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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이너뷰] 또 발견! 뒷골목 벤처비즈니스맨 

2001.12.17.월요일
딴지
벤처비즈니스 취재부장

국정원 간부 누군가 그랬던가..
세상에 양지를 지향하며 음지에서 활동하는 건 자기들만이 아니라고..

접선 대기중인 스파이인양, 범인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잠복근무 형사인양.. 꾸박꾸박 졸고 있는 가로등 밑에서 오도카니 서 있는 봉고차 한 대.. 차가운 침묵과 정적을 깨뜨리는 건 자동차 엔진소리와 뒷꽁무니에서 희멀희멀 올라오는 흰 배기가스, 이따금씩 지나가는 승용차가 내쏘는 전조등 불빛뿐이었는데.. 

전격 방문 이너뷰 시간은 금요일 저녁 10시 30분. 날은 깜깜하고, 졸라 추웠다. 체감온도 영하 5도. 큰길에서 빠져나오면 맞닥뜨리게 되는 후미지고 으슥한 곳, 영등포 구역 내의 뒷골목 모처다. 상가도 없고, 주택가도 아니기에 행인은 눈씻고 봐도 찾을 수 없고, 그래서 그냥 운전길에나 스쳐지나가는 너무도 외지고 별볼일 없는 곳.. 

쌍라이트를 부라리며 브레이크 소리 요란하게 불쑥 찾은 그건, 바로...

 







봉고차 한 대. 

뭔지 모르겠다고? 정체를 빨리 알려달라고?

뒷모습을 보면 이렇다. 

 








어둠에 맞서는 건 가로등만이 아니었다. 으슥하고 외로운 곳에서 황홀한 에로토피아의 신새벽을 은밀히 나눠주는 모험가가 있었다. 

그렇다. 바로, 성인용품 판매 이동차량 그것이었다. 가끔씩 맞닥뜨리면서 호기심이 발동했을 터이나, 걍 지나고 말았을 바로 그 차량말이다. 

고무신 꺼꾸로 신고 달아난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다 돌이 된 망부석 마냥, 매일 밤이면 어김없이 같은 곳에 나타나 사내들을 기다리는 망부차(望夫車)요, 이 분야 전문 영어로는 AGCS(Adult Goods Car Shop : 성인용품 카샵)되시겠다.  

본 취재부장, 그 동안 지하철 세일즈맨, 오징어와 뻥튀기를 파는 차도의 V족, 광고 달인 찌라시맨.. 등, 오지랍 좁고 용기와 배짱이 없는 넘은 감히 상상도 못하는 틈새에서 사업을 빵빵하게 일궈내는 모험 사업가를 그 얼매나 만나왔던가..

주머니엔 돈 대신 말라빠진 고정관념으로 가득찬 빙신들이 "그건 돈 안 되는 사업이야..", "내 체면에 그런 사업을 어떻게.."하는 동안, 당당히 빳빳한 현찰을 거뭐쥐고야마는 이 시대 벤처비즈니스맨만을 전문적으로 발굴하는 본 취재부장, 이번엔, 편집장과 합동으로 심야 뒷골목에서 열락과 엑수타시의 신세계를 열 뿐아니라 짭짤한 고수익도 챙기고 있는 모험 사업가를 전격 방문했다. 

아하, 정녕 벤처란 뭐시던가..

세상에 없는 독보적 기술을 천재의 비범함으로 맹그는 거보다는, 평범한 남덜 눈엔 되지 않아 보이는 일, 하기엔 뭔가 켕기고 위험스러워 보이는 사업에 도전하는 거 아이던가.. 거절과 위험 속에 진정한 기회가 있는 법. 그 뻔한 상식에 온몸을 내던져서 돈과 명예를 일구는 심야의 사업가가 으슥한 뒷골목 어딘가에 계셨던 거시다.  

먼저, 사업가를 만나기 전에, 이 차를 보고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차 안의 대화를 조사해 보았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본지만의 특수저주파 탐심기(探心器)를 통해 들춰냈다. 그랬더니 유형별로 이러했다. 우선 이것부터 공개한다.

