. 그랬더니 2002년 12월 18일까지만 그 역할을 해달라, 그 이후는 홍의원이 알아서 해라, 그래서 2002년 12월 18일까지만 또 특무상사를 하자, 그 생각을 하고 약속을 한 적이 있습니다.


총 : 그게 이회창 총재와의 의리 때문이었나요?
홍 : 당을 위해서 그랬습니다. 정권을 차지하겠다는, 정권을 탈환해야 한다는
총 : 의리가 차지하는 부분은 얼마나 될까요?
홍 : 반반이겠죠.


총 : 반은 의리, 반은 당?
홍 : 네. 당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내 역할을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근데 대선 이후에 당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CD논쟁을 다시 시작해보았는데, 출발 단계에 거대한 벽에 막혀가지고 그래서 보류를 했습니다.



정의, 당파, 조국이라. 그를 움직이는 대의가 그 셋이라는 이야긴데.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었지 않냐고 굳이 되물었다. 이런 명분 뒤에 적당히 서서 안 움직여버리면 인터뷰가 공허하다.


총 : 정치를 왜 하시는 거죠? 화하하하. 검사시절에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였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이후로 정치 입문 후 말씀하셨다시피 초기에는 정치적인 경력도 짧고 그래서 잘 몰라서 그랬다고 그러다 인제 호봉이 올라가면서 전체적인 윤곽도 보이고 그래서 더 이상 특무상사 역할이 싫고.. 지금은 국가 경영도 말씀하시는데.. 그럼 앞으로도 정치를 계속 하실 생각이시잖아요?


홍 : 그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총 : 계속 하신다면, 정치를 통해 이루려고 하시는 게 있나요? 모, DJ야 오로지 대권이었고 YS도 그랬는데


홍 : 워싱턴에 99년 3월 8일날 내가 대법원 판결이 3월 9일에 났는데 3월 8일날 의원직 사퇴를 했습니다. 하루 전에 사퇴를 했습니다. 판결결과에 상관없이 내가 사퇴를 하고 엉겁결에 워싱턴에, 이전까지 미국에 가 본일이 없습니다. 미국에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10개월 가 있었습니다. 연구소에 가 있었는데 도대체 내 나라 운명에 치명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미국이란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미국은 어떤 식으로 움직여 지는가, 내 나라가 앞으로 생존할라면 이 신자유주의, 요즘은 신보수주의로 나오는데 그 당시에는 미국에서는 신자유주의가 유행이었어요, 99년도.


근데 그 때 나는 처음으로 국가와 민족이란 생각을 깊이 하게 되었습니다. 정치를 99년 3월 8일 그만두고. 내 나라가 작은 나라로 어떻게 생존을 해야 하는가 그걸 미국생활 10개월 하면서 보고 왔습니다. 그래서 다시 들어올 때는 특무상사 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이총재한테 가서 나 특무상사 하기 싫다, 그 이야기까지 됐는데 이 총재가 또 요구를 해서 대선 때까지 특무상사를 또 했습니다. 또 대선 지고 난 뒤에 그만두려고 했는데 이번에 특무상사를 또 자임을 하게 됐다가, (잠시 웃다가 한숨을 지으며) 하~ 현재까지는 된서리를 맞았어요.


그 CD 논쟁은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그 CD 내용에 정확히 부합하는 5,800억 계좌를 내 갖고 있습니다. 지난 청문회 때 내 재실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됐는데 정치를 왜 하느냐, 처음에 들어올 때는 내 자신이 살고, 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들어왔다가 당파를 위해 한 3년 노력했다가 DJ정권에 축출당하고 워싱턴 갔다가 돌아오면서 다음 정치 시작할 때는 그야말로 내 나라를 어떻게 잘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는 그것도 사실상 대선의 패배 하면서 좌절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선거가 끝나게 되면 세번째 생각의 전환이 오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세 번쨰 바꿔본다. 어줍게 보일지 모르나 나라가 걱정이 됩니다. 지금 좌파선동주의가가 일어나고 이 나라가 소위 한줌도 안 되는 일부 선동세력들에 의해서 선거 결과가 좌우되고 그리고 찰나주의 그리고 진짜 국가의 백년대계, 국가의 장래 프로그램에 대한 비젼도 없이 하루하루 대응하고 있는 이 아마추어리즘적인 정부가 불안하기가 그지없고, 그래서 이제는 나라가 가는 방향이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3선 이후에는 새로운 구상을 하려고 합니다.


총 : 그럼, 한나라당이 거기에 맞는 대안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지금 정부는 아마추어적이고 프로그램이 없고 등등의 문제점을 지적하셨는데 그럼 거기에 대안으로 한나라는 프로그램과 대안과 지향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홍 : 앞으로 제시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은 아까 말씀 드렸던 대로 한국보수의 부패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총 : 그럼 계속 말씀 하신 대로 핵심은 바로 부패문제 때문에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등졌다고 생각을 하시는 거죠?


