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oice of Asia] 인도네시아의 이반 편 2004.7. 1.목요일
물론 필자가 다니는 리츠메이칸 APU(Ritsumeikan Asian Pacific University)는 아시아 지역으로 특화된 학교다. 그래서 주제가 아시아 지역일 경우에 인터뷰이를 고르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하지만 사실 이 기획은 필자가 군대에서 구르면서부터 줄곧 생각해오던 기획이다. 그럼 왜 아시아, 그 중에서도 특히 동남 아시아냐구? 한국의 짝사랑에도 불구하고 21세기 한국의 파트너는 결코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다. 더욱 심해지는 선진국의 견제와 정치적·경제적 블록화에 따라 우리는 좋든 싫든 아시아 각 국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 때 동남아시아 아주 중요한 지역 되겠다.
지금 일본, 중국이 가장 공을 들이는 지역이 바로 동남아시아, 즉 아세안 국가들이다. 중국과 일본에게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은 전체 동아시아의 패권이 걸려있기 때문에 두 국가의 생사가 달린 문제다. 한 쪽이 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할 때, 그 국가는 상대방 국가를 포위하게 된다. 일본은 이 점을 알고 있기에 일찍부터 동남아시아에 진출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를 지배하고 있는 막강한 화교 자본을 생각해보면, 중국도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님은 분명하다. 분명한 것은 지금으로서는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세안도 이를 알기에 나름대로 자구책을 구상하고 있다. 아세안이 아세안+3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나, 일본의 자유무역지역 구상에 거리를 두는 것도, 지역의 경제적 토대를 튼튼히 하고 한, 중, 일의 영향력, 특히 중, 일의 영향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것도 그런 의도에서다(물론 최근에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것을 발표하며, 중국쪽에 기우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상황에서 중국만큼의 잠재력도, 일본만큼의 경제력도 가지지 못한 한국의 선택은 하나다. 아세안 국가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틈새를 노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열풍, 아주 바람직한 현상 되겠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동남아하면 불법 체류 노동자들을 떠올리며 한 단계 낮은 인간으로 취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제라도 아시아와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것이다. 그런 의도에서 이 지역을 선택한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 여행만 하지말고, 또 섣부르게 해석만 하지말고 직접 이야기를 좀 들어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고정관념도 좀 깨질 테고, 사람들이 어떻게 나름대로의 합리성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좀 이해가 가지 않겠나? 의도가 이해됐다면 이제 인터뷰 시작한다. 다 아는 걸 넘 오래 떠든건가? 그럼 미안타..
이름은 아난다 세티요 이바난도다. 열 여덟 살이고 지금 리츠메이칸 APU(Ritsumeikan Asian Pacific University)에서 아시아 태평양 매니지먼트(APM; Asian Pacific Management)를 공부하고 있다. 정말 열 여덟이냐? 정말이다. 올해 열 아홉이 된다. 이름이 어렵다. 성이 뭔가? 성이 없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떤 사람은 성을 갖지만, 어떤 이들은 성을 갖지 않는다. 그렇다고 두 부류가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성을 갖고 싶으면 자기가 만들어서 가지면 된다. 친구들끼리는 그냥 이반(Ivan)이라고 부른다. 인도네시아에는 몇 개의 인종 그룹이 있나? 한 50개정도 있으려나? 그럼 넌? 세 인종 문화의 전통을 갖고 있다. 아버지는 자바족이고, 어머니는 순다족이다. 그리고 나는 남 수마트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다섯 번이나 학교를 옮길 정도로 이사를 많이 다녔다. 학창 시절은 자카르타에서 많이 보냈고, 족 자카르타(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특별한 세 지역중 한 곳으로 자바 문화의 중심적 역할을한 곳-편집자주)에서 대학을 한 학기 정도 다닌 후에 이리로 왔다. 인도네시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언어, 인구, 수도, 종교). 인도네시아어가 공용어다. 때문에 인도네시아어가 전국적으로 통용되지만, 지역마다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인구는 2억 정도 된다. 수도는 자카르타, 종교는 1996년 조사에 따르면 이슬람 교인이 87%이다(인터뷰를 한다고 하니 찾아봤던 모양이다). 다른 13% 중에는 힌두교와 기독교인들이 많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것 세 가지를 꼽아달라 먼저, 음식 중에는 라시고랭이 유명하다(인도네시아 볶음밥). 그리고 의복에서는 바틱(옷감을 염색할 때 쓰이는 방법)이 유명하다. 음... 마지막으로는 자카르타의 중심에 있는 모나스(Monument Nasional)라는 탑을 꼽고 싶다. 자카르타의 발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만든 탑인데 100m 이상이다(정확하게는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탑이고, 137m다).
