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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너뷰] 자동차극장에서 만난 카섹스er!

2003.8.16.토요일
딴지 편집부


잘 아시겠지만 본인 딴지의 영화전문기자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받는 메일은 씨바야! <도그빌>이 무슨 베스트 주녀야,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다. 이건 워스트다. 똑바로 해 이 쉐꺄라고 베스트워스트 평에 불만을 토로하는 메일,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는 왜 리뷰 안 하고 자빠졌냐, 니덜이 존나 배가 불렀구나, 일주일에 리뷰 한개만 하고, 딴지 망해라 씨바와 같은 게으른 업데 태도를 저주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던 어느 날, 평상시와 다름없이 늦게까정 퍼자다 오후 늦게 출근해 메일함부터 열어보았다. 순간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있었다. [도움요청] 자동차 극장 괜찮은데 좀 알려주세요. 오랜만에 욕메일이 아닌 취재요청 메일이라 반가운 맴으로 열어보았다.













[도움요청] 자동차 극장 괜찮은데 좀 알려주세요


안냐세요, 나뭉이 님. 저는 지금까정 딴지에 나온 기사를 모두 섭렵한 29세의 딴지 열혈팬임돠.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이번에 중형차 한 대를 뽑게 됐슴돠. 음화하하하! 그래서 말인데요... 말하기 쪼까 쑥스럽지만스리... 연애하기 가장 좋은 자동차 극장이 어딘지 좀 디비주세요. 아무래도 나뭉이님이 영화기자니까 잘 아실 꺼 같아요.


그럼 뜨거운 기사 부탁드리겠슴돠.


 - 정확한 이름은 알꺼 엄꼬 걍 연애에
목마른 한 무명 독자로부터...


아무리 딴지가 고고하여 지금껏 독자 개무시의 상황을 연출했다한들 독자의 사랑을 먹고사는 일개 기자로서 어찌 독자의 요청을 쌩깔수 있을리요... 게다가 안 그래도 자동차 극장에 대한 기사를 심각하게 기획하고 있던 차, 무명 독자의 메일을 받고는 조금도 지체할 수가 없었음이다.



해서 본 기자 신발끈을 꽉 쟁여매고 곧장 자동차 극장으로 달려갈려구 했는데... 나이 서른 먹을 때까정 남들 다 따는 운전면허 한 장 없이 뚜벅이 생활을 했던지라 자동차 극장이 어디메에 박혀 있는지 알 수가 없었드랬다. 해서 검소한 이름과 달리 중후한 고급세단을 애마로 보유하고 계신 뚜벅이 관광청장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본 기자 : 청장님, 자동차 극장 괜찮은데 추천 해 주세요.
뚜벅이 : (이상한 눈빛으로) 뭔 짓 할려구, 여자 생겼어?
본 기자 : 아니여... 독자가 자동차 극장 디벼달래서리...
뚜벅이 : 독자 핑계 대기는...
본 기자 : ...
뚜벅이 : 아무래도 어디어디에 있는 자동차 극장이 보는 눈도 별로 엄
         꼬 편할꺼다.
본 기자 : 보는 눈도 엄꼬, 편하다니 그건 뭔 소리세요... 우여튼 알
          려주셔서 고맙슴돠 청장님. 꾸바돡.


순진한 본 기자 첨엔 몰랐드랬다. 뚜벅이 청장님이 왜 자꾸 이상한 뉘앙스를 풍기는지... 무명 독자의 메일이 내포하고 있는 본 뜻이 무엇인지를...


우짰든 장소섭외가 끝나자 본 기자는 저녁 10시가 가까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죙일 너구리, 원더보이, 보글보글 등을 하느라 지쳐 집에 가겠다던 새신랑 백작가를 기사삼아 즉시 어디어디의 자동차 극장으로 출발했더랬다.


생각한 것과 달리 자동차 극장의 입장은 어렵지 않았다. 입장료 만오천냥을 지불하고 주파수를 지정받은 후 입장료에 표시되어 있는 자리에 파킹시켜논 담에 영화를 보면 되는 거였다.


