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유럽사커] 챔피언스리그 기록과 이슈들

2002.12.29 일요일
한국 유럽축구본부


유럽 최고의 클럽 대항전 02~03 UEFA 챔피언스리그가 지지난 주 경기를 끝으로 내년 2월까지 겨울 휴식기에 들어갔다. 유럽 각국의 정규리그 또한 지난주 경기를 마지막으로 2002년 경기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각종 컵대회와 리그 경기로 체력이 바닥났던 선수들은 모처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또 당초 기대치 이하의 성적으로 실망감을 나타냈던 구단들도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에 따라 유럽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본 우원을 포함한 축구팬덜은 당분간 그 찌릿찌릿하고도 흥미진진한 축구 열기를 느낄 수 없을 듯 하다. 각 클럽을 대표하는 공격수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포함해 유럽 특유의 스피드, 파워, 박진감, 또 정밀한 건축물에서나 느낄 듯 한 오밀조밀한 수비 조직력까지.. 그렇지?


어쨌든 이번주에는 현재 본선 2라운드가 진행중인 02~03시즌 챔피언스리그의 기록과 관심을 끌었던 이슈(?)들을 차례대로 정리해봤다.


미리 얘기하자면 FC 바젤의 돌풍, 바로셀로나의 연승,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역전 드라마, 마지막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부진 정도가 되겠다. 이에 앞서 여기 나열한 것들은 순전히 본 우원 개인의 생각임을 밝혀둔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를 흥미진진하게 했던 원인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했고 그것을 근거로 몇 가지 뽑아봤다. 이 외에 이탈리아 클럽들의 강세, 또 독일 명가 바이에른 뮌헨의 1라운드 탈락도 화제거리임이 분명하지만 여태껏 많이 다뤄왔던 내용이라 과감히 제외시켰다.


수준높은 독자열분덜의 눈을 감안한다면 다소 부족한 내용도 있을 지 모르겠다. 혹시 있다면 본 우원에게 멜로 보내달라. 더불어 이런 기사 포함시켜 달라는 내용까지.. 참고로 지난주 반 니스텔루이 사진 잘못 올렸다가 본 우원 무지하게 맞았다. 다시는 경솔한 행동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면서, 들어가보자.








 스위스 축구 역사상 첫 2라운드 무대 진출한 FC 바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를 뜨겁게 달군 가장 큰 원인이 바젤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실 스위스에는 그라스 호퍼라는 명문 구단이 있다. 챔피언스리그에 관심있는 팬덜이라면 어렵지 않게 그 이름을 들어봤을 듯 하다. 하지만 바젤은 확실히 낯설다.


바젤은 지난 시즌 그라스 호퍼를 밀어내고 챔피언스리그 예선 진출권을 따내더니 여세를 몰아 스위스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본선 2라운드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바젤의 행보를 더듬어보면 더욱 놀랍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을 갖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명문 글라스고 셀틱과의 예선 3라운드. 원정경기로 펼쳐진 1차전에서 1-3으로 패하며 탈락이 유력시됐지만 2차전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 합계 4-3(원정경기 1골은 2골로 계산)으로 대망의 본선 라운드에 합류한 것이다.









델 피에로(유벤투스, 왼쪽)와 안토니오 에스포시토(바젤)의 볼경합. 이날 경기는 유벤투스의 4-0 완승


본선 1라운드에서는 발렌시아, 리버풀과 같은 강호들과 B조에 편성, 바젤의 2라운드 진출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바젤은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이끌어낸데 이어 발렌시아와의 홈경기에서도 2-2로 무승부를 기록, 조 2위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리버풀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마침내 1라운드 최종전이었던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 바젤은 경기 시작과 함께 훌리오 로시, 크리스티안 지메네스, 아투바의 연속골로 3-0으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물론 후반 리버풀이 반격이 시작되면서 이날 경기는 3-3 무승부로 마감됐지만 바젤은 2승3무1패(승점9)로 발렌시아(5승1무, 승점16)에 이어 조 2위를 기록, 당당히 2차 라운드에 진출했다.


반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4번이나 거머쥐었던 명문 리버풀은 2승2무2패(승점8)로 바젤의 돌풍에 휩싸이면서 침몰,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하게 됐다.


