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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이해찬 세대들의 변

2002.11.4.월요일
딴지 교육취재반

본지 89호 <울나라 교육의 미신들> 기사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게시판과 멜로 접수되었다. 이에 본지, 언제나 그렇듯이 철저한 애프터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여 글 두편을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한다. 소위 이해찬 1세대 학생들의 의견이다.


앞선 본지 기사의 주장 중 하나는 이해찬 세대의 학력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우선 학력이라는 것을 측정하는 기준 자체가 애매할 뿐더러, 현재 교과서를 알지 못하면서 학력이 떨어졌다고만 말할 수 없다,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내용이 교과서에 담겨 있으며 따라서 과거와 같은 주입식 교육이 대학입시에 유리하지 않다, 대학입시가 아닌 학생들의 미래의 차원에서 보면 이해찬식 교육개혁이 바람직하다, 라는 논지로 요약될 수 있겠다.


<독자의견1>은 교육개혁 논의 자체가 서울에만 국한된 이야기일 뿐, 지방 학생들에게는 교육개혁을 논할 만한 인프라 자체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독자의견2>는 현재의 수능 또한 (과거와 마찬가지로) 공정한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독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독자의견 1>


안녕하세요?


오늘 자주 들리는 딴지 일보에 들렸다가 기자님이 쓰신 교육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듣고 나니 한말씀 올리고 싶어서 이렇게 메일을 보였습니다.


님이 기사를 작성하는데 있어서, 소위 이해찬 1세대들의 학력은 저하되지 않았다...(미신2) 라는 사실이 초반의 논지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님이 어디에서 태어나고 어디에서 교육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교육적 하드웨어라는 측면에서 보면, 지방과 서울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학원시설, 그리고 경향일보에 나왔던 학생의 글에 등장한 하자센터등 많은 하드웨어적 요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분위기라는 차이가 있죠.


일단, 지금 대상이 되고 있는 이해찬 1세대(83년생)이고, 저는 경남의 진주라는 작은 소도시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나 마침 수능을 우연히 잘 쳐서 서울이라는 도시로 오게 되었는데요... 제가 서울에 오자마자 느낀 것이 시간 쓸 수 있는 곳이 아주 많다는 것입니다. 즉, 위에서 나온 바와 같이 하자센터등 자신계발을 할 수 있는 곳이 아주 많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저의 고향에서는 이런 곳을 찾아보기가 아주 힘듭니다. 있는거라고 거의 지방 학생신문정도 뿐이죠... 아마 찾아보면 더 많이 찾아낼 수 있었을지 몰랐지만, 일단 대중적으로 접하기 쉬운 곳 말입니다.


결국 하드웨어적 요소가 이렇다 보니, 저희들이 막 고1이 되었을 때, 오후 3시 되는 시간에 학교를 마친 뒤에 갈곳이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학원 정도뿐이죠(저의 고향에서는 학원이라는 곳 자체의 힘이 별로 대단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학교교육의 보충센터 정도죠... 결코 주가 될 수는 없는 곳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학원 교육도 그렇게 열성적으로 할 분위기 조성이 거의 되어있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는 시간을 단지 노는 곳에 쏟아 부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니가 시간을 내어서 의욕적으로 다른 공부를 하면 되지 않나?라고 물으신다면 그렇게 할말은 없지만, 단지 그럴 분위기가 전혀 아니라는 것이고 대다수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다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 결과가, 학생들이 학교 교과 내용에도 충실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님께서 말하신 학력이 자신의 계발하여 얻는 것이라고 할 때, 저희들은 자신을 계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교과서적 지식조차도 제대로 얻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 때 학교에서, 즉 이전처럼 제재를 가하여 자율을 가장한 타율학습을 하고, 학교에서 붙잡아 두었더라면, 이 정도까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껏 학교에 잡혀서 타율학습을 해온 여러 앞 세대 사람들에 비해서 죽은 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된 것입니다. 그게 바로 학력 저하라는 것입니다. 학생의 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산지식을 쌓은 소수의 인간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소수의 인간들을 위하여서, 더 많은 학생들이 강제적이라도 획득할 수 있는 죽은 지식(학교 교과서적 지식)들 조차 포기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비단 우리 고향과 같은 곳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일어난 일이죠. 서울과 같이 여러 자신 계발에 쓸수 있는 많은 하드웨어적 요소들이 있는 곳이 아닌 여러 지역들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요컨데, 제가 바라는 것은 학력저하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좀 더, 넓은 시각에서(전국적에 있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전체를 생각하는(별로 생각 없이 피동적으로 살아가는 대다수의 학생들) 글을 써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울과 지방의 교육적 하드웨어로 인한 여러 가지 차이들도 좀 고려하고 이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바로 글을 적어서 글이 참 두서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건필하시길~


- 혼돈의주시자(chaossk@hanmail.net)





<독자의견 2>


음.. 제가 재수생이니깐 저는 이해찬1세대인데요...


