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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속보] 스위스전, 결전을 앞두고  

2006 6.23 (금)
딴지 스위스 특파원
hophop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이 곳 시간으로 오늘 저녁 9시면 스위스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가 시작된다.  


어쩐지 오늘따라 동트는 하늘도 자못 비장스럽게 보인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잠재우고, 결전을 앞둔 이곳 적진의 동향을 간단하게 전해 드리고자 한다.





한국인 사회에서는 우선 국제 부부들(보통 스위스인 남편과 한국인 부인) 사이에 어쩔수 없이 긴장 기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어제 우리 집엔 손님이 세 분 있었다.  친구 부부인 아드리안과 수복, 그리고 일본인 여성, 미오.



미오:  내일 경기에서 누구를 응원할 건가요?


아드리안:  당연히 한국이죠. 나는 미국 시민권자거든요....


수복: 당근이지..


(윽, 아드리안 잔에 콜라를 따르던) 우리 남편: 그냥 수돗물 마실래?



아드리안은 주로 스위스에서 자랐고 또 살고 있으나 어머니가 미국인인, 미국 시민이었던 것이었다. 미국팀을 특별히 응원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이 중요한 상황에서 한국편을 드는 귀여운 아드리안.... 한국말도 정말 열심히 배우고 참 기특하다.


그렇다면 우리 부부는?


어제 밤 남편은, 작은 실랑이 끝에 시큰둥하게 잠자리에 들었다가 시큰둥하게 출근했다. 한국도 좋아하고 한국말까지 하지만, 그래도 역시 100 퍼센트 골수 스위스 출신이거든....


그렇다고 모두 싸우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한국 교민들과 함께 국제 부부들도 하노버 현지로 출발하는 버스에 지금 올라 있다. 현장에서 응원하는 것이지... 모두 빨간 티셔츠를 입고서. 스위스인 남편들 혹은 부인들 가슴팍에 하얀 십자가가 그려있을지 대한민국 로고가 찍혀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또 취리히 현지에서도 경기를 위한 행사가 있다. 한 지역 축제에서 특별히 손님국가로 초대를 받아서 한 광장에서 경기 시작전 여러 가지 한국 관련 프로그램이 진행된단다.


그 다음에는 한국인과 스위스인들이 함께 광장에서 한국 대 스위스전을 관람하는 행사가 있다. 본인도 태권도 시범단으로 참가 예정이었으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번에는 무대 밑에서 사진이나 찍어야 될 것 같다.  


아마도 꽤 흥미 진진 내지는 긴장감이 돌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스위스 국가 대표 감독이기도 한 우리 도장 사범님께 이곳 경찰서에서 전화를 걸어와서는 수련생들 단속 잘 하라고, 훌리건 조심하라고 경고를 했단다.


태권도 수련생 대다수가 스위스인들인데 무슨 걱정.... 그래도 훌리건들은 정상이 아니니까, 조심은 해야겠지.  


이 모든 긴장 관계들이 어떻게 결론날 지, 나도 자못 궁금하다.





그렇다면 한국인 이외의 현지 외국인들은 어떤 의견일까?  


일본인 미오씨, 어제 일본 경기에 무진장 실망하면서 "마지막 남은 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켜달라"고 한다.


중국인 물란씨, "한국팀은 정말 끝내준다. 끝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중국팀은 항상 한국팀을 배워야 한다. 한국팀이 승리할 것을 확실하게 믿는다."


터키인 후세인씨, "당연히 한국팀을 응원한다. 반드시 이길 것이다."


나의 친절한 친구들, 정말 객관적이고 정직한 말만 한다. ㅋㅋㅋ.  









중국인 물란씨..


이들이 주로 아시아인이거나 한국과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힘이 된다. 그외 내가 아는 다른 외국인들도 거의 한국을 응원하는 분위기이다. 당연하겠지...


그리고 현지 매체들에서도 당연히 한국 축구팀과 한국에 대한 기사거리가 연일 등장하고 있다.


이름을 가지고 사소한(?) 실수들을 하고 있으나, 적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실수라 함은, 김 베어벡 코치라고 쓴다거나(그가 언제 귀화를...), 이천수 사진을 싣고 이영표라고 우긴다거나, 뭐 그런 사소한 것들이다.


사진에서는 이천수가 웃고 있으나, 밑의 설명에는 이영표의 멘트가 나와있다. "누가 우세하냐고요? 당연히 우리죠."  





어제 목요일자 지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같은 면에는 한국의 팬들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다. 관중석을 꽉 메운 우리 붉은 악마들과 기도하는 여성팬들의 사진이 인상깊다.




내용은 더 재미난다. 재미난 부분들을 간략하게 번역하자면,


한국팬들의 필살기:
노래하고, 노래하고, 끊임없이 노래한다. 정말 믿기가 힘들 정도이다. 한국 팬들은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언제나 노래하고 어디서나 노래한다. 또 노래를 잘 부르기도 한다. 간단한 <대한민국> 구호에서부터 베토벤의 합창 9번까지 레파토리도 다양하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한국팬이 월드컵 우승감이다.  이 점에서는 스위스 팬들이 배워야 할 듯 싶다.


한국팬들의 의상: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붉은 색. 두 나라 모두에게 문제다.  그러나 스위스 팬들에 대해서는 빨강-흰색-화끈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한국 팬에게는 빨강-흰색- 착함 (품행단정?)이라는 제목을 붙이겠다. 이들도 날개를 붙이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난리를 치지만,  응원 후에는 자리의 쓰레기까지 치우리만치 품행이 단정하다......들


인기도:
한국 팬들은 인기도에서 최상위권에 든다. 당연한 일: 이들은 노래도 잘하고, 자기 국가의 가사 내용도 모두 이해하고, 쓰레기도 치운다.  스위스 팬들한테서는 찾아보기 힘든 점들...


섹스어필:
동양인의 작은 눈은 원래가 섹시하다. 현대 팀의 스트라이커 (이천수를 일컫는 듯)는 별로 그렇지 못하지만, 그의 여성 팬들은 분명히 그런것 같다.  그럼 전문가는 뭐라고 말할까? "영국 전체를 뒤져봐도 한국 팬들에서처럼 많은 수의 미인들을 찾기는 힘들다." 그냥 냅두자.





마지막 말이 참 인색하기는 한데, 그래도 기분이 좋네.


으흐흐흐...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또 하나 눈길을 끄는 장면이 TV에서 포착되었다.


축구 전문가들이 나와서 한국 대 프랑스 경기에 대해서 이것 저것 이야기하다가, 한 전문가(전 대표팀 골키퍼)가 골대 앞에 코메디언을 세워두고, 그 머리 위에 태극기가 꽂힌 작은 화분을 놓고, 그걸 맞히는 장난을 하더군.



그것을 맞추면 스위스가 이긴다나...  


아이디어는 유치하나, 결과는 진실을 이야기 하더군... 당연히 공은 태극기를 비켜갔다. 어줍잖은 장난으로 자기 무덤을 팠군.  


대한민국, 이긴다!  으하하하..


어쨌든 2천만의 미인들과 그 가족들, 챔피언 기량의 응원단이 오늘밤 역시 목이 터져라 노래하고 응원할 터, 우리의 승리는 따논 당상이다.


다시 으하하하...


경기 후 이곳의 실망 상황 생생하게 전하겠다.  


  



- 결전의 그 날,
적진 한가운데에서
대한민국의 승리를 졸라 기원하며
딴지 스위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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