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뽀오츠] 코리아오픈 국제유도대회 2002.12.16 월요일
12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동안 올림픽제2체육관(펜싱경기장)에서는 마사회컵 코리아오픈 국제유도대회가 열렸다. 코리아오픈 국제유도대회는 올해가 4회 째로 역사는 보잘 것 없지만 울 나라의 빵빵한 유도실력 땜시 짧은 시간 내에 A급 국제대회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잠깐... 유도에서 세계 3대 오픈대회라 함은 파리오픈, 독일오픈, 가노컵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매년 초 열리는 파리오픈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준하는 규모와 명성을 자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선수권대회는 체급당 한 나라에서 한 선수만 나갈 수 있는 반면, 파리오픈은 한 국가에서 한 체급에 수준급의 선수 여러 명을 출전시킬 수 있으니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를 미리 점쳐보고 싶다면 파리오픈에서 입상한 선수가 누구였는지 살짝 커닝하면 된다. 글구 각종 유도대회 관련 소식은 요기로 가면 자세히 볼 수 있다. 친절하지? 잠시 얘기가 다른 데로 샜다. 자, 그럼 코리아오픈 국제유도대회장으로 안내하겠다.
코리아오픈 국제유도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회장 입구에 들어서자 뭐라 말하기 힘든 감동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본 우원... 99년 1회 대회 이후 3년 만의 코리아오픈 나들이었던 것이다. 2000년에는 먹고 살기 바빠서, 지난해에는 제주도에서 대회가 있었던 터라 눈물을 머금고 관람을 포기해야 했었다. 그러니 어찌 땅에 떨어진 감을 외면할 수 있을쏘냐. 취재를 핑계삼아 이틀 내내 대회장에 짱박혀 있었다. 올해 대회에는 31개국에서 275명(남자 143명, 여자 132명)이 출전했고, 주최국인 울 나라는 최다인 41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예전만큼 눈깔 튀어나오게 만드는, 걸출한 스타는 없지만 아시안겜 메달리스트가 대거 출전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더구나 울 나라는 99년 이후 4년 연속 이 대회에서 종합우승 거뒀다. 첫째날에는 금 5, 은 2, 동메달 5개를 휩쓸었고, 둘째날에도 금 4, 은 2, 동메달 4개를 보탰다. 이틀 동안 따낸 메달을 합치면 금 9, 은 4, 동메달 9개로 2위에 머문 일본(금 3, 은 1, 동메달 5개)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그렇다면 울 나라 실력이 어느 틈에 그렇게 늘었냐고 궁금해할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건 명백한 오바다. 코리아오픈이 A급 국제대회이긴해도 아직까지는 2진급을 보내는 나라가 많기 때문에 우리에겐 분명 이점이 있는 것이다. 참고로.. 요즘 세계유도 판세는 아시아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과 이란의 약진이 눈에 띄는 형국이라 하겠다. 남자유도에서는 아직 울 나라와 일본이 앞서고 있지만 이미 여자 유도계를 평정한 중국이 엄청난 쪽수를 무기로 남자유도계마저 장악하려는 조짐을 서서히 보이고 있어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글구 코리아오픈 국제유도대회 개막식후 행사로 으레 하는 것이 있는데 대학팀의 시범공연이 그것이다. 특히 본 우원의 눈길을 확 잡아끈 것은 유도 시범이 끝난 후 행해진 용무도 시범(용인대 동양무예학과)이었다. 용무도는 덜 스뽀오츠적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가령, 한 선수가 상대의 가슴팍을 퍽 치고 냅다 도망가면 맞은 선수가 야, 거기 서라는 말과 함께 뒤쫓아와서 치고 달아나는 식이다.(희소식 하나, 내년 6월쯤 정식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런 저런 행사 구경하는 것도 재밌고, 경기를 직접 보는 것도 좋지만 본 우원이 유도장에 가는 것은 의외의(?)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 유도장 곳곳에 왕년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곧잘 출몰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 중에서도 유난히 반가운 얼굴이 있었으니 현역시절 테크니션으로 명성을 떨쳤던 윤동식 (한국마사회) 코치가 그 주인공되겠다. 2001년 뮌헨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은퇴를 선언해 주위사람덜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윤동식 코치를 만났다.
자, 다음에 만날 사람은 최용신 선수되겠다. 최용신은 73kg급 결승전에서 이원희에게 왼쪽 허벅다리걸기 한판승을 거두고 우승, 울 나라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오전 9시 각 체급 예선전을 시작으로 오후 5시 쯤에는 메달의 주인공이 모두 가려졌고 시상식까지 끝이 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꿈쩍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경품 추첨 순서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관중이 별로 없어서 당첨확률도 높고, 경품도 푸짐했던 터라 본 우원도 끝까지 남아 있었다. 김치냉장고 당첨자 번호를 부르는 순간.. 이럴 수가! 본 우원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앞에 다섯자리까지는 맞았는데 마지막 여섯자리에서 틀리고 말았던 것이다. (참고로 정성숙 대표팀 트레이너처럼 이틀 연속 당첨된 사람, 하루에 두 개가 당첨된 억세게 운좋은 사람도 있었다.) 아, 언제쯤이면 관객들로 꽉꽉 들어찬 유도장을 볼 수 있을런지...
올해도 어김없이 종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올해 울 나라는 세계청소년유도대회(제주)를 연 것을 비롯, 2003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 개최권도 확보했다. 세계유도연맹회장국다운 거동이다. 하지만 너무 외적인 거에만 취중하는 게 아닌 지 의문이 든다. IMF 이후 쌍용과 빙그레 유도팀이 해체되어 현재 국내 유도실업팀은 한국마사회가 유일하다. 유도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계속 줄고 있는데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으니 갈수록 선수층이 엷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반면 우리의 경쟁상대인 일본은 실업팀이 100개 팀은 족히 된다. 종주국이니까 그렇지 않겠냐구? 그렇담 울 나라 태권도 실업팀이 몇 개 안 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하지? 또 한 가지.. 흔히 유도하면 몹시 격렬한 운동으로 알고 있는데 모르는 소리다. 그대들! 메치고, 들고, 동작이 활발한 유도가 오장육부에 좋다는 걸 아는가. 유도한 사람이 장수한다는 것은 통계 상으로도 나와 있다. 올 겨울에는 근처 도장에 등록해서 유도를 배워보는 게 어떻겠는가. 딴지 스포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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