솔직히 말해서 저도 딴지일보 기사에 동의합니다. 학력이 떨어졌다라는 말 그 기준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기자분께서 기사에 예로 올려주신 문제처럼 쉽다고 생각합니다. 쉽긴 쉬운데... 양이 너무 많아요 ㅠㅠ. 그러니깐 공부해야 할 양 말입니다. 음...수능문제라는게 유형을 잡아야 한다라는 광고가 나올 만큼 패턴화가 되어있잖습니까. 그 말인즉슨 전체 흐름만 알면 문제 풀기 쉽고 깊게 생각 안 해도 됩니다;;;


뭐 수학 같은 경우는 좀 아니라 해도...


하지만 패턴을 알려면 어찌 해야 합니까? 전체의 모습을 다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전체 모습만 알면은 그 다음부턴 아하 이 문제(그 어떤 형식으로 가고 있는 이 패턴의 한 부분인 한 문제)가 이 단원에서 무엇을 강조했던 것인데 이게 중요하다고 많이 봐왔으니깐(물론 학원의 교재에 의해서든, 선생님들의 타성에 의해서든) 당근 이건 눈감고 봐도 이게 정답이구먼... 뭐 이런 식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거죠.  정말 수능을 위한 수능입니다.


음... 양이 너무 많다보니 거의 허겁지겁식입니다. 공부라는게...이런식으로 배워서 대체 뭐에다 써먹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이건 진정한 대학교 공부를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라기보다는 패턴 외우기라는 생각만 듭니다.


뭐 과거 학력고사 세대들께서는 그때는 완전 외우기였다라고 하지만 그때 외웠던 것이 우리세대와 달랐다곤 하지만 우리 또한 외우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패턴을 외우지요. 외우는게 좀 달라졌나요?


이런 수박겉핥기식의 공부 정말 재미없습니다. 지겹고 질렸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람 신경건드리는 문제 둘이 바로 이 수능시험과 군대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여자라서 군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수능이란게 커다란 사회의 흐름이고 대세이니까요. 이 수능이란 큰 물줄기에서는 다른 데로 흘러가는 문줄기라는게 없고 우리는 어찌되었든간에 이 물줄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잖습니까.


결국 그 거스를 수 없는 물줄기에 억지로라도 열심히 따라서 결국엔 골대에 골인을 한 사람이든 또는 능력이 안 돼 그 물줄기에 꺾여서 목적한 골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이든 서로서로 불만이 있기 마련입니다. 억지로라도 골인한 사람도 나름대로 자기의 주체적인 부분을 희생해 가면서 그 희생을 원료로 불태워 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를 열심히 따라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자신이 이룩한 것을 비난받거나 평가 절하하게 되면 열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는 억울하기까지 한건 당연하고.. 또 다른 이면인 그 대세를 따라가지 못한 사람은 그 기득권을 쥐지 못했기 때문에... 오직 하나의 길밖에 없는 그 상황이란 것이 불평등하고 재수없는 것이라고 느끼게 되죠. 이 쪽도 억울하죠.


더군다나 이 문제는 우리의 이익과 너무 밀접하지 않습니까?


만약 이런 문제가 뭐 대통령 선거같은 문제와 비교가 됩니까?(이 부분에 대해서는 토달지 마세요. 걍 실감하는 정도를 비교하기 위해 그냥 한 말이니깐, 우리가 자기가 찍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는다고 우리가 지금 직면한 수능문제보다 더 격렬하게 자기의 주장을 하겠냐구요..) -왜 이 이야기를 했냐면 밑의 분들이 이해찬 세대들 가르쳐보고 너무 학력이 형편없다고 자기네들은 뭐 그때 배워야 하는 양도 많았고 뭐 실력정석쯤은 풀어야만 수학 안다고 했었다라는 글을 보고 이런 식으로 느껴져서 쓴 글입니다.


이것이 경쟁이란 것의 속성일까요? 이 경쟁이란게 대체 누구와 싸워야 하는 겁니까? 우리는 왜 싸워야 하는거죠?


생존의 싸움처럼 아니 오히려 그보다 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정말 입시지옥이란 말이 실감나는 것처럼 서로를 신경쇠약에 빠져 서로를 경쟁해야 하는 이.. 상황이 정말 힘듭니다.(그 경쟁이란 것 때문에 이런 강남구 현상도 나타난 것이겠죠)


음... 사람은 많이 배울수록 안 좋아지나 봅니다. 교수들이 수능 문제내죠? 솔직히 말해서 이건 소수의 다수에 대한 지식층의 횡포라고 봅니다. 이 사람들이 나중에 우리가 대학가거든 그만큼, 그 정도의 심도 있는 내용까지 가르치란 말입니다. 어째서 대학도 가기 전에 대강 배울 그 정도 내용까지 알아야 한단 말입니까? 그 사람들 정말 손 안 대고 코풀 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 비효율성은 보이지 않는단 말입니까?


