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커] 챔피언스리그 리뷰-앙리, 월드컵 한풀이 2002.11.10 일요일 02~03시즌 챔피언스리그가 일주일간의 휴식을 마치고 지난주 재개됐다. 본선 2라운드(16강)가 드디어 그 화려한 막을 올린 것인데 유럽은 언제나 그렇긴 하지만 또다시 축구 열기에 휩싸였다. 본지에서는 이전에 약속했던대로 매주 벌어지는 올 시즌 챔피언스 리그의 따끈 따끈한 경기 소식을 상세히 전해 드릴 계획이다. 이번주는 그 첫 시간으로 본선 2라운드 무대를 밟은 16개 팀들의 치열한 경기 현장을 전해드리겠다. 그 전에 아직도 축구는 월드컵만이 전부인 줄 아는 일부 축구팬덜, 또는 챔피언스리그라고 들어는 봤는데 유럽 축구는 복잡해서 모르겠다라는 궁금증을 가진 독자열분들을 위해 남은 02~03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다. 그래야 남은 경기가 더 흥미진진할테니까.
총 32개팀이 치른 1라운드는 이미 종료됐고 여기서 16개팀이 살아남아 2라운드 진출권을 따냈다. 현재 진행 중인 2라운드는 A~D조까지 4팀씩 4개조로 구분, 홈앤 어웨이 방식으로(팀당 6경기) 경기를 치루며 조별로 상위 2개팀이 8강에 진출한다. 이미 8강이라면 챔피언 중의 챔피언을 고르는 이 대회의 성격상 유럽을 대표하는 클럽들만이 남게 된다. 또 8강전, 4강전이 펼쳐질 때 쯤 되면 각국의 정규리그 또한 그 종착역에 거의 다다르게 되는데.. 요 시점에서 유럽 지역에서의 축구열기는 그야말로 상상을 불허한다. 어쨌든 1라운드, 2라운드에서의 경기방식과는 달리 8강전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뤄진다. 지역적인 특수성을 감안해 8강전 역시 홈앤 어웨이로 열리며 최종 결승전만이 단판 경기로 벌어진다. 02~03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이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레포드구장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고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치열하고도 뜨거웠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이제는 아셨겠지? 지난주 열렸던 챔피언스리그 본선 2라운드에서는 초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클럽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졌다. 특히 지난 2002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스타들이 마치 월드컵 한풀이라도 하듯 맹활약해 팀에 귀중한 첫승을 안겨 주목을 끌었다. 한일 월드컵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프랑스의 특급 골잡이 티에리 앙리(아스날)는 AS 로마를 맞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또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소속 국가의 부진한 성적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던 비운의 스트라이커 안드리 세브첸코(AC 밀란)와 루트 반 니스텔루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각각 맹활약하며 월드컵 한을 달랬다. 사실 이들의 자세한 얘기부터 먼저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냥 순서대로 A조 경기부터 얘기하기로 하자. 왜냐구? 내 마음이니까.
이제 한 경기 치뤘는데 무슨 8강행이 보이냐고 한다면 사실 마땅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인터밀란(이탈리아)과 바로셀로나(스페인)는 각각 원정경기의 불리함을 딛고 승리, 8강 진출의 힘찬 첫걸음을 내딛은 것만은 사실이다. 유럽 리그에서 홈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볼 때 이날 패한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바이에르 레버쿠젠(독일)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1라운드에서 탈락한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탈락의 이유로 홈경기 패배를 언급했던 것을 기억해 보시라. 어쨌든 세리에 A(이탈리아 프로축구) 클럽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인터밀란은 2라운드에 극적으로 올라온 뉴캐슬 Utd를 맞아 4-1 대승을 거뒀다.
