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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oice of Asia] 말레이시아 아자하 편

2004.7.12.월요일
딴지 특파원


안녕들하신가? 장군이다.


저번 기사를 보고 활발하게 의견을 제시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특히 국기 문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였다. 바로잡아준 분께는 밥 한끼 살 테니 연락주시라. 다만 몇 가지 오해는 풀어야 할 것 같아서 짚고 넘어간다.


하나, 필자 아직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거 맞다. 그래서 들어볼려고 이런 자리 마련한 거고, 혼자 듣기 아까워 기사 연재하는 거다. 저번에 인도네시아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이 리플 많이 달아주셨는데, 언제라도 환영이고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 리플들 보면서 필자도, 독자분덜도 배우고 있는거 아니겠나. 다만, 이 기사는 아시아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친구들도 많이 있는 분들을 위한 기사가 아니라, 아직 동남아를 밟아보지 못한 분이나, 가이드나 호스티스가 아닌 현지인하고 만나본 적 없는 분덜을 위한 기사다. 그러니 잘 아시는 분들은 기사 내용중에 틀린 점이 있거나 보완해주실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지적해주시고 도와주시라. 다만 지적하실 때, 구체적인 사실을 지적하고 꾸짖어주시면 다른 독자분덜과 필자에게 큰 도움 되겠다.


둘, 인터뷰이는 스무살, 많아야 서른살 정도의 청년에 불과하다. 당연히 사회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지도 않을 수도 있고, 현지인 전체를 대표하지도 않는다. 필자도 성급한 일반화의 우를 범하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다. 이 기사도 분석기사나 논문이 아닐 뿐더러 필자, 아시다시피 쓸 능력도 없다(자랑이 아니란 것도 안다... -_-;;). 그럼 뭐하는 거냐고?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사람 사는 얘기되겠다. 물 건너 있는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한번 귀열고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본 기자 그걸로 족하다. 그럴 기회 사실 지금까지 없지 않았나?


셋, APU에서 아까운 외화를 낭비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충정에 찬 충고 몇 분께 들었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다시피 기자 교환학생으로 파견 중이기 때문에 등록금은 울 학교에 내고 갔다. 더군다나, 문부성에서 매달 생활비까정 받고 있으니 외화벌이라면 몰라도 낭비는 아니라 본다. 또 욕할 거지?


음... 아무튼 변명이 길었다. 하지만 오해는 좀 풀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인터뷰 내용에 대한 이의제기, 질문 제시, 틀린 사실 지적은 당연히 환영이다.


그럼 두 번째 인터뷰 시작한다.
 






 


 빠밤~ 이 아저씨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이번 인터뷰는 샤이크 아자하 빈 샤이크 후세인(Shaikh Azahar bin Shaikh Hussain)이라는 서른 둘 말레이시아 아저씨와 함께, 6월 15일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한 시간 사십 여분 동안 이뤄졌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이름은 샤이크 아자하 빈 샤이크 후세인이다. 이 이름은 ‘샤이크 후세인의 아들 샤이크 아자하’라는 뜻이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아자하’라고 부른다. 나이는 서른 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지금 APU에서 투어리즘 마케팅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것 세 가지를 꼽아달라


장소는 사라왁(Sarawak)이라는 곳을 꼽고 싶다. 말레이시아가 두 지역으로 나뉘어있다는 건 알고 있지? (지도 참고하시라) 사라왁은 그 중 서쪽에 위치한 주의 이름이다. 그 주에는 27개의 인종 그룹이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 인종은 모두 각자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 물론 부족간에 소통할 때는 말레이어를 쓴다. 그렇게 인종과 언어가 달라도 그들은 모두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지도,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번에도 함 만들어봤다.


그리고?


음식 중에서는 씨푸드를 꼽고 싶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말레이시아는 음식이 아주 싸다.(한국이 아주 싼가? 물론 일본보단 싸지만..) 그 중 가장 일반적인 음식은 나시 르막(nasi Lemak)이라는 아침 식사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밥을 지을 때 코코넛 밀크를 쓴다. 그렇게 만든 밥과 말레이 소스로 요리한 새우나 다른 씨푸드를 함께 먹는다.


말레이 음식은 향이 강한 편인가?


말레이시아 음식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말레이, 인도, 중국 음식이다. 이 중 중국음식은 향이 약하고, 인도 음식은 매우 향이 강하다. 말레이 음식은 그 중간에 있다. 향이 강하긴 하지만, 인도 요리보다는 덜하다.


그 말은 말레이 음식이 인도와 중국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뜻인가


그렇다. 인도네시아에는 크게 세 인종이 있다. 40% 정도가 말레이계이고, 35% 정도가 중국계, 15% 정도가 인도계다. 나머지 10% 정도는 소수 인종들이다. 그들 각자는 전통을 지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마지막 하나는?


나는 최근 푸트라 자야(Putra Jaya)의 새로운 발전에 매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푸트라 자야는 우리가 2002년에 새로 만들어낸 행정도시이다. 콸라룸푸르에서 한두 시간 정도 걸린다. (푸트란 자야는 콸라룸푸르에서 25km 남쪽에 위치한 신 행정수도다)


그곳에 무엇이 있나


높은 빌딩은 없다. 대신 도시를 건설할 때, 우리는 이슬람적인 건물 양식을 시도했다. 지금 그곳에 있는 모든 행정기관의 건물들은 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졌다. 또, 푸트라 자야는 스마트 시티(Smart City)이다. 인터넷 연결도 자유롭고, 빌딩 내의 모든 것들이 자동화되어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http://www.putrajaya.net.my 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행정 부서가 이 곳에 위치해 있다. 원한다면 안내 책자도 줄 수 있다.








