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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드래곤볼을 까발려 주마(1)

2001.11.29.목요일
딴지 일본지부장 맨뒤

제 1 탄
드래곤 볼의 전체적인 구성과 특징


 



드래곤볼..


일본 만화다. 일본 만화지만 참으로 충격적인 만화였다.어느 날부터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뒤로만 돌던 일본 만화가 만화의 한 장르로서 자리잡게 되었고, 그런 일본 만화 가운데 역대 최고 선수들이 드뎌 우리들 앞으로 등장하게 된다.


본 기자는 도시의 사냥꾼(시티헌터), 드래곤 볼, 슬램덩크… 이것을 감히 3대 일본 선수라 꼽는데, 이중 오늘의 주제인 드래곤 볼은 당시 소년점프를 통해 연재되었었다. 참 꽤나 사서 모았다









드래곤 볼의 만화 전관. 에구 참 열심히도 사 모았다


실은 이것을 처음 본 당시의 충격은 적지 않은 것이어서 우리는 죽어도 이처럼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되었고, 이때부터 본 기자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미치게 된다.


나름대로 만화에 대한 소양이 생기고 원전으로 내용을 이해할 정도의 외국어 능력을 갖추었을 때 원서로 만화를 볼 수 있게 되는 즐거움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때까지 벌어지던 만화계의 실정을 알게되어서 또 한 번 절망감을 갖게 된다.


어린 날 잔잔한 감명에 소름이 돋았던 황재의 계절풍이 실은 아다치미쯔루의 작품의 카피이었던 것을 알고 슬퍼했고, 갑자원(고시엔) 구장이 나오는 만화를 보며 우리나라 어딘가에 갑자원 구장이 있는 줄만 알았던  기자는 그것이 카피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허탈함에 더할나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본 기자가 한국에 들어갈 때면 언제나 만화가게에 들러 신작을 둘러보는 것을 고향을 찾는 하나의 낙으로 삼고 있으며, 여전히 공장식 만화가 줄을 잇는 가운데 한 줄기 빛처럼 빛나는 작품을 보고 혼자 감격해하기도 한다. 그래 잘한다, 대한민국 화이팅이다.


물론, 비록 일본의 보케와 쯧꼬미식(쉽게 얘기하면 시티헌터식의)유모어와 고루한 전통적인 무협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전체적으로 뛰어난 구성을 보여주는 열혈강호와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기발한 해석과 통찰력을 보이는 누들누드에서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이 뿐만 아니라 열악한 시장에서도 만화가로써 꿈을 태우는 많은 젊은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탈 일본화를 선언해도 될 정도로 신선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만화를 하나의 작품으로써 인정할려고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때문에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드래곤 볼 얘기는 막연한 부러움에서 벗어나, 경쟁자로써의 시각으로 아주 드라이하게 볼것이다.


이번 글은 3부작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1. 드래곤볼의 전체적인 구성과 특징
2. 드래곤볼로 이해하는 일본인의 세계관
3. 드래곤볼의 캐릭터에 대한 단상


이번 글은 무슨일이 있더라도 제때제때 끝을 낼 예정이니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 부탁한다.


그럼 먼~길 떠나보자구.






 무협극의 공식


>1970년대 말, 1980년에 걸쳐, 우리사회에는 중국영화 붐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실은 골든 하베스트사를 중심으로 한 홍콩영화라 해야 정확하겠지만 그냥 중국영화라고 하자.


이소룡과 더불어 성룡의 더블드래곤이 추석이나 설날 생긴 용돈을 털어먹는 한국 영화계의 단골 손님이 되었고, 본 기자가 중학교 때에는 “단체영화”의 단골 메뉴가 된 것도 사실이다. 참, 그러고보니 원표, 홍금보여 니들은 지금 뭐하니…


이때에 본 기자를 열광시켰던 것이 3가지가 있는데, 헤비메탈이라 불리우던 하드롹과 영화 그리고 만화가게다.