네가 인도네시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자랑거리는? 그것은 우리가 아주 다양한 환경에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관용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잠깐 망설이다가) 그 관용은 지금 세계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때문에 세계는 인도네시아에서 보여지는 다양성 속의 관용을 배워야 한다. 또, 그 관용 속에서 각 종족들은 자신의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는데 그것 역시 또 다른 자랑거리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이반의 애정과 자부심은 인터뷰 내내 계속됐다. 다른 말로 하면, 인도네시아의 실정에 대해 호의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참고하고 읽으시길. 인도네시아에 간다면 꼭 가야 할 곳은? 자카르타와 족자카르타다. (잠깐 있다가) 아니, 자카르타와 발리다.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수도이고, 그 곳에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접할 수 있다. 그곳은 다양한 인종들이 존재하는 작은 인도네시아다. 진짜 인도네시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자카르타에 꼭 가봐야 한다. 발리는, 한 마디로 모든 외국 여행자들이 아는 곳이다. 꼭 가봐야 한다. 나이트클럽 폭발 사건이 발리의 관광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그 테러가 관광 산업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은 맞다. (약간 더듬거리며) 하지만 그 이후, 그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많은 노력을 해왔다. 우리는 당신들(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주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첫 번째로,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사고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진짜 모습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은 아주 소수일 뿐더러, 사실 그 사고의 주모자는 인도네시아인이 아니었다. 좁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인도네시아인들이 외국인들에게 친절하고 발리가 아직 매력적인 관광지라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기 좋은 시기는? 발리라면 건기가 좋다. 건기는 보통 4월에서 10월까지다. 발리에서는 쇼핑을 하거나, 관광지를 찾아가거나, 해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자카르타 역시 건기에 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딱 하나 정말 알아두어야 할 것은, 건기의 자카르타는 이곳(벳부)과는 상대가 안될 정도로 덥다는 사실이다. 적당한 옷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종교 세력들 간의 갈등은 없나? 음.. 사실 지금은 일부 지역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이 반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말했다시피 아주 일부 지역에서, 특정한 종교 집단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이다. 인도네시아의 어떤 지역은 아직 정부에 의해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다. 그 지역의 빈곤이 이러한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종교 간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추세인가? 나는.. 그 갈등들이 조금씩 더 다루기 쉽게 되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갈등의 정도도 그렇게 크지 않다. 각 그룹들은 조금씩 서로에게 관용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나는 아주 간단하게 생각한다. 나는 무슬림이고, 기독교인들을 방해하지 않는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왜 문제가 생기겠는가? 하지만 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린다. 그것이 아직까지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다. 종교 갈등이 심한 지역은 어디인가? 인도네시아 동부에 있는 암본(Ambon) 섬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그 갈등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에 있는 것들에 대해 너무 좁게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다. 암본섬의 대부분의 주민들은 기독교인들이고, 무슬림은 소수이다. 때문에 많은 박해가 이뤄졌다. 그것은 아주 단순한 것, 즉 기도하는 행위를 존중하지 않거나 하기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지금은 더 조정이 가능한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인종간의 갈등은 없나? 있기는 하지만 극소수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인도네시아의 미래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인도네시아에서 영어는 잘 통하나? 초등학교 때부터 9년 간의 의무 교육을 거친 이라면 어느 정도는 한다. 간단한 대화정도라면 자카르타에서는 다들 조금씩 하기 때문에 여행을 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또한 발리 같은 관광지에서도 영어가 잘 통한다. 다만, 대도시나 관광지를 벗어나면 영어를 사용할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아마 가이드를 데리고 가거나 하는 게 나을 것이다. 지금 정치적 상황은 어떤가? 지금 인도네시아는 대통령 선거(7월)를 앞두고 있다. 음.. 근데 정치적 상황에 대해 정확히 뭘 알고 싶나? 정치 얘기는 다음에 다시 할 테니, 얼만큼 안정적인지만 간단하게 말해달라. 