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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다시 읽는 한국 인물 열전(16) - 이차돈 2탄

2003.8.17.일요일
딴지 역사학부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주옥 또는 쥐약 같은 댓글들


한 주 동안 탱자거리며 모니터한 독자 여러분들의 댓글 되시겠다.


  "이차돈은 백혈병 환자였다" :


젤 흔한 썰이다.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는 진부한 썰이지만, 백혈병·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피는 옅은 딸기우유 색깔 비슷하단 현직의사님의 전문적 지식, 나름대로 참고가 되었다(비위 약한 돗자리, 앞으로... 딸기우유 못 마신다.


글고... 진심컨대... 백혈병 이거 빨리 없어져야 한다. 모 병원에서 본 어린 환자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부모들 맘이야 오죽 찢어지겠는가. 화제에 올린 것 자체가 죄송스럽다).









추억의 우유병. 어릴 땐 저거 한 병 혼자 나발 부는게 소원이었다.


  "이차돈은 죽기 전 우유를 마셨다" :


역시 고전적인 썰이다. 삼국시대 때 과연 사람이 우유(牛乳), 즉 소젖을 먹었는가의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우유 아닌 모유(母乳)라면... 이차돈이 대체 뉘한테 가서 그걸 달랬을까(와이프가 막 몸푼 산모였다면... 할 말 없다).


  "기록한 넘이 빨간색 구별 못하는 색맹이었다" :


첨 듣는 요상한 썰이다. 색맹 중 적색맹은 적색과 그 보색(補色)인 청록색이 무색으로 보인다니, 굳이 따지자면 그 넘이 적색맹이었을텐데... 걍 넘어가자.


 "피가 아니라 정△이어서 희다" :


필설로 옮기면 벼락 맞을 거 같은 불경스런 썰이다. 댓글 1212번 참고하시라. 점수가 -2천대에서 +2천대를 넘나드는 세기적 문제 댓글이시다. 해도 넘하셨다.


 "이차돈은 오징어여서 피가 희다" :


가히 포켓몬적 발상이시다. 오징어 피가 정말 흰진 잘 몰겠다. 아기괴룡 둘리에 나오는 외계인 오징어들 생각나네.


 "하얀 피는 우유같이 버릴 게 없는 꼭 필요한 음식을 상징하는 것 같다. 즉 죽으면서도 자비를 베푸는 불교의 메시지다"


숭고성과 영양가가 동시에 노도처럼 엄습하는 해석이시다만... 은근히 우유가 완전식품임을 강조하는 장나라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유가공업체 불심회 회원이신 듯... (우유~♪ 우유~♬)


아~ 글고... 보충설명 하나 하자. 이차돈을 울나라 불교계 최초의 순교자로 알고들 계시겠지만, 이차돈보다 앞서 살았던 아도·묵호자 이 분들도 모두 순교했을 거란다(아도나 묵호자도 고유명사가 아니라 스님을 뜻하는 일반명사라고도 본다).



  이차돈설화 감상법


다시 전열을 가다듬자. 황당스런 이 설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름하야 <이차돈설화 감상법>이다(뜨... 제목이 김X중 주필 칼럼 같구만).


(1) 얘기 자체를 싸그리 믿는다 ⇒ 젤 바람직하다. 이런 태도야말로 정신건강에도 좋으며 장수만세의 지름길이다. 적극 권장한다.


(2) 딴건 몰라도 순교 부분... 그니까 허연 피가 솟구치고 머리가 날아가고 하는... 고건 못 믿겠다 ⇒ 건전한 상식과 부실한 낭만 지니신 분 되겠다. 어느 종교를 믿으시든 돈독한 신앙인 되긴 힘드시겠다.


(3) 순교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이차돈이 미리 법흥왕과 짜고 자청해서 죽었다는 것도 못 믿겠다 ⇒ 살면서 큰 사기는 안 당하실 분이다. 허나 인생이 좀 뻑뻑하실 거 같다.  


그럼 돗자리의 입장은 뭐냐. 평소엔 (1)이다. 학교 댕길 땐 (3)이었다. 근데 (1)이면 걍 나오는 대로 믿으면 되니 돗자리가 여기서 더 쓸 말 없다. (3)이면 골치 아플 뿐 아니라 돗자리 그걸 따질 능력도 없다. 따라서 선택의 여지 없이 (2)의 길을 가련다.