홍 : 지난 번 대선 때는 이회창 후보의 병역문제겠죠, 엘리트 주의, 귀족 주의.
병역문제도 그건 부패문제입니다. 부패문제 때문에 내 등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노무현 정권을 대치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소위 한나라당은 자기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부패로부터 절연하고 당 인적 구성 바꾸고 한나라당이 중도우파로서 이 나라를 다시 끌어가기 위한 모습을 다시 갖추어야 만이 국민들이 동의하고 한나라당이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희망을 갖고 지금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총 : 부패문제가 청산되고 나면 한나라당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홍 : 그렇습니다. 한나라당의 부패문제하고 수구보수적인 문제는 탈피를 해야 합니다.
총 : 예를 들어 어떤 부분이 한나라당의 수구보수적 문제입니까?
홍 : 대북정책문제.


총 : 대북정책이 수구보수적이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DJ의 햇볕정책에 어느 정도 동의하시는 건가요?


홍 : 햇볕정책을 할 때도 우리는 앉아서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햇볕정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대북화해정책을 적극적으로 우리가 도와준다, 그러나 동서독이 통일하는 순간에도 서독이 동독을 지원 할 때는 그 자금의 투명성이 확보되었다, 그 지원된 자금들이 소위 북한 주민들에게 제공이 되고 북한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북한이 경제적으로 되살아나는데 도움이 된다면 우린 반대하지 않는다.


근데 북한으로 넘어간 그 자금이 북한의 특권계급의 소위 북한의 독재정치를 더 강고히 하는데 사용이 되고 군비에 사용이 되고, 군비 증강에 사용이 되면 이건 햇볕정책이 아니고 그건 대남 침락의 군사력 증강에 도움이 된 것이다. 대북 독재정치를 강화시키는데 사용이 됐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DJ정부 5년 내내 그렇게 주장을 해 왔습니다. 그것을 언론이나 국민들은 DJ정부의 햇볕정책을 반대하는 것으로 몰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 햇볕정책의 기본틀에 우리가 반대한 것이 아닙니다.



총 : 그러면 절차만 잘 지킨다면 그 기조는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홍 :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대북화해정책은 계속 유지되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원하고 우방이 지원하는 물자나, 자금이나 이런 문제가 북한의 경제를 회복시키고 북한주민이 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데 사용이 되야지 독재체재를 강화하고 그리고 군비증강에 사용되는 건 적극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그가 이제 나라를 생각하게 됐다는 건 결코 거짓이 아닐 것이다. 이제사 나라가 우선순위가 됐다는 것이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그의 생을 관통하는 몇 가지 키워드를 생각한다면.. 자연스럽다.





 


딴지 고유의 질문리스트.


총 : 포르노는 보신 적 있으세요?
홍 : 있습니다.
총 : 가장 마지막으로 보신 게 언제시죠?
홍 : 미국에서였습니다.
총 : 몇 년 됐네요?
홍 : 그렇습니다.


총 : 일부러 구해보셨죠?
홍 : 미국에는 TV 자체가 포르노입니다.
총 : 에로말고 포르노?
홍 : 미국에는 TV 자체가 포르노입니다. 거기에 보면 그 뭡니까 미국의 케이블 TV자체가 포르노 선이 있습니다.


총 : 아, 그런가요?
홍 : 네. 일반 방송에는 포르노가 없는데
총 : (말을 끊으며) 성기가 노출되나요?
홍 : 그건은, 아니 그것까지 다 쓸라고?
총 : 제 말은 정말 성기가 노출되는 포르노냔 말이죠, 에로가 아니고..
홍 : 에로영화 아닙니다. 케이블 TV에는 그야말로 트리플 엑스등급 포르노가 다 나옵니다. 케이블 TV에 연결이 되어서 다 나옵니다.


총 : 우리나라에 포르노가 허용되야 하지 않을까요?
홍 : 가만히 있어봐, 왜 갑자기 그 방향으로
총 : 하하하, 원래 그렇습니다.



무척 당황한다.


홍 : 근데 포르노는 이번에 제한상영등급이 다 나왔죠?
총 : 제한상영등급이 만들어지긴 했는데 상업적으로 겨우 거기서 영화를 걸자고 돈을 들이지는 않으니까, 실제로는 불가능한 거죠.


홍 : 포르노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머리 속에 정리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총 : 그러니까 지금 생각해 보십시오.


홍 : 일본도 가면요 내가 그 99년 1월에 DJ정부 3월에 짤렸는데 1월에 일본외무성 초청으로 14일 동안 일본엘 갔습니다. 일본에 갔을 때도 일본 호텔방에서도 케이블 TV로 포르노가 나옵디다. 포르노가 나오는데 그걸 다 다이아몬드로 가렸습니다. 일부만 가린 포르노가 나오는데..


