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뷰] 딴지 미군을 만나다 2002.12.8.일요일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우리의 외침이 올곧게 전달돼 우리의 의견을 관철 시킬 수 있으려면 우리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 역시 중요하다. 그리하여 딴지, 여러 라인을 통해 미군과의 인터뷰를 시도하기에 이른다. 장갑차 사건, 소파개정, 그리고 반미감정 문제까지... 미군 당사자는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차 광화문 촛불시위가 있던 토요일 오후 5시 이태원 한 카페에서 미군 중대장 J를 만났다. 그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을 통해 만났기 때문에 재면서 할말 안할말 가려서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음을 밝힌다. 그리고 현역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자신의 개인신상을 절대 비밀로 부치는 조건으로 만났다. 사진 및 녹음자료 같은 건 없다. 딴 : 우선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한국에서 근무한지는 얼마나 됐나? 딴 : 그럼 군생활을 시작한지는 얼마나 됐나? 딴 : 다른 나라에서도 군인 생활을 했었는가? 딴 : 요즘 반미 데모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미군들은 이런 데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J : 한국 국민의 소수가 반미 데모를 하는 것일 테고 젊은 사람들의 혈기 때문에 그 시위가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전쟁세대 같은 나이가 많은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은 전쟁의 배고픔과 참혹함을 직접 맛보았기 때문에 당시 미군의 원조 대해서 고마워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확실히 2년 전보다는 데모가 많아지고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 세월은 점점 지나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죽고, 반미 감정을 갖는 사람들은 늘어나서 그 숫자는 위협적인 숫자가 될 것이다. 젊은 사람들에게 한국전쟁 당시 많은 미군이 죽어가면서 까지 한국을 도왔던건 직접 경험이 아니고 들은 지식일 테고 반감을 갖게 된 사건들은 직접 체험한 것이기 때문에 지난 역사들은 무시한다. 그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번 장갑차 사건을 통한 소파개정 같은 시위는 이해하지만 "양키 고 홈" 같은 시위는 다르다고 본다. 그러한 방식의 데모는 통하지도 않고 어떠한 변화도 이뤄낼 수 없다. 딴 : 요즘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피부로 느낄 기회가 있는가? 가령 길거리에서 적대적인 분위기를 느낀다든지.. J : 이번 사건을 전후로 얘기한다면 미군부대 앞 데모가 훨씬 많이 늘었고 이태원의 사병들 출입은 줄었다. 그리고 병사들의 생활을 더욱 철저히 관리한다. 부대 밖 출입 자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달라진 점이다. 딴 : 그건 상부의 지시사항인가? 딴 : 이번 여중생 장갑차 사망 사건은 알고 있나? 딴 : 어떤 사람들은 그 사고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혹시 고의적인 살인이 아니냐고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낮이었고, 비가 오는 것도 아니었고, 현장은 직선도로였다. 어떻게 생각하나? J : 같은 미군들과 얘기를 해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들 한다. 장갑차를 몰아본 동료도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라고 한다. 내가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뭐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은 없지만... 딴 : 미군의 공식적 입장을 얘기해 달라는 게 아니라 개인적인 견해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도대체 어떻게 일어난 사건이라고 생각되나? J : 통신장비에 문제가 있어서 아이들을 못 봤다고 해도 그 아이들이 피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멀리서도 장갑차의 소리는 정말 크다. 솔직히 100% 사고하고 하기에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 딴 : 그럼 그 때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굳이 상상해 보라면....? 딴 : 그 말은 소파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라고 봐도 무관한가? 딴 : 연결된 질문이지만 소파를 개정을 요구하는 우리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J : 소파는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너무 강하고 즉각적인 답변이라 조금 당황했다). 소파는 말 그대로 한-미 양국간이 주둔군에 지위를 규정해 놓은 협정이다. 그러한 협정에 대해 한나라가 불평등 하다고 이렇게 소리를 높인다고 한다면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 그 점을 분명히 하고, 그 전제하에서 얘기한다면, 하지만 한국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 줄 수는 없다고 본다. 다시 협의를 거쳐 절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국 사람이고, 법적으로도 소파협정에 따라 한국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 와 있는 방문자이기 때문에 한국 법을 존중하고 일정 부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딴 : 오늘 광화문에서 촛불시위가 있는 건 알고 있나? J : 알고 있다. 그런 평화적 시위에는 우리들도 귀를 기울이고 서로 얘기도 나눈다. 하지만 여태까지의 한국 젊은이들은 그런건 안중에도 없고 "양키 고 홈" 식의 데모를 해왔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주장을 펼치는 건 좋지만 그런 식의 대모로 미국이 정말 철수하리라 믿는 건지... 그런 무지한 방법의 데모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대학생이 맞는지 의문이다. 딴 : 하지만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 그래서 그러한 대모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한다고 보는데… J : 기성세대인 미디어에서 조차 그들이 미군부대 앞에서 벌이는 데모를 방송조차 하지 않고, 하더라도 그들의 광적인 모습만 보도하는데 그 의견이 미국에게 관철되리라 보는가? (그는 "양키 고 홈" 문귀가 정말 싫은 듯 했다.) 우리 미국이 자신의 파워를 지나치게 과시한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미국이 한국을 자유국가로 만드는데 많은 희생을 겪으면서 도움을 줬던 것도 인지해 줬으면 한다. 딴 : 알겠다. 오늘 여러 의견 고맙다. 좋은 주말 보내라. 이렇게 미군 중대장 J와의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일단.. 장갑차 사건과 소파개정에 관한 그의 사심없는 솔직한 의견에 고마움을 표한다. 그러나 시간상의 제약 때문에 미국이 한국을 도와준 것도 결국은 미국의 세계전략 때문이 아니냐는 점까지는 미처 다루지 못했음도 밝힌다. 한국에 와 있는 프로이드(?)를 그걸로 삼는 인간들이라 얘기해도 먹혔을 리는 없겠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저녁에 있을 촛불시위 때문인지 용산 미군부대 앞길 쭉 늘어서 있는 경찰들과 지하철 삼각지역 모든 출구마다 6~7명씩 짝지어 경비를 서고 있는 경찰들을 보았다. 한반도의 평화 안보를 위해 주둔해 있는 미군과 그 미군(일부이지만...)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대한민국 국민들, 그리고 그 국민들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저렇게도 철통 같은 대한민국의 경찰들... 도대체 그렇다면 우리 국민의 보호는 누구의 몫인지... 이 지긋지긋한 연결고리는 언제쯤 어떠한 모습으로 끊기게 될는지~ 이태원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길은 그렇게 무겁고도 멀었다. 미군문제 특별취재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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