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 오프라인 음반 매장을 디벼주마! 2탄 2004.8.27.금요일 가게는 언제부터 하셨죠? 한지는 꽤 됐어요. 제가 한 97년도부터 했어요. 이렇게 관련된 일을 한 게. 처음에는 사무실에서 했어요. 돈이 없어서. 이 자리에 한 지는 정확히 한 2년 반정도 됐죠. 매장 오픈하셨을 때 물량 확보는 어떻게 하셨나요? 외국에서 95% 수입을 했죠. 그리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매입을 했구요. 국내 음반들은 가게에서 직접 매입을 하는 경우도 많구요, 수입 음반들은 제가 웬만하면 외국에서 사 와요. 사오든지 딜러들끼리 트레이드를 하든지 해요. 해외에 나가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시는 건가요? 외국가면 샾도 있지만 개인 창고에 음반을 가지고 있는 딜러가 있어요. 그런 딜러 집에 가서 직접 고르고 가격 흥정해서 사오는 경우가 있고, 가게 문닫아서 아예 다사는 경우도 있어요. 몇 십 만장 사오는 경우도 있죠. 미국은 큰 데 가면 20~30만장 있는데도 많아요. 미국에는, 중고매장인데 우리 가게 10배 되는 곳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CD 파는 데서도 웬만한 LP는 다 취급하구요. 웃긴 것은 우리나라에서 LP는 올드팝 마니아 분들이 소비를 주도하는데 반해 외국 같은 경우는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소비층의 주를 이룬다는 것이죠. 그 사람들은 음질 때문에 선택한대요. 제가 오하이오에 갔을 때 랩을 무지하게 잘한다는 사람을 만났어요. 근데 누군지는 모르겠어요. 탑 10 안에 드는 랩퍼래요. 애가 많다고 하던데... 나한테 소개 해주면서 악수를 하라는데 몰라서 당황스러웠죠. 엘엘 쿨 제이LL Cool J보다 유명하다고 하던데요. (애가 많은 랩퍼라.. 누군지 몰겠다.) 국내에서도 사러 다니시나요? 국내에선 뭐 어떤 사유, 즉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나 사업이 망해서 정리할 때, 그런 이유로 가지고 있는 물건 팔러 오는 분들이 있죠. 사장님과 안면이 있으신 분이요? 안면하고는 상관 없어요. 알고 오시던지 지나가시다가 LP가 있는데 매입도 하시나요? 이렇게 묻는 거죠.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거네요. 그런 경우에 갑작스레 어이없이 좋은 물품이 들어올 때도 있겠네요. 그럴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극히 드물죠. 생각해보세요. 이문세 듣던 사람이 갑자기 신중현 들을 일이 있겠어요? 희귀한 음반은 다 희귀한 거죠. (이문세 4집 5집 제대로 들어보셨다면 이런 소리 안 하셨을걸?)
그럼 정기적으로 계속 해외를 나가시나요? 예. 정기적으로 나가기도 하고 요즈음에는 인터넷이 잘 되어 있으니까 딜러들이 정기적으로 리스트를 제공해요. 온라인으로 구매하기도 하죠. 한 달에 한번씩 딜러들이 리스트를 만들어 보내면, 그거 보고 살 것 있으면 사는 거죠. 계속 음반이 안 들어오면 가게가 망하니까 계속 희귀한 음반들을 들여놓아야 하거든요. 가만히 보니까, 다른 데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많네요. 굉장히 좋아서 중고로는 사람들이 잘 안 내놓는 것들. 힙합 빼고는 다 잘 구비되어 있는 편입니다. 전혀 없진 않은데 전문으로 하지는 못해요. 보통 아날로그 시장이 크게 4개로 나뉘어요. 