수도 이전과 관련해 언론에 심심찮게 나오는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 되겠다



뭐 그럴 것 까지는 없다. 당신이 말레이시아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자랑거리는 뭔가


(주저없이)다문화적이라는 것이다. 이미 말했다시피 사라왁에는 27개의 인종 그룹이 있다. 전체 말레이시아에는 45개 정도의 인종 그룹이 있다. 그렇지만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한 두 번의 폭동이나 전쟁을 제외하면 큰 갈등은 없었다. 특히 70년대 이후부터는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알게 됐다.(1969년에는 인종폭동이 있었다)


말레이시아에는 다른 인종, 다른 생활방식,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언어를 쓰고, 신문을 발행한다. 내가 최근에 발견한 또 다른 자랑거리는 말레이시아인들이 어려서부터 영어를 배워,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많은 텔레비전 프로가 전부 영어로 진행된다. 그것은 좋은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른 나라에 나갔을 경우에 의사소통을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럼 말레이시아를 여행할 때, 영어를 사용해도 아무 불편이 없나


그렇다. 대부분 성인이 되면 영어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 또, 그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취업 인터뷰 같은 자리에서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많은 서류들이 영어로 작성되기 때문이다.


모두들 그렇게 영어를 잘 하나? 택시 운전사도?


(강한 어조로) 물론이다. 택시 운전사든 누구든 마찬가지다. 하다못해 노인들에게 물어봐도 영어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예전에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아직 영어 교육 시스템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잠깐 생각하다가) 다만 누구와 대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는 하다. 왜냐하면 말레이시아에는 많은 이민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나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자들은 영어를 잘 못하는데, 얼굴은 비슷하기 때문에 오해할 수 있다.


만약 한국인들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곳은 어딘가


물론 그것은 당신이 무엇을 보고 경험하기를 원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인 여행자라면.. (잠깐 생각하다가) 예전에 내가 대학 강사였을 때, 강릉대학교에서 온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들을 물루(Mulu) 국립공원(지도 참고)에 있는 거대한 동굴에 데려간 적이 있다. 그들은 나중에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한 곳은?


만약 바다를 보고 싶다면 레당(Redang)섬을 추천한다. 바다는 크리스탈빛이고, 음식도 아주 맛있다. 밤이면 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스포츠에 관심이 있다면 바나나 보트, 제트 스키 등 모든 레저를 체험할 수 있다. 게다가 가격도 무척 싸다. 나는 한국에 가본 적이 없어서 한국 물가를 잘 모르니, 일본인 기준으로 얘기하겠다. 전에 말한 음식 나시 르막은 20엔(한화 220원)에 불과하다. 음식이 특별히 싸기 때문에 예로 들었지만, 다른 것들도 매우 저렴한 편이다.


말레이시아에 대한 외국인의 오해가 있나 


음, 내 이름을 생각해보자. 먼저 나는 성이 없다. 사람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의아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전체 이름을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아버지 이름, 후세인으로 부른다. 내 학생증에도 그렇게 돼있다. 그래서 나는 직원들에게 말했다. "후세인은 은퇴한 늙은 남자입니다. 그는 지금 말레이시아의 집에 있고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웃음) 그리고 학생증의 이름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지만, 아직 바꿔주지 않았다.


다른 오해가 있나


2001년에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국가라는 사실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가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오해다.


사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가 아닌가







공식적으로는 맞다. 1957년, 우리는 이슬람을 국교로 선언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믿든 자유다.


예를 들어서, 말레이시아에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잠자는 부처상을 가지고 있다. 태국이 아니라, 말레이시아가 말이다. 그 뿐 아니라 교회도 아주 많다.


네가 생각하기에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인가, 아닌가


(잠깐 생각하다가)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는 무슬림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아니다. 이슬람은 나름대로의 율법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또 다른 법을 지키고 있다. 따라서,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국가라고 말할 때는, 그것이 아주 온건하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우리는 절대로 광기어린(fanatic) 국가가 아니다.



 기다려봐, 우리나라 이슬람 나라냐 아니냐, 생각 좀 해보자.
 


술, 담배는 자유인가


그렇다. 담배에 대해 말하자면, 대부분의 장소에서 자유로이 필 수 있다. 물론 예외는 있다. 에어컨이 켜진 빌딩 안 이라던지 하는 몇몇 장소에서는 필 수 없다. 하지만 대체로 일본 보다는 자유롭다. 술 역시 대부분의 장소에서 자유롭게 마실 수 있다.


이슬람 계율은 술을 금지시키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무슬림들은 술을 마시기도 한다. 그것은 기독교와 이슬람에서 살인을 금지함에도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 모두는 법에서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죽일 능력이 있다.


법률적으로는 어떤가


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이슬람 계율에서는 금지되어 있다. 그것은 도박과 같다. 법적으로는 허용되지만, 종교적으로는 금지된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에 간다면, 복권 가게 앞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슬림에게는 도박이 허용되지 않습니다라고. 하지만 누가 아는가, 사는 사람들 중에는 무슬림도 있다. 이슬람은 문화이고 삶의 방식이다. 삶의 방식이라는 말은 당신이 무엇을 하든 그것이 이슬람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에서는 음주와 도박을 비롯해 무슬림들이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믿음을 저버리고 그런 일들을 하기도 한다.


군대는 어떤가


징집은 아니다. 자발적으로 군대에 간다. 사회적으로는 군대말고는 갈 곳이 없는 이들,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이들, 좋은 직업을 갖지 못하는 이들, 또는 정말 군대에 가고 싶어하는 이들이 군대에 간다. 한국에서처럼.. 기간이 3년이었나?


지금은 줄어서 2년이다


좋은 일이다. 어쨌든 그렇게 강제로 군대에 가지는 않는다. 대신 최근 새로운 제도를 마련했다. 국가에 대한 봉사(National Service)라고 불리는 제도다. 열 일곱 살이 되면 남자와 여자 모두 3개월 동안 캠프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내용은 말레이시아의 사회와 법에 대한 교육과 신체적인 참을성을 기르는 훈육으로 구성돼 있다.


군사 훈련은 받지 않나?


받지 않는다. 교육생들은 어떠한 무기도 접하지 못하게 규정돼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종교적인 갈등은 없나


말레이시아에 가면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반경 1km 안에 불교 사원, 이슬람 사원, 교회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서로를 인정할 줄 알기 때문에 어떠한 문제도 없다. 사실, 모든 종교들은 교인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 않는가?


