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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너뷰]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

2004.3.27.토요일
딴지 편집국


이번 탄핵정국이 몰고온 수많은 후폭풍에서 긍정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정치인이 있는 쪽이면 오줌조차 갈기지 않던 정치 무관심자들이 대거 정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치인들의 도덕적 타락에 개탄하여 정치라면 학을 띄었던 이들의 무관심이 되려 타락을 더욱 부추겼던 바, 결국 3.12 대통령 탄핵과 같은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는 사실에 대한 반성이 작용했던 탓이리라.

 

그리고 여기에 더해 이런 국민들의 깨끗한 정치에의 갈망을 감정적으로 더욱 부추긴 이가 있었으니, 쪽수로 거대한 파고를 형성하며 의장석을 탈취하려했던 한민련 의원들의 광기에 맞서 눈물로 이를 막아서려 했던 이.

 

TV에서 또렷이 부각된 이런 감정적인 호소 덕에 89년 임길동이란 칭호로 인구에 회자된 뒤 인지도의 상승과 함께 다시금 관심의 인물로 떠오르며 탄핵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임종석 의원. 본지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그를 이너뷰했다.

 

 

열린 우리당 임종석 의원과의 인터뷰는 3월 24일 수요일, 그의 지구당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가는 순간, 마침 17대 총선에 사용될 임종석 의원의 홍보영상물 시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3월 12일 국회에서 보여줬던 그의 오열하는 모습과 일정부분 겹쳐졌다.

 

 

 
 

 
딴 : 지금 이 홍보영상물 보니까 감정으로 호소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요?
임종석 의원(이하 임-) : 그래요? 흐흐. 잘 모르겠네.

 

딴 : 보면서 이번 탄핵과 관련하여 오열하는 모습이 국민들한테 감정적으로 많이 와닿아서 그거와 연결해서 그렇게 만드신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임 : 음.. 모르겠어요, 저거 하는 친구가 있는데 도와준다고 만들어온 건데 하하 잘 모르겠어요.

 

딴 : 저게 어느 매체로 나가는 건가요?
임 : 아니 유세차량에. 예전에 노무현의 눈물 한방울이 세상을 바꾼다 나간거 있잖아요, 그런 식이예요.

 

딴 : 원래도 그렇게 감정이 풍부한 편이세요?
임 : 그렇지 않아요. 그 날따라 그런 셈이고...

 

딴 : 소위 말하는 임길동 이미지가 있으니까, 약간 낯설었거든요.
임 : (웃음) 그러니까 몇가지가 겹친 거예요. 어쨌든 제가 겪어온 시간이, 6월 항쟁 겪고 뭐 이렇게 해온게 있고. 또 원내 부대표로서 3박4일동안 계속 이렇게 의원들 챙기고, 지금 어디 계시냐. 빨리 와라. 가지 마라. 그 다음에 뭐... 그 전날에도 박관용의장 들어왔을 때 제가 계속 앞에서 막았잖아요. 김근태 원내대표의 지시를 받아서 고런 실무 일들을 보다 보니까 또 책임감도 더 커졌던 거고. 이렇게 겹친 거예요.

 

딴 : 자신이 오열하는 모습을 TV로 보셨죠?
임 : 예.
딴 : 어떠셨어요?
임 : 낯설데요.
일동 : 하하하

 

딴 : 이 때문에 이번에 인터뷰 많이 하셨죠?
임 : 아~ 조금요.

 

딴 : 그 오열이 과거 6.29선언을 이끌어내고도 진보진영을 통합하지 못했던 것과 90년 3당 야합을 통해 정권을 도둑맞았던 원죄, 이런 종류의 뼈아픈 경험에 대한 조건반사적 대응이었습니까? 아니면 순전히 탄핵 당시의 무너진 심경 때문이었습니까?

 

임 : 그 짧은 순간에 만감이 교차하더라구요. 제가 87년 6월 11일에 처음으로 직선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면서 87년 6월 10일에 처음으로 가두투쟁을 나간 날이예요. 87년 6월을 통해서 민주화 운동을 배우고 시작해서 감옥 안에 있으면서 3당합당 소식을 들으면서 절망감을 가졌던 그리고 또 오늘까지 온 이런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할튼 만감이 교차하데요. 그리고 그 상황이 안 믿어지구요. 그건 제가 몇군데 인터뷰에도 얘기를 했는데 차마 있을 수 없는 일이 폭력을 앞세워서 벌어지고 그 앞에 사람이 무기력할 때 그 때 갖게되는 참담함이란 거는 경험해 보지 않으면 느끼기 어려울 것 같아요.

 

딴 : 그런 상황들을 우리 국민들은 TV를 통해 지켜봤는데 굉장히 경악스러운 장면들이었잖아요.
임 :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딴 : 임종석 의원님 같은 경우는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은 또 틀렸을텐데요?
임 : 3박 4일을 거기 있었잖아요, 3일 밤낮을 거기 있었기 때문에 사실 어찌 보면 일시적으로 정서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외부세계와 단절이 된 거예요. 의회사당 본 회의장 안에 3일 밤낮을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걸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어요. 처음에는 설마 이거를 강행하겠느냐 했는데 아주 상황이 임박해서는 아, 이거 강행할려구 그러는구나, 그러면서 일시적인 공포감같은 것도 몰려오고

 

딴 : 그게 당시 바로 느껴지셨나요?
임 : 네, 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러니까 이게 육감이예요, 참 묘한 거예요. 화장실을 갔다오면서 한나라당 의원 한 두어명 만났는데 모 특별히 말은 변한게 없었는데 전달되는 느낌이 아, 이게 모가 있구나 이런 느낌이었단 말이예요. 그리고 다시 와서 의장석 거기를 깔고 앉아있는데 그러한 어떤 일시적인 공포감 같은 게 있더라구. 죽더라도 그건 막아야 한다, 이런 생각밖에는 없었어요.

 

그리고 그걸 보면서 국민들이 함께 우셨다는 거는 밤에 늦게 집에 와서 깨달은 거예요. 아까 제가 얘기 한 번 했지만은 3일 밤낮을 안에 있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사고가 단절이 된 거예요. 그러니까 안에 있었던 저로서는 이거는 사생결단을 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이런 거였는데 그렇게 무참하게 끌려 나오고 눈앞에서 이게 벌어지는데 사람이 모 정신이 없더라구요. 이게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쌓아온 민주주읜데...

 

딴 : 3박 4일 계시는동안에 씻거나 속옷 갈아입고 하시는 거는 어떻게 해결을 하셨나요?
임 : 첫쨰, 둘째날은 우리 비서가 집에서 속옷을 갖고 와서 의원회관 지하에 조그만 목욕탕이 하나 있거든요, 아침에 교대로들 했어요. 마지막날은 씻지도 못하고 옷도 못 갈아 입고 그랬지요. 새벽 3시 50분엔가 40분엔가 그 때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딴 : 외람된 말씀이지만 경위들한테 끌려나갈 때.. 살짝 봤습니다. 팬티..
임 : 그래요? 하하하.

 

딴 : 딴지일보도 보셔서 아실텐데... 저희 항상 하는 질문이, 팬티 삼각이냐 사각이냐. 뭐 입으세요?
임 : 하하하... 사각 입습니다. 사각.

 

딴 : 왜 사각 입으시나요?
임 : 그냥 편해서. 사각 입은지 오래 됐어요. 삼각은 이렇게, 꽉 죄서 불편하데요.