1. 남녀 동승차량
 











넘: 

"앗, 저건 성인용품??" 
(침 한 번 꿀꺽 삼키고 졸라 용기내서 조심스럽게) "자기, 저기 뭐 있나 함 보러갈래?
뇬:  "뭐야!? 자기, 왜 그래? 미쳐써?" 
(쪽팔리게스리.. 혼자만 얼렁 가따와. 가서 존거 사와..)

2. 남남 동승차량 
 


















넘1 

"야, 성인용품이다. 저기 뭐가 이쓰까? 
넘2  (화들짝 호기심이 일지만, 짐짓 다 아는 체, 무관심한 체하며..)"뭐, 애로비됴나, 뵨태섹수 기구들이 있께찌..(근데, 진짜로 어떤게 이쓰까..? 가보자구 그럴까..?) 
넘1
그럴까? 콘돔이나 피임기구 그런 평범한 거뜰만은 아닐 꺼야? 그치? 재밌는 거 있을꺼 가튼데.. 
넘2 야, 흉칙하다.. 야. 너 조루냐? 안 서? 그게 잘 안 되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그러니 저렇게 음성적으로 팔지..(씨바, 이따가 이 씹새랑 헤어지고나서 혼자 와 봐야지.. 뭐, 뇨자를 뿅가게 하는 거나, 칙칙이 같은 건 당근 있겠찌?.. 얏호!)

3. 뇬뇬 동승차량 

 











뇬1 

앗, 성인용품!? (곁눈질로 보고 심드렁하게) "얘, 너 저런데 가봤니?"
뇬2  "미친뇬!" 겁나게 저런 델 어떻게 가니.. 무슨 일을 당하려고..


어떠신가..

마빡에 "나는 보통사람이여요..하고 써붙인 사람들이 한두 번쯤은 봐서 호기심은 있지만, 그걸 채우기엔 용기와 배짱이 부족했던 곳.. 저런덴 뭔가 불능, 고자나 뵨태 쯤들이나 찾는 거라고 간주해뻐리곤 무시했던 곳.. 또 어릴적부터 교육받은 그대로, 섹수 취향이 정상적인(?) 사람들은 갈 필요가 절대로 없는 거고, 또 그래야만 하는 거로 다짐해왔던 곳...  그래서 당연히, 배웠다 하는 먹물들은 사업 아이템으로 취급하기엔 애시당초 눈길조차 주지 않는 영역..

인간이 지닌 본원적인 오락이자 궁극적인 지향점, 엑수타시 올가즘.. 환희절정의 에로피아 세계를 열어 명랑사회를 실현하려는 본지, 섹수에 관한 시대관념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면서 하이리스크(High Risk) 하이리턴(High Return)을 실현하는 이동식 섹수용품점 주인장을 찾아 전격 이너뷰에 돌입했다. 











 안녕하신가? 명랑애로피아의 세상을 갈구하며, 이 땅의 숨은 벤처사업가를 발굴하는 딴지일보에서 취채차 나왔다. 영광이신줄 알라.

 허걱! 어디시라? 딴지일보? 뭔가에 딴지거는 거? 들어본 거 같기도 하다.. 딴 언론에선 찾지 않는데, 설마 나를 딴지걸려고 하는 건 아니거찌?..  

싸장님 까발리려는 거 아니니 염려놓으시라. 본지도 성적 금기나 장애가 없는 명랑 에로사회가 빨리 되야 한다고 본다. 본격 취재전에 사진 몇 장을 찍으려 하니, 양해하기 바란다. 

 절대, 차량번호나 내 사진이 나가서는 곤란하다. 영업에 지장 있으면 증말 안 된다.. 그럴 수 있나? 

걱정일랑 저 가로등에 붙들어 매놓으시라. 책임진다. 명함 내드린 건, 다 그런 데 자신있기 때문이다.