인터밀란은 최근 상승세의 도미니크 모르페오가 경기시작 2분만에 하비에르 자네티의 크로스를 득점으로 연결, 기선을 잡았다. 이어 전반 15분 뉴캐슬의 크레이그 벨라미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까지 점하게 된 인터밀란은 전반 35분 마티아스 알메이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에르난 크레스포가 각각 추가골을 터뜨려 전반을 3-0으로 마쳤다. 후반 다소 느슨한 경기운영으로 27분 페루 출신 널베르토 솔라노에게 한 골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인터밀란은 36분 알바로 레코바가 쐐기골을 터뜨리며 4-1로 완승,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같은 날 벌어진 지난시즌 준우승 팀 레버쿠젠과 스페인 명가 바로셀로나의 경기는 접전이었다. 레버쿠젠은 전반 39분 불가리아 용병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홈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지만 후반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하비에르 사비올라, 마크 오베르마스를 각각 교체투입한 바로셀로나의 루이스 반 갈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하면서 바로셀로나가 역전승을 거둔 것. 후반 3분만에 아르헨의 축구 신동 사비올라의 만회골로 동점을 이룬 바로셀로나는 경기 종료 2분 전, 오베르마스가 후안 로만 리켈메의 패스를 받아 천금같은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그야말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빠른 스피드가 자랑인 프랑스 출신의 티에리 앙리(아스날). 그는 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프랑스 우승의 주역으로 손꼽혔지만 지난 한일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의 주역으로 전락했다. 세네갈과의 개막전에서 골포스트를 맞히는 불운으로 시작된 앙리의 부진은 2차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는 급기야 빨간 딱지 레드 카드를 받으며 조국 프랑스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결국 이 경기에서의 퇴장으로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결장하게 된 앙리는 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의 16강 탈락이라는 대회 최대 이변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던 것이다. 하지만 앙리는 28일(한국시간) AS 로마(이탈리아)와의 원정경기에서 혼자 3골을 퍼부으며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물론 4년에 한번 열리는 월드컵에 비할 수야 없겠지만 유럽 최고 권의의 대회, 꿈의 향연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으로 월드컵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는 달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시작 4분만에 로마의 안토니오 카사노에게 선취골을 허용, 불안하게 출발했던 아스날은 이후 앙리의 골 퍼레이드가 펼쳐지면서 손쉬운 승리를 낚았다. 앙리는 전반 6분 질베르투 실바가 찔러준 패스를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어 동점골을 터뜨렸다. 사실 이 골은 골문 밖으로 벗어날 듯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축구공이 무슨 탁구공인 양 휘어버리더니 골문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앙리는 이어 후반 25분 크리스티안 파누치와의 볼 경합 중 생긴 찬스를 놓치지 않고 두번째 골을 터뜨렸고, 불과 5분 뒤에는 그림같은 18m 중거리슛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9골) 앙리는 이날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단번에 챔피언스리그 득점 4위(6골)로 뛰어오르는 기쁨도 누렸다. 한편 유난히 강호들이 많아 죽음의 조로 평가받았던 B조의 또다른 경기에서는 발렌시아(스페인)와 아약스 암스테르담(네덜란드)이 1-1로 비겼다. 양 팀은 후반 43분까지 지루한 0의 행렬을 이었지만 아약스의 이브라히모비치가 마침내 득점에 성공, 이날 경기는 아약스 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스페인 챔피언 발렌시아는 후반 루즈 타임에 터진 미구엘 앙글로의 기적같은 동점골로 무승부를 이루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세리에 A(이탈리아 프로축구)와 프리메라리가(스페인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AC 밀란과 레알 마드리드의 자존심 대결은 결국 홈팀 AC 밀란의 1-0 승리로 돌아갔다. 이날 경기의 히어로는 단연 세브첸코(AC 밀란)였다. 