무슬림 내부의 갈등은 없나


모든 말레이시아 무슬림은 수니파에 속한다. 수니파 안에서도 많은 분파가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수니파 무슬림 남자는 배꼽부터 무릎까지를 드러내면 안되고, 여자는 얼굴과 손만을 드러낼 수 있다. 그리고 남자는 가족을 제외한 여성의 손을 만질 수 없다. 그러나 메카에 성지순례를 간다면 말레이시아인들은 수니파가 아닌 다른 파를 믿는 것처럼 행동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수니파라면 불가피하게 손을 만진 후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불편하기 때문에, 순례기간에만 다른 분파를 믿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무슬림 여자, 손 함부로 만지면 안되는 거 알지?



(재차)그래서 무슬림 내부의 갈등은 없다는 것인가?


모든 이들이 수니파이기 때문에 내부적 갈등은 없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도 과격한 편과 온건한 편이 있지 않나, 예를 들어 PAS(범 말레이시아 이슬람 당, 말레이시아에  이슬람 법을 도입하려는 정책을 가지고 있음)는 어떤가?


PAS는 정치적인 정당이다. 종교적인 분파가 아니다. 종교적인 이들이 PAS에 많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정당보다 더 종교적인 것 뿐이다. 정치적으로 온건한 이들은 다른 정당에 갔기 때문이기도 하고.


중국계와 말레이계 사이에 인종 갈등은 없나 (1969년 폭동의 원인이기도 했다)


아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레이계)는 볼 수가 없다. 그들(중국계)은 가족 내에서나, 자기들끼리 있을 때 불평을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먼저 그것이 차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단지 특정한 정책에 대해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 뿐이다.


그 말은 마하티르 전 총리의 말레이계 우대 정책이 차별이 아니라는 말인가? (마하티르는 지난 23년 동안 말레이시아를 통치했고 작년에 은퇴한 전직 총리다. 말레이 우대 정책을 폈으며, 경제 성장을 주도했고, 아시아적 가치를 주장하며 서구 선진국에 대한 적개심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보자. 1957년 우리가 말레이시아를 건국했을 때, 우리의 목표는 인종간의 장벽을 없애는 것이었다. 영국 식민지 시절에, 영국인들은 중국인들을 A 지역, 말레이인들을 B 지역, 인도인들을 C 지역에 살게 했다. 그리고 서로 간의 의사소통을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A 지역은 주로 도시였고, B 지역은 주로 시골이었으며, C 지역은 고무 농장이었다. 독립 후 우리는 모든 이들을 한 장소에서 같이 살도록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말레이인들에게는 경제적인 힘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2003년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20인’을 선정했을 때, 열 여섯 명이 중국계, 두 명이 말레이계, 두 명이 인도계였다. 마하티르가 말하고자 했던 것도, 말레이인들은 경제적인 힘을 얻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중국계들이 항상 말레이시아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하티르가 말레이계를 정책적으로 지원한 것은 사실 아닌가?


그는 말레이계에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고 그대로 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국계들이 이미 경제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일어난 아닌가? 마하티리는 단지 다른 인종들이 서로 다른 경제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상황을 인정하고 바로잡고자 했을 뿐이다.


하지만 내가 만나 본 중국계 말레이시안들은 그 정책에 대해 불만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나도 이 곳(학교)에 다니는 중국계 말레이시안들을 여럿 알고 있다. 나는 구체적으로 그들이 무엇에 대해 불평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좋던 나쁘던, (여러 인종간에)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것은 내게 매우 슬픈 일이다. 그들은 말레이시아에서는 공개적으로 불평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기서 말레이시아가 어떻게 다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지 따져보자. 예를 들어 정치적인 면에서, 다른 인종 그룹은 각자의 비율에 맞게 대표를 선출한다.


그러면 당신은 마하티르의 말레이 우대 정책을 지지하는 것인가


그것은 확실하지 않다. 그는 언제나 말레이인들은 항상 잊어버린다. 국가는 항상 여러 가지로 그들을 보조해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리고 한 번은 그런 말을 하다가 운 적도 있다. 그 자신도 말레이인면서 말이다. 만약 당신이 내게 마하티르를 지지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말레이인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다수의 쪽이고 그는 우리에게 초점을 맞춰주었기 때문이다.


그 말은 전반적으로 그를 지지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하지만 이제 정부는 바뀌었고, 더 많은 기회를 중국계와 인도계의 말레이시아 인들에게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 역시 괜찮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대학에 들어갈 때도 인종별로 인원을 할당하는 쿼터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적만 가지고 학생을 뽑는다.


그런 변화에 대해 불평하는 이들은 없나


이제는 불공정하다는 것도 이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말레이계의 누군가 불공정하게 대우 받는다고 느낀다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불공정의 이점(Unfair Advantage)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 말은 결국 전반적으로 과거와 현재의 말레이시아 정책을 지지한다는 건가


내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얘기해주겠다. 내가 대학에서 가르칠 때, 나는 학부생과 석사과정의 학생들을 가르쳤다. 당시에 나는 말레이인들보다 중국계 말레이시안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했다. 그들이 전반적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불공정의 이점’을 말한 것이다. 그것은 아마 (말레이인들을) 더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 것이다. 또, 이전에는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학비와 생활비를 정부가 낮은 금리로 대출해줬다. 그래서 장학금 제도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공부를 덜 했다는 뜻으로 말한 듯) 그것 역시 지금 조금씩 변하고 있다. 나는 그것 또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마하티르를 한 문장으로 평가한다면


한 문장이 아니라 한 단어로 말할 수 있다. 그는 미래지향적인 남자 였다. 그와 그의 비전들 모두 말이다.



이 할아버지가 그 유명한 마하티르다.



마하티르의 부패 혐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마하티르의 어떤 스캔들도 알지 못한다. 마하티르 통치 하에서 말레이시아는 부유해졌고 사람들의 생활 수준도 높아졌다. 내가 생각하는 스캔들, 부패란 정치인들이 많은 돈을 받고 국가와 국민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마하티르는 어떤 스캔들도 일으킨 적이 없다.


다른 의미에서라면 어떤가, 어떤 부패도 없었다고 보는가?


(강하게) 스캔들은 없다. 문제는 그가 너무 머리가 좋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 어떤 입증된 부패 혐의도 알지 못한다.