우리의 보도차량이 주차한 위치는 자동차 극장의 전경이 훤히 드려다보이는 맨 뒤 구석진 자리였다. 금요일 저녁이었음에도 영화를 보러 온 자동차덜은 몇 대 되지 않았다.



시간이 한 30분 지났을까, 영화도 이미 봤던 거라 별 흥미 없었고 자동차에서 관람한다는 거 외에는 별다른 게 없을뿐더러 새신랑 백작가가 집에서 마눌이 지둘린다며 하도 칭얼대길래 막 철수하려던 찰나 관람권에서 벗어난, 저 구석배기에 이탈해있던 옆 차량에서 미세하게 들썩거리는 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거리차가 조금 있었고 차창도 뿌예서 도무지 뭔 짓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 때 백작가가 외쳤다.


"카섹스닷!"


그 순간 본 우원의 후두부를 댑따 내리찍는 생각... 연애하기 가장 좋은 극장이 어딘지 알고 싶슴돠의 연애하기는 바로 카섹스...


아~ 본 기자 절라 순진했던 거시다. 무명 독자가 원한 건 카섹스하기 가장 좋은 자동차 극장을 알려달라는 거시였던 거시였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냥 카섹스하기에 어디어디 자동차 극장이 좋다, 이렇게 끝내자니 뭔가 2% 부족했다. 그 뭔가가 더 필요한 상황, 백작가와 머리를 모으고 약 13초에 걸쳐 중지를 모은 결과 그것은, 그것은... 이너뷰였다.  


독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는 거창한 사명감을 가지고 백작가에게 이너뷰 주선의 눈빛을 날렸으나 마눌에게 전화 거는 시늉을 해서 본 기자가 우짤 수 없이 슬금슬금 주위의 동태를 살피며 구석배기에 짱박혀 있는 문제의 차량으로 다가가 뿌연 창을 노크했다. 본 기자, 독자를 위해서라면 따귀를 맞을 준비가 돼있었던 거시다.









그러나 다행히도 본 기자 따귀는 맞지 않았고 딴지팬이라는 이너뷰어 덕에 예상과 달리 이너뷰를 화기애매한 분위기 속에 끝마칠 수 있었다. 다만 이너뷰를 공개하기에 앞서 두 가지 알려드리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뭐, 대단한 건 아니고 상식적인 거.


이너뷰어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이름은 카섹스er로 처리했으며 역시 그런 의미에서 얼굴을 싣지 않았음을 유의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당 이너뷰는 18세 미만은 읽기 금지다. 그러니 애덜은 가~


그럼 이너뷰 들어간다.






딴 : (똑똑)


(창문이 개코딱지만큼 열리더니 멀쭘멀쭘) 지금 나 불렀나?


딴 : (역시 멀쭘멀쭘) 한창 일 하는데 미안타. 이너뷰 좀...


이너뷰라니... 너 단속 나왔나?


딴 : 딴지기자다. 카섹스에 대한 취재를 나왔는데 마침 니가 카섹스를 하고 있어 이렇게 이너뷰 요청을 하게 된 거다. 독자덜의 알권리를 위한 거다. 그러니 협조 바란다.


옷! 딴지기자라고라, 나 딴지팬이다. 그럼 아직 일이 덜 끝났으니 5분 후에 다시 와라.


딴 : 알았다.


(5분 후)


딴 : (또 멀쭘멀쭘)일은 다 됐나...


다 됐다. 저쪽에 가서 음료수 빨면서 얘기하자. (아마도 차 안의 파트너 보호를 위한 행동인 것 같다. 자리를 옮기고서) 질문이 몬가?


딴 : 어떻게 이곳을 작업장으로 삼았는가?


주위를 둘러바바라. 영화를 보느라 딴데 신경을 안쓴다. 잉간덜이 주위에 신경을 쓰지 않는 장소는 카섹스 시 가장 최상의 조건이다. 경찰이 들어와 감시하는 일이 없잖은가. 그런 점에서 요즘은 자동차 극장이 캡숑이다.


딴 : 이유가 그것뿐이라면 굳이 자동차극장을 찾을 필요가 없잖은가, 인적드문 야산이나 쓰레기 소각장이나 그런데를 애용할 수도 있는 거고. 혹시 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닌가?


