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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망타진 이너뷰 제 2탄 - 이인제 


2001.3.12.월요일
딴지총수


 


본지, 대충 치고 쫑 보는 법 없다. 뭐든 제대로 함 물었다 하면 스토리가 어디서 났어요 ! 되는 지, 겜뻬이든 엎어쓰기든 끝까정 가고 만다. 중원의 강호들은 본지의 이러한 발본색원able한 의지를 다음과 같이 칭송하며 우러러 마지 않는다.


뽕빨스피릿..


처음부터 밝혔다시피, 이 시리즈는 각 한 번씩의 이너뷰로 결코 끝나지 않는다. 모든 대상들을 다시 이너뷰할 것이며, 그때마다 그 이전과는 다른 포맷과 다른 포인트를 체크하는 이너뷰가 될 것이다. 왜? 말했자너, 처음부터. 


그들에 관해 가질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궁금증을 모조리 일망타진하겠다고. 우리들에게는 그런 권리가 있으며 그런 권리를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탓에 김빵삼 같은 인물도 대통령씩이나 해먹게 된거라고. 이제 그런 꼴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도대체 우리가 누굴 뽑았는지는 알고나 뽑자고. 그러기 위해 본 이너뷰는 작은 손 동작 하나까지, 순식간에 스쳐갔던 느낌까지 최대한 정밀하게 다시 복원하여 독자제위께 전달한다.


자, 오늘은 그 두 번째,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



인터뷰는 2001년 2월 16일 금요일 오후 4시, 여의도 정우빌딩 509호, 이인제 의원의 < 21세기 국가 경쟁력 연구회 > 사무실에서 보좌관 1명, 언론특보 1명의 배석 하에 이뤄졌다. 

당일 폭설이 쏟아져 본지 이너뷰팀이 약 26분 늦게 도착했고, 이인제 의원은 자신의 방에서 이너뷰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시간이 지연된 탓에 도착하자마자 노트북과 캠코더 설치하고 바로 이너뷰에 들어갔다.  





 







김: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아이구, 반갑습니다. (웃음)
김: 얼마 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인터뷰했던 식으로 오늘 진행할 예정인데, 혹시 그 인터뷰 읽어보셨습니까?
이: 예, 자료를 제가 보좌관한테 받았는데, 앞에 쪼끔 보다가 안 봤습니다. 
김: 정말이십니까? 안보기 쉽지 않으실텐데.. (웃음)
이: 그냥 뭐 포맷만 좀 봤어요.. 어떻게, 어떤 길잡이를 하셨나.. 
둘: 어허허
김: 글쎄, 보통은 질문들이 뭔가 궁금하기도 하실 것이고..
이: 아니 근데 뭐.. 다 보기는.. 쪼끔 봤지요.. 뭐..



시험 공부했냐고 물어보면 절대 안 했다면서, 실제론 코피 철철 흘리며 성냥개피 눈에 낑구고 밤새던 중고딩 시절 친구들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김: 네.. 혹시 딴지일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이: 딴지일보 이야기만 들었는데, 제가 들어가보진 못했습니다.
이: 아, 요번에, 요번에 싸이트 잠깐 들어갔어요.
김: 그렇습니까?
이: 그.. 에.. 보좌관들이 다운로드 받아 가지고 보여줬지만,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이: 뭐 사전도 있고, 아주 재밌데.
둘: 하하하...


여기서 사전은 43호에 실렸던 [엽기교육] 축! 딴지 국어사전 개편 을 의미한다. 만약, 과거 자신이 패러디된 사진들을 보고도 이 정도 파안대소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설혹 연출된 웃음이라 할 지라도 매력적인 대응이다.


김: 지난 번 이회창 총재 경우에, 정치인이란 예스나 노로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자꾸 예스냐 노냐, 답을 요구하지 말라고 하던데, 글쎄 그것이 정치적 소신이나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이 되서 매우 아쉬웠습니다. 오늘 예스나 노로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 힘든 경우가 있을 때 예스냐 노냐 딱 부러지게 대답을 안 하실 겁니까 혹시?

이: 나는 아주 솔직담백한 사람이니까, 뭐 비교적 시원시원하게 대답할 겁니다, 아마.
김: 나중에 "빼주십쇼" 그러기 없깁니다.
둘: 으허허허 

 




 

김: 그동안 이 질문을 이미 수 십 차례 받으셨겠지만, 그 경선불복이라 불리는 사건 말입니다. 네.. 그걸 좀 설명해 주십시요.
이: 그 말은 사실 수백 번은 했습니다. 
둘: 허허허..

김: 여러 자리에서 답변을 하셨고, 훑어 봤는데.. 이런 궁금증이 들어서요. 그때 그렇게 하신 게 이회창 총재의 능력, 자격 등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습니까? 그러니까 하필 상대가 이회창 총재였기 때문에 그리 된 것인가요, 아니면 누가 후보였든 자신만이 대안이기 때문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까 ?

이: 어, 그러니까 내가 경기도지사 하면서 당내 경선을 결심할 때, 어.. 나는 이제 김영삼 대통령 시대를 끝으로 삼김 시대, 독재와 민주가 대결하는 한 시대가 끝나고, 21세기 새로운 창조와 개척의 시대가 열려야 된다, 그리고 그런 시대는 한 세대 젊은 그런 지도자들이 나와서, 새로운 시각에서 설계를 하고 추진을 해야 한다 생각을 하고, 세대교체를 기치로 나왔잖아요. 열심히 이제, 경선에 참여했는데, 에.. 그 당시, 국민들의 지지를 보면은, 이회창 총재보다 내가.. 제가 한, 두 배 가까이 지지가 높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미국대통령 예비선거하고, 본 선거 하는 걸 보면 뭐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해서 알겠지만은, 대통령 후보는 국민들이 제일 지지하는 사람을 뽑는 절차 아닙니까.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제가 마땅히 후보가 그때 됐어야 되는데 우리 당내의 민주주의라는 게 아주 후진적이기 때문에 그래서 안 됐죠. 그러나 뭐, 제가 자꾸 불복을 했다고 그러는데 불복한 일이 없어요. 제가 그 경선 결과를 무효라고 주장을 해본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나는 도지사로 돌아가서 도지사일 열심히 했잖아요. 


정당정치 시스템에서 당내 대통령 후보 선출이, "국민들이 제일 지지하는 사람을 뽑는 절차"라고 이해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부터 혼란스런 사안이다. 얼핏 옳은 말 같고, 그걸 옳다고 하면 나머지 말도 대충 옳다. 

그러나,  각 정당에서 그 정당원들이 가징 지지하는 사람을 뽑아 그 사람이 그 당을 대표하게 하고, 국민들이 그렇게 뽑힌 각 당 후보 중에 가장 지지하는 사람을 선출하는 것으로 그 정당의 정책과 노선을 심판하는 것, 그게 정당 시스템의 기본이다. 그러니, 국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 후보경선을 하는 것이라고 단정지어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당원들이 가장 지지하는 사람을 뽑아, 그 사람으로 그 당이 추구하는 바를 국민 앞에 심판 받게 하는 것이라 해야 옳다. 따지자면 말이다.


근데 지금 뭐, 답변이 길어졌는데, 질문에 대해서 답변을 하자면 에... 두 아들 병역 문제 때문에 국민이 완전히 버린 겁니다. 국민의 지지율 십퍼센트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래서 우리 당이.. 그 당시 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려고 후보를 만들었는데,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게 됐고. 그래서 제가 다시 세대교체에 대해 결실을 보려고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겁니다.

김: 요약하자면, 당선된 후보가 국민 지지가 떨어지고, 국민적 지지가 높았던 자신이 당연히 대안이 된다는...








 


" .. 그랬단 말이에요.. "


이: 그게 아니고, 이.. 그 경선 직전에, 내가 지지가 두 배가 높았는데, 순리대로 했으면 내가 되야했죠. 그러나 안 됐죠. 안 됐지만 나는 깨끗이 승복을 하고 내 자리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그랬지만 하여튼 후보가 된 그 분이, 그 분 지지가 오십오 퍼센트까지 올라갔어요. 그런데, 그 후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두 아들 병역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민 지지가 십 퍼센트 대로 다시 추락을 했단 말에요. 