마하티르가 강하게 서구 선진국들과 유태인들을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그는 유태인들이 대리인을 내세워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합당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모든 개발도상국 국가에서 그는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단 한 명이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는 1997-8년에 외환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우리는 강해지고 있었는데,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 버렸다. 사실, 당시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들이 같은 일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외부세력의 도움 없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소수의 국가 중의 하나였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었다. (당시 마하티르는 경제 전문가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고정환율제와 자본유출통제를 실시해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당시 마하티르는 조지 소로스를 히틀러에 비유해 물의를 일으켰다.


누구든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만약 내가 누구를 히틀러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치자. 그것은 아무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마하티르는 평판이 높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물론 그는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을 한다. 그가 유태인에 대해서 말할 때, 말레이시아는 이스라엘과 어떠한 정치적 관계도 맺고 있지 않았다. 우리의 여권에는 당신은 이스라엘을 제외한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다 고 적혀있다. 전에는 남아프리카였다. 그것은 우리가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이나 다른 어떤 종류의 차별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적인 면에서도, 미국의 유태인 세력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그 질서에 도전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마하티르가 그렇게 말한 것이다.


내용과는 별도로 그 의사표현 방식이 합당했다고 생각하나


그는 그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 뿐이다. 나는 유태인 친구들도 몇 명 있다. 나는 내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고, 그는 그의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마하티르는 말레이시아의 지도자였다. 그의 말은 전체 말레이시아인들을 대표하는 것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 전에 이야기했던 PAS(범 말레이시아 이슬람당)를 생각해보자. 나는 마하티르가 말한 어떤 것에도 PAS가 동의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반대도 마찬가지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나는 부인이 있다. 하지만 부인이 내 의견에 동의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별개의 사람이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마하티르가 지도자라고 해서 그의 의견이 전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말레이시아인들을 대표해서 그가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것 아닌가. 그가 미국이나 유태인들을 비판할 때, 그것은 말레이시아인들 중 많은 이들이 그 의견을 지지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많은 이들이 마하티르의 의견을 지지하는 것) 사실이다. 미국을 떠올릴 때, 우리는 미국이 얼마나 기회주의적인지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보스니아 전쟁을 생각해보자. 미국은 전혀 그들을 도와주지 않았다. 왜냐면, 가장 먼저 보스니아에는 석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많은 이유들도 있다. 그럼 미국이 왜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했는가? 그것은 석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에 대해서라면 그의 비판이 대부분의 말레이시아인들을 대표하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다. 하지만 유태인에 대한 의견은 개인적인 의사표현이었을 뿐,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마하티르가 은퇴한 지금, 아직도 그가 정부에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정부를 조종하고 있다고 보는가


조종하는 것은 아니다.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는 정부를 도와주고 있을 뿐이다. 역사적으로 말레이시아에서는 총리가 죽어야만 그 다음 사람이 뒤를 이었다. 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의사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그래, 나 마빠다, 불만있냐?



아마 중국을 제외하면 전체 아시아에서도 첫번째가 아닐까 싶다. 그건 그렇고 아시아적 가치(Asian Value) 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것이 정말 있다고 보는가 (마하티르는 아시아적 가치를 통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떤 것이 아시아적 가치인가


아시아적 가치는 서구적 가치보다 더 풍요롭다고 생각한다. 말레이시아를 예로 들어 보자. 문화는 가치와 통한다. 말레이시아는 전통적인 문화와 관습과 종교를 가지고 있다. 이 세 가지가 사람의 행동을 규정한다. 서구 국가들처럼 법이 사람을 조종하는 것이 아니다. 법은 우리가 뭔가 나쁜 일을 저질렀을 때만 영향력을 발휘한다. 문화, 관습, 종교 같은 것들이 더 중요하다. 이런 것이 아시아적 가치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 중 유일하게 산업적 발전을 이룬 경우다. 네가 말한 아시아적 가치가 말레이시아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생각하는가


먼저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는 이들이 모두 무슬림인 것은 아니다. 중국계와 인도계도 함께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을 도왔다. 가치는 오직 한 방향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중국계 말레이시안이 열심히 일할 때, 말레이와 인도계는 뒤에 처져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말레이, 인도계)은 중국계 말레이시안을 바라보며 저 친구가 열심히 일하니, 나도 그래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단지 이슬람적 가치만이 경제 성장에 이바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을 예로 들어 보자. 라마단 (금식) 기간 동안 무슬림은 낮에 어떤 것도 마시거나 먹을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기꺼이 레스토랑에서 인도계와 중국계 말레이시안들을 위해 서빙을 한다. 나는 이런 가치들이 말레이시아를 다른 무슬림 국가와 다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음, 이렇게 말해보자. 네가 아는 이슬람 국가의 이름을 하나만 대봐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한참 생각하다가) 이건 어려운 문제지만 인도네시아를 한 번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은 중국어를 쓰지 못한다. 그리고 이름도 인도네시아 식으로 바꿔야 한다. 말레이시아는 그렇지 않다. 나는 이렇게 서로의 가치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가 말레이시아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여기 학교에 다니는 인도네시아 학생들을 볼 때, 그들은 항상 함께 다닌다. 그것은 그들이 같은 나라에서 왔기 때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들 모두 인도네시아 말을 쓰고 인도네시아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말레이시아인들은 이름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고, 사용하는 말도 다르다. 하지만 필요할 때면 우리 역시 함께 일을 한다. 영어로 소통을 하기도 하고, 말레이어를 쓰기도 한다. 나는 말레이계이지만 인도어, 정확하게는 남부 방언인 타밀어를 알고 있다. 그리고 나는 비넹출신이다. 그곳에는 중국계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 방언도 배웠다. 그렇게 함께 일을 하며 경쟁도 한다. 건강한 경쟁은 사회에 도움이 된다.