바젤의 돌풍에는 스위스 국가대표 출신의 게임 메이커 하칸 야킨과 최전방 투톱의 아르헨티나 쌍포 훌리오 로시, 크리스티안 지메네스가 있다. 이 환상적인 삼각편대는 바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터뜨린 13골 중에 10골을 기록하고 있어 팀득점의 80%에 가까운 득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득점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경기운영과 날카로운 패싱력을 선보이고 있는 야킨은 다음 시즌 빅리그 진출이 유력시 되고 있는 인물.


하지만 현재 2경기를 치른 본선 2라운드에서 바젤은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3으로 패하더니 유벤투스에게는 0-4로 패하며 현재 2패로 D조 최하위로 내려앉아 있다.


그러나 바젤의 돌풍이 여기서 멈춘다 하더라도 누가 머라 하겠는가. 바젤이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돌풍은 스위스 팬덜뿐이 아니라 멀리 동방에 있는 한국에까지 미치며 참으로 신선했다 할 수 있다. 아닌가?



 바로셀로나의 진짜 모습은?


스페인 축구의 양대 산맥 중 하나를 이루고 있는 바로셀로나는 본선 1라운드를 포함 현재까지 열린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10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9월 18일 열린 클럽 브뤼게(벨기에)와의 홈경기에서 3-2로 승리한데 이어 지난 11일 뉴캐슬 Utd전 3-1 승리까지 무려 10연승의 질주를 이어오고 있는 것. 10경기에서 18득점, 6실점으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이 기록은 AC 밀란이 기록한 최다연승 기록인 10연승과 타이 기록이다.


바로셀로나는 다음해 2월18일 홈구장인 누캄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의 강호 인터밀란과의 경기에서 11연승에 도전한다.


위 기록들만 보면 바로셀로나의 올시즌 성적은 나무랄 데 없다. 사상 두번째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타이틀에 도전할 만한 충분한 전력을 보이고 있고 그만한 결과도 나타내고 있는 것.









사비올라(바르셀로나, 왼쪽)가 애론 휴지스(뉴캐슬)의 태클을 피하고 있다.


문제는 그들의 라 리가 성적이다. 바로셀로나는 지난주 열렸던 프리메라리가 약체 세비야 전에서마저 무기력한 경기 끝에 0-3으로 대패, 승점 16점에 그쳐 리그 13위로 추락해 있다.


바로셀로나의 문제는 어느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닌 총체적인 문제로 보인다. 올시즌 새롭게 사령탑을 맡은 반 갈 감독은 바로셀로나 여론의 뜨거운 질타를 받고 있고 이것은 본인이 개의치 않는다 해도 분명 경기에 대한 부담으로 표출되고 있다.


또한 세비야 전에서 드러났던 엉성한 수비 조직력과 공중볼 장악능력 미숙, 남미의 지단이라 불렸던 후안 로만 리켈메를 올시즌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드필더진에서의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는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끊기는 플레이가 많고 이것이 곧 상대팀의 역습으로 이어진다.


공격진도 마찬가지. 클루이베르트가 예전에 보여주던 파괴력은 보이지 않고 아르헨티나의 신성 사비올라는 볼을 너무 끈다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문제들은 바로셀로나의 부진이 거듭될 때마다 나온 말들이다. 당연한가? 어쨌든 바로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연전연승의 상승세를 탈 때는 잠시 조용해지다가 라 리가에서 부진이 이어지면 거론됐던 말들이었다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아직 그덜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이다.


좀 더 지켜보자. 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 않은가? 또한 이번 휴식기에 바로셀로나가 가만 있을 것 같은가? 어떤 형태로든 전력 강화차원에서 무진장 노력하는 구단이 스페인 명문 바로셀로나다.



 극적인 드라마 연출한 뉴캐슬 유나이티드


잉글랜드 명문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초반 3연패의 부진을 털어버리고 이후 거짓말같은 3연승으로 챔피언스리그 2차 라운드에 극적으로 진출했다. 4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초반 3연패한 팀이 2차 라운드에 진출한 것은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최초라 한다.


이탈리아 챔피언 유벤투스, 송종국이 활약하는 페예노르트, 디나모 키예프와 함께 본선 1라운드 E조에 포함됐던 뉴캐슬은 당초 유벤투스와 함께 16강 진출이 점쳐졌었다. 하지만 뉴캐슬의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디나모 키예프에 0-2, 페예노르트에 0-1, 유벤투스에 0-2로 각각 패하며 탈락이 유력시됐던 것. 덕분에 송종국의 페예노릍트를 응원했던 한국팬덜까지 페예노르트의 2차 라운드에 기대감을 걸게 했다.


