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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통신] 호주계 네덜란드인과의 인터뷰

2006 6. 23 (금)
딴지 네덜란드 특파원
초반강렬인상

 


늦은 감이 열라 있지만, "Ever is better than Never"라는 말을 되새기며, 이 곳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현지인 인터뷰를 날려 드린다.


사실 오늘 인터뷰 당할 사람은, 본 특파원의 옆집에 사는 사십대 남자이다.


이 사람은, 말하자면 호주계 네덜란드인이다. 네덜란드에 온 지는 20년 가까이 되었고, 호주에서 태어나서 25년을 살다 20년 전에 네덜란드로 건너왔다고 한다.


본 특파원이 이 사람을 점찍어 놓은 이유에는 물론, 우리가 엄청나게 좋아라하는 히딩크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호주팀의 분위기를 대충 파악해보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근데 이 사람, 호주에 사는 자기 부모님이 마침 휴가차 와 있으니 같이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예의상 같이 사진 찍어줘서 올린다. 솔직히 난 이 아저씨만 있음 되는데.... 여튼간에.


인터뷰 도중 여기저기서 넘쳐나는 훈수와 겐세이들... 토탈 7명이 이런 저런 얘기를 쭈절대는 바람에 힘들었지만, 재미나는 인터뷰였다.


참고로 이 인터뷰는 호주 16강 확정 직전과, 직후에 각각 한 번 씩 이루어졌다.


그럼, 지난 호주-크로아티아전 있기 하루 전의 인터뷰부터 시작하자.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 죤, 릭, 요한, 켄, 할머니(죤의 엄마),헤르만(죤의 아빠), 그리고 죤의 부인




특파원(이하 특)
: 옆집 살면서 집에까지 들어와서 얘기하는 건 처음이다. 반갑다. 머, 내가 한국에 있는 인터넷 신문에 글을 기고한다. 머, <뉴욕타임즈> 같은 그런 데는 아니고, 기존 신문과는 조금 다른 매체이다. 어쨌든 더 이상 설명하기는 힘들고, 물어보는 말에나 대답해줘라.



내가 물어보고 싶은 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호주 사람으로서의  히딩크에 대한 생각. 두 번째는 호주 플러스 네덜란드 사람으로서 한국팀의 월드컵 예상 성적 등, 지난 경기에 대한 생각 등이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질문을 하겠다. 이름과 나이, 대충 백그라운드를 말해 달라.


죤 데커 (이하 죤):  44살, 1984년도에 네덜란드로 이민와 살고 있다. 그리고 부인(윌레미나), 아들1(요한), 아들2(켄), 아들3(릭), 딸1(쉐닌)이 있다. 지금 부모님도 휴가차 여기 와있다.


: 아주 대가족이구나. 일단 당신은 반 네덜란드 반 호주사람이지만, 호주 사람이라  생각하고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히딩크, 그 사람 어케 생각하냐?


죤: 정말 좋은 감독이다. 비즈니스상으로도 뛰어난 사람이고, 침착하고, 쿨하고, 아주 Well-Organized된 사람이다. 대단한 감독이다.


: 그럼 호주팀이 월드컵에 진출하게 된 것이 히딩크 때문인가?


죤: 2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이 물론 좋아서인 것도 맞지만, 실질적으로는 선수들이 한 것 아니냐?


우리 팀에는 은근히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 경험도 무시 못하는 거다.


: 한국에서는 2002년 월드컵 성적 좋았다고 히딩크에게 명예시민도 수여하고, 농담 반이지만 차기 대통령감이라고도 하는 둥 아주 이뻐라 했다. 지금도 그런 분위기는 강하다.


만약 히딩크가 호주팀을 4강에 올려놓으면, 너희 나라에서도 이렇게 대우해줄까?


죤: 호주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그러진 않을 것이다. 호주는 한국처럼 축구가 그렇게 인기 종목이 아니다.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오스트레일리안 풋볼(럭비 같은 거라고 한다)이고, 그 담에 크리켓, 럭비 그 다음에나 축구가 인기 있는지라, 한국처럼 그렇게 열광적으로 인기를 얻지는 못할거다.


: 호주팀이 앞으로 거둘 성적은 어떨까?


죤: 16강은 당연히 올라간다. 크로아티아한테는 이기거나 비기기만 해도 16강 올라간다. 내 생각에 호주는 4강까지 올라 갈 꺼다. (특파원 주 - 이미 16강에 대해서는 그 결과가 나왔다)


: 그럼 이제, 한국팀에 대해 묻자. 한국팀 경기는 봤냐?


죤: 토고전과 프랑스전 다 보았다. 내 생각엔 지난 번 월드컵보다 못한 경기라 생각하지 않는다.


프랑스전 같은 경우는, 볼 점유율은 낮았지만 경기 내용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구 본다.


프랑스랑 비긴거면 엄청 잘한 거 아니냐? 많은 사람들이 지난 월드컵때보다 한국팀이 못한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때는 여전히 강한 팀이다.


: 스위스전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어찌될 것 같냐?


죤: 내가 생각할 때, 스위스한테 한국이 3대0으로 이길 거 같다. 근데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안정환이 투입되었을 경우에 이런 결과가 나올 것 같다.


: 우와, 그렇게만 된다면 나도 엄청 기쁠 거 같다. 네 예상대로만 되면 내가 맥주 한 박스 쏜다. 안정환 선수 말고 아는 다른 한국 선수는?