클래식이 한 30%된다면 올드팝이 한 38~40% 차지하고 있구요, 나머지는 재즈나 기타 장르로 되어 있고, 그리고 힙합은 좀 적은 편이죠. 힙합 쪽이 제일 약해요.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이 많이 하고... 힙합도 살만한 게 많은데요. (힙합과 관련된 이상현 기자의 이런저런 추궁이 이어진다.) 보통 일반 분들은 힙합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힙합에 대한 열기가 식었다고 해야 하나? 얼마 전까지 투팍2Pac을 찾는 사람이 많았거든요. 홍대 쪽은 모르겠지만 하여튼 동네에서 그런 거 찾는 사람은 많이 줄었어요. 힙합 듣는 사람들 중에서 투팍은 살만큼 다 샀으니까요. 더 이상 안 찾는 거죠. 그런데 올드락 쪽은 그런 게 없어요. 꾸준히 나가요. 역시 중고 음반 가게를 다녀보면 가장 딸리는 게 비틀즈 관련 음반이라고 보면 되요. 그런 것은 확실히 스테디 셀러죠. 힙합 쪽 CD 더 들여놓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예. 아직은 없어요. 힙합 좋아하시는 분들은 저희 가게 잘 안 찾으시더라구요. 저희가 소문 내드리겠습니다. 이 곳은 제가 생각하기에 힙합 쪽으로는 다른 가게에서 아예 찾을 수 없거나 혹은 이 가격에 도저히 살 수 없는 물품들이 참 많아요. 예. CD 모으시는 분들이 가끔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눈 먼 물품이 많다고. 깜짝 놀라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CD는 단순히 CD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왜냐하면 CD란 건 제가 생각하기에는 몇 년 안에 포맷이 바뀔 거라고 봐요. 그게 LP와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CD 마니아들은 또 CD만 찾지 않습니까? LP를 생각해본다면 더 없다는 거죠. 10년 20년 된 음반이 얼마나 귀하겠어요. 음.. 아날로그를 잘 모르실 텐데 그게 뭐냐면, 그 발매 당시 맨 처음 프레스하고 그 다음 프레스하고 음질이 매우 달라요. 그 소리 차이 때문에 찾는 사람이 많죠. 그러니까 와인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요. 음반도 맨 처음에 나온 것하고 그 뒤에 나온 것은 소리 나오는 디테일이 틀려요. (~와 비교할 수 있죠. 란 멘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메뉴. 바로 와인.) 아날로그라서? 그렇죠. 그러니까 LP를 선호하시는 분들의 이유가, 희귀 음반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소리의 디테일 문제도 있단 말씀이시죠? 그렇죠. 심지어는 LP를 CD로 만든 게 정규 CD보다 소리가 좋은 경우가 있어요. 하여간 뭐LP인구는 전체의 5% 내지 10% 미만이라고 보면 되요. 우리나라가요? 그렇죠.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그 보다 낮아요. 국내 뮤지션 중에 혹시 친하신 분 있습니까? 뭐 LP를 사러 온다든가? 친한 분은 없는 것 같아요. LP 사러 오는 뮤지션은 의외로 없구요.. 힙합하는 친구들은 좀 오죠. DJ 이런 분들이 음원 구하려구 많이 오는군요. 그렇죠. 힙합 샘플링하는 사람들은 재즈를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힙합하는 사람들이 경음악이 뭔지를 잘 몰라요. 그 사람들은 제가 보기에는 경음악을 써도 되는데 재즈를 쓰는 것 같더라구요.
