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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eorge W. Bush 지지율의 비밀(1)
- Compassionate Conservatism

2003.11.23.일요일

딴지 국제부 미국 특파원


반갑다. 그냥그림 이다.



토요일 아침. 상쾌한 기분으로 문 앞에 가지런히 놓여진 조간신문을 펼쳐들었다. 마치 어제신문을 복사한 듯 다시 이라크주둔 미군테러 소식이 1면을 장식한다. 그간과 좀 다른 점이라면 폐허가 된 건물이나 사상자의 사진이 아니라.. 당나귀가 큼지막히 찍혀있다는 것 정도.. Low-tech Attack이란 커다란 헤드라인과 함께 로켓포를 실은 당나귀 수레를 검사하는 미군들 사진이 손바닥 두개만큼 큼지막하다. 부시의 종전 선언 이후 거의 매일같이 미군은 중동 한가운데에서 죽어나가고 있고, 그 규모는 점점 커져 가는 추세다.


그리고 그 옆에는 활짝 웃는 부시 사진과 함께 Bush Poll Watch 란 제목으로, 최근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조사 결과를 간략하게 요약해 놓았다. 가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시는 여전히 과반이상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54% 라고 하니 최근 몇 달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 54%의 지지층 중에 4/5 이상이 George W. Bush 현 미 대통령에 대해서 개인적인 호감과 정책적 지지를 함께 표출하고 있다고 하고, 그에 따라 여론 조사기관들은 부시의 현 인기도에 Healthy라는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고 한다. 몇 개월 전 48%로까지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는 듯 보였던 부시대통령의 인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정적인 모양세를 갖추고 있다.   








여전히 이라크에서의 상황은 변수로 남아있지만, 잠시 기우뚱해 보였던 부시의 재선열차는 다시 정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부시 행정부에 커다란 짐으로 작용했던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03년 3/4분기 각종 경제지표들은 미국경제가 바닥을 치고 가파르게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나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실업률조차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국제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은 미국일방주의와 이라크 침공의 도덕성 문제도 부시정권의 재선가도에는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침공을 유도하기 위해서 정보를 조작해 국민을 속인 행위에 대한 논란은 태풍 이사벨라처럼 워싱턴을 휩쓸 기세처럼 보였지만, 어느새 찻잔 속의 태풍이 되어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대량살상무기를 전제로 시작된 이라크 침공은 과 같은 보수언론의 필터링을 통해서 아랍의 민주화 문제로 둔갑해 버린 지 오래고, 부시의 막무가내식 외교정책은 일부 유권자에게 강력한 리더쉽 그리고 강한 미국의 상징으로 어필하고 있는 지경이다.  


그전의 힐러리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부시는 선거자금 면에서 상대민주당후보들 뿐 아니라 역대 모든 대통령을 월등히 추월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연방선관위의 비공식통계에 따르면 부시는 현재 약 1억 달러에 근접한 선거자금을 끌어 모았으며, 그 중 90% 이상이 가용자금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민주당 땅꼬마 후보들 중의 선두주자라는 하워드 딘(Howard Dean)이 2500만 달러 정도라고 하니 근 4배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가용자금을 비교한다면 그 격차는 더더욱 벌어질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지난번 힐러리 관련 글을 참조하시길.


무엇보다 부시의 재선길을 가장 크게 도와주고 있는 것은 민주당 후보의 난립이다. 부시에 대항할 강력한 후보를 내서 내년 대통령 선거를 향해 줄기차게 달려도 모자랄 지경인 판국에 민주당은 여전히 선두주자를 내지 못한 채, 당내 후보간 난타전만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후보 예비선거의 시작을 불과 두 달여 앞둔 11월 현재,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은 여전히 10% 내외의 지지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내년 2월의 슈퍼화요일이 지나더라도 민주당은 뚜렷한 선두주자를 내지 못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용호상박의 분위기라기보다는 난쟁이 키재기의 느낌이다.