죤: 박지성, 안정환, 송종국, 이영표를 알고 있다. 다들 유럽에서 뛰거나 뛰었던 선수들 아니냐? 하여튼 안정환의 출전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 그리고 금발머리 리를 안다. 프리킥을 꽤 잘차는 선수인 거 같다.


: 흐흐흐, 정말 네 생각대로만 되면 엄청 좋겠다. 그럼 한국팀 성적은 어케 예상하냐?


죤: 머, 16강이야 당연히 올라가고, 8강까지는 갈 수 있지 않나 싶다. 제일 이상적인 결과는 호주와 한국이 결승에 붙는 거겠지만, 조금 현실적으로 돌아와서 얘기하자면, 호주는 4강까지, 한국은 8강까지이다.


: 희망적인 답변 고맙다. 그럼 너의 예상대로 되길 바라며, 호주팀이나 한국팀이나 파이팅이다!





다음은 호주 16강 진출 확정된 23일에 행해진 전화 인터뷰다.


특: 어제 늦게까지 호주팀 16강 올라가서 그런지 집이 시끄럽더구만, 축구땜에 어제 밤 1시까지 시끄러웠었냐?


죤: 야, 너 전화까지 해서 집요하게 인터뷰하는 거 보니, 진짜 꼭 무슨 기자 같구나. 나두 자꾸 매스컴 타는 거 같애서 기분은 좋구만. 어제, 축구 보고, 집안식구끼리 16강 진출의 기쁨을 늦게까지 즐겼다. 아 무지 피곤하구만. 오늘 하루 쉬어줘야하는데...


특: 지금 일하는 데냐?


죤: 그렇다. 한 10분 정도는 얘기할 수 있다.


: 우리 신문 편집국에서 네가 호주 사람이다 보니, 히딩크랑 연계해서, 호주팀의 16강 진출을 축하할 겸해서 인터뷰 좀 따라는 지령을 내리더라.


죤: 아... 나 벌써 유명해졌냐?


특: 아니. 아직 그때 그건 실리지도 않았는데? 이번 전화 인터뷰랑 저번 것이랑 같이 실을려고 한다. 신문사에서는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기대하고 있다. 어제 경기 이후 소감 좀 말해줘라.


죤: 저번 인터뷰 때도 얘기했지만, 난 크로아티아 정도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2대1로 뒤지고 있을 때는 약간 불안하기도 했지만, 일본전에서 봤듯이, 막판 10분 남겨놓고도 뒤집지 않았냐? 히딩크가 먼가 보여줄 줄 알았다. 후반에 선수 교체해서 공격력 강화할 때, 예감이 좋았었다.


선수 교체에 관해서는 정말 히딩크 따라갈 사람이 있겠냐? 일본전에서도 그렇고, 요번에도 그렇고. 지난 월드컵 때 한국전에서도 그랬었고. 안정환이, 아마 히딩크가 선수교체 해서 골 넣은 거 맞지?


하튼 감독으로서 히딩크는 정말 마이다스의 손 같다. 희한할 정도로 말야. PSV 비싼 선수 다 팔고 그래도, 국내리그 우승시키고, 챔스리그도 그렇구. 먼가 있긴 있나봐. 정말 난 사람이다.


특: 호주 국내 분위기는 어떤 거 같애?


죤: 저번에도 말했듯,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서 16강 진출이 얼마나 뜻 깊은 건지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만, 그래도 축제 분위기인 거 같더라구.


특: 호주도 명예 시민권 발급해줄려나?


죤: 아 그거. 호주에서는 삼중시민권이 허용이 안될 거다.


특: 먼말이냐?


죤: 히딩크는 네덜란드 국적에다가 한국까지 벌써 이중 국적 아니냐? (웃음)


특: 하튼 축하하고, 히딩크 러시아팀 가는 거 섭섭하지?


죤: 섭섭하긴 한데, 머 더 있고 싶겠어? 벌써 이만큼 성취했으니, 또 다른 야망을 위해 옮기는 건데. 내가 저번 인터뷰에도 말했듯이, 정말 비즈니스적으로도 뛰어난 사람이잖어.


네덜란드 인간들이 보통 장사꾼이냐? 세상이 냉혹한거 아니겠어?    


특: 그래 , 그럼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해보자구. 한국팀 오늘 밤에 경기 하는데, 어떨거 같애?


죤: 그거 저번에 얘기했잖어. 한국이 스위스는 이긴다. 3대 0까진 몰겠다. 그래도 이기니깐 걱정 접어둬라라고 그랬잖어, 호주팀 16강 진출한다는 내 예상도 적중했으니까 한국팀도 진출한다는 예상도 적중한다.


걱정말구, 응원이나 열심히 해두셔.


이따가 저녁때 보자구. 나 일해야 해! 네가 나 월급줄거 아니지? 그럼 나 일한다.

한 6분간 전화 통화하면서 내 머리 속엔 딱 두 마디가 귓가에 맴돈다. "스위스 이기니깐 걱정 말라"는 것과 "니가 내 월급 줄 거 아니잖어"

그래 맞다.


회사 짤리기 전에 나두 일해야겠다.





지금까지, 2회에 걸친 호주계 네덜란드인과의 인터뷰였다. 딴지에 호주 특파원이 없는 거 같애서, 대충 그 몫까지 해봤다.


우예뜬, 이 아저씨 말대로 호주는 4강에 가건 말건, 우리 대한민국 팀은 스위스 3대0 정도로 이겨주고, 대략 8강까지만 진출해도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 같다!


대한민국 졸라 파이팅!!!



  


- 회사에서 눈치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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