전반 40분 루이 코스타의 환상적인 침투패스를 받은 세브첸코는 마드리드의 업사이트 트랙을 깨며 페널티 지역까지 드리볼한 후 그대로 슛, 볼은 마드리드의 GK 카시야스의 손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난 시즌 세리에A 득점랭킹 2위인 세브첸코는 97년에 이어 지난해 생애 두번째로 우크라이나 올해의 선수에 뽑힌 우크라이나 축구의 영웅.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성적 부진으로 월드컵에서 뛴 경험은 전무하다. 게다가 올시즌 초 무릎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세브첸코는 이날 경기에서 그간 겪었던 마음 고생을 모두 털어냈다. 또 최근 부진으로 루이스 피구(레알 마드리드)와의 트레이드 설도 돌았던 세브첸코는 모든 것을 불식시키며 밀란의 주전 공격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반면 1라운드에 이어 더딘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마드리드는 주전 10여명이 감기, 부상 등으로 결장, 악재가 겹쳤다. 브라질 출신의 호나우두, 로베르투 카를로스, 플라비우 콘세이상은 한국 감기로 열병을 앓고 있고, 페르난도 이에로, 클로드 메케렐레, 구티 에르난데스는 발목 부상 중이다. 최근 허리 부상에서 복귀한 지네딘 지단도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명장 비센테 델 보스케 마드리드 감독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이들이 제 컨디션일 때도 지구(The earth)팀 마드리드는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가 이변의 주인공 FC 바젤(스위스)의 돌풍을 잠재우며 8강 진출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맨체스터는 27일(한국시간) 벌어진 바젤과의 원정경기에서 루트 반 니스텔루이가 2골을 터뜨리는 활약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언뜻 보면 이날 경기는 다윗고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춰질 만 하다. 맨체스터는 90년대 중반부터 잉글랜드 뿐 아니라 유럽 무대를 호령했던 강호. 반면 바젤은 스위스 축구팀 사상 처음으로 본선 2라운드 무대를 밟은 루키인 것이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예선전부터 이어오던 바젤의 돌풍을 기억하시라. 바젤은 헨릭 라르손이 활약하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명문 글래스고 셀틱을 물리치고 1라운드에 진출했었다. 또 1라운드에서는 명문 리버풀까지 희생양으로 만들며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것.
실제 이날 경기에서도 바젤은 경기 시작 30초만에 크리스티안 히메네스가 문전 혼전 중에 때린 슛이 선제골로 연결, 또다시 이변을 일으키는 듯 했다. 하지만 역시 강팀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맨체스터의 루트 반 니스텔루이는 셀틱, 리버풀과 같은 희생양이 되기를 거부했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후반을 맞은 맨체스터는 17분 프리미어리그에서 8골로 2위권을 달리고 있는 반 니스텔루이가 동점골을 터뜨린데 이어 2분 뒤에는 바젤의 왼쪽 문전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그대로 슛, 반대편 골망을 흔들며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반 니스텔루이의 활약에 힘입은 맨체스터는 후반 24분 노르웨이 출신의 솔샤르가 세번째 골을 터뜨리며 이변을 바랬던 스위스 홈팬들을 침묵시켰다. 한편 또다른 D조 경기였던 데포르티보와 유벤투스의 경기는 양 팀이 팽팽하게 맞서 결국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데포르티보가 전반 8분 디에고 트리스탄이 선취골을, 11분에는 로이 마카이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는 듯 하자 유벤투스는 후반 맹추격을 펼쳐 비린델리와 네드베드의 연속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만만치 않았던 데포르티보와의 원정경기에서 승점 1점을 확보한 유벤투스의 힘이 느껴지는 경기였다 할 수 있겠다.
이것으로 이번 주 챔피언스리그 소식을 마치겠다.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고 장황하게 설명한 듯 하지만 사실 아직 한 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이다. 어느 팀이건 포기할 단계도 아니며 가능성도 있다. 약팀이 강팀을 잡기에 가장 무난한 스포츠가 축구라 하지 않는가. 마지막으로 담주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궁금하신 분덜은 밑을 참고하시길. 여기 나온 시간은 모두 한국시간이다. 다음 일정(홈/어웨이) 12/11 A조 바로셀로나 - 뉴캐슬 12/11 B조 아약스 - AS 로마 12/12 C조 도르트문트 - AC 밀란 12/12 D조 유벤투스 - 바젤 딴지 유럽축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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