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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제철거에 관한 단상

2003.12.3.수요일

딴지 편집부
 

재미없는 얘기를 하련다. 어쩌면 슬픈 얘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읽기 싫은 사람은 슬그머니 뒤로 버튼을 눌러 나가도 말리지 않는다. 그래도 읽겠다면 한 호흡쯤 천천히 읽어줬으면 좋겠다. 서글픈 얘기다.


지난달 30일 아침, 청계천 노점상에 대한 강제 철거가 있었다. 어쩌다 일찍 깨어있게 된 덕에 아침부터 인터넷 한겨레에 올라온 속보와 사진을 볼 수 있었다. 고가도로 사라진 청계로 곳곳에 피어오르는 화염과 검은 연기, 노란색 임시 가드레일을 뜯어들고 철거용역원과 대치하고 있는 노점상인, 쇠파이프를 든 철거용역원 등뒤로 일사분란하게 서 있는 전경들. 살풍경한 사진들이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큰 충돌없이 철거를 마쳤다는 뉴스가 올라왔다.


다음날인 12월 1일. 동아일보 사회면엔 서울 청계천 노점상 강제 철거...일부 상인 불지르며 저항이란 기사와 더불어 상도동 철거 사제총 사용 논란 기사가 실렸다. 자를 배경으로 그 앞에 쇳조각, 쇠구슬, 50원짜리 동전이 놓인 사진과 함께였다.


어제 12월 2일. 조선일보엔 사제총 논란 쇠구슬 감식 의뢰 기사가 실렸지만 모든 신문에 다 나온, 청계천 노점상 중 일부를 현재 주차장으로 이용중인 동대문운동장 안으로 옮긴다는 기사는 실려있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12월 3일. 조선일보 수도권면엔 청계천 공사이후 도심공기 좋아졌다는 기사가 실렸다.  





꼭 20년 전, 경상도 산골짜기에서 유학이랍시고 올라온 서울 친척집은 홍은동 무허가 판자촌 한가운데 있는 이층 다다미집이었다. 걷기만해도 아래층 천장이 울리는 말 그대로 나이롱 집이었는데 그나마 아래층은 세를 주고 친척 식구들은 이층에서 걸음조차 조심하며 살았다.


당시의 홍은동은 가파른 비탈에 함부로 지은 집들 사이로 수레조차 드나들지 못해 지게로 연탄을 지고 올라야하는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있는 달동네였다. 새벽이면 공사판으로 식당으로 새벽밥 지어먹고 일 나가는 사람들로 분주하고 저녁이면 어느 집인지 꼭 부부싸움이 벌어져 악다구니 더불어 접시 깨지는 소리 요란하던 그런 동네였다. 마주 보이는 인왕산 너머가 바로 청와대였던 걸 감안하면 당시의 홍은동은 개발의 광풍에서 이례적으로 오랫동안 비껴있었던 셈이다.


중학교 2학년 때니까 85년도 일이다. 정부는 이듬해 개최될 아시안게임과 3년 후의 88올림픽을 대비해 도시환경정비라는 이름아래 대대적인 도시재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그 첫 번째 대상지역으로 홍은동이 선정되었대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그해 어느 봄날 홍제천변에 재개발조합건물이 뚝딱 들어서고 여름이 되기 전에 이웃 몇몇이 이사를 가면서 동네엔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무허가 집들인데다 그 중 태반이 세입자인 동네에 변변한 보상조차 없이 빈집부터 헐고보는 재개발방식이 가난한 주민들을 자극한 탓이었다. 아파트분양권 소위 딱지를 받고 이걸 팔아 다른 곳으로 이사한 주민들은 무허가나마 자기집이었던 사람들의 몫일 뿐 세입자들은 그야말로 베개 하나 들고 길바닥에 내쫓겨야할 판이었다.


세입자들과 조합과의 싸움이 시작된 건 동네집들이 절반 넘게 철거된 늦가을부터였다. 철거된 집들 때문에 동네는 마치 폭격에 부서진 폐허 같았다. 철거 최고장이 날아왔지만 곧 닥칠 추위에 갈곳없는 세입자들은 무작정 버틸 수밖에 없었다. 싸움은 예정된 수순. 아래층 미영이 아빠와 몇몇 세입자들이 나서서 결성한 세입자대책위는 당장 해머를 들고 달려드는 철거반원부터 막아내야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그 해 늦가을의 휴일 아침. 동네 입구 약국 골목으로 굴삭기를 앞세우고 철거반원들이 동네로 들어섰다. 세입자들은 제각각 몽둥이를 들고 무너진 건물잔해로 세운 바리케이드 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곧 이은 투석전. 그러나 세입자들이 던진 돌은 철망으로 무장한 굴삭기에 막혀 별 소용이 없어지고 굴삭기에 바리케이드가 무너지자 그 다음은 쇠파이프를 든 철거반원의 차례였다. 세입자 몇이 철거반원에게 잡혀 몰매를 맞자 세입자들은 금방 흩어졌다. 처음부터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철거반원들은 가까운 빈집부터 허물기 시작했다. 미영이 아빠가 약국 건물 2층에 나타난 건 그때쯤이었다. 아주 먼 곳에서 구경하던 내게도 들릴만큼 악에 받쳐 질러대던 그 소리.