그리고 그 상태가 두 달 세 달 계속 됐어요. 그때, 어떻게 대응해야 됩니까. 마땅히 본인이 사퇴를 했거나 당이 후보를 교체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후보를 위해서 후보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당을 위해서 후보를 결정한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런 차원, 그런 차원에서 저는 다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김: 그러니까 경선을 불복한 게 아니고, 경선 결과를 인정하고 돌아갔으나..
이: 그렇죠.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 발생한 거죠.
김: 그러니까, 완전히 새로운 상황에서 정치적인 당위성을 가지고 탈당을 해서 창당한 것이기 때문에 경선 불복이란 것은 틀린 얘기다.. 이런 이야기..

이: 뭐 그거는 이제 객관적인 사실을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 객관적인 사실을 볼 때 그래도 그게 불복이다, 이렇게 평가를 하는 분이 있다면, 뭐 그 분은 그렇게 평가하는 것이고 그냥, 뭐 크게 다른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이 기본적인 사실, 이 전제 위에서 제가 새로운 결심을 했다는 걸 말씀 드리려는 겁니다.

김: 그렇다면.. 민주당에서 후보가 되셨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누군가가, 비슷한 이유로 비슷하게 탈당을 하고 한다면 거기에 대해선 별 말씀을.. 

이: 특별히 할 얘기가 뭐 있겠습니까. 국민들이 궁극적으로 결정하지 않습니까. 제가 옛날에, 옛날은 아니고,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그때 뭐 둘이 했죠. 그때 제가 한 팔 천명 대의원들이 참여한 경선에서 이 백 구표 차이로 후보가 됐어요. 

그런데 그 뭐 후보가 안 된 분이 갑자기 마지막에 아무 말 없이 있다가 갑자기 또 후보 등록을 해 가지고 그분도 출마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도민들이 뭐, 절 놔두고 그 후보 당선시켰습니까? 궁극적으로 표를 제일 많이 받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겁니다. (입맛 다심. 쩝쩝쩝.)

김: 제가 제대로 해석한 건지 모르겠는데,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다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 
이: (매우 작게)그렇죠.
김: 그 흔히 말하는 절차적 정당성 같은 걸 따지기 보다는, 더 우선은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 누구든지 자기 책임이에요.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권리가 있는 겁니다.
김: 이 질문, 제 생각에 앞으로도 계속 받으실 것 같은데요.
이: 어응?
김: 계속 받으실 것 같다고..
이: 뭐 수없이 받았으니까.(웃음)
김: 앞으로도 계속 받으실 것 같은데요. 
둘: 허허허

김: 그.. 왜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에 대해서 법원의 판결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 그렇죠.
김: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하라..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법원이 실정법을, 그렇게 해석한 법원의 입장을, 전 객관적으로 그냥 이해합니다. 법이란 건 시대상황에 맞게 자꾸 변화하는데, 앞으로, 어.. 우리 선거법이 이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시민단체도 언제든지 자기들의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고, 또 언론사도 저는 자기들의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다고 봐요, 미국처럼. 지금은 자연인만 하기로 돼 있기 때문에 이제, 단체의 이름으로 할 때 실정법에 위반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실정법을 가지고 시민단체의 지난 번 행위를 평가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이렇게 이해합니다.

김: 시민단체의 경우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비슷하게 정당에 실재하는 절차적 정당 질서가 있는데, 국민 인기가 우선이라는 본질이 중요하다 해도, 그 정당의 절차를 존중하고 그 테두리 내에서 하셨어야 하지 않을까요? 시민단체의 대의는 이해가 가나,  실정법상, 법 테두리 내에서 하라고 하는.. 법원의 판결을 인정하시는 거라면 말이죠. 마찬가지로 경선에서도 그랬어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죠.

이: 아니, 나는 뭐, 법원이 아니니까.
둘:(아주 크게) 어허허허

이: 법원은 실정법을 그대로 해석하는 그런 일을 하는 곳이고, 정치는 끊임없이 새로운 질서나 새로운 규범을 창조하는 그런 영역이 있어요. 완전히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결심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논리적으로 빠져나가기 힘든 질문에 "나는 법원이 아니니까.." 라는 답변은 재치 있었다. 그리고 법원이 있는 그대로를 해석하는 곳이고, 정치는 새로운 규범을 창조한다는 그럴 듯한 논리로 이어지는 순발력은 발군이었다. 


그러나...

"나는 법원이 아니니까.." 가 아니라 "난 시민단체가 아니니까.." 라고 해야 논리적으로 맞는 대응이다. 이 경우, 이인제 위원은 시민단체에 해당되고, 정당질서는 법원에 해당되는 논리구조다. 그래서 법원이 아니라 시민단체를 대입해 이야기 했어야 맞는 구조다. 그럴 듯한데, 사실 맞지 않는 비유였다.


김: 그런 맥락에서, 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하셨는지..
이: 어, 그건 뭐, 그거랑 직접 상관은 없는...
김: 아니, 정치란 늘 새로운 질서, 규범을 창조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 아, 그 부분. 그 부분은 뭐 그런 면이 있습니다. 사실은, 전에 어느 월간지랑 인터뷰하는데 자꾸 이야기를 해달라 해서 안 하려고 그랬는데, 그래도 꼭 한 마디 해야 한다. 그래서 에, 본인에겐 좀.. 참.. 뭐라고 할까 예의가 아니었겠지만, 제가 그래도 정치적인 차원에서, 정치인에게는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 상상력이 없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어떤 그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이런 그 정치적인 지도력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느냐. 근데 뭐, 그분은 평생을 규범의 세계에서 활동하신 분이 아닙니까. 만들어진 규범 안에 해석하는 영역에서 활동하셨으니까. 그런 면에서 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김: 그렇다면 정치적 상상력이 굉장히 풍부한 동료의원이 있다면?
이: 저기 뭐, 우선, 뭐..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하여튼 상상력이 풍부한 의원일수록 정치활동을 잘 하고 많은 업적을 남기지 않겠습니까. 그림 그리는 사람이 상상력이 없으면 잘 그릴 수 있겠습니까? 소설 쓰는 사람이 문학적 상상력이 없으면 좋은 작품을 쓸 수가 없지요. 

김: 정치인도 마찬가집니까?
이: 정치인도 마찬가지예요. 끊임없이 사회는, 사회도 유기체라가지고 자꾸 성장하고 발전하고,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그에 대응해야 되고, 이러는데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이 새로운 정치적인 수요가 있게 되는데, 그런 것을 만들어내는 정치인들에 상상력이 없으면 그거, 할 수가 없죠.

김: 그러니까 이전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든가..
이: 그렇죠.
김: 그런 상황에서, 지금 말한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새로운 활로를 뚫는 그런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 뭐, 그런 측면도 있지만, 우리 서울이 성장한 과정을 한 번 보시죠. 서울이 옛날엔 인구가 작은 도시였겠지만, 요 몇 십 년 동안에 어마어마한 큰 도시로 바뀌었잖습니까. 도시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길이, 또 새로운 교통수단이 생기고, 그래서 에너지라든지, 여러 가지 인프라도 새로이 확충이 되면서 이 서울이란 공간에서 살고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공급해주지 않습니까? 

그런 그 새로운 규범, 새로운 질서, 제도, 정책, 이런 걸 자꾸 만들어서, 사회에 공급을 해줘야, 더 발전하고 그런 겁니다. 구성원들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리도록 해줘야 하는 거니까, 무한한 상상력이 필요 한 거죠.

김: 그렇다면, 그 경선불복이... 같은 걸 자꾸 질문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번에 아주 자세하게 묻고, 다시는 질문 안 나오게 하기 위해..
둘: 크허허허 ( 아주 크게 )

김: 말하자면, 그 경선불복은 소위 말씀하시는 그,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한 거라고 해석이 되는데..
이: 네, 네.(바로 그거라는 듯)

김: 새로운 상황이 터져 나왔고, 그에 따른 새로운 질서나 새로운 규범이 요구되어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결단을 내린 것이다.. 저는 그렇게 정리가 되는데.. 그렇다면... 예를 들어 전두환 전대통령도 똑같은 말을 할 수도 있거든요. 똑같이, 새로운 상황에, 새로운 질서가 요구되고... 거의 똑같은 말을.. 어떤 차이가 있나요 ?
이: 어.. 에.. 그분도 나름대로 상상력을 발동해서..
김: (웃음)

이: 발휘를 했겠죠.. 음.. 그러니까.. 그 정당성이나 정통성에 문제가 있다. 근본이 국민의 지지고, 요청이라고 생각해요. 그 당시의 요청이란 게 뭐겠습니까. 민주주의의 가치, 이것이 구현되는 방향으로 정치가 나아가야 되고. 국민의 지지와, 진정한 지지를 얻는 세력이 국가 경영을 맡는 이런 것인데, 근본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뭐, 정치적 상상력관 상관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 국민의 지지..
이: 그렇습니다. 국민의 지지로. 그것이 진정한 지지냐, 억압된 강요된 이런 지지는 안 되죠.
김: 그런데, 정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투표를 결국 하긴 전에는 각자 해석 나름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국민의 지지를 각자 자기에게 있다고 유리하게 해석하는..
이: 뭐 누구나...
김: 전두환 전대통령도 시대가 자길 부르고 있다고, 시대적 요청은 자신이 이런 혼란한 상황을 통제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지금 말씀하신 걸 기본으로 하면 이런 아전인수할 위험이 크지 않습니까? 