사업이 노출되면 새 경쟁자가 나타나 수입이 줄어들걸 두려워함인지, 이번 벤처사업 싸장님은 기자들을 환대하면서도 짐짓 몸사림으로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노련한 군인과 사업가는 적과 동지를 순식간에 알아보는 법. 곧 긴장을 풀며 이너뷰에 응하기 시작했다. 차문을 활짝 열고 안으로 초대했던 것이다.

 






 자 자, 평범한 것부터 물어보자. 근무시간대가 어떻게 되나?

 오후 4시 30분에 출근해서 밤 10시에서 11시면 들어간다. 더 늦게까지 할 때도 물론 있다. 아직까지는 이런 상품들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 사업의 특성상, 낮엔 사업이 잘 안 된다. 해가 떨어지고 어두워져야 장사가 되기 시작한다. 

정말 궁금하다. 여기선 어떤 제품들을 취급하고 있는가?

 아시다시피, 어른 비됴, 칙칙이나 남성자위기구, 그 밖의 섹수 보조도구 들이다. 비됴는 취급 안하는 곳이 많고, 한동안은 비아그라를 많이 찾더니 최근엔 황수정 사건 때문인지 최음제를 많이들 찾는다. 이 제품들은 음성적으로 판매한다. 왜냐하면 때때로 풍기문란 등으로 단속대상이기 때문이다. 비디오는 영상관련법, 비아그라는 의약품이기에, 남성자위기구 버진은 생김새 때문에 풍기문란으로, 그 밖의 최음제 등이 그러하다. 물론 아닌 것도 많지만.


몸사림의 이유는 의외로 사람들이 게면쩍어하는 영역의 것인 섹수용품인 이유와 더불어 제품 자체가 단속대상인 것도 있는 사업이어서 그랬다. 

 






 가게를 차려놓고 공공연하게 사업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영등포 대로에 벌려놓고 하면 이 사업이 잘 될줄 아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그런 밝은 곳에선 손님들이 부끄러워서 들어가지 않는다. 사업 안 된다. 

그래서 이렇게 으슥하고 후미진 곳에 일부러 있는 거란 말인가? 

 그렇다. 

그래, 한달 매출은 어느 정도고 수입은 얼마나 되시나?

 그런건 말 몬한다.


상호 신뢰가 조성되지 않은 초반부터 위험과 모험을 무릅쓰는 사업가에게 영업상의 최고기밀을 토해내라는 주문은 역시 무리였다. 대화주제를 얼른 바꿔서 짐짓 썰렁해지려는 분위기를 다시 따땃하게 데우기 시작했다.  


 






 주고객은 누구며, 보통 어떤 사람들이 오는가?

 췌어맨, 그랜다이저 등 소나타급 이상 대기업의 중견간부 쯤되보이는 사람들과 트럭운전수, 장사하는 아저씨 들이 주 고객이다. 때때로 이 장사를 해보겠다고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손님들은 와서 선뜻 물건을 고르는가? 그러지는 않을 듯한데..

 고객은 두 부류다. 차를 타고 와서 저만치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지는 부끄러우니 주인인 내가 나오길 바라는 거다. 그런 사람에겐 내가 직접 나가서 뭘 원하는지 묻는다. 

그라고, 또 한 부류는 그냥 다가와서 "뭐 있냐?"고 서슴없이 묻는 사람도 있다. 아는 사람은 지가 원하는 거 말하고 바로 사간다. 군말이 필요없다.









이너뷰 도중 고객(앞 차)이 왔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서 주인보고 한번 오라는 모종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손님..

 여자손님도 있는가?

 나는 단 한번도 여자 손님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옆동네에서 장사하는 동종업계 종사자는 일전에 40대 중반 아줌마가 한 번 온 적 있다고 한다. 그 여자분은 솔직하게 자기 필요를 말하면서 사갔다. 증말 용기 있는 분이시다.

남녀가 함께 오는 경우도 있나?

 그런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럴 때엔 보통, 여자는 차 안에 그냥 있고, 남자만 와서 묻고 사간다. 아마도 필요한 물건이 뭔지 여자와 서로 의논하고서 사러오는 거라 여겨진다.