음... 사실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다들 새로운 인도네시아를 건설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사실 이전보다 많이 나아진 것이다. 아직 여러 음모들이 남아있지만, 그들 모두는 같은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더 좋은 인도네시아가 바로 그것이다.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 위란토가 대통령 선거에 나온 것을 두고 국제사회에서는 말이 많다. 위란토는 동티모르 학살의 주범으로 의심되고 있는 전 국방장관이다. 안다. 하지만 만약 네가 대통령 선거에 나온 이들을 모두 살펴본다면, 그들 모두 뭔가 과거에 잘못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비록 그가 서방 국가들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가 있지만, 더 자세히 살펴본다면.. (약간 생각하다) 그는 정책적으로 지금 새로운 변화를,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를 위한 종교나 인종간의 화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변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동성애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정책은? (강력하게) 그것은 아주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특히 무슬림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누구도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커밍 아웃)을 하지 않는다. 물론 자카르타처럼 국제화된 도시에서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그 말은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말인가? 아주 극소수의 동성애자들의 커뮤니티를 제외한다면, 만약 그들이 공개적으로 동성애자라고 시인한다면 대부분의 소속 집단에서 쫓겨나고 말 것이다. 물론 법으로도 동성애는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법은 실생활에서 그렇게 강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동성애라는 죄목으로 감옥에 가는 이들은 거의 없다. 교육 제도는 어떤가? 6년 동안의 초등 교육, 3년 간의 중등 교육이 의무 교육이다. 의무 교육이라면 돈을 얼마나 내는가? 중산층 정도라면 쉽게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이다. 어느 정도가 고등학교에, 대학에 진학하는가? 10명 중에 여섯, 일곱 명은 고등학교에 간다. 대학에 가는 이들은 전체의 10% 정도다. 대학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분포하고 있나? 물론 대학마다 수준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 대학이 있다. 유명한 대학은 수마트라, 자바, 발리에 모여있다. 학교에서 외국인들을 많이 만나봤을 텐데, 인도네시아에 대한 어떤 오해가 있나? 발리에서의 사고와 9.11 테러 이후에 사람들은 인도네시아인들, 그리고 무슬림들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에서 마주치는 이들에게 인도네시아 인들이 위험하지도, 과격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오해가 있나? (망설이다가)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테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보통의 인도네시아인들은 전반적으로 위험하지 않고, 다른 모든 세계의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오해의 구체적인 내용을 말해 달라 (역시 망설이다가) 인도네시아인들이 외국인들과 상호 소통하는 방법에 있어서, 몇 건의 테러 때문에 사람들은 인도네시아인들이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너도 봤겠지만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술과 담배는 인도네시아에서 자유인가? 담배는 누구나 필 수 있다. 법에는 18세 이하는 담배를 필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이미 말했다시피 인도네시아 법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그 전이라도 담배를 피는 이들이 많이 있다. 술은 어떤가? 술은 담배보다는 엄격한 편이다. (망설이다가) 알겠지만 무슬림에게 술은 아주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법에서도 금지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확실하지는 않다. 다만 인도네시아 법은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타종교인들은 술을 마실 수 있다. 물론 거기에도 여러가지 제약이 있다. 하지만 술을 먹고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에게는 술이 허용되지 않는가? 내가 보기에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은 그들의 계율을 실정에 맞게 토착화 시켜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법 자체는 아주 엄격한 편이다. 물론 잘 안 지켜져서 문제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인도네시아의 법은 조금 더 사회 현실을 고려해서 고쳐져야 한다고(타종교인의 음주 등의 면에서) 생각한다. 군대는 어떤가? 강제되지는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 중에서 군대에 가고 싶은 이들만 군대에 간다. 다만 이삼십 년 전에는 대학에 들어간 이들은 한 학기나 두 학기 정도를 의무적으로 군대에서 보내야 했다. 물론 지금은 없어졌다. 좀 더 개인적인 질문을 해보겠다. 태어난 곳은 어디인가? 파칼피낭이란 곳이다. 음.. 내가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는 게 좋겠다. 이후 노트에 그림을 그린 후 전에 설명한 암본섬, 부모의 출신지 등을 설명했다. 그리고 수마트라(Sumatra) 옆에 있는 풀라우 방카(Pulau Bangka)라는 섬을 가리켰다 내가 태어난 곳이 여기다. 파칼피낭은 방카 주(Province)의 수도이다.