그리고 또 하나. 무협영화와 더불어 동네 만화가게를 강타한 것이 소위 무협지로 대변되는 무협 소설이다. 때때로 아주 찐한 장면이 나와 뜨거운 침을 꿀꺽 삼기며 온갓 상상을 자극하는 이 책은, 한번 잡으면 밤을 새고 마는, 사회복귀의욕 자체를 꺾어버리며 그렇게 백수들의 시간을 죽이는 대명사로 자리잡게했던, 아주 흉직하고, 발직한 것이였다.


게다가 몇몇 형들이 만화가게 한 켠에서 “아줌마 여기 짜장면~”하는게 관점에 따라서는 백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본 기자에게는 그렇게도 멋져보일 수 없었고 본인도 경제적 독립을 이룩하면 꼭 저자리에 앉아 시켜먹고 말리라 하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현대의 리니지?


그렇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중독성이 용호상박, 백중지세, 난형난제다… 미안하다. 무협지 얘기 하니까 한자성어가 뇌속을 종행무진 한다. 한 마디로 삐까 삐까다라는 말 되겠다.


내용 역시 어린 마초예비군들을 중독시키기 딱 좋게 단순명료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낮에는 거대한 검을 들고 남자를 조지고, 밤에는 거대한 불기둥으로 여자를 조지는 내용으로 일관한다.


>“크허헉… 그는 전광석화같은 한번의 동작에 두 조각이나며 대지에 선혈을 뿌렸다..”
>“능옥같은 그녀의 몸은 작살맞은 잉어처럼, 마치 당겨진 활처럼 휘어져만 갔다…”
“오오~ 보라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그의 불기둥을…”







항상 이런 상투적인 문장으로 “쎈 놈이 다먹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현실감각을 익히게 해 었고, 졸라 웃기지도 않은 이런 삶에 열광해서 태권도장과 합기도장등에는 신예무협 호걸이 등록을 해 파이터로써의 꿈을 불태우는 넘들도 여럿 있었다. 쉬는시간 복도에는 전날 배웠던 기술을 전투경험으로 시험해보는 넘들도 반드시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약하디 약한 현실의 자신이 “힘이 곧 법이라는” 간단명료하고 설득력있는 무림배경과, 그리고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초 비기로 무장을 하고 하나하나씩 조져나가는 캐릭터에 일체화되는 그 쾌감이란, 부득이 “가면이론”등의 심리학 용어를 대지 않더라도 왜 그리 우리를 열광시켰는지 다들 이해하시리라 믿는다.


하여튼간에 그땐 그랬다.


워쨌던


이러한 무협컨텐츠들의 공통적인 스트럭쳐를 살펴보면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지는데,


1. 부모나 형제 혹은 애인, 단체 등의 원쑤를 갚는 복수극 스토리.
2. 절대 악의 등장과 그것을 막아내는 영웅의 성장 스토리.
3. (기연에 의해 얻은)자신의 무술을 시험해보기 위해 무림계를 조지고 다니는 모험 활극 스토리.
4. 일단 무림을 떠난 강자와 그 강자에게 끊임없이 도전하는 강자는 외로워 스토리
5. 전설로 내려오는(보물, 최강의 무술이나 검등의 무기 혹은 여자) 그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한 판타지 스토리.


등의 다섯가지 카테고리이다. 물론 이러한 기본 스트럭쳐에서 약간의 디테일이 바뀌는 경우가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러한 법칙에 크게 벗어나는 무협소설(혹은 만화)의 예를 본 기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권선징악, 사필귀정, 이판사판, 그리고 낙장불입(…헉 이건 아닌가.) 등의 사자성어를 남발하고, 단순하고 칠렐레 팔렐레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본 기자 역시 이것에 열광하게 되었고, 동네 만화가게의 한싸이드의 고전을 통달한 후에나 간신히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재학의 추공씨리즈, 천제황의 마황씨리즈등은 그때만 해도 줄줄히 꿸 정도였고 그 내용을 좀더 드라이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쯔음 점점 대량 생산 대량 소비화되어가는 그 내용과 화법(畵法)에 더욱 더 식상해져 미련없이 너를 보낼 수있게 되었다.


 


 그럼드래곤볼은어떤장르에속하는가.