이: (웃음)
김: 그래서 사실은 누구나 지켜야 하는 룰을 만들고, play by 룰을 했는가 안 했는가를 따지는 것 아닙니까? 법을 다루셨으니까 저보다도 잘 아시겠지만. 근데 이 정치는 그런 룰들을 다 무시할 수 있다고 하면, 혼란스럽지 않겠습니까?






이: 그.. 룰을 지켜야죠..
김: 서로 충돌되는 이야기네요..

이: 룰을 지키고.. 지키는데.. 에.. 뭐.. 누구의 어떤 행동도 평가를 받는 거니까. 역사에서 평가를 받든, 당대에서 선거를 통해서 평가를 받든, 다 받는 거니깐...

김: 알겠습니다. 너무 괴롭혀 드렸습니다.(웃음)


현재의 정치인 이인제를 이 자리에 있게 한 사건 자체를 대충대충 뭉개고 넘어갈 수는 없다. 이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는 근본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기에, 끈질기게 물었다.

정치적 상상력이란 용어는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부분적으로 꽤 설득력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부분 부분을 막아낸 논리가 서로 충돌하며 쫑나고 있었다. 특히, 경선불복이 아니다 라는 주장은 아무래도 치졸했다. 차라리 "그래 나 불복했다. 그러나, 내가 가장 대통령을 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래서 그랬다. 그게 내 야망이고, 내가 바로 적임자다.." 라고 하는 게 더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사건의 본질은 명백하다. 경선에 참가했다가 불복했다. 그걸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 그건, 국민들의 몫이다..


 




 

김: 저, 따님이 있으시죠?
이: 딸 둘 있죠.
김: 근데, 과거 TV에 사모님이 나와서 "이인제 의원이 너무 딱딱해보인다, 그래서 가정에서도 딱딱하냐" 라는 질문에 "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하면서 집에서 내복만 입고 발레를 추신 적이 있다고 하던데.. (웃음)
이: 자주 하는 건 아니고.. (웃음)
이: 저는 뭐, 저 자신을 딱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 외모가 좀 딱딱해보여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는 뭐, 가까운 친구건 형이건 너무나 허물없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버님이 좀 완고하신 분이었는데, 우리 어머님은 거의 뭐, 전혀 그런 분이 아니셨고, 저는 뭐, 집에 들어가면 바로 격식이 없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뭐 친구처럼 지내지요. 딸들하고. 

김: 혹시, 따님이 갑자기, 코에다 피어싱을 하고 집에 들어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이: 코에다... 뭐? 
김: 피어싱.. 요새 젊은이들이 귀고리 대신 코를 뚫고..
이: (코에 왼손으로 고리를 하는 시늉을 하며) 이렇게?
김: 뭐 배꼽에다 뚫고 코에다 뚫고 혀에다도 뚫고..
이: 혀에 뚫으면 밥은 어떻게 먹어?
김: 저도 그게 궁금한데 된답니다. (웃음)
이: 배꼽에 다는 건 어디서 뭐 테레비전에서 본 것 같은데, 혀에다 다는 건 어디서도 본 일이 없는데, 혀에다도 합니까?
김: 눈두덩에도 하구요.. 하여간, 코에다 했습니다. 따님에게 뭐라 하실겁니까?
이: 글쎄 뭐.. 보기 흉할테니깐, 안 하도록 이야길 해야죠. 
김: 우리 동네 복덕방 할아버지 말씀은 혀를 뽑아버린다고.. 
둘: 하하하
이: 하나 밖에 없는 혀를 뽑으면, 그 어떻게 합니까.(웃음)

김: 그럼, 따님이 혹시 결혼을 안 하겠다, 나중에 자식은 입양을 하겠다, 이렇게 나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에, 요즘 저.. 나이가 많은데도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어, 그래서 나이도 사십, 이렇게 됐는데도 결혼을 안 한 분들에게 제가 독신주의자라서 안 하십니까, 아니면 결혼을 하려고 하는데 상대를 못 만나서 안 하시는 겁니까, 물어봤는데 근데, 때라고 하는 건 의외로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습니다. 저는 독신주의자가 아니니까, 독신주의를 해야겠다 하면, 좀 설득을 많이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 우리 두 딸은 빨리 시집 보내달라고 아우성입니다.
둘: 하하하하.
이: 독신주의자로 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김: 제로입니까? (웃음)
이: 네.


교육관, 가족관이 궁금했다. 기본적인 교육관, 가족관을 통해 공적 교육시스템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까지 들여다 볼 수 있기에. 교과서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경우를 상정해 질문하기 시작했다.


김: 혹시 따님이 이회창 총재를 지지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웃음)
이: 어, 그건 전적으로 딸의 자유죠. 저는 투표에 관해서 제가 선두를 많이 해봤잖아요. 실제로 가정마다 표가 다 갈리는 걸,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건 뭐 관여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란 걸 알아요.

김: 일반적으로는 그런데, 가정마다 부모님이 출마하는 건 아니죠. 부모가 출마하며 자신의 정적을 지지한다는데, 자식에게 아무 말 하지 않겠다는 건 믿기 힘든 데요.

이: 근데 저는.. 저는 뭐.. 그 선택에 대해선 절대 존중합니다. 제가 지구당 위원장으로 있으면서도, 내가 지지하는 사람을 꼭 투표해야 한다, 또 제가 출마한 때도 많았잖아요. 우리 당원들이 나를 꼭 투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건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정치에 관해서는 판단의 자유를 존중합니다.

김: 당원과 자식은 좀 다른 듯 합니다만.. 하여간.. 만약에 부인이 국회의원에 출마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글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 힐러리 여사가 상원의원에 출마해서 당선됐잖아요. 그래서 당신이 혹시 출마.. 나중에라도 뜻이 있냐고 하니까 전혀 없다고 합니다. 시켜줘도 안 한다고, 그렇게 이야길 하더라구요. 뭐 내가 꼭 정치를 해야 되겠다, 이렇게 하면 제가 말릴 순 없을 것 같아요. 근데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웃음)

김: 알겠습니다. 혹시 아들이 있는데, 그 백지영 가수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 백지영씨랑 결혼을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그 뭐, 제가 크게 간섭은 안 하는 주의입니다. 제가 원래, 제가 자유를, 말하자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예요. 여러 군데서도 이야기했지만, 여러 가지 가치를 놓고 그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든지, 평등이라든지 박애라든지.. 불란서의 삼대.. 삼대 이념 중에서도 난 자유를 제일 먼저 선택합니다. 억압하고, 간섭하고, 금지시키고, 이런 걸 제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뭐, 전 전적으로 자녀들 자유로운 판단에 간섭은 안 합니다. 


전적으로 자녀들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겠다는 답변은 그 자체로는 상당히 이상적이나, 피어싱 하는 게 보기 싫으니 안 하도록 하겠고, 독신하겠다는 것도 말리겠다는 답변한 것을 보면, 부모로서 실제 그런 상황에서 그리 할 수 있을지.. 이건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김: 저, 대선 합동 토론 때, 97년에,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학원 폭력 문제에 대해서 답변을 하셨는데, 뭐라고 답변을 하셨냐면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기억을 되살려 드리는 의미에서 제가 읽어드리면, " 국방부 산하에 특수 국립 군사 고등학교를 설립해서, 폭력을 일삼는 청소년들을 입소시키고, 기술 교육을 시키고, 병역 의무도 해결하고,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 "고 주장하신 적이 있으신데. 혹시 기억을 하십니까?

이: 그거 기억 안 나는데. 
김: (웃음)
이: 대선 때 했습니까?
김: 예. 합동 토론회에서.