부모님은 무얼 하셨나? 그곳에는 동을 캐는 광산이 있다. 아버지는 광업을 전공했기 때문에 회사에서 동 자원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 어머니는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지만, 내가 태어난 후에 그만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보통 여성들이 결혼 후나, 아이가 태어난 후에 직장을 그만두나? 그렇지 않다.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온 가족이 무슬림 집안인가? 그렇다. 형제는 없나? 네 살 위인 누나가 있다. 대학교에서는 생물학을 전공했는데 지금은 졸업하고 싱가폴에 있는 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영어는 어디서 배웠나? 92년부터 94년까지 아버지의 대학원 문제로 온 가족이 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에서 지냈던 적이 있다. 인도네시아에 돌아온 후에는 영어 때문에 특별한 교육을 받은 적은 없고, 인도네시아 학교에서 영어를 계속 공부했다. 이반의 영어 실력은 어렸을 때 2년 살다 온 결과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유창했다. 초등학교 때 다섯 번이나 전학을 갔다고 했는데? 여기서 내 간략한 역사를 설명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웃음) 나는 1985년에 태어났고 92년 오스트레일리아에 건너가 초등학교를 다녔다. 94년까지 그곳에 있다가, 인도네시아에 돌아왔다. 95년까지는 자바 섬의 반둥이라는 곳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며 학교를 다녔다. 그 후에 고향인 방카섬에서 일 년 정도 학교를 다니다가, 1996년 자카르타로 이사를 왔다. 이후에는 계속 자카르타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렇게 자주 이사를 다니는 게 일반적인가? 그건 아니다. 다만 아버지의 직업상 여기저기 옮겨 다녔던 것 뿐이다. 반둥에 있을 때는 부모님이 생활의 터전을 자카르타로 옮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다만 당시 약간의 시간차가 있어서 할아버지와 함께 일년 정도 지냈던 것뿐이다. 지금 부모님은 어디 있나? 자카르타에 있다. 하지만 두 자녀가 모두 외국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고 있어서 약간 쓸쓸해 하신다. (웃음) 무슬림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인이기 때문에 차별을 당해본 적이 있나? 잠깐 시드니에서 지낸 것을 빼면, 나는 생활의 대부분을 인도네시아에서 보냈다. 인도네시아인의 대부분이 무슬림이기 때문에 당연히 어떠한 형태의 차별을 받아본 적은 없다. 오스트레일리아인들 역시 관용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여서 실감을 하지 못한 것인지는 몰라도, 어떠한 형태의 심각한 차별을 받아본 기억은 없다. 여자친구는 있나? 인도네시아에서 있었지만 지금은 헤어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연애가 자유로운 편인가? 그렇다. 개인적인 결심을 하지 않는 이상 자유롭게 연애를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무슬림 사회에서는 연애가 자유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잠깐 생각하다가) 인도네시아인들의 대부분이 매우 온건한 무슬림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종교를 가볍게 여기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근본주의자들도 아니다. 그들은 항상 어떤 것이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것인가를 생각한다. 누군가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면 사귀는 것이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지금 젊은이들 중에서도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유롭게 연애를 하고 있다. 그럼 너는 언제부터 연애를 했나?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귀었었다. 이후 3년 동안 연애를 하다가 깨지고 대학에 들어갔다. 결혼은 어떤가? 누가 결혼 상대를 정하는가?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아직 많은 경우 결혼 상대자를 부모가 정한다. 하지만 특별히 좁은 시야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면 자녀들이 스스로 결혼 배우자를 찾도록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 비율이 어느 정도나 되는가? 개인적으로 볼 때, 열 다섯 명 중에 열 세 명 정도는 자신이 선택한 상대와 결혼을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은 나머지 둘 정도는 어렸을 적부터 종교 지도자에게 종교적인 교육을 받은 경우다. 남녀가 분리되어 교육을 받는데 그런 경우에 종교 지도자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남녀를 짝지어 줄 수 있다. 물론 그것 역시 추천일 뿐 강제는 아니다. 연애를 할 때 자유롭게 잠자리를 할 수 있나? (강하게) 안 된다. 그것은 계율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연애는 자유롭지만 처녀성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약간 망설이다가) 하지만 자카르타처럼 국제화된 도시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그 말은 전체적으로는 안 된다는 말인가? 그렇다. 그리고 어쩌다 잠자리를 같이 했을 경우라도 절대로 발설하면 안 된다. 만약 한 남성이나 여성이 누구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고 다른 이에게 말한다면 그 사람은 즉시 사회에서 추방당할 것이다. 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자유로운가? 아니다. 공개적으로 성적인 농담을 하거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타부에 속한다.
