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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카시미르를 알려주마

2002.01.10.목요일
딴지 인도 특파원


지금 인도는 폭풍전야다.


아프칸 전쟁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더니 이번에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면전을 치를 테세다. 혹 올 겨울에 인도 여행을 꿈꿨을 일부 여행객덜.. 니들의 여행복은 왜 이리도 험난하더냐?


이번 인도-파키스탄 위기는 단지 관광객들만 피부로 느낄 정도의 작은 사안이 아니다. 비록 아프칸 전쟁에 비해 전 세계적인 호들갑질을 끌어내지는 못하지만 혹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 세계인이 화들짝 똥꼬털을 데일만큼 불똥강도는 가히 다이나마이트 급이다.


왜?


두 나라가 다 핵무기 보유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나라 다 그다지 자제력이 뛰어난 애덜이 아니라는 걸 감안한다면 핵전쟁의 발발 가능성은 에니타임 현실적이다. (실지로 미 국방부가 인도와 파키스탄간에 전면전이 벌어졌을 경우를 대비해 실시한 워게임에 의하면 28개의 전쟁 시나리오 모두 핵전쟁으로 끝을 맺는다. 오덜덜~)


그런 전차로 인도에 나와있는 본 특파원 역시 공포와 긴장으로 인한 괄약근 협착증에 시달리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구러나 자랑스런 딴지 특파원으로서, 금번 위기의 원인과 배경을 독자 열분들에게 자세히 알켜드려야 한다는 기자 정신 하나로, 손구락을 덜덜 거리며 지금 자판을 두들긴다. 오늘밤 ..멀리 겐지스 강가로...본 기자처럼 숭고한 별하나가 쉬익 바람에 스치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단 


이번 전쟁(아직 전쟁으로 갈지는 확실치 않지만, 분명히 현재 양국은 전시체제안에 있다고 볼 수 있다)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졸라 많다. 인도가 주장하는 테러와의 전쟁, 파키스탄이 주장하는 국가 수호 전쟁. 그러나 이건 그냥 당사국들 입장에서의 전쟁 명분일 뿐이다. 두 나라의 갈등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번전쟁의 불씨가 되는 1945년 인도 독립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차대전이 끝나고 영국은 비록 승전국의 하나이기는 했지만,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위상은 말 그대로 이름만이 남게 되었다. 더 이상 해외 식민지들을 운영할 능력마저 없던 영국에 설상가상으로 집권당인 <보수당>이 물러나고, 해외식민지독립을 주장하는 <노동당>이 집권하게 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식민지 독립을 위한, 식민지중 가장 큰 덩어리인 인도독립을 위한 문제가 논의에 오르게 된다. 당시 영국의 두 협상 파트너는 인도국민회의(대빵-간디와 네루)와 무슬림 리그(대빵-알리 진나).


국민회의 쪽의 입장은 힌두든 이슬람이든 종교와 상관없이 인도는 하나가 되야한다는 통일 인도 공화국을 지향했으나, 소수파인 무슬림 리그의 입장은 독자적인 이슬람 공화국의 창건이었다. 이름하여 파키스탄 분리독립안. 결국 간디가 끝까지 통일 인도를 주장하며 살해까지 당했지만 무슬람 리그의 주장대로 나라는 두 동강이 되 버린다. 인도공화국과 파키스탄 이슬람 공화국으로.(주1)


나라를 둘로 하자는데에는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졌으나 국경선을 나누는 것으로 또 한차례 피바람이 불었다. 무슬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파키스탄으로, 힌두가 많이 사는 지역은 인도공화국으로 하기에는 합의했지만, 애매한 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어디였냐면 인도 서부의 펀잡지역(터번튼 얘들이 믿는 시크교애덜이 사는 동네), 캘커타가 속한 뱅갈지역, 그리고 인도 북부의 카쉬미르 지역이다. 드뎌 나왔다. 카시미르..



펀잡과 뱅갈은 주를 양분하는 식으로 인도와 파키스탄이 나눠먹기를 했다. 뱅갈은 상대적으로 평온하게 분리가 되었지만, 펀잡은 힌두교도와 무슬림 사이에 또 하나의 종교인 시크교도들의 문제까지 얽히면서, 엄청난 살육이 벌어진다. 양쪽의 공식집계만 30만 가량이 죽어나는 아수라장이 연출되고,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사이의 적대감은 증폭된다.


 


카쉬미르의 선택


이제 문제는 북부의 카쉬미르주이다.


카쉬미르주는 다른 주와 조금 다른 입장에 있었는데, 이 지역은 영국 식민지를 겪지 않고, 당시 허울뿐이기는 했지만 <도그라왕국>이라는 힌두왕국의 지배하에 있었다.


근디 말이 힌두왕국이지, 왕국의 지배자인 하리 싱과 그 일가가 힌두교도 였을뿐 이슬람교도의 비율이 90%가 넘었다. 지금도 이 지역은 70%이상이 이슬람교도다.