손님들을 나이별로 구분한다면?

 25살 이하로는 올 필요가 없다. 개네들이 뭐가 아쉽겠는가.. 스트레스로 힘딸리고 잘 안 되는 40대 이후가 60%다. 나머지 40%는 3~40대가 된다. 30대 미만은 불과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 

계절에 따라 매상 차이가 있나? 

 덥다고 그거 안 하고 춥다고 많이 하나..? 계절별 차이는 없다.

 장사가 잘 되는 시간대가 있다면?

 승용차들은 주로 퇴근시간에 오고, 아주 늦은 시간 11시~1시에도 어느 정도 장사가 된다.
 

 요일별로 잘 되는 날이 따로 있는가?

 우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일하고 일요일은 쉰다. 보통 월화수목이 장사 잘 되고, 금요일이나 토요일은 잘 안 된다. 다들 놀러가서 그렇다. 앞으로 주5일 근무제 하면 우리도 토요일에도 쉬어야 할 꺼다. 

 손님들이 어떤 용도로 사가는 것 같은가? 언뜻 생각해 보면 바람을 피울 때, 술집 여자들을 상대로 할 때 쓸 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는 <부인 만족용>이다. 특히 남성용 특수콘돔 사가는 사람은 정말로 와이프 위해 애쓰는 거다. 솔직히 그런 사람들의 희생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남자는 아무런 느낌을 가질 수 없으니 말이다.  

 여기 있는 제품을 어떻게 쓰면 울트라캡쑝파워를 낼 수 있나? 

 비아그라 먹고, 칙칙이 뿌리고, 링 끼고, 흰색가루약(여성흥분제) 먹이고, 젤바르게 해서 하면 최고로 강력해진다. 근데,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번엔 제품관련 질문을 던졌다. 







 본지도 이런 성기능 제품을 스폰서링 받아서 독자들에게 사용경험담을 투고 받은 적이 있다. 어떤 게 가장 잘 나가고 물건은 어디서 받아오는가?

 이 분야 제품은 가짓수가 무려 2,000개 정도 된다. 그중 이 차 안에 있는 건 50개다. 제품의 질과 가격, 사람들에게 맞나를 고르고 고른 거다. 젤, 크림, 타주는 약(최음제), 남자 자위기, 여성자위기, 칙칙이, 낙타눈썹... 이중에서도 안 나가는 게 있다. 저기 저 여자 바이브레이터.









카샵 안에는 방물장사의 진기한 물건처럼 온갖 성인용품이 즐비했다. 너무도 적나라하고 사실적인 거뜰...


이들 가운데 가장 잘 팔리는 건, 뭐니뭐니해도 칙칙이다. 의외로 남성자위기도 남자들의 애용하는데, 그건 마누라가 임신중인 남편이나, 스트레스와 긴장감으로 인해 아내와의 관계를 피하는 남자들이 서재 같은 곳에서 혼자서 처리하고 자는 데 쓴다.


물건 받아오는 데는 업무상 비밀이다. 이 사업에서는 발설하지 못하는 영역의 비밀이 있다. 말 못한다.

총판이 있는 줄 우리도 다 안다. 

 총판이 있다. 

같은 제품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던데... 사업하는 사람끼리 정해놓은 제품별 가격대가 있는가? 

 그런 건 없다. 사업하는 사람 각자가 자기가 떼어오는 물건값이 다 다르다. 그래서 팔 때도 다르게 된다. 이것저것 많이 사는 사람에겐 좀 깍아줘야 하지 않는가.. 여기 있는 거뜰 중에도 만오천원짜리가 최하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단골 손님이 있는가?

 있다. 자주 왔다갔다하는 사람이 있다.

여럿이서 한꺼번에 와서 많이 사가는 경우도 있나?

