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쑨] 콘서트 "무붕 2002"!!

2002.2.6.수요일

딴지일보 기동취재반 

 

   딴지일보 기동취재반 보도
 

평소 유일 민족정론지임을 자처하며 사회 구석구석의 부조리에 장쾌한 똥침 시술사업을 펼쳐온 딴지일보에서 딴따라판, 특히 방송가에 만연한 립싱크 가수들의 붕어 입질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내용의 행사를 마련했다고 하여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바로 콘서트 "무붕 2002"인데, 딴지일보와 (주) 코코코입이 손에 발잡고 야심차게 기획한 행사되겠다. 내용상 철저히 라이브 중심으로 활동해 온 뮤지션들로 꾸며지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단지 말로만 이래라저래라바꿔라갈아라엎어라하는데 그치지 않고 올곧은 명분과 취지로 부대 사업까지 왕성하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이 살 만하다고 평가되는 본 공연의 조직위로부터 그 내용을 상세히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다음은 조직위 실무담당자와의 일문일답.
 

  무붕이 도대체 무슨 뜻인가?

한마디로 붕어는 없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붕어란 잉어과의 민물고기로서 개울/못에 살며 길이 10~15cm, 폭이 넓고 머리는 뾰족하며 주둥이는 둥글고 수염이 없으며 등은 푸른 갈색, 배는 누르스름한 은백색을 띠는 어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티부이 방송 쑈 프로그램에 주로 서식하며 리듬체조를 장기로 하고 노래를 할 줄 몰라서 반주테잎에 맞춰 입질만 하는, 가수인지 춤꾼인지 개그맨인지 구분이 안되는 연예인을 일컫는 학술용어되겠다.

 붕어는 없고, 뭐가 있냐?

진짜배기 라이브 뮤지션들이 있다. 대다수의 생각있는 음악팬들은 티부이를 주름잡는 립싱크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근데 정작 립싱크 나뿌다 문제다 말은 해도 그걸 개선하거나 바꾸는데 있어서는 별다른 생각이 없거나 소극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돌 립싱크 가수들이 뵈기 싫어서 마냥 꺼져라 사라져라고 외치고 앉아 있을 수도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해서 걔네들이 "아이고, 죄송함돠. 그간 실례 많았음돠"하면서 딴따라판을 쉽게 떠나줄 것도 아니고. 목소리 높이다가 혈압 오르고 스트레스 받고 이거 할 짓 아니다.
 

 그럼 우짜라고? 걍 붕어들 한가롭게 노니는 물가에서 허허롭게 구경이나 하고 앉아 있으란 말이냐?

말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기 바란다. 누차 입아프게 썰풀어 온 것처럼 잘못된 거뜰에 대한 비판도 필요하지만, 사랑하고 애껴야 될 대상에 대해 어케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라는 게 본지의 일관된 입장이다. 붕어를 싫어하는 음악팬이라면 당근 라이브로 먹고사는 뮤지션들을 좋게 생각할 거고, 저넘의 붕어들을 어떻게 매운탕을 해먹을까를 고민할 시간에 차라리 진짜배기 뮤지션들에게 신경을 쓰잔 말이다. 이게 더 쉽고, 혈압 안 오르고, 스트레스 안 받고, 잼나게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그렇게 한번이라도 더 진짜배기 음악, 라이브 음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뮤지션들의 공연장에 가는 버릇을 들이면, 그런게 모여서 그 뮤지션이 쭈욱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결국에는 딴따라판에서 라이브 뮤지션들의 입지도 커지게 만드는 거다. 그러다 보면 우덜이 핏대 안 세워도 붕어들의 나와바리는 자연스럽게 좁아질 수밖에 없지 않겐냐 말이다.

당 공연 무붕 2002는 전적으로 요런 취지에서 출발했음이다. 그러니까, 내용적으로 붕어는 없어져야 한다 뭐 이런 뜻으로 받아들이기 보다 진짜배기 라이브 뮤지션들이 딴따라판을 접수하겠다라는 취지로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무붕 2002의 무대에 설 진짜배기 뮤지션들의 면면에 대해 알려달라.

알려 주마. 일단 요번 공연은 일백푸로 국산 뮤지션들의 엔트리로 꾸며진다.

본 조직위에서 오랜기간동안 걸르고 또 걸러서 라이브 전문 뮤지션 5인방을 엄선했으며, 지금까지의 활동경력이라든지 실력에 있어서 가히 국가대표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면면들이라 할 수 있겠다.