또한 지난 9월부터 3차례에 걸쳐서 실시된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는 , , 등 굴지의 뉴스방송사가 저녁 황금시간대에 전국에 방영했음에도 불구,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낮은 시청률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토론의 내용 면에서 더 많은 비난을 받았던 이 3회의 토론회는 - 후보간 토론의 제한, 10명이 난립한 구도, 퀴즈프로를 보는 듯 한 핵심이 결여된 단편적인 답변들 - 토론시작 10분이 채 못되어 시청자들의 채널을 돌리게 하는 김샌 이벤트로 전락되었다.   


후보군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자체도 지리멸렬된 상태다. 연방하원의 다수당의 지위를 잃은 지는 벌써 10여 년이 넘었고, James Jefford 버몬트(Vermont)주 상원의원의 공화당 탈당+솔로선언으로 한석 차로 다수를 먹었던 상원마저 2002년 중간선거를 끝으로 공화당에 다수당지위를 내주고 말았다.


한 세기 동안 민주당 기반의 한 축을 담당했던 노년층이 부동층으로 돌아서고 있으며, 대학가에서는 Young Republicans이란 이름아래 청년 보수 세력이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민주당의 물적-인적 지원군이었던 노동조합(Labor Unions)은 경기불황에 따른 연이은 Layoff(일시적 고용해고) 바람 속에 제 몸 보전에 급급한 상태요, 다른 한 축이었던 소송변호사 세력은 잇따른 상해(보)배상법의 개혁움직임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소수계는? 여전히 민주당에게는 커다란 원군이지만, 부시의 계속된 추파던지기 정책은 민주당의 마지막 보루인 소수계에게 까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에게 심각한 것은 당의 정체성의 문제이다. 특히나 이라크침공에 대한 입장이 찬성-반대의 두 극으로 갈라져 커다란 생체기를 남겼음은 물론이요, 민주당 대선 후보들에게 까지 이 갈등국면이 옮겨져, 의견 조율은커녕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 이라크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가면서 부시의 발목을 잡아감에도, 통합된 힘으로 부시에 화살을 겨누기보다는 민주당 후보간에 그 화살촉을 돌림으로 해서, 결과적으로는 민주당 자체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모습...


이는 다른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클린턴의 신민주당(New Democratic Party)주의를 통해 중도노선의 길을 걸었던 민주당은 계속되는 부시의 정책적 공세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텃밭을 그대로 부시에게 내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뛰어난 정치력의 부시? 이게 어찌된 일인가!









꾸워어 꾸어어어어...


이쯤 되면 태평양 건너 우리들 입장에선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조지 부시... 운이 좋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고, 이게 다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정치 지형도라면 정치 9단이 아니라 정치력의 화신이라고도 할만한 솜씨다.


하지만 우리들이 알고있는 조지 부시의 모습은 이와는 전혀 동떨어진 모습이다. 조지 부시가 누군가! 심지어 보수논객 진영으로부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어휘력이 짧은 대통령이란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아는 거 없기로 유명한 인물이요(Richard Novak), 어려운 말 쓰는 참모진을 일거에 잘라버렸다는 그 무식의 상징이 아닌가 말이다.


아니... 그보다 훨씬 전... 2000년 선거당시 George W. Bush가 Al Gore를 간발의 차로 이기고 대법원을 거쳐 당선되는 것을 보면서 저 미국인들 돌대가리들 아냐?하고 한심스레 여긴 분들 무지 많았을 거라고 본다. 본 위원두 당시엔 그랬다.