 

딴 : 국회에서 끌러나갈 때 그때 입고 있던 것도 사각이었나요?
임 : 계속 사각 입었어요. 하하...

 

딴 : 아까 홍보영상물도 그렇고, 이렇게 잠깐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탄핵 때 오열하신 모습처럼 꽤 감정이 강한 인물이다라는 인상이 드는데 정치라는 것이 감정적이기보다는 좀 이성적이고 냉철해야 한다고 보거든요. 근데 너무 감정이 격앙이 된 거 아니냐, 그래서 냉정한 결단보다는 감정적 사고가 훗날 정치인 임종석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 : 그렇게 생각은 하지 않는데요. 보는 사람마다 시각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정치는 우선 따뜻하고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먼저고 그 다음에 냉철한 이성과 정책적 능력 일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 견해는 그렇습니다. 그 상황에 가장 솔직할려고 노력을 했고 최선을 다해서 막으려고 했던 그리고 절망하고 무너져 내리면서 저도 모르게 터져나온 울음이기 때문에..

 

딴 : 그 울음이 자신이 의식하지도 못하는 순간에 터진 거군요?
임 : 아, 저는 의장석에서 지킬 때부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힘을 앞세워서 이루어지는데 그 때부터 제가 절규를 하면서 온 몸으로 저항을 하면서 막았는데 그러다 끌려나가 보세요.

 

딴 : 탈진하고 나서는 어떤 조치같은 거 취하지 않으셨어요?
임 : 누가 불렀는지 모르겠는데 의사가 왔더라구요. 진맥을 해보더니 혈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졌으니까 가서 좀 쉬라고 그랬는데 잠깐 원내대표실 갔다가 다시 올라왔어요. 근데 이게 그날은 저녁까지 몸에 경련이 일더라구요. 복부에도 경련이 일고 힘을 한 번에 너무 많이 쓴거죠 허허허.

 

딴 : 유시민 의원은 그날 총수님하고 전화통화하는거 잠시 엿들었는데 목소리가 아주 힘이 없으시더라구요.
임 : 하두 소리를 지르고 울고 다들 그래가지고 저도 목이 풀리는데 한 5일 걸렸어요. 완전히 쉬어 버렸더라구요.

 

딴 : 근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임종석 의원님의 지지율은 엄청나게 상승했어요.
임 : 하~

 

딴 : 그리고 그런 지지율 상승이 정치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계기도 됐거든요, 그렇다면 그 사람들을 계속 정치에 관심을 갖게 끌고가는 것도 임종석 의원님의 과젠데?

 

임 : 참 이게 그날 이후에 지지율이 올랐다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곤혹스러운데요 국민들의 지금 반응을 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탄핵한 거는 정말 그냥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들이 만들어낸 직선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탄핵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국민들이 이렇게 분노해 일어나는 거죠. 국민들은 훨씬 큰 것을 지키기 위해서 거리로 나선 거거든요, 근데 이 상황에서는 열린우리당이 그것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에 대해서 기대와 희망을 갖는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는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우리가 이 길에서 벗어났을 때에는 국민들 역시 우리에게도 가차없이 준엄할 심판을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두려운 거예요.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게 요즘이예요. 그러니까 정치인들이 일정시간 이상 정치를 하다보면 정치적 상대방만 보이고 국민을 자꾸 잊어 버리는 경우가 발생하잖아요, 그래서 중진 정치인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이유가 어느새 자기를 뽑아줬던 국민 또 정치의 본래 목적인 국민은 어디 가버리고 상대만 보이는 거예요. 그럴 때 무너져 내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일련의 사건이 저희한테는 정말 뜻깊은 교훈으로 남을 것 같아요.

 

이번 탄핵의 이유, 결국 국민은 개무시하고 상대방 정치인만 보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었던가.

 

딴 : 갑자기 표현이 좀 그렇긴 한데 우리 사회가 사건도 크게 일어나고, 어떻게 보면 에너지가 넘치는 사회라고 볼 수도 있잖아요.
임 : 정말, 다이내믹 코리아예요 진짜. 우리나라는 역동적이예요.

 

딴 : 요번 탄핵문제 때문에 해외에 계신 분들도 저희한테 메일을 굉장히 많이 보내 주시는데요, 의견들이 보면 쪽팔리다는 말도 많이 있는데, 반면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인들이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 200년을 고생했는데 한국은 30년, 40년만에 이루어지려고 한다,고 자랑스러워 하는 분들도 있어요. 민주주의가 요번 일을 계기로 해서 자리가 잡히게 될까요?
임 : 저는 그런 아주, 한국의 민주주의가 확고한 상식 위에 자리잡는 정말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렇게 생각하구요. 이번에 국민들이 보여준 촛불집회의 힘은, 이 사회의 모든 사람에게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다시 거꾸로 가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구나 하는 믿음을 줬다고 생각해요. 참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단하다는 자부심을 갖고...

 

또 하나 큰 자산이라면 이 과정을 통해서 10대, 20대가 교육이 됐다는 거. 그거 참, 이 나라 미래를 위해서는 정말 훌륭한 자산이 이번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렇게 생각해요. 그러니까, 제가 이런 표현을 쓰는데... 예전 70년대 선배들은,
7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그 시절에 운동을 했던 선배들을 보면, 좀 이렇게 비장하고 희생적인 걸 겪어 왔어요. 근데 우리 때, 80년대 90년대 때 오면 그 6월 항쟁을 겪으면서, 희생은 좀 물려받으면서도, 왜 우리도 그런 거 하면 감옥도 가고 그랬으니까. 그러나 6월 항쟁을 통해서 굉장히 어떤 승리와 낙관이라는 거를 민주주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워요. 근데 지금, 촛불집회 참여하는 10대 20대들 보면 인제 승리, 낙관, 이런 거를 물려 받은데다가, 재미를 거기다 붙였어요. 재미를.

 

딴 : 축제라는 느낌이 강하죠.
임 : 축제죠. 그래서, 야 참... 한국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딴 : 근데 일각에서는, 저번주 토요일 집회에서도 가수를 부른다든지, 이런 걸 두고 집회가 쇼로 변질되는거 아니냐 하는 지적도 있거든요. 그런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 : 이게 문화적... 문화 격찬데, 제가 보니까 좀 연배가 있으신 분들이나 단체의 어떤 책임 맡고 계신 분들이 자꾸 이걸 토론회나 연설을 통해서 이렇게, 그런 걸 강조하시는거 같고. 오히려 국민들은 이거를 축제 속에서 문화로 경험하고 있는거 같애요. 저는 일반 국민들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상황에서,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다 알아요. 국민들이. 아니까 거기까지 나왔고. 그러면 같이 그거를, 같이 노래 부르고 같이 춤을 추면서 확인하고, 또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게 복잡한 토론을 하는 거보다 훨씬 강한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딴 : 어쨌든 집회가 지금 굉장히 큰 힘이 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 나가고 싶으시죠?
임 : 한번 갔다 왔어요. 광화문...

 

딴 : 그런 행동들이 굉장히 조심스러울 것 같은데?
임 : 그래서 한번만 가고 안 갔어요. 우리 처하고 애는 맨날 가는데(웃음). 그냥 하루 가서, 안 돌아다니고 그냥 군중들 속에 같이 깔고 앉아 있다가, 주변만 이렇게 알아보시고. 인사도 하고. 한 한시간여? 한시간 한 일이십분 앉아 있다가 조용히 왔어요.