당 공연은 이틀에 걸쳐서 치뤄질 꺼고, 젊은 실력파 라이브 뮤지션 2팀이 첫날, 관록의 중견 라이브 뮤지션들 3팀이 둘쨋날로 해서, 각각 하루씩을 책임지게 될 거다.

고럼 이제부터 엔트리 넘버들의 구체적인 소개에 들어가도록 하겠다.
 

<첫날(2002.3.30) 롹의 최강 투톱-콘서트 무붕 2002 1탄>

 엔트리 No.1 - 윤도현 밴드

뮤지션들이 공연장에서 어떻게 죽여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따위는 접어 버리게 만들고, 어떻게 죽으면 잘 죽었다고 소문이 날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광란의 도가니탕 요리사 - 윤도현 밴드가 본 공연에 뜬다. 죽었다고 복창하자....

묵은 숙변이 어마뜨거라하며 쑥하니 내려가게끔 시원시원한 윤도현의 호쾌한 목소리와 군더더기없이 깔끔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연주의 윤도현 밴드가 무붕 2002 첫날 공연의 무대를 스트레스 해소 장청소의 한마당으로 만들어 주러 등장하신단다.

최근 5집 이후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윤도현 밴드는 이번 공연에서 그들이 지향하고 있는 한국적 롹 싸운드의 진득하고도 성숙한 연주는 물론이고, 5집에서 시도된 모던 롹/하드코어 등등 새로운 조류의 연주들까지 폭넓게 선보이면서 라이브를 하려거든 윤도현밴드만큼 하라라는 진리를 재확인시켜 줄 꺼라고 한다.
 

 엔트리 No.2 - 크라잉 넛(Crying Nut)

조선 펑크의 최선봉장들이자, 한국 인디 롹의 개척자이자, 클럽 라이브 밴드들의 희망봉인, 뭐 더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는 밴드 크라잉 넛. 이제 알려질만큼 알려진 데다가 음반도 나올 때마다 10만단위의 판매고까지 설왕설래하는 거까지 해서 크라잉 넛은 더 이상 언더/인디 밴드가 아니다라는 말들도 돌아댕기는 거 같긴 하다만, 진짜로 주목해야 할 것은 아직까지 얘들, 주말마다 어김없이 자기네들이 첨 출발했던 클럽 무대에서 라이브 연주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5년이 넘는 기간동안 매주 4~5회씩의 꾸준한 공연으로 다져진 이들의 실력은 작년에 발매된 이들의 정규 3집 앨범 <하수연가>에서 꽃을 활짜기 피웠음이다만, 앞으로도 또 얼마나 더 무섭게 성장할지 예측할 수 없는 팀이기도 하다. 당 공연은 4월경에 발매될 이들의 신보 수록곡들을 최초로 감상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할 꺼라는 거, 크라잉 넛의 팬이라면 유념하고 계시라들.
 

<둘째날(2002.3.31) 3인3색 그 화려한 만남-콘서트 무붕 2002 2탄>

 엔트리 No.1 - 장사익

17살짜리들이 딴따라판의 대세를 자지우지하기 시작하던 무렵이던 1995년, 47세라는 늦어도 오방 늦은 나이에 데뷔하여 어느새 민요tic 가요, 혹은 판소리형 가요라는 새로운 장르로 일가를 이룬 뮤지션 장사익 또한 본 무붕 2002 공연의 기획단계부터 고려대상 1순위일수밖에 없었음이다.

왜냐구? 가뜩이나 중고딩들을 위한 휘황찬란 유치찬란 일회용 음악만 넘쳐나는 판국이라 3~40대(50대까지) 음악팬들의 핏빛 아롱진 소외감을 위로할 뮤지션으로 장사익만한 존재가 없었음이며, 글고 무엇보다 오늘날 그의 입지가 일백푸로 소극장 공연을 통해 다져진 것이라는데서 그의 라이브 중심주의적 가치관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데뷔앨범 <하늘 가는길>이, 그의 공연을 본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한장 두장씩 사가면서 만단위의 판매고를 올리게 된 거라는 사실에서만 봐도, 그의 라이브가 얼마만한 관객 친화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음이다.

어떨 때는 구수하게, 어떨 때는 애절하게 듣는 넘들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하는 그의 변화무쌍한 토속적 보칼은, 김치에 된장 밥 비비묵고 자란 넘들이라면 예외없이 감동의 도가니탕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들어 줄 것이다.
 