전직 마약상습복용 경력의, 40살까지 집에서 술에 찌들어 살았던, 경력이라곤 쥐뿔도 없는 것이, 집안 빽으로 그나마 대통령후보까지 오른, 게다가 해외 정상들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원숭이 닮은 조지 부시. 상대 후보는 잘생긴 외모, 화려한 경력에, 유창한 화술과 지적인 소양까지 갖춘 범생이 고어(Al Gore). 그런 고어를 이겼다는 거(물론 전체 득표에서는 고어가 이겼지만)... 그 당시 본 우원 입장에서도 잘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


알 고어(Al Gore)... 독실한 기독교도에, 착실한 가장에, 클린턴처럼 도덕적으로 크게 흠 잡힐 꺼리가 얼마 없는 후보였고, 더구나 내리막의 징후를 보이긴 했지만, 그가 부통령으로 재직했던 8년 간 미국 경제는 최고의 호황을 걷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리고 그 고성장의 배경에는 알 고어가 주도했던 Information Highway(정보고속도로) 정책이 주요 동력이 되었던 것을 고려한다믄 일반적인 정치상식으로 부시-알 고어의 2000년 선거게임은 시작 전에 알 고어의 승리로 결론 났어야 당연한 듯 싶었었다.









알 고어


설사 부시의 대통령 취임후의 행적만 가지고 평가를 한다고 해도, 뭐하나 제대로 한 것 없는 부시가 50%이상을 기본 지지율로 깔고 안정된 평가를 받고 있다는데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독자들 많았을 거라 본다. 이라크에서는 연일 미군들이 죽어나가고, 부시는 순방하는 나라마다 족족 反戰군중을 만나 개망신을 당하고, 경제는 부시정권 3년 간 나락으로 떨어져서 300만에 가까운 일자리를 잃었었는데 지지율 50%라니? 이게 뭔 조환가 말이다.


근데 부시 집권 3년째 2003년 11월 22일 현재...


부시의 재선가도는 승승장구요, 알 고어의 민주당은 나락을 헤매고 있다?!?


그 미스터리를 지금부터 본 우원 조금씩 풀어가 보려고 한다. 그런데 꽤 광범위하게 많은 주변인물들과 정책들을 살펴보아야 하는 관계로 이 글 하나에서 전체를 담을 수 없다. 당연히 씨리즈 형식을 띄게 될 것 같은데... 기다리기 조급한 독자들은 위 글의 머리부분을 다시 한번 봐주었으면 좋겠다. 마치 추리소설처럼(그만큼 잼은 없겠지만..-.-) 살짜쿵 힌트를 숨겨놓았으니 말이다.









칼 로브


살펴볼 주변 인물들? 가장 중요한 인물로는 부시의 사마중달이자 대갈빡(서양말로는 Brain이라고 한다) 칼 로브(Karl Rove)는 두 회에 걸쳐서 상당한 비중으로 다룰 예정이다. 워싱턴을 미국 정치를 논한다는 기존의 언론들이 칼 로브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거 본 우원 스팀받게 하는 일이기두 했다.


부시의 영원한 달그림자 부통령 딕 체니(Dick Cheney)와 콘디 라이즈(Condi Rice)는 각각 한 꼭지의 기사로 다룰 생각이다. 나머지는 사안별로 다룰 생각이니 꽤 긴 연재물이 될듯하다. 거기에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주요인물에 대한 분석기사를 더하면(힐러리 클린턴은 이미 했다!), 꽤 지루할지 모르지만 그것만으로 현 2004년 미국 정치를 바라보는 하나의 지형도는 독자들에게 그려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본 기사의 수준은? 좃선, 떵아, 쭝앙, 한교례보다는 한발짝 더.. 그 이상도 이하도 기대 안 했음한다. 어차피 앞으로 언급할 내용들 국내주간, 일간지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내용들이니 비교 자체가 안 될수두 있겠지만.


사실이 틀렸으면 본 우원에게 욕을 해도 좋지만, 글의 방향에 대한 비난은 삼가줬음 좋겠다. 하워드 딘은 옳고 부시는 나쁘다식의 도덕적-규범적(Normative) 접근은 피하고, 있는 그대로에 본 우윈의 입장에서 최대한 객관화시킨 눈을 단 글을 적고 싶다. 이런 걸 실증적 (Positive) 접근이라고 했던 거 같다. 사설이 넘 길었나? 그럼 먼저 한 꼭지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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