⇒ 작전상, 순교 때 일어났단 기적은 믿지 않으련다. 허나 순교를 자청했다는 건 믿는다고 치자.



  순교기적을 믿지 않는다면... 어떤 자료를 따라야 하나


순교기적을 믿지 않더라도 그럭저럭 이해될 수 있는 자료는 ③ 「촉향분예불결사문」뿐이다. 딴 자료들에선 이차돈의 순교기적을 보고서야 법흥왕(또는 소지왕)과 신하들(아마도 진골귀족들)이 놀래서 불교를 받아들이기로 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순교기적이 없었다면 그들이 불교를 믿기로 했을 까닭이 없단 뜻이다.


글고 다른 자료들에선 신하들이 법흥왕에게 개기고 삐댄다. 그치만 「촉향분예불결사문」의 분위긴 영 다르다. 법흥왕이 공포 분위기를 만든 뒤 신하들을 불러 윽박지르고, 신하들은 바짝 쫄아 설설 긴다. 함 살펴보자.


법흥왕은 절을 세우려 하는데 신하들이 말을 듣지 않자【不從建寺之神略】고민에 빠진다. 이를 눈치챈 이차돈이, 왕명을 거짓으로 전했다는 죄목으로 자기의 목을 베면【以謬傳辭 刑臣斬首】신하들이 감히 왕명을 어기지 못하고 모두 복종할 거라고 한다. 법흥왕은 그럴 것까진 없다고 말리지만 이차돈이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그 제의를 받아들인다.


이어 법흥왕은 위엄을 갖추고 동서(東西)에 풍도(風刀) - 아마도 찬바람 날 것 같은 무시무시한 칼 - 를, 좌우에(左右)에 상장(霜杖) - 아마도 서릿발 같은 고문도구 - 를 늘어놓은 뒤 신하들을 불러 일케 묻는다. "내가 절을 지으려 하는데 니들이 일부러 꾸물대며 개기는 거냐【卿等於我欲造精舍 故作留難】."


그러자 신하들은 벌벌 떨며 결단코 아니라고 펄쩍 뛴다. 그러면서 손으로 동서쪽을 가리킨다【持手東西】. 그러자 법흥왕은 이차돈을 불러 꾸짖으니 이차돈이 낯빛을 잃고 대꾸도 못 한다【舍人失色 無辭以對】. 열받은 법흥왕, 이차돈의 목을 베도록 한다. 이차돈은 맹서(뭔 맹서인진 모른다)를 하고 목이 잘린다【舍人作誓 獄吏斬之】.


찬찬히 뜯어보자. 칼과 고문도구를 좌악 늘어놓았단 건, 신하 니들이 잘못한 거면 줄초상 난다는 뜻이리라. 생사의 기로에 선 신하들은 지들은 잘못한 거 없다며 이차돈에게 책임을 돌린다(동서쪽을 가리킨 건 아마도 이차돈 근무지가 그쪽이어선가보다. 그러니 법흥왕도 척 알고 이차돈을 불러내지).


불려나온 이차돈,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는다. 법흥왕이랑 미리 짠 거지만, 신하들에게 뭔가 왕명이라고 전해준 거다. 그 내용이 뭐였을까(텍스트엔 안나온다).









이차돈의 순교를 기려 세운 백률사



근데 아마도 "왕께서 절을 지으래요" 요건 아닐 거다. 글타면 신하들이 맹서까지 하며 아니라고 벌벌 떨 이유가 없다. 지들은 정말로 그런 말 들은 적 없으니 펄펄 뛰며 이차돈에게 책임을 돌린 거다. 오히려 거꾸로가 아녔을까. "왕께서 절 안 지으신대요" 일케 말이다. 그래서 신하들은 좋다고 탱자탱자 했는데, 갑자기 법흥왕이 불러 와보니 분위기가 살벌하기 이를 데 없다. 자칫하면 싸그리 죽이기라도 할 태세다. 그래서 예전에 법흥왕한테 개겼던 때와는 달리 대꾸도 제대로 못하고 손으로만 동서쪽을 가리킨 거다. 기선 제압이 이래서 중요한 거다.