    "야, 이 개새끼들아아."


그리고 미영이 아빠는 스스로의 배에 칼을 꽂았다. 2층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사람들이 몰려가고 대기하던 소방차에 실려 급히 싸이렌을 울리며 떠나가는 소동 따위가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그 사건 이후 강제철거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행히 미영이 아빠는 목숨을 건졌고 철거가 미뤄지는 사이 겨울을 넘기고 조합장이 바뀌고 주민과의 보상합의가 늦춰지면서 본격적인 재개발공사는 5년 뒤에나 이뤄지게 된다. 그 5년 동안 주민들은 부서진 집터에 고추며, 상추, 배추 따위를 심어 시시때때로 수확하는 즐거움을 맛보며 살았다. 반쯤 무너진 벽보다 웃자라 바람에 흔들리던 옥수수는 지금까지 기억 속에 황량하고도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아있다.


다만 쓸쓸하고 씁쓸한 기억도 있다. 그렇게 목숨을 건 저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신문에도 관련된 기사 한 줄 실리지 않았던 것이다. 일부러 며칠동안 중앙 일간지를 몽땅 사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신문지상엔 홍은동도 미영이 아빠의 이름도 나오지 않았다. 그땐 어려서 더 큰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 때문이라고 여겼을 뿐 당시의 대통령이 존경하는 전두환 각하여서 보도되지 않았단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났다. 홍은동 달동네 자리엔 번듯한 아파트가 선지 오래이다. 그 만큼 세상도 바뀌었다.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다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까지. 나 자신도 사춘기 소년에서 서른을 훌쩍 넘긴 사회인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오늘자 신문을 받아본 나는 그 바뀌었다는 세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바뀌지 않은 이 쓸쓸하고 씁쓸한 언론의 보도태도.


절벽까지 내몰린 철거민들의 상황보다는 사제총이라는 자극적인 소재가 더 큰 뉴스거리일까. 수십년간 지켜온 삶의 터전이 너댓시간만에 사라진 것보다 도심공기 맑아진 게 더 큰 뉴스거리일까.


뉴스의 가치를 따지자는 게 아니다. 상도동 철거와 청계천 노점상 철거를 대하는 언론들의 태도에서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양지만을 쫓는 해바라기를 본다. 어쩔 수 없었단 변명이라도 할 수 있던 그때의 언론보다 세상 바뀌었단 오늘의 언론에서 더 구리고 역겨운 자본과 권력의 악취가 난단 말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사제총 기사가 나기 전 상도동 철거민들에 대한 기사는 철거반과 세입자 간의 싸움을 보도한 기사 두 꼭지. 그 중 하나는 철거과정에서 여러 명이 부상했단 기사이고 나머지 하나는 경찰이 사제총과 화염병 사용자를 엄중 처벌한다는 기사였다. 물론 세입자들이 왜 사제총과 화염병을 들고 싸우는가에 대한 기사는 없었다.


청계천 노점상에 관한 보도태도도 마찬가지다. 철거를 반대하는 노점상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으로부터 세 차례나 기각됐단 기사와 청계천 복원 건설사들이 장기 농성중인 노점상 연합회 등을 상대로 법원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단 기사가 청계천 노점상에 관해 나온 기사의 전부다. 역시나 노점상들의 처지를 알리는 기사는 없었다.


언론이 언제까지고 이런 식의 보도태도를 보여주는 한 철거민들과 노점상을 비롯한 사회의 약자들은 갈 곳이 없다. 세입자들의 임시 거주지조차 마련해주지 않고 무작정 철거부터 시작하는 개발업자나 선심 쓰듯 동대문 운동장 안에서만 노점상을 허락하는 서울시가 여전히 전두환 각하의 80년대를 살 수 있는 것은 이 시대의 속내를 애써 모른 척하고 외면하는 언론이 있기 때문이다.


대체 밥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있을까. 오로지 밥을 지키기 위해 싸움에 나섰다가 결국 굴삭기와 지게차에 밀려 생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 사람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슬픈 속내가 아닐까. 적어도 이 사진 만큼은 언론의 목에다 깁스를 시켜서라도 바로 보게 해주고 싶다. 우리 시대의 이 서글픈 자화상을 말이다.








 


자신의 좌판이 철거되자 통곡을 하는 청계천 노점상
출처 - 오마이뉴스


 



신문을 읽다 우울하고 쓸쓸해진 
아무리(amuri@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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