사실 페예노르트는 뉴캐슬이 초반 3연패로 주춤하고 있을 때 1승2무(승점5점)라는 괜찮은 성적으로 유벤투스에 이어 2위를 마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페예노르트가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올린 전 승점이 될 줄이야.


이후 뉴캐슬은 유벤투스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데 이어 디나모 키예프에 2-1, 1라운드 최종전으로 치뤄진 페예노르트와의 경기에서마저 3-2로 승리를 거두며 막바지로 16강 대열에 합류했던 것.


특히 이날 경기에서 종료 직전 결승골을 뽑은 웨일즈 국가대표 출신의 공격수 크레이그 벨라미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올시즌 전 뉴캐슬과 재계약에 성공한 벨라미는 잉글랜드의 노장 스트라이커 앨런 시어러와 투톱을 이루고 있는 스트라이커.


벨라미는 이날 경기에서 전반 45분 선취골을 뽑아낸 데 이어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3-2 승리를 이끌어내 뉴캐슬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떠올랐다.


반면 페예노르트는 이후 3경기에서 3연패를 당해 뉴캐슬과 묘한 대조를 이뤘다. 한마디로 송종국을 응원했던 한국팬덜만 헛물켰다고 할 수 있겠다.



 왕자 레알 마드리드의 부진


바로셀로나가 처한 상황이 묘한 만큼 레알 마드리드 또한 부진하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 안좋은 성적이긴 하지만 조1위로 당당히 2차 라운드에 올랐고 현재 1무1패(승점1점)로 C조 최하위의 비참한 신세지만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다만 이 대회 통산 9회 우승, 또 각 포지션별로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현재 성적은 팬덜의 기대치 이하인 것만은 분명한 듯 하다.


그럼 우선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갖고 있는 기록들을 함 살펴보자.


앞서 얘기한대로 최다우승팀은 9회 우승의 기록을 갖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다. 2위는 AC 밀란(5회), 3위는 리버풀, 아약스, 바이에른 뮌헨(이상 4회)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그럼 이번엔 연속우승기록을 함 알아볼까?


챔피언스리그가 탄생한 55~56시즌부터 5연속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가 1위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아약스와 바이에른 뮌헨(이상 3회)이 잇고 있다. 대회 연속 참가 기록 또한 15회로 레알 마드리드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챔피언 중의 챔피언을 가리는 챔피언스리그 성격상 대회 연속 참가 기록 또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레알은 전 시즌 우승팀을 가장 많이 발목 잡았던 팀이기도 하다. 최근에만도 99~00 시즌 전 대회 우승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었고, 01~02 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을 꺾는 등 무려 7차례나 전 대회 우승팀을 물리치는 기록을 수립했다.









라울 곤살레스의 반지키스


이렇듯 챔피언스리그 역사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대단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FIFA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 상을 수상한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호나우두 3명은 모두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다.


여느 대표팀보다 화려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고 역사 또한 찬란하기 이를 데 없는 클럽이 레알 마드리드다. 어떻게 보면 잘해야 본전인 팀이 레알 마드리드라 할 수 있겠다.


지난 본선 2라운드 2차전에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 홈경기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명성에 흠이 난 것 만은 분명하다. 덕분에 C조 최하위라는 성적으로 마드리드는 근 2달여간을 보내게 됐다.


라 리가에서 현재 레알의 성적은 7승6무1패(승점27)로 선두 레알 소시에다드에 5점 뒤진 3위를 달리고 있다. 역시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002년 현재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거둔 성적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무슨 말인가 하면 마드리드는 01~02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비롯해, 페예노르트와 가진 UEFA 수퍼컵, 올림피아 아순시온(파라과이)과 펼친 2002 토요타컵을 모두 제패하면서 2002년에만 3개의 타이틀을 가져갔다.


챔피언스리그와 라 리가는 현재 진행 중이다. 올시즌 다소의 부진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아성이 흔들거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대로 허무하게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본 우원의 생각이다.


일견 달리 생각해서 레알 마드리드가 최고의 성적으로 유럽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매경기마다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한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축구가 펼쳐지겠는가. 삼성화재의 독주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한국 남자 배구계를 더듬어보시라.


 


딴지 유럽축구위원
(jinoo2010@yahoo.co.kr)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