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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스위스전] 중국 현지 리포트 2006 6. 26 (월)
새벽 3시. 아직도 대륙의 여름 열기는 넘치지만, 거리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한국 식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일 뿐이다. 신문기사에 달린 댓글의 열기에 비해 중국인들, 한국 경기에 그리 관심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한국경기 시작하려 하는데, 중국 사람 몇 명이서 자기들은 프랑스 경기 보려고 11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며, 채널을 고정하려 한다. 허어, 이런 답답한 일이. 중국인들이 텃세를 부리려 하나 싶었더니만, 식당 사장은 당연히 손님들 다수가 원하는 쪽으로 채널을 돌리는 게 규칙이라 한다. 안도의 한숨. 다시 돌아다닐 필요없이 그곳에 앉아 중계를 볼 수 있었다. 한국 경기를 시청하는 동안, 중국인들이 옆에 몇 명 앉아 있었다. 그런데 술집 풍경이 재밌다. 스위스팀 날카롭게 올린 코너킥을 한국이 겨우 걷어내면, 한 쪽에서는 "휴우~" 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또다른 한 쪽에서는 ‘아야~’ 하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우리야 당연히 다행이란 심정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거지만, 옆에 있는 중국 사람들은 스위스가 기회를 못 살려 안타까운 모양이다. "아야~", 이 한 마디에 중국인들 속내가 녹아있는 것 같다. 스위스가 먼저 한 골을 넣자, 한국인 쪽에서는 탄식 흘러나오고. 북을 가져온 사람들은 다시금 분위기 붇돋우려 한다. 그런데 한 켠에 앉은 중국인들 모습을 보니, 약간 웃음 띤 얼굴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CCTV 해설위원들의 해설과 술집에 있는 중국인들 간에 오가는 대화가 완전히 대조적이더라는 사실이다. 해설위원은 게임 끝나고 경기총평 하면서 한국이 오히려 볼 점유율도 높고 유효슛팅 수도 비슷하다며, 멋진 경기를 치뤘다고 치겨세워준다. 반면, 경기 시작 후 몇 명이 더 식당에 들어왔던 중국 테이블 분위기는 웬지 시니컬하다. 한국이 계속 잘 해서 배아팠던 참인데 마침 잘 됐다는 표정이다. 물론, 그들의 진짜 속내를 어찌 알겠냐마는, 한국 사람들은 축 처져 발길 돌리고 있는데 중국인들은 웃음이 떠나지 않는 걸 보니 들었던 생각이다. 사실 한국인들의 대~한민국 소리가 그들 귀엔 거슬릴 법도 하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을 小日本이라 하고, 아시아의 네 마리 용(한국, 대만, 홍콩, 싱가폴)도 꼭 小四?(네 마리 작은 용)라고 불렀는데, 한국 사람들이 대(大)~ 한민국이라 부르니 배가 아팠을 수도 있겠다. 심지어 친구 한 놈은 수업시간에 칠판에다 한국을 대한민국이라고 쓰자, 왜 大자 쓰냐고 면박당하기도 했다 하니. 경기가 끝나고 술집을 나서자 아침이 하얗게 밝아 왔다. 중국 애들은 이번 경기에 대해 또 뭐라고 할까? 심판이 안 도와줘서 못 이겼다 하겠지. 암튼, 익명에 기댄 중국 사람들의 심리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중국 신문들을 보면, 대체로 한국이 비록 2: 0으로 경기에 졌지만 잘 싸웠고, 아시아의 마지막 희망인 한국이 16강에 들어가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그 중에서 <팡짜오(方肇)>는 "한국은 게임엔 졌을지 몰라도, 의지는 지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팀은 막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비록 먼저 골을 먹더래도 투지를 불사르며 경기에 임하는데, 이번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후반전부터 모터를 단 듯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는 거다. 물론, 한국의 투지를 비꼬는 글도 있다. <양언(梁言)>은 "정신의 승리는 아시아 축구가 나아갈 바가 아니다"라며, 아시아 축구는 세계축구계의 귀빈도 아니고 변방일 뿐이라고 한다. 한국이 앞세우는 정신의 승리는 서로 비슷한 수준일 때나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그렇기는 해도 매체에서 이뤄지는 평가는 대체로 한국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선전했다며 칭찬하는 쪽이라 봐도 무방할 듯싶다. 다만 놀라운 것은 공식매체와 인터넷 댓글 사이의 견해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 팀이 아시아의 대표이고, 이번 경기에서 잘 했다는 댓글도 간혹 올라오긴 하지만, 대개 한국팀을 비꼬는 내용들이다. 그 댓글들 중 몇 개만 보자.
인터넷 댓글은 대부분 2002년에 치러졌던 경기에 대해 딴지를 걸고 있었다. "심판 매수했다", "한국 놈들 웃긴다", "아시아의 치욕이다" 등등... 대체 4년 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넘 궁금해서 2002년 기사들을 찾아봤다. 중국 정부의 공식매체인 <인민일보> 2002년 6월 25일자에 "한국팀이 아시아 축구를 빛냈다고?"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易家言이란 사람이 쓴 글인데, 한국이 부정한 방법으로 승리를 쟁취했으며, 이런 일 때문에 유럽이나 남미에서 아시아를 더 무시한다는 내용이다. 대통령 후보인 정몽준씨가 FIFA 부회장이라 심판을 매수한 것 같다는 말도 한다. (기사 원문: http://www.people.com.cn/GB/guandian/30/20020625/760892.html) 다시 한참을 돌아다니는데, 이런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중국이 스위스를 도와 한국 패퇴시켜. 골을 넣으니 하늘을 나는 듯." 제목은 꼭 중국이 한국을 패퇴시키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준 것 같지만, 스위스가 중국하고 치른 평가전을 통해 아시아팀 경기를 준비했다는 내용이다. 대략 보통 중국인들의 반응을 보니 여전히 한국이 2002년에 얻은 성과를 심판을 매수해서 달성했다고 보는 것 같다. 4년 뒤에는 중국이 질투와 시기로 결국 스스로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이만 마칠까 한다.
-딴지 중국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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