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승리] 딴지총수 마침내 다이어트 선언!!

2002.5.13.월요일
딴지 노조


지난 며칠간 본지의 노동환경은 급격히 악화되었더랬다.

 

딴지스의 쭉빵쭉딴한 몸매유지를 위해 설치되어 있던 체중계의 발판이 하룻밤 사이 무참하게 깨져있었던가 하면, 화장실 변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대형 똥이 차고 넘쳐 변기구멍 병목현상을 유발 화장실 바닥에 똥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는가 하면, 밤만 되면 감쪽같은 부식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던 것이다.

 

이에 본지 엽기 과학부에서는 이를 반명랑 세력의 도발이라 규정하고 그 범인 검거를 위해 화장실 똥덩어리를 채취, 똥세포 DNA 분석을 시도해본 결과,

 

초대형 공룡똥을 싸제끼는 범인은.... 본지 총수였음을 밝혀내고야 말았다. 씨바.

 

이에 전 딴지스는 총수의 만행 규탄 결의대회를 사옥 전역에서 총력적으로 펼쳐, 총수 사옥 내 화장실 출입금지/ 총수 개인 부식 분배/ 노동자 부식권 쟁취/ 대용량 변기 설치 등 4개의 합의안을 걸고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특히 화장실 출입을 놓고 노사양측은 치열하게 공방을 펼쳐갔다. 그러나 전 딴지스 노동자들이 총수의 화장실 출입을 원천봉쇄하자, 똥꼬가 터져나갈 정도로 똥참는 고통에 시달리던 총수는 끝내 빤스를 세 장이나 갈아입는 똥지림을 맛본 후에 마침내 항복하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총수는 4개의 합의안에 서명했을 뿐 아니라, "이 모든 불행한 사태의 원인은 비만 때문이었음"을 실토했고, 다시는 이처럼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이어트를 하겠노"라고 맹세하여 딴지스 노동자들은 그룹의 총수로부터 "다이어트 서약"을 받아내고야 마는 쾌거까지 달성했다. 어절씨구리~

 

이에, 갖은 만행의 원흉이었던 총수로부터 그간의 과오에 대한 반성 섞인 일문일답을 들어보기로 한다.
 

 
 

 






 
 

 

노동환경 악화의 원흉인
총수의 똥배

 

왜 그랬는가?

 

달리 할 말이 없다. 배가 고팠다. 그리고 단지 똥이 많이 나왔을 뿐이다.

 

 그런 개인의 욕심과 이기심 때문에 노동환경이 엉망이 될 것이라는 건 예상하지 않았나?

 

그룹의 총수는 그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어느 공기업의 파업 노동자는 파업 끝내고 복직 후 월급통장에 마이너스 몇 십억이 찍혀나왔었다. 파업으로 입은 손해를 노동자에게 물리는 거다. 또 어느 졸라 유명한 재벌 회사는 아직도 노조가 없다. 노조 만들려고 하면 싹 잡아다가 벼라별 회유와 협박을 다 한다. 그 회사는 근무 시간에 메신져도 못 쓰게 한다드라.

 

근데 니네는 근무 시간에 게임도 하고, 밥 먹으러 나가서 술 먹고 오고 그러잖냐. 그런 거 딴 회사에서는 생각도 못 한다. 그래서 난 똥 좀 흘린다고 별 문제가 되랴 싶었다.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다.

 

 구태의연한 경영 마인드다. 노동자를 무시하면 아니 된다. 그리고 그 똥은 "똥 좀.."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색깔과 냄새와 크기를 능가하고 있었다. 혹시 진화가 덜 된 거 아니냐?

 

그건 인신공격성 질문이다. 그에 대한 답변은 쌩까마. 아무튼 딴지의 총수로써 쭉쭉딴딴의 선봉에 서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부남이라는 안일함에 빠져 몸매 관리에 소홀했던 것 같다.

 

 단지 몸매 관리의 차원이 아니다. 총수의 몸매에 우리들은 그다지 관여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사주의 욕심에 직원의 부식이 도난당하고, 사주의 공룡똥에 직원들의 명랑배변이 위협받았다는 사실이다.

 

크게 동의한다. 그래서 나의 이기심과 욕심을 버리고 "다이어트"를 통해 그 가시적인 결과를 선보이겠다는 거다. 이로써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에 나 역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겠다는 거다.

 

 바람직하다. 그럼 현재 몇 킬로이며, 몇 킬로까지 뺄 건가? 허리 싸이즈는?

 

허리는 109cm. 현재 97킬로그램인데, 87킬로그램까지 10킬로그램 빼겠다.

 


43인치에 육박하는 총수의 똥배

 

 안된다. 10킬로그램으로 우리는 만족할 수 없다. 5킬로그램 더 빼라. 그렇지 않으면 합의할 수 없고, 다시 실력행사하겠다. 딱 두 달의 시간을 주겠다.

 

두 달에 15킬로그램이면 무리다. 난 물만 먹어도, 숨만 쉬어도 살찌는 체질이다.

 

 그건 우리가 알 바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명랑부식을 사수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의 명랑배변을 누릴 권리가 있다. 총수의 몸무게 때문에 위협받을 수는 없다.

 

음, 알겠다. 서약한다.

 

 수고했다. 그럼 여기에 사인하도록 하고... 앞으로는 바람직한 노사관계가 깨지지 않길 바란다.

 

찬성이다. 그간 노동환경을 본의 아니게 위협했던 일은 잊어주길 바라고, 나 역시 이를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보여주겠다.
 

 
 


우리 딴지스는 이처럼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고 있다.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위협하는 장애물이 있다면 그게 총수의 몸무게든, 빤쓰색깔이든 뭐든 간에 대동단결하여 밀어붙인다.

 

전 세계의 독자들은 앞으로 본지 총수의 몸무게를 주시해 주시라. 거기에 딴지 노동자들의 명랑 노동이 달려있다. 총수의 다이어트가 성공하는 날, 다시 그 쾌거를 인터네뜨 만방에 알리도록 하마. 그럼 오늘은 이상이다. 졸라 투쟁~

 

 

 
딴지 노조위원장 철구
(chulgoo@ddanzi.com)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