마하티르는 프리덤 하우스나 IPI(국제언론기구)같은 언론단체에서 악명을 얻고 있다. 그것은 그가 언론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대부분의 말레이시아 언론들은 친정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나 다른 정당들 역시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신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은 지지자들 사이에서만 그 신문을 배포할 수 있다. 마하티르가 왜 그렇게 했는가? 그것은 그가 모든 말레이시아인이 말레이시아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하나의 같은 원칙을 가지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도 지금 인터넷을 통해서 전달되는 정보를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정책이 합당했다는 말인가


그의 입장에서 보면 합당했다. 그는 경제 발전을 위해서 그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 정책이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보나


우리는 정보부(Ministry of Information)를 가지고 있다. 그 체널에서는... 근데 네가 정확하게 알고 싶은 게 뭐냐?


언론에 대한 탄압이 아직 정당하냐는 것이다.


나는 언론계에 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것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지금 조금씩 언론 세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탄압이 있다면 언론은 위축되고 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사정은 그렇지 않다. 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


마하티르는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모방했고, 경제를 발전시켰다. 일본과 한국의 경제가 예전 같지 않은 지금 말레이시아의 다음 모델은 어디인가


모든 경제는 기복이 있다. 때때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정책은 일본과 한국의 경제 구조를 본따는 것이 아니었다. 배우고자 했던 것은 그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 가였다. 예를 들어 그 정책은 얼마나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말레이시아인 들을 일본인이나 한국인들처럼 산업에 적합한 인력으로 훈련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말레이시아 경제의 강점과 약점은?


나는 아직까지 인종 그룹들이 건강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말레이시아 경제의 강점이다. 약점은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일하더라도, 아직 세계에는 우리를 조종하고 싶어하는 거대한 힘들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서구 선진국을 말하는 건가


정확하게는 미국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 말레이시아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뭐냐


대중 매체들 때문에 우리가 지나치게 많은 외국 문화들을 얻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은 매우 쉽게 영향을 받고 모방하는 성향이 있다. 그것이 요즘 제기되는 문제다. 사회적으로 우리는 다시 우리의 아시아적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어떻게 말인가


교육을 통해서다 나는 교육이야말로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가


나는 그 질문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너도 알다시피, 투표는 비밀 아닌가. 그리고 나는 태어난 후 계속해서 한 정당의 통치 속에서 살아왔다. 나는 다른 정당이 나타나 정권을 잡는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힘들다.


PAS는 어떤가, 지지하지 않나


지지하지 않는다. (잠깐 생각하다가) 개인적으로 내가 도달하기를 원하는 어떤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신이 당신이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가, 하는 문제다. 그 바람에 부응해야 좋은 무슬림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신을 향한 나의 탐색은, 아직 매우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마 나는 그것을 찾기 위해 다른 대안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지식을 얻기를 바라는 사람의 하나로서, 이미 말했지만, 앞에는 많은 길들이 놓여져 있다. 내가 원하는 것, 경제적으로 내가 살 수 있는 것, 사회적으로 내가 더 많은 이들을 이해하는 것 등이다. 나는 내가 한동안 말레이시아를 떠나있었기 때문에 다른 무슬림들보다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근본주의 이슬람 세력인 PAS를 반대한다는 듯으로 말한 듯) 물론 다른 이들을 이해한다는 것이 다른 문화를 자신의 삶 속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네 고향은 어디인가


콸라룸푸르이다.


언제까지 그곳에 살았나


11살 때까지 그곳에 살았다. 그리고 정부에 의해서 선발되어 엘리트를 위한 특별 학교에 진학했다. 그리고 5년 동안 그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그 이후엔?


ITM(Institution Technology of Mara)라는 단과대학에 진학했다. 지금은 종합 대학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그곳은 말레이들에게 공부의 기회를 주기 위한 국립대학이다. 그곳에서 학사를 마쳤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무엇을 했나


당시 동방정책의 보조를 받아 일본에 가서 일년 동안 관광 분야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잉글랜드에 가서 2년 동안 공부를 더 해서 다시 학사 학위를 받았고, 스코틀랜드에서 2년간 공부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사라왁에 가서 강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강사로 강단에 섰을 때가 몇 살이었나


스물 넷이었다. 내 집안은 경제적으로 그다지 부유하지 않았다. 그래서,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그래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니까. 내가 다닌 모든 교육기관에서 장학금을 받아 학비를 충당했다.


학생들은 얼마나 가르쳤나


1996년부터였으니까, 8년 동안이다.


전공은 계속해서 투어리즘이었나


그렇다. 대학에서부터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지금에 이르기까지 항상 투어리즘이 내 전공이었다.


투어리즘에도 여러 분야가 있지 않나


나는 인간의 행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내가 연구하는 것은 사람들이 여행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들이 어디에 가서 누구에게 정보를 얻는지, 여행을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내가 그것을 연구하는 이유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발견해 여행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를 찾아오는 여행자를 생각해보자. 그들이 보기를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분류해 특정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를 찾아오는 한국인이라면, 무엇을 보기를 원할 것인가? 지금 말레이시아 정부는 같은 내용에 언어만 다르게 해서 안내 책자를 만들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부피를 최소화하면서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각 국가에 맞게 안내 책자를 다시 만드는 것이다.


일본, 영국에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나


차별의 형태로 당한 것은 없다. 다만, 불행하게도 아직 일본인들은 우리가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기도를 시작하면 그들은 매우 놀라곤 한다.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일본에 있을 때, 나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여행사에서 일을 했었다. 당시 상사는 이해심이 깊은 사람이어서,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내게 별도의 사무실을 배정해줬다. 하루는 사무실에서 다른 일본인과 이야기를 하다, 시간이 돼서 그에게 말했다. 이 시간은 제 시간입니다 그리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제가 기도를 해도 되겠습니까? 그러자 그 사람이 이렇게 대답했다. 저를 위해서 기도하지 않아도 돼요. 그래서 내가 말했다. 나는 당신을 위해 기도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는 겁니다 라고. (웃음)


나는 다시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그것은 해가 지는 방향, 메카 방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서 방향을 찾아 기도했다. 그런데 기도를 마치고 일어서자, 그가 불러온 것이 분명한 사십 여명의 일본인들이 나를 둘러싸고 박수를 쳤다. 아마 그는 내가 서커스를 하는 줄 알고 모든 이들을 불러온 모양이었다. (웃음) 물론 그것은 차별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 일을 겪고 나서 아직 일본인들이 다른 문화를 인정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국제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씨바~ 내가 동물원 원숭이냐



여자친구가 있나


부인이 있다. 아직 아이는 없다. 부인은 태국인이다.


