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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검열] 정치쑈! <4.15>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2004.4.18.일요일
딴지 편집국


관객들로 하여금 예측불허의 긴장과 커다란 웃음보따리를 안겨주었던 정치쑈 <4.15>가 드디어 전국순회를 마치고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이에 <4.15>의 정치쑈사적 의의를 평해보고자 한다.

 

 

<4.15>쑈는 1년 전부터 대북송금특검, 정치개혁법 개악, 신자유주의적 노동탄압, 감독의 친인척비리, 감독의 정치쑈적 실언을 필두로 화려한 예고를 선보인 바 있었고, 3.12 탄핵사태라는 초대형 울트라 스펙타클 예고를 정점으로 관객들을 흥분의 도가니탕으로 몰아갔다.

 

또한 초호화 캐스팅도 이 쑈가 대성공하게 했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주요 캐스팅으로는, 비록 쑈에서는 감독과의 불화로 관객들의 주목을 이끌지 못했지만, 예고편에서 자신이 프락치인 줄 모르면서 프락치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진정한 프락치라는 걸 각인시켜 주는 연기를 기막하게 소화해 감독을 크게 흡족시켰던 조순헝, 최빙렬, 홍사떡 등을 비롯하여, 이번 공연에선 비록 감독과 관객들로부터 팽당했지만, 한결같은 색깔연기와 꼬투리 물고늘어지기, 그리고 지역주의라는 30년 묵은 정치쑈 연기관으로 엑스트라 연기의 진수를 묵묵히 보여준 김종삘 옹이 있었다.

 

그리고 최고의 마술쑈를 선보인 박끈혜, 추미해도 감독을 크게 흡족케 했다는데, 특히 <4.15>를 통해 대스타로 자리매김한 박끈혜는 눈물연기와 미소연기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사상 최초로 천막을 소품으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박끈혜 마술사는, 5.16, 유신독재, 12.12, 등 각종 탄압과 오욕으로 점철된 40년 세월에 5.18, 6.10 각종노동운동, 학생운동, 농민운동, 여성운동 등에서 너무도 소중했던 관객들 피와 땀, 죽음 그리고 최근까지 행해진 각종 부패와 비리의 역사를 딴 거 필요없이 천막과 회초리라는 달랑 두 개의 소품으로 한꺼번에 관객들의 머리에서 없애버리는 전대미문의 마술쑈를 선보여 데이비드 카퍼필드조차 혀를 내두르게 하였다는 후문이다.  

 

이 마술쑈는 일부 수도권과 영남권의 관객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어 공안검사출신이자 쑈계의 저격수라 불리는 연기자인 정헝근, 언어의 여왕이자 좃선의 국모인 젓녀옥, 쑈계의 구원투수 홍준뾰, 한때 비리로 쑈계에서 쫓겨났다가 어느 단체보다 용서 잘하고 잘 까먹는 생태를 가지고 있는 선량한 기존 수구연기자들에 의해 복귀하여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박희떼 등, 마술사 따까리들을 다시금 스타의 반열에 올려 세웠다.

 

한편, 문규현 신부와 수경스님의 경건했던 삼보일배를 정치쑈의 특수기법으로 도입해 화제를 뿌렸지만, 결국엔 정치쑈계 개편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이는 추미해도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쑈의 핵심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쑈의 대성공의 뒤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각본있는 드라마를 엮어낸 감독 노무헌과 조감독 정똥영, 그리고 유쒸민을 비롯한 따까리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한때 정치쑈적 실언으로 정치쑈계에서 추방당한 노감독의 쑈계 복귀를 모토로 내세운 조감독을 비롯한 따까리들은 이번 쑈의 대성공이라는 원대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초호화 예고편 <3.12>에서의 대성통곡 작전과 무대포로 3.12알리기 작전, 사표심리 작전, 거야부활론 작전으로 중무장하여 끝내 쑈의 대성공을 이루어 내었다.

 

쑈의 마무리를 악어의 눈물로 장식했던 정똥영 조감독의 눈물 또한 백미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속내를 비치고 있진 않지만, 노감독은 박끈혜, 정똥영, 김종삘, 추미해 등 연기자들의 노고를 치하할 것이며, 다음 작전으로 자연스레 정치쑈계로 유유히 복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편 이번 쑈의 옥의 티로 평가받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연기자들의 출연도 관심을 끌고 있는데, 작년에 있었던 정치쑈 연기자 출연법을 기존연기자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어 관객들의 비판을 받았지만, 이를 무마하고자 언더그라운드 연기자들의 활로를 아주 쬐끔 열어주는 넓은 아량을 펼치신 기존 연기자들로 인해 이 쑈에서 10명의 언더그라운드 연기자들이 출연하게 된 것이 그렇다 하겠다.

 

대표적 스타로는 행복과 살림살이 멘트로 이미 알려진 바 있던 권영낄, 구로동맹파업쑈에서 이름을 날린 심샹졍, 일명 적두장군이라 불리는 단뼝호, 어록의 화이트홀로 유명한 노회짠 등이 대표적 언더그라운드 연기자들이다.

 

이미 이들은 5만 여명의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오로지 무뚝뚝한 연기로만 일관해 온지라 이번 쑈에서 기라성같은 대스타들의 화려한 연기를 능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예상외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어 4년 후에 있을 정치쑈에서 그들의 무뚝뚝한 연기가 얼마나 더 많은 관객들을 무뚝뚝하게 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관객들로 하여금 감독의 전략을 내면화시키는데 성공한 노감독의 정치쑈 <4.15>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전에도 우리가 남이가?를 비롯한 무수히 많은 대작들이 있었지만, 이번 쑈만큼 치밀한 전략과 적절한 캐스팅, 화려하게 준비된 예고 등의 전술로 사상 유례없는 대작을 만든 적은 없었다. 43년 만에 이루어낸 노감독의 <4.15>는 후세에 어떻게 평가될 것인지 신물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쑈 검열우원
강헌수
(randomkh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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