 

딴 : 느낌이 어떠셨어요? 국민들이 느끼는 것보다는 감정 폭이 더 컸을거 같은데...
임 : 아... 이렇게 큰 규모의 정치집회는 아마 6월 항쟁 있고, 그 다음에 효순이 미선이... 때도 이렇게 크진 않았죠? 아무래도 감회가 남다르죠. 그리고, 똑같구요. 그분들하고. 제 마음도. 그래서 같이 노래 부르고, 같이 너니나니 하고 싶은데(웃음) 조금 더 책임있게 행동할래다 보니까 저의 그런 욕구는 자제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또 우리 인터넷에도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그런 건 자제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고.

 

딴 : 민주당에서도...
임 : 하도 그걸 정치적으로 공격해대고 하니까.

 

딴 : 근데, 송영길 의원인가요? 당원들하고 같이 갔다고... 그건 굉장히 오해받을 소지가 많은...
임 : 오해 받은 건데, 그냥 거 만원씩인가 걷어갖고 갔다 왔두만요. 들어보니까. 아유, 요즘은 지역에서 유권자들이 절대로 공짜를 바라지 않습니다. 아주, 우리같은 사람한테는 선거 운동하기 진짜 좋아요.

 

 

딴 : 좀 전에 인터넷 얘기 하셨는데 인터넷 보시면서, 자기한테 어떤 부정적인 글들 있잖아요. 그런 건 다 읽어보시나요?
임 : 그럼요. 글이 읽어보면, 인제 부정적인 글들은 보면, 비판하는 글이 있고 비난하는 글이 있고 그렇죠. 근데 비판하는 글들이 훨씬 아프죠.

 

딴 : 반영을 많이 하시나요?
임 : 어유, 많이 생각하죠. 그냥 뭐, 덮어놓고 막 욕하는 사람들 꺼는 그냥 웃고 지나가는데, 진지하게 애정을 실어서 충고하는 분들의 얘기는 아프게 듣죠.

 

딴 : 어떤 내용이 주로 많은가요?
임 : 어... 근래는, 최근에는 역시 열린우리당이 지금 뭐 자만하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이야기 하고, 또 의원직 사퇴에 대한 얘기가 제일 많두만요.

 

그래서 의원직 사퇴 철회도 그렇고 요즘 열린우리당의 삑사리 나는 행보, 그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보기 시작했다.

 

딴 : 그래서 말인데 이번 야당의 탄핵 가결이 악수임이 드러났고 그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열린우리당이 잘해서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이 아니라 야당이 경악스런 장면을 연출했기 때문인데 그래서 이 인기도가 거품이 있다고 할 수도 있고 그렇기 떄문에 열린우리당이 한 번 삐끗하면 그 거품이 급속하게 빠질 수도 있는데 그런데 우리당이 어제만하더라도 의원직 사퇴 철회의사를 표명했고 또 야당에서 탈당하는 의원들을 대부분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 : 그 모야.. 탈당을 했다가 다시 복당을 하거나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 당이 다시 공천을 주는 일로 내홍을 겪고 있는데 그것은 다시 원칙을 세워서 바로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공교로운 것은 탄핵안 가결이후 후폭풍이 엄청나게 불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얘기 하신대로 열린우리당에 대한 온전한 지지라기 보다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에다가 인제 현 국면의 반사이익까지 보고 있는데 실제 우리가 공천관련해서 좀 잡음이 있고 내홍을 겪고 있는 거는 이게 공천 막바지라 그런 건데 상향식 공천을 열린우리당만 해왔잖아요. 근데 상향식 공천을 할 수 있는 진성당원이나 경험 또 관리감독기구 이런 것이 불비한 상태에서 이것을 결단을 하고 하다보니까 어려움이 많아요.

 

관리감독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또 불복사례도 발생하고 최종적으로 중앙당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 말이예요. 근데 이게 막바지에 이런 일들이 몰려있다 말이예요. 그래서 인제 우리 당원들이 와서 모 항의도 하고 잡음도 생기고 그러는데 국민들 눈에는 공교롭게 이 시점이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별짓 다한다 말이야, 이렇게 자만한 거 아니냐, 도덕적 해이에 빠진 거 아니냐 하고 국민들 눈에 비치고 있는게 참 안타깝고 아픕니다.

 

딴 : 그 말은 언론, 소위 말하는 조중동 쪽에서 과장되게 보도된 그런 측면들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임 : 그런 면도 있죠. 그러니까 분명히 제가 볼 때 저도 물론이고 지금 조마조마해요. 즐겁다기보다는 조마조마하고 우리가 그렇게 무력하게 무너져 내렸는데 국민들께서 이거를 두배세배로 다시 이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시는 걸 보면서 국민의 힘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단 말이예요. 그리고 그것이 그대로 우리당에 대한 지지는 아니라고 저희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조마조마하고 어려운 거예요, 대체로 그래요.

 

그런데 이 시점의 공천 막바지 인제 복잡하고 어려운 사례들만 모여있을거 아니예요 지금. 이걸 정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꾸 잡음이 일어나니까 국민들 눈에는 자만하거나 도덕적으로 풀어진 것처럼 보이는게 너무나 아프고 힘이 들어요.

 

그래서 달리 방법이 없어요. 더 원칙을 강하게 해서 하나하나를 보지 말고 열린우리당이 원칙을 갖고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는 신뢰가 더 중요하다, 이점을 저희가 자각하고 있고 또 당 지도부도 그렇게 할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잘못된 사례들을 바로 잡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좀 그렇게 봐주셨으면 하는..

 

딴 : 공천 취소됐던 분들이 그랬던 그 연장선상에서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보면은 대구북갑의 박승국 의원이
임 : (질문을 끊으며)근데 진짜 입당했습니까? 아닐 것 같은데요?

 

딴 : 입당원서를 내고 들어왔다고...
임 : 입당원서를 냈다는 거겠죠. 원래 정당이라는 것이 가입, 탈퇴가 자윤데 아마 본인이 입당원서를 냈다는 얘기겠죠. 당에서 누가 그거를 받아들였으리라고는 생각이 안 드는데요.

 

딴 : 근데 입당 발표하는 자리에 이강철 후보하고 이재용 후보도 같이 있었다고 하고
임 : 그래요?
딴 : 네.
임 : 그럼 그것은 중앙당에서 바로 잡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그건 지나치게 무원칙한 문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딴 : 우근민 지사같은 경우에는 그럼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 : 저희가 좀 보니까 지금 단체장들을 열린우리당이 영입할려고 하지는 않아요. 근데 이 그분들 입장에서도 탄핵에 대해서 탄핵이 무효다, 잘못했다고 분노하는 국민이 70%를 넘어서 80%가 된 조건에서 그분들인들 그것을 자행한 정당에 있고 싶겠습니까. 그래서 그분들 판단으로 한 것으로 보고 그분들이 당장 모 공천을 받을려고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걸 그 양반들이 무슨 비리의 혐의가 강하다거나 이렇게 흠결이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라면 당에서 오지 말라는게 어렵습니다.

