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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사용에 민감해진다는 것
글 한슬입니다, 편집 퍼그맨
이런 말이 있다. 
앉은뱅이 옆에서 뛰지 마라.
네 주변에 차이가 있는 자들을 보고, 
그들에 대해 민감해지라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단어 사용에 민감해진다는 것은?
내가 사용하는 단어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누군가에게 심리적 불이익을
흔히들 말하는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을까?
고민해 보는 것이다. 
즉, 우리가 흔히 쓰는 여러 단어,
병맛, 병신력, 귀머거리, 
정신병자, 기형아 같은 표현들을
쓰기 전에 고민해 보는 것이겠다. 
혹시 내 주변에 이에 해당하는 이가
존재하고, 내가 함부로 사용하는 
단어에 아파하지는 않을까?
얼마 전, 
캐시 슬라이드에서 제공하는 
플레인이란 앱 광고에 
이런 표현이 등장했다.
색맹이란 시력의 이상으로 인해 
색상을 정상적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즉, 3원색(빨강, 초록, 파랑) 중
특정 색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색맹이라 해서 
모든 색상을 구별하지 못할까? 
아니다. 
색맹은 각기 다른 원추세포 중
무엇이 빛에 이상 반응하는지에 따라
아래와 같이 다양하게 나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든 색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색각이상은 전색맹,
혹은 완전색각이상이라 불리며
전체 인구 중 0.005%만 
이에 해당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남성 5.9%, 여성 0.44%가 
이에 해당한다. 의외로 많다!
그렇다면 색은 무엇일까?
물체의 표면에 반사되는 빛에는 
여러 파장이 있는데 이것을
시각계통이 감지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성이다.
눈, 뇌에서 느끼는 합성된 감각일 뿐
물체 고유의 물리적 성질은 아니다. 
그러므로 절대적인 색, 
이를테면 붉은빛이란 건
엄밀히 말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플레인에 올라온 글은 
차별적인 내용이 아니었다.
유럽의 색감을 남에게 공유하는 
평범한 펌글이다. 
결정적으로 해당 글을 쓴 이는 색맹 운운을 하지 않고 있었다.
문제의 색맹 표현은 
캐시 슬라이드에 광고를 넣은 주체가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케팅, 홍보를 위해서…
색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면,
그냥 아름답다란 표현을 쓰면 된다.
위 그림처럼 다른 색으로 보여도
마릴린 먼로는 마릴린 먼로니까.
굳이 색맹이란 단어를 
쓸 필요가 있었을까?
색맹은 이 광고 담당자가 생각하는,
그런 심각한 것이 아니다.
못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색맹이었으면 어쩔 뻔했냐고?
마음에 상처를 받았겠지!
저 홍보 문구를 보고.
물론, 표현 하나를 가지고
플레인이나 캐시 슬라이드를
보이콧하자는 것은 무리다.
이 문장을 보고 민감해할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보다 더 나은 표현을 할 수 있다.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쓰기 전에 조금만, 
아주 조금만 생각해보면 
가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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