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뉴욕에서 본 테러 2001.10.2.화요일 조~~올라… 딴지에 글 쓰는게 몇 년만인지 모르겠슴다. 본인의 게으름을 탓하며 녹슨 붓을 다시 들고 뉴욕에서 본 참사 현장, 그리고 그 후 일주일 간의 일들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뉴욕에 살다 보니 조금 미국넘의 시각에 편중된 듯 보일 수도 있지만, 눈앞에서 쓰러져가는 거대한 빌딩.. 너무 크기에 가까이선 도무지 그 실체가 보이지 않는 그런 거대한 빌딩이, 몇 세기를 갈 것 같던 지구상 가장 큰 피조물의 하나가 그렇게 쓰러져가는 것을 본 많은 미국인들, 아니 그 장면을 목격한 수많은 사람들을 극도의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아래는 저의 뉴욕 테러 경험기입니다.
“어머니 왼쪽에 서있는 저게 쌍둥이 빌딩이예요” 어머니의 엽기발란한 말쌈을 한귀로 흘려버린 나는 그렇게 그 날을 그 쌍둥이 빌딩을 기억에서 지운 채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그러니까 9월 11일 전날 공항 가느라 미뤄둔 일을 처리하느라 8시에 출근한 나는 9시경....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 뒤 사방에서 들리는 사이렌 소리에 창밖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뛰는 모습이 보였고 뭔가 평소와 다르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허겁지겁 들어간 컨퍼런스룸에는 이미 많은 직원들이 CNN을 보고 있었고 거긴엔 맙소사...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북쪽 건물에 시커먼 연기가 나는 것이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화면을 보는 직원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고.. 93년 지하 폭탄테러때도 뉴욕에 있었던 본인은 그 당시와는 비교 할 수 없는 엄청난 테러에 경악을 했습니다. 93년 트윈타워에 폭탄 차량이 터지고 곧 맨해튼 차이나타운 근처의 홀랜터널을 폭파할 음모가 있다는 소란에 연말은 매우 소란스러웠었던 기억이 스쳐지날 무렵.. 미확인 보도로 펜타곤에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보도를 전하는 CNN앵커는 본인도 믿지 못하는듯 미확인 사실을 거푸 언급했습니다. 이때 직원들의 얼굴은 차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죠. 펜타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건물이 테러를 당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틱 한 법... 트윈 타워가 있는 맨해튼 채임버 스트릿에서 몇 블럭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리잡은 우리 회사에서는 트윈 타워가 아주 잘 보였습니다. 거기로 나간 나는 도무지 잡힐 것 같지 않은 북쪽 타워의 불을 바라보며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공포감과 상실감을 안은 채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다시 또 컨퍼런스 룸에서 나오는 비명소리에 고개를 돌려 화면을 보니 맙소사... 남쪽 타워에 제트기가... 그 영화, 트루라이즈에선가..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장면을 보고는 그만... 말을 잊었죠. 다시 거리로 나간 본인은 울부짖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 그리고 타워 방향으로 뛰어가는 사람 그 반대로 도망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약 30여분 뒤... 인류가 만들어 후대에 영원히 보존될것 같던 그 거대한 피조물은 허연 시멘트 가루와 날을 세운 비수와 같이 날카로운 유리조각을, 폭파의 충격과 후폭풍에 의해 갈갈이 찢겨진 수 천의 시체를 수 킬로나 날려보내며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갔습니다. 사고 당일 그 충격적인 장면을 바라본 뉴욕 시민과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한 모든 미국의 국민은 자신들의 문화적 부재를 채워주던 상징물을 잃었다는 충격에, 세계 최고의 기술로 보호된다 믿었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건물인 국방성이 테러의 불길에 타오른다는 사실에 경악을 했습니다. 그리곤 얼굴 없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11시 반이 조금 넘어, 회사가 사고 현장서 가까이 있기에 잠시 건물이 폐쇄되었습니다. 곧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가장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오고 전화가 안 되었고... 퀸즈로 향하는 모든 대중교통이 폐쇄된 터라 스프링 스트릿에서 터벅터벅 북쪽으로 향하던 본인은 19가에 다다라서 길게 늘어선 행렬을 만났습니다. 세인트 빈센트 병원에 헌혈을 하려 모인 수천의 사람들이 이미 2키로 이상 늘어선 것이었죠. 그 끝언저리에 서서 기다리길 2시간, 사람이 너무 많아 뒤쪽 사람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시킨단 방송과 함께 버스가 왔고 수많은 사람이 두 번째 병원으로 갔으나 다시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에 65가의 적십자 회관으로 다시 이동을 했으나 또... 3~4시간을 있어야 한다는 말에 발걸음을 뒤로 했습니다. 