그렇다면 다른 얘기를 해보자, 취미는 뭔가? 책을 읽는 것이다. 요즘에는 주로 이슬람 정신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는 어떻게 하면 내가 전공하고 있는 경영적 마인드와 이슬람의 가르침을 통합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책은 어떻게 구하나? 여기서(벳부)는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 책을 많이 가져왔다. 사실 학교에 입학하면서 누나와 함께 이곳에 왔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책 때문이었다. 누나는 옷 몇 벌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 책을 들고 왔다. (웃음) 용돈은 부모님께 받나? 일본에 오면서 육개월마다 일본 돈으로 452,000엔(한화 500만원 정도) 정도를 용돈으로 받기로 부모님과 약속했다.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사실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면 나쁘지 않다. 인도네시아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에게 의지한다. 하지만 계약직으로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부족한 용돈을 충당하는 경우도 꽤 있다. 물론 회사에서 일한다는 점에서 파트 타임과는 다르다.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암웨이 같은 다국적 다단계 회사에서 일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다단계 회사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쩝 인도네시아에서는 언제까지 부모에게 의지하는 것이 일반적인가? 글쎄, 스물 둘에서 스물 다섯 정도 정도랄까?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얻으면 대부분 독립해서 나간다.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은 없나? 없다, 공부만 했다. 좋아하는 영화는? <매트릭스> 3부작을 좋아한다. 그리고 약간 오래된 영화지만 <대부>도 좋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헐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가? 그렇다. 중간 계층에서는 인도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헐리우드 영화를 볼리우드 영화(인도 봄베이(지금은 뭄바이)에서 만들어지는 인도의 상업영화)보다 더 선호한다 . 좋아하는 배우는? 글쎄.. (한참 생각하다가) 숀 코넬리 정도랄까? (웃음) 여자 배우는.. 음.. (더 오래 생각하다가) 마이클 잭슨의 친구인 엘리자베스 머시기를 좋아한다(아마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말하는 듯). 팝송과 인도네시아 음악 중 어느 쪽이 젊은 세대 사이에 인기가 있나? 인도네시아 음악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팝송도 꽤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는? 그런 건 없다. 다만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듣는다. 콘이나 림프 비스킷 같은 하드코어 음악에서부터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다 듣는다. 좀 이상한가? (웃음) 자신을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진실을 찾는 자? 아니, 한 문장이라고 했지. 그러면 음... 개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해두자. 친구들은 널 어떻게 평가하나? 그건 친구들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고.. 음, 종교적인 강한 믿음을 가지고 삶을 계속해 나가는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물론 나 자신은 아직 그것을 찾는 중이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까지는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 희망사항이지만 박사 학위까지 따고 싶다. 아직 대학을 졸업한 후에 어디서 공부할 지는 정하지 않았다. 공부를 하고 싶은 분야는 거시 경제와 샤리아 이코노믹스(이슬람 가르침에 따르는 경제학)이다. 두 가지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좀 더 해서 전문가가 된 후에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다. 샤리아 이코노믹스가 무엇인가? 쉽게 말해서, 이슬람 실정에 맞게 종교적인 가르침과 경제학을 통합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같은 무슬림 사회에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고, 고용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들이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삶의 목표가 있다면? 적합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내 경제적 생활과는 별도로, 아니 그 경제적 생활을 포함해서 무슬림으로서 어떻게 내 삶을 종교적으로 확립하고 지속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인가? 가능하다면 석사 학위를 마친 다음에 하고 싶다. 인도네시아의 결혼 적령기는? 남녀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다.