이: 예. 그때.. 그런 아이디어를, 생각을 많이 해보고 그런 건 사실이에요. 왜 그랬냐면, 에.. 내가 이제 판사도 좀 했었고, 또 노동부장관이나 경기도지사도 하면서, 청소년 문제를 고민했습니다. 지금 청소년들이 잘못을 하면 처음에는 물론 훈방도 하고 기소유예도 하고 집으로 많이 돌려보내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제 두 번 세 번 가면은, 결국 소년원으로 가고 또 교도소를 가죠. 근데 소년원과 교도소를 갔다 오면 거기서 교화가 되고 좋아져서 오는 게 아니라 더 나빠져서 오고 있거든요. 

이것을 국가가 어떻게 하면..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만들어 주겠는가... 어차피 건강한 젊은이는 이 년 이상 국방의 의무를 해야 하는데, 본인들에게 소년원이나 교도소를 가는 대신 그런 국방의 의무를 겸한 복무를 하면서 기술교육도 받고 뭐 학교 교육 같은 것도 받고, 그래서 뭐 장기복무를 원하면 거기서 기술 하사관이나 이런 걸로 길을 열어주고, 그럼 좋지 않을까.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선택입니다. 선택. 소년원을 가고 교도소를 가거나, 군복무를 하면서 거기서 기술 교육을 받거나.. 

김: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표현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이군요. 만약에 그런 학교를 세우면, 그럼 교장은 누가 되죠?
이: 그럼 그게.. 그러니까 일종의 군 복무의 하나니까, 군에서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죠. 

김: 군이라.. 그렇군요. 그럼, 기부금 입학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 어.. 그러니까, 그런 기부금 입학을 하는 나라가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미국에서 하는 것은 그 학교의 발전에 있어서 공헌을 한 그런 가문의 자녀들에게 어떤 명예로운 특전을 주는 겁니다. 지금 뭐 돈 가지고 경매하듯이 이렇게 하는 그런 특례입학은, 미국에도 그런 건 없다구요.

근데 우리나라는 자꾸 학교 재정이 어려우니까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우리나라도 앞으로 대학의 설립이라든지, 또 성장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그런 그 사람들의 가족에게는 뭐 일정한 명예입학 제도는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뭐 입도선매식 경매방식의 기부금 입학제도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을 것 같아요. 

김: 그렇다면 연예인 특례입학은 ?

이: 저는 뭐, 그런 특례 입학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연예인들 특례 입학은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 소질, 뭐 그런 것을 높이 평가해 가지고 허용하는 입학이니까, 그 분야에서 타인이 추종하기 어려운 재능을 가지고 있다든지, 그럴 때에는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근데, 그들이 특출한 재능을 특정 분야에서 발휘해서가 아니라, 기획사가 만들어낸 상품이지 않느냐.. 정말 노래를 누구보다 잘 하고 누구보다 춤을 잘 춰서냐 하는 비판을 하는 이들도 있고 한데... 
이: (웃음)

이: 뭐, 완전한 기준, 완전한 평가라는 건 현실 세계에선 존재할 수 없는 거고, 또 지금처럼, 지금은 아마 수능시험을 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한 6~70만명 되지 않습니까. 1등부터 6,70만명이 서열이 정해지지 않습니까. 저는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쪽으로 줄을 세워서, 또 대학도 일류 이류 이렇게 줄을 세워서 하다 보니까, 자꾸 그런 그 예외적으로 입학이 허용되는 부분에 대해서 시비가 걸리고, 반감을 가지고 그러는데, 다 획일적인 그런 그 입시제도에 선발되고, 이것 때문에 오는 병폐라고 생각됩니다. 다원화 해야 됩니다. 보다 다양한 소질과 재능, 이런 것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가 되고 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특수국립 군사고등학교 아이디어는 상당히 독특했다. 그 실현 가능성은 차지하고, 군에 소년범 교화를 맡긴다는 발상 자체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본지는 이 아이디어에 전혀 찬성하진 않지만, 소위 정치적 상상력으로 바라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쉽게도 가족관부터 공적 교육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철학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김: 혹시 보신탕 좋아하십니까?
이: 전, 먹긴 먹는데, 저 스스로 자발적으로 찾아가서 먹은 적은 없어요. 누가 먹으러 가자고 하면 가지요. (웃음) 
이: (작은 목소리로) 뭐, 언제 한 번 보신탕 먹으러 같이 가시죠.
김: 가죠.
둘: 하하.

김: 그 왜, 아시다시피 블란서의 브리짓도 바르도가, 가끔씩 우리나라 개고기 먹는 것에 대해서 언급을 하쟎습니까, 제 기억으론 88올림픽 때는 개고기 먹는 게 국제적으로 망신이 되기도 하고, 해외에서 요청도 있고 해서 단속했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이제 월드컵인데요, 혹시 국제적으로 어떤 비난이 잇따르고, 브리짓도 바르도나, 다른 유명한 연예인들이 목소릴 합해 공개적으로 단속을 요구하고 그럴 때, 그때 만약에 그 대응을 결정하실 자리에 있다면 어떻게 결정하시겠습니까? 

이: 그러니까, 그 개고기 팔고 먹고 하는 것을 못하도록 하는 것 말씀이십니까? 앞으로도 그 부분은 뭐, 국제 사회 요구가 거셀 때 지혜롭게 대처하면 되지, 개고기를 먹는 국민들의 기호 자체를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잖습니까. 저는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 그러니까, 지혜롭게라면, 간판 정도를..

이: 그렇죠. 뭐 국제 동물보호단체, 그런 데 설득도 열심히 하고, 그분들이 혐오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간판을 이렇게 달고, 뭐 그런 정도 국민들이 삼가주면 그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그, 이런 주장들도 있는데요. 이건 강대국 문화적 오만에서 나오는 거다. 역공으로 그들이 먹는 음식을 문제삼자.. 뭐 그러실 생각은 없으신지?

이: 그러니깐 그건, 이론적으로 대응한다면야 할 의향이 많죠. 아,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해서 소고기를 안 먹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선 다들 소를 잘 먹지 않습니까. 특히 유럽에선 뭐, 소를 주식으로 하니까. 그래서 이것은 하나의 문화이고, 기호죠. 그런데 이, 동물보호단체에서는 그런 이슈를 제기해야 하니까, 자기들 단체가 존속할 수 있고. 또 뭐 돈도 모이고 그러나봐요. 그래서 뭐 제가 유럽 여행할 때, 그렇게 뭐 따지니까 그 쪽 사람들이 그런 얘길 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가 너무 과민하게 할 필욘없다. 지혜롭게 대응하면 됩니다.

김: 그게 정치적인 거라면 더욱 무시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외국 단체의 정치적 제스쳐에 그렇게 한 국가의 국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한다면, 너무 사대적인 반응 아닐까요.. 

이: 뭐, 그것도 하나의 여론이고. 왜냐하면 이제, 전에 올림픽이라던지 뭐 앞으로 어떤 반응이 나올진 모르지만 인류의 축제 분위기에서 잘 치루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으니깐, 조화를 시키는 거죠. 
김: 소란스럽지 않게?
이: 그렇죠. 


일부러 개고기로 예로 들어, 민족주의적 답변이 나올 소지가 있도록 선택한 소재에 대한 답변치곤 감정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이고, 무리도 없었다. 그러나, 국제적 관습을 엎을 만큼 강력한 외교적 자신감을 가진 지도자를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일까. 그런 자신감과 국제적 또라이 사이의 경계가 아주 명확한 건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김: 최근, 이스라엘에서, 아리엘 샤론 수상이 당선됐습니다. 매파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팔레스타인 쪽에서 저항이 심한데, 혹시 이 중동문제에 대한 어떤 정치적 견해가 있으시다면.

이: 어.. 신문에서 본 거 이외에 특별한 정보나 지식이 없습니다. 어.. 가끔 신문에도 보니까, 강경파 샤론 총리가, 자기하고 싸웠던 온건파 바라크 전 총리를 임명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뭐 샤론 총리도 아마 강경 일변도로 나가서 중동 평화를 깨려고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평화를 유지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이 중동 문제는 워낙 뿌리가 깊고, 그래서 잘 모르는데, 에... 그래서, 우리가 어느 한 편을 드는 이런 입장을 취하는 것은 국가의 이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실제로 어느 편을 든다고 상황이 변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우리는 다만, 모든 것이 평화적으로 문제가 해결돼 나가기를 지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구상에서 중동하고 한반도가 큰 분쟁 지역중의 하난데, 한반도보다는 평화쪽으로 잘 진전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평화주의, 평화주의를 바탕으로 해서, 문제가 잘 풀리는 게, 한반도 문제 앞으로 풀어나가는데 있어서도 좋은 분위길 형성해주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중동문제가 한반도보다 평화적으로 잘 진전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모든 나라의 사안을 알 순 없어도, 적어도 세계적 이슈에 대해서는 나름의 안목과 견해가 분명히 있어야 하는 건, 한 나라의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기본에 해당한다는 게 본지의 생각이다.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지지한다.." 이런 건 견해가 아니다.