그들의 시민정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장 적적하게 이해하고 행동하는 그들은 아마 미국의 진정한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65가에서 42가까지 걸어온 본인은 하늘에서 들리는 전투기의 저공 비행 소리에 몸을 움추렸습니다. F15 Eagle 두 대가 어지러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겁먹은 시민의 몸을 더욱 작게 만들었습니다. 그때가 대략 4시경. 며칠 뒤 방송에서 전한 바에 의하면 이미 전투기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테러가 가해지기 전에 출격을 했다고 했으나 그건 개뻥입니다. 만약 그말이 사실이라면 왜 전투기는 맨해튼 상공에 오후 4시가 다 되서야 나타났겠습니까? 미국, 세계 최강의 제국의 국방에, 적어도 제공권에 구멍이 난 것이 분명했습니다. 아무리 방송에서 구라를 풀어도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그들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도대체 우리의 군대는 무엇을 했는가?’ 부시.. 그는 사고 전 날 동생이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에 도착한 상태였습니다. 사고 발생 뒤 두 시간이 다돼서야 짧은 성명을 발표한 대통력 부시는 곧 모처로 이동을 했고,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올 때는 이미 모든 위기가 지나가고 공군기가 하늘을 수호하고 주 방위군이 백악관을 첩첩히 싸고 모든 대공포가 발포 준비를 한 다음이었습니다... 국민은 그를 향해서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의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나? 왜 백악관을 10시간이나 비웠는가...? 불행히도 대통령 부시는 그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방송서 대통령이 탄 Air Force 1을 테러하려한다는 첩보에 의해 대통령의 귀환을 늦추었다는 궁색한 변명을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미 겁에 질린 수장을 모습을 본 미국인의 가슴엔 두려움이 가득 차있는 것 같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누가 미국을 테러했는가 라고 물었지만 테러 당일 어떤 방송도 구체적인 주동자를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인들은 그를 얼굴없는 테러리스트라 부르면 두려워 했고 데프콘 3가 발동된 미국은 수퍼에 물과 우유 그리고 계란등 먹거리가 동이 나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마음엔 이민 전쟁이 시작된거죠. 12일 맨해튼으로 향하는 모든 교량과 터널이 통제되거나 심한 검문이 시작되고 14가 아래 지역은 일반인은 물론 언론의 접근이 금지되었습니다. 본인도 이로 인해 본의 아닌 휴가를 보내야 했죠. 오후 늦게야 빈 라덴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고 미국과 미국인은 당장이라도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할 분위기였습니다. 그날의 뉴욕포스트에는 이런 제목의 칼럼이 실렸죠. Simply Kill These Bastards 그 글을 읽은 독자는 환호했고 80퍼센트가 넘는 국민이 당장 보복 전쟁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3일 거리에 성조기가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고 맨해튼 남쪽엔 아직 시커먼 연기가 온 하늘을 덮고 있었습니다. 언론은 조금씩 이성을 찾아가는 듯 했으나 여전히 미국은 전쟁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방송에선 건물에서 죽어간 사람이 1만여 명에 달할 거란 추측이 나왔고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시체 처리 비닐 1만장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미국인은 여전히 자신들의 나라를 테러한 주적을 집어내지 못한 채 방황했습니다. 빈라덴과 후세인을 거론하는 언론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듯 했죠. 14일 통제지역이 부분적으로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지하철과 버스는 제한적으로 운행되었고 상가는 아직 많이 문을 굳게 걸어잠갔습니다. 대다수의 미국인이 아니 적어도 뉴욕 사람들은 아직 불안해 했습니다. 새벽에 경비행기 소리가 한참을 들리더니 아마 시체 부패를 막는 소독약을 살포한 듯 했습니다. 이 부분은 언론에서 거의 침묵을 지켰지만 뉴욕 남쪽에 퍼진, 아니 이스트 리버를 건너 퀸즈지역까지 전해지는 진한 소독약의 냄새는 모든걸 이야기해주었죠. 제한된 각도에서 촬영된 보도 뉴스에서는 손으로 잔해를 치우며 생존자를 구하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만난 자원봉사자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대부분 프라스틱 바구니에 갈갈이 찢겨진 사체 부분을 주워 담는일을 했다고 합니다. 이미 생존자는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15일. 유럽에서 서서히 성급한 전쟁은 삼가라는 일침을 가했고 범인이 빈라덴이 아닐 수 있다는 설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여론은 서서히... 전쟁은 신중해야 한다는 쪽의 목소리를 보도하기 시작했고. 최후통첩이란 미명하에 아프가니스탄에 빈라덴의 신병인도를 요구하는 미국에는 이미 그가 범인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지 않은듯 했습니다. 