 엔트리 No.2 - 안치환과 자유

열정과, 힘있는 멜로디의 곡들과, 감격적인 내용의 가사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춘, 영원한 386 세대의 노래 칭구 안치환이 요 마당에 빠질 수 없음이다. 민중가수로 80년대를, 서정적인 포크 뮤지션으로 90년대 초반을, 그리고 강렬한 메시지의 롹 싸운드로 90년대 중후반을 거쳐오면서 안치환은 여러번 음악의 틀거리를 바꿔왔지만 그 알맹이에는 언제나 사람과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안치환과 자유...이들한테서는 그들의 제목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향기가 배어난다. 희망을 찾고 무언가 새로운 계기가 필요할때 그리고 누구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을때 언제나 안치환과 자유가  우리와 함께 한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내가만일]이라는 곡에서는 누구나 갖고 있는 사랑에 대한 감정이, [소금인형]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에서는 진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다. 김남주 시인의 [자유]를 노래할때의 안치환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깊은 곳에서 터질듯한 무언가가 용솟음 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 발매된 신곡 [위하여]를 듣고 있자면 한참 지치고 힘든 20,30대에게 새로운 삶의 활기를 심어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가 안치환과 자유에 열광하고 감동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솔직함과 강직함에 있다. 지금 우리는 그 솔직함과 강직함을 만나러 간다!

안치환의 걸걸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목청에 젖어보라. 그리고 와중에, 작금의 티부의 쇼프로그램을 장식하는 붕어 엔트리 넘버들을 잠시 떠올려 보라. 오랜기간 동안 올곧게 관객들을 위해 공연장을 지켜온 그의 순수한 열정에 자연스럽게 경외심이 들 게 될테니까.
 

 엔트리 No.3 - 이은미

92년 데뷔 직후부터 오늘까지 라이브 전문 여성 보컬로서 끊임없는 공연활동을 펼쳐왔고, 평상시에도 부단한 체력단련 등 라이브를 위한 자기관리에 투철하여 타 뮤지션들의 귀감이 되어 왔으며, 선배로서 딴따라판과 후배 딴따라들의 문제점에 대해 쓴소리 매운소리를 아끼지 않는 맨발의 여왕 이은미 역시 본 무붕 2002 콘서트의 대의에 기꺼이 동참하기로 하였음이라.

작년, 그뇨의 발언에 대해 음악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오가면서 썰들이 많았다만, 아직까지 이은미의 공연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넘이라면 그뇨의 발언에 대한 가치판단은 잠시 제껴두고 일단 먼저 그뇨의 공연부터 접해보길 강력히 권하는 바이다. 빠워풀함 그자체라고 해도 좋을 만한 그뇨의 목소리와 맨발로 무대를 휘젓고 다니면서 우짜든동 쪼금이라도 더 관객과 한몸이 되 보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그뇨의 몸부림에서 라이브란 무엇인가, 가수의 본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깨달음이 밀려올 터인 즉,... 그걸 곧 어려운 말로 진정성이라 부르는 거다.

 과연 라이브 전문 뮤지션들로 뽑은 국내 최강의 라인업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 근데, 요번 무붕 2002공연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순서같은 건 없나?

무붕 2002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특별 이벤트들을 준비중인데, 아직까지는 극비사항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노출되는 것들도 있을 거고 예고없이 공연 당일날 공개해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꺼리도 있을 거다.

하지만, 무엇보다 당 행사는 공연이 메인 디쉬라는 것을 명심 또 명심해 주기 바란다. 그래서 첫날에 두팀, 둘째날에 세팀이 무대에 선다만 뮤지션별로 최소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상씩의 시간을 할애해 주기로 하였음이다. 이정도면 각 뮤지션의 단독공연 수준 아닌가. 구색맞추기에 급급해서 떼거지로 불러다 놓고 한 두곡 연주 담에 바로 내려보내는 여타 합동공연들과는 엄연한 차별화를 선언하고 해당 뮤지션들의 연주를 뽕빨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했음이다. 글고, 그런 부분을 확실히 보강하기 위해 공연장 선정에 있어서도 오랜 검토절차를 거쳐 최상의 출력과 사운드를 뽑아낼 수 있을 만한 곳으로 신중하게 낙점하였음이다.

또한 공연수익금중 일부는 청년실업기금을 위해 쓰여진다. 그러니까, 당 공연에 참여하는 관객 열분덜은 걍 라이브 뮤지션들이 좋아서 그들의 공연에 가고 거기서 발에 땀나게 놀았을 뿐인데도 결과적으로는 착한 일도 하게 된다는 꿩묵고 알묵고의 보람을 만끽할 수 있다는 거다. 미친 듯이 놀면서 보람도 찾고, 이보다 졸 수 있냐?

 알았다. 무진장 기대하겠다. 마지막으로 당 공연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나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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