이차돈... 낯빛을 잃고 끽소리도 못한다. 뚜껑 열린 법흥왕은 이차돈의 목을 치란다. 평소 총애하던 근신(近臣)인데도 말이다. 절을 세우겠다는, 불교를 받아들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거다. 법흥왕과 이차돈의 리얼한 연기에 신하들 껌뻑 넘어간다.


마침내 형리가 이차돈의 목을 벤다. 목에선 붉은 피가 나오고 머리가 땅에 떨어져 나뒹군다. 그걸로 끝이다. 아무 기적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치만 분위기는 살벌하다. 뜨... 법흥왕이 절 짓자는데 더 개겼다간 신하들도 그 자리에서 저 꼴 날 거 같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목숨 바쳐가며 그래도 절 못짓는다고 할 넘들이 몇이나 있을까.


1980년 5월 어느날 전두환에게 바짝 쫄은 머저리(김옥길 문교부장관 빼고)들만 모였던 국무회의에서처럼, 겁먹은 신하들은 찍소리 못하고 엉겹결에 왕명을 따른다. 이로써 법흥왕 4년 병부(兵部) 설치, 7년의 율령 반포와 백관공복(百官公服) 제정에 이은 왕권강화책이 마무리된다. 이상이 돗자리가 어거지로 쥐어짜낸 너절한 추리 되시겠다(두 주 동안 고민한 결과가... 고작 요거란 말인가).



  천경림에 지었다는 흥륜사 공사과정


이차돈의 순교는, 단순히 절을 짓겠다는 거 때문이 아니라 신라 고유신앙의 성지인 천경림에 절을 세우려 했기 때문이란 것이 학계의 통설이다. 이차돈이 죽은 이후 우여곡절 끝에 천경림에 흥륜사가 지어진다. 그럼 문제의 그 흥륜사가 세워진 과정을 디벼보자.


































































 


시기


내용


출처


1


미추왕3년(264)


(아도가) "소승은 바라는 것이 없고, 다만 천경림에 절을 짓고 불교를 크게 일으켜 나라의 복을 빌고자 합니다【創不寺於天境<鏡>林 大興佛敎 奉福邦家爾】" 하니 (미추)왕이 이를 허락하여 공사를 일으키게 했다.


이 때의 풍속은 바야흐로 질박하고 검소하여, 띠로 엮어 지붕을 덮고 머무르며 가르치니【俗方質儉 編茅葺屋 住而講演】, 이따금 하늘에서 꽃이 떨어졌다. 그래서 이름을 흥륜사라 했다.


『삼국유사』 <아도기라>


2


법흥왕14년(527)


소신 이차돈이 불법을 위해 몸을 바쳤다【小臣異次頓 爲法滅身】.


<촉향분례불결사문>(『삼국유사』 <원종흥법염촉멸신>)


3


법흥왕14년(527)


㉠ 아도가 처음 절(흥륜사)의 터를 닦았으나 중간에 무너졌다가 법흥왕 정미년(14년)에 이르러 ‘초창’되었다【寺自我道始基 而中廢 至法興王丁未 草創】.


『삼국유사』 <아도기라>


㉡ 흥륜사를 처음 짓기 시작했다【始開】


<국사여향전>(『삼국유사』 <원종흥법염촉멸신>)


4


법흥왕15년(528)


처음으로 불법을 행했다【肇行不法】.


『삼국사기』 <신라본기>


5


법흥왕16년(529)


영을 내려 살생을 금지했다【下令禁殺生】.


『삼국사기』 <신라본기>


6


법흥왕21년(534)


천경림의 나무를 베어 절을 세우려고 터를 닦다가 주춧돌과 돌불단과 섬돌을 찾으니 곧 여기가 옛날 절터였다【伐木天鏡林 欲立精舍掃地 得柱礎石龕及階陛 果是往昔招提舊基】.


『해동고승전』 <석법공>


7


법흥왕22년(535)


㉠ 을묘년에 (흥륜사 창건공사를) 크게 벌였다【乙卯大開】.


『삼국유사』 <아도기라>


㉡ 을묘년에 천경림의 나무를 크게 베어 처음으로 공사를 일으키니 동량(棟樑)의 재목은 모두 숲속에서 넉넉히 얻었으며, 섬돌과 돌불단이 모두 있었다【乙卯 大伐天鏡林始興工 梁棟之材 皆於其林中取足】.  


<국사여향전>(『삼국유사』 <원종흥법염촉멸신>)


8


진흥왕5년(544)2월


㉠ 흥륜사가 완성되었다【興輪寺成】.


