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2-15 00:00
[푸념] 스팸 메일과의 전쟁 2002.2.15.금요일
아침에 출근하면 나에게 가장 즐거운 일은 커피 한 잔과 함께 담배 한 대를 멋지게 피우고 (집에선 마누라 때문에 못 피움...) 컴퓨터 앞에 앉아 e-메일함을 열어서 밤새 온 반가운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아침에 메일함을 열면 엉뚱한 메일만 보였다. [광고] 꾸질꾸질한 티셔츠를 깨끗하게 빠는 법! 혹은... [광고] 이 메일을 읽어보는 순간 큰 돈 벌게 됩니다!! 제목에 광고임을 표시하기만 하면 현행법상 특별한 제재가 없다는 것을 악용한 광고 메일의 홍수가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반가운 친구의 소식이나 꼭 챙겨야 하는 중요한 업무에 관한 메일을 완전히 덮어 버리는 현란한 글씨의 이런 광고 메일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것을 발견하면... 상쾌함은 사라지고 엄청난 짜증이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의지의 한국인이 여기에 굴할소냐... 이때부터 스펨메일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업무에 방해만 되는 이런 파렴치한 광고는 절대로 상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나는, 입가에 비웃음을 희미하게 머금으며 비장의 무기인 M$ 아웃룩의 메일 수신 필터 기능을 작동시켰다. 제목에 [광고] 가 들어간 메일은 자동으로 휴지통에 넣음 (여기서 잠깐!! 이게 뭔 소린지 모르는 컴맹에 가까운 가련한 중생들은 일단 여기를 누질러서 자세한 설명을 보시라...) 위의 규칙을 설정시킨 후 나는 너무도 통쾌했다. 이제 쓰레기 스펨 메일은 더이상 내 눈에 보이지 않으리라... 흐흐흐 다음날 회사를 가보니 기대했던대로 스펨 메일들은 모두 휴지통에 우글거렸다. 음하하하하. 덕택에 다시 상쾌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다음날... 나는 받은편지함에 왠 불청객이 버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광 고] 놓칠 수 없는 염가 판매!! 뜨아... 광과 고 사이에 공백을 끼워 넣은 고단수 스펨메일이였다. 그 놀라운 잔머리 정신에 울화통이 터졌지만... 꾹 참고... 다시 메일 필터를 실행 시켜 휴지통에 보낼 편지에 [광 고]라고 되어 있는 것을 추가 시켰다. (혹시나 해서 광과 고사이에 공백을 하나 부터 다섯까지 모두 넣어 규칙을 만들었다. [광 고], [광 고], [광 고]...) 이젠 정말 스펨 메일을 보지 않아도 되겠지... 그러나 그 다음날... 나의 기대는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광~고] 때 돈 버는 증권 사이트 오픈!! 젠장... 나를 비웃듯 점점 교묘해져 가는 스펨 메일을 처리하기 위해 결국 광 과 고 사이에 내가 아는 모든 특수 기호를 다 쳐 넣은 규칙을 만들고 말았다. 그 자체가 중노가다였다. 하지만 시련이 거셀 수록 나의 의지도 흔들림 없이 굳어만 갔다. 너희 스펨 메일은 절대로 내 편지함에 넘어올 수 없어!!! 하지만 다음날... 메일함을 열면서 마시던 커피를 뿜었다. [PR] 새로운 사랑이 시작됩니다. 결혼정보 심지어는 이런 것도 있었다. [괌고] 새봄맞이 특가 대행진! 으어어어어... 그 후론 내 메일 필터를 통과할 수 있는 스펨 메일은 없었다. 물론 아주 가끔.. [옵빠~] 인터넷 쇼핑몰! 파격적 세일! 이렇게 규칙을 완전히 무시한 버르장머리 없는 메일이 오긴 했지만... 이런 것들은 명백한 불법이므로 때가 오면 모두 불법 스펨 메일로 신고해 버리겠다고 다짐하며 무시했다. 그러나... 어제 날짜로 난 더 이상의 스펨 메일 필터링을 포기했다. 회사에 가 보니 다음과 같은 메일이 와 있었다. [光高] 그리운 고향 친구를 찾는 사이트 오픈!! 끄윽... [光~**go★] 5분만 이 메일을 보시면 성공하는 삶 보장!! 같은 메일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아아 스펨메일로부터 해방되는 날은 그 언제나 온단 말이더냐. 딴지 불만 접수 우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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