위에서 얘기한 고전적인 무협물의 5가지의 구성 특징을 잘 기억하고 지금부터의 얘기를 듣기를 바란다. 이 작품 드래곤 볼은 이러한 법칙이 성립하기도 하지만 좀더 종합적이고 복잡한 스트럭쳐를 갖는다.









우워~  
내 어금니를 보란 말이다~


드래곤 볼을 그린 “토리야마 아키라”는 닥터 슬럼프를 비롯해 명랑 패러디로 유명한 사람이다. 이뿐만 아니라 화법에서도 닥터 슬럼프에서 일본만화 최초로 캐릭터에 어금니를 그려넣어 적잖이 충격을 주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분류법에 의한 관점은 토리야마 아키라의 작품인 드래곤 볼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즉 이 드래곤 볼 역시 무협 활극 SF환타지 패러디 작품이며 무협만화라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행해져왔던 한 가지 스토리 전개 방식의 고전 무협의 스트럭쳐를 따르는 것이 아닌 고전 5대 스트럭쳐, 그 모든 요소를 패러디와 함께 짬뽕을 해버리는 엽기성을 발휘하게 된다.


드래곤 볼의 내용을 크게 5파트로 나누어지는데 공교롭게도 본 기자가 나눈 다섯 카테고리에 딱 맞아 떨어지고, 그 귀결점은 항상 드래곤 볼에 의한 소원 성취로 나타나게 된다.


좀더 자세히 설명을 하면,









a. 첫번째 파트는 본기자가 정리한 5번 법칙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즉, 전설로 내려오던 드래곤 볼을 부르마와 함께 찾는 판타지 스토리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는 것이다. 그런후 드래곤 볼을 모아 한단락이 정리 된다. 물론 결론은 허망하게도 우롱이가 여자 빤쭈를 갖고 싶다는 소원으로 제1단원의 막을 내린다.



  아 그러니까 드래곤 볼은        
파이어 볼(불알)하구는 다르다니까









b. 두번째 파트는 레드리본군이라는 “악”이 등장하게 되고 우연히도 손오공과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충돌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던 도중 인디언 소년 우파를 만나게 되고 죽은 우파의 아버지의 복수극(1번법칙)이 옆태클로 들어온다. 물론 복수를 맹세한 우리의 손오공은 그 목적을 위해서 인간적인 망설임은 추호도 찾아볼 수 없다.--이러한 특징은 무협 만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이 정의이고 누가 옳은지를 따져서는 안된다. 그냥 손오공은 우리편이고 손오공이랑 싸우는 편이 나쁜 편이다. 모든 의문은 드래곤볼을 찾아 소원을 빌고, 우파의 아버지가 살아남과 동시에 함빡웃는 손오공의 얼굴과 함께 날라가버린다.







c. 세번째 파트는 “우주의 절대악”인 프리자의 등장에 대해 용감히도 그것에 맞써 싸우는 영웅 이야기(2번 법칙)의 등장이 이루어 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손오공의 캐릭터 변신에 관한 부분인데, 이때부터 손오공은 슈퍼 사이어인이라는 변신 전설을 통해 무한의 성장을 맛보게 된다.









예~ 내가 셀임다아~   



d. 네번째 파트는 프리자를 물리침으로써 우주 최고의 싸움꾼이 된 손오공에 대해 인조인간 17,18호와 셀이라는 캐릭터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4번 법칙”강자는 외로워 스토리”가 시작된다. 싸우는 이유도 매우 간단하다. “지구인 중에 제일 강한 것이 손오공이라며..?”이게 전부다.


후에 설명하겠지만 이러한 스토리의 전개를 위해 일본인 독특한 우주관이 등장하게 되고, 원래 죽었던 손오공이 죽지도 않고 또 나와 쌈질을 해대는 엽기성이 동원된다.







e. 마지막으로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한 싸움인 3번공식은 제일 끝에 등장하게 되는데, 자신의 강함을 시험하기 위해서 전 지구와 전 우주의 미래를 놓고 마인 부우와 도박성 쌈질을 하게되고, 상대가 없어진 손오공을 위해 “마인부우를 환생”시켜버리는 내용으로 전체의 내용을 마감하게 된다. 수 천년 전 있었다던 마인 부우가 나왔을때에는 당시의 본 기자도 뻔한 내용을 질질 끄는 작가에게 식상할 정도였다.