삼국지에 보면 제갈공명이 초야에 묻혀있을 때 서당에서 공부하다가 뛰쳐나오죠. 공명선생의 말이... 지식을 위한 지식... 배운 지식도 쓸 줄 모르면서 공연히 배우기만 하고 곡학아세 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몇몇 서당 동문들을 비판하면서 결국 뛰쳐나옵니다.  지금 우리가 배우는 것들이 다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식을 위한 지식...


이 기득권 싸움.. 물론 자신을 위한 기득권 싸움이고 이게 민주주의의 원동력이지만....여기가 진짜 민주주의라면 다양성도 인정해 줘야 하지 않나요? 이것도 민주주의의 의미...


음... 결국엔 신분상승을 위한, 남에게 꿀리지 않기 위해서 하는 이 공부란 게... 그리구 그런 수능이라는게 정말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정말 제갈공명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그나마 그때는 서당을 뛰쳐나갈 수나 있었죠. 쳇-


그리구 그 기사에서 인용했던 그 학생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왜냐구요? 솔직히 말해서 저 수능 공부하기 싫습니다. 정말 하기 싫습니다. 그런데 재수까지 합니다. 왜냐구요? 남들눈에 안 꿀려보이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구 제가 이제껏  인생의 절반을 넘게 허비한 학교란 곳에서 배운 것과 준비한 것이 수능이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모든걸 다 쏟아부은 것과 마찬가지인 이 수능에서 뭔가를 얻어내지 못하면.. 전 너무 억울합니다. 생존의 위협을 느낍니다. 정말 미치도록 억울할 겁니다. 왜 그렇게 백배 천배 억울하냐구요? 너무 잃은 것이 많고 그 만큼 제가 자부심을 느낄 만한 것을 해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수능 점수 없이도 어디어디에 들어갈 만한 다른 어떤 실력을 쌓아놨다면 저 이렇게 생존의 위협을 느낄 만큼 훽 돌거나하는 것 같은 기분 안 느낍니다.


저 지금 인생에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저도 진작에 고등학교 때부터-무언가 사회적으로 누구를 부양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적인, 사회적인 이런 통념적인 나이인 성인인 20이란 나이였을 때보다 그보다 훨씬 이런 통념에서 자유로운 오히려 그런 걸 추구해도 좋을 나이인 고등학교 때 미리 결단을 내렸으면 그 학생처럼 나름대로 자기의 경쟁무기를 만들고 거기에 정말 제 모든 걸 투자했을 겁니다. 즉... 나름대로 인생의 철학을 잡았다라는 거죠.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너무 깊이 발을 들여놓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학생의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 학생 그 선택이 훗날 실패하였더라도 후회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후회는 수능 성적 잘 나온 사람도 하는 것이니깐요... 어찌되든 그것이 그 님의 인생을 좀더 풍부하게 해줄 것입니다.


자신의 경영하는 그 작은 세상을 잘 꾸려나가시기 바랍니다. 멋지게 재미있게 힘차게...


우리 모두 이런 소수를 위해서 박수와 격려를 보냅시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무지하게 수능만 보았던 저 같은 우민한 사람은 영원히 우물안의 개구리가 될 것입니다.


몇몇 사람 깨어있는 사람이 좀 일깨워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왜 그런 사람을 비판해야 합니까?


물론 우리 모두의 대안이 될 수는 없어도.. 최소한 모두 하나로만 가야 한다라는 그 고정관념이 정말 고정관념이었다라는 걸 알려주지 않았습니까? 더군다나 자신의 인생을 정말 자신이 배팅한 곳에 걸지 않았습니까?


시집살이 못되게 한 사람이 오히려 며느리 맡으면 자신이 당했던 것보다 더 구박한다고.. 여러분은 고등학교 때 억지로 공부하면서 억울하다 힘들다라는 생각 안 해봤습니까? 그때를 잊지 말자구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 크게 보자구요.


일본에서 이번에 노벨 화학상 받은 사람.. 그 사람의 인생 정말 기막힌 반전입니다.


정말 두서없군요.


우리는 수능 점수가 누가 더 잘나왔고 정석을 풀 수 있네 없네로 학력수준을 평가하기보다는 누가  공부를 했네 안 했네로 평가해야 합니다.


공부를 했네 안 했네를 평가하기에 수능은 너무 아니올시다입니다.


수능을 위한 수능... 지식을 위한 지식... 아.. 이런건 언제 끝나나...


그래도 나름대로의 자신의 무기를 갖지 못한 재수생은 오늘도 학원을 갑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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