그 사람들이 거기서 루프Loop을 따서 돌리는 거니까 그렇게 큰 무리는 없는 거죠. 예. 뭐 섹스폰이나 이런, 소리 반복되는 것을 찾더라구요. 처음에는 재즈나 이런 걸 말하던데 제가 듣기에 그런 걸 원하는 것 같지 않아서 경음악을 들려주니까, 들어보고는 오히려 경음악이 더 사용하기 좋다고 하는 것 같았어요. 개인적으로 가지고 계신 음반은 어느 정도 되십니까? 한 6,000 장정도 있었죠. 지금은 별로 없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음반이 자기의 업이 되면 자기 것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 가지고 있는 건 공부 차원이죠. 제가 안 들어 본 음반 매입해서 한 번 들어보고는 다시 팔고. 내 취향이 아니다 싶으면 손해보고 팔기도 하고. 가격은 어떻게 책정하세요? 희귀성을 더 보십니까? 희귀성을 보고, (두꺼운 책 한 권을 책상 밑에서 집어 들며)이런 책도 있어요. 소위 말하는 딜러나 콜렉터들을 위한 건데 각 음반 별로 상태가 A급일 때 미니멈 밸류 얼마! 이런 식으로 정해놓았어요. 뭐 이건 팝의 경우고 한국 음악 같은 경우는 현장에서 통용되는 현실적인 가격이 딱 있어요. 골동품 같아요. 어떻게 보면. 팝은 오래됐으니까 음반마다 딜러가 보는 레퍼런스가 있어요. 시세가 한 30불 정도 되면 국내에서는 한 8~9만원에 거래된다고 보면 되죠. 영업 이래로 가장 비싸게 판 음반은 어떤 겁니까? 클래식이거든요. 클래식인데 한 3,000만원 했죠. Mozart in paris란 앨범인데 모짜르트가 파리에 있다고 가정하고 그 당시에 프랑스 최고의 연주진들이 프랑스 레이블로 녹음을 했어요. 그런 음반인데 아주 역사적인 음반이죠. 관현악도 있고, 솔로도 있고. 우리나라 60~70년대 LP는 언제부터 그렇게 주목 대상이 된 거죠? 그거 사재기 시작한 건 한 5년 전이라고 보면 되요. 한 99년이나 2000년 올라오면서 그랬죠. 그런 옛날 가요 가격을 알 수 있는 유명한 사이트가 있어요. www.auc25.com이란 곳인데 경매 사이트죠. 몇 십 만원에 경매가 되기도 해요. 뭐 우리나라 것들은 귀하다 보니까 조금씩 나오기는 하는데, 나오면 다 팔리죠. 60~70년대 말고 80년 대 LP들은 많이 가지고 계신가요? 486세대들이 좋아하는 음악들은 많이 있어요. 스모키Smokie 같은 음반들. 이쪽 보면 이문세, 신촌 블루스 이런 쪽도 있어요. 근데 80년대는 구하기 힘든 게 별로 없어요. (우연히 눈에 띈 사랑과 평화 4집 LP를 보고)사랑과 평화 이런 건 얼마에 파세요? 5천원이요. 그런데... 가만 보니까 서태지라든지 혹은 이상은의 ‘공무도하가’ 이런 거 CD를 5만원씩이나 주고 사기도 하데요. 그런 걸 보면 전 좀 이해가 되질 않아요. 제가 봤을 때는 업자들이 계획적으로 한 게 아닌가... (여기서부터 슬슬 LP 마니아로서의 취향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CD 몇 만 원씩 주고 사는 걸 음모설과 연관시킬 줄이야...) 그런 건 아니구요. 저(호떡)도 옛날에 용돈이 궁해서 이상은 CD 몇 만 원에 팔아 봤습니다. LP랑 똑같습니다. 없어서 그런 거예요. 서태지 거 파란색 앨범 있잖아요. 그걸 어떤 여학생이 사가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서태지를 좋아하면서 왜 여지껏 안 샀냐?’ 그러니까 케이스가 깨져서 새로 산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야기 듣고 제가 참 놀랐죠.