『삼국사기』 <신라본기>


㉡ 대흥륜사를 지었다【造大興輪寺】.


<촉향분례불결사문>(『삼국유사』 <원종흥법염촉멸신>)


㉢ 갑자년에 절이 완성되었다【甲子寺成】.


<국사여향전>(『삼국유사』 <원종흥법염촉멸신>)


9


진흥왕5년(544)3월


사람들이 출가하여 스님이 되어 불사를 받드는 것을 허락했다【許人出家爲僧尼奉佛】.


『삼국사기』 <신라본기>


법흥왕 이전에도 아도가 천경림에 절을 지었단다(1?3-㉠). 그치만 이 기록들은 그다지 믿겨지지 않는다. 또 지었다고 해 봐야 "띠로 엮어 지붕을 덮은【編茅葺屋】" 초라한 수준이었고, 그나마 얼마가지 않아 무너졌다니【中廢】일단 제끼고 살펴보자.


이차돈이 죽은 때는 법흥왕 14년이다(2). 글고 이 해 천경림에 처음으로 절을 짓는다(3-㉠㉡). 근데 법흥왕 21년 또는 22년에 흥륜사 창건공사를 다시 크게 벌인다(6?7-㉠㉡). 그럼 이건 단순한 확장공사였나. 아니다. 이미 그 곳은 옛터【舊基】라 불릴 정도로 폐허가 되어 있었다(6?7-㉡). 글타면 법흥왕 14년에 지었던 절은 오랫동안 유명무실했던 거 아닐까. 더욱이 흥륜사가 완공되는 건 진흥왕 5년(544)의 일이다. 얼마나 큰 절인지 몰라도 10년이 걸린 셈이다. 공사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그럼 일케 추리할 순 없을까. 법흥왕 14년 이차돈의 순교를 계기로 신하들은 일단 천경림에 절을 짓기로 한다. 그치만 단서가 붙는다. 그들의 성지인 천경림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로 말이다. 법흥왕으로서도 어차피 첫술에 배부를 순 없는 노릇이었다. 우선 천경림에 작은 절이라도 세우는 것 자체가 큰 상징적 의미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법흥왕과 신하들은 이 수준에서 타협을 한 거 아닐까.









흥륜사 터라는데... 확실친 않다.


그럼 법흥왕 15년 "처음으로 불법을 행했다【肇行不法】"(4)는 기록은 대체 뭔 뜻일까. 혹시 법흥왕 14~15년에 있었다는 법흥왕의 사신(捨身), 즉 귀의(歸依)한 걸 뜻하는 건 아닐까(요 때 법흥왕이 스님이 되었다고도 한다. 요 부분 궁금하시면, 신종원, <신라 불교공인의 실상>, 『신라문화제학술발표회논문집』 14, 동국대 신라문화연구소, 1993 보시라).


이어 법흥왕 16년 살생을 금지하는 영을 내린다(5). 뭔 살생 금지냐고? 계백 편 <세속오계>에서 나왔었다. 십재일(十齋日), 즉 매월 1. 8. 14. 15. 18. 23. 24. 28. 29. 30일에 신도들이 살생을 하지 않는 걸 말한다. 이 정도 되면 서서히 불교국가의 모습을 갖춰가는 거다.


글타면 처음 불교를 받아들이길 꺼려했던 진골귀족들로선 이같은 조치가 탐탁치 못했을 거다. 그래서 법흥왕 18년 상대등의 설치는, "국왕과 귀족 세력간의 대립을 제도상으로 해결하여 보려는 의도"에서 나온, "국왕과 귀족 세력과의 일정한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보인다(이기백, <신라 초기 불교와 귀족세력>, 『신라사상사연구』, 일조각, 1986, 79쪽).


근데 초대 상대등 철구... 아니 철부(哲夫)는 법흥왕 21년에 죽는다(『삼국사기』). 그치만 기록상에는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유는 모르나, 귀족세력이 우왕좌왕하나보다. 글고 바로 이듬해 대대적인 흥륜사 신장개업 공사가 시작된다. 오랫동안 지지부진 내지 지리멸렬 했던 흥륜사를 다시 중흥시켜려는 거다. 얼마간 균형을 유지하던 군신(君臣) 관계에서 벗어나, 이젠 법흥왕이 주도권을 잡고 강력히 밀어붙인다.