보시다시피 전체적인 구조의 면에서 볼 때에는 전통적인 무협만화의 구조에서 벗어나는 과감성도 없고 고루하다 할 수 있겠다.


일본인들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제조업 등 전반적인 산업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에는 그다지 두각을 보이지는 못하는 반면, 기존의 어떤 것을 좀더 갈고 닦는 능력은 탁월한 것을 놓고 보면 이 작품 드래곤 볼 역시 일본인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 작품이라 생각된다.


게다가 소재 자체는 중국 고전 소설인 서유기를 따왔지만 일본인들의 독특한 우주관과 사회상, 캐릭터의 패러디등이 더해져 전혀 새로운 작품으로써 이 만화의 복잡성을 더한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래곤 볼이 각광받는 이유는 나름대로의 세계관을 유지하는 디테일을 갖고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드래곤볼은뛰어나다


대량 소비 사회에서는 오락영화나 만화, 혹은 엔터테인먼트 산업등이 하이아트나 하이테크놀러지보다 한발짝 선행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시대 자체가 대중의 욕망을 구조화하고 있고, 매스 미디어는 그 욕망을 좀더 빨리 캐치해 영상적으로 현실화해낸다. 이러한 현상은 단발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매체의 시금석이 돼서 서로 자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드래곤 볼도 예외는 아니다.


위에서 설명한 고전적인 스트럭쳐에 붙쳐진 디테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본기자가 드래곤 볼을 보고 또 한번 놀라는 점은 기존에 행해진 매체에 관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인데 그 예를 보면 아래와 같다.


1. 손오공은 역행의 성장을 거치지 않고 순행의 성장을 거듭한다는점(이 부분에 관해서는 차후 자세하게 설명 하도록 한다.)
2. 사랑과 성풍조를 조롱하는 현실비판을 한다는 점
3. 뛰어난 매카닉 디자인과 토리야마 월드의 동물 캐릭터를 그려내는 점.


등을 들 수가 있겠다. 이렇게 드래곤볼만이 갖는 특징을 보면 그 독특함에 소름이 돋을 정도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몆가지 대작의 영향을 받은 게 있다는 것이다.


도리야마 아키라는 그 캐릭터를 설정할 때 인물 패러디를 종종 한다. 닥터 슬럼프에서도 슈퍼맨의 본질은 멍청한 지구의 수호자가 아닐까? 하는 의미의 캐릭터 설정을 했고, 드래곤 볼에서도 여지 없이 그러한 캐릭터 설정을 하게 된다.(캐릭터에 대한 좀더 자세한 얘기는 후에 하도록 하자.)


이 드래곤 볼은 초판이 1985년에 나오게 된다. 당시 일본 사회 뿐만아니라 전세계를 뒤흔든 영화가 있다면…  그렇다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과 스타워즈다.









그 독특한 세계관과 매카닉 디자인, 그 스케일감을 놓고 보면 전 세계의 창작인들을 쫄게 만들고도 남음이 있음이다.


우주를 주 배경으로 하는 스타워즈는 지구만한 제국군 전함이 떠다니는데. 이렇듯 인간의 한계인 중력권으로부터의 탈출을 과학으로 뛰어 넘는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비슷한 설정의 스타워즈 월드가 드래곤 볼 안에서 펼쳐지게 된다.


드래곤볼에서는 무공술이라는 기술로 간단하게 중력을 극복하고, 매카닉의 구동 구조에서도 그 내용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간단하게 극복한다.
 









드래곤 볼의 신의 궁전을 보면 그 육중한 중량에도 불구하고 인간 세계의 중력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부유구조(浮遊構造)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디자인은 이미 스타워즈에서 나온 게 되겠다. 뿐만 아니다. 이러한 매카닉 디자인 뿐만 아니라 드래곤 볼에서 동물은 하나의 객체로써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행동을 함께 하게 되고, 몇 몇 동물들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은 형태의 동물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것도 마찬가지로 스타워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할 수 있겠다.