 

딴 : 저희가 왜 자꾸 이런 질문을 드리냐하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탄핵정국 때문에 정치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이 정치에 굉장한 관심들을 갖게 됐는데 그 이면에는 도덕적인 측면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그동안 정치인들이 도덕적으로 타락해 있는 모습을 많이 보임으로해서 그 반발로 정치에 무관심했던 사람이 많거든요. 그런데 이번 탄핵 때문에 정치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가 도덕적인 청결함이라고 할까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크거든요.

 

임 : 충분히 이해가 되구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지금 어떤 이런 국면에서 당을 바꿔서 당장에 현실적 이익을 보려한다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은 단호하게 경계하고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아니고 지지의사를 표명하거나 또는 단순히 당적을 바꾸고자 하는 거라면 그 사람이 큰 흠결이 없는 한 정당으로써 이것까지 막기는 어렵다, 마치 이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3.12 쿠테타를 보고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로 돌아섰거나 아니면 이 정당들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이런 거랑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딴 : 박승국 의원같은 경우는 출마는 안 한다고 하더라구요.
임 : 그래도 그거는 좀 지나치게, 그거는 왜냐면 지금 중요한 기준은 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이 사안, 탄핵안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했느냐 하는 건데 박승국 의원은 그날 안 나왔나요?

 

딴 : 예, 안 나왔습니다.
임 : 아아, 그러면 그런 문제가 좀 있군요. 그러니까 지금 제일 중요한 기준은 탄핵안에 찬성했느냐, 반대했느냐가 가장 중요한 기준일 것 같구요, 박승국 의원은 안 했다면 요 케이스는 아닌데 그래도 이거는 좀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웃음). 제 개인적인 견해로 말씀드린다면 이 시점에 박승국 의원의 입당은 온당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터뷰 당일날 나온 요 기사를 보면 열린우리당측은 박승국 의원의 입당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해서 이번엔 정치인으로써의 임종석의 아픈 부분을 찔러보기로 하였다.

 

딴 : 이 질문은 좀 아픈 질문일 수도 있는데,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서 굉장히 반대하셨잖아요. 단식도 하고. 이게 안될 경우는 의원직 사퇴도 한다고 그랬고. 근데 결국은 당론이 파병 찬성 쪽으로 됐고, 임종석 의원님은 의원직 사퇴를 어제 일까지 해서 두번 안 지키신 셈이 됐는데요...
임 : 네... 재범이 됐습니다. 참... 이라크전 문제는 아픈데요, 지금도 제 개인 판단은 특별히 다른 게 없습니다. 처음에 단식했을 때나 지금이나. 그래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지난번에도 반대할 수밖에 없었고, 다만 의사표시를, 반대 의사표시를 하는 거 이상으로 강하게 할 수가 없었어요.

 

딴 : 당론이기 때문에?
임 : 당론이라기보다, 이것이 우리 정부로서 더 이상의 협상안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는 상황인식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처음에 이 문제를 단식을 하면서 치고 나갔을 때, 제가 거기에 분명히 정부 내에 강온 대립이 있었어요. 근데 국민들이 거세게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면서, 강경 라인들이 오히려 목소리가 잦아들고 정부내 소위 온건파가 주도권을 잡고 미국과의 협상을 해내서 추가파병안을 만들었는데, 더 이상의 안을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는 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더라고요.

 

딴 : 그렇다면 그게 협상능력 부족, 그런 문제는 아닐까요?
임 : 그것도 인제... 저는 그런 면에서 분명히 아쉽고. 근데 대통령이나 정부 내 일을 담당했던 사람들은 상당히 최선을 다했다, 이런 생각들을 갖고 계시데요. 저는 좀 아쉬운데... 그래서, 더 강하게 저항하는 것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 의사표시를 하는 이상으로 할 수가 없었고... 다만, 처음에 미국이 요청했던 게 만 2천, 3천명 규모의 사단병력이었고 적어도 7~8천, 6~7천 정도를 요구했던 걸 감안하면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또 한가지, 그 시점에 있었던 혼란이, 정부는 이게 평화 재건지원 부대다. 이렇게 주장을 했던 것인데, 제 시각으론 그거는 그렇게 해석하긴 어렵다. 제가 처음에 전투병 파병에 반대할 때, 뭐가 전투병이냐의 기준을 두가지를 얘길 했는데... 하나는 한 지역에 대한 책임을 통째로 맡아서는 피할 수 없다. 전투병 파병을 피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치안을 직접 담당하는 한 피할 수 없다. 이거였는데... 지금, 요즘엔 또 변화가 왔습니다마는. 키르쿠크 지역이 상황이 불안하면서.

 

딴 : 그렇죠. 오히려 지금 상황이 더 안 좋은 쪽으로 갔잖아요.
임 : 네. 그래서 일단 한 지역을 맡아 가기로 한 이상 최종적으로 치안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그냥 비전투병 파병이다, 또는 평화 재건지원 부대다. 이렇게 성격 규정하기는 무리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저는 생각하고...

 

아... 의원직 사퇴 약속은, 그건 정말 지키고 싶더라고요. 근데, 두달 남았을 시점인데 그 시점이. 두달인가, 석달인가. 그거 사퇴하고 출마를 안하겠다고 하면 말이 되는데, 두세달 남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다시 출마한다는 거는... 웃음거리 이상은 안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비판을 감수하는 게 더 솔직한 거 같고... 그래서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비판글을 제가 꼼꼼히 봤어요. 비판도 있고 비난도 있고, 그랬고요.

 

어쨌든 이번 3.12 쿠데타 후에 우리가 또 한번 이걸 번복함으로써 아주 뭐... 잘못하면 의원직을 상당히 가볍게 생각하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어서, 아... 이거 참 정치인의 말이 무섭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합니다.




 
 

 

딴 : 이게 정치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임 : 참 어렵네요... 아니, 인제 이렇잖아요. 하나하나, 껀껀이 상황이 발생하고, 또 종합적인 상황이 있는거 아니예요. 근데, 껀껀이 모든 상황이 다 내 소신과 맞는 쪽으로 결정날 리는 없거든요. 그럴 때, 그러니까 각 껀껀이 내 소신과 다를 때 어떤 태도를 취할 거냐. 다른 거 그냥 반대하면 책임을 다한 거냐, 아니면 격렬하게 저항하는 것이 책임을 다한 거냐. 아니면 그 건에서, 도저히 내 소신과는 어긋나기 때문에 직을 버려야 되냐. 하는 문제들이, 굉장히 어려운 문제로 오겠더라고요. 정치인한테는.

 

딴 : 단식하시기 전에, 어떤 상황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노무현 대통령은 파병하겠다는 느낌이 강했었잖아요. 그 후의 상황은 예측을 전혀 못하신 겁니까?
임 : 그땐 이랬어요. 노대통령께서 그 추가파병을 한다는 입장만 내고 아셈회의를 가셨잖아요. 근데, 대통령이 빈 사이에 몇몇 언론들이 완전히 뭐 만 2천명 규모, 7~8천명 규모의 전투병 파병을 미국과 이미 합의한 것처럼 막 그냥... 신문 1면에다 그냥 여론몰이를 해 놨잖아요. 그리고 이것을 외교국방 쪽의 좀 강경파들이, 제가 보니까 뒷받침을 하는것 같고. 그래서, 굉장한 위기감을 느꼈어요. 이거는 큰일이다 이거. 근데 국회의원이, 제가 뭐 중진도 아니고 제가 기자회견 한다고 해서 갑자기 언론이 주목해줄 리도 없고. 이건 안되겠다고 소리를 질러야겠는데...