 




 

김: 그럼 이런 건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영화는 치모 노출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영화 보면 하트가 둥둥 떠다니기도 하는데(웃음), 이제 우리 국민들의 문화적 수준을 볼 때 치모 노출 정도는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건 18세 이상, 등급이 확실하게 매겨졌다는 전제 하에서. 
이: 성인 전용 극장 제도가 입법이 됐습니까, 아직 안 됐죠?
김: 안 됐습니다.

이: 전 그 분야에 대해서 잘 다뤄보질 않아서 아직 잘 모르겠는데, 무슨 그런 성인 전용극장이 있어서 거기서 상영되는 경우가 아니면 뭐, 그렇게 열 아홉살 이상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엄격하게 구분해서 규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글쎄 그건 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뭐 아무리 그게...뭐.. 

꼭, 그게 보여야 됩니까, 영화가? ( 마지막에 톤을 높히며 )
둘: (크게 웃음)

이: 거, 살짝 감추는 게 오히려 더... (다리를 긁으며) 영화가 성공할 수도 있는 거 아니예요?
김: (웃음) 감독이 그런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만들었다면 몰라도, 이건 감독의 설정과는 상관없이, 당국에서 국민들이 충격을 받을까봐 우려해 마음대로...

이: 그건 뭐, 성적 수치심이라던지, 또... 한 시대, 그 사회에 통념이라든지, 이런 거 하고 충돌이 되면은 이게 인제 말하자면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김: 우리 일반 국민정서나 문화수준이 영화 속에 치모가 노출되면, 그 말씀하시는 충돌이 발생한다고 보시는 지..
이: 글쎄 아직은 충돌될 것 같아요. 그리고, 글쎄 뭐 그런 충돌을 하고 말썽이 나야 그 영화가 유명해지고 장사가 된다고.. 하하..
김: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당국의 눈물나는 영상물 진흥 정책 ?
둘: 으허허허

김: 치모 노출정도는 이제 우리 국민의 평균적 문화탄력이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 답변하실 줄 알고 그렇다면, ‘성기 노출은?’이란 질문을 하려 했었습니다만,  넘어가겠습니다. 혹시, 진XX라는 배우를 아십니까..

이: 진XX?
김: 예. 몇 편의 국내 영화에도 출연을 했던 영화배우입니다. 
이: 진도희라는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데. 
김: 진도희씨도 있지만.. 진XX도 크게 유명하진 않지만, 배우는 배웁니다.
이: (웃음)
김: 근데, 그 여배우가 일본에 건너가서 포르노를 찍었습니다. (이때, 이인제 의원은 왼쪽 뺨을 왼손 집게손가락으로 콕 찌르고 듣고 있음 )실제 정사를 하는 포르노. 이걸 보지는 못하셨겠지만. 너무 바쁘셔서.(웃음) 이십대 정도의 인터넷을 잘 쓰는 친구들은 많이들 봤습니다. 
이: (뺨에 댔던 손가락을 떼며) 어, 인터넷에 띄웠나요?
김: 인터넷으로 은연중에 유통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불법인데요. 
이: 어..

김: 그런데, 여기에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우리나라 여배우가 일본에 가서 포르노에 출연했는데, 소위 반일감정하고 섞어 "왜 하필, 일본넘" 이냐는 사람들도 있고..
이: (웃음)
김: (웃음) 또, " 극영화 출신 배우가 포르노가 왠 말이냐" 에서부터 " 상관없다, 뭐 어떠냐, 직업인데" 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여배우라서.. 남자였으면 괜찮은데..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이: 쩝...
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어떻게 돼 있지..?


이: 글쎄요, 우선 왜 굳이 일본이냐, 그렇게 나라, 그 기준으로 해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안 맞는 것 같구요, 다만 이제 우리나라에서 그 영화배우 활동하던 사람이 그렇게, 뭐 별로 그렇게... 활동을 바꿨다, 하는 점에 대해서는 글쎄요, 뭐, 생각이 잘 안 나는데요... 음... 별로 바람직하진 않지 않습니까 ? 

우리나라는 아직 포르노 영화가 합법화 안 돼있잖아요 ? (옆의 보좌관에게)어떻게 돼 있습니까, 지금? 근데 그게 합법화가 안 돼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김: 여하간, 포르노에 출연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이: 그렇죠.
김: 알겠습니다... 재밌습니다, 보십쇼.
이: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못 알아 들은 표정)
김: 구해 보십쇼.(웃음)
이: 예에.. (고개를 돌림)


그의 성에 대한 일반적 태도는 그 연령대에서 흔한 정도로 보수적이었다. 사회적, 문화적 눈높이가 아주 평범한 평균 높이라는 것이 대중정치인으로서 반드시 나쁜 자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으로 대중 정치인으로서 성공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적 억압과 정치적 억압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나, 나름의 성이데올로기..까지 바라지는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젊다고 하는 정치인에게서 본지가 기대한 수준의 성의식, 문화의식을 전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노땅 삼김도 아니고 말이다...


 




 

김: 저쪽에 컴퓨터 한 대가 있는데요, 혹시 저 컴퓨터의 운영체제가 뭔지 아십니까?
이: 운영체제, 뭐... 뭐야 저.. 윈도우98. 
김: 윈도우 98도 윈98이 있고 윈98SE라는 게 있는데.. 
이: 윈도우98입니다. 
김: 인터넷을 쓰시죠, 물론.
이: 예, 미국에서 6개월 있을 때, 인터넷으로 다 했습니다. 뭐, 한국신문 다 둘러보고, 이메일도 보고, 여기 와서도 좀 뭐, 인터넷 가끔 봅니다. 뭐, 많이 저걸 가지고 생활할 정도로 시간이 많질 않으니까.
김: 혹시 메신저도 쓰시는 게 있습니까?
이: 메신저는 쓰지 않습니다.

김: 그러면, 혹시 소리바다가 뭔지 아십니까?
이: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응?
김: 소리바다...
이: 소리바다, 그것도 제가..
김: 냅스터는 들어보셨습니까? 
이: 냅스터야 그건 들어봤죠.
김: MP3공유...
이: 제가 뭘 그걸 이용해본 일은 없는데, 신문에서 뭐, 쟁점이 돼가지고. 미국에서 판결이 났죠? 

김: 네, 질문이 하나 있는데, 혹시 MP3 저작권에 관한 나름의 입장이 있으신지? 요즘 젊인이들은 음악을 MP3로 많이 듣고 있는데, 서로 교환도 하고, 근데 그 저작권 문제가 클리어하게 정리가 안 되고 있고, 앞으로 인터넷이 발전할수록 새로운 개념의 이런 저작권에 대한 문제가 등장을 하고 관련된 문제가 더 불거질텐데, 그중 가장 먼저 터진 MP3 저작권에 대한 입장이 있으신지.

이: 지금 어떻게 돼 있습니까? 그, 다운로드 받는 것만 저작권 위반으로 돼있습니까, 아니면 그, 음악을 뭐야, 네티즌들한테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서비스해주는 그 자체를 저작권 위반이라고 합니까?
김: 지금 국내에서는 냅스터 건이 미국에서 어떻게 정리될 것인지 지켜보고 있고, 소리바다라는 게 그 냅스터의 한국 버전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 아..

김: 아직 국내에서 공식적인 입장 같은 것이 없는데.
이: 그럼 지금 그런 프로그램이 한국의 여러 음악들을 어떻게 공급해주고 있습니까?
김: 누가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교환하는 거죠.