네 이상형은(나이, 국적, 용모, 종교, 성격 등)? 친구들이 너는 연상의 여자와 결혼하는 게 좋을 거라고 농담을 한다. (웃음)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자의 나이가 문제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국적에 대해서도, 용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여자가 생긴다면 그 여자와 결혼할 것이다. 하지만 무슬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마다 종파가 다르고, 믿음에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무슬림과도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음.. 그럼 이렇게 이야기를 하자.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교리를 따른다면 국적은 상관없다고... 성격은? 나를 조금 더 안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여자라면 좋겠다.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뭔가? (단호하게) 무슬림이라는 것이다. 좌우명이 있다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경구를 좋아한다. 당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물론 예언자 무하마드(이슬람교의 창시자)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가? 믿는다. 하지만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하지만 신이 나를 위해서 준비해 놓은 배우자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외계인의 존재는 믿는가? 인간 이외의 다른 존재가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외계인이 어떨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 귀신이나 초자연적인 존재를 믿는가? 본 적은 없지만 있을 거라고 믿는다. 자연적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면, 그 현상들 뒤에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의 의지가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음... 더 자세하게는 인도네시아에 가보면 알 것이다. (웃음) 인도네시아에 가면 신이라도 만날 수 있다는 말인가? 아니다, 다만 지니(알라딘의 램프 요정) 정도는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웃음) 농담이고. 초자연적인 존재를 믿기는 하지만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 정도로만 말하겠다. 좀 정치적인 문제로 옮겨가 보자. 메가와티(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그녀는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는 인도네시아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은 지금 대통령 선거에 나온 모든 다른 후보들도 가지고 있는 정도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친구들이나 지인들 사이에서 메가와티는 어떤 평가를 받나? 좋아하는 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어떤 이들은 메가와티가 최악의 차선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것은 메가와티의 집권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정세가 조금 더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많은 자원들이 적합하게 개발되지 못했다. 하지만 메가와티는 그 점에 대해서도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면 너는 누구를 지지하는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깨끗한 이미지로 여론 조사 1위를 달리는 전 정치안보조정관)다. 이미 말했다시피 이번 선거에 나온 후보들은 모두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것은 이해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유도요노는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들보다 깨끗하다. 게다가 그는 인도네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혹자는 그가 군인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하기도 한다. 군인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냐? 인도네시아를 더 나은 국가로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면 출신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위란토는 어떤가? 티모르 학살의 주범으로 꼽히는 그가 인도네시아 인들의 적잖은 지지를 받는 이유는? 위란토가 다른 후보들보다 더 많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골카당(수하르토가 속해있던 정당, 수하르토가 학생들의 시위로 물러난 뒤 세력이 약해졌다가 지난 4월 총선에서 최다 득표를 얻으며 부활했다. 지금은 위란토가 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상황)은 인도네시아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한 네트워크는 군부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전 사회에 걸쳐 퍼져 있다. 지난 총선에서 골카당이 이길 것을 예상했는가?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잖게 놀랐다. 무엇이 인도네시아인들로 아직도 그들을 선택하게 만드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 내게 풀 수 없는 미스터리다. 한 가지 답은 이미 언급한 대로 그들이 사회의 네트워크를 장악하기 때문일 테지만. 선거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너는 선거가 공정했다고 생각하는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 지지하는 정당이 있나? 복지정의당(PKS)이다. 그들은 아직 신생정당이기 때문에 현실 정치에서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는 않지만 좀 더 이슬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그것이 내가 그 정당을 지지하는 이유다. 누가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위란토다. 물론 내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를 지지하기는 하지만, 그리고 현재 지지율이 높기는 하지만 인도네시아 상황을 냉정하게 본다면 선거 후반에는 골카당의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할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다. 인도네시아 정세는 수없이 바뀐다. 음모 뒤에 또 음모가 있고, 이런 식이다. (웃음) 동티모르의 독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1999년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했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동티모르는 처음에 인도네시아에 합병된 이후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정부로부터 얻지 못하게 되자 불만을 가지게 됐고 그것이 그들로 하여금 독립을 원하게끔 했다. 그것은 동티모르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나는 티모르가 그들 자신들 스스로 발전을 성취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이 부분은 일반적인 사실과 다르다. 동티모르는 포르투갈의 지배에서 벗어난 이후 강제로 인도네시아에 합병됐고, 카톨릭을 신봉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독립운동을 지지했다. 그리고 이는 25년 간 인도네시아 정부에 의해 강하게 탄압 받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독립을 원하는 동티모르인들을 죽이거나 억눌렀다. 그건 사실이다. 나는 앞으로 티모르와 인도네시아가 서로의 이해를 일치시켜 나가면서 좋은 관계를 회복하기를 원한다. 정말이다. 그러면 과거에 일어난 비극은 누구의 책임인가? 물론 인도네시아 정부의 책임이다. 합병된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티모르를 정당하게 대우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불만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인들 중에는 아직도 동티모르의 독립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이들이 많다고 들었다. 나 역시도 티모르인들의 결정이 이해할만하다고 생각하지만 전적으로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체 지역과 이리안 자야 지역(둘 다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을 원하며 지역이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두 곳의 경우 역시 티모르와 그렇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두 지역 모두 풍부한 자원과 충분한 잠재력을 지닌 곳이다. 하지만 그 지역에서 채취된 자원들은 대부분 중앙 정부가 가져간다. 이러한 상황이 주민들로 하여금 불만을 갖게 했고, 독립을 주장하게끔 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말해서 중앙정부의 몫과 지역의 몫 사이에 균형을 이뤄야 한다. 지역에서 얻어진 자원과 수익은 일정 부분 지역에 환원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서 조금씩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GAM(자유아체운동)측은 타협보다 독립을 원하고 있다. (냉소적으로)누가 그들을 지원하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들이 누구의 지원을 받는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인도네시아가 더 좋은 곳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어떤 세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말했다시피 지금 인도네시아는 여러 음모들이 난무하고 있다. 물론 그들(GAM)은 이슬람식의 이름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조종하는 이들까지 무슬림이라는 것은 아니다.