 

딴 : 그 방법으로 단식이 최고 효과를 내겠다는 판단이셨나요?
임 : 내가 가진 거를, 어떻게 하면 내 목소리에 주목해줄 거냐. 해서 무기한 단식을 한 거고, 볼륨을 좀더 높여 볼려고 의원직을 걸은 거죠. 그리고 만약에 만 2천명, 7~8천명 이런 규모의 참전이 이루어진다면, 이거는 의원직을 버려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을 했구요.

 

근데 인제 그게, 다시 협상이 이루어지고 뭐 조정되고 조정되고 하면서 아주 참... 발을 넣기도 어렵고 빼기도 어려운 이런 상황과 딱 물린 거죠. 요거 자체로만 놓고 보면 내 소신과 어긋나는데, 그렇다고 이걸, 이 문제 때문에 전체 상황을 흔들어 버리기에는 전체 상황도 굉장히 중요한. 정권의 기반도 취약하고, 이걸 바꿀 수 있는 선거가 또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어떤, 말과 행동의 어떤 강약을 조절한다는 게 참 어렵더라고요.

 

딴 : 개인적으로 단식을 처음 하신 건 아니죠?
임 : 저는 단식을 3일짜리밖엔 안해 봤어요. 제가 워낙 단식을 반대하는 쪽이라, 감옥 3년 반을 살면서도 항상 난 반대 쪽이었거든요. 제가 자청해서 이렇게 긴 단식을 해본 거는 처음이죠.

 

딴 : 뭐가 제일 먹고 싶던가요?
임 : 단식할 때마다 늘 그게 이상해요. 짜장면, 라면이 그렇게 생각나는데, 막상 끝나면 또 먹기가 싫어요.
일동 : 하하하하

 

정치는 따뜻하고, 진실하고 감정적이어야 한다는 임종석 의원. 그러나 이라크 파병안에 대해서 의원직 사퇴를 걸고 단식을 했던 것, 의도가 어떻든 간에 결과적으로 약속을 번복했다는 점, 그리고 의원직을 가볍게 본 점은 일종의 감정이 앞서 손해를 본 경우다. 감정을 중시하는 임종석 의원이 앞으로 경계해야 할 점이 아닐까.

 

그럼 임종석 의원의 정치적 포지셔닝은 어디에 위치할까.

 

딴 : 정치가 어떤 라이벌 개념을 만들고, 그걸 통해서 이슈를 만들고 그런 경향이 강하잖아요.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고... 그렇다면 임종석 의원님 대척점에 있는 의원은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임 : 하이고...

 

딴 :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직접 가서 인터뷰를 하려구요.
임 : 하이고 아직 뭐... 그럴 주제도 아니고...

 

딴 : 말씀 안 해주신다면 그럼.. 저 새끼는 좀 때려잡아 줬으면 좋겠다, 그런 대상이라도 있으면...
임 : 허허허... 없어요. 그게 뭐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지,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길이고, 그러나 그게 누가 될지도 아무도 모르는 거죠.

 

딴 : 아직 초선의원이지만 그래도 많은 주목을 받아온 편이고, 이런저런 활동도 꽤 활발하셨던 편인데, 4년이라는 시간이 어떤 대척점이 만들어지기에 불충분한 시간이 아니라고 보이거든요.
임 : 음 그래도 특별히 뭐, 누구나 이렇게 제가... 뭐 어느 정도 중진이 되고 그래야 그런 게 생기는 거 아닌가요?

 

끝내 말을 안해준다. 그렇다면 에둘러 갈 것 없이 직접 물어보는 것이..

 

딴 : 한국의 정당이 서로 다른 이념이 있어서 나눠진 것이 아니라 당리당략에 따라서 당이 나눠진 건데 열린우리당도 사실 정동영 의장 같은 경우는 오른쪽에 있고 김근태 의원님은 왼쪽에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임종석 의원같은 경우는 자신의 포지셔닝에 어디에 있다고 보나요?

 

임 : 하하하. 지금 우리나라 정당을 보수 대 진보로 나누기는 어려울 거 같아요. 정당이라는 것이 그 나라의 정치적 과제에 따라서 역사가 있는데 우리들한테 보수, 진보의 구분보다도 더 정당사를 결정했던 변수는 지역주의죠. 그래서 저는 이번 선거에서 지역주의가 극복되기를 바라고 극복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야 합리적으로 정치가 변하는 거예요. 정치가 합리적으로 변하고 룰이 지켜지면 저는 정책이 가장 중요한 정당을 구분하는 준거가 되리라고 봐요.

 

그래서 앞으로 정책에 따라서 정당들이 좀 재편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어떻게 보면 열린우리당은 개혁정당이긴 한데 이념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진보정당은 아니죠. 진보정당은 아마 민노당을 위시로 해서 좀 더 지금 좌파로 분류되는 정당들이 앞으로 좀 균형감각을 갖게 되고 사회전반적인 이슈에 대해서 자기 입장을 정책화하게 된다면 그 쪽이 진보정당으로 분류가 되겠죠. 지금은 아직까지 진보 대 보수의 대립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개혁과 수구, 아직도 이게 더 주요한 대립구도 같아요. 거기에 진보세력은 정당으로써 성장해오고 있는 쪽이죠.

 

딴 : 완결된 이상적인 형태의 정당으로는 보지 않으시는군요?
임 : 그렇죠, 이건 모 지역주의를 우리가 이번에 극복하고 다시 우리가 그러한 어떤 불합리한 구조를 돌아가지 않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 열린우리당도 이후 어떤 정책에 따라서 일부는 다시 재편될 여지를 안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딴 : 그러니까 그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임의원께서는 어느 정도 포지셔닝을 정하고 계신가요, 이를테면 왼쪽 70%라든지?
임 : 음.. 글쎄요 다시 얘기하자면은 자꾸 다른 준거로 얘기하니까 어려운데 현재 우리나라 제도정당 안에 집권 가능한 정당 안에 진보 대 보수의 구분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념적으로 보면 대체로 현재 제도정당은 다 보수정당이죠. 근데 원래 보수라는 것이 어떤 도덕과 전통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것이 아닌 한나라당은 저는 보수정당이 아니라 수구정당이라고 보는 것이고, 열린우리당이 지역구도를 극복하고 자리 잡게 된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보수정당에 가까운 정당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아마 그런 구분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열린우리당도 분화될 여지를 안고 있다 이런 거고 그런 경우에 저는 어떠냐 이런 말씀이신가요?

 

딴 : 네, 그렇게 이해해주셔도 되고...
임 : 아... 조금 더 그런 구도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면, 저는 조금 더 진보적인 실험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예요. 그러나 기왕에 정치를 시작한 이상, 집권 가능한 대중정당으로서의 자기 위치를 지켜가면서 이렇게 단계적으로 해나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기왕에 제가 지금, 완전히 좌파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한게 아닌 이상, 저의 어떤 변화나 변신은 일반 대중의 눈으로 이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부분이다. 사실 한국의 정당은 이념이 아닌 일시적인 목표에 따라 뜻이 맞는 정치인들끼리 헤쳐모여한다는 개념이 강하다. 그리고 이런 어긋난 정당의 개념이 오히려 정당간의 당리당략을 더 키웠고 이번 탄핵도 이에서 비롯되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점에 비추어 볼 때 임종석 의원도 현재, 한국의 정당이념에서 크게 벗어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딴 : 성동갑이셨죠?
임 : 이쪽이 을이예요.

