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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강의] 재즈 이론에 대하여 -11-

2002.12.23.월요일

딴따라딴지의 애물단지

 










Scott Hend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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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이론에 대하여 -1-
재즈이론에 대하여 -2-
재즈이론에 대하여 -3-
재즈이론에 대하여 -4-
재즈이론에 대하여 -5-
재즈이론에 대하여 -6-
재즈이론에 대하여 -7-

재즈이론에 대하여 -8-
재즈이론에 대하여 -9-
재즈 이론에 대하여 -10-




안녕들 하셨나!

전시간엔 테트라코드와 모드를 설명하기 위해 음계의 간략한 역사와 그것들의
실무적 사용에 관해 알아보았다. 이로써 열분들이 가득이나 추상적으로 보이는
이론상의 음계들과 실제 음악과의 관계에 대해 조금이나마 득도할 수 있었다면
본기자로선 더없이 기쁜 일 되겄다.

이제 음계는 얼마 안 남았다. 13회부터 화성 강의로 입문하게 되니 그리들 아시고...

오늘은 저저번 시간에 설명했던 단음계 3가지의 뒷배경, 그리고 단음계의 조들과 그에 따른 조표들에 대해 살펴보자.
 



단음계 3가지의 뒷배경
 


전 시간에 설명한 음계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드의 7가지 음계들 중 이오니안과 에올리안은 각각 바로크 시대로 넘어오면서 장음계와 자연단음계로 정리된다. (자연단음계는 영어 화성학 책에서 natural minor 혹은 pure minor라고 부른다. 결국 자연 그대로의, 인위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anti-artificial 한 단음계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글타면 과연 화성단음계와 선율단음계는 어트케 생겨났단 말인가? 그냥 하늘에서 떨어졌나? 역쉬나 아니다. 이미 예상 했을거다. 열분덜의 이 예상을 끌어내기 위해 장황하게 음계에 대한 역사 의식까지 심어드렸었으니 말이다.

우선은 라를 으뜸음으로 삼은 가단조의 자연단음계부터 한번 훑어보고 넘어가자.

 예 1 - 가단조의 자연단음계










그럼 이제 화성 단음계.

본 강의 9회를 들춰보면 볼 수 있는 이 화성단음계의 탄생에는, 역시나 그때 설명한 것들 중 하나인 이끈음이 그 원인을 제공했다. 필자가 그 때 장음계 안에
서의 이끈음과 으뜸음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들의 관계가 단2도로써 얼마나 뜨거운 것인지를 공개했는데 -그 때의 강의 참조 -  바로크 당시 존재하던 이 자연단음계의 음들 중 단연 왕이라 불리우는 으뜸음이 내겐 왜 궁녀가 없나 하고 고민하던 중 장음계를 시기하여 자신보다 장2도 아래에 있던 음과 이러쿵 저러쿵하여 이를 이끈음으로 만들어버리게 된 것이다.

썰렁하지만...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화성단음계의 꼴을 지니게 된다.


 예 2 - 가단조의 화성단음계










위 단음계의 이름이 별네임이기도 한 화성이 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일단 열분들이 장음계를 연주해보아서 알겠지만, 마지막 음 2개인 시->도의 관계, 즉 이끈음에서 으뜸음으로 가는 관계에서 열분들은 명쾌한 종지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뭔가 끝맺어주는 느낌 말이다.

이러한 두 음간의 관계가 밑바탕이 된 상태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바로크 음악은, 대부분의 곡들이 마지막에서 위와 같은 종지감을 표현하기 위해 이끈음->으뜸음의 진행을 지니게 되는데, 이 진행감을 가장 효과적으로 받쳐주는 화성 진행이 있었으니 이른바 - 후에 설명할- V도 화성 -> I도 화성의 진행이었다. (물론 현시대의 음악에선 이런 관습이 깨진지 오래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진행감, 즉 종지감을 단음계에도 쓰려 하니 자연단음계의
마지막 두 개음의 관계가 장2도인 바, 밑바탕부터가 장음계와 달랐던 자연단음계는 후반에서 어떤 화성진행을 써도 장음계와 같이 시원한 종지감을 주지 못했고, 이 때문에 으뜸음 직전의 음을 억지로 반음 끌어올려 장음계와 같이 단2도
관계를 만들어내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연유로 하여 새로 생겨난 단음계는 종지부의 화성진행에 있어 장음계 음악에서와 같은 강력한 종지감을 지니는데 성공했고, 이를 우리는 화성 단음계라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종지부의 화성적 이유 때문에 7번째 음을 반음 끌어올린 음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선율단음계... 이넘은 가락단음계라고도 한다.


 예 3 - 가단조의 선율단음계
 











위의 음계는 앞서 나온 음계들과는 달리 상행진행과 하행진행이 모두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다. 자연과 화성단음계에선 하행을 표기하지 않았는데, 위 선율단음계의 경우엔 하행이 등장하고, 또 상행과는 구성음들이 다르다.

당근 이유는 있으니...그 중 우선은 상행에 대해 알아보자.