부인과의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문제는 없나


전혀 없다. 그녀는 매우 국제화된 여성이다. 그녀는 7개 국어를 말하는 의사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이슬람을 믿는다. 그녀는 지금 말레이시아에 있는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


취미는 뭔가


배구다.


좋아하는 노래는


음음.. 좋은 질문이다. 사실 아주 많다. 어떤 노래든 감상적인 노래라면 다 좋아한다. 굳이 하나만 꼽는다면.. 근데, 영어 노래 말이냐, 말레이 노래 말이냐?


뭐든 좋다


음, 어느 쪽이든 너무 많아서 하나만 짚어서 말하기가 힘들다. 다만 영어 노래를 말레이 노래보다 자주 듣는다.


자기 자신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재미있는 사람이다. 나는 내 일생을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박사학위를 마치고 말레이시아도 돌아가 취직을 할 예정이다.


취직은 어디로 할 예정인가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 나는 학생들이 무언가를 깨달았을 때의 표정이 너무 좋다. 학생들의 눈이 커지고, 이전까지 몰랐던 무언가를 깨닫는 모습을 보면, 와, 내가 무언가를 해냈네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가르치는 행위를 사랑한다.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사랑이다. 사랑이 있어야만 우리는 평화와 상호 이해를 성취할 수 있다.


좋아하는 경구가 있나?


네가 너의 일을 사랑한다면, 너는 평생동안 일할 필요가 없다. 중국의 공자가 한 말이다. 일을 즐긴다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보내도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말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


유명인 중에 닮고싶은 사람이 있나


음. (한참 생각하다가) 닮고 싶은 특정한 사람은 없다. 다만 내가 삶에서 성취하고 싶은 것은 있다. 나는 지금껏 여러 해 동안 공부를 했지만 교수가 되지는 못했다. 나는 특정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학식을 쌓은 교수가 되고 싶다. 특별히 투어리즘 분야에서 말이다.


세상 돌아가는 얘길 좀 해보자. 무슬림에 대한 특정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있다고 느낀 적이 있나?


사실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그 문화권에 속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무슬림에 대한 고정관념은, (잠깐 생각하다가) 어떤 사람들은 무슬림이 사람을 죽이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많은 국가에서, 그리고 특별히 일본에서도 많은 언론사들이 그런 고정관념을 퍼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이라크에서 눈수술을 위해 일본에 온 모하마드라는 어린 소년을 아는가? 그는 일본 사진 기자가 이라크에서 죽은 후 그의 도움으로 일본에 왔다. 소년이 오기 전부터 일본 언론에서는 사망한 일본 저널리스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열심히 보도했다. 그리고 그 소년이 일본 학교를 방문하자 학생들이 박수를 치고, 꽃을 건네는 모습이 중계됐다. 이렇게 일본 언론사들은 먼저 일본인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보여준 후, 그 사진 기자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의 불탄 차를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그리고 동시에 무장한 이라크 인들, 이라크에서의 폭동과 시위를 보여줬다. 그들이 결국 고정관념을 조장하고자 했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언제나 친절하고 좋아요. 오, 우리는(일본인들은) 전쟁에 대해서는 몰라요, 누가 누구를 죽이고 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무슬림은 폭력적이고 나빠요, 뭐 이렇게 말이다.


두 번째는 이슬람 법에 대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무슬림들이 재판을 한 후 손이나 손목을 자르는 줄 안다. 이것은 또다른 형태의 고정관념이고, 이를 조장하는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 밖에도 많다. 무슬림들은 네 명의 아내를 가지고 있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데, 사실 말레이시아인들이나 무슬림 문화에 대한 좋은 고정관념은 하나도 없다. 나는 지금까지 어디서도 무슬림에 대한 좋은 고정관념을 본 적이 없다. 넌 혹시 본 적 있냐?



무슬림이 착한 편으로 나오는 영화, 한 편이라도 아는 거 있냐?



그러고 보니 본 적이 없다.


(약간 흥분하며) 맞지? 언제나 나쁜 것들 뿐이다. 그 전에는 러시아였다. 영화에 많이 나오지 않나? 당시에 러시아에 대한 모든 내용은 나쁜 것들 뿐이었다. 이제는 무슬림들에 대한 나쁜 고정관념이 만들어졌다. 언제나 영화에서 악당은 무슬림이다. 물론, 북한도 있다. 사실 북한이 소위 악의 축의 하나이지만 무슬림이 아니다. 아주 놀랄만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전까지 세상의 모든 나쁜 일은 무슬림들이 하는 것처럼 보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면 911은 누가 저지른 거냐?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이 저질렀다는 이들도 있고(저번 주에 만난 이반이 그랬다)...


나는 그것이 음모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대한 보도되는 모든 것들은 사실이 아니라 음모다. 그들은 모든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번은 이쪽편이 그 일을 저질렀다고 하다가, 다음엔 다른 이들이 그 일을 저질렀다고 한다. 사실 많은 이들이 지금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면 누구의 음모인가, 진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다.


난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나는 비행기에 누가 타고 있었는지조차 모르겠다. 무슬림들이 그 비행기에 탔다는 증거조차 없다. 그것은 모두 음모다.


(확실히는 말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그 일을 저질렀다는 쪽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미국이 테러리스트들을 조종했다는 음모론을 말하는 거냐?


그게 사실이라면 그들(미국)은 잘못한 거다. 한번 그들이 일을 저지르고 나면 그들은 더 큰 일을 벌이기 마련이다. 그것이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죽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인간의 역사는 처음부터 살인으로 시작됐다. 아담과 이브의 아들들이 서로를 죽이지 않았나? 그것이 살인의 시작이었다. 사람들은 법과 종교로 규제되지만 아직도 사람들을 죽인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나는 무슬림으로서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는 것을 증오한다. 나는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면서 사는 것이 좋다.


