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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프랑스전] 스위스 네티즌 반응 2006 6. 21 (수)
오늘은 승리나 다름없었던 대 프랑스와의 무승부 경기 이후, 이곳 스위스의 네티즌들(특히 축구팬들)의 반응을 살펴 보겠다. 이번에도 지난 토고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스위스에서도 축구 열기가 가장 뜨거우면서, 또한 열혈 내지 광란적인 팬들을 소유한 구단인 FC 바젤의 팬포럼에서 오간 이야기들을 가차없이 감청해 보았다. 이 팀은 벌써 11 회나 리그 우승을 하였고, 특히 최근에 상승세를 타면서 챔피언스 리그 같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어서 스위스 팀 치고는 유럽에서 꽤 알려진 팀이다. 또 쮸버뷸러나 다비드 데건 같은 인기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다 보니 팬들의 자부심과 애정이 대단하다.
본 특파원이 이 팀의 팬 포럼을 자주 들르는 이유 역시, 이곳이야말로 골수 축구팬들이 모여들어 솔직하고도 노골적인 의견이나 감정을 분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골수이다보니, 바젤 팬들 중에는 훌리건에 가까운 이들도 꽤 있다.
이들의 훌리건성을 볼 수 있는 좋은 예로, 지난 국내 리그 우승을 가리는 마지막 경기를 들 수 있다. 이 대회는 FC 바젤의 홈팀인 바젤에서 열렸는데, 극적인 경기 끝에 전통의 라이벌인 취리히 그라스호퍼 팀에 우승컵을 뺏긴 일이 있었다. 그러자 경기 후 바젤 팬들은 무법자로 변하여 취리히 팀 선수들이나 팬들을 공격하고, 거리로 뛰쳐나가서 차를 부수고, 기물을 파손하고, 상점을 공격하였다. 다만 자기 팀이 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을, 그것도 떼로 몰려다니면서 하다니... 메뚜기팀 (Grashopper) 따위에 진, 분한 마음도 이해하려면 해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곳 스위스에서도 축구를 이런 이상한 용도로 이용하는 인간들이 꽤 있어서 문제다. 어찌되었던, 이 팀의 골수팬들은 지난 한국-프랑스 전을 어찌 보았으며, 또 어떤 꼼수들을 짜내고 있는지 한번 살펴 보겠다. 우선, 경기 전 이루어진 설문에서는 의외로 한국과 프랑스가 비길거라 예상한 팬들이 많았다는 점이 특이하다. 프랑스가 이길거라고 예상한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약 33%의 팬들이 그렇게 예측했다. 이 넘들도 우리의 투혼의 내공이 상당하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전체적인 내용에서도 우리 팀의 경기 내용 자체를 폄하하는 내용은 여전히 있었지만, 우리가 다음 경기에서 마주칠 상대라는 사실에 대해 어쩐지 긴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토론의 주된 내용은, 경기 결과를 놓고 부족한 머리로 스위스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한 오만가지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것이었다. 얘기를 듣자니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이런 내용을 꽤 많이 보도한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도 그런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프랑스 팀의 졸전에 대해서 조롱하는 내용 또한 적지 않았고, 오히려 한국 팀에 대해서는 약자로 여겨서인지 오히려 우호적인 내용도 많았다. 그러나! 한 순간, 본 특파원의 피하지방 깊숙히 억제되어 있던 분노 세포들을 무자비하게 자극한 문구가 별안간 내 시세포에 포착되었으니... 그 문구인 즉,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드는 불멸의 응원곡 <오! 필승 코리아>를 가지고 이 발칙한 자들이 자기들 꼴리는 대로 다음과 같이 장난친 것이 아닌가. **sing** PISSEN KOREA!!! PISSEN KOREA!!! **sing** <필승> 부분을 <피센>으로 바꿔 놓았다. 피센이라함은 독일말로 소변 즉 오줌이라는 뜻이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정말, 이 쉑들을....! 본 특파원 이 글을 접하고 처음엔 상당히 흥분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우연히 자기들이 듣는 발음이 아주 비슷해서 재미삼아 계속 부르는 것 같은데, 문맥상 별 악의는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호의적으로 사용되는 것 같기도 해서, 이 넘들과 같은 수준으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넓은 아량으로 참고 넘어가 주기로 했다. 고국에 계신 독자 여러분들도 그래주시리라 믿는다. 원래 여유란 강자의 것인 법이니까. ^^ 참고로 한 말씀만 더 드리면, 스위스에서는 "홉, 슈비쯔 (Hopp! Schwiiz!)"라는 구호를 응원 구호로 반복해서 외친다. 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이거 가지고 우리도 뭔가 살짝 개조해서 씹어줄만한 말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이 넘들,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눈 것을 보면 분명 우리의 세계 최강 응원에 강한 인상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부러움과 질시.... 물씬 배어 나온다.
흠흠흠... 여전히 이 넘들이 한국팀의 축구 실력 자체에 대해서는 그릇된 판단을 하고 있는데, 좀 기다리면 진실을 깨닫게 되리라! 또한 이 넘들, 월드컵의 승패는 축구 실력이라는 잣대만으로 판가름이 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있군. 전력을 다해 축제를 즐기는 자... 열정과 열망을 한 목소리로 크게 선포하는 자... 하나되어 춤추고 외치는 자.... 그 사람들이 이변을 만들고, 기적을 만들 것이라는 것, 그 사실을 이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이웃들은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번과 같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현장의 경기장 스탠드 위에서, 시청앞 광장에서, 안방 텔레비전 앞에서, 세계 곳곳에서 어깨를 끼고 "피센 코리아!!"를 외치며 하나되는 우리가, 바로 그 사람들, 축제의 챔피언들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 취리히, 적진 한가운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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