왕의 종교로 따지자면 인도쪽으로 홀랑 넘어가는 것이 맞고, 국민들을 생각하자면 파키스탄의 품으로 들어가야 맞다. 왕을 골머리를 썩고 있었을테고 모든 인도의 시선이 카쉬미르 도그라 왕국의 결정을 주목할 때 복병이 등장한다.


바로 파탄족애덜.


얘덜이 누구냐면 현재 아프카니스탄 전쟁의 당사자인 파슈툰족이다. 이 파슈툰족의 근거지는 이 때에도 아프카니스탄 남부, 현재의 파키스탄 서북변경구였다.얘네들이 현재의 스리나가르에서 45Km밖에 안떨어진 바라물라 행정구로 쳐들어온다.


이 넘들을 토벌하기 위해 인도군이 도그라 왕국 영토로 입성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인도군이 어떻게 이지역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도그라 왕국 마하라자의 부탁이었는지 인도군 자체적 판단에 의한 월경이었는지는 지금도 말이 많다.) 우유부단한 도그라 왕조의 띨띨한 왕은 얼떨결에 지원군인 인도연방에 가입 서명을찌익 하게 된다. 이 서명 하나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피를 불러올지를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면서.


사실 이번 인도-파키스탄 분쟁의 씨앗은 이때 시작되었다고 볼수 있다.


인구의 다수가 이슬람교도이기에 카쉬미르 지역은 파키스탄에 속해야 말이 된다. 문제는 카쉬미르가 당시 독립국이었고, 군주정의 국가였기 떄문에, 군주의 결정이 모든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해버렸다는 거다. 이는 양쪽에서 모두 어느정도의 타당한 이유를 제공하게 된다. 인도쪽에서는 " 카쉬미르는 왕정이었고 왕이 결정한 사항이므로 합법적이다"고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반면 파키스탄은 " 그런게어딨냐? 주민들 의견도 안따른 것은 엄연히 협정위반이다"라고 씨바 거린다.


여튼간에 당시 열받은 파키스탄의 딴지로 인해 이 문제는 UN으로 넘어간다. 파키스탄쪽은 주민총선거에 의한 주민 선택으로 카쉬미르가 인도인지 파키스탄인지를 결정하게끔 하자고 주장하고, 유엔과 인도도 이 안을 수용한다. 근데.. 인도는 이와 관련한 어떤 선거도 실시하지 않는다. 걍 쌩깐거다.


그때 유엔이 중재를 제대로 했더라도 오늘날의 양국 갈등은 없었을 거다. 근데 유엔도 당시 한국의 총선거 문제로 졸라 바빴는지 이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급할 것 없는 인도와 똥줄타는 파키스탄, 그리고 딴청피는 UN. 남은 선택은 바로..전쟁뿐 이었다. 그리고 했다. 1948년과 1965년 1971년 무려 세 번씩이나. 누가 이겼을까? 비겼다.


71년 3파 파키스탄 전쟁이후로 소위 POK라고 하는 평화유지선이 설정된다. 카쉬미르 지역을 둘로 쪼개 잠무 카쉬미르는 인도쪽으로 아자드 카쉬미르는 파키스탄으로 나뉘어진다. 삼팔선이 찍 거지자 사람들은 잠시 이 문제를 잊어버린다.


20년후인 90년대. 이번에는 인도측 카쉬미르인 내부에서 문제가 터져나온다.


바로 카쉬미르의 인도지배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항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 무장단체들도 크게는 두가지 입장으로 나뉘는데, 한쪽은 파키스탄에 카쉬미르가 속하기를 바라는 친 파키스탄파와, 인도와 파키스탄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은 카쉬미르 독립파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개 무장 조직의 공통의 적은 인도정부다.


이들 무장단체들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것은 1995년 이 지역을 여행하던 외국인 여행자를 납치 살해하면서 부터다. 99년 인도는 본격적인 토벌을 목적으로 항공기에 의한 공습까지 시도하면서 게릴라 조직과 한판 대결을 벌였지만, 아직까지 이들을 뿌리뽑지는 못하는 실정이고, 오늘도, 아니 이처럼 인도-파키스탄간의 긴장이 조성되기 전에도 카쉬미르 지역은 하루에 평균 10명 가량이 죽어나는 분쟁의 지역이 되었다.


99년 얼떨결에 교전지역 근처에서 폭격장면을 본 필자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똥꼬털이 저려온다.


 


아프칸 전쟁,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12월 13일 테러



역사적 배경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오늘의 이야기를 하자.


9월11일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무너지면서, 며칠안가 미국은 테러의 주범으로 오사마 빈 라덴을, 그리고 아프칸 침공을 예고했다. 이때 미국에 먼저 러브콜을 보낸 것은 죽마고우 영국이 아니었다. 바로 인도였다. 의외지? 근데 알고 보면 별로 의외도 아니다.