주말...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미국인은 전쟁의 득실을 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16일. 뉴욕시는 실종자와 사망자의 수가 5천여 명이란 발표를 했고 추모식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했죠 타워에서 사라져간 5천여 시민과 대략 3만~3만 5천에 달하는 그 가족들의 슬픈 사연이 전파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미국인들은 분노보다는 추모의 분위기였습니다. 17일. 아프가니스탄은 빈라덴의 인도를 검토했으나 저녁 무렵 확증 없이는 넘겨주지 않겠다 통보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너무도 조용했습니다. 왜? 많은 미국인이 물었고 많은 뉴욕시민들이 답을 했습니다. ‘우리는 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잃고 싶지 않다…’ 이미 미국 내에는 수많은 테러리스트가 숨어있고 그들은 빈라덴이건 후세인이건 그들이 리더의 명령에 카미가제식 테러를 수행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걸 백악관이 너무 잘 알고 있었고 또 미국인은 그러한 제2, 제3의 테러를 막을 수 없다는걸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고딩 시절, 본인은 학교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인 교직원 화장실서 아주 오랜동안 담배를 피웠드랬습니다. 아주 편안하고 안전한 곳이였죠. 어느날 갑작스런 학생주임의 목소리와 함께 모든 화장실 문이 열렸고 저는 개패듯이 맞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도대체 누군가? 어떤 겁없는 넘이 날 밀고했단 말인가? 의심이 가는 몇 넘을 다그쳤지만 모두 자신은 아니라 발뺌 하더군요. 전 눈물을 머금고 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이 지금 그때의 저와 같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힘은 산을 뽑을 듯하고 기는 세상을 뒤집을 듯 하지만 어느 넘인지 확신도 없고 또 과연 그넘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 혹시 방심한 틈에 뒤에서 딴지를 걸면 어카지? 미국의 고민은 많은 미국인에게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최강이다 그러나 어떻게 테러를 막는단 말인가?” “우리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나는 사랑을 아는 넘이다...라며 개무식을 드러낸 겁쟁이 대통령을 따라야 하는가?” “그렇다고 개쪽을 당하면서 걍 있을 순 없지 않은가....” 그리고 뉴욕은, 아니 미국은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중단되었던 야구경기가 다시 시작되고, 뉴욕에서 다시 처음 열리는 경기마다 추모 세레모니가 줄을 이었습니다. 경찰차 소방차마다 성조기가 나부끼고, 맨해튼의 아파트촌이며 건물마다 국기 게양이 늘어났습니다. 성조기가 나부끼는 티비 광고도 갑자기 넘쳐나기 시작했구요. 그러나 테러의 공포는 여전히 남았습니다.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는 제보가 들어올 때마다 소동이 벌어지고... 어느날인가 저도 한번 당했죠.... 지하철을 타려고 34가 지하철역 플랫폼에 서 있던 중, 갑자기 대피하라는 경고방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철역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제보가 접수된 겁니다. 사람들은 뒤도 안 돌아보고 공포에 질린 얼굴로 뛰어 올라가더군요. 그 중 한 사람에게 제가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이 사람 제 등을 떠밀며 이러는 겁니다. “그게 뭐가 중요해? 씨바 빨랑 튀란 말야!” 그 사람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포란 저런 것이구나.... 지하철역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 때문에 거리는 사람으로 넘쳐나고, 택시잡는 사람들이 도로변에 그득하고, 갑자기 미어터지는 도로, 사이렌 소리 경적 소리..... 그 틈에서, 도로에서 작업하던 흑인 인부 둘이 누워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이런 식으로 나온다고 우리가 굴복할 줄 아나?” 애국심을 다짐하는 목소리와 그러면서도 가슴 한 구석에는 공포...어쩌면 이런 것들이 뉴욕 사람들의 일상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9월 11일의 그 공포의 순간이 사람들의 가슴에서 지워질까요? 강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맨해튼의 풍경은 어딘가 공허하게 보입니다. 남산 타워가 없어진 남산을 바라보는 듯, 하늘 한 편이 구멍이 뚫린 것도 같습니다. 그나저나 트윈타워에서 나오는 연기와 냄새는 언제 그치려나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연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거든요. 트윈 타워가 무너졌을 때 어느 티비 리포터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It will never be the same" 이라던... 생화학무기 공격시 몸에서 저항력을 기르는데 좋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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