앞서 화성단음계가 탄생하긴 했는데, 그러한 화성 단음계의 6음과 7음의 관계는 증2도가 되어 당시로서는 굉장히 불편한 소리를 내게 되었다. 사실상 바로크
이전인, 교회선법이 쓰이던 중세기 당시 선율상의 증, 감음정 진행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본적으로 선율적이지 못한 느낌을 주었고, 심지어는 악마적 감성을 자극하는 소리로까지 낙인찍혀있었다. 많은 것이 바뀐 현재와는 사람들의 듣는 귀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습은 바로크 시대에도 마찬가지였고, 당시 유럽의 종교는 여전히 기독교였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현상인 것이다. 외울 음계가 하나 늘어서 짜증나긴 하지만...

결국 화성단음계는 선율적 목적에 따라 6음까지도 반음 올려지게 되었고, 비로소 음계 안의 모든 2도 음관계들이 장2도, 단2도로 정리되어 선율단음계가 탄생하였다. 이로써 상행진행의 경우는 설명이 되었는데...

다음 문제는 하행진행이다. 위를 보시다시피 이 선율단음계의 하행진행은 그 음들을 그대로 밟고 내려오는 게 아니라 맨 첨에 봤던 자연단음계와 똑같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왜일까?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선율이 하행할 시엔 이끈음 -> 으뜸음의 진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성단음계조차도 쓸 필요 없이, 가장 오리지널이었던 자연단음계를 쓰게 되었던 것이다.

추가로, 위 3가지 음계 형식과 각자의 이름들은 뮤지션이 붙인게 아니다. 뮤지션은 단지 창작을 했을 뿐이며, 후세의 학자들이 수많은 작품을 토대로 압축된
3가지 형식을 유추해낸 것이다.
 



3가지 단음계의 사용
 


이 시점에서 열분 각 넘들은 한 가지 의구심을 품어야만 한다. 글타면 왜 자연단음계와 화성단음계에선 하행을 표기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일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우선 형식적인 답변을 하자면, 우선 선율단음계는 선율적 목적
에 의해 탄생한 것이기 때문에 선율이 하행할 시를 보여주기 위해 표기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리되면 자연단음계와 화성단음계는 선율에 안 쓴단 말인가? 라는
의문에 또 다시 봉착하게 되고 만다. 근데 음악을 살펴보자면 당근 이들은 선율로 쓰이고, 글타면 둘 다 하행을 지닐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선 자연단음계의 하행은 상행에서 갔던 그대로 가도 상관이 없겠으나, 화성단음계의 경우
하행시킨다면 선율단음계와 같은 관점에서 볼때 역시 자연단음계화 되어야 정상이다. 근데도 화성학에선 둘다 하행을 표기하지 않는다.

이전에도 몇번 경험하셨듯이...참으로 앞뒤가 안 맞는 꼬라지가 또 다시 등장하는 것이다.

우선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위의 3가지 단음계 형식은 바로크 음악을 뿌리삼아 그 기준 하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나마 바로크 시대엔 단음계가 선율에 스며들어가 상행할 시 많은 경우 자연히 선율단음계화되었고, 화성적 목적에
의해 7음이 줄곧 반음 올려진 화성단음계의 꼴을 보이기도 하였다. 대부분 이랬으므로 형식이 그렇게 정리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 역시 결코 수학 공식처럼 사용되었던 것은 아니며, 게다가 수많은 세월이 흘러 바로크의 관습은 낡은 것이 되어버린지 오래인 현시대에도 위 3가지
형식은 떡 하니 화성학에 유효기한 아직 멀었음 이라는 듯 버티고 있다.

따라서 이 아리송한 문제의 해답은, 역시나 음악 속에서 찾아야 한다. 형식은
음악 없이 태어날 수 없었고, 따라서 음악 속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형식이 이렇게 정리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져야 했는지 납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전시간에
필자는 위의 3가지 단음계 각각이 고유의 느낌을 지닌다는 것과, 모든 종류의
음계들은 재료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작곡을 하면서 특정 느낌을 내기
위해 위의 재료들을 갖다가 써보게 된다면, 음악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양상은 수도 없이 많이 존재한다.


때로는 선율에서 선율단음계가 아닌 화성단음계가 나올 수도 있고, 또는 선율이 하행할 시에 자연단음계가 아닌 화성단음계가 나올 수도 있는가 하면, 곡의
전반부에선 자연단음계를 쓰다가 후반부에선 선율단음계나 화성단음계를 쓸 수도 있는 것이다. 혹은 -약간 논외인데- 재즈를 뿌리로 한 수많은 음악들, 즉 선율보다는 리듬이 훨씬 강한 음악들에선 특정 음계를 가져다 쓴다고 해서 그 음계의 모든 음들을 다 쓰지도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건 전시간에도 말한
바 있다.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 자연의 산물이고, 끊임없는 변화와 독특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 속에 스며들어간 재료들이 자연스러움과 새로움, 또는
개성을 목적으로 삼게 된다면 얼마든지 형식을 벗어난 융통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다시 위 3가지 단음계들 각각의 형식을 살펴보라. 실제 음악
속의 그 엄청난 경우의 수를 압축한 위 형식들은 그들의 뿌리와 존재가치에 대한 납득이 가능할뿐더러, 열분들이 음악에 적용할 때에는 과감히 그 틀을 무시해버릴 수 있다. 이로써 열분들은 가히 패러독스적인 진리를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앞뒤가 안맞아 보이지만 어느 한 쪽도 버릴 수는 없다.