 두세 명이 한꺼번에 오면 절대로 안 사간다. 눈으로만 찍어놓고 가는 거다. 나중에 슬그머니 혼자 와서 사간다. 왜냐하면, 지가 칙칙이 고르면 친구가 "저 씹새, 조루아냐..?!"라고 생각할 거라고 혼자 생각하는 거다. 지 약점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럿이 오면 말들만 많고 사가지는 않는다. 


 









Side House Ajumma,: 우리말로 옆집아줌마. 남성용 자위기구다.

 

아까, 이 사업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냐고 묻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했는데, 그런 경우 사업가이드 해주나. 

 서울에서 이 사업하는 사람들은 서로 다 안다. 그리고 암에푸 이후, 이 사업해볼려는 사람 많이들 온다. 하지만, 뭐하러 경쟁자를 만드나..? 사업안내 같은 건 안 해준다.


Win 0r Lose.. 남이 따면 내가 잃어야 하는 냉혹한 정글의 세계.. 파이 크기가 일정한 가운데 벌어졌던 산업사회의 경쟁은 아직 뒷골목 카샵(Car Shop) 수준에 불과한 이 분야 사업가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이 모험 사업가도 새로운 사업자가 사업에 진입하는 걸 꺼려 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 제품과 정보 공급에 나서서 시장을 키우면 보다 큰 이익이 생길텐데...  손님이 와서 칙칙이를 두개 사 가는 통에 잠시 중단되었던 이너뷰는, 이내 계속되었다. 


 






 개인적인 질문을 해보자. 이 사업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하시나? 그라고 싸장님은 현재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가?

 이 사업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30~40%는 낮에 다른 일을 한다. 그라니까 이 사업은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낮엔 퀵 배달이나 식당 일을 하고, 밤에 이 일을 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우리들을 무슨 "뵨태"쯤으로 취급한다. 절대 그렇지 않다. 열 받는다.    


내 나이?


이레뵈도 울 딸이 이번 수능 시험 봤다.

따님은 아빠가 이런 성인용품 판매하는 줄 아는가?

 모른다. 자동차용품 파는 줄 알지. 생각해봐라. 여자애가 아빠가 이런 거 판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아직은 말 몬한다.

... (으잉?)
 

 사업상의 비밀이겠지만, 어떤 장소가 물좋은 곳인가? 

 이 사업은 영등포 사거리같은 큰길에선 절대 되지 않는다. 이곳처럼 후미진 갓길이어야 하고, 차량흐름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뒷차가 따라붙지 않아야 한다. 차가 밀리기라도 하면 끝장이다. 최고로 좋은 곳은 광명시 뚝방길이다. 트럭들이 많이 다니고, 퇴근 차량이 지나다닌다. 안산쪽도 괜찮다...(많은 곳을 알고 있는 듯했으나, 말을 흐렸다.)

 업자끼리의 영역다툼이 있나?

 우리도 경쟁한다. 하지만 그렇게 무차별적이진 않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서로 다 안다. 우리끼리의 룰정도는 있다. 한 곳에서 두 업체가 있을 수 없다. 그러면 서로 죽는다. 

이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있다믄 뭔가?

 한번은 58살 되는 분이 손님으로 왔다. 남성 성기 모양의 바이브레이터를 사가셨는데, 밤에 이걸 쓴 이후로 부인의 우울증이 나았다 한다. 이젠 어디 갈 때 그 나이에 둘이 손을 꼭 붙잡고 다닌단다.그 정도 연세의 부인이 어디다 대고, "당신, 좀 나 좀 화~악 느끼게 해줘!"하고 말하겠는가.. 사 간 물건으로 부인이 만족하고 나면 삽입을 하는 방법을 쓰는데, 그 이후 정말 부인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하셨다. 그런 게 이 사업의 묘미다. 사람들의 말 못할 고민을 해결해주지 않는가..

향후 이 사업의 비전과 전망을 말해준다면?

 앞으로 이런 성인용품 샵은 많아진다. 이웃나라 일본만 가봐도 이런 물건 공공연히 판다. 생각해봐라. 도구를 사용해서 자위하는 게 범죄냐? 누구에게 해를 주는 물건이 아니지 않느냐.. 물론 최음제나, 여성 질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낙타눈썹 같은 건 약간 문제로 예외다. 그 외에 실리콘 등은 괜찮지 않은가.. 

