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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강의] 재즈 이론에 대하여 -10-

2002.12.02. 월요일

딴따라딴지의 애물단지


 









Django Reinhar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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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이론에 대하여 -1-
재즈이론에 대하여 -2-
재즈이론에 대하여 -3-
재즈이론에 대하여 -4-
재즈이론에 대하여 -5-
재즈이론에 대하여 -6-
재즈이론에 대하여 -7-

재즈이론에 대하여 -8-
재즈이론에 대하여 -9-



드디어 재즈 화성학 강의가 10회를 맞이하였다.

사실 1-2회 당시 필자가 의도한 강의의 방향은 화성학 자체를 모두 들춰내 강의하는 것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그 때는 화성학 70%, 잡것들 30%, 뭐 대강
이런 상상을 하고 있었으나 이제 와서 3-9회를 훑어보자니 완전히 화성학 교과서 앞부분이 되버린 것 같다.

하지만 머 문제 없다. 사실 앞으로도 필자는 이런 방향성을 고수하려 한다. 나름대로는 다른 이론서와는 차별화된 쉬운 설명을 위해 고심한 결과가 필자 나름의 색깔을 만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본 기자 역시 이 글을 쓰면서 개인적으로는 화성학 복습의 의미로써도 상당한 이득을 보고 있다. 그러니 열분들도 열씨미들 따라오시라.

 

음계의 종류 PART 2

 서론

전시간에 음계의 종류 Part 1을 설명했었다. 단음계 3가지의 뒷배경을 설명하기 전에 굳이 그 이외의 음계들을 먼저 살펴보는 이유는, 역시나 필자의 방향성
상 열분들이 이론 그 자체보다는 음악을 이해하길 원하는 바램 때문이었다. 아직 이런 필자의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오늘 Part 2를 열심히 따라와들
보시라. 조금 어지럽더라도 마지막에 총정리는 해 줄터이니 일단은 따라들 오시길!

실은 전 시간의 반음계에 이어서 오늘은 사실 모드(Mode) 라는 것과 함께, 모드의 뿌리를 설명하기 위한 음계인 그리스의 테트라코드(Tetrachord) 음계, 그 밖에 국악 음계 등 까지도 상세히 알아보려 했다.

그러나 결국 그중 테트라코드 에 대해선 아직도 필자에게 불확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간단히 형식적인 것만을 설명하기로 하였으며, 국악음계의 경우 굳이 재즈 화성학에서 다룰 필요는 없을 듯 싶어 강의하지 않기로 했으니 그리들
아시라.

이 테트라코드 라는 넘은 열분들에게 좀 낮설텐데, 사실 화성학 이넘은 앞부분에서 흔히 다루는 그리스의 4음 음계이다. 그런데 필자가 가진 이론서들에도 이
음계의 뿌리와 본질에 대해 그다지 자세히, 그리고 100% 납득이 될 정도로
분명한 설명이 나와있지 않아 최근에 본기자는 인터넷을 서핑하여 테트라코드에
대해 뒤져보았으나, 오히려 이 음계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들로 인해 더욱 혼선을 빚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원래 테트라코드는 모드의 개념을설명하기 위해 기본 개념만이라도 알아두는게 좋으므로 간단히라도 설명하겠다.

추가로, 전시간에 말했듯 이들 외에도 분명 한 옥타브 이내의 음들의 세계, 즉
음계는 더 존재할 수 있고, 존재한다는 것, 그러나 그 개수에 한계는 있다는 것을 유념하면서... 모드로 가보자.


 모드(MODES) 를 비롯한 음계의 역사와 본질에 대하여

모드란 7가지의 서로 다른 음계들로 이뤄져 있고, 이들 7가지를 묶어 칭하는 단어로써, 우리말로 번역하여 선법 혹은 교회선법 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화
성학에서 이 두 가지, 즉 선법과 교회선법을 통칭하여 모드 라고 부르지만, 사실 교회선법과 선법 은 역사적 배경과 형식이 조금 다르다. 영어로 번역하더라도 선법은 Mode, 교회선법은 Church Mode라고 하는게 더 정확하다.

추가로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사실 우리가 배우게 될 것은 Mode보다는
Church Mode 에 더 가깝긴 하다. 정리가 되남? ...영어가 나와서 말인데 참고로 모드는 영어로 Mode의 복수형인 Modes가 더 정확하다고 하겠다. 7개
음계 하나하나를 모드라 부르고 그것들이 모여 모드들 이 되는 것. 그러나 필자는 걍 다 모드라 부를련다.