위 3가지 음계들은 비록 오래전에 탄생했지만, 결국 현대의 대중음악에서도 다양한 소재를 소화할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굉장히 많이 쓰이는 음계들이므로
확실히 습득해두길 바란다.

...끝으로,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 음악에 쓰인 음계를 분석해보는 습관을-물론 청음력이 좀 필요하지만- 들인다면 이론과 실무의 관계에 대한 엄청난 득도와 득효의 체험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
 



단음계의 조들과 그에 따른 조표들
 


기본원리는 장음계에서와 같다. 그 전제 하에서 들어가보자.

단음계의 조들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한 가지 설명하고 넘어갈 것이 바로 병행조 라는 것이다. 병행조란, 같은 조표를 지니는 장조와 단조의 관계를 칭하는
단어로써, 예를 들어 다장조 - 도를 으뜸음으로 삼는 장음계 - 와 가단조 - 라를 으뜸음으로 삼는 단음계 - 의 경우 둘 다 흰 건반만으로 음계가 완성되므로
조표가 똑같게 되고, 결국 이러한 두 조의 관계를 병행조 라 부를 수 있게 된다. (단조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자연단음계를 의미한다는 점을 숙지하고 생각하라. 화성단음계와 선율단음계의 변화된 6, 7음은 조표에 그리는 임시표와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단지 음악 속에 섞여 필요시마다 순간순간 임의로 그 자리에서
반음 올려줄 뿐이다.)

덧붙이자면, 다장조를 기준으로 가단조를 병행단조라고 하며, 가단조를 기준으로 다장조를 병행장조 라고 부른다.

추가로 위에 언급한 다장조와 가장조의 관계에 대해 한 가지 더 짚어보자. 다장조는 도가 으뜸음인 장음계였고 가단조는 라가 으뜸음인 단음계였으니, 이 두
으뜸음의 음정관계는 단 3도가 된다. (단3도를 기준으로 윗음이 장조의 으뜸음, 아래음이 단조의 으뜸음이다.)

그리고 이 음정관계는 나머지 병행조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사장조의 경우 솔이 으뜸음이므로 병행단조는 단3도 아래의 미가 으뜸음인 마단조가
되고, 바장조의 경우 으뜸음인 파의 단3도 아래음인 레를 으뜸음으로 삼는 라단조가 그 병행단조가 된다.

이런 식으로 이전에 배웠던 15가지의 장조들-다장조까지 포함-의 병행단조들을
모조리 만들어보라. 그러면 고스란히 15개의 단조가 탄생하게 되고, 이게 단조의 전부다. 이게 잘 납득이 안간다면 8회 강의를 다시 이해하고 넘어오도록 하자. 자세한 원리는 거기서 설명한 바와 같다. (여기서 하나 사과할 것이, 필자가 8회 강의의 -건반상 12개, 악보상 총 14개 - 라는 파트에서 그 때까지 배운 장음계 조들이 총 14개라고 잘못 언급한 것이다. 다장조를 미처 제외하고 잘못 계산하여 14개라고 실수했는데, 총 개수는 15개라고 했어야 옳다. 오케?)

글타면 여기서 장음계 15가지와 단음계 15가지를 병행조 관계로 나열해보겠다.

( ) 안의 것은 조표의 임시표와 그 개수를 의미한다.

1) 다장조 <-> 가단조
2) 사장조 <-> 마단조 (#)
3) 라장조 <-> 나단조 (##)
4) 가장조 <-> 올림바단조 (###)
5) 마장조 <-> 올림다단조 (####)
6) 나장조 <-> 올림사단조 (#####)
7) 올림바장조 <-> 올림라단조 (######)
8) 올림다장조 <-> 올림가단조 (#######)
9) 내림다장조 <-> 내림가단조 (bbbbbbb)
10) 내림사장조 <-> 내림마단조 (bbbbbb)
11) 내림라장조 <-> 내림나단조 (bbbbb)
12) 내림가장조 <-> 바단조 (bbbb)
13) 내림마장조 <-> 가단조 (bbb)
14) 내림나장조 <-> 사단조 (bb)
15) 바장조 <-> 라단조 (b)


...이명동음조의 경우 역시 장조에서와 똑같다. 6)번과 9)번, 7)번과 10)번, 8)번과 11)번의 각 단조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이 역시 8회 강의에서 자세한 원리를 설명했다.

다음 시간엔 음계의 최종강의로 5도권과 함께, 펜타토닉 음계와 조옮김, 전조
등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화성강의 기다리는 넘들 좀만 참으시라.



 


...딴따라딴지의 애물딴지
(emool_ddanz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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