불과 3년전, 그러니까 98년 말에서 99년도에 이 이동식 사업이 이 땅에 시작되었다. 역사가 길진 않다. 초창기 사업가들은 연봉 2,3억씩이나 되었다. 빌라를 몇 채 산 전설의 주인공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업자들이 많아서 그렇지 못하다. 하루 6~7시간 일해서 월 200~500쯤 번다. 그 이상 될 때도 있고. 

거 참 대단하다. 경찰 단속이 있다는데.. 

 이상한건 경찰들도 자기 구역 단속은 하지 않는다. 도봉경찰서에서 영등포 지역을 단속하고, 양천구는 영등포경찰서가 하는 식으로 한다. 수사과에서 풍속단속을 한다.

비아그라 잘못 팔다가 단속되면 200만원 벌금낸다. 보통은 20만원이고. 총판은 검경합동단속 때면 구속되기도 하고 법원까지도 갈 만큼 크다. 벌금도 500만원대에 이른다.

벌금 몇십만원 정도야 그냥 세금으로 생각한다. 장사하는데 세금 안 낼 수 없지 않은가. 납세는 국민의 의무다. 세금 한푼 안 내겠다는 심정으로, 단속 한나도 걸리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사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끝으로 뭐, 하실 말씀 있는가?
 

 뭘 물어야 말하지 않겠는가.. 할 말 읎다. 근데, 꼭 사업에 지장이 없어야 한다. 사진찍은 거, 차량번호는 반드시 나오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기사쓰면 함 보여주라..



성에 관한 고정관념의 경계에 서서, 부끄러워하는 소비자 심리를 환히 꿰뚫으며 제품가격을 주무르고는 알토란 같은 수익을 챙기는 벤처 사업가... 뒷골목 으슥한 곳에서 깜깜한 어둠을 가르며 에로토피아의 신새벽을 열고 있었는데, 이너뷰 마치고 마지막으로 오간 대화를 소개하며 이너뷰를 마칠까 한다.

 






 이너뷰는 이 정도로 모두 마쳤다. 그런데 제품 가운데 저건 뭐신가?

 그건 독일제 최음제다. 아니 최음제라기 보다는... 흥분을 도와주는 약 정도로 해 두자. 물에 타서 뇨자들에게 먹이는 건데 6번 사용하게 되어 있다. 사진은 찍지 마시라. 찍더라도 자세하게 나와선 곤란하다. 


왼쪽이 가루약 오른쪽이 물약... 당근 불법이겠지?

효과가 증말 있는 건가?

 그렇다. 일전에 단란주점 사장이 자기 단골고객 뇨자에게 시험해봤는데, 술에 타 먹인지 30분쯤 지나자, 평소에 조신하던 여성분이 춤을 추자고 하고, 춤추면서 자꾸만 아랫도리를 밀착해 와서 혼났다고 고백했다. 그후 30분쯤 지나 약효가 떨어지자 그 여자분은 언제 자기가 그랬냐는듯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효과가 대단하다며 또 사러왔드랬다. 

 그게 정말인가? 그거 얼마냐? 우리가 함 사겠다. 

 진짜인가? 취재왔으니, 만원 받고 주겠다. 써보고 진짜다 싶어서 다음에 또 사러 오면 그땐 정상가격 2만원 받겠다.. 잘 써보기 바란다. 주의할 점은 상대뇨자가 눈치채지 못해야 한다는 점이다. 알고 먹으면 본인이 의식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효과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잘 알았다. 오늘 이너뷰에 응해준 거 매우 고맙다. 사업 번창하기 바란다. 이거 효과 있음, 나중에 또 오게따..



 


올가즘의 신세계를 심야 뒷골목에서 열어제끼는 사업가를 찾은
딴지 벤처비즈니스 취재부장(djjang@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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