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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06. 03. 금요일

바람인형









지난기사


치과에서 설명하고 싶었던 것들1 - 잇몸치료와 스케일링


치과에서 설명하고 싶었던 것들2 - 잇몸 치료와 치료계획


치과에서 설명하고 싶었던 것들 3 - 치아우식증과 신경치료


치과에서 설명하고 싶었던 것들 4 - 보철치료 - 크라운과 브릿지









*참고사항


보철치료

-치아의 일부분이나 치아 혹은 모든 치아를 상실했을 때 인공적인 보철물을 통해 치아를 대치해주는 치료


보철치료의 종류

- 고정성보철물(크라운, 브릿지) / 지난기사

- 심미보철

- 가철성 보철(틀니)

- 임플란트




치과대학에서 공부하는 내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 있습니다.



치아의 기능: 저작, 발음, 심미



치아는 음식을 삼킬 수 있게 씹는 기능과, 말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기능 그리고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심미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심미보철


어렸을 때 참 좋아했었던 캐릭터는 심형래 씨가 연기한 영구였습니다.


크기변환_youngu.jpg

(앞니 하나 없는 게 눈에 딱 들어옵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영구는 앞니가 하나 없습니다. 물론 진짜 없는 건 아니고, 특수분장으로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중절치 하나를 검게 칠한 것이 보입니다. 어쨌든 앞니 하나가 없는 것은 사람을 바보처럼 보이게 합니다. 치아가 인상에 미치는 효과를 알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연예인들이 밝게 웃는 모습에서 강조 되는 것도 가지런한 치아입니다.


iu.jpg

(네. 아이유 팬입니다)


웃을 때 보이는 가지런하고 밝은 색의 (아이유) 치아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사실 심미치과학 수업시간엔 내내 수많은 미인들의 웃는 사진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아했었습니다. ㅎㅎ 물론, (아이유처럼) 아름다운 치아를 타고 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은 삐뚤빼뚤한 치아를 가지고 있어서 교정을 한다거나, 보철치료를 통해서 저렇게 가지런한 치열을 얻게 됩니다. 심미보철이란 보철적인 방법을 통해서 저렇게 아름다운 치열을 만드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치열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 어떤 것이 과연 아름다운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애매하고 모호했지요. 최근 심미치과학은 이상적이라 생각되는 사람의 치열 사진에서 포토샵으로 치아의 비율을 바꾸거나 색을 다르게 하는 등 조작을 하고, 가장 이상적으로 보이는 사진의 점수를 매겨 선호도를 분석하고, 이를 좌우하는 요소를 찾는 연구를 합니다.


최근에 받아들여지고 있는 앞니의 심미적 평가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심미2.jpg


일단 중심선을 따라서 좌/우 대칭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치아의 축이 중심선을 향해 약간 경사져야 합니다.(물론, 각 치아마다 각도가 정해져 있긴 합니다) 잇몸선은 중절치, 측절치, 견치로 가면서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좌/우 대칭은 기본입니다). 치아의 크기가 중절치에서 측절치로 그리고 측절치에서 송곳니로 갈 때 그 너비의 비가 일정해야 합니다. 1:0.7의 비율 정도가 이상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황금비율로 불리는 1.618:1은 치아에 적용했을 때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치아의 끝 라인은 아래 입술에 평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입꼬리 쪽에는 약간의 검은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이 공간이 없으면 웃음이 너무 답답해 보입니다.


1_그림2.jpg


치아의 노출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중절치의 목부분이 살짝 덮이는 정도면 심미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잇몸이 너무 많이 보이면 이것도 좀 심미적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 기준을 모든 환자분들께 기계적으로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자기 미소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어떤 부분을 수정할지 판단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유용한 지표가 됩니다.


이상적인 앞니를 만들기 위해서 교정을 하기도 하고, 턱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정을 통해 치아를 움직이는 것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들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수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앞니가 뒤틀린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심미 보철치료를 통해 빠른 시간에 상대적으로 싸게 보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심미치과학을 공부하면서 아름다움을 위해 치아를 깎고 씌워야 한다는 것에 한동안 회의를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치아는 한번 깎으면 다시 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경우라면 깎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이죠. 치아를 상실해서 브릿지를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멀쩡한 치아를 꼭 깎아서 씌워야 할까.


실제로 많은 치과에서 심미보철을 ‘급속교정’이라는 말로 포장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이러한 회의가 더 커졌습니다. 급속교정이라는 것은 교정을 하지 않고 앞니 치아를 죄다 깎고 신경치료 하고 씌워서 가지런하게 만드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치아의 배열, 예컨대 덧니 같은 것을 수정하여 가지런하게 만드려면 치아를 상당히 많이 삭제해야 하고, 그러면 치아가 시리게 됩니다. 시린 증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신경치료를 해야 하죠. 이 방법이 교정에 비해서는 짧은 기간 내에 효과가 나타나지만, 단지 빨리 예뻐지기 위해서 그렇게나 치아를 많이 깎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조금은 이해가 가는 면도 생겼습니다. 어떤 분들은 앞니 치아 사이에 공간이 있거나, 치아가 뻐드러져 있거나, 덧니를 평생의 콤플렉스로 여겨 환하게 웃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제 환자 중에 한분은 앞니 사이에 공간이 있는 것 때문에 오십 평생 이를 드러내고 웃지 못했다고 고백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아주 이상적인 치열은 아니더라도, 원하시는 만큼 공간을 채워주거나, 치아의 방향을 바로 잡아주는 것은 꼭 필요한 치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드러내고 웃지 못했던 분이 보철치료를 해드리고 나서 몇 달이 지나 치과에 오셨을 때, 환하게 웃는 그 분의 미소는 제게 큰 자부심을 주었습니다. 그런 분들 사진을 찍어서 핸드폰에 저장해 놓고 가끔 우울해질 때마다 꺼내서 보면 우울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됩니다.