인도의 현집권당은 BJP(인도인민당)라는 극우또라이 사촌 쯤되는 놈들이다. 98년 핵실험을 해서 미국,일본등 국제사회로부터 국제제제를 받은 아이들이다. 이런 애들이 인도 전국의 공군기지까지 제공하면서 전통적으로 별로 친하지 않던미국에 알랑방구를 뽕뽕 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탈레반의 발현지이자, 인도의 최대 적국인(인도는 겉으로는 자국의 최대적국은 중국이라 한다. 왜? 파키스탄이라 하면 쪽팔리자네??) 파키스탄이 아프칸과 더불어 미국 미사일 한방에 날라갈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슬람은 다 조져야 한다는 미국의 서릿발을 본 인도는 아프칸 친구 파키스탄이 동반으로 좆될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인도의 예상은 빗나가 버렸다. 파키스탄의 노련한 외교술 덕분에 미국의 경제원조와 쿠테타 정권인 무샤라프의 정통성까지 덤으로 받아가며 파키스탄은 한몫을 당당히 챙겼다.


반면 인도는 전쟁 개시 전부터 언론과 국민들에게 미국에 간 쓸개까지 다 빼준다는 비난까지 받았건만 얻은 것은 암 것도 없었다. 그나마 98년 핵실험때 받았던 경제제제가 풀린 것이 성과라고 할 수 있으나, 이 혜택은 파키스탄도 받아낸 것이니, 실질적으로 인도가 받아낸 것은 조또 허당이었을 뿐.


외교적으로 무능하고 경제적으로도 인도를 말아먹고 있는 현 인도인민당은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우메 이 난관을 우째 해쳐나가나?


그러나 하늘이 도왔음이랴? 이 와중에 의외의 사건이 벌어지니 바로 12월 13일 국회의사당 테러다. 일명 띨띨한 테러리스트에 의한 테러. 이 웃긴 짬뽕들은 국회까지 들어갔음에도 중량급 인사는 단 한명도 못 건드리고 엄한 경호원들만 죽이고 잡혀버렸다. 게다가 사살당한 테러리스트 한명은 죽으면서 이렇게 장렬하게 외쳤다. "파키스탄 진다밧(파키스탄이여 영원하라!!)" 수사도 하기전에 나 파키스탄에서 왔지롱!이라고 밝히고 만 것이다.


우덜 칼기 폭파때 뒤에서 낄낄 거린 군바리 정권처럼 이 테러에 신이 난 것은 인도 정부였다. 안에서 욕먹느라 골치가 아픈 터에 한 껀수를 잡았으니 그 얼마나 속으로 좋았겠는가. 파키스탄을 조질 명분이 생겼으니 말이다. 것도 미국의 도움을 빌리지도 않고.


요게 바로 인도와 파키스탄 긴장의 전모 되시겠다.


전쟁이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이 글을 쓰고 있는 12월 31일 현재 나도 모르겠다. 분명한건 인도의 분위기가 졸라 살벌하다는 거다. 이미 카쉬미르 국경지방에만 인도군의 1/4인 40만의 병력이 늘어서 있고, 카쉬미르를 제외한 펀잡,라자스탄, 구자라트등 서부국경에 그만큼의 병력이 더있다. 파키스탄군은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국경지방에 10만명의 병력이 배치되어있고, 서부전선(아프칸국경)의 군대도 이동중이다. 인도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동부사령부(캘커타에 인도군 동부사령부 기지가 있다.)의 병력들도 이동중이라고 한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이미 국경지방에 주민소개령이 배려진 상태고 이거는 파키스탄도 마찬가지다.


본인 역시 여행을 하는 입장이고, 현재 가장 문제는 세상 모르고 인도 각지에서 여행하는 여행자들이다.


현지 상사원이나, 대사관에서 관리가 가능한 유학생들의 신변은 어느 정도 보호가 가능하지만, 암 것도 모르고 탱자탱자 돌아다니는 여행객들은 전쟁나면 우찌 될까? 게다가 인도라는 나라가 넓기도 오지라게 넓고 정보도 제한되 있어서 뉴스에 무지한 여행객들은 지금도 천하태평 돈 워리 일거다.


근데 웃긴 것은 국내의 여행사들이다. 지금도 인도여행사라는 곳들, 여행사 관련된 인도단체들 열심히 모객 질 하기 바쁘다. 인도는 전쟁이 나네 어쩌네 하는 판에 그들은 1월 몇일 마감임박등의 내용으로 홈페이지를 도배해 놓고 있다. 못믿겠음 전화함 해보라. 인도갈려는데 요즘 괜찮은가요?? 이렇게 말이다.


그 넘들은 신문도 안보는 넘들인가 부다. 졸라!!



카쉬미르도 알려주고 니들의 앞날도 알려준
환타!(trimutr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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