미국을 말하는 것인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그 부분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나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소수가 아니다. 그들(미국)은 그럴만한 힘이 있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이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있나? 이라크를 생각해보라. 이라크 전의 진짜 원인은 천연자원, 즉 석유였다. 그 점은 아주 명확하다. 나는 세계인들이 이런 사실을 모두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음모가 사실이라면, 아직도 아체 사태가 평화롭게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 말했다시피 협상이 최고의 방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납득할 수 있을만한 정책을 가지고 모든 협상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협상에 임한다면 아마 합의점을 도출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양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잠깐 생각하다가) 아니, 교육의 문제다. 지금 인도네시아의 교육은 인도네시아인과 인도네시아 사회를 위한 교육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교육은 처음부터 너무 많은 부분을 네덜란드식의 교육에서 그대로 본따왔다. 처음부터 잘못 기초가 잡힌 것은 이후에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가 없다.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도네시아 사회에 대한 더 잘 이해하는 것이다. 사회적 체제, 사회 생활, 경제 같은 것들 말이다. 그리고 아직 가난한 이들은 정부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것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 다음에는? 학교의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종교적으로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지금 학교에서는 종교를 지나치게 도구적으로, 다른 말로 하면 너무 이론적으로 가르친다. 그들은 지금 그들이 가르치는 것이 학생들의 전통적인 인격상을 확립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현재의 교육이 유용하지 않다는 말인가? 기본적인 면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행동적인 면에서는 그렇게 실용적이지 않다. 다시 말해, 지금 학교에서의 이슬람 교육은 시험을 위한 것이지 올바른 인간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실 교육의 목적은 인간을 만드는 것 아닌가? 지금 인도네시아의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과목이 시험을 보고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한 도구로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부분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서로를 이해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곧 큰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종교적인 면에서 이슬람 사회와 서구 사회가 서로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확립해야 한다. 어떻게 상호 이해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 먼저 상호간에 접촉이 있어야 한다. 모임이나, 회의를 통해서 계속해서 서로 접촉하다 보면 서로에 대해 올바른 관점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9.11 테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은 하나의 방아쇠와 같다. 아마 미국은 세계에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싶었을 것이다. 9.11 테러는 미국에게 그 변화를 시작할 수 있게끔 방아쇠를 당겨줬다. 그러면 미국이 테러를 알고서 방치했다는 말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 사건에 대한 많은 토론과 포럼이 열렸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이미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 테러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깊은 의도 하에 계획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테러를 직접 저질렀다는 것인가, 아니면 알고서 방치했다는 것인가? 미국은 작은 그룹의 지도자로 하여금 그 테러를 설계하게 만들 힘이 있다. 나는 미국이 직접 그 일을 저질렀거나,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테러를 강하게 지원했다고 생각한다. 프리메이슨에 대해서 아는가? (파토님의 글을 읽었으니까) 물론 안다. 하지만 프리메이슨에 대해서는 워낙 많은 음모이론이 있지 않느냐? 물론 그것은 사실일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세계의 최고위층 중에는 프리메이슨의 모임이 있다. 음.. (약간 생각하다가) 그냥 이렇게만 말하기로 하자. 미국은 거대한 변화를 원했고 자신의 힘을 세계에 과시하고 싶어했다. 이를 위해서 계획을 만들었고 자작극을 저질렀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렇다, 친구들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9.11 테러를 통해 지금까지 미국은 무엇을 했나? 9.11 테러는 거대한 연쇄사건의 시작이었다. 이후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고,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슬로건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테러가 없었다면 테러리즘에 대항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테러를 저지른 이들이 무슬림들이 아니라는 말인가? 무슬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조종당했을 것이다. 이라크 전쟁이 어떻게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가? 세계는 미국의 정책 타이틀 안에 정말로 무엇이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 그들(세계인들)은 함께 뭉쳐서 평화 정책을 발의시켜야 한다. 지난 달에 비극적인 사건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이라크에서의 포로 학대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시민의 공개 처형이다. 