이: 어.. 저작권 아닙니까. 보호가 돼야 되지 않겠는가. 어렵게 작곡해 가지고 가수가 노력하고 투자를 해서 음반을 만들고 그랬는데, 그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마음대로 이렇게, 확산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면, 그런 창작 활동이 더 이상 계속 되기가 어렵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 뭔가 조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김: 그게 전통적인 음악시장 수익구조 하에서는 그런데요, 음반을 팔아서 계속 수익을 내왔던 경우는 그게 맞는데, 이런 주장도 있거든요.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고, 음반업계가 이런 대세를 거스를 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수익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이: 아..
김: 자꾸 과거에 묶여서 지금 이미 진행되고 있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며 전통적 의미의 저작권에민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이: 근데 그 음반업계의 저작권 속에는 작곡을 한 사람, 노래를 부른 사람, 그 사람들의 권리도 다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이, 말하자면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이 그대로 창작물을 유통시켜서 수입을 올리겠다면 그, 문제가 생기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음반 업체가 그런 사이트를 자기들이 개설해 가지고 아니면 그.. 같이 합작을 하던지, 하는 어떤 조화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조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잠시 침묵) 하도 전문적인 질문을 하니까, 답변이 맥혀 버렸네.

김: (웃음)알겠습니다. 조화..
이: 예. 서로 이익을 나눠가질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김: 그, 뭐, 이렇게들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 음원을, 무료로 자기들끼리 교환해서 다운만 받고 실제 음반을 사지 않아 문제라고 하는데, 그런데 실제론 그렇게 해서 미리 들어보고 정말 마음에 들면 사게 되는, 그래서 오히려 판매촉진의 효과가 있다.. 음악을 널리 유포하는 효과도 있고.. 
이: 그렇죠.
김: 그런 주장들이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네... 


GII, 정보 고속도로를 열성적으로 주창했던 엘고어 정도는 아니더라도, 인터넷 시대의 지도자로서 새롭게 정립되어 갈 디지털 질서에 대한 나름의 기본적 견해. 있어야 마땅하는 게 본지의 주장이다. 

MP3와 그에 관련된 저작권 문제에 대해 이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관심의 끈을 놓고 있지 않았다는 거고, 이회창 총재가 냅스터라는 말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상당히 큰 차이다. 박수. 


김: 70년대 이후 한국 정치사를 단순화시켜 바라보면 어떤 의미에선 딱 두 부류, DJ파와 반DJ파 밖에 없었다고도 하는데..
이: DJ와 반DJ ?
김: 뭐가 어쨌든 DJ를 지지하는 그룹과 뭐가 어쨌든 DJ를 비토하는 그룹.. 이인제 위원께서 지난 대선에서 획득한 영남 지지도의 많은 부분은, 그 뭐가 어쨌든 DJ를 비토하는 그룹의 정서에 기반했다 할 수 있습니다. 일단 DJ는 절대 안되고... 남는 사람이 이회창과 이인제, 그 둘 중의 하나라는 식이었다는 거죠.  그렇다면 지금 이인제 위원이 유지하고 있는 정치적 입지 자체가, 지역감정을 그 자양분으로 한다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궁금한 게 두 가지입니다.

이런 반DJ정서, 그 원인을 뭐라 보십니까? 또, 이 지역감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차기 대통령의 중요 자격요건 중 하나라 생각되는데 나름의 원인분석이나 그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 같은 걸 듣고 싶습니다.

이: 김대중 대통령은 인제, 오랫동안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이끌던 지도자고, 그래서, 이 강력한 지지그룹이 형성이 될 수 있었죠. 강력한 지지그룹이 있으면 또 강력한 반대 그룹이 있게 되어 있습니다. 에, 그런데다가 이제, 그, 정치 과정을 보면은 유신 이전에는 우리나라가 그 지역감정을 정치에 동원을 많이 안 했어요. 

예컨대 박정희 대통령이 처음 윤보선 대통령하고 싸울 때, 호남표 가지고 당선되지 않았습니까. 그 다음에 두 번째, 그 김대중 대통령과 싸울 때에도, 호남에서 아마 김대중 대통령이 55%인가 밖에는 득표 못 한 것으로 내가 알고 있습니다, 큰 표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어, 그 유신이 터지면서 정권이 독재화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그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건 다 동원하는데, 온갖 법률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공작기술, 특히 광고 같은 걸 공작에 이용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제 지역감정을 자극해 가지고, 그것을 동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제, 우연히라고 할 수 있지만 하여튼 박정희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독재 권력의 인맥은 말하자면 대구 경북 쪽에 치우쳐 있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이제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산 경남 쪽에. 또 김대중 대통령은 호남쪽에. 이렇게 지역 연고가 있다고 합니다.

또 이것이 이제, 말하자면 지역싸움 비슷하게 발전이 되고, 그래서 그 지역 패권 성격을 띠게 되고, 그 갈등 구조가 지금까지 우릴 괴롭히고 있는 겁니다. 제가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는데, 기본적으로 독재 반독재, 구도 하에서 지역주의가 동원이 되고, 그게 하나의 인스티투션처럼 돼버린 거죠 이게. 그럼 이제, 그 구도가, 대결 구도가 없어졌잖습니까. 그래서 저는 정치적 기초는 허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게 상징적인, 그 분들이 아직도 한국 정치의 주역이시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반사적으로 지역감정이 아직도 우리 정치에 있어서 큰 상처를 입히게 되겠죠.

그래서 저는 이,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시면 다음 단계에서는 이, 그런 인물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지역 대결구도, 지역 감정은 아주 봄눈이 녹듯이 소멸된다고 확신하는 사람입니다. 

에... 영남의 지역 정서는 왜 그런가하면, 독재 권력도 없어지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퇴임하셨는데, 이거는 말하자면, 그 대결할 때 당시의 한 축이었던 김대중 대통령께서 아직도 계시니까. 말하자면 간헐적으로 아직도 작용을 하고 있고, 또 김대중 대통령을 반대하는 세력이 그걸 자꾸 이용을 하니까, 아직도 남아있지만, 저는 다음 대통령 선거 때 가면은 저는 지역 감정은 많이 완화될 걸로 믿기에,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 감정을 풀어야 된다, 이걸 어떻게 이성적으로 따져 가지고 풀겠습니까. 그게 감정인데. 이것은 새로운 인, 새로운 비전, 또 새로운 국가 목표, 이런 것들이 제시가 되면서, 과거를 잊어버리게 되는 거죠. 지난 시대는 기억 속엔 있을지 모르지만 또 이제, 잊어버리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이 지역감정 문제는 과거의 문제가 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겁니다. 

김: 삼김이 역사 뒤편으로 사라지면 쉽게 해소될 거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은 이미 그런 것들이 지역정서에 완전히 녹아들어 이제는 꼭 그 앞에 DJ나 YS를 달지 않고도 전라도, 경상도를 충분히 공격할만큼 악성이 되었다고 보는데.. 삼김이란 인물이 교체되는 것만으로 이런 것들이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요?

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새로운 비전과 국가목표가 제시가 되고, 우리 사회가 그런 방향으로 힘을 모아 나가게 되면 봄눈 녹듯이 지역감정은 소멸되는 거죠. 자꾸 현재를 놓고 보면 그런 변화가 일어나겠느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며) 밖에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습니까? 가서 들여다보면 녹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며칠 있으면 없어집니다. 

없어진 자리에는 과거에 눈이 있었는지 상상하기도 어렵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 지역감정 문제는 자꾸 원인을 따지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하고, 이렇게 말하자면 이성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흐르는 과정에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우리가 손을 잡고 나갈 수 있게 되면, 자연히 눈 녹듯이 해결될 수 있는 것으로... (김을 향해 손짓을 하며) 거,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김: 감사합니다.(웃음)
이: 이년 뒤에는 뭐,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겁니다.
김: 그렇군요..


이 부분은 이회창 총재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일국의 대통령을 하겠다면, 지역감정의 연원과 그 정치적 조작에 대해 최소한.. 그렇다, 최소한 이런 정도의 역사적 팩트들은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지역감정을 단순한 지역색이나 애향심 수준으로 이해한다는 건, 우리 동네 풀빵 아저씨보다 못한 정치 수준이다. 

그 해결 방안이 지나치게 낭만적이지 않은가 하는, 지적을 받을 순 있겠지만..


 




 

김: 왜, 호스트바가 있지 않습니까, 호스트바.
이: 호스트바.
김: 남자들 나와서..
이: 서비스하는 거요.
김: 예. 근데 참 희한한게 보면 단속을 호스트바만 해요.. 호스티스 나오는 덴 하지 않고..
이: (웃음) 
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웃음)
이: 어.. 글쎄요 전 호스트바는 안 가봤는데. 호스트바는 여성들이 이용하는 데니깐. 뭐 일반적인 게 다 호스티스들이 서브하는 거 하고, 예외적으로 호스트가 이제 하는데... 뭐 호스티스들이 서브하는 업소야 뭐 늘 하는 거 아닙니까. 여러 가지 항상 하겠죠. 그러니까 늘 하는 건 보도를 안 하는 것 같고, 이제 예외적으로 존재하고, 예외적으로 하니까 그런 건 문제가 있을 때마다 크게 보도가 되고, 그런 차이 아닙니까?

