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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불법SW단속반이여! 어서옵셔

2001.3. 16. 금요일
딴지 수뇌부

님들이시여.. 

 

님들께선 대체 어디에 계심까.. 뭐뜰 하고 계심까.. 

 

어제도 그제도 회사 대문 밖에서 다소곳이 칼을 갈며 님들 오시기만을 하릴없이 기둘렸나이다. 오늘도 그리한건 말할 나위 없고여.  

 

님들은 모르십니다. 노심초사, 갈팡질팡, 오도방정, 이판사판... 소인들의 속타는 마음을...






 
 

 

 

님덜의 좃패를 보고잡나이다

 

쇤네들, 어려서부터 어사 박문수의 무용담을 듣고 커왔나이다. 마패를 앞세우고 청천벽력처럼 "암행어사 출두야!"를 내지르는 대목에선 마른 침을 삼켜야 했고... 서슬시퍼런 육모 방망이의 권위와 위엄 앞에서 죄지은 넘들이 혼절하거나 똥싸며 주저앉는 장면에 이르러선...  "니놈이 니 죄를 알렸따...!" 아으, 조막손에도 불끈 힘이 쥐어졌지요. 

 

아, 오늘날에 다시 볼 수 있다니.. 가슴이 벅차오르며 똥꼬마저 벌렁거립니다. 과연들께선, 잊혀져간 옛 전통을 복원하시는 역사 재창조의 산 주역들이십니다..  

 

쇤네들의 마음이 이토록 오금저려오는 까닭은 이뿐만 아닙니다. 

 

님들께서 뜨신다는 소문에, 옆집 이 사장네는 대문을 걸어 잡그고 업무를 중단했고, 밤낮없는 철야근무로 공정경쟁을 개무시하던 아이티 김 사장은 이제야 과업을 깨닫구서 당당히 밤에만 일합니다. 우리와 입찰경쟁하던 앞 건물 박 사장은 아예 밀실창고로 컴을 옮겨 놓고선 깡통 피씨를 꿰차고 하릴없이 님덜만 기둘리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 조사장은 사무실을 닫고 아예 피씨방으로 갔구여. 거기서 일한다나여... 

 

아아 이 얼마나 뜻 깊은 일입니까.

 

암에프로 인한 경제파탄에도 함 살아보겠다고 휴일도 엄씨 아둥바둥 일하는 우리 미천한 것들에게 업무중단으로 인한 황금같은 휴가를 제공해 주시고, 평소 각종 스트레스와 업무과중으로 늘어지고 지친 저희 아랫것들에게 시속 240Km의 롤러코스터 보다 스릴넘치는 무작위 단속의 초특급 메가톤 서스펜스를 제공해 주셨고, 임들이 출두하시면 컴을 안고 비상구 또는 창 밖으로 투신하는 과거빡센 민방위 훈련의 자발적인 실천운동을 되살려 주셨으며, 게다가 피씨 포맷의생활화를 통한 피씨의 순결운동은 아마도 잡스런 저희 아랫것들의 계몽운동으로도 널리 번질꺼라 사료되는 바입니다.

 

하지만... 걱정입니다.




 
 
 

"이번 단속은 미국넘들의 동아시아 시장 수익증가 전략의 일환에 놀아나는 거야."

 

"불법소프트웨어 단속이라믄서 왜 단속도 불법으로 하고쥐랄이야."

 

일부 무지몽매한 씹숑들의 님들에 대한 비난과 흑색비방으로 님들의 수입 소프트웨어 매출증가와 그로인한 합의금 도출이라는 순수한 저의가 행여 손상될까 두렵습니다.

 

님들이 미국넘에게 놀아나다니요! 이 무슨 천지당 만지당한 망발이란 말입니까.

 

님들이 불법으로 쥐랄이라니요!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지피지기면 백전불법이라. 불법에는 불법으로 대항해야하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알지 못하는 미천한 거뜰의 편협한 시각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원래 큰 일에는 온갖 잡음이 발생하기 마련인 법...

 

뜬금없는 헛소문과 조까튼 흑색비방은 의연히 개무시할 님들임을 저희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미 무역대표부가 자행하는 통상압력을 님들의 자애로운 손길로 받아 주시어 거덜난 국내 벤쳐기업 따위는 개의치 않으시고 열악한 미국경제를 함 부양시키 볼라는 님들의 열정을 조또 모르는 무지랭이덜의 한탄일 뿐이지여. 정보화의 수레바퀴 앞에서 껄떡대는 사마귀 같은 거뜰이 알아봐야 뭘 알겠슴까.

 

 

아아~ 님들이시여!

 

불철주야 영장도 엄씨, 혹은 영장에 피고소인 란은 공란으로 비워둔 체 마치 당연한 것처럼 불법침입을 하고 있는 님덜의 노고에 그저 똥꼬를 조아리고 싶을 뿐입니다.

 

아아~ 먼동이 트기전으로 수밀도의 님의 가심을 떨렁 거리며 달려 오소서.

 

미국 수출증대의 산업역군이시며, 거덜난 벤처기업을 공원의 벤치기업으로 이전시키려 애쓰시는 님덜에게 저희는 똥꼬를 활짝 벌리며 맞아 들일 준비가 되었습니다.

 

"님들이시여! 졸라 오소서!"

 

  

 

 

딴지 편집부(editors@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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