사실 장음계와 단음계에만 익숙한 열분들에겐 조금은 낮선 7가지의 음계들 되겠다. 그러나 의외로 이 모드란 것은 재즈를 비롯, 우리가 현 시대에 듣는 너무나
많은 팝음악에서 골고루 쓰이고 있다. 기타스토리 강의를 보는 넘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 곳에서 가르쳐졌던 많은 스케일들 중에 프리지안 이니, 믹솔리디안 이니, 리디안 이니 도리안 이니 하는 것들이 있었다. 이들 모두가 모드라
부르는 것들이고, 이들을 포함해 총 7가지의 음계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을 통칭하여 우리는 모드 라고 부른다.

이를 우리말로는 선법이라 하였는데, 사실 이 모드라는 것은 장음계와 단음계가 탄생하기 훨씬 이전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드는 2천여년전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여기서 테트라코드 음계의 개념을 비롯한 음계 자체의 뿌리에 대해 더욱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상 음계라는 것 자체가 역사적으로 볼 때 언제부터 사용되었던 것인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그 이론이 정립되어
있었다. 그 고대 그리스의 음계란 초기엔 우리가 현재 배우듯 한 옥타브 이내의
것이 아닌, 바로 완전4도 이내의 음들을 일정간격에 따라 4개로 배열한 것이었다. 바로 이 완전4도 이내의 4음 음계를 테트라코드 음계라고 한다. 다시 말해
첫음과 마지막음의 간격을 완전 4도로 잡은 채로 그 안에서 일정간격에 따라 음을 4개로 분할한 음계인 것이다. (이를테면 도레미파 의 경우 첫음에서 끝까지가 완전 4도이고 네개로 분할되어 있으니 일종의 테트라코드 음계라고 할 것이다. 글고 이건 흔히 말하는 코드, 즉 화음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다- 편집자 주)

따라서 테트라코드가 될 수 있는 음계의 경우의 수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니 궁금한 넘들은 이너넷을 서핑하도록. 필자는 외국 사이트에서 돌다가 좀 혼란스러워져서 이쯤까지 형식적인 기본만 설명할란다.

어쨌든 이러한 4음 음계는 어느틈엔가 2개 합쳐져 8음 음계가 되어 8도, 즉 한
옥타브를 일정간격으로 분할한 형태로 변모되어 갔고 (예를 들어 앞서 말한 도레미파 에다가 같은 구조인 솔라시도 를 합하면 도레미파솔라시도 가 되어 우리가
잘 아는 온음계 전체가 되는 것 - 편집자 주)
현재 전 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음계는 사실상 이 형태가 되고 있다. 허나 원시, 미개민족을 포함한 여러 민족의
음계를 더 뒤져본다면 4음, 5음, 8음, 12음 음계 등등 여러 양상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모든 것을 여기 재즈화성 강의에서 굳이 알 필요는 없으니 넘어가고, 어쨌든 모드라는 형식은 테트라코드가 두 개 합쳐지던 그 시기에 발생한 7개의 음계 (4+4에서 옥타브 위의 같은 음을 뺀 일곱개 - 편집자 주) 를 말한다.

이러한 선법은 중세시대로 넘어와 카톨릭 교회에 의해 차용되어 쓰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교회에서 이 모드, 즉 선법이라는 것을 차용하면서 당시인 중세 음악 이론가의 오해에 의해 약간은 다르게 변형되어 차용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사실 선법과 교회선법 은 좀 다르다. 그러나 크게 다르지는 않았고, 필자도사실 정확한 차이를 잘 모르므로 설명은 생략한다. 그저 우리가 배우게 될 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선법 보다는 중세 교회에서 차용한 형태인 교회선법에 더
가깝다는 정도만 알아두자.

어쨌든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철저히 유럽의 교회 내부에서만 쓰여지던 음계들로써, 그 근원은 언급했던 중세시대부터 16세기 까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때에는 우리가 현재 공부하고 있는 음계의 이론적 틀과는 많이 다른 체계가
존재하던 시기였고, 악보에는 현재의 알고리즘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기호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실제로 이 당시엔 조성이라는 체계조차도 혼란스러운 시기였는데, 추측하건대 이 와중에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쳤을 것이다.
 








이 양반... 엄청난 일을 한거다.