diaste.jpg


위 환자분처럼 앞니가 벌어진 환자분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치료하실 수 있습니다. 일단 공간이 크지 않다면, 치아에 접착하는 복합레진이라는 재료로 양쪽 치아에 덧붙여서 공간을 메워 줄 수 있습니다. 레진을 이용한 치료는 치아를 삭제하지 않기 때문에 보존적인 접근방법입니다. 즉, 치아에 손상을 주지 않고 덧붙이는 방법이라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색이 변색되면 제거하고 다시 붙이면 됩니다. 치아를 삭제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레진은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좁습니다. 공간을 채우게 되면 가운데 있는 중절치가 약간 뚱뚱해 집니다. 길이와 너비의 비율이 맞지 않게 되는 것이죠. 아울러 옆에 있는 측절치와의 비율도 맞지 않아서 무척 어색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복합레진은 변색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레진 외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라미네이트입니다. 라미네이트는 인조 손톱을 붙이는 것과 유사합니다. 치아의 바깥쪽 면을 얇게 삭제하고(평균 0.3-0.5mm) 얇게 제작된 라미네이트 보철물을 치아에 붙이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을 참조하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laminates01.jpg    크기변환_laminate veneer.jpg


왼쪽 사진은 라미네이트를 시적하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라미네이트의 모습입니다. 재료는 도자기 종류로, 두께가 매우 얇기 때문에 투명합니다. 그래서 원래 치아 색이 그대로 투과됩니다. 만약 더 하얀 치아를 만들고 싶다면, 라미네이트를 하기 전에 미백을 먼저 해서 원하는 색을 얻은 다음 라미네이트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래 치아색이 우러나오고, 원래 치아색이 어두웠다면 라미네이트로 치아색을 밝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0.3-0.5mm 두께를 가진 라미네이트는 그 자체로는 정말 잘 부러집니다. 손가락으로 힘을 좀 주면 바로 부서져 버립니다. 치아에 시적할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라미네이트를 치아에 올려놓고 살짝 누르다가 자리를 잘못 잡으면 바로 깨져버리죠. 하지만, 치아에 접착을 하면 웬만해서는 부서지지 않습니다. 치아에 붙여 놓으므로 해서 보철물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라미네이트가 장기간 성공하기 위해서는 치아에 접착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과정이 참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작업이죠.


라미네이트라는 치료 방법을 많이 사용하게 된 것도 치아에 접착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본드로는 접착할 수 없고요. 특별한 치아용 접착제가 필요하고, 치아 표면을 처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라미네이트는 치아 삭제가 적기 때문에 치아를 깎아서 씌우는 크라운보다 보존적인 치료법입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치아를 수정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습니다. 주로 빈 공간을 채워주거나, 치아의 방향이 좌/우측으로 살짝 틀어진 경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치아가 뻐드러져 있거나, 덧니 등을 수정하는 것은 좀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크라운입니다. 치아를 많이 삭제하고, 필요하면, 신경치료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덮어씌우는 것이죠. 일반적인 크라운 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목적이 치아를 강화한다거나, 썩어서 제거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아니라, 보다 이상적인 치열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죠. 때때로 치아 변색이 너무 심한 경우에 이를 수정하기 위해서 크라운을 해주기도 합니다.


보다 심미적이고, 보다 단단한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회사들이 노력해온 결과 여러 가지 재료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떤 재료든 상황에 맞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심미보철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진단과정입니다. 환자의 불만사항을 듣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치과의사는 여러 방법들을 생각해 봅니다. 최종 치료가 끝났을 때 모습을 환자와 치과의사가 서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 ‘진단 wax-up’입니다.


진단 wax-up이란, 환자의 현 상태를 본을 뜬 다음에 석고로 모형을 만들고 이 모형을 깎거나, wax를 덧대어서 치료가 끝난 상태를 모형상에서 구현해 보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말이죠.


다운로드.jpg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모형과 이렇게 최종형태의 모형을 같이 보여주고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는 설계도 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이것을 보고 환자가 정확히 최종상태를 알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뜬구름 잡듯이 말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입니다. 진단 wax-up을 통과하게 되면, 이제 환자 입안에서 임시 보철물을 만들어서 평가를 해봅니다. 치아 삭제를 한 후에 플라스틱으로 형태를 잡아서 치아에 붙이거나 씌워봅니다. 이런 상태에서 환자가 만족하면 최종 보철물 제작에 들어가는 것이고, 만족하지 못하면 임시치아를 수정해서 또 써보는 것이죠.


물론, 임시치아를 매우 공들여서 만드시는 치과의사 선생님도 있으시지만, 대부분의 치과에서 임시치아 단계를 그냥 지나쳐가는 단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생사를 시켜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보니(이것은 합법적인 과정입니다), 치과의사가 직접 환자와 임시치아 상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임시치아가 너무 이쁘면 환자가 최종보철물에 오히려 불만족하는 경우도 있고, 임시치아 상태로 더 이상 내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치부(앞니) 심미보철이라면, 임시 수복물을 통해서 환자와 치과의사가 서로 의견을 나눠서 최종보철물이 나오기 전 환자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해주는 것이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때때로 최종 수복물을 만드는 데 기공사가 참조할 수 있도록 임시보철물을 장착한 상태로 본을 떠서 모델을 만들어서 기공실에 보내기도 합니다. 환자가 요구하는 바를 모델에 그림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기공사가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심미보철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틀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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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