그러면 한국군 파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왜 한국이 군대를 보내야 하나? 일본도 자위대가 병력을 보냈다? 왜인가? 나는 첫 번째로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일에 참견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주제넘은 짓을 하는 이들은 미국이다. 그것은 그들이 석유를 원했기 때문이다. 도쿄 협정에 서명하기를 원하지 않았던 유일한 국가가 어딘가? 미국 아닌가? 그것은 지금 가장 싼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석유는 중동에서 나온다. 나는 지금 매우 불안하다. 그것은 말레이시아에서도 적지 않은 양의 석유가 산출되기 때문이다. 아마, 미국은 어느 날 있지도 않은 폭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말레이시아를 침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는 5만여명의 미국군이 있다. 이 사실은 한국 정부에게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실제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이들은 만약 파병을 하지 않는다면 그 미군을 한국에서 철수시킬지도 모른다는 점을 우려한다.


왜 한국이 미국군을 필요로 하는가?


어떤 이들은 그것이 북한 때문이라고 말한다.


왜인가? 지금 미국은 멜랑카(Melaka) 해협에 군사 시설을 만들기를 원하고 있다. 싱가폴은 그들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싱가폴은 작은 나라이고, 말레이시아는 그에 비해 아주 크다. 우리가 더 많은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1980년대에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아 부대를 자국으로 돌려보냈다. 그 전까지는 말레이시아에 오스트레일리아 군대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들이 필요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돌려보냈다.


왜 미국이 군사 시설을 만들기를 원하는가?


인도네시아 때문이다. 미국은 동남아시아 어딘가에 또다른 대형 테러나 대량살상무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 미국의 구상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이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지금 그들(미군)이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약간 냉소적으로)그들은 세계 전역에서 어떤 사람들과 어떤 짓을 하고 있다. 나는 세계인들이 가장 먼저 두려워해야할 대상이 바로 미국이라고 생각한다.


이라크인들이 고문당하는 것과 미국인이 참수당하는 필름을 보았나? (인터뷰 당시는 김선일씨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봤다. 나는 무슬림의 관점에서 말하지 않겠다. 한 명의 인간으로서, 나는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죽이는 것을 싫어한다. 내가 이라크인들이 고문당하는 모습을 봤을 때, 그들은 마치 쓰레기처럼 던져져 있었다. 미국은 UN에서 어떠한 권한도 받지 않고,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들은 침공하면서 이라크를 점령하는 이러저런 일들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라크인들을 보호하는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내가 이라크인들이 학대당하는 모습을 봤을 때, 나는 매우 놀랐다. 분노하기보다 오히려 놀랐다. 하지만 전쟁 중에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알기 때문에 아주 놀라지는 않았다. 그것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말레이시아를 침공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일단 전쟁을 시작하면) 우리는 그러한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국 시민을 죽인 것과 관련해서, 단지 미국인만이 죽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우리가 뉴스를 한 소스에서만 얻고 있다는 것이다. CNN을 비룻해 미국에 의해 설립된 대중매체들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의 관점에서만 사건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말하자면 나는 한 인간으로서 누군가가 누군가를 죽이는 일이 비극적이라고 생각한다. 선인이건 악인이건 그 선함과 악함은 인간에 의해서는 판결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신에 의해서만 판결될 수 있다. 신은 네가 선을 행했는지, 악을 행했는지 말해줄 것이다. 그것이 내가 비단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는 것 뿐 아니라, 법정과 변호사를 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누구도 너의 잘잘못을 한 마디로 따질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


부시, 빈 라덴, 후세인을 한문장씩으로 표현한다면?


후세인에 대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내 이름 역시도 후세인이라는 사실이다. 때문에 어떤 이들은 내가 정말 사담 후세인인줄 안다.(웃음)이건 농담이고, 후세인은 한 마디로 표현해서 기회주의적인 인간이다.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후세인이 폐기해야할 무기를 폐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무기들은 미국에서 온 것이다. 음식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하지만 후세인은 그것을 지키지 않았다.


빈 라덴에 대해서라면, 솔직히 나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그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는 전혀 유명하지 않은 인간이었다. 그는 갑자기 유명해졌지만 그것도 지금 뿐이다. 아마 미국인들은 또 다른 이름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물론 그 이름은 이슬람 식의 이름일 것이다. 사담 후세인, 빈 라덴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나는 사실 빈 라덴이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그를 평가할 수 없다. 마하티르나 부시처럼 공개적인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후세인에 대해 한 마디 추가하자면 그는 자신의 나라에 정말 못할 짓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라크인들의 미래는 이라크인들이 결정해야 한다. (부시에 대해서는 평가없이 넘어갔다)


한국에 대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음, 사실 1992년 내가 동방정책의 일환으로 일본으로 파견될 때, 정부는 한국과 일본 중에서 선택을 하라고 했다. 나는 일본어를 조금 알고 있었는데, 한국어가 일본어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일본을 선택했다. 음. 나는 한국을 좋아한다. 그것은 내가 한국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웃음) 한국 음식은 일본 음식보다 향이 강해서 좋다.


아는 한국 음식이 있는가?


김치, 불고기, 비빔밥. 그것은 말레이시아의 사라왁에 한국 식당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매달 두세번씩 가족들이나 내가 가르치던 학생들과 함께 그곳에 갔다.


알고 있는 한국말이 있나?


물론이다. "감사합니다." 그건 Thanks 라는 뜻 맞지? (잠깐 생각하다가) 아, 난 그것 말고도 몇 가지 한국말을 알고 있다. 내가 가르쳤던 학생 중 한 명이었던 강릉대생은 두꺼운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별명이 "입술"이었다. (웃음) 그들은 6개월 동안 내 학생들이었다. 그리고 사랑 정도?


(말레이시아 선생에게 입술이라는 한국말을 각인시킨 강릉대생은 연락주시거나 사진 보내주시라. 옛 선생님을 연결시켜 주겠다.)



입술아~ 잘 살고 있지?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가 있나?


지금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드라마? 물론 ‘윈터 소나타(겨울연가)’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아주 인기가 있었다.



겨울연가 일본에서도 완전 난리 부르스다.