김: 호스트가 불법이라면 똑같은 이유로 호스티스도 불법인데, 실제로 잡고자 한다면야..
이: 똑같이 불법이죠.
김: 그런데, 왜 흔해서 잡기 쉬운 호스티스바는 두고..
이: 에...
김: 그렇게 잡기 힘든 호스트만 잡을까요. 이게 그러니까 어느 쪽이 더 희소하고.. 그래서 더 뉴스성이 있고.. 하는 차원의 문제라 보십니까? 
이: 그런데 호스트바는 우선 숫자가 몇 분의 몇이나 됩니까? 
김: 뭐, 그렇게 많지는 않겠죠, 당연히.

이: 예. 아주 적기 때문에 한 번 단속을 하더라도 그게 굉장히 충격을 주고, 보도가 크게 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뭐, 특별히 차별 대우할까요? 물론, 호스트바에 대해서는, 뭐 호스티스바는 너무 보편적이니까. 사람들이 이제 이상하게 생각을 안 하는 면도 있겠죠. 호스트바 하면은 거기서 뭔가 특별한 불법이 이뤄지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니까, 좀 단속을 더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우리 동포들이 교통 순경한테 체크를 당했는데 "왜 나만 잡냐, 난 저 앞에 가는 차를 따라갔는데. 앞에 차를, 속도를 위반했다면 똑같이 위반했을텐데, 왜 저 앞에 차는 안 잡고 나만 잡느냐" 이러면 교통순경이 "당신은 그럼 낚시하면은 연못에 있는 고길 다 잡느냐, 걸리는 것만 잡지"(웃음), 이렇게 답변을 한다 그래요. 근데 하여튼, 에.. 글쎄, 호스트바는 희소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김: 낚시로 말씀하신다면 사실은, 호스트보다는 호스티스가 훨씬 많으니까, 호스티스가 훨씬 많이 이렇게 잡혀야 되는데..(웃음)
이: 호스티스바도 많이 적발되지 않습니까?

김: 음.. 그러니까 제가 궁금한 건, 이게 숫자나 희소성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남성중심적 시스템이 이런 사건을 통해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라 보진 않으신가 하는 거죠? 단적으로 말하자면, 호스트가 안 되면 호스티스도 안 되야 하는 거고. 거꾸로 말하면 호스트도 인정하라 라 할 수 있는...
이: 아니 뭐.. 에.. 글쎄.. 그런 측면도 있을까요.. 제가 이 부분은 사실 실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김: 음.. 저런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부모성 함께 쓰는 사람들. 
이: 그쵸.
김: 그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어... 일종의 그게 뭐... 부자연스럽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김: 일부에선 오버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페미니스트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오버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김-이 부모를 가진 사람과 박-장 부모를 가진 사람 둘이 결혼을 했습니다. 그럼 성이 네 개가 되는 건가 하고... 
이: 그럼 뭐, 가족 안에서 다 해결하겠죠. (웃음)
김: (웃음)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으신 정도. 권장하거나, 반대로 안 된다는 건 아니고
?

이: 뭐 그... 우리 전통적인 그거를 뛰어넘는 생각을 하고, 뭐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를 어떤 죄악시 하지 않습니다.

김: 호주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이: 호주제도의 취지를 전문적으로 다루질 않아서 내 견해를 이야기하기 어려운데, 호주제도가 이게 일제 시대 때 처음 만들어졌다는 이야길 들었어요. 뭐 동양의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사용을 안 하고 일본에서도 사용을 안 하는데 우리나라에만 남아있다. 좀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한 번. 


나쁜 아저씨는 아니다. 

그러나, 여성 문제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눈, 여성과 남성의 문제를 권력의 문제로 이해하는 인식.

없다고 보면 되겠다.


 




 

김: 지난 경선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에 차용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에..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 저는 아주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분의 공과 과를 냉정하게 이야기합니다. 뭐 어떤 분은 그분의 과 때문에 그분의 공,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과소평가하는 부분이 많이 있는데,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번에, 어.. 세대교체를 내세우면서 우리나라를 21세기에 맞게 새로운 구조와 시스템으로 대혁신을 해야 되겠다, 그런 호구를 가지고 나올 때 박정희 대통령의 이미지를 활용한다든지, 이런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뭐 저의 의견이나 포부, 이런 거는 갑자기 어떻게 바꾸려고 하면 더 혼란에 빠집니다. 뭐 자연스럽게, 제가 풍기는 이미지, 내가 가지고 있는 내가 다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비전이나 포부, 이거에 내가 계속 충실했을 뿐이지, 중간에 어떤 인위적으로 해보려고 한 일이 없습니다. 지금도 항상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바꾸려고 하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예요.

김: 그러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봐줬을 뿐이지 일부러 하지는 않았다..
이: 그렇습니다.
김: 그렇군요.



 




지난 대선에서의 신문광고들. 박정희틱한 포즈와 표정과 제스쳐가 아니었던가, 이게..? 


김: 김정일을 정치적 파트너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이: 뭐 아직은 뭐... 그... 이... 평화 정착, 신뢰 구축, 교류 협력, 그리고 또 민족 통일, 이런 그런 그 민족적인 과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상대해야 하는 북쪽의 지도자이고, 국내 정치에 있어서 파트너가 될 수는 없죠. 

김: 물론 국내 정치 이야기가 아니고, 이때까지는 사실 북쪽의 지도자들은 수괴라고 표현하거나, 우리에게 증오의 대상이었지 파트너로서 한반도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간다든가 하는 인식을 한 적이 없었다고 생각이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김정일을 정치적 파트너로 생각을 하시는지. 

이: 이제 뭐, 남북 관계란 건 냉전시대 대립, 대결, 적대, 부정, 이런 관계였었는데 카운터파트, 어떤 그런 개념이 성립이 잘 안 됐던 건 사실이예요. 그러나 지금은 이제 남북 정상 회담을 통해서 어떤 새로운 탈냉전 시대로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달라질 건 분명하고. 이제는 중요한 상대방이 되고 있고..

김: 그렇다면, 그 이전엔 워낙 정보가 없어서 잘 몰랐지만, 최근 일년 사이에 김정일이 남한 일반대중에게도 노출이 많이 됐고 했는데, 최근 일 년 사이 노출된 김정일의 행보를 보고 판단할 때, 정치인으로서 김정일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 어... 그러니까... 음... 과거엔 워낙 은둔 속에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평가할 수가 없었죠. 그러나 이제 일년, 만 일년은 안 됐지만, 우리들 앞에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게 반 년이 넘어가고 있어요... 음... 그... 앞으로 함께 대화하면서 그 한반도의 신뢰 구축, 평화 정착, 교류 협력 확대, 이런 카운트파트로써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다시 말씀드리자면, 김정일의 정치 역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그건 아직은, 뭐 그렇게, 뭐 꼭.. 원래 이렇게, 나는 일선 정치인이기 때문에 평가하는 일은 별로 맞지 않습니다. 
김: 근데 동료 정치인도 아니고, 다른 체제 아닙니까.

이: 문제는... 김정일 위원장이 고립 속에,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북한을, 말하자면 국제 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또 현실에 맞게 그렇게.. 어떤 그 개혁을 통해서 북한 사회를 지금의.. 그 정말 아주 곤궁한 처지를 극복해낼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왜냐면 지금 상당히 빠른 속도로 변화를 선택해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뭐 그러나... 아직 우리가 구체적인 실천으로 나아갈 것은 많지 않기 때문에... 평가는 상당히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김: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든가, 정치적으로 껄끄럽다든가. 그래서 돌려 말하시는 겁니까. 

김: 하여튼... 글쎄... 과거보다는.. 과거보다는 그러니까 북한이 이제 말하자면 분단 이후에 반세기 넘도록, 그 고립과 폐쇄, 적대, 그 상황이 계속 됐었는데, 지금 뭐 불과 일 년도 안 되는 사이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항상 그런 변화를 원해왔고, 그런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지만은 저쪽이 항상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북쪽에서 그런 변화를 일으킨 것은 김정일 위원장이 틀림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걸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은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구요. 