나는 그것 역시 음모라고 생각한다. (약간 흥분하며) 누가 그들이 무슬림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겠는가? 그들이 그렇게 말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신분증을 보여준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런 것을 믿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그들이 돈을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세력에 의해 조종 받고 있는지 어떻게 아는가? 이라크에서의 포로 학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그것은 개인적으로 저질러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정책적으로 포로를 학대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미군 병사들은 자신들이 힘이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세계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UN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이라크 전을 일으켰을 때도 UN은 그 부분에 대해 많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들이 그 힘을 사용해주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UN에서도 실제로 힘을 발휘하는 것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아닌가? 나는 그들(유럽 국가들)이 열린 태도를 가지고 세계에 이해의 관점을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누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건 희망 사항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이라크 전쟁은 20년이고 30년이고 지속될 것이다. (화제를 바꾸며) 하지만 동시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미국도 결국 유태인들에 의해 움직여진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 역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류가 언젠가 멸망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창조된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무엇 때문에 멸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인간의 자원 소비 때문이다. 지금 지구는 환경적으로 아주 위험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하겠다. 한국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뭔가? 남북한이 갈라져 있는 나라, 라는 것이 나의 첫 인상이다. 한국말을 아는가? 한글이라는 단어만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한글과 같은 문자를 발명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유럽 지역은 로마자에서, 아랍 문화권은 아랍 문자에서 파생된 것이다. 하지만 한글은 그렇지 않지 않은가? 아는 한국어 표현이 있는가? 안녕 정도? (웃음) 한국 영화, 영화배우, 노래 중에서 알고 있는 것은? 원빈? 사실, 친구 중 한 명이 원빈의 열성적인 팬이다. 여성인가? 아니, 인도네시안 남자다. (웃음) 믿을 수 있는가? 하지만 사실이다.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방 앞에 사진을 붙여놓는가 하면 매일 웹사이트에 들어가 사진을 보곤 한다(둘이서 한참 동안 떼굴떼굴 구르며 웃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가 있나? 그렇다. 나는 잘 모르지만 젊은이들 중에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다고 들었다. 아는 한국 브랜드가 있나? 현대. APU에서 한국인들을 만나면서 든 인상은?(이곳에는 2004년 현재 381명의 한국 학생들이 등록돼있다. 단일 국적으로는 최대다) 특별히 한국 학생들을 깊게 만나본 것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만 이야기하겠다. 일본, 대만, 한국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매우 자유롭게 드러낸다. 부정적인 측면은 없나? 일본, 한국, 대만의 젊은 세대들은 서구 문화에 강하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프리 섹스 같은 것들 말이다. 내 생각에는 그런 측면에서 서구 문화를 걸러서 받아들일 수 있는 필터가 그들에게 필요할 것 같다. 필자가 이반을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인도네시아 주간에 열린 공연의 마지막에 그가 열성적으로 국기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짐작했던 것처럼 그는 자국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 보였다. 그러한 애정은 무슬림이라는 자각과 더불어 그를 강하게 지탱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그의 국가주의정서와 무슬림으로서의 피해의식이 동티모르, 아체와 같은 문제에 있어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해를 막고 지나치게 음모론에 경도되게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느 쪽이 진실인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다른 인도네시아 인들이 모두 이반과 같은 생각을 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있어서도 이렇게 의견이 엇갈린다면 미국과 이슬람이 평화를 이루는 것은 요원한 꿈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시 한 가지 주지하고 싶은 것은 이반이 인도네시아인들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그럴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의 의견은 그저 한 인도네시아 청년의 의견일 뿐이고 필자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의 말이 전적으로 사실이라는 근거도 없다. 또 하나, 인터뷰를 하면서 놀랐던 점은 이반이 인도네시아를 관용이 넘치는 국가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다른 기준으로 보면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상당히 종교적 색채가 강한 편에 속한다. 특히 이웃 국가인 말레이시아인들은 인도네시아가 지나치게 종교지향적이고 타문화에 대한 관용정신이 부족하다고 비난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 회에 나온다. 두 이야기를 비교해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으리라 생각한다.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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