 

딴 : 원래 성동갑에 공천되지 않으셨어요?
임 : 아.. 그건 좀 오버였던 거 같더라구요. 여기서 인제 갑을이 지역에서는 구에 선임동이라는게 있어요. 뭐냐면 성동구에 동을 써내려갈 때 어느 동부터 쓰느냐가 있는데 여긴 왕십리동부터 쓰거든요, 원래 행정적으로 보면 이쪽이 갑이 됐어야 맞아요. 그래서 지역구민들은 이쪽이 갑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선관위는, 선거구 확정위원회는 15대 그대로 정해 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갑을까지 그대로 정해져 버린 거예요. 옛날처럼 나누는 거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갑을은 그냥 행정적으로 맡겨서 해야 할 일이었는데 그냥 정해져 버린 거예요.

 

딴 : 근데 한나라당에서 김동성 변호사가 공천되지 않았습니까, 저희가 보기에는 다분히 표적 공천성이 짙은 그런 걸로 보이는데 처음에 그런 거 때문에 김동성 변호사를 성동갑에다 공천을 했다가 아마 그런 거 때문에 을로 바꾼 모양이죠?
임 : 그건 아니구요. 김동성 변호사가 저랑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아요. 하하.

 

딴 : 친해요?
임 : 아뇨, 친한 건 아니고 그렇게 사귈 기회는 없었어요. 분구가 지금처럼 된다는 거를 전제로 김동성 변호사는 이쪽이 아니라 저쪽에 공천심사를 했어요.

 

딴 : 그러니까 현재의 성동갑 지역?
임 : 그렇죠. 저는 원래 이쪽을 사무실도 집도 여기니까 여기 뛰고 김동성 의원을 다른 쪽에 공천을 했다가 한나라당에서 거기에 김태규 후보를 공천을 하고 김동성씨는 이리로 밀려온 거예요.

 

딴 : 김태규 후보도 저희가 알기에는 낙하산 공천으로 알고 있는데?
임 : 그랬죠. 그래서 지금 이세기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고 한게 그런 공천과정의 비합리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무소속을 하겠다고 계획을 하고 계시죠.

 

딴 : 어제 YTN의 백지연씨가 진행하는 프로를 우연히 보게됐는데 임종석 의원님이 나오시더라구요. 그 다음이 한나라당의 고진화 위원장이었는데 둘이 굉장히 친하게 인사를 했다는 대목이 나오더라구요.
임 : 네, 잘 알아요.

 

딴 :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하고 친한분들도 많을 테고 한데 탄핵에 대한 그 분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임 : 굉장히 곤혹스러울 거예요. 그러니까 그분들이 한나라당을 선택했던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죠. 아마 그분들은 그분들 나름대로의 친소관계나 또 정치를 해온 역정 때문에 한나라당을 선택하게 됐을텐데 아.. 역시 정당은 친소관계나 자기 이해관계보다는 정체성 문제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딴 : 합당 때문에 꼬마 민주당에 있다가 한나라당으로
임 : 네, 그런 분들도 있거든요. 근데 노대통령은 그 당시에 그거를 안 따라 간 거 아니겠습니까, 부정한거고 그리고 그 때 갔던 분들 중에도 지난 번 신당 만드는 과정에서 탈당하신 분들도 있고 몇 번의 안 갈 기회, 탈당할 기회 이걸 그분들 스스로 결단을 못한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 처지가 지금으로서는 참 곤혹스러워 보여요. 좀 안타까워요. 원외 의원장분들 가운데 참 좋은 분들 계시거든요. 그러나 정당선거라는게 인물만 보고 뽑는 것도 아니고 정당만 보고 뽑는 것도 아니고 종합적으로 보고 뽑는 거기 때문에 더군다나 이 국면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벌인 잘못이 워낙 커서 당이 여기에 대해서 여전히 국민들의 어떤 마음과 거꾸로 가면은 그 분들이 고전 할 거 같애.

 

딴 : 그런 분들도 있고 또 그런 분들하고 원래부터 관계도 없었지만 연배가 비슷하니까 얼레벌레 한나라당 소장파로 엮인 분들도 있는데
임 : 한나라당내에 소장파로 분류되는 젊은 수구세력이 분명 있습니다.
딴 : 누구죠?
임 : 하하하. 제가 이름까지 거론하기는 어렵고. 진짜 이건 경계해야 합니다.

 

딴 : 추미애 의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 : 하하...(진땀) 안타깝기로 하면 제가 제일 안타까울거 같애요. 이런... 아까 제가 그런 얘기를 좀 했잖아요. 정치인이 별거 아니거든요. 국민이 뽑아주면 되고 안 뽑아주면 떨어지는 그런 존재예요. 그러니깐, 대의제에서 다수의 의견을 대리하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하지만, 국민의식이 이만큼 성장한 상황에서 어찌 보면 동시에 심부름하는 사람이기도 하단 말이예요.

 

그런데 인제 그 상징성과 전체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다른 말로 중진대접을 받으면서부터 자주 정치인들이 착각하게 되는거 같애요.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게 되고, 민심의 바닥을 접할 기회가 점점 적어지고, 또 당장 경쟁자가 눈에 보이고. 이러면서 굉장히 증심을 잃게 되는 거죠. 지금 그런 혼란 속에 빠져있는게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몇번의 판단을 그르치고 혼란에 빠져있는 상태다. 이렇게 봐요.

 

그래서 저는, 제가 인제 후배로서... 참 얼굴이 너무 많이 알려져서 이렇게 제약이 있을 텐데, 지역 바닥 민심들을 있는 그대로 접하는 기회를 좀 많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러지 않으면 정치인은 누구나 무너질 수 있는 거거든요. 정치인이라는 게 제가 보니까, 그런 말이 있잖아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정치인이. 그건 인제 부패 얘기를 다룰 땐데, 그 말고도 정치인은 교도소 쪽으로 안 떨어져도 반대쪽으로, 반대쪽은 낭떠러지예요. 그러니까, 왼쪽으로 떨어지면 교도소고 오른쪽으로 떨어지면 낭떠러지라고.

 

아차 해서 부패와 부적절한 행위를 해도 가는 거지만, 정치판단 한번 잘못 하면 그냥 낭떠러지예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일수록 한번 실수에 무너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인지도가 올라가고 영향력이 커진다는 건 정치인에게 매우 두려운 일이예요. 그렇게 좋아할 일이 아니라구요. 정치를 하는 이상 불가피한 길이지만, 자기 영향력이 커질수록 바닥으로... 민심의 바닥에 흐르는 이 흐름을 놓치면 그건 뭐,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는 거죠.

 

딴 :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다 그런 케이스로 봐야 될까요?
임 :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국면에 매몰돼서 노대통령에 대한 어떤 섭섭함, 또 열린우리당에 대한 미움, 그다음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위기감. 이 상황에 너무 매몰돼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아주 평균적인 사람들 정서에서 결정적으로 멀어졌다. 이렇게 생각해요. 정치인이 말이죠, 왜 자꾸 어떤 혼란이 오냐면 자기를 지지하는 지역구, 혹은 지역에 일정층 이상의 사람만 자꾸 접하게 된다구요. 그러니까 착각이 오는 거예요.