그러던 것이 급기야는 르네상스 이후 클래식
음악의 최초 시기로 분류하는 17 ~8 세기
무렵 바로크 시대 최후의 절대적 대가인 바하가 유명한 평균율 클라비어 - 피아노의 전신인 악기 명칭 - 곡 모음집을 통해 음계를 장음계와 단음계로 정리해 버리다시피 하고, 결과적으로 조성 이라는 체계 자체를 확고히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우리가 지금 아는 조성의
개념을 정리한 것은 바로 바하이다.

전시간에 언급한 반음계의 경우도 이 바로크
시대엔 이미 다소 사용된 것으로 보여지며, 동시에 교회선법, 즉 모드의 사용은 거의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하야 바로크-고전을 거쳐 악성 베토벤이 그 서두를 장식한 낭만시대의 초기무렵까지는, 그 시대에 속한 작곡가들은 거의 대부분이 바하가 정리해버린 조성, 즉 장음계와 단음계 속에 정복당해 살게 된다. 그러나 음악의 역사는 과학의역사와도 같은 법... 뉘한테 질세라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곡가들에
의해 조금씩 다시 새로운 음계들이 개발되었고, 결국에는 낭만시대의 중후기 무렵, 중세시대의 이 모드라는 것이 다시 끄집어 내어지게 된다.

중세시대의 교회음악을 위해 쓰였던 음계를 다시 낭만시대 후기의 음악 형식을
위해 쓰게 되니, 당시의 형식과 중세의 음계가 만난 음악은 작곡가의 천재성에
의해 다시 극적으로 어울려 새로운 감성을 발휘하게 되는 법. 후에는 재즈 뮤지션들 역시 이 모드를 당연하다시피 자연스럽게 사용하였고, 새로운 형식이 끊임없이 창조되는 음악의 역사 속에 지금껏 모드의 7가지 음계들은 우리 인생 속에 살아 숨쉬게 되었다.

요기까지 대충 살펴본 모드의 역사 되겠다.
 




...거창하게 역사 강의를 하고 나니 굉장히 거창한 음계들이 나올까봐 쫄아있던
열분들, 걱정마시라. 의외로 이 모드는 식은죽 먹기보다 쉬운 형태를 지니고
있다.

 예 - 7가지 모드 음계들








위의 악보에서는 총 7가지의 모드가 열거되었다. 이것이 모두 현재 재즈 화성학에서 규정하고 있는 7가지 모드들이다. 첫째의 음계는 이오니안(Ionian)이라
부른다. 둘째는 도리안(Dorian), 셋째는 프리지안(Phrygian), 넷째는 리디안(Lydian), 다섯째는 믹솔리디안(Mixolydian), 여섯째는 에올리안(Aeolian), 일곱째는 로크리안(Locrian)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위 7가지의 음계들 각자의 이름은 모드의 뿌리인 고대 그리스의 지역 이름들에서 따온 것들이다. 7가지 모두 그냥 보기엔 아주 쉬워 보인다. 일단 첫째인 이오니안의 경우 장음계와 똑같고, 여섯째인 에올리안의 경우는 자연 단음계와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나머지 각각의 경우는 장음계 중 아무 음이나 시작음으로 잡고 그대로 한 옥타브 올라가면 바로 나오게 된다. 결국 어떻게 보면
모드란 건 한 종류 음계의 시작음만 다르게 잡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장, 단음계를 배울 때 그랬듯 개별 음계의 각 음들간 온음, 반음관계를 외워둘 것을 권장한다. 즉, 도레미파솔라시도(이오니안)은 온온반온온온반 이고 도리안은 온반온온온반온 이라는 식이다.

이렇게 외워야만 모든 모드를 이오니언과 똑같은 걸로 생각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어 각 음계의 성격을 확연히 느끼게 되고 조성을 바꾸어 작곡에 사용할 시에도 자유롭게 된다. 위의 음계들에 전 시간에 배운 장단음계의
으뜸음, 딸림음, 버금딸림음, 이끈음의 관계가 모두 완벽히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으나, 어느정도는 가능하다. 사실 장단음계에 위 4가지 성질의 음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회선법이 쓰이던 당시에는 모드의 음계 안에 종지음 , 지배음 이라는 것들이 존재했으나, 우리가 배우는 현대의 화성학에서 그걸 적용시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잠깐 아까의 역사 강의를 적용시켜 본다면, 결국 위 일곱개의 모드 중 도리안, 프리지안, 리디안, 믹솔리디안, 로크리안의 다섯개는 중세에서 바로크로 넘어가는 시기에, 즉 바하가 조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때 소멸되었다가 이후 낭만파와 재즈에 의해서 되살아 나게 된 셈이다. 그리고 나머지인 이오니안, 에올리안이 바로크 음악의 장음계, 자연단음계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이 음계들 각각은 각자의 온, 반음 위치에 의해 지니는 고유의 특정 느낌이 있다. 장음계, 단음계 3가지 각각을 피아노에서 쳐보라. 극단적으로 단순히 말해 장음계는 밝은 느낌이고, 단음계는 슬픈 느낌이되 3가지 각각이 또 약간은 다른 뉘앙스를 주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위의 모드 7가지를 연주해보면
각각이 역시나 나름대로의 개성을 지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이들 중 프리지안이나 로크리안 같은 음계는 힙합, 록, 블루스이나 메틀 음악에서 허구헌날 쓰여지는 음계이기도 하다. 특히나 기타리프를 만들 때에 이 음계를 자주 쓴다. 이 이유가 뭘까? 그냥 아주 우연적으로 이걸
막 가져다 쓰다 보니 지금처럼 잔뜩 엎질러져 담지도 못할 물이 된걸까? 그건
결코 아니다.
 