(호떡)왜 그랬을까요? 그냥 껍데기만 딴 걸로 바꾸면 되는데. 제가 팔아보니까 확실히 가요 쪽은 서태지 마니아가 많은 것 같아요. 조용필 아저씨가 그렇게 인기가 있어도 잘 안 나가요. 콘서트를 하면 꽉꽉 차는데 말이에요. 서태지 같은 경우는 뭐 꾸준히 찾고 꾸준히 나가요. 넬Nell이나 뭐 이런 것도 많이 찾고 은행나무 침대 뭐 이런 것도 많이 찾구요. CD도 좀 희귀하다 싶으면 많이 비싸죠.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CD는 별로 신경을 안 써요. (슬슬 몸 푸신다. CD는 뭐 별로……) 요즘 음반 시장이 여러모로 어렵다고 하는데 이 곳도 경기를 타나요? 작년보다 좀 못하다거나... 경기는 확실히, CD 쪽은 좀 줄었어요. LP쪽은 워낙 마니아들이다 보니까 별 문제가 안 되는 거 같아요. 학생들이나 이런 사람들 보면 좀 안 좋긴 안 좋나 봐요. 한 15% 줄었다고 봐야죠. 그런데 저희 가게는 얼마나 귀한 것을 그 달에 잘 들여놓느냐에 따라 수입이 바뀌기 때문에... 직원을 고용하신 적은 없습니까?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안 쓰고 있어요. 지금은 가족 위주로 하려고 해요. 그런데 그게 참 그렇더라구요. 직원 같은 경우는 자기가 애정이 없으면 그게 잘 안 되요. 자기 스스로 자기일 같지 않으니까. 자기 일 같지 않고 비전이 없으니까 잘 못 하더라구요. 혼자서 운영하시기 힘드시겠어요. 진짜 열심히 하는 사람들보다는 덜 힘들다고 봐야죠. 늘 열심히 하는 건 아니니까. 원래 외국 나갔을 때 배가 고파요. 밥을 아끼면서 판을 사니까. 요즘 MP3 문제가 심각합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도 MP3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요. 하도 MP3가 편하다고 해서 저도 들어봤거든요. 그랬더니 CD보다도 음질이 안 좋아서... 위아래가 잘렸다고 해야 하나? (고음역대와 저음역대를 말하는 것 같다. 요 양극의 소리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는 얘기인 듯.) 하여튼 그래서 내가 듣기엔 귀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그런 걸 들으면 소리에 대해 무덤덤해져서 ‘음반 살 필요 없이 다 구우면 된다’ 이런 생각이 팽배해 질 것 같아요. 음질이 별로인 것 같다고 말하니까 또 모르는 사람도 많더라구요. 먼저 인터뷰를 한 향뮤직 사장님은 지금의 음반시장이 2~3년 내로 끝나지 않겠냐고 하시던데. 결국 MP3는 돈 받고 팔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사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CD 쪽은 제가 신경을 덜 쓰고 있어요. 분명히 저도, 음악을 듣는 매체는 바뀔 거라고 봐요. (CD는 음질은 물론이요 MP3와의 경쟁력에서도 신통치 않다는 말씀. 일반 대중들 입장에서 볼 땐 참으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LP의 우월성에 관한 맹목적 숭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LP 마니아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다.) 그런데 지금만 해도 MP3 다운 안 받고 굳이 CD로 사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제가 볼 때 디자인도 보고 음질문제도 좀 있고 부클릿이나 이런 것 때문인 것 같아요. 소장한다는 느낌도 있고 해서 사죠. 하여간 지금 이대로 계속 간다면 음반사들이 못 견딜 것 같아요. 강력한 락을 걸지 않는 이상. 나름대로 락을 걸어 놓는데, 컴퓨터에서는 안 돌아가게 한다든지. 하지만 풀리는 경우가 많죠. 그런 소리도 하던데. 음악을 CD로 구워놓으면 나중에 뻑이 난다고. 저 같은 마니아들은 CD로 잘 안 들어요. 귀 아프다고. 제가 아는 한 마니아 분은 CD 플레이어 쪽으로 투자한 돈이 한 6,500만원 정도 되나? 본체가 한 3,000 되고 받아서 소리로 들려주는 게 한 3,500. 워낙 마니아다보니까. 그래서 제가 물어봤죠. CDP는 언제 쓰냐고? 그러니까 뭐 기계 몸풀 때 쓴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건 뭐 단적인 예고. 하여튼 오디오에 몇 억씩 쓰는 그런 사람들은 소리 때문에 특히 아날로그를 선호해요. CD도 SA(super audio) CD라고 해서 4~5만 원짜리가 있긴 한데. 음반점에 가보시면 알아요. 좀 음이 잘나오게 신경을 써서 나오는 CD가 있죠. (6,500만원으로 몸만 푼다구? 먼 먼 아주 머~언 나라 이야기...) 