사실은 며칠 전 뚝섬 고수부지에서 하다가 걸렸다. 요즘 뚝섬에서 카섹스하기 열나 안 좋다. 누가 창문을 두드리길래 봤더니만 순찰 도는 경찰이었따.


일이 끝나지 않아 김 새 버리는 바람에 결국 기분도 못 냈다. 그래서 새로운 곳을 모색하다보니 자동차 극장이 가장 좋더라.


딴 : 그 점 말구 또 좋은 점은 없나?


자동차는 전통적으로 둘이 밀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애하기 아주 알맞은 공간이다. 그런데다가 자동차 극장에 오면 영화가 감정 잡아줘, 영화음악이 무드 깔아줘, 둘이 서로 붙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빠굴모드로 진행할 수가 있다.


딴 : 뚝섬에서 걸렸던 얘기 좀 더 자세히 얘기 해 달라.


그게 울 아부지 차였다. 그래서 차내에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평소보다 많은 분량의 크리넥스 티슈를 사용했는데 그만 창문을 열고 버렸더니 차 밑에 있는 쓰레기를 보고 순찰대원이 달려 온 거다. 하여튼 주유소에서 나눠주는 휴지는 뭉텅뭉텅 나오는 게 비상시 아주 안 좋다.


딴 : 지금 나오는 영화가 액숑인데 감정이 잡히나, 정신 사나워 죽겠는데...


선수들에겐 액숑도 로맨스고, 힙합도 무드다. 하수덜이나 장비 따지지 선수들은 주변조건을 잘 이용한다.  


딴 : 장비 안 따져서 차가 티코인가?


대개 중형차 이상이 여친에게 갑빠 세우기도 좋고 자세 잡기에도 수월할 줄 아는데 의외로 카섹스에는 티코가 쥑인다.


티코 운전보조석 의자를 앞으로 쫙 땡겨 머리받이를 뺀 후 뒤로 훌러덩 젖히면 이건 우리집 침대와 거의 진배가 없다. 그 정도로 굴곡이 없다. 단, 가오가 도무지 잡히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으며 1회 이상 접촉을 한 여성과 할 것을 권유한다.




딴 : 그건 또 왠가?


너 같으면 여자가 남자랑 차빠굴 뛰는데 첨부터 티코에서 하고 싶겠냐? 당신 카섹스 한번도 안 해봤지?


딴 : 본 기자를 몰로 보고, 흠흠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본지가 전격적으로 발굴한 <애로쏭> 앨범에 들어있는 [카sex]라는 노래를 들어보면 “승용차는 스킨쉽용 봉고차가 좋다해도...”라는 구절이 나온다. 봉고는 카섹하기에 어떤가?


야.. 너 오늘 선수 잘 골랐다. 본인 봉고차 경험도 있다. 봉고차가 좌석이 많아서 카섹하기에 편안할지는 모르지만 차고가 높아 서스펜션(스프링)이 떡칠 때의 움직임을 잘 못 잡아 준다. 일반차에 비해 서스펜션이 과도하게 강해 출렁임이 심하므로 눈에 확 띄일 염려가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차고가 높아 창문의 노출도도 일반차에 비해 높아 봉고는 카섹스하기에 가장 안 좋은 차량이다.


딴 : 건 그렇고 아까부터 궁금했던 건데 이 차창은 어케 뿌옇게 만든거냐, 비가 오는 것두 아니구...


그니까 당신이 카섹스 한 번두 안 해봤다는 거다. 겨울이면 추워서 자연스럽게 성애가 차단벽을 만들어주는데 여름은 그렇지 않으니 필히 사발면 한 개를 준비해야 된다.


딴 : 빠굴 뛰고 나면 체력이 소진되니까?


제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하지 마라. 그 사발면을 다시방(대쉬보드) 위에 올려놓으면 1~2분후에 차창이 뿌예진다. 그럼 걸릴 염려가 없으니 그 순간 작업에 들어가는 거다.


딴 : 그럼 자동차 극장에서 유의할 점은 무언가?


카섹스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아까 말했다시피 걸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구석에 짱박혀야 한다. 만약 저쪽 영화를 보려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차들 사이에서 한다고 생각해바라. 무슨 쇼할 일 있냐. 자동차 극장은 관람권 주변의 구석을 보면 빈 공터가 많다. 그런 곳을 이용해라.