허나 그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나 보다. 흥륜사가 얼마나 큰 절인지 모르나 공사기간이 10년(법흥왕 22년<535>~진흥왕 5년<544>)이나 걸렸단 점을 보아 짐작할 수 있다(8-㉠㉡㉢). 불교의 수용과 공인이라는 거, 이차돈 목 자르듯 댕강 한 순간에 이뤄진 게 아녔다. 오랜 시간을 두고 이어온 왕권과 신권의 갈등과 타협의 소산이었던 거다. 그 과정에서 이차돈으로 대표되는 여러 불자(佛子)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순교자란 대체 어떤 분들인가


에거거... 쓰는 넘이나 읽는 분이나 피차에 정말 힘들었다. 어쩌다보니 허접한 논문 비스끄리 되어버렸다. 학술적으론 일고의 가치도 없는 돗자리 썰이다. 그치만 이차돈 순교를 놓고 나온 학설이 하두 여러 개라... 뭐 큰 문제될 건 없겠다(생각같아선 양<>나라와의 외교관계를 통한 불교전래 부분을 쫌더 디벼보려 했는데... 기력과 실력이 모두 딸린다).


여기서 잠시 순교자란 대체 어떤 분들인가 생각해보자. 뭐 사전적 뜻은 간단하다. "종교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이다. 아~ 자신의 신앙이나 신념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것이 불교든 기독교든 이슬람교든... 심지어 오옴진리교라도 말이다(오해 말자. 대단하다는 용어에는 선악의 개념이 들어가 있지 않다. 예컨대 신창원... 대단한 인물 아닌가).


순교란 참 대단한 거다. 그러니 아무나 못한다. 종교인으로서 순교자가 되는 건 최고의 영광이라고도 하네(글케 좋은 거면 해보시지들... 순교자 떠받들면서 정작 지들은 글케 살 맘 없는 분들이 대부분 종교인 아닌가).


이차돈 관련 논문을 읽다보니 순교에 대한 재미난 내용이 나온다. 순교를 담처럼 3가지로 나눈단다(김무조, <고슴도치[이차돈] 죽음의 이원적 비극성>, 『경성대학교 논문집』 13-3, 1992, 15쪽)


(1) 의지와 실제로 순교한 것


⇒ 종교를 위해 죽으려 했고 그 뜻대로 정말 죽은 걸 말한다. 예컨대... "종교룰 위해 죽겠소" 했더니... "오냐... 알았다" 하고 죽여준 경우다.


(2) 의지로 순교했으나 실제로 순교하진 않은 것


⇒ 종교를 위해 죽으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죽지는 않았다. 예컨대... "종교를 위해 죽겠소" 했는데... "어... 그 넘 멋지네" 하고 걍 살려준 한 경우다.


(3) 실제로 순교했으나 의지로 순교하진 않은 것


⇒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죽기는 했는데 죽으려 맘먹은 건 아니다. 예컨대... "종교 버릴테니 살려주쇼" 했더니... "웃기셔" 하고 죽여버린 경우다. 또는 뭐 이거저거 묻지도 않고 단지 종교인이란 이유로 마구 죽인 경우도 해당된다.


엄격히 말해 순교라 할 수 있는 건 (1)뿐이다. (2)도 거의 순교에 가깝지만 어쨌든 살았으면 순교 아니다. (3)은 좀 애매하지만, 그 내막을 모르면 걍 순교가 된다.



  순교자 되기 넘 어렵다... 그래서 떠받든다


근데 문제는 (3)이다. 재미작가 김은국의 소설 『순교자』라고 들어보셨나. 읽어보셨나. 돗자리도 이 책 읽고서 순교란 무엇인가 제법 머리 싸맸던 격이 난다. 네이버엔 일케 나온다.






1964년 발표. 6?25전쟁을 배경으로 신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종교소설로서 일약 미국의 베스트셀러가 되어 독일어로 번역되었고 국내에도 번역 소개되었다.


유엔군의 북진으로 평양에 주둔한 이대위(李大尉)는 적 치하에 순교한 많은 목사 중의 유일한 생존자인 신목사의 비밀에 의문을 품게 된다. 신목사는 자신이 살아남은 비밀에는 입을 다물면서 순교한 목사들을 찬양하며 굳은 신념으로 설교를 계속한다.


