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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상 진흥위] <복날은 간다>의 이용애 빠굴스킬

2002.1.4.금요일

딴지 영진공 성영상진흥위
 

건전지





        건전지는 아빠 발가락의 친한 친구입니다.
        건전지는 둘이 친굽니다.
        로케트 건전지는 둘이 친구가 되서
        아빠 발 대신
        테레비를 돌려줍니다.
        우리집에는 네 개가 있습니다.


이거 본 우원 3학년 때 쓴 시다.


그렇다, 본 우원 이미 초딩 3학년 때부터 널리 음양의 조화를 깨우치기 시작했으며 시적 감수성 또한 탁월했다. 근데 서두부터 웬 시타령이냐고? 훔훔.... 본디 세상에는 음양의 이치가 있고 위아래가 있는 법. 사람도 유별하지 않아 남자와 여자가 서로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게 세상의 이치다.


영화도 별반 다르지 않다. 좋은 넘이 있으면 나쁜 뇬도 있고, 착한 뇬 등쳐먹는 싹탱구리 없는 왕싸가 넘도 있어 서로가 싸우고 부대끼고 껴안고 보듬고 기대고사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걸 플롯이라고 하지.. 흠흠(본 우원 당최 모르는게 없다)


암튼... 졸라 공사 다망한(졸라 띄어읽기 주의하시라) 본 우원. 참 바쁘기도 하다. 때마다 밥먹어야지, 꼬박꼬박 잠자야지, 5초에 한번씩 숨 쉬어야지... 이런 부단한 공사다망 중에도 빼먹거나 잊는 경우가 없는 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음양의 조화를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껄떡대는 걸과의 작업이다. 아아... 걸, 이 얼마나 들을수록 가심 떨려오는 단어란 말인가?


본 우원, 이 지면을 빌어 본인의 빠굴 스킬을 강의할 생각은 없다. 남들 다 아는 스킬은 스킬의 가치가 이미 없는 것이니까.... 물론 각자의 어투, 용모, 특징, 장점들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적용 될 수 없는 노릇이고... 훔훔 (본 우원 지금 살짝 떨고 있다. 그렇다 사실 본 우원도 두방울족이다. 두방울족이 궁금하신 분들은 본지의 기사 디비기를 이용하시라) 


그대신 오늘 함 구라를 쳐볼 종목은 <복날은 간다>의 이용애의 빠굴스킬 해부 및 숨은 뜻 찾기다.


 


이용애....그뇨 이쁜거 세상이 안다.


더군다나 극중에서의 그뇨. 남자의 정곡을 찌르는 스킬을 완벽 보유했더란 말이다. 오오~ 미모에 스킬까지...


암튼 극중에서 내뱉은 이용애의 네 가지 대사가 남자의 심리를 어케 옭아매는지 함 알아보자.


 


sentens 1


저어....소화기 사용법 알아요?                                                 


내포의미     


a. 저는 한참을 외로웠어요.


b. 저는 남과는 조금 달라요.


c. (저는 당신이 보는 것과 다른 시각을 갖고 있어요)


d. (당신과 제 외로움을 공유하고 십뻐~어요)


e. (제가 생긴 건 이렇게 도도해 보이지만 이렇듯 엉뚱하기도 해요=저도 빈틈이 있어요)


 


용애, 용의주도하기도 하지. 무릇 남자란 영역에 대한 본능이 강하다. 왜 니들도 많이 봤잖냐? 집에서 기르는 개를 밖으로 데리고 가면 벽마다 찔끔거리면서 오줌싸는 거 말이다. 그게 지 영역권 표시라는 거다. 암튼 유지퉤가 갖고 있었던 영역권에 대한 불안감을 친숙한 소화기 쪽으로 유도한 용애의 솜씨 놀랍다. 더군다나 미처 소화기에 대해 알지 못했던 자잘한 내용을 일러주어 자신에게 주목하게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내포적 의사를 전달하는 솜씨. 아아...120점 짜리 대사다. 이거 이용애의 1단계 주목 및 헛점 들어내기 스킬 되겠다.


 


 


sentens 2


라면 먹고 갈래요?


내포의미


a. (정말 그냥 갈꺼예요?)


b. (라면만 먹을껀 아니죠?)


c. (입을 맞춰봐야 다른 것도 맞추죠)                


d. (전 고파요)


e. (당신과 인스턴트식 사랑을 하고 싶어요...이건 약간의 오바의 소지가 있으나 전후 문맥상 일견 합당하다 할 수 있다.)


식욕은 성욕과 더불어 가장 큰 본능이다. 소박한 라면을 빌어 식욕과 성욕을 동시에 채우려는 용애의 눈빛은 거부하기 어렵다. 이쯤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본지의 영명한 독자들이야 더 이상의 시간끌기는 없는 법. 하지만 지퉤의 설정상 여기서 나자빠지면 그거... 멜로가 아니다. 에로지... 훔훔... 그리하야 지퉤는 함더 쌩을 까야 하는데.... 툭 까놓고 말해서 이건 업자들에겐 불필요한 훅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sentens 3


자고 갈래요?


a. (존만아 좀 알아들어라!)


b. (씨바, 여기까지 설명해줘야 해?)


c. (아...쪼발려)


d. (앵간하면 튕기지좀 말고 덥쳐봐봐!)


본 쒠텐쑤는 설정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사실 딴지를 애독하는 독자들 정도면 이 정도의 훅이 여자에게서 날라 오기를 기다리는 곰 같은 독자는 없으리라. 그래도 이 정도에서 대사를 치뤄 준다면 뭐... 문제는 다음 대사까지 가야하는 비참한 경우다.


 


 senates 4


 (다음날 아침) 그건 다음에 더 친해지면


 a. (씨바야 꼭 말로 해야지 알아 쳐묵냐?)


 b. (니가 튕기면 나도 튕긴다.)


 c. (아침에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


아아~ 이건 지퉤의 순수함을 이중통박으로 부각시키기 위한 것인데 실제 경우에서, 위의 세 번째 대사까지 가서 그냥 디비 잤다면 이거 참 명랑 빠굴, 에로토피아 건설을 위한 본 우원의 가열찬 애좃개도에 찬물을 끼얹는 참사되겠다. 물론 영화니까 봐준다지만 흠흠...


남자의 행동양식은 대개 우골신경망의 지배력에 의해 통제된다. 그래서 말이 짧고 명확하고 직설적이다. 이에 반해 여자의 말글에는 쉼표 하나, 말줄임표 사이, 자간, 행간 틈에도 섬세한 느낌이 고이고이 짱박혀 숨겨져 있다.


이는 분석적인 논리로 설명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후사정을 관통하는 예리한 감각에 의해서만 느껴지는 것이다.


<복날은 간다>가 잘된 영화라는 건 바로 여기에 있다. 짧은 대사, 현실의 어디쯤에서 본 듯한 장면에서도 섬세한 사람 사이의 감정이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실베형, 아놀드형, 반담이 같은 육질의 쌈박질을 좋아하는 나같은 경우에는 열라 졸고 있을 테지만....(사실 조금 졸기도 했다) 그러나, 배울 건 배워야 하는 법. 아직까지 졸라 외로워만 하는 싱글들이여. 그대들에게 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대들이 눈치를 못까고 있었을 뿐.


눈을 갈지어다. 눈을 갈아 그대에게 접근해오는 걸들의 숨소리 하나 하나에 예각의 헛점을 파고들지어다. <복날은 간다>가 그대들의 눈을 갈게 하는 기초참고서가 되어줄 것이니.




성영상 진흥위 상임 연구원



그럴껄
(titop@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