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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물 검열위] 신촌일대 극장 검열 결과

2001.4.19.목요일

딴지 영진공 시설물 검열위

 











 신촌일대 극장 시설물 검열결과                   문서번호 : 시-002


검열관


시설물 검열위 잠입검열팀장 철구


사건 경위


1. 본 딴지 영진공 산하 민원 접수처에 최근 들어 부쩍, 가르마 혐오증후군이라는 신종 전염성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고통을 호소하는 관객들의 제보가 증가함


2. 이 증후군은 극장 안에서 관객이 관람이라는 본연의 행위를 취하기 위해 스크린에 시선을 줄 때 어김없이 그 시선을 블러킹하는 앞사람 대갈통의 가르마에 의해 감염됨


특히, 그 유효세척기간이 장시간 초과되어 다수의 비듬이 옹알져 있는 가르마에 의해 시선을 블러킹 당했을 경우에는 실명에까지 이르는 치사율을 자랑


3. 2001년 2월 12일, 쌍문동에 사는 박모씨(24)는 당시 비듬 적설량 2.73mm였던 김모씨(36) 가르마의 블러킹에 의해 스크린을 제대로 구경도 못하는 피해를 당했을 뿐 아니라 급기야 시력까지 감퇴함. 이에 피해자 박모씨는 김모씨를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을 냄


4.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가르마가 배구선수가 아닌 한 고의로 피해자 박모씨의 시선을 블러킹했을리 만무.." 하다는 판결을 내려 김모씨의 무죄가 입증됨


5. 이에 다시 박모씨는 당시 영화를 상영했던 극장의 극장주를 가르마 혐오증후군을 발병시키는 관람환경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 위원회에 고발조치함과 동시에 본 공사에 민원접수함
 


(이하 검열 소견)
 


 검열 개요


위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례에서 알 수 있는 바대로 현재 국내 관객들 간에 만연한 가르마 혐오증후군의 실질적 병원체는 앞좌석 관객의 가르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관람환경을 제공한 쒯극장에 있다고 사료되는 바이다.


작년말 메가빡쑤나 CGV 등의 일부 극장이 지네 시설과 써비스를 앞세워 관람료를 인상하였을 경우만 해도 이와 같은 쒯극장들은 그래도 다소 눈치를 보며 기존의 관람료를 고수하였던 바, 그나마 용서가 되었었다.


그러나 거의 에브리 극장이 뻔뻔스럽게도 면상에 초합금 울트라 철판을 깔고 칠천원으로 가격을 인상한 작금의 상황은 관객의 보건복지와 명랑관람을 위해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음이다.


따라서 본 공사 산하 시설물 검열위 부설 쒯극장 잠입검열팀은 서울권역내 최고 쒯극장 고밀도 집결지역인 신촌권역의 가르마 혐오증후군 오염농도를 검열하였다. 









나는 가르마가 미워요


이 신촌권역은 작년 한해동안 서울권역 내에서 관객점유율이 2.8%나 상승하여 인구비율 9.4% 대비 관객점유율 8.7%를 차지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관람권역이다.


따라서 본 공사는 신촌일대를 헌팅/작업/음주/빠굴의 주요 활동거점으로 삼고있는 자들의 보건복지 증진과 명랑관람을 위하여 가르마 혐오증후군에 의한 오염수위가 가장 낮은 극장부터 극도로 오염된 극장 순으로 보고토록 하겠다.


이는 극장들을 줄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이 권역 내에서 불가피하게 관람행위를 하여야 하는 관객들이 극장을 선택함에 있어 그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임을 미리 밝힌다.






 검열 대상


신촌권역 내 <신촌 그랜드 극장>, <신촌아트홀>, <영화나라>, <영화마당>, <이화예술극장>


<녹색극장>의 경우는 이미 한 차례 검열이 시행되었던 바 본 검열에서는 제외함. 지난 검열문서 참조.


 검열 포인트


이 권역 내 극장들은 관객 써비스 시설이나 환경 등에서 같은 관람료를 받는 타극장들에 비해 매우 낙후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Dolby Digital 사운드조차 써비스되지 않는 곳도 있는 바, 그외 DTS나 SDDS 사운드를 기대한다거나 스펙타크르한 화면비율을 기대하는 관객들은 이 권역에 아예 접근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판단됨.


따라서 본 보고서는 같은 관람료를 받는 몇몇 그럴싸한 극장들과의 절대비교같은 것은 애시당초 하지 않을 예정임.


그저 기본적으로 영화를 보는 자체만이라도 방해받지 않을 정도의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가에 집중하며, 특히 가르마 혐오증후군 오염농도에 그 포인트를 맞춤.


 기타


다시 한 번 강조컨대, 이하 검열 극장들의 관람료는 일반기준 칠천원임.