 

딴 : 임의원은 그럼 민심을...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많으신가요, 아니면...
임 : 저도 사실 뭐 대선 치르고 또 지금 열린우리당 신당 창당하고, 이런 과정들 겪고 하면서 지역구를 많이 못 다닌 편이예요. 그래서, 이번 일로 결정적으로 그런 문제들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반성하고 있고...

 

민심은 자꾸 들을라면 들려요. 뭐 어렵지 않아요. 별로 방법이 있는게 아니예요. 자꾸 들어볼라고 하면 들리고, 안 들으면 안 들리고 그래요. 시장에 가서 그냥, 대포 한잔 하면서 들어보면, 몇군데 가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때로는 그 정도도 사람들이 소홀히 하고 있는 거죠. 막 지나가 버리면요, 안녕하세요 인사 하면 다 받아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무 말도 안해요. 몰라요, 그러니까.

 

근데, 많이 만날려고 하지 말고 만나서 그사람들 얘기를 들어줄 생각을 해야 돼요. 한 5분만 서서 대화를 나누면 진짜 얘기가 나온다구요 인제. 우리가 지역을 돌아다니면, 지나가고 나면, 나중에 그런다구요. 지 얘기만 할라면 뭐하러 돌아다녀. 그런다는거 아니예요.

 

딴 : 그렇다면 이건 어떠세요, 요번 탄핵을 계기로 패러디 문화가 부쩍 수면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 패러디도 일종의 민심 반영인데 이게 선거법 위반이라고 선관위가 입장을 표명하고 있거든요.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 : 아, 그거야 두말할 것도 없이... 뭐야, 너무 박제화된 제도나 법을 보는 느낌이예요. 그러니깐 그 취지가 더 중요한 것인데, 본 취지는 어디 가 보리고 자기가 책임있게 상황을 해석하고 뭔가 이렇게 발전시키는데 역할을 할라고 하지 않고 그냥 이... 펜대만 굴리고 있는 거예요.

 

제가 지난번 선거할 때 겪은 건데, 김밥하고 떡은 다과고 전은 음식이예요. 그러면, 그걸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근데 선거관리위원회가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고요. 그래갖고, 3천원 미만의 다과는 대접할 수 있다고 해갖고 그때는. 오전 내내 집에서 전을 부쳤는데 전은 음식이라고 그래서 어디 농사짓는 데 싹 실어다 줘 버리고...

 

허, 그래서 저는 그만큼 코메디라고 생각해요. 인터넷 패러디를 갖고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 거는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아니, 자발적인 정치참여를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참여정치시대 최고의 덕목 아니예요? 근대 그거를 오히려 막는 방향으로 법을 적용하고 해석한다는 건 참...

 

그가 생각하는 동료 정치인들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딴 : 저희가 보통 정치인들 인터뷰를 하면 동료 정치인들에 대한 20자 평을 부탁드리는데... 제일 먼저 전여옥씨에 대해서 20자 평 부탁드릴께요.
임 : 글쎄요, ...말 만드는 재주가 없어갖고 말이야. ...
딴 : 힘드신가요? (웃음)
임 : 그러니까, 남을 비판하는 말이 아프지 않고 짜증이 나요.

 

딴 : 비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전여옥씨 한나라당에 입당하기 전에 박근혜 의원 아니 이제는 대표죠, 굉장히 씹었단 경력이 있구요, 참 묘한 경우가 됐는데 영남의 공주라는둥... 그런 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 : 말을 조심해야죠. 그 양반이 대체로 남에 대해서 얘기할 때 비판보다는 비난하는 쪽이죠. 그러니까, 말이나 글이 자기를 향해서 어떤 지적을 할 때, 대체로 아프면 비판이구요, 짜증나면 비난이예요. 하하하.

 

근데, 지나친 독설을 하죠. 근데 그거는 자기와 생각이 똑같은 사람들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줘요. 그런 식의 어떤 비난성 독설은 자기하고 생각이 똑같은 사람들에겐 카타르시스를 주는데, 그 외의 어느 누구도 설득할 수 없어요. 그 비판을 받는 대상도 설득을 못하고, 그거를 구경하는 중간 입장의 사람들도 설득이 안 된다구요. 그러니깐, 자기가 그런 얘기를 왜 하는지 한번 더 생각해봐야 돼요. 독설을 하는 사람들은.

 

딴 : 매니아들도 좀 있더라고요.
임 : 그렇죠. 거 그쪽으로 따로 사이트를 만들어서, 그쪽 가서 몰려들 있으면 그거는 구경할만 할 거 같은데(웃음).

 

딴 : 공당의 대변인이 되기에는 적합치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
임 : 뭐... 한나라당이 선택한 거니까. 박영선 대변인이 얘기 참 잘하셨더만요. "한나라당에 맞게 잘 하리라 생각합니다". 하하하...

 

딴 : 전여옥 대변인과 박영선 대변인의 차이는 그럼...
임 : 진실을 전달하는 능력에서 차이가 난다고 봐요. 요새 국민들이 무섭습니다. 신문을 하루 이틀만 안 보면, 나가면 대화가 안 돼요. 정보량이 제가 딸려서.

 

딴 : 홍사덕 의원은...
임 : 음... 왜 이렇게 왔다갔다 하시죠, 그분은? 하하하.

 

딴 : 조순형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 : (허탈하게) 허허허.
딴 : 어려우세요? 제일 곤욕스러워하시는 거 같은데...
임 : 아니, 이해가 안 돼요.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원래 그러셨던 건지...

 

딴 : 같이 민주당에 계실 때는...
임 : 아... 바른 분이라고 느꼈는데, 대신에 이... 조직 사회를 위해서 같이 책임져 줘야 할 때는 참 이렇게 어깨를 내주지 않는... 분이예요.
딴 : 독고다인가요?
임 : 좀 그런 편이죠.

 

딴 : 최병렬 대표는...
임 : 일관돼서 좋던데요.
일동 : 음화하하하.
임 :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게 좋은 거 아닌가요?

 

딴 : 유시민 의원은?
임 : 아, 유시민 의원... 음...
딴 : 같은 편이라서 더 힘든가요?
임 : 하하... 아, 유시민 선배는... 같이 있으면 진짜 재미있어요.

 

딴 : 김근태.
임 : 말 참 어렵게 하시죠(웃음).

 

딴 : 정동영.
임 : 야, 그거 진짜 힘든... 민감한...(웃음) 음.. 앞으로도 몇번의 함정을 더 잘 피해가셔야 할 분이죠.
딴 : 정동영 의장 얘기하다 보니 궁금한게 있는데, 이미지 정치 많이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거든요.




 
 

 

임 : 음... 그분이야 이미 이제 대권을 마음에 두고 있는 분 아니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몇번의 함정을 더 극복해 가셔야 할 거예요. 지금 얘기하신 대목도 여러 군데서 나오는 이야기기 때문에 잘 극복하셔야 되고... 뭐 정동영을 모르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래서, 더 많은 인지도나 인기가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국가운영의 뼈대가 되는 문제들이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좀 이렇게, 분명한 당신 생각을 잘 정립하셔서, 일관되고 책임있게 그걸 주장하는 정치를 보여주신다면 좋을거 같애요.

 

그러니까 저는 인제 그분을 평가하는 거는, 제가 뭐 고작 4년 해보니까 정치라는 게 여러 가지가 어려운데, 정말 어려운 것 중의 어려운 게 대중성이예요. 왜냐믄 투표라는 방식을 통해서 선출하기 때문에, 대통령까지도. 우리 김근태 대표같은 경우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게 대중성이라고 전 생각하거든요. 그래 이것이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거예요.

