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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프랑스전] 스위스 현지중계 시청기  

2006 6.19 (월)
딴지 스위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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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대 프랑스전은 친구 부부의 초대를 받아서 저녁을 먹은 후에 함께 응원하면서 시청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같이 응원하면서 보면 더 신이 나니까....

 

경기 시간이 다가오면서 우리의 가슴은 다시 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지난 번 토고전에 얽힌 모 교민의 전설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 분은 부인과 아이들이 현재 한국에 다니러 간 까닭에 혼자서 토고전을 보셨다. 그런데 시청 중에 흥분을 하신 나머지, 선수들과 한 마음으로 공을 차는 동작까지 하시다 뒤로 넘어져서 크게 다칠 뻔 했다는 소문이 이곳 장터에 회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연 시간이 겹쳐서 다행히(?) 혼자서 축구를 관람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그는 유럽에서도 명문인 이곳 오페라단의 합창단원인 성악가이다.  

 

또 한가지만 더 주변 얘기를 해드리면, 우리 한국 아이들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태어난 네 살짜리 다미는 오빠랑 같이 하루 종일 집에서 "대~한민국! 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다닌다고 한다. 무슨 뜻인지 알기는 할까마는, 어쨌든 이렇게 아이들도 응원 구호를 외칠 정도로 이곳 교민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번 축제에 흥분하고 있다.  

 

그러면 두 번째 경기, 대 프랑스전에 대해서 스위스에서는 어떤 식으로 중계를 하였는지 본격적으로 살펴볼까.  

 

이번에도, 지난 토고전 시청기와 마찬가지로 스위스의 국영 방송인 SF2를 통해서 경기를 보았다.  

 

 

근데 왜 그 채널로만 보냐고? 경기를 중계하는 다른 스위스 채널들이 있으나, 불어나 이태리어로 중계한다.  본 특파원, 거기까지는 능력이 안 된다.  스위스 생활 4년차, 독어 하나로도 벅차다. 미안타. 다음 월드컵 때는 어찌 프랑스어 채널로도 볼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어쨌든 이번에는 경기 시작 전, 휴식 시간, 경기 후에 경기를 분석하는 좌담 형식의 프로그램도 있었다.  

 

여기에는 사회자로 Sascha Ruefer, 축구 전문가로 Gilbert Gress와 Joerg Stiel이 참가했다.

 

이들은  특별히 한국 팀과 프랑스 팀에 대한 자료를 내보내고 팀들을 분석하면서, 안정환 선수에 대해서 특별히 한 꼭지를 다루었다.  이 부분에서 박지성과 이영표 선수가 인터뷰를 통해서, 각기 안정환 선수에 대해서 "팀에서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선수", 또 "승리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수"라며 지지를 보냈다.

 

 

또 사회자는 박지성 선수를 재미있는 표현을 들어 소개했다.

 
 

"이 선수는 듀라셀 건전지 광고에 나오는 토끼 인형같이, 다른 선수들 다 쓰러질 때 까지 끝까지 지치지 않고 펄펄 뛰어다니는 선수이다."

 

 ㅋㅋ.. 듀라셀 토끼 인형, 박지성 팟팅!

 

또 이천수 선수에 대해서는 "국내 리그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고, 국내에서 여러가지 돌출적인 언행으로 연신 화제가 되며, 미스 코리아가 여자 친구다"는 사생활 관련성 멘트도 빠뜨리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예외없이 우리 응원에 대한 사회자의 부러움섞인 칭찬이 이어졌다.

 
 

"한국팀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계속 지금과 같이 구호를 외치며 응원을 하고 있는데요.  정말 정연하고 흥에 겨우면서도 전혀 비폭력적인, 훌륭한 모습입니다."

 

 으쓱, 으쓱, 기분 왕창 좋아졌다.   

 

그러나...

 

경기 시작하자 마자 엄청난 프랑스의 압박이 계속되고 한국이 실점까지 하니, 한국에 대해서 부정적인 멘트가 연이어진다.  