딴 : 근데 여름에 창문을 다 닫아놓고 사발면 들여놓으면 날씨도 후덥지근한 게 쪄 죽지 않나?


맞다. 에어컨도 못 틀고 아주 최악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급하지 않으면 웬만해선 여름철 카섹은 기피한다. 다만 비오는 날은 습기가 잘 차기 때문에 여름이라도 괜찮다. 여름에 굳이 카섹을 해야한다면 비오는 날을 노려라.


딴 : 당신은 굉장히 급했나 보다, 이렇게 후덥지근한 날 카섹을 하다니... 우쨌든 자동차로 상당히 빠굴한 필이다. 카섹의 세계에는 언제 입문하게 되었는가?


93년도니까 대학 2학년 때다. 여자친구는 있는데 여관 갈 쩐은 엄꼬, 또 여친이 술을 별루 안 좋아하는지라 안다리 걸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았다.


그래서 맨 정신에 여관에 가자고 할 수도 없고 아부지 차를 빌려 강이나 보면서 맥주 한 잔하자고 분위기를 잡은 것이 주효했다. 그 때가 처음이었다.


딴 : 여친이 거부감은 없었나?


거부감 없었다. 아주 자연스러웠다. 그 때 비가 왔는데 앞에 강도 있고 그랬던 게 아주 분위기 만점이었다. 당시 여친도 상당히 만족스러워 했다.


사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카섹스 이거 공공장소에서만 하지 않는다면 부끄럽거나 챙피한 게 아니다. 오히려 연인들의 사이를 더 친밀하게 해준다.


딴 : 그건 또 왜 그런가?


자동차는 공간의 협소함으로 인해 정상체위라든지 원하는 자세가 나올 수 엄따. 대신 좁은 자세를 극복하기 위한 오묘하고 야릇한 자세가 평소와는 달리 잘 나오는데 그로 인해 생기는 새로운 것에 대한 자극, 미지에 대한 탐구, 실험정신 등이 둘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해준다.


사이가 안 좋아진 연인들이나 권태기에 놓인 부부들이라면 이 카섹스가 그런 위기의 상황을 돌파해 줄 수 있는 대안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딴 : 오~ 그런 숨은 뜻이...


그래서 말인데 딴지는 카섹스er들을 위한 카섹스 장소를 발굴,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이걸 재래식 언론에서 하겠냐, 테레비에서 하겠냐 그런 점에서 딴지는 반드시, 아니면 남로당에서라도 카섹스의 양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딴 : 그런데까지 신경쓰고 감동했다. 이너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뒷일은 우리에게 맡기고 어여 하던 일 마저 하시기 바란다.







 
어느 무명 독자의 메일로 시작됐던 카섹스er와의 이너뷰. 사실 첨에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 시작한 이너뷰였지만 계속된 대화를 통해 그리고 카섹스er의 마지막 발언을 듣는 순간 본 기자 아니 본지 그냥 넘길 수 없었음이다. 카섹스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면을 어찌 행동하는 양기, 실천하는 음심의 대표주자인 본지가 그냥 넘길 수 있으리오.


이후 시작될 코너 [벤치마크] 카섹스하기에 좋은 장소를 알려주마!!는 이렇게 시작되었던 거시였던 거시다. 두둥~


그러니 전국에 산재해 있는 카섹스er들이여 어여 합심할지어다. 니네들만이 꿍쳐놓고 있는 은밀하고 음습하고 눈에 띄지 않는 카섹스 장소를 여기 이 게시판에 모두 풀어놓으시라. 그러면 본지가 특별히 구성한 카섹스 취재팀이 현장을 급습, 구석구석 취재하여 카섹스하기에 알맞은 장소인지를 여러 항목에 걸쳐 요목조목 따져 니덜에게 알려 줄 거시다.


카섹스의 양성화를 위해 우리 한 번 힘을 합쳐 보자꾸나. 졸라~



 
자동차 극장 취재하러 갔다
영화보다 더 화끈한 광경을 보고야 만
나뭉이(namung@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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