 

딴 : 정치적 결벽증과 관련된 문제인가요?
임 : 그건... 하여간 별개의 덕목이예요. 정치인은 책임있게 자기의 어떤 철학과 정책을 닦아가는 것만큼이나 책임있게 대중성 관리를 해야 한다고 봐요. 이건 정치인이 타고난 운명이고, 이것을 못해서 자기의 철학과 정책을 펼 수 없다면 그거는 미래가 없는 거죠.

 

딴 : 카리스마 부족일까요?
임 : 그런 것도 비슷한 이야기일 수 있어요. 근데, 김근태 대표가 카리스마가 없냐 하면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는, 민주화운동 과정을 거쳐온 거 보면, 그분은 안 흔들려야 할 때는 안 흔들리는 자기 카리스마가 있단 말이예요. 근데 제도정치권에 들어오셔서, 모든 거를 지금 상향식으로, 모든 정치도 지금 변해가고 있잖아요. 다 투표를 통해서 뽑는다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대중성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또 하나의 덕목이예요. 그런 면에서 정동영 의장은 탁월하죠. 그러니까는, 하느님이 공평한 거예요. 항상 한쪽에 숙제를 남겨놓는 거죠.

 

뭐 총선이 끝나고 다음, 남은 노대통령 임기 4년도 우리한테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겠지만, 또 다음 대권구도가 짜여져 가는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을 거 같애요(웃음).

 

원래 1시간 정도를 예상한 이너뷰였는데 2시간이 다 되어가자 보좌관이 들락날락 임종석 의원에게 다음 약속을 계속해서 환기시킨다.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딴 : 앞으로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은 어떻게 될까요?
임 : 민주당은 전 일어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고. 민주당은 가장 열렬히 지지하던 분들이 마음을 돌린 것이기 때문에 그건 뭐... 민주당은 자민련 수준으로 전락할 거라고 봐요. 그리고, 한나라당은 다시 결국은 정비를 해 가겠죠.

 

딴 : 마지막으로, 독자들을 위해서 한말씀...
임 : 에... 지난 대선 때 한번 경험을 했고, 이번 탄핵안가결 이후에 또 한번 경험하면서, 이 네티즌의 존재 말이예요. 그것이 갖는 영향력에 대해서 정말 실감하게 됐어요. 네티즌이라는 이름의 사회적 영향력, 정치적 파워가 지금 붙은 거예요 인제. 그래서, 그만한 어떤 긍지를 네티즌들이 가질 만하다. 동시에, 어떤 파워가 붙는다는 것은 항상 부담스러운 게 책임감이거든요. 인제 이렇게 웹서핑을 하다 보면, 점점 네티즌 파워가 커지면서 책임도 커지는데, 내부의 어떤 최소한의 윤리랄까? 규율이랄까. 소위 진실성의 문제. 이거를... 무식하게 뭐 전부 실명으로 하자, 이렇게 해서 풀 문제는 아닌거 같고, 그거는 오히려 네티즌 문화를 약화시킬거 같고...

 

스스로, 압도적인 문화로 그런 거를 제어해갈 수 있는 이런 게 인제는 더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어요. 엊그제, 지난주 토요일날 촛불집회에 그 바둑판 모양으로 통로를 내는 걸 보면서, 저는 압도돼 갖고... 그걸 화면으로 봤는데도 믿기지가 않고. 군대도 아니고 말이예요. 거기 가면 평화가 있고 질서가 있단 말이예요. 누구나 그래요. 우리 지역에서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이야기한단 말이예요. 재미가 있고 평화가 있고 질서가 있어요. 거기는. 그 많은, 20만 가까운 군중이 그거를 그렇게, 세상에... 바둑판 모양으로 통로를 내는 그걸 보면서, 스스로 자위대를 만들어서 조선일보를 보호하고...(웃음)

 

근데, 마찬가지로 인터넷 문화, 네티즌들이 스스로 그런 어떤 걸 만들어서 좀... 왜냐면, 짜증나는 글도 많거든요. 그게 사람 힘빠지게 해요. 우리같은 사람들도 홈페이지에 충고나 분노의 내용은 도움이 되는데, 때로는 욕도 메시지가 있기 때문에 괜찮아요. 근데 욕도 아닌 글들이 있어요. 그건 그냥, 욕이라고 하기에도 훨씬 저질인... 욕보다 훨씬 저질인 글도 많아요. 그러면 그런 거는 참 힘빠져요. 그러니까, 그런 어떤 성숙한 문화를 어떻게 만들까. 이런 거 한번, 딴지일보가 한번 네티즌들을 딴지를 걸어보면 어떨까(웃음).

 

딴 : 이런 답변을 듣고 나니까 의아한 게, 이 네티즌이 갖는 힘이라는 게 막강하다는 게 입증되긴 했는데 그것땜에 오히려 어떤 사안에 대해서 네티즌들이 집단을 이뤄가지고 공격을 할 경우, 그게 올바르다 올바르지 않다 이걸 떠나서 일단 네티즌들이 그 문제에 대해서 항의를 하니까 아, 이게 문제시되는구나. 해서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한 충분한 생각 없이 네티즌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바뀌는 과정들도 꽤 있거든요.

 

임 : 아, 있죠. 그것도 일종의 파퓰리즘이죠. 경계해야죠. 그러니깐, 일시적으로 잘못된 여론이 형성될 수가 있다는 거는 우리가 늘 경험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원칙없는 파퓰리즘은 항상 위험한 거죠. 그거는 뭐... 경계해야죠(웃음).

 

 

 
 

 
본지가 임종석 의원을 만난 건 그가 단순히 이번 탄핵정국이 낳은 스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상승이 열린우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한민련이 너무나 뻘짓을 했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이듯 임종석 의원을 향한 지지 역시 온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남겨진 과제는 이렇게 얻어진 지지를, 무관심에서 정치로의 관심으로 귀환을 감행한 이들의 지지를, 일시적인 것에서 어떻게 지속적인 성격의 것으로 전환시키냐 하는 것.

 

하지만 임종석 의원이 이번 이너뷰에서도 밝혔듯, 이들을 끌어안을 구체적인 방안은 없었다. 열린우리당도 그렇지만 갑작스레 몰려든 지지율에 어안이 벙벙한 듯한 모습이다. 꽁으로 얻게된 지지율로 인해 17대 총선에서 제1정당으로 등극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 하지만 그것이 앞썰했듯, 소속팀 선수의 골이 아닌 순전히 자살골에 의해 얻어진 결과인 탓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이다.

 

그만큼 높아가는 국민의 바램에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결정적인 반증이라고 하겠다. 정치철학의 부재.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 하지 않았나. 결국 임종석 의원에게 있어 이번 탄핵의 반사이익으로 얻게된 지지율 상승은 눈앞에 다가온 17대 총선에서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결집된 상식에 기반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어떤 구체적 모습으로 실현하느냐 하는 것이 시대가 그에게 그리고 열린우리당에게 남긴 사명일테다.

 

이번 탄핵 정국에서 뜨거운 가슴을 보여준 그, 이젠 차가운 머리를 보여줄 때다.

 

 

 
딴지 특별이너뷰 팀
나뭉(namung@ddanzi.com)
안전빵(comblind@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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