하지만 학생들은 북한과 남한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나는 지금 조금 더 알고 있지만, 나도 학생 때는 잘 몰랐다. 음, 그리고 한국 노래? 그 강릉대생이 좋아하던 가수의 노래를 나도 몇번 들었다. 음, 이름은 잊어버렸다. 미안하다.


북한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음. 사실 나는 북한에 대해 잘 모른다. 사회주의라는 것 정도?


북한에 진정한 사회주의가 있다고 생각하나?


그것은 확언할 수 없다.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가에 따라서도 틀리다. 다만 우리가 ‘중국’과 ‘베트남’을 사회주의 국가라고 부른다면 왜 북한을 그렇게 불러서는 안되는가? 그리고 왜 미국은 북한만을 고립시키는가? 그것은 내게 차별처럼 느껴진다.


난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평등하게 대접받는 것이 좋다. 그것은 국적에 따라서 사람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따라서 그들을 평가하는 것이다. 나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북한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단지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것은 미국이 북한을 고립시키고, 남북한이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다. 독일을 생각해보자. 그들도 서로를 잘 몰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는 남북한 역시도 20년 정도가 지나면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한국이 분단되어 있음으로 해서 잃고 있는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기족들이나 말을 포함해서 말이다.


아마 다음 지도자들은 남북한이 잘 용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도 서로를 적으로 느낀다는 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다. 너는 어떤가, 그들이 적이라고 느껴지나?


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아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하나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너희들이 미국군을 몰아낸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다. 그건 그렇고 마지막 질문이다.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발견했는가.


다른 문화권의 사회나 사람들을 일반화시켜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음, 특히 일본인과 한국인은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 그렇다.(웃음) 농담이다. 일반적으로 일본인에 대해서는 그들이 매우 체제준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언제나 규율에 잘 따르는 편이다. 한국인도 그런가?


그렇지는 않다. 그 점에 대해서라면 아주 다른 편이다. 그러면 질문을 바꿔보자. 6개월 동안 한국 학생 두 명을 가르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음, 가장 먼저 그들은 영어 실력을 좀 향상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거의 200여명의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내 눈을 봤지만, 그들은 내 눈을 피하려고 했다. 그것은 내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보통은 그 두명의 한국 학생들을 위해 야간 보충 수업을 했다.


단 두 명을 위해서 말인가?


그렇다. 200명 중에 단 두 명을 위해서였다. 그것은 내가 그들도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시험 때를 위해서 말이다.


다른 인상이 있나?


선후배 관계가 아주 엄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기서도 가끔 보는데, 한국 학생들은 1년 차이라도 고개를 깊숙하게 숙여서 인사를 한다. 물론 그것은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을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까지는 잘 모른다. 나는 다른 문화에 대해 대체적으로 나쁜 면을 보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미국의 몇몇 면을 제외하면 말이다.(웃음)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다. 한 가지 더 묻고 싶은 게 있다. 저번에 만난 인도네시아 학생은 인도네시아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포용력을 가진 사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네 말은 또 틀리다. 그 점에 대해 조금 더 말해달라.


그는 인도네시아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사실, 얼마 전에 있었던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위크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아주 힘들었다. 그들은 다른 이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모르고, 자신들의 방식을 고집한다. 때문에 우리는 부득이하게 행사를 이틀로 나눠서 진행해야만 했다. 예전에 인도네시아가 말레이시아 정부에게 연방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지만 우리는 거절했다. 그것은 우리가 그들의 단색적인 문화에 동화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교해서 말하자면, 인도네시아 사회는 모노톤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의 사회화 문화는 그에 비해 너무나 풍요롭고 컬러플하다.








여기서 인터뷰가 끝났다.


아자흐와의 인터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서른 둘(한국 나이로 서른 셋이나 넷)이었고, 전직 강사였다. 가르치는 이들이 대부분 그렇듯 하나의 질문을 하면 이 예, 저 예를 들어가며 길게 설명을 했고, 삼천포로 빠지거나 지나치게 장황하게 설명을 하기도 했다. 또 질문을 하면 현명하게도 그 질문의 의도를 먼저 생각하며, 말리지 않으려는 인상을 줬다.(예를 들어,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 질문을 했을 때, 그는 마치 정치인처럼 다른 대답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흥미로운 인터뷰기도 했다. 그는 농담을 좋아하는 쾌활한 성격이었고, 말레이인들의 관점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줬다. 예를 들어 저번에 이반이 말했던 인도네시아와 이번 기사에서 아자흐가 말하는 인도네시아를 비교해 보면 기준과 입장에 따라 대상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는 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아자흐가 나름대로 균형을 잡으려는 인상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친정부적인 의견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그는 대부분의 대답에서 정부의 논리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체화한 모습을 보였다. (교육정책에 있어서 그가 그 전의 정책도, 지금의 정책도 지지한다고 말한 것을 상기해보자) 대답을 들으며 어쩌면 대학교 이후 줄곧 정부의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를 했고, 동방정책의 일환으로 파견까지 다녀왔던 엘리트로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 대한 의견에 있어서는 지난 번의 이반과 그다지 다른 점이 없었다. 물론, 이반처럼 열성적으로 음모론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음모 쪽에 비중을 뒀고, 무슬림의 고정관념에 대해 말할 때는 약간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왜 미국과 이슬람이 보는 세계는 이토록 다른 것일까? 과연 문명권의 화해는 가능한 것일까?


다만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아자흐가 말하는 말레이시아 역시 말레이인들이 보는 말레이시아라는 사실이다. 그는 말레이계 우대 정책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마하티르에게 트집을 잡는 것을 싫어했다. 하지만 사실 말레이시아 인구의 35%는 중국계다. 그러면 또 다른 관점에서, 즉 중국계의 관점에서 본 말레이시아는 어떤 모습일까? 다음 기사에 나온다. 기대해주시라.



기사 예고다. 다음에 만날 친구는 차이니즈 말레이시안 처녀 푼(Poon) 되겠다.
 


(추가 질문 해주신 분들,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 기사는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peacechaos 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묻고 싶은 질문 많이 보내주시고, 많은 성원 해주시길..^^* 꾸벅~) 



 


딴지 특파원
장군(peacechao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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