글세요 포르노 허용여부에 대해서는 결국은 이거 헌법적으로 말하면 행복추구권 문제고.. 개인이 포르노를 볼 자유도 있어야겠죠.. 자유도 있어야 되겠지만.. 제한상영등급 영화관이 허용이 되면.. 포르노도 일부 허용되는 것이고.. 제한상영전용관에서 허용되는 것이.. 미국에서처럼.. 그것도 앞으로 막을 수가 없을 건데.. 성이라는 것도 막을 때 더 엄밀하게 추구되는 것인데.. 그걸 막지 않으면 그게 포르노가 만약 제한상영관에서 상영할 수 있다는 정책이 나오면.. 포르노가 이미 숨어서 보는 프로그램이 아닐 것으로 보는데..



이건 횡설수설이다.


총 : 변화의 추세가 그 쪽이면 굳이 막지 않겠다?
홍 : 그렇습니다.


총 : 동성애 사이트를 18세..
홍 : (웃음) 가만 있어봐 왜 자꾸 그런 문제만 나오는 거야?


총 : 이것도 중요합니다. 하하. 동성애 사이트를 18세 미만은 보지 못하게 하는 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그니까 청소년들이 동성애 사이트를 접하면 물든다, 이런 인식에 기반한 결정이거든요.


홍 : 물든다기 보다는요, 의사결정의 자유가, 그러니까 말하자면 의사결정 능력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사안들에 대해서는 잘못된 자료를 제공할 때는 그것은 말하자면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거죠. 그래서 전 동성애 사이트를 18세 미만이 보지 못하게 하는 거에 대해서 찬성합니다.


총 : 자기 성정체성 때문에 방황하는 게 오히려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게 아닙니까?
홍 : 성정체성 문제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거 아닙니까?


총 : 제 말이 그 말인데, 동성애자들이 질병이나 사회적 여건 때문에 동성애자가 된 것이 아니라 말씀하셨듯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타고난 것인데 타고난 것으로 인해 갈등하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를 인정하고.. 그런 과정이 가능한 한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해줘야지.. 그런 정보를 차단하고 금지하는 것은 그런 과정을 방해 하는 게 아니냐.. 그렇게 생각해 보시지는 않았나요?


홍 : (어색하게 웃음)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 할 정도로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총 : 그러니까 동성애자가 병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시죠?
홍 : 그것은 자기가 타고난 성정의 문제지 병은 아니죠.


총 : 그러면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없이 타고난 건데, 그런 선천적인 걸 가지고 마치 포르노처럼 18세 금지 딱지를 붙인다는 건 소수자에 대한 차별 아닌가요?
홍 : 그건 제가 답변 드리기 어렵습니다.
총 : 왜요?
홍 : (웃으면서)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총 : 지금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복잡한 문제가 아닌데
홍 : 그것은요 앞으로 한국사회에 중요한 문제로 등장합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이미 동성애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해있기 때문에 근데 그것은 제가 지금 생각해서 답변한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총 : 왜요?
홍 : 그건 좀 더 있다가 얘기를 해야 합니다.
총 : 근데 왜 지금 답변을 못하시는 겁니까?
홍 : 판단이 안 섭니다.
총 : 그러니까 동성애가 병이 아닌 것 까지는..


홍 : 그렇죠. 타고난 성정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할 수는 없지만 이것을 어떻게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 까지는 생각해 본 바가 없습니다.
총 : 그럼 지금 생각해 보시죠. 으하하하하.


홍 : 아니, 김사장, 지금 생각해서 답변을 하면 나중에 어떻게 책임을 지누.
총 : 어려운 문제입니까?
홍 : 어려운 문제죠.
총 : 자기가 타고난 걸로 그 사람이 핍박받으면 그건 그 사람한테 너무 억울한 거 아닌가요?
홍 : 지금은 제가 답변하기가 어렵습니다.


총 : 키가 작다고 너는 키가 작으니 아이들과 떨어져 있어야 돼 나쁜 애이니까.. 너는 말을 더듬으니까 떨어져 있어야 돼 이러는 것과 마찬가지 아닙니까?


홍 : 그거하고 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총 : 왜요? (이 부분에서 긴 침묵의 시간)


홍 : 동성애 문제는...


총 : 다른 건가요?


홍 : 섹스가 관련되는 문제는요, 이것은 함부로 이야기하기에는..


총 : 동성애자가 섹스만 하는 사람들은 아니지않습니까..


홍 : 그래도 섹스와 관련된 문제를 정치하는 사람이 함부로 지금 선뜻 이야기 하는 것은 경솔합니다.


총 : 섹스를 연상하는 건 우리지 당사자들은 아니쟎아요?


홍 : 그렇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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