개인적으로 좋아하시는 음악이나 뮤지션이 있다면? 그것 참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네요. 자꾸 바뀌더라구요. 원래는 클래식을 좋아하는데 저는 들어보면 그래요. 무슨 음악이든 70년대에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국악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70년대에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 지금도 발전하는 음악 있습니다. 그래요? 장르가 달라서 그러나? 하여튼 국악을 들어보면 옛날에는 뭐 똥물도 먹어가며 연습을 했다고 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창하고 지금의 창하고 비교해보면 안타깝거든요. 클래식도 그래요. 뭐 힙합 같은 경우는 나온 지 그렇게 오래된 음악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다른 음악들은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 (70년대 음악 종말 이론. 미안하지만 요건 분명한 편견이다.) 음악말고 좋아하시는 것은? 음악말고는 별로 없어요. 영화 가끔씩 보고 책 가끔 읽는 것 빼고는 하는 게 없어요. 뭐 영화도 예전에는 마니아적으로 좋아했죠. 음악도 그렇고. 한번 미치면 끝장을 보는데 영화 책도 한 50권쯤 봤거든요. 그런데 요즘 영화를 보면 별로더라구요. 워낙 아날로그 생각만 해서 그러나? CDP도 처음 샀을 때 인켈을 샀거든요. 그런데 소리가 별로더라구요. 그래서 그대로 가져가서 한 단계 좋은 것으로 달라고 그랬어요. 그런데도 별로여서 결국에는 한 200만원 되는 것 쓰게 됐죠.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만족이 안되니까. 하나의 집착이죠. 나도 몰랐는데 그런 게 예민해지더라구요. 예전에 한 번 그런 적이 있어요. 요즘에는 스피커는 네 구멍 짜리가 많아요. 그런데 어떤 손님이 새로 샀다고 구경하러 오라고 그래서 갔거든요. 그런데 소리가 이상한 것이에요. 그래서 스피커 뒤를 봤더니 이 분이 스피커를 잘 못 꼽으셨더라구. 예민하게 들은 거지. (역시 LP 전문가다우시다! 이런 분들의 청력만큼은 존중해줘야 한다.) 하루 방문객 수는 얼마나 됩니까? 한 스무 분쯤 되나? 저희 가게는 우연히 지나가다 들르는 경우는 별로 없고 목적 가지고 들르는 경우가 많아서 거의 한 두 개쯤은 사 가신다고 보면 되요. 간혹 뭐 테잎 있냐? 기타 줄 있냐? 혹은 스피커 파냐? 고 묻는 분이 있긴 해요. 사람들이 와서 물어보시면 추천도 해드리고? 그렇죠. 당연하죠. 틀어드리기도 하고 추천도 해드리고. 보통 오시면 이야기를 많이 해요. 결국은 다 그런 손님들이니까. 제가 모르는 것을 배울 때도 있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많죠. 강남에 사는 한 50 넘으신 분이 있는데 그분은 정말 LP 마니아세요. 판도 한 3만장 정도 되요. 그분이 비 오는 어느 날 술 먹고 길을 가다가 빗길에 미끄러져 후진하는 차에 받혔대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도 판부터 먼저 챙겼답니다. 그래서 받은 친구가 ‘도대체 뭐길래 그렇게 아끼냐?’ 물어봤대요. 그 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마지막으로 사장님 나름대로의 인생관이라면 어떤 게... 일을 하면서 음악이 천직이란 생각을 많이 해요. 죽을 때까지, 오는 사람들한테 좋은 음악 틀어주고 모르는 음악 가르쳐 드리고 그렇게 해야죠. 딴지 사람들이 오고 그러면 싸게 파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하하하. 그런데 뭐 이렇다 저렇다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얼마라고 얘기하면 ‘에이, 중곤데 왜 이렇게 비싸요!’ 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럼 얼마면 되겠습니까?’ 이렇게 물으면 천 원 이천 원 부르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한테 뭘 팔겠습니까. 하여튼 재미있는 사람들 많아요. 어딜 가나 재밌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 안녕히 가세요. 신촌은 이걸로 일단 마무리다. 다음 타석은 홍대. 쫌만 기둘리시라!!
취재 사진/5분대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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