 
 

"아무래도 한국이 프랑스에 비해서 한 수 아래이다."

 

"4년 전의 성공에 비해서 여러 조건에서 후퇴한 것 같다."

 

심지어는 우리의 수비 실수 장면을 정지 화면으로 캡쳐해서 상세하게 분석 설명하면서 "이런 수준의 국제 경기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랜다.  내참, 그럴 수도 있지... 써글넘들...

 

그리고 이운재 골키퍼가 경계선 근처에서 골을 막아서 논란이 되었을 때는 단정적으로 심판의 오심으로 판단했다.  

 
 

"본인이 보기에 이것은 분명히 골인 것 같은데요.  프랑스 한 골을 빼앗긴 것이나 다름 없네요."

 
 

그러나 후반전.

 

후반에 들어서 다소 공격적으로 전환한 한국팀의 전술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혀 골 챤스조차 만들지 못하다가 갑자기 한국팀의 공세가 이어지고 급기야 이영표 선수와 지단과의 정면 대결까지 펼쳐지자 경탄을 금치 못했다.

 
 

"한국의 이영표 선수, 대담하게도 (감히) 지단을 앞에 두고 공 다루는 테크닉을 자랑합니다." 

 

또 다시 으쓱, 으쓱!  

 

또 여러 차례에 걸친 이운재 선수의 선방에는 특별한 찬사를 보낸다.

 
 

"정말 놀라운 선방입니다. 공을 확실하게 처리해 주는데요."

 

어쩐지 부러움 섞인 듯한 멘트이다.  

 

사실 스위스 팀의 약점 가운데 하나가 골키퍼다.  주전 골키퍼에 대해서 자국인들의 불만이 많다.  공을 확실하게 잡았다가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테신 지방에서는 이런 말도 있단다. "쮸버뷸러 (골키퍼 이름) 는 나비 한마리도 제대로 못 잡는다".  

 

그러니 대 스위스전 제4의 필승 비책골키퍼를 끝까지 주시하여, 그의 실수를 우리의 행운으로 연결할 것!인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공격이 살아나는 가운데  드디어 공은 프랑스 쪽의 문전 혼란 속에서, 조재진, 박지성, 바르테즈를 거쳐 여러 차례 아름다운 공중 타원을 그리다가 골망 안쪽을 크게 흔들었다. 이 순간, 중계 사회자가 뭐라고 했는지....

 

죄송하다. 전혀 기억에 없다.

 

이 때 본 특파원,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친구와 껴안고 족히 2분간 뛰면서 소리를 지른 까닭에 전혀 들을 수가 없었다.  기분을 가라 앉히고 앉았다가 또 뛰고 또 뛰고 했다.

 

우와~~~! 진짜 신났다.  

 

그러나 나의 이 격정적인 흥분은 전혀 아랑곳없이, 중계 진행자, 경기가 끝나가면서 전체적인 경기 수준을 상당히 낮게 평가했다.  특히 프랑스팀의 부진한 경기 내용에 대해서 꽤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하품나는 경기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프랑스팀 유니폼의 흰색깔 뿐입니다."  (재미없는 멘트다)

 

"도대체 이 프랑스팀이 과연 월드컵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들이나 잘하지) 등등...

 

그리고 한국팀에 대해서도 계속 푹~~ 안심하는 모습이었다.

 
 

"스위스의 예선 마지막 상대인 한국팀에 대해서는 전혀 겁낼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흠, 그래, 그래야지.

 

우리 대표팀 이렇게 맘 푹 놓고 있는 스위스 팀을 어떻게 상대할 지 정말 흥미진진해진다.  

 

뒤로 갈수록 몸 풀리는 우리 대표팀의 뜨거운 맛에 화들짝 놀라는, 저 시건방들어진 사회자의 멘트는 어떤 것이 될까?  개봉 박두!

 

스위스에서 생생하게 전해지는 다음 경기, 대 스위스전 중계 시청기를 기대하시라.

 

졸라!

 

 

 

- 지금까지 취리히에서
첫빠따로 속보 전해드린
딴지 스위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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