더욱 더 기발한 발상의 전환은 내용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는데, “강해지기 위한 마음가짐”에 관한 부분이다.


손오공 자신이 슈퍼 사이어 인이 되기 위해서 계기가 되었던 것은 크리링의 죽음에 대한 “분노”라는 키워드였다. 또한 손오공은 그의 아들 손 오반에게 셀과의 전투에서 “분노하라. 마음을 분노의 상태에서 마음것 개방하라”라고 하며 이것이 최상의 힘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결국 손오반은 분노의 힘으로 셀을 물리치게 된다.
 











스카이워커랑 싸우는 스카이 워커(좌)    분노한손오반아부지와 아버지(우)


그런데, 이것과 비슷한 설정이 스타워즈에도 등장하게 된다. 기억을 떠올리기 바란다. 깜장 바가지를 쓰고 있는 아버지 스카이 워커가 아들 스카이 워커를 자기 편으로 꼬시는 장면을 말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드래곤 볼의 이것은 인간이 평정상태 일때 나오는 “포스의 힘”과는 정 반대의 설정이고, 루크스카이 워커를 암흑에 힘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분노하라, 그리고 암흑의 힘을 받아 들어라..” 라고 하며 “아들쉑을 분노시키는”아버지 스카이 워커의 행동과는 대치되는 상황이라 재미있다.


이소룡이 동양 문화의 전도사로 갖은 똥폼을 잡아가며 테레비젼 앞에서 구라를 칠 때, 미국내에서 신비한 동양의 젠(禪)문화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면서 동양과 일본문화는 혼다, 도요타 자동차와 함께 미국 깊숙히 파고들었다. 인간이 가져야 하는 최고의 마음가짐은 “평정”이라는 동양문화의 사상에서?실은 이소룡이 테레비젼에 나와서 떠든 정도의 얘기를 들은것이 전부일테지만?스타워즈 스텝들이 생각하는 동양권법의 강함은 평정이다라는 얘기가 스타워즈 사상의 배경이 되었고, 그런 생각에 “아니지, 꼭 그렇지만은 않지”라는 스타워즈 패러디로 대쳐하는 드래곤볼의 상상의 전환은 기발하다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신비를 키워드로 하는 동양 문화를 서양에 팔기 위한 세일즈 방식에 큰 의문을 가지게 되며, 중국을 배경으로 한 드래곤 볼에서는 좀더 친근한 방식으로 동양 문화에 대한 해법을 제공한다.


뿐만아니라 작가는 이 당시 일본의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그것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보인다.


원조교제와 오야지가리.


당시의 일본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두 가지 단어 되겠다. 당시 일본의 고등학생들에게 유행하던 말로 일본의 여고생들이 시작한 원조교제와 우리나라에서 술취한 아저씨만 노리는 아리랑치기와 비슷한 오야지가리는 남학생들에게 유행해 큰 사회적 문제가 됐었다.









   토리야마 아키라


드래곤 볼의 설정에서도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나오는 부르마는 자신의 문제를 몸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경향은 병신같은 어른인 무천도사와 페어로 웃기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개그의 형식으로 전개해 나간다. 즉 최초의 드래곤볼을 무천 도사에게 받기 위해서 알몸을 보여주고(비록 빤쑤만 보여줄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다 보이줬다.)흥정을 하는 모습은 원조교제후 용돈을 받는 여고생과 이미지가 겹친다. 드래곤 볼에서 순수는 오직 강해지려는 몇몇 전사에서만 찿아볼 수 있을뿐, 인간 삶 자체에 대한 진실이나 순수는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설정은 드래곤 볼 이전의 만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의 여고생과 세일러 복의 이미지는 “별과 시를 사랑하는 순수와 그것에서 파생하는 그 어떤 신비한 힘”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다른 만화에서는 볼 수 없는 퇴폐적인 이미지로 설정을 한 것을 놓고보면 어딘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확신범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다음호에 계속 됩니다.)



딴지 일본 지부장
맨뒤(mandui@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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