이윽고 이대위는 적군 포로에게서 다른 목사들은 모두 신을 저주하고 등을 돌렸지만 신목사만은 학대하는 자기들을 경멸할 수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건졌다는 비밀을 알아낸다. 그리고 신목사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으면서도 신도들의 신앙적 구원을 위하여 끝내는 순교한다는 내용이다.


허허... 이게 뭔 소린가. 궁금하면 함 읽어들 보시라. 단, 예수님 열심히 믿는 분들은 빼고 말이다. 괜히 잔잔한 가슴에 파문 일으키실까 걱정스러워서 글타. 지금은 천당에 계실 H 목사님께서 읽고 노발대발하셨단 소설이다. 그치만 창작예술인데 시비걸어 뭐하겠나.









"내 목 따슈"라는 듯 비장한 폼으 로 갑빠 내놓고 서 있는 <파판8>
의 스콜... 뻘건 하늘에서 허연비가 내린다. 왠지 이차돈 닮지 않았나?


암튼 김은국의 『순교자』는 순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많은 질문을 앵겨준다. 글고 어쩜 우리가 순교자라 알고 있는 분들 중 사실은 그렇게 불릴 수 없는 분들도 계시리란 시사도 던져준다. 이 얘기 잘못했다간 또 뭔 멜질과 댓글에 시달릴지 몰라 어영부영 스리슬쩍 넘어간다만... 순교란 절대 쉬운 게 아니다... 따라서 순교자도 쉽게 나올 수 없다... 이거만큼은 분명히 해두잔 말이다. 또 걍 순교자라 해도, 유형 (1)이냐 (2)냐 (3)이냐를 따질 필요가 있다는 점도 말이다.


<쿼바디스>란 영화 많이들 보셨을 게다. 돗자리, 그 마지막 장면만 떠오른다. 콜롯세움에서 기독교인들이 사자밥이되기 직전이다. 그들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찬송을 부른다. 공포에 질렸던 얼굴에 어느덧 평온이 깃든다. 이윽고 사자들이 달려든다. 그러자 담담히 순교할 거 같던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다 모두 물려 죽는다. 눈물겨웠다. 비록 영화의 장면이지만 실제로도 그랬을 거다. 왜? 사자에게 물리면 아프니까... 죽으니까... 그래서 순교가 힘든 거다. 그러니 순교자를 떠받들어야 하는 거다.  








고생들 하셨다. 피차에 뭐가 뭔 말인지 모르겠다. 일케 어렵게 쓰는 일 앞으론 없을 거다. 끝으로, 이차돈과 관련해서 돗자리에게 날라든 딱 한 통의 멜글을 소개한다(H선생님... 미리 허락받지 않고 올려 죄송합니다).






어린 시절 경주에서 살았습니다. 이차돈의 전설이 숨쉬는 동네에서요. 이차돈이 효수[참수]되던 곳은 고성숲이고요(현재는 황성공원). 목이 떨어진 곳은 님이 금강산이라 표현한 백률사가 있는 소금강산입니다.


백률사가 올라가는 곳에 사면석불이 있는데요. 그 곳에 이차돈의 목이 떨어졌는데 어느날 뭉실뭉실 무언가 올라오는 것 같아 그곳을 파보니 사면석불이 있더라 하는 전설을 듣고 자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좀 비합리적이지만 무어 상관있나요. 신화인데...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어린 시절 그 꿈을 갖고 고성숲에서 뛰어놀고 사면석불 앞에 놓여진 동전 몇잎으로 사탕 사먹을까 고민하다 부처님께 벌받을까 결국 뒤돌아서던 그 때 일도 아련한 추억으로 생각납니다.


석불 앞에 놓인 동전 몇 잎을 놓고 갈등 때리시다 "부처님께 벌 받을까 관두셨단 그 말씀이 가슴을 잔잔히 적신다. 불심(佛心)이 별거겠나. 그저 부처님 가르치신 대로 "남의 동전 몇 잎"이라도 안 훔치고 착하게 살면 되는 거지 뭐. 이차돈설화가 진짜든 가짜든 그게 뭔 대수랴. 불교를 위해 온몸을 던지셨던 많은 분들의 눈물과 피땀을 기리기 위한 "아련한 추억"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겠는가.    



 
딴지 역사부
돗자리 (e-rig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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