아래 열거되는 각종 증거 사진은 정확히 촬영자의 눈높이에서 촬영되었으며, 가르마 블러킹을 연기한 피촬영자의 키는 171cm, 촬영자의 키높이는 173cm임을 명시함.
 



 
본격 검열






1. 영화 나라 1관
( 가르마 혐오증후군 발병율 약 3%)


신촌권역 내 극장에서는 가장 많은 좌석수인 400석을 확보하고 있는 극장이며 스크린 종횡비를 떠난 스크린의 단순한 물리적 크기 역시 상당히 큰 극장되겠다.









 



빨간 동글뱅이가 사람머리다. 극장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가르마에 의한 시선 블러킹 증상 또한 꽤나 미미하여 가르마 혐오증후군 발병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워너부러더스 제공이라는 글자 중에서 제공의 밑부분을 약간 가리는 앞사람 가르마.


그러나 자신보다 앉은 키가 큰 사람, 또는 여자의 경우에는 남자가 앞좌석에 착석하였을 시에 결코 그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2. 신촌 그랜드 1관
(가르마 혐오증후군 발병율 12%)


당 극장 역시 그 사이즈의 아담함이란 부분에서는 이 권역 내 타극장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음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역시, 가르마에 의한 시선 블로킹 정도는 그 오염농도가 꽤나 위험한 수준이다.













 



앞좌석 가르마의 시선 블러킹... 이정도만 되도 상당히 짱난다.


 


앞의 앞좌석 가르마는 블러킹하지 않는다.


사방 좌우 몸비틀어 앞사람 가르마 사이로 스크린을 집중공략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을 보유한 자들만이 그나마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니가 그러는 사이, 니 뒤에 앉은 관객은... 사망되겠다.


따라서 당 극장은 앞사람의 가르마 블러킹을 피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취하게 되는 몸부림이 다시 뒷사람에게 치명적인 치사율로 전염되는 가르마 혐오증후군 발병 극장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극장이 이 신촌권역 극장 중에서는 그나마 나은 극장이니 할 말 다했음이다.


허나 당 극장은 그래도 이 권역 내에서 가장 참신/청결한 관객 대기용 로비 환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객을 위해 인터넷 전용 컴퓨터까지 설치하고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신촌그랜드 로비의 모습
인터넷 전용 컴터도 갖다놓고... 그래도 좀 신경썼다.



 






3. 영화 마당 2관
(가르마 혐오증후군 발병율 약 13%)








본래는 1관 검열을 목표로 하였으나 잠입검열팀 내부 사정으로 인해 당 극장에 대해서는 2관 검열에 그쳤다. 이점 양해바란다.


당 극장의 오염농도는 <신촌그랜드 극장>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니 이 역시 꽤나 위험하다.


그런데 당해 극장은 스크린의 위치가 타극장에 비해 상당히 높다. 뭐, 스크린을 높은 위치에 자리시킴으로써 가르마에 의한 시선 블러킹 정도를 완화하려고 한 의도같긴 하다.









시선 블러킹에 의한 오염농도가 <신촌그랜드>와 용호상박이다.


그러나 높여야 하는 것은 스크린이 아니라 관람석이다. 뒤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높아져야 하는 관람석 공사비용보다는 스크린 하나 훌쩍 높이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것은 알겠다만 그럴바에야 아예 천정에다 스크린을 붙이지 그랬냐. 그러면 시선 블러킹도 아예 없을텐데....


그렇다. 당 극장은 스크린이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고개를 쳐들고 관람을 하여야 하는 바, 다소간의 목근육경색과 뒷목땡김 증상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외 이 권역 내 타극장과 비교시, 역시 그나마 넓은 로비를 갖추었으나 대기좌석 보유수는 매우 미미하다.











<영화마당> 로비의 모습.
앉을 좌석이 부족하다.



 






4. 신촌아트홀
(가르마 혐오증후군 발병율 약 99.7%)


당 극장의 꼬라지는 3류 재개봉관이라고 해도 상당히 쩍팔릴 꼬라지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잔혹무도하게 관람료 칠천원을 받는 명실상부 개봉관되겠다.


보라! 3류 재개봉 동시상영관 못지않은 이 꼬라지와 향수를 자극하는 각종 오브제들을....


























극장 로비와 매점. 코딱지만 하다.




3류 재개봉관의 추억에 젖게하는 흡연실




흡연실 벽에 붙은 오브제들. 오른쪽은 벽에 너덜하게 붙어있는 자위소방대 조직표.




관람관 안에 붙어있는 금연과 비상구 표시


그러나 당 극장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3단 시선 블러킹에 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앞에, 앞에, 앞 좌석에 앉은 관객의 가르마에 의해서까지 시선을 블러킹 당하는 당 극장의 관람환경은 그 극심한 오염수위의 심각함을 나타낸다.













공포의 3단 시선 블러킹.
두좌석 앞의 가르마까지 시선을 블러킹하고 있는 경악스런 장면.


