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여의도 조기축구팀 창단 움직임

2001.10.10

딴지일보 명랑수포츠팀

내년으로 다가온 <전국 큰마당배 조기축구대회>를 앞두고, 최근 서울 여의도에 골때리는 팀 하나가 창단될 움직음을 보이고 있어 귀두가 주목되고 있다.

자칭 <보수구단 뉴페니스>라 부르며 "침체에 빠진 한국 조기축구의 부활과 봉사" 를 창단모토로 내세운 이 팀의 주인공은 바로 김쫑피리 감독.

김 감독은 원래 현 조기축구참피언인 민주팀에서 코치로 활동했으나 DJ감독과 불화가 생겨 탈퇴한 후, 추종자들 만으로는 팀 구성도 못할 처지가 되자 아예 새로운 팀을 만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팀은 팀웍은 전혀 중시하지 않으며 <이합집산>과 <상대팀 교란술>이라는 신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이미 포지션이 확정된 몇몇 선수에게도 화제가 모아지고 있다.

공격 투톱을 전술로 쓸 이 팀에서 김쫑피리 감독은 감독겸 선수로 투톱중 한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수 경력만 보더라도 김쫑피리는 70년대 한국조기축구계를 평정해 버린 박정희 감독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으며, <능수능란한 위치선정>과 <기회를 놓치지 않는 근성>으로 장수하는 선수. 특히 상대팀이 빨강 유니폼을 입고 나오면 평상시 실력의 두배 이상을 발휘하는 특징으로도 유명하다.

투톱중 나머지 한 자리는 바로 상도동 조기축구회의 가오마담, 기명사미 선수.

한 때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던 기명사미 선수는 지난 98년 세계월드금융팀인 아엠푸 팀과 내기축구를 하여 전 재산을 탕진하고, 심지어 입고 있던 유니폼이랑 축구화까정 홀랑 뺏기는 수모를 당한 후 축구계에서 추방됐으나 여전히 미련을 못 버리고 축구계를 기웃거려왔던 것이다.

오랫동안 조깅과 등산, 멸치로 단련된 체력 하나로 선수생활을 이어온 기명사미 선수는 특히 단단한 머리로 내리찍는 헤딩력 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 또한 경기중 툭툭 내뱉은 헛소리로 상대선수의 기를 홀랑 빼 버리는 심리술까지 구사한다. 그러나 수비가담시 자살골을 많이 넣는 경향이 있어 이 선수의 효용가치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한편 별로 친하지 않던 김쫑피리 감독이 기명사미 선수를 영입하게 된 과정도 특이하다.

김 감독은 지난 7일밤 상도동 기명사미네 집을 직접 찾아갔고 그때 노란색 채변봉투를 기명사미에게 전하며 " 마지막으로 아랫배에 힘 한번 더 줘 보자. 이렇게 잊혀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참피언 디제이에 대한 증오심으로 오랫동안 변비에 시달려온 기명사미는 채변봉투 속 황금빛 똥색깔에 감탄하며 김감독의 손을 꼬옥잡고 오케바리를 외쳤다고 한다.

김쫑피리와 기명사미 두 선수외에 관심을 끄는 선수는 기명사미가 덤으로 데리고 들어온 박쫑웅이 선수.

죤두환-장세동 이후의 최고 환상콤비라 일컬어지는 기명사미 파트너 박쫑웅이는 볼만 잡았다하면 무조건 기명사미에게 패스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심지어 상대선수가 기명사미에게 태클이라도 할라치면 자신이 온몸을 던져 대신 육탄방어를 해주는 등 지원 플레이의 달인이다. 최근 단식까지 하는 바람에 몸도 가벼운 상태.

게다가 김쫑피리 감독은 과거 경남과 대구의 스타플레이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스카웃을 할 거라고 전해지고 있어서, 죤두환-장세동, 기명사미-박쫑웅이의 짝짜꿍 플레이를 한 팀에서 감상할 기회가 올 수도 있다.

현 챔피언 DJ팀과 2위팀인 딴나라팀에 도전장을 내민 이 신예 축구팀 창단에 대해, 팀 수가 늘어남으로써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퇴물선수들이 울나라 조기축구를 말아먹는다는 우려의 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한편 여의도의 축구 도박사들은 " 양 김씨의 됨됨이를 보건데 투탑은 첨부터 무리다. 결국 원톱 싸움을 벌이다가 팀창단도 못하고 흐지부지 될 것"이라고 말해 신생팀 창단 가능성조차 부정적으로 보고있다.

과연 새로운 조기축구팀이 창단될 수 있을 것인가? 두 노장 선수의 행보가 졸라 궁금해죽게따. 랄랄라.

양김씨의 치매질에 마냥 재밌어 죽겠는
뚜벅이(ddubuk@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