메탈리카 리프에서도 로크리안의 향취가
묻어나곤 한다


사실 이것은 아주 자연스런 결과이다. 그것은 로크리안이라는 음계 자체가 전달하는 느낌이 록이나 메틀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와 형식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어울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로크라인이라는 음계를 쓰기 위해 메틀이라는
형식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메틀이라는 형식을 통한 메시지를 예술적 이미지로 전달하기 위해 로크리안이라는 음계 재료 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가 여기서 음악에 로크리안을 가져다 쓴다 라는 의미는, 그 음악 속에 로크리안
음계 속의 모든 음들이 다 등장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음악을 들을 때 로크리안 특유의 느낌 혹은 성격 이 나타나면 된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다른 음계들 역시 모두 마찬가지다.

같은 의미로 생각한다면, 가끔씩 메틀음악에서도 밝은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장음계 - 이오니안- 를 쓰는 것은 역시 밝은 느낌 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장음계라는 재료를 사용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음계를 많이 알고
있고, 각자의 사용방법을 익히 알고 있다면 그만큼 그 음악가는 작곡 테크닉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필자가 꼭 짚고 넘어갈 것은, 음계 뿐이 아닌 모든 음악 이론은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연주 기교까지도 그렇다. 음악에 관련하여, 모든
종류의 테크닉 이란 결코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될 뿐이라는걸 정확히 인식하길
바란다. 쉽게 말해, 열분 중 한 넘이 난 음악을 통해 날아가는 독수리의 이미지를 표현해보고 싶다. 라는 사람이 있다면, 목적은 독수리의 이미지 그 자체이지, 그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동원된 연주기교나 작편곡 테크닉이 아니라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이 완성된 음악을 접했을떼 비상하는 독수리의 이미지를 느낀다면 그 음악가의 목표가 맞아떨어진 것이고, 그 안에 담긴 테크닉은 이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단이 되는 이 테크닉이 음악가에게 있어서 필요불가결의 요소인
이유는, 그만큼 테크닉이 뛰어나야 고급 퀄리티의 이미지 표현력 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음악은 언어다 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마치 영어도 단어와 문법에 능통하면 할수록 고급 화법을 구사할 수 있듯이, 음악도 이미지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그 메시지가 고급 화법을 통해 뚜렷이 전달된다면 그
음악은 고급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배운 음계이론의 경우도 위의 모드를 모르고 장단음계 두가지만 딱 안다면, 우리가 모르는 도리안, 프리지안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오묘한 화법들은 물건너간 것들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최대한의 재료 -수단- 을
확보하는 것은 최대한 풍부한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목적- 해주는 거다.

이런 관점에서 베토벤과 드뷔시가, 빌 에반스와 마일스 데이비스가 이제껏 살아
남아있는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건 바로 고난이도의 연주와 작 편곡 테크닉, 그들의 재능을 통해 절묘하게 표현된 예술적 이미지, 또 그 모든 고급 테크닉을 떡주무르듯 할 수 있는 여유를 통해 생긴 그들만의 색깔이 가진 힘 때문
이다. 그리고 이 3가지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이것을 뛰어넘는 신세계를
창조해낸 뮤지션이 지금껏 나오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이런 뮤지션이 이미 나왔다면 아마도 베토벤은 촌티나는 음악으로 들렸을 것이다. 안 그런가...

모드 이야기는 담 시간에도 계속된다. 기둘리시라.



 

딴따라딴지의 애물딴지
(emool_ddanz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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