이러한 3단 블러킹은 관람석 만원 사례시 관객이 앞좌석 두 사람의 가르마 사이로 스크린을 향하더라도 다시 그 앞좌석에 앉은 관객의 가르마에 의해 블러킹을 당하며, 행여 다시 그 사이의 좁은 틈을 통해 필사적인 가르마 블러킹 돌파를 시행하더라도 다시 그 앞사람에 의해 블러킹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제 아무리 사방 좌우 몸비틀어 앞사람 가르마 사이를 돌파, 시선을 스크린에 골인시킬 수 있는 화려한 테크니션이하더라도 당해 극장의 만원 사례시에는 이 3단 블러킹의 철벽 시선방어를 절대 뚫을 수 없음이다.


따라서 본 공사는 관계당국과의 긴밀한 협조 하에 이 지역에 대한 관객 절대 접근불가 일급 오염지역으로의 선포를 계획 중이다.
 






5. 이화 예술 극장 1관
(가르마 혐오증후군 발병율 약 93% 및
기타 합병증 발병가능성 매우 높음)


이 권역 내에서 아트 또는 예술이라는 타이틀을 간판 건 극장들은 그 오염수치가 매우 심각하다 볼 수 있다.


당 극장 역시 바로 앞좌석 가르마에 의한 시선 블러킹이 매우 치명적이다.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다시 그 앞좌석에 의해서도 시선을 블러킹 당한다. 한 마디로 2단 블러킹되겠다.











역시나 경악스러운 2단 멀티블러킹 현장


3단 멀티블러킹이 가능한 <신촌아트홀>보다는 그래도 2단 멀티블러킹이 나은 경우라고 생각하는 자덜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당 극장은 가르마 혐오증후군 이외에도 부차적인 합병증 발병율이 매우 높은 가장 극악무도한 극장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당 극장에서 부차적으로 감열될 수 있는 병은 무엇인가?


두개골 골절...


그렇다. 당 극장은 상영관으로써의 본질적인 자질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경사도를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후방좌석의 바닥을 계단식으로 무리하게 높인 덕분에 상대적으로 천정이 낮아진 구조를 갖추고 있다.













 



두부와 천장의 정면충돌 현장. 모델은 171cm의 표준키 소유자다.


 


후방좌석의 몇 곳은 앉아서 손만 뻗어도 천장에 닿는다.


따라서 후방좌석에 앉은 관객이 상영종료 후 무심코 기립할 경우 두부와 천정의 전면 충돌이 야기되는 경천동지할 관람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 씨바 이것들을 과연 극장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하여 본 공사는 이 지역에 대해서도 일급 오염지역임을 선포함과 동시에 어떠한 경우에도 관객제위덜의 접근을 절대 금지하는 바이다.



 
검열 총평


검열결과가 보여주듯이 고밀도 쒯극장 밀집지역인 신촌권역은 이미 그 오염농도가 국제 영상물 명랑관람 협의회의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고 있음이다.


따라서 본 공사는 이 권역 내에서의 관람행위를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권하며, 시간/거리상의 문제로 불가피하게, 다시 한 번 강조컨데 불가피하게 이 신촌권역 내에서 관람행위를 해결해야 하는 관객제위는 본 보고서의 내용을 참조하여 신중하게 극장을 선택하도록 하라.


그러나 주말 시간대/사람이 몰릴만한 영화를 이 권역의 극장에서 관람하려하는 겁대가리 짱박아 고스톱쳐버린 관객 제위덜은 어떠한 경우에도 스톱하시라. 고 부르면 조뙌다. 스톱하시라.


그 돈으로 차라리 불우이웃을 돕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사료되는 바이다.
 





전언했듯이 이번 검열은 칠천원이라는 관람료에 합당한 관객 편의시설, 대기환경, 청결도, 극장보유장비 따위를 갖추었는가를 파악하는 검열이 아니라 극장이라는 아이덴티티에 관련하여 아주 기본에, 기본에, 쌩기본이랄 수 있는 시선 블러킹 정도에만 촛점한 검열이었다.


그런데 이런 기본X3도 제대로 못 갖춘 극장들이 신촌권역의 극장들인 거다. 그렇다면 관람료라도 싼가? 아니다. 망둥이가 뛰니까 꼴뚜기도 뛴다고 얘네들도 칠천원으로 관람료 인상했다.


극장이란 돈주고 가서 영화보는 곳이다. 그렇다면 돈을 지불한 만큼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공정한 거래다. 그런데 얘네들 이 공정한 거래를 이처럼 개무시하고 있는 거다.


공명정대하게 지불한 관람료 칠천원을 개무시하고 있는 얘네들...


너네 존말할 때 관람료 안 내릴래?



 

딴지 영진공
시설물 검열위 잠입검열팀장
철구
(chulgoo@ddanz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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