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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소식] 구국의 곱창 공작원들 출몰

2002.12.5.목요일
딴지 구국의 곱창 프로젝트 팀

본지에서 긴급히 마련한 프로젝트, 공작명 2002AC-1818, 일명 <구국의 곱창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의 실행계획에 따라 본지의 중앙 헤드쿼터는 대기중이던 두 명의 공작원을 긴급 호출, 파견하게 된다. 이들은 지난 월요일, 그러니까 12월 2일 오전 모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공항 검색대도 손쉽게 통과하고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그런데 긴 비행시간 동안 미 정보당국에게 첩보가 전달되었는지, 인공눈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폭설이 미 디트로이트 일대를 뒤덮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져 버렸다. 딴지 정보국(DIA)의 정보분석에 의하면, 입국을 막을 구체적 근거는 전혀 없고 그렇다고 쉽게 통과시킬 수도 없는 미 정보당국이 고육지책으로 눈을 뿌려 비행기 출도착을 교란하려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쨌거나 우리의 공작원들은 그같은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미국 국내 잠입에 성공한다. 시간 지체 덕분에 현지 공작 세포들과의 접선에도 약간의 혼선이 있었으나 노련한 공작요원들답게 무난히 극복, 미리 마련된 안전한 은신처에 몸을 숨기는 데 까지 드디어 성공하게 된다.


이제 남은 일은 거사일까지 안전하게 숨어 동지들과 계획을 갈고 다듬는 것... 1단계 적지 진입 작전이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본 프로젝트 수뇌부에서도 그간의 정신적 긴장감을 풀고 오랜만에 단잠을 즐기는 등 휴식을 취해왔다.


그런데.....


본지 수뇌부는 12월 5일 목요일자 한겨레 신문 제1면을 보다가 그대로 뒤집어지고 말았다.



문제의 붉은색 원 안을 자세하게 확대하면 아래와 같다.


 
사진 밑에 붙은 설명 - "뉴욕 도심서 반미시위  4일 (현지시각 3일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에서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 방미투쟁단 일행이 희생자인 심미선 신효순양의 영정과 사고현장 사진 등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보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워싱턴 D.C.로 간다는 역정보를 일부러 흘리면서까지 은신에 만전을 기했는데 뉴욕에서 대문짝만하게 나타나 버리다니..


이 사진을 발견하고 본 프로젝트 수뇌부에서는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미 신분이 발각되어 버렸으니 공작원들의 안전귀환을 위해서 이제라도 거사를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고, 반대로 오히려 저기 저렇게 나올 정도의 황금의 꼽사리 실력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강도의 트레이닝과 장기간의 경험으로 습득되는 것이니까 믿고 맡겨도 된다는 반론 또한 제기되었다.


토론으로 쉽게 결론이 나지 않자 수뇌부는 가위 바위 보를 통해 후자로 의견을 통일, 프로젝트 계속 추진을 결정했다. 이에, 이왕 노출된 신분이니 본지도 이 두명의 공작원들에게 공개 지령을 내리는 바이다.


곱창1호와 곱창 2호는, 가랑잎을 타고 욕조에 둥둥 뜨는 위대한 지도자 총수 동지의 광영을 받들어, 적에게 생포될 시에는 절대 현지 세포들의 신분을 밝히지 말고 자결하라. 통일전선전술을 통하여 제국주의에 반하는 제세력과 광범위한 연대를 구축할 것이며, 반복적 꼽사리 권한을 위임할 것이니 범대위 본대를 안전하게 사수하는 데 전력을 다하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구국의 곱창 그 한 길 뿐임을 명심 또 명심하라. 동지들을 믿소. 교신끝!



구국의 곱창 마스터마인드
킬리만자로의 낙지 (kilinagj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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