에... 그런 의미에서 제가 뭐, 긍정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보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자꾸, 여기서 아직도 색깔 논쟁이나, 또 이념 논쟁, 이런 논쟁이 뭐 심심치 않게 계속되고 있는데, 저는 뭐 여든 야든, 보수든 진보든 리얼리즘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현실적으로 객관적으로 우리가 북한을 봐야 됩니다. 뭐 낭만적으로,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비현실적으로 보고 평가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아주 현실주의를 강조하는 사람입니다. 

김: 그렇다면, 북한은 주적입니까. 

이: 그것은 우리 군에서는 숨길 수 없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지금 정전 체제 아닙니까, 정전 체제. 지금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체젭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휴전선엔 어마어마한 무력이 지금 대치되어 있으니까. 군사 분야는, 군사 안보 분야는 분명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이 있기 때문에, 정치라든지 다른 민간분야 부분에서는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지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겁니다. 

김: 그러면 우리가 주적한테 물자 지원하는 셈이 되는데, 주적이라고 하면, 북한 전체가 우리에게 가장 최우선 적으로 설정되는 거지, 군사적 부문만 따로 적으로 설정되고 나머지는 적이 아니다, 이렇게 할 순 없는 것 아닙니까. 

이: 그렇지 않죠.
김: 그러니까 북한을 주적으로..
이: 김총수께서 잘못 생각하시는 겁니다. (옆에 있던 특보가 웃음)

이: 군사 안보 측면에선, 말하자면 적대 관계란 거죠. 그러나 영원한 적대 관계가 되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서로 말하자면 신뢰 평화 통일로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그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지금 정치라든지 경제라든지 민간 분야에서 서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데, 그게 서로 모순된 것이 아닙니다. 

그게 서로.. 총체적으로 이렇게 해주면은 무리가 없어요. 북한도 지금, 자꾸 우리 지금 남한에서 주적관계로 판단하는, 이야기하는 것은 안 좋다, 안 된다, 뭐 바꿔라, 이런 이야기를 하지만 북한도 냉정하게,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하고 우리가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것을 노력하는 이 과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을 하는 나라들도 지금 당장은 대포를 쏘고 미사일을 쏘고 전쟁을 하는 나라도 이면에선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 서로 협상하고 대화하고 협력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어느 순간인가 전쟁 관계가 평화관계로 바뀌지 않습니까. 

김: 군사력을 당장 해체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설정부터 바꾸는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변화를 촉진할 순 없냐는 것이죠. 

이: 그걸 변화시키기 위해서, 앞으로 뭐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로 오고, 뭐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그리고 군사 분야에 있어서도 말하자면 신뢰구축, 군비통제, 군비축소, 이런 것이 기구화 되고 또 휴전선에 있는 무력대치도 완화시키고, 이렇게 되면 서서히 이제 적대 관계가 동반자 관계 또는 더 좋은 관계로 발전될 수 있을 겁니다.

김: 뭘 갑자기 어떻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주적개념을 가지자는 것은 군이 가장 적대시할 상대가 누구인가를 미리 구체적으로 명시하자는 것인데, 이렇게 규정해 놓는다고 적에 대한 경계심이 더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런 규정이 없다고 경계가 풀리는 것도 아니며, 당장 군대를 축소하거나 총을 거두거나, 뭐 군인들을 다 없애버리거나, 이렇게 하자는 것도 아니고.. 북을 역사의 동반자로 관점을 달리해 바라보자는 제스쳐이자 상징적인 것인데, 서로 당장 군비축소를 단행하자는 차원도 아닌 관점 하나를 바꾸자는 정치적 제스쳐도 이렇게 어려우니, 과연 진정 대북관계를 변화시킬 용기와 추진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것인데.. 

이: 그건 말로 바꾸는 게 아니고. 그러니까, 이 군대는 어느 나라나 다 있습니다. 현재적인 적, 말하자면 주적이 없이 가상 적 때문에도 이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있고, 언제 어디서 어떤 적이 나타날지 모르지 않습니까. 군대를 건설하는 건 단숨에 될 수 없지만 뭐 적이 생기는 건 단숨에 될 수 있고, 좋은 사이로 지내다가 갑자기 국가간의 분쟁이 터져 가지고 무력에 호소하게 되면은 당장 그 군대가 적이 되어버리니까. 그래서 주적없이 가상 적만으로도 군대를 유지하는 나라는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남과 북이 말하자면 무력전쟁을 삼 년 이상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말하자면 전쟁을 끝내고 평화 협정을 체결한 게 아니라 정전 협정 상태에 있지 않습니까. 휴전선에는 말하자면 백만이 훨씬 넘는 중무장한 군인들이 서로 대치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머릿 속에서 뭐 까짓거 무조건 주적이 없다, 가상 적이라든지 다른 걸로 하자,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럽지 않아요? 현실은 현실로 그대로 인정을 하고,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평화로 바꾸고, 교류 협력 그리고 통일로 바꾸기 위해서 지금 정치, 다른 경제 이런 분야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돼요, 예. 






보좌관, 특보(아래)


김: 어쨌든, 북한은 주적이다? (웃음)
이: (차를 마시려다 웃음)
특보: (같이 웃다가) 총수도 굉장히 그, 평면적으로...
이: (특보쪽으로 손을 저으며) 아, 됐어. 


여기서 특보 아저씨가, 본총수가 주적개념을 못 알아먹는다고 답답했나 보다. 뭐 답답하긴 서로 마찬가진데 말이다. 여하간 대화에 낑겨 들어오자 이인제 위원이 바로 블로킹을 했다. 

그러나, 못 알아먹는 본총수가 답답하고 한심했는지 특보 아저씨는 그날 저녁 본총수에게 개인메일까지 보냈다. 주적 개념이 뭔지에 대한 설명을 하며. 위 내용을 읽어본 독자라면 알 것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메일로 서로 설득될 사이가 아닌 것을. 그래서, 답장은 안 보냈다. 아저씨 미안.

과연 이런 정도의 주적개념을 가진 정치인이 한반도 통일시대의 적임자인지는 의문이다. 다음엔 다른 각도에서 더 질문을 던져봐야 겠다. 

한가지 분명한 건, 이인제 위원에게 레드컴플렉스는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는 거다. 하긴 한국정치 전체가 여전히 그렇다. 후지다.. 정말.. 





 

김: 노무현 장관은 이인제 위원을 타이밍에 강한 정치인이다, 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이: 뭐 타이밍에 강하단 이야기는 좋은 뜻 아닙니까.
김: 뭐 나쁘게 말하면 기회주의적이다, 라는 건데.
이: 아, 축구선수도 타이밍을 잘 맞춰야.
둘: 어허허허허..
김: 노무현 장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 뭐, 훌륭한 분이고, 좋은 정치인이라 생각합니다. 
김: 더 이상의 언급은..
이: 뭐, 상당히 열정적이고, 또, 자기 주장이 분명하고.
김: 단점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노무현 장관의. 
이: 뭐, 장점이 큰 사람이 단점도 크죠. 아, 저, 나무가 높으면 그림자도 길지 않습니까. 뭐, 저는 인생관이, 항상 상대의 장점을 생각하고 단점은 잘 안 보려고 그럽니다.

김: 보이지 않을까요? 
이: 뭐, 보여도 잘.. 
김: 나무가 크니깐. 그림자도 기니깐.. (웃음) 
김: 단점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이: 뭐, 언급할 필요도 없고, 그거 의미가 없잖아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김: 왜냐하면 저희가, 이인제 위원 다음에 노무현 장관을 할 예정인데
이: 글쎄 뭐 전혀...

김: 전혀 코멘트를 할 생각이 없으신지.
이: 뭐 전혀... 저는 다른 사람의 단점을.. 글쎄요 뭐 저는 평소에 그분의 장점을 배우려고 보고 이렇게 하고있지 단점은 안 봅니다.
김: 전혀 안 보십니까?
이: 별 의미가 없잖아요.
김: 라이벌이 될 수도 있는데.

이: 아, 좋은 라이벌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합니까. 역대로 훌륭한 정치 지도자들.. 뭐 정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들, 결국은 훌륭한 라이벌이 있어야 자기도 그만큼 더 발전하고, 큰 업적을 남길 수 있죠. 라이벌이 없다는 건 불행한 일입니다.

김: 이회창 총재에게 이인제 위원에 대한 비슷한 질문을 했더니 이회창 총재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상대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 (웃음) 하... 다 안 읽어봤어요. (물을 마심)
김: 근데, 이인제 의원은 노무현 의원을 상대로 생각을 하시는지.
이: 